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장난감 취급”…英서 ‘물뽕 성폭행’ 中 유학생 종신형

최재호 기자cjh1225@donga.com2025-06-20 09:52:00

영국과 중국에서 50여명의 여성들에게 물뽕을 먹여 성폭행한 저우 젠하오(28). 런던경찰청 제공
피해자는 최소 50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해당 사건은 영국 역사상 최악의 성범죄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 최소 50명에 ‘GHB’ 투약…“의식 잃은 여성 성폭행 장면까지 촬영”
재판부에 따르면 저우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중국을 오가며 데이트 앱이나 온라인을 통해 여성들을 집으로 유인,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일명 ‘물뽕’)와 엑스터시 등의 약물을 먹인 뒤 성폭행했다.
■ 배심원들도 충격…“20년간 다시 배심원 안 해도 된다”
그는 범행 장면을 몰래 촬영해 협박에 활용하기도 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약물에 의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성폭행 장면을 촬영한 수백 건의 영상과 수백만 건의 메시지 기록이 그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재판 과정에서 배심원들이 직접 일부 영상 증거를 시청하면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법원은 이들에게 향후 20년간 배심원 의무를 면제했다. 이는 이례적인 조치로, 사건의 잔혹성과 충격성을 방증한다.
재판 과정에서 저우 측은 여성들이 돈과 선물을 받는 대가로 성관계를 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지나 코티지 판사는 “피고인은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는 데 능하고 영리한 청년으로, 여성들의 바람이나 감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을 마치 성적 장난감처럼 여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저우는 2017년 북아일랜드 퀸즈대에서 유학을 시작한 뒤, 2019년부터 런던대학교(UCL) 석·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영국 내 범행 역시 이 기간 동안 지속되었다.
■ 경찰 “피해자, 본인이 피해자인 줄도 몰랐을 수도”
런던 경찰은 한 여성의 신고를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저우의 자택에서는 GHB와 엑스터시 등 약물, 숨겨진 카메라, 다수의 영상 저장장치가 발견됐다.
현재 경찰은 확보된 증거를 기반으로 추가 기소를 위한 자료 제출을 준비 중이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