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박형준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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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형준 기자입니다. 일본 정치와 사회, 한국 산업과 경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loves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칼럼94%
사설/칼럼3%
인사일반3%
  • 英 “독감처럼 대응” 마스크 벗고, 日은 재택치료 관찰 축소

    “독감으로 한 해 2만 명이 사망한다고 봉쇄나 규제하지 않는다.” 27일(현지 시간) 마스크 착용과 백신패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영국의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은 이날 확진자가 9만6155명에 달하는 등 여전히 일일 감염자가 10만 명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사실상 독감과 같다’고 주장하며 ‘위드 코로나’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다중이용 시설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혹은 음성 검사 결과 제시, 재택근무 등의 규제를 풀었다. 3월부터는 확진자의 ‘자가 격리’ 의무도 없앨 방침이다. 영국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규제를 풀었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같은 해 12월 방역 조치를 강화했었다. 이번 전환은 12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률이 65%가 넘고 감염자 대비 사망자가 감소해 중증 위험이 크게 낮아진 점, 경제 회복 요구 등이 겹치면서 코로나19를 ‘풍토병’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일본에서도 26, 27일 이틀 연속 하루 7만 명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의료 부담을 줄이고 사회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대책들을 내놨다. 도쿄도는 재택치료자에 대한 건강 관찰을 31일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당국이 모든 재택치료자에게 전화하며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찰했지만 31일부터는 입원 우려가 있는 사람, 기초질환이 있는 사람, 50세 이상 등에게만 실시하기로 했다. 도쿄도는 27일 기준 재택치료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이의 자가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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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제2군함도’ 사도광산 유산추천 강공… 한일 역사문제 충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28일 오후 니가타현 ‘사도(佐渡) 광산’을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관계 부처가 참가하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역사적 경위를 포함한 여러 주장에 정부 전체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한국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의 발표 뒤 즉각 사도 광산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부, 교육부, 문화재청 등 부처와 관련 공공기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한일 모두 사도 광산 관련 TF를 구성하면서 앞으로 전방위 역사 논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경색된 한일 관계도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시다, 자민당 강경파에 휘둘려 선회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돌아선 것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강경파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자민당 내 강경파들은 “올해 추천하지 않으면 보수층이 등을 돌려 선거에 악영향이 크다”고 강조해 왔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애초 신청과 관련해 신중론이 우세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할 때 가맹국의 반대가 있으면 등록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그 제도를 일본이 주도했다. 한국이 반대하면 세계유산 등재가 힘들 수 있다고 일본 정부도 본 것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7일 “(한국이) ‘역사 전쟁’을 걸어온 이상 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일본의 극우 여성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24일 “국가의 명예와 관련돼 있다. 반드시 올해 추천해야만 한다”고 했다. 총리관저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니가타현도 ‘떨어져도 좋다’며 추천을 요청했다. 기시다 총리로선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없으니 추천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8일 “기시다 총리의 판단을 지지한다”고 했다.○ 군함도 이어 한일 또다시 역사 전쟁일본 측은 세계유산 신청 범위를 에도 시대(1603∼1867년) 역사까지로 한정했기 때문에 강제 노역과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측은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반영하기 위해 태평양전쟁 때 조선인 노동자 최소 1141명을 강제 동원한 사실도 추천서에 명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선 징용된 조선인이 2000명이 넘는다는 추정도 나왔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위원회 본부에서도 일본의 결정에 부정적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하시마 탄광)를 유산으로 등재할 때 “많은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로 노역했다는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군함도와 관련해 ‘전쟁 징용 피해자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일본에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주유네스코 한국대표부 김동기 대사는 “일본의 이번 신청은 유네스코의 권위를 무시하는 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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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한국계학교 교토국제고 야구팀, ‘꿈의 무대’ 고시엔 3회 연속 출전

    일본 교토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고교 야구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甲子園)에 세 차례 연속 출전한다. 28일 일본고등학교야구연맹은 3월 18∼30일 열리는 제94회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봄 고시엔)에 교토국제고 등 32개 학교가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고교 중 야구부가 있는 3940여 개교 가운데 교토국제고가 상위 32위 안에 든 것이다. 1999년 야구부를 만든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봄 고시엔에 처음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과 올봄 고시엔에 세 차례 연속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 봄 고시엔에선 16강에, 지난해 여름 고시엔에선 4강까지 올랐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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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하루확진 10만명 육박 속 ‘위드코로나’ 재전환…日은 건강관찰 대상 축소

