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진격의 거인’ 대사 인용 “닥치고 日 투자해” 무슨 일?

조혜선 기자hs87cho@donga.com2025-12-02 15:04:00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24.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대사를 인용하며 일본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사막의 다보스’라 불리는 FII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의 회장 자격으로 주최하는 국제 행사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 투자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했다. 이에 사우디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대사를 통해 재치있고도 직설적이게 투자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행사에서 “우리는 희토류 및 기타 중요한 광물에 대한 대체 공급 경로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공급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위기 관리 투자를 과감히 추진해 강력한 경제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경제를 실현해 세계 자본이 흘러들어오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사우디 등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책임있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재건하고 싶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직설적 투자 요청으로 일본 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큰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지난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문법을 파괴한 직설적 화법으로 그간 주목받았다. 지난달에는 야당 의원이 “외교 무대에서 국익을 위해 ‘고급 의상’을 입어야 한다”고 하자 그는 “생일 선물이라면 잘 부탁한다”고 했다. 또 취임 후 기자회견에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며 ‘일하다’를 5번 반복했다. 이는 올해 일본을 뜨겁게 달군 발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