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당총비서 서기실의 길재경(69) 부부장이 미국에 망명했다는 설이 나와 정부 당국이 확인작업에 나섰다.
연합뉴스는 17일 서울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비서실에 해당하는 당총비서 서기실의 길 부부장이 최근 미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길 부부장의 망명 동기와 관련해 길 부부장 일행이 제3국에서 지난달 20일 호주당국에 나포된 5000만달러어치의 헤로인 50kg을 실은 북한 선박 봉수호의 마약 밀수를 총지휘했다며 이 선박이 나포되자마자 김 국방위원장의 처벌을 피해 망명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는 또 18일 오전 북한 조광무역 한명철 부사장도 길 부부장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길 부부장의 망명 여부를 확인 중이지만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며 만약 이 같은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귀띔하지만 이와 관련한 아무런 정보를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보도가 나온 뒤 홍콩에 주재 중인 한 부사장은 18일 연합뉴스 홍콩지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망명설을 부인한 뒤 길 부부장은 몇 년 전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년 전에 이미 돌아가신 분을 보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히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 허위 정보를 공개한 정보기관이나 언론들은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한 부사장은 또 이번 길 부부장 망명설은 남한의 정보기관이 자행한 대북 모략소동으로 보인다며 남한 정보기관은 북한 보도내용이나 똑똑히 알아보고 언론에 흘려라고 말했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