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손-다리 만지고 “목소리 섹시”…동국대교수 성희롱 의혹

최재호 기자2025-11-24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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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문화유산학과 학생들이 교수의 성희롱성 발언과 신체 접촉, 학점 갑질을 폭로했다. 학교는 12월 이사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1

동국대학교 문화유산학과의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과 신체 접촉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점을 미끼로 한 협박성 언행까지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며, 교수-학생 간 권력 관계가 취약한 신설 학과에서 피해가 장기간 은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학생회 “반복된 발언·접촉…학점 갑질까지 있었다”

24일 동국대 문화유산학과 1~3대 학생회는 교수 A 씨의 성희롱·성추행성 발언과 학점 갑질을 고발하는 대자보를 사회과학관 등에 게시했다. 학생회에 따르면 A 교수는 강의실·면담·술자리 등에서 성적인 농담과 신체 접촉을 반복해 왔으며,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학점 구조를 악용해 압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대자보에 따르면 A 교수는 학생들에게 “목소리가 섹스어필적이다”, “너와 술을 마시고 싶어서 면담을 잡았다”, “OO학이 주는 기쁨이 여자와 자는 것보다 크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손이나 다리를 지속적으로 만지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해당교수는 술자리에서 학점을 빌미로 학생을 압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다른 전공으로 옮기려는 학생을 향해선 “너는 A 절대 안 준다”고 면박을 주거나, 학생을 꾸짖었다는 것이다. 또 사적인 술자리에서는 “2차 가면 시험 문제를 알려주겠다”, “성적 잘 받고 싶으면 술값을 네가 내라”는 등 부적절한 언행도 있었다고 한다.

● 신설 학과의 ‘좁은 생태계’…피해 은폐 구조 만들었나

피해 학생들은 문화유산학과가 2022년에 신설돼 규모가 작고, 진학·취업을 위해 교수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 피해 사실을 쉽게 드러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교 인권센터의 경우 피해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절차상 이유로 충분한 보호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동국대 “12월 이사회에서 징계 여부 결정”

동국대는 12월 초 이사회에서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 안건을 상정하며, 여기서 징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징계가 결정되면 교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동국대 관계자는 “인권센터 신고 접수 후 신고인·피신고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사회에서 징계 가부를 판단하고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