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대만 커버’ 씌우는 중국인들…“日관광서 반중 차별 안당하려고”

송치훈 기자2025-12-04 21:33:00
공유하기 닫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반중감정을 우려해 여권에 대만여권 커버를 씌워 ‘대만인 행세’를 하는 사례가 확산하며 대만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2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최근 한 중국인 누리꾼은 “여행이 더 편해진다”며 ‘중화민국(TAIWAN)’이 적힌 녹색 여권 커버를 구입해 중국 여권에 씌운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는 일본 여권 커버까지 소개하며 모방을 부추겼다.

영상=스레드

이 게시물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대만인들의 스레드(Threads) 계정으로 확산되면서 반발을 불러왔다. 대만 누리꾼들은 “중국인들은 대만인이나 일본인 행세를 멈춰 달라”, “중화민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세관은 중국 여권과 대만 여권을 구분한다. 망신만 당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자유시보는 일본 내 반중 감정이 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차별 회피’를 위해 위장 전략을 사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내에서는 반중 감정 고조로 인해 중국인으로 오해받기를 우려한 일부 대만인 관광객들이 ‘저는 대만인입니다’라는 배지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례가 늘었다며 한국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