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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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사회부, 편집부를 거쳐 다시 정치부에서 취재중입니다.

h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국제일반48%
인사일반13%
국제경제6%
국제정세6%
경제일반6%
미국/북미6%
국제정치6%
중동3%
일본3%
사회일반3%
  • 폼페이오 “美, 亞서 억지력 상실 직전”… 한반도 안보위기 경고

    북한의 도발과 위협 수위가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 등 과거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깊게 관여했던 인사들이 입을 모아 북한의 잇단 도발이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치중하고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통해 억지력 상실을 드러내면서 이것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를 우려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에 틈이 생겼다고 보고 북한이 한층 대담한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미 대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도 북한의 폭주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트럼프-오바마 행정부 장관들, 초당적 경고 공화당 소속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권위주의 연대: 미국의 적들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지원’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해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 김 위원장이 당시에도 ‘이제 한국과 평화통일을 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라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CIA 국장 시절이던 2018년 3월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차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태평양, 중동, 우크라이나 등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국제 정세를 거론하며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잃었다”며 “아시아에서도 억지력을 상실하기 직전이며 이미 잃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북 핵 억제력에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시 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패네타 전 장관 또한 같은 청문회에서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점점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밀착을 언급했다. 패네타 장관은 청문회 후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오판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향후 몇 달 안에 북한이 한국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북한의 도발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동조했다.● 볼턴 “트럼프, 北과 무모한 협상 시도할 것” 한미 당국은 당장은 북한이 전쟁 같은 전면전을 준비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하에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며 불안감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며 “더 긴밀한 정보 공조는 물론 국방 협력, 군사훈련, 합동 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또한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공격적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2020년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개정판에 최근 추가한 18쪽 분량의 서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외교 치적을 위해) 임기 초 북핵에 관한 ‘무모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에 기존에 보유한 핵을 인정하는 대신 추가 개발을 멈추는 대가로 제재 완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직거래를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때 한국, 일본은 소외되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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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오판해 치명적 공격 가능성”…전직 CIA국장들, 韓 위기 연달아 경고

    북한의 도발과 위협 수위가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 등 과거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깊게 관여했던 인사들이 입을 모아 북한의 잇단 도발이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이들은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치중하고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통해 억지력 상실을 드러내면서 이것이 북한에 주는 메시지를 우려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에 틈이 생겼다고 보고 북한이 한층 대담한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미 대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도 북한의 폭주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트럼프-오바마 행정부 장관들, 초당적 경고공화당 소속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권위주의 연대: 미국의 적들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지원’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해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김 위원장이 당시에도 ‘이제 한국과 평화통일을 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라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CIA 국장 시절이던 2018년 3월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차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태평양, 중동, 우크라이나 등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국제 정세를 거론하며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잃었다”며 “아시아에서도 억지력을 상실하기 직전이며 이미 잃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북 핵 억제력에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시 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패네타 전 장관 또한 같은 청문회에서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점점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밀착을 언급했다. 페네타 장관은 청문회 후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오판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향후 몇 달 안에 북한이 한국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북한의 도발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동조했다.● 볼턴 “트럼프, 北과 무모한 협상 시도할 것”한미 당국은 당장은 북한이 전쟁 같은 전면전을 준비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 하에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며 불안감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며 “더 긴밀한 정보 공조는 물론 국방 협력, 군사훈련, 합동 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또한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공격적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2020년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개정판에 최근 추가한 18쪽 분량의 서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외교 치적을 위해) 임기 초 북핵에 관한 ‘무모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에 기존에 보유한 핵을 인정하는 대신 추가 개발을 멈추는 대가로 제재 완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직거래를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때 한국, 일본은 소외되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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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이스토리’ 모델 美가게 86년만에 폐업… “샌프란시스코 범죄-고물가 더 감당못해”