    “독감으로 한 해 2만 명이 사망한다고 봉쇄나 규제하지 않는다.” 27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과 백신패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영국의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은 이날 확진자가 9만6155명에 달하는 등 여전히 일일 감염자가 10만 명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사실상 독감과 같다’고 주장하며 ‘위드 코로나’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다중이용 시설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 혹은 음성 검사 결과 제시, 재택근무 등 규제를 풀었다. 3월부터는 확진자의 ‘자가 격리’ 의무도 없앨 방침이다. 영국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규제를 풀었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같은 해 12월 방역조치를 강화했었다. 이번 전환은 12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률이 65%가 넘고, 감염자 대비 사망자가 감소해 중증 위험이 크게 낮아진 점, 경제 회복 요구 등이 겹치면서 코로나19로 ‘풍토병’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일본에서도 26, 27일 이틀 연속 하루 7만 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의료 부담을 줄이고, 사회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대책들을 내놨다. 도쿄도는 재택치료자에 대한 건강관찰을 31일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당국이 모든 재택치료자에게 전화하며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찰했지만 31일부터는 입원 우려가 있는 사람, 기초질환이 있는 사람, 50세 이상 등에게만 실시하기로 했다. 도쿄도는 27일 기준 재택치료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이의 자가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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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日자위대기지에 공격용드론 배치 추진, 中 민감해하는 동중국해 지역… 반발 예상

    주일 미군이 일본 자위대 기지에 무인기(드론)를 일시 배치하려 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자위대 기지에서 미군 드론이 운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사실상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가고시마현 해상자위대 가노야(鹿屋) 항공기지에 7기 안팎의 미군 드론 MQ9를 일시 배치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올봄 이후 배치해 1년 정도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군 관계자 약 100명이 운용과 정비를 담당한다. MQ9는 정찰과 공격 목적으로 개발됐다. 특히 공격용 ‘MQ9 리퍼’는 폭 18m의 대형 드론이다. 무장한 채 7500m 상공에서 14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며 소리 없이 공격할 수 있어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다. 2020년 1월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개 암살할 때도 이 드론이 쓰였다. 미일은 앞서 7일 외교·국방장관 ‘2+2’ 화상회의에서 해양 진출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한 정찰 활동 등을 위해 양국 시설 공동 사용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가 일본 서남단 경계와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가노야 항공기지에 미군 드론을 배치하려 하는 것은 이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NHK방송은 전했다. 일본 서남단은 가고시마와 대만 사이 동중국해 일대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지역이다. 양국은 안보 관련 협력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자국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일본과 방위비 부담을 줄이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1일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일본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이른바 ‘적(敵)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 강화를 위한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표명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정기국회 개원 연설에서 국가안보전략, 방위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안보 관련 3대 전략문서를 연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임시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선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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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등도 다른 분야선 1등 가능… 다양성 인정해줘야”

    《“‘성과가 나올 것 같으니 돈을 지원하자’는 식으로는 과학을 육성할 수 없다. 과학이 실생활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효모 세포를 이용한 ‘오토퍼지(Autophagy·자가 포식)’ 연구로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한 일본 생물학 권위자 오스미 요시노리(大외良典·77)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과학은 1000만 엔을 투입했다고 반드시 1000만 엔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현재 유행하는 분야만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기초과학을 홀대하는 풍조를 우려한 것이다. 노벨상 선정위원회가 연구의 독창성을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자신 또한 1970년대부터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효모 연구를 시작해 현재 위치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오스미 교수는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을 확대해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외길로 ‘이것밖에 없다’고 경쟁을 시키면 1등과 100등이 있는 세상이 되지만 다양한 기준이 있으면 특정 분야의 100등도 다른 분야에서는 1등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 또한 엘리트 위주가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과 함께 어울리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재미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며 이런 지점을 잘 포착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토퍼지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1970년대부터 약 10년간 효모의 액포(液胞) 연구를 했다. 1988년 도쿄대 교양학부 조교수가 됐을 때 독립 연구실이 생겼다. 