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장에 갇힌 파바로티 동상…유족 “무례하다” 분통

송치훈 기자sch53@donga.com2025-12-03 23:08:00

사진=엑스(X·구 트위터)
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피가로’에 따르면 2007년 세상을 떠난 파바로티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공개된 청동상은 마르케주 페사로 시가 겨울철을 맞아 설치한 임시 야외 스케이트장의 기초 구조물에 무릎까지 파묻힌 모습으로 드러났다.
이를 본 파바로티의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지역 신문 일 레스토 델 칼리노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가 이런 일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남편의 이미지와 그가 받아야 할 존중을 훼손했다”며 “추하고, 무례하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분노를 표했다.
페사로 시장인 안드레아 비안치니가 스케이트장 사진을 SNS에 올리며 시민들에게 “파바로티 동상과 ‘하이파이브’ 하라”고 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비안치니 시장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파바로티 동상이 스케이트장 설비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었다”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 당국은 스케이트장이 12월 6일 개장을 앞두고 있어 지금 철거하거나 동상을 옮기기에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 레스토 델 칼리노는 “파바로티가 마치 잘못된 장소에 떨어진 연극 속 인물처럼, 이제는 스케이트 타는 이들을 지휘하게 생겼다”며 이번 사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