    ‘버즈 라이트이어의 자동차, 포테이토 헤드 커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플라스틱 원숭이들….’ 디즈니·픽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수많은 영감을 줬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장난감 가게 ‘제프리네 장난감(Jeffrey’s Toys)’이 86년 만에 문을 닫는다. 팬데믹 이후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한 샌프란시스코의 치안과 고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창업자인 버디 룬이 1938년 잡화점으로 시작해 4대를 이어온 ‘제프리네 장난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장난감 가게다. 제프리는 버디의 손자 이름이다. 현재 부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4대째 증손자인 매슈는 두 살 때부터 매장에서 자주 지내다가 픽사에 취직해 20년간 일했다. ‘토이 스토리’를 만든 애니메이터 12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참고 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동료들과 가게에 와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고 회상했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 가게는 특히 가족의 달이나 연말이면 어린이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곤 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갈수록 가세가 기울어갔다. 룬 가족의 변호사 켄 스털링은 27일 성명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위험한 환경과 폭력, 인플레이션, 지출 감소, 세계 소매업의 종말 등으로 가게는 몇 년째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룬 가족은 사업을 이어가려 모든 가능성을 찾아봤지만, 결국 다음 달 10일 폐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4일 가게 페이스북 계정에도 “때가 왔다”며 ‘재고 정리’ 전 품목 30% 할인 소식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제프리네 장난감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엑소더스(Exodus·대탈출)’에 동참한 사례”라고 29일 전했다.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금융의 중심지로 사랑받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마약, 범죄, 노숙 등이 급증하며 ‘좀비 도시’란 새로운 오명으로 불리고 있다. 팬데믹 이래 고금리 등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까지 겹치자,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해부터 홀푸드마켓이나 노드스트롬 등 유명 체인점들도 잇달아 철수했다. 스털링 변호사는 WP에 “샌프란시스코는 도심에 더 많은 경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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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동 성착취물 작년 3600만건” 빅테크 CEO 청문회 선다

    미국 실종·학대아동센터(NCMEC)에 접수된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신고 건수가 지난해 3600만 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해당 아동 성착취물 대부분은 페이스북이나 X(옛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것이었다. 미 의회에선 지난해 성착취물 피해 아동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고소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법제화는 지지부진하다. 일단 미 상원은 31일 청문회 단상에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세울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꾀어 성착취, 1년 새 2배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 “민간 비영리기관인 NCMEC가 집계한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신고 건수가 2022년 3200만 건에서 지난해 3600만 건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2020년 2170만 건에서 2021년 2930만 건으로 늘어났던 건수가 이후로도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정부와 관련 민간기관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데도 성착취물은 오히려 줄어들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아동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되는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성범죄 전문 변호사인 캐리 골드버그는 “과거엔 은밀하게 제작돼 폐쇄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비밀리에 교환됐다면, 근래엔 제작 방식이 간편해지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불법 영상을 만들고 있는 지경”이라고 했다. NCMEC에 따르면 성착취물이 평범한 일상에서도 마구잡이로 제작·유포되며 지난해 최소 열두 명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나 메시지 앱으로 친구나 지인을 가장해 접근한 뒤 돈으로 꾀어 노골적인 사진과 영상을 요구하는 ‘온라인 성적 유인(Online Enticement)’도 심각하다. 아직 관련 신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증가하는 추세는 엄청나게 빠르다. 2022년 8만여 건에서 지난해 18만6000건으로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또 성착취물 상당수는 부모나 친척, 베이비시터, 이웃 등 ‘아동에게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만들었다. NCMEC에 신고된 아동 성착취물은 90% 이상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업로드됐지만, 대부분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다.● “빅테크 압박하는 유일한 길은 입법” 아동 성착취물 피해를 막으려면 소셜미디어나 동영상 플랫폼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제작자 단속이나 플랫폼 기업의 자발적인 대책 마련에만 기대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 상원에서는 지난해 5월 성착취물 피해 아동이 소셜 플랫폼을 고소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업들에 더 많은 책임을 묻는 법안들이 발의됐다. 하지만 이후 입법 활동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해당 법안이 일반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합법적 게시물까지 삭제시킬 수 있다는 반발 때문이다. WP는 “아동 성착취 예방은 정치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주제이지만, 기술의 발전이 규제의 속도를 빠르게 앞지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발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한 기업들이 되레 ‘아동 성착취물의 온상’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교적 적극적인 메타는 2022년 페이스북에 2100만 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고했다. 접수된 전체 신고의 절반 이상이다. 반면 최근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에 대한 늑장 대응으로 논란이 된 X의 신고 건수는 10만 건 미만이다.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는 31일 아동 성착취물 규제를 논의할 청문회에 빅테크 CEO들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그러나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매리 앤 프랭크스 교수는 “정치인들의 수사적인 비난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버그 변호사도 “기업에 변화를 압박할 유일한 방법은 입법을 통해 피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동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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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난 역사상 가장 친노조”… 트럼프엔 재계 거물들 줄서기

