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적수 아닌 파트너 돼야” 트럼프 “당신의 친구 돼 영광”

조혜선 기자2026-05-14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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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세기의 정상회담이 14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관세, 무역, 대만, 중동 전쟁 등 민감한 사안이 두 정상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 세계가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전 공개 발언에서 “파트너가 돼야지 서로 상대간 적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며 당신의 친구가 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0시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먼저 도착했다. 이어 약 3분 뒤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방탄차인 ‘비스트’에서 내리자 시 주석이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뒤 시 주석이 서서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두 정상은 경직된 표정으로 악수를 한 뒤 양측 수행단과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를, 시 주석은 자줏빛이 도는 넥타이를 착용했다.

이번 방중 일정에는 9년 전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동행하지 않으면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회담은 시작부터 민감하고 무거운 사안부터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 중 꽃다발과 국기를 들고 환영하는 어린이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6.05.14. [베이징=AP/뉴시스]


중국은 국빈 예우의 일환으로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화동으로 나온 아이들이 성조기 등을 든 채 제자리에서 뛰며 환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서야 약간 긴장을 풀고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 정상이 걷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등을 수차례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사열한 후 환담을 나누면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계단을 반쯤 오른 상태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불러세운 뒤 잠시 대화를 나누고 손짓을 하며 무언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기념촬영 등을 마친 두 정상과 양국 관계자들은 회담장이 있는 인민대회장 안으로 걸어서 들어갔다.

이날 미중 정상회담은 약 135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양국은 파트너가 돼야지 서로 상대간 적수가 돼서는 안 된다”며 “양국간 우정을 나누는 것이 전 세계에 모두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 대국간 상호 관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과 논의하는 바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투키디데스 함정(패권국과 신흥 강대국의 충돌)’을 언급하며 “역사의 질문이자 세계의 질문이며 인민의 질문인 동시에 대국 지도자들이 함께 써내려가야 할 시대의 답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간 향후 미래를 위해 좋은 방향을 설정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2026년 양국이 과거를 이어 또 역사적인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2026.05.14.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어려움이 있을 때도 서로 협력하며 해결해 나갔다”며 “저는 모든 사람에게 시 주석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한다. 때로는 사람들이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지만, 저는 진실을 말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말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시 주석과 중국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 것이고 무역과 사업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오늘 회담은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고 당신의 친구가 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미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 정책과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희토류 공급망 안정,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 갈등, 이란·러시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 중국 내 미국 기업 규제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봤다. 

이에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방중했다. 또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동행했다.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베이징 톈탄(天壇)공원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두 정상이 소규모 티타임과 오찬 회동을 이어가며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