그때 액포가 분해와 관련된 세포 내 소기관이 아닐까 생각하고 탐구하다가 오토퍼지 현상을 발견했다. 생명은 합성과 분해의 균형으로 이뤄졌다. 당시 많은 연구자들이 ‘합성’을 연구했는데 나는 ‘분해’를 선택했다. 처음 오토퍼지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많은 과학자가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암, 알츠하이머병 같은 노인성 질환을 해결해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토퍼지라는) 기초과학이 여러 분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효모를 계속 연구하는 게 내게 주어진 역사적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노벨상 수상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벨상 위원회는 독창성이랄까,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분야를 연구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초과학을 하려는 사람이 줄고 있다. 얼마만큼 돈을 버는지가 중요한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두뇌를 흡수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기초과학에서 눈을 돌리는 풍조가 있다. ‘성과가 나올 것 같으니 자금을 지원한다’고 하면 과학은 육성되지 않는다. 인간의 지적 호기심에 기초한 활동에 돈을 지원해야 한다. 5년 전 오스미 기초과학창성재단을 만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초과학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연구자들이 모여 재단을 설립했다. 나의 노벨상 상금 800만 크로나(약 10억 원)가 주된 재원이지만 이와 별도로 연 1억 엔(약 10억 원) 정도 수입이 있어야 재단을 운영할 수 있다. 기초과학 연구비를 지원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회활동에 그 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업무 시간의 절반을 재단 일에 쏟는 것 같다.” ―재단은 어떤 연구를 지원하나. “정부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유행 분야를 선택해 자금을 집중 지원한다. 틀렸다고 말할 수 없지만 차세대 연구자를 육성하기 힘들고, 새로운 과학을 탄생시키지도 못한다. 과학은 1000만 엔을 투입했다고 반드시 1000만 엔의 성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새로운 연구에 도전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그것까지 다 포함해 과학이라고 불러야 한다. 훌륭한 연구는 다른 곳에서도 연구비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재단은 지방대에서 재미있는 연구를 하지만 연구비가 부족한 사람, 정년으로 연구를 계속하기 힘들지만 꼭 해보고 싶은 독창적인 연구가 있는 사람 등을 지원한다. 연구의 재미를 이해하고, 도전하는 이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과학 강국이 되려면 교육도 중요할 것 같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손녀를 보면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뛰어놀아야 ‘재미있다’는 순간이 찾아오는데도 말이다. 요즘은 뭐든 더 빨리 교육시키는 것 같다. 나는 구구단을 4학년 때 배웠는데 요즘은 2학년 때 배운다. 지식을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게 다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후쿠오카의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농가 출신 등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도쿄대에 재학할 때도 전국에서 온 다양한 아이들과 섞여 지냈다. 요즘 부유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많이 보낸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다른 사회를 접할 수 없다. 다양한 환경의 친구들과 섞여 사귀는 게 교육에서 정말 중요하다.” ―사교육 문제는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심한 것 같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외길로 ‘이것밖에 없다’는 식으로 경쟁을 시키면 1등이 있고 100등이 있는 세상이 된다. 다양한 가치관이 있으면 이 분야에서 1등이 아닌 녀석도 다른 분야에서 1등이 될 수 있다.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 많은 일본 학생들이 일류대를 졸업해 일류 기업에 취직하는 걸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일류 기업에 취직해도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최근 10년간 가치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43세에 조교수, 51세에 교수가 됐다. 다른 연구자보다 늦은 것 같다. “스포츠, 음악, 그림 등에 소질이 없다 보니 과학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줄곧 엘리트의 길을 걸어오지도 않았다. 처음 액포를 연구했을 때 동료 연구자들이 ‘저 녀석 뭐 하고 있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주목받지 않더라도 착실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사람은 ‘그렇게 임팩트가 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이 그런 걸 어떻게 하나. 하하. 제자들에게도 ‘빨리 교수가 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교수가 되면 온갖 잡일이 생기기 때문에 연구에만 주력할 수 없다.” 그는 역시 생물학자인 부인 오스미 마리코(大隅萬里子·75) 전 데이쿄과학대 공학부 교수를 대학원 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도쿄공업대 로비의 노벨상 축하 액자 옆에 ‘너도 박사가 되자’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일본에서는 박사 과정에 입학하는 학생이 매우 적다. 석사까지 공부하고 박사 과정은 진학하지 않는 추세다. 차세대 연구자를 육성하지 못하는 데 큰 위기감을 갖고 있다. 더 많은 박사 과정 입학생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 포스터에 사인했다.” ―향후 주목해야 할 과학계 동향은…. “생물학 분야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은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내가 연구한 효모 역시 아직 미지의 부분이 많다. 연구자들이 에너지, 식량, 환경 등 문제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라질까.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중 해외여행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마지막 변이가 아닐까 싶다. 인류는 코로나19로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고 그렇게 짧은 기간에 백신을 개발한 예지(叡智)를 보여줬다. 과학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청년들에게 한 말씀…. “내 인생을 내가 결정한다는 기개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게 중요하다. 과학이 실생활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도 벗어났으면 한다. 여러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 본능에 기초해 열정적으로 연구했으면 좋겠다.”