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겨우 1.9만인데 특진?” 군산시 인사에 공정성 논란

최강주 기자gamja822@donga.com2025-11-14 15:00:00

군산시가 유튜브 홍보 성과 등을 이유로 공무원 두 명을 특별승진 처리하자, “보이는 업무만 보상하는 인사”라는 강한 반발이 제기됐다. SNS 중심 승진 구조가 공정성 논란을 키우며 조직 내 박탈감이 번지고 있다. 사진=군산시 유튜브 캡쳐
전북 군산시가 유튜브 화제 영상으로 알려진 공무원에게 특별승진을 부여하자 “SNS 유명세가 인사 기준이냐”는 비판이 일었다. 현장에서 시민을 마주하며 성과를 쌓는 ‘보이지 않는 업무’가 평가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오며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구독자 1만 명대에 특진?”… 설득력 흔들린 승진 기준
군산시는 13일 권영 주무관(전산 8→7급)과 박지수 주무관(행정 9→8급)의 특별승진을 발표했다. 시는 “탁월한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군산시 공식 유튜브 구독자는 1만 9000명대에 그친다. 일각에서는 “채널 영향력도 미미한데 유명세 중심 인사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95만 구독자를 보유한 충주시 ‘충주맨’과의 격차를 언급하며 승진 명분이 더욱 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 “직접 기획한 성과라 보기 어렵다”며 “인터넷 밈을 따라 한 바이럴을 성과로 치기엔 무리”라는 반응도 나왔다.
● ‘비가시적 업무 저평가 제기돼… 조직 전반에 번진 박탈감

사진=군산시 유튜브 캡쳐
논란의 밑바탕에는 공직사회에 오래 쌓여온 ‘비가시적 업무 저평가’ 문제가 있다. 복지, 민원, 상수도, 도시 인프라 등 시민 생활을 떠받치는 핵심 업무는 외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홍보 콘텐츠가 인사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해 “현장은 기록조차 안 된다”는 박탈감이 번졌다. 감정노동이 일상인 하위직일수록 불리한 구조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 군산시 “성과 보상 차원”… 흔들린 인사 기준만 남아
업무 본질보다 ‘보여지는 효과’가 우선시되는 기조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조회수·노출도 같은 외부 지표가 인사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타당한지 근본적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는 조직문화를 넓히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현장의 성과를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지 숙제도 함께 남겼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