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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北단호히 억제” 北“美반드시 후회”

바이든 “北단호히 억제” 北“美반드시 후회”

Posted May. 03, 2021 07:21   

Updated May. 03, 20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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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제재와 외교를 병행해 실용적 접근을 모색한다는 내용의 새 대북정책 틀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2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북한 외무성 대변인,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3개의 경고성 담화를 쏟아내며 한미 양국을 동시에 압박했다. 한반도의 대화 시계도 당장 작동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정책 검토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검토가 완료됐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다”며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grand bargain)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거리를 뒀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방법도, ‘톱다운’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법도 택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단계적(phased) 접근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WP에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하에 (북한의) 특정한 조치에 대해 (제재) 완화를 제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단계적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주고받는 식의 접근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로 응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첫 의회 연설에서 ‘외교’와 ‘단호한 제재’를 대북정책 원칙으로 언급한 것과 미국이 지속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반발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일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란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에 불과하며 ‘억제’는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라고 했다. 김여정도 국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새 대북정책 실시와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존재감 과시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반응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한미 양국의 노력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권오혁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