    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나는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이라며 그간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었지만 2016년 대선을 계기로 공화당으로 상당 부분 기울었던 백인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약 40만 명의 조합원을 둔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당내 경선을 통해 공화당 내 경쟁자가 없음을 입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보수 진영의 지지가 몰리고 있다. 한때 강경 보수 성향, 각종 기행과 막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공화당 주류와 재계 거물들이 속속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UAW “트럼프는 사기꾼” 바이든 지지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은 미 최초로 우리의 파업에 동참하고 연대한 대통령”이라며 “그를 재선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UAW는 산업계와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페인 위원장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선 “사기꾼이자 억만장자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당시 UAW는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라며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당신들은 더 많은 임금과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지했다. 미시간주는 과거 민주당의 텃밭이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눌렀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미시간주를 되찾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는 약 3%포인트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AW 지지를 계기로 역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청년층, 비백인 공략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든다는 이유로 미국 내 무슬림 단체와 진보 진영 일각의 반발이 상당하다. 이에 CNN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기존 민주당 지지층 내 분열이 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 줄 서는 공화당-월가 큰손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그의 지지층이 이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벌인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공화당 주류의 태도도 달라졌다. 차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노리는 존 코닌 상원의원은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위를 하자 “그의 첫 임기 동안 우리가 이룩한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트럼프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했던 밥 굿 상원의원 또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공화당 유권자의 지지가 확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척을 지면 당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보수 진영 결집과 본선 체제로의 조기 전환을 위해 당내 경선의 마지막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향한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 코닌 상원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등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뭉쳐야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사퇴를 촉구했다. 월가 큰손들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대비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지지층을 악마화하는 것은 실수”라고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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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트럼프 2.0’… 외교 원톱 오브라이언- 통상엔 라이트하이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확인되면서 그의 집권 2기 구상을 세우고 있는 주요 인물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주요 장관들이 백악관 참모나 대통령 가족과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등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이후 그와 결별한 인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조로운 재집권을 위해 보수 진영 전체에서 수개월째 치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리티지재단,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이 이미 트럼프 재집권 시 요직에 기용할 만한 인사 수천 명의 목록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달라진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주요 후보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 충성파로 채울 듯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외교안보 라인 요직을 ‘충성파’로 대거 교체하고 대(對)중국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1990년생인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수석에게 지시해 쓴소리를 하던 인물들을 전부 경질했다”며 트럼프가 비슷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전임자 존 볼턴 전 보좌관과 달리 그는 시종일관 온화한 태도로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당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시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며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했다. 국방장관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거론된다. 그 역시 2020년 11월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전격 경질된 뒤 발탁됐다. 그는 정권 말 불과 두 달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소극적인 대처로 폭력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처사에 흡족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밀러 전 대행이 정권 말기에 아주 잘해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AFPI 부의장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AFPI는 ‘트럼프의 싱크탱크’로도 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자리에서도 역대 최고 활동을 한다”는 극찬을 받았던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또한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기 경제참모 재입성 가능성 통상 분야에서는 대중 무역전쟁을 주도한 인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보좌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무역정책을 총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중 강경파’로 잘 알려진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정책보좌관이 대표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두 사람은 ‘미국이 피해를 보는 거래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을 통상 정책으로 풀어낼 방법을 잘 안다”고 평했다. 특히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통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전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특히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꼽는다. 그를 비롯해 브룩 롤린스 대표,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AFPI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은 트럼프 2기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보복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커들로 전 위원장, 케빈 해싯 전 백악관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들로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경제 고문들을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불러 ‘보편적 기초 관세’ 공약을 의논할 때 배석했다. AFPI와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신규 인재를 계속해서 영입하는 데에 연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YT는 “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량 미달인 기회주의자 등에게 둘러싸여 재선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평했다.● 사위 쿠슈너 재기용설… 멜라니아 두문불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나 대선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해도 두 사람이 행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주도했던 유대계 맏사위 쿠슈너가 중동 관련 임무를 다시 맡거나 국무장관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쿠슈너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이