오스미 요시노리(大隈良典·77) 명예교수는…일본 생물학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오스미 교수는 1945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도쿄대 기초과학과, 도쿄대 대학원 이학(理學) 석·박사를 거쳐 1970년대부터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효모 연구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오토퍼지(Autophagy·자가 포식)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해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도쿄대 교수를 거쳐 현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스미 기초과학창성재단을 설립해 후학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요코하마=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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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 폭증 日, 검사키트 품귀… 의사없이 ‘셀프 확진 판정’ 허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5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 6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일본 정부는 의사 검진 없이 감염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미타카시의 한 의원에서는 하루 평균 2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18일 기준 검사키트 재고가 10회분밖에 없었다. 20일에 약 100회분 검사키트가 배달됐지만, 그 후 언제 공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약국에서도 검사키트가 잇따라 품절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40세 미만 등 중증 가능성이 낮은 사람은 의사 진찰 없이 스스로 검사해 코로나19 감염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또 밀접 접촉자가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의사가 임상 상태만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 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일본 정부는 25일 홋카이도 등 18개 지역을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 지역으로 추가 발령했다. 코로나19 대책 중 가장 강한 게 ‘긴급사태’, 그다음이 중점조치다. 이미 발령된 16곳에 더해 일본 전체 47개 지자체 중 70%인 34개 지자체에 중점조치가 발령됐다. 일부 유럽 국가는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다음 달 1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영국에 입국할 때 코로나19 검사나 자가 격리 등 절차를 생략하도록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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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부임 주일 美대사, 내달초 총리 면담 조율…1년째 못만난 韓과 대조

    일본 정부가 23일 부임한 람 이매뉴얼 미국 대사(사진)가 열흘 격리를 끝내면 곧바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면담하도록 조정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반면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부임 후 1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총리 면담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매뉴얼 대사는 23일 부인인 에이미 씨와 함께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따라 관저에서 10일 동안 격리한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는 다음달 초 총리와의 면담을 조정할 방침”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이매뉴얼 대사가 부임한 덕분에 미국과의 연대가 한층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매뉴얼 대사의 부임에 대해 “일미(미일) 동맹 강화 등을 향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좋은 기회”라며 환영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21일 진행된 미일 온라인 정상회담의 일정 조율에 깊이 관여했고, 정상회담 때 바이든 대통령과 동석하기도 했다. 강 대사는 작년 1월 22일 부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 총리와 외상을 만나지 못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을 한국 측이 해결해 관계 개선의 기회를 만들라고 주장하며 한국 고위 인사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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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늘어나는 日, 검사 키트도 품귀…오미크론 확산 막을 자구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검사 키트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약 5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일본 정부는 의사 검진 없이 감염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미타카시의 한 의원에서는 하루 평균 2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18일 기준 검사 키트 재고가 10회 분밖에 없었다. 20일에 약 100회분 검사 키트가 배달됐지만, 그 후 언제 공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약국에서도 검사 키트가 잇달아 품절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40세 미만 등 중증 가능성이 낮은 사람은 의사 진찰 없이 스스로 검사해 코로나19 감염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또 밀접 접촉자가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의사가 임상 상태만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 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일본 정부는 25일 홋카이도 등 18개 지역을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 지역으로 추가 발령했다. 코로나19 대책 중 가장 강한 게 ‘긴급사태’고, 그 다음이 중점조치다. 이미 발령된 16곳에 더해 일본 전체 47개 지자체 중 70%인 34개 지자체에 중점조치가 발령됐다. 