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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과시로 東海상공 유린하는 중•러... ‘동맹의 힘’ 보여줄 때

무력 과시로 東海상공 유린하는 중•러... ‘동맹의 힘’ 보여줄 때

Posted July. 25, 2019 07:37   

Updated July. 25, 201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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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러시아대사관의 차석무관이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청와대가 어제 밝혔다. 이 무관은 우리 국방부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된다.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측 공식 입장은 달랐다. 러시아 국방부는 영공 침범 자체를 부인했고, 공군의 한 사령관은 한국 공군의 경고사격을 두고 ‘공중 난동’이라고 망발했다.

 러시아 측 유감 표명은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지 않는 등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루 뒤에야 공개한 내용이다. 러시아 무관이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러시아 측 공식 입장과는 판이하게 달라 그 진의부터 의심스럽다. 우리 국방부도 러시아의 고의적 침범에 무게를 뒀다. 러시아의 이중적인 태도도 문제지만 청와대의 편의적이고 섣부른 상황 인식은 심각함을 넘어 위태롭기 그지없다. 향후 러시아의 입장 변화도 지켜볼 일이지만 러시아 측 해명이 나온다 해서 초유의 영공 침범을 쉽게 마무리 지을 수는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을 당연시했고 양국의 동해 상공 연합훈련까지 정당화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공군과 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해역에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비행을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고, 러시아와 중국은 연합훈련과 군사기술협력을 위한 협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으로 중·러 군용기가 수시로 KADIZ를 무시하며 동해에 출몰할 것이란 예고인 셈이다. 이처럼 동해가 중·러의 무력과시 무대가 된다면 한반도 주변은 동북아 신(新)냉전의 대치전선이 될 수 있다.

 이런 엄중한 안보상황은 우리 정부에 비상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한편 한반도 방위의 굳건한 토대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중·러는 최근 한일 갈등으로 불거진 한미일 3국 협력의 균열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이 한일 갈등을 부채질하려 했음은 사건 직후 일본의 터무니없는 영토 주장을 낳은 것만 봐도 드러난다.

 한국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어제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나 앞으로 중·러의 유사한 도발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보협력, 즉 우리 군의 파병 문제도 논의했다. 동북아 안보의 큰 틀이 바뀔 수 있는 시기에 미국과의 동맹은 결코 경시할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동맹을 보다 굳건히 하기 위한 협력에 인색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