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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은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Posted July. 24, 2020 07:49   

Updated July. 24, 20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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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24일)은 원래 도쿄 올림픽이 개막하려던 날이었다. 약 4개월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상에 한창 퍼질 때에도 7월이면 코로나19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며 올림픽을 강행하려던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모습이 떠오른다. 안일하고 무책임한 처사라는 수많은 비난과 질타가 쏟아진 뒤에야 도쿄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로 1년 연기됐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내년에도 예정대로 열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내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22일에는 하루 795명의 환자가 발생해 일일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은 것은 743명을 기록한 4월 11일 이후 102일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23일 현재 2만7000명을 넘어섰다. 3월 초 10만 명대였던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도쿄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 논란이 한창일 때 ‘2개월 마지노선’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 가지 파장을 고려해 최소한 개막 2개월 전에는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일본과 IOC가 연기를 결정한 것은 4개월을 남겨놓은 3월 24일이었다. 무엇보다 선수와 관중 안전을 위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들끓었던 점이 일본과 IOC를 압박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많은 종목의 예선이 미뤄진 상태였고 남은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예선을 치를 물리적 시간도 부족했다. 올림픽 본선에 나갈 선수 선발에 대한 공정성 및 ‘과연 최고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했느냐’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했다. 올림픽 자체의 질적 저하도 눈앞에 닥친 것이다. 내년 올림픽 개최가 다시 논란에 휩싸인다면 이러한 물리적 시간 자체도 중요한 압박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즉 순전히 절차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리려면 특정 시점까지는 코로나19가 가라앉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완전히 가라앉았는지에 대한 확인, 재발 방지책, 각종 후속 처리 등에 필요한 기간까지 고려하면 늦어도 코로나19가 내년 초까지는 가라앉을 기미라도 보여야 한다. ‘2개월 마지노선’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4개월로도 부족한 것이다.

 올해에 비추어 볼 때 올림픽 개최를 4개월여 남겨놓는 내년 3월 초가 될 때까지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도쿄 올림픽은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그때는 연기가 아닌 취소가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 2024년 파리 여름 올림픽이 잇달아 예정된 상황. 도쿄 올림픽을 다시 연기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충실히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방향이 문제다. 일본은 최근 내년 올림픽 일정을 발표하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 원전 인근 경기장에서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촌 내 식자재 역시 후쿠시마산이 제공될 방침이다. 대회 규모는 축소되지 않고 역대 최다인 339개 세부 종목의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후쿠시마현 일대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곳이다. 일본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일대의 안전을 올림픽을 계기로 온 세계에 강변할 방침인 것이다. 여기에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를 경기장에 들이기로 하는 등 정치적인 문제들도 잠복해 있다.

 일본은 코로나19를 뚫고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면 인류의 승리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인류가 코로나19를 간신히 극복하고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다 해도 또다시 방사능 오염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건강 위협 논란에 휩싸일 게 뻔하다. 건강을 회복한 인류의 상징으로서의 올림픽이 아니라 인류를 또 다른 위협에 노출시킨다는 갈등과 논란의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참가국들의 공감 없이 대회 개최 자체만으로도 도쿄 올림픽이 미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