일부 유럽 국가는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다음 달 1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영국에 입국할 때 코로나19 검사나 자가격리 등 절차를 생략하도록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 시간) WHO 이사회 회의에서 “우리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끝낼 수 있으며 그것은 올해 안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마지막 변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새로운 변이의 출현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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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오미크론, 엔드게임 향해 가고 있어…감기처럼 될수도”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드게임(최종단계)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볼 만하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루게 소장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의 급증세가 진정되면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춰서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화율(감염자 중 위중증자와 사망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가 ‘계절성 감기’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8일 기준 WHO에 따르면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5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중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5%를 차지했다. 일주일 전 6.3%에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클루게 소장은 3월까지 유럽 인구의 6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다. AFP통신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대다수가 면역력이 생겨 몇 주, 몇 달은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루게 소장은 “연말 코로나19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팬데믹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남아공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뒤 약 한 달 후 정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직전 일주일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시점부터 10% 이상 줄어든 시점(정점)까지 걸린 기간이 남아공 하우텡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이 평균 27일이었다는 것. 이를 일본 도쿄에 적용하면 다음 달 초 정점을 맞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추정했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미 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상황이 좋아 보이고 있다”며 낙관론을 꺼내들었다.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는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가 주도하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정점을 찍은 뒤 감염 사례가 급감했고, 사망자도 줄었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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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닮아가는 기시다, “사도광산 근거없는 중상… 의연하게 대응하겠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일본의 극우 여성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집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동원한 사도(佐渡) 광산에 대해 “강제 동원은 없었다”며 올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일본 후보로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도 이 주장에 동조했다. 다카이치 회장은 24일 의회에서 “한국 외교부가 사도 광산에 대해 강제노역 피해 현장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사도 광산과 관련해 외교적 배려를 하느냐”고 정부에 질의했다. 이에 하야시 외상은 “사도 광산 추천을 보류키로 결정한 바 없다. 한국에 외교적 배려를 하는 것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도 광산에 관한 한국 측의 (조선인 강제노동 관련)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측에 강하게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사실에 반하는 보도가 다수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우리의 입장을 계속 국제사회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회장은 또 “지난해 4월 각의(국무회의)에서 (1939년) 국민징용령에 의한 조선인 징용은 ‘강제연행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기시다 내각도 이 결론을 따르느냐”고 물었다. 기시다 총리는 “기시다 내각도 따른다. 역사 인식에 관한 문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이후 체제를 계승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근거 없는 중상에는 의연히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최근 아사히신문 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천을 보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다카이치 회장은 “국가의 명예와 관련된 사태”라며 반드시 올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도 광산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광산으로 에도시대에는 금광으로 유명했다.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일본은 이곳을 구리, 철, 아연 등 전쟁물자를 확보하기 위한 광산으로 이용하면서 최소 1141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해 노역을 시켰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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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최종단계 향해 가고 있다…‘계절성 감기’처럼 될것”

    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드게임(최종단계)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볼만하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루주 소장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의 급증세가 진정되면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춰서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화율(감염자 중 위중증자와 사망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 코로나19가 ‘계절성 감기’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8일 기준 WHO에 따르면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5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중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5%를 차지했다. 