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파리 여름축제 ‘한국문화주간’ 이끈 무용가 안은미씨 “1분59초의 몸짓... 파리지앵의 고민 풀어내게 했죠”

파리 여름축제 ‘한국문화주간’ 이끈 무용가 안은미씨 “1분59초의 몸짓... 파리지앵의 고민 풀어내게 했죠”

Posted July. 26, 2016 07:02   

Updated July. 26, 2016 07:23

中文
“춤추는 이들의 몸은 살아 있었다. 니스 테러 피해자들의 죽음에 온 나라가 울고 있지만 이 공연은 힘과 아름다움으로 압도했다.”

 전문 무용수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춤추는 ‘1분59초 프로젝트’가 프랑스 파리에서도 통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 씨(54)가 연출한 이 작품에 대해 ‘파리 여름축제에서 보여준 한국 생명력의 힘’이라고 극찬했다.

 한국에서 일반인들의 ‘막춤’으로 호평 받아온 ‘1분59초 프로젝트’는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파리 여름축제’에 처음 마련된 한국문화 주간에 소개됐다. 이번엔 파리 시민들이 무대에 올랐다. 미리 정해놓은 안무 없이 1분59초 동안 그냥 몸으로 마음껏 표현하는 작품이다.

 지난해 9월 100명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10대부터 80대까지, 무직자부터 철학 교수까지 다양한 파리지앵이 몰려 신청 2주일 만에 마감됐다. 프랑스인들의 ‘막춤’에 500개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도 어깨를 들썩였다.

 22일(현지 시간) 공연장에서 만난 안 씨는 “근육의 질감은 다르지만 프랑스인들의 고민과 마음도 한국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며 “가족사랑 자유 자아 페미니즘 등 보편적 삶에서 그들의 고민이 나오고, 한국인 고유의 정서인 ‘한’도 느껴졌다”고 했다.

 안 씨는 4월부터 매주 프로젝트 참가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며 공연을 준비했다. “가르쳐준 건 없어요. 보여주려는 것도, 자랑하려는 것도,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니까 당신을 위해 추라고만 했죠.”

 그에게 프랑스 맞춤형 교육과 공연은 없다. 그냥 한국식으로 가르친다.

 “나는 한국 사람이잖아요. 프랑스인들은 자신과 다른 독특한 사람을 만나 유쾌한가 봐요. 공연 끝나고 프랑스인이 찾아와 ‘이 공연 보고 무조건 한국에 가서 1년 살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을 느끼고 싶다고요. 이게 보람이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까지 무대로 뛰어올라 밤늦도록 춤판이 벌어졌다. 이것도 한국식이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