일주일 전 6.3%에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클루주 소장은 3월까지 유럽 인구의 6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다. AFP통신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대다수가 면역력이 생겨 몇 주, 몇 달은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루주 소장은 “연말 코로나19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팬데믹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남아공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뒤 약 한달 후 정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직전 일주일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시점부터 10% 이상 줄어든 시점(정점)까지 걸린 기간이 남아공 하우텡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이 평균 27일이었다는 것. 이를 일본 도쿄에 적용하면 다음 달 초 정점을 맞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추정했다. 도쿄는 이달 22일 기준 신규 감염자가 1만1227명으로 사상 처음 1만 명을 넘었다. 23일에는 9468명이 감염됐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미 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격이 감소하는 등 상황이 좋아 보이고 있다”며 낙관론을 꺼내들었다.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는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가 주도하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정점을 찍은 뒤 감염 사례가 급감했고, 사망자도 줄었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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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외상 “사도광산 관련 한국측 주장 받아들일 수 없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일본의 극우 여성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집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동원한 사도(佐渡) 광산에 대해 “강제 동원은 없었다”며 올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일본 후보로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도 이 주장에 동조했다. 다카이치 회장은 24일 의회에서 ‘한국 외교부가 사도 광산에 대해 강제노역 피해 현장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사도 광산과 관련해 외교적 배려를 하느냐’고 정부에 질의했다. 이에 하야시 외상은 “사도 광산 추천을 보류키로 결정한 바 없다. 한국에 외교적 배려를 하는 것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도 광산에 관한 한국 측의 (조선인 강제노동 관련)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측에 강하게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사실에 반하는 보도가 다수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우리의 입장을 계속 국제사회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회장은 또 ‘지난해 4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조선인을 강제연행 하지 않았다고 결정했다. 기시다 내각도 이 결정을 따르느냐’고 물었다. 기시다 총리는 “기시다 내각도 따른다. 역사 인식에 관한 문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이후 체제를 계승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근거 없는 중상에는 의연히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까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최근 아사히신문 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천을 보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다카이치 회장은 “국가의 명예와 관련된 사태”라며 반드시 올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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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하루 확진자 5만명 처음 넘어… 5세부터 백신 접종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2, 23일 양일간 모두 최초로 5만 명을 넘어섰다. 감염자 급증에 정부는 12세 이상에게 접종했던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연령을 5세 이상으로 낮췄다. 다음 달 4일 겨울올림픽을 시작하는 중국 베이징 당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신규 감염자가 늘어나자 200만 명의 주민이 있는 펑타이(豊臺) 지역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22일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5만4576명으로 사상 처음 5만 명을 넘었다. 열흘 전인 12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만 명대였지만 14일(2만 명대), 18일(3만 명대), 19일(4만 명대)에 이어 이날 5만 명대로 급증했다. 특히 18일부터 이날까지 5일 연속 일일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급증세가 가파르다. 23일에도 5만30명이 새로 감염돼 이틀 연속 5만 명대를 이어갔다. 23일 기준 일일 신규 사망자는 11명,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 환자는 430명으로 집계됐다. 19일 기준 자택에서 격리 중인 확진자 또한 약 10만 명으로 최근 1주일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의료 붕괴 위험도 높아졌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내에서 긴급 환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입원을 거절당하거나 병원을 찾지 못해 길에서 20분 이상 시간을 보낸 ‘운송 곤란 사안’이 14∼19일 하루 평균 203건으로 조사됐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21일 후생노동성은 5∼11세 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대상자는 700만∼800만 명이며 이르면 3월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는 현재 도쿄도 등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방역 비상조치를 발령했다. 교도통신은 이르면 25일 대상 지방자치단체를 추가할 것으로 보도했다. 전체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3분의 2가 넘는 32곳에 비상조치가 발령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또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유럽경제지역(EEA)에 속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총 30개 유럽 국가에서 우세종이 됐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다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미국에서만 수천만 명을 감염시킨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정점을 쳤다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기준 미국의 최근 1주일간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72만 명으로 한 주 전(80만7000명)보다 8만7000명 줄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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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 日대사관, 文대통령 설 선물 ‘독도그림’ 이유로 반송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설 선물 포장(사진)에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주한 일본대사관이 선물 수령을 거부했다.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해온 일본 정부가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NHK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명의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에게 보낸 설 선물을 21일 그대로 반송했다. 선물 상자에 독도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점을 반송 사유로 들었다. 일본대사관은 한국 정부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주한 일본대사관 측의 설 선물 반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대응할 경우 경색된 한일관계가 더 꼬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독도를 배경으로 한 일출 장면을 형상화해 약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보내는 설 선물 상자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설 선물 반송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설 선물이) 일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일본 정부에만 보낸 것도 아닌 데다 우리 영토인 독도를 꼬투리 잡아 설 선물까지 반송한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본은 독도와 관련해선 사소한 내용도 건건이 트집을 잡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17일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라며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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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행 못하자… ‘도한놀이’에 푹빠진 일본인들

    “온라인에서 ‘도한놀이(渡韓ごっこ·한국 여행 놀이)’ 이벤트를 발견하자마자 신청했다. 마치 한국 호텔에 있는 기분이다.” 23일 일본 도쿄 긴자의 호텔에서 만난 요시오카 가오리(吉岡香織·51·여) 씨는 “2년 전 매월 한국에 여행을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지 못했다”며 도한놀이를 즐기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콘텐츠를 보며 마치 한국 여행을 하는 듯한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 2013년 회사 출장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이후 한국 문화에 빠졌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만 25차례 한국을 찾았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가 기획한 도한놀이 행사에는 960명이 몰렸다. 이 중 선발된 260명에게는 과자 등 한국 음식 10여 종을 담은 선물박스가 사전에 배달됐다. 또 추첨을 통해 요시오카 씨를 포함한 60명에게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개 지역 호텔에서 무료로 1박을 묵을 수 있도록 했다. 도쿄 호텔 숙박자 중에는 인스타그램에서 19만 명의 추종자를 보유한 10대 인플루언서 신토 마리(新塘眞理·17) 양도 있었다. 그는 “K팝에 빠져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곧바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코로나19 입국 금지가 완화될 때를 대비해 한국을 알리는 온·오프라인 행사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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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 日대사관, 文대통령 설선물 반송…‘독도 일출’ 그림 문제삼아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설 선물 포장에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주한 일본대사관이 선물 수령을 거부했다.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해온 일본 정부가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NHK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명의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 대사에게 보낸 설 선물을 21일 그대로 반송했다. 선물 상자에 독도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점을 반송 사유로 들었다. 일본 대사관은 한국 정부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선물의 독도 그림은) 일본 정부 공식 입장과 다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반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주한일본대사관 측의 설 선물 반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대응할 경우 경색된 한일관계가 더 꼬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독도를 배경으로 한 일출 장면을 형상화해 약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보내는 설 선물 상자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설 선물 반송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설 선물이) 일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일본 정부에만 보낸 것도 아닌 데다 우리 영토인 독도를 꼬투리 잡아 설 선물까지 반송한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본은 독도와 관련해선 사소한 내용도 건건이 트집을 잡고 있다. 한국이 실효 점유하고 있는 고유영토인 독도를 분쟁 지역인 것처럼 국제사회에 선전하려는 것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17일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라며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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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 추가 대북 제재, 中-러 반대로 사실상 무산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20일(현지 시간) 외교 소식통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 관련 안보리 긴급회의 직전에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대북 추가 제재안 채택을 연기시켰다. 앞서 미국은 미 재무부가 독자 제재한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 5명에 대해 안보리 차원의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제재를 추가로 가하자고 제안했다. 안보리 제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중국은 이날 “미국 제안을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고, 러시아도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며 보류를 요청했다. 시간을 끌면서 추가 제재 제안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공동성명 같은 구체적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대신 미국은 긴급회의 직전 브라질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알바니아 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규탄하는 것에 모든 이사국이 단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8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안보리 회의가 열린 10일에도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든 지 하루 만인 21일 국무부와 외무성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핵무기와 다른 대량살상무기,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과 관련 프로그램 및 시설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를 강력하게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의식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쓰지 않던 CVID 사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화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일본과 프랑스는 20일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한 화상 ‘2+2회의’를 열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검증 가능한 폐기를 목표로 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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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 보류… 제 발등 찍은 日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한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佐渡) 광산을 올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2024년 이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반발 등으로 2023년 세계유산위원회가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심사에서 탈락시킨 후보를 이후 등록시킨 사례가 없어 이번엔 신청을 보류한다는 얘기다. 올해 신청 마감은 2월 1일, 결과는 내년 6월경 나온다. 요미우리는 “유네스코는 세계기록유산(심사)에서 관계국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이의가 있으면) 결론이 날 때까지 등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며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문서(의 세계유산) 등록에 반발한 일본 정부가 이 제도 도입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주도해 생긴 유네스코 새 제도에 스스로 발목 잡혔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8일 사도 광산 관련 질문에 “(세계유산) 등록 실현에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사에서 탈락할 수 있다면 신청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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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사도광산 조선인 징용은 지운채… “에도시대 세계 최대 금광”

    ‘에도 금산 코스 900엔(약 9400원), 메이지 광산 코스 900엔, 둘 다 보는 코스 1400엔.’ 19일 찾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 금은(金銀)산 입구 안내 푯말이다. 이곳은 에도 시대(1603∼1867년) 세계에서 금이 가장 많이 났다.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철 같은 전쟁 물자를 캤다. 1939∼1945년 사도시 10여 개 광산에는 조선인 노동자가 최소 1141명 강제 동원됐다는 불편한 역사도 있다. 니가타현과 사도시는 여기를 포함한 사도 광산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한다. 하지만 조선인 노동자 징용은 언급하지 않는다.○ 조선인 징용 흔적 사라져1400엔을 내고 둘 다 보는 코스를 택했다. 밀랍인형을 동원해 에도 시대 금 채굴 모습을 재현했다. 개미굴처럼 구불구불하고 좁은 갱도에서 정과 망치로 금을 캐는 전시가 이어졌다. 휴식처에 누운 노동자 인형 옆에는 관광객이 던져놓은 동전이 가득했다. 메이지 시대(1868∼1912년) 갱도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대형 기계가 곳곳에 배치됐다. 이때부터 사도 광산 장비는 기계화됐고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채굴했다. 기관차가 끄는 수레도 사용해 채굴량이 급증했다. 하지만 두 코스 어디에도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희생자 위령비도 없다. 메이지 시대 갱도 끝 부분의 ‘사도 광산 근대사’ 연표에 적힌 △1939년 노무동원 계획으로 조선인 노동자의 일본 동원 시작 △1945년 9월 패전에 따라 조선인 노동자 귀국, 단 두 줄뿐이다.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사도 광산에는 1939년 2월부터 조선인 노동자가 동원됐다. 지역마다 모집 인원이 할당돼 충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징용됐다. 일본 패전 직전인 1945년 7월까지 동원이 이뤄졌다. 징용 노동자 수는 1200여 명으로 동북아역사재단은 추정한다. 사도 시내 다른 광산과 박물관도 마찬가지였다. 사도박물관에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물었더니 “광산 노동자에게 담배를 지급하며 작성한 명부에 조선인 이름이 있다. 하지만 사전 신청하지 않으면 열람할 수 없다”고 했다. 공개되지 않는 비밀 명부인 셈이다. 니가타현이 2019년 일본 정부에 제출한 세계문화유산 추천서에도 조선인 노동자 관련 설명은 없다. 니가타현에 ‘전체 역사(full history) 반영을 위해 조선인 노동자 내용도 추천서에 넣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더니 “세계유산 제도상 ‘전체 역사’는 요구되지 않는다.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수공업에 의한 금 생산 시대(에도 시대까지) 역사 중심으로 기술했다”는 공식 답변이 돌아왔다.○ “관광객 많아진다는 기대감 높아”사도시는 니가타시에서 쾌속선으로 70분 정도 걸린다. 사도시 선박 터미널 곳곳에 ‘사도 금은산을 세계유산으로’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사도 시내 박물관이나 광산 유적지 등에도 빠짐없이 붙어 있다. 사도시 선박 터미널 앞 렌터카 직원은 “사도시는 섬이어서 관광업으로 먹고산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일본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더 많이 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시내 초밥집 주인도 “지금은 동네 주민 상대로 장사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관광객 중심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사도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사도시 총생산 가운데 어업 비중은 1.5%에 불과한 반면에 소매업 숙박 식음료 운송 같은 관광 관련 업종이 포진한 3차 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기폭제가 될 수는 있다. 하나즈미 히데요(花角英世) 니가타현 지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신청을) 보류하거나 연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니가타현은 “한반도 출신자가 일한 사실은 있지만 강제 동원됐는지 (관련) 자료나 기록이 없고, 파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19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니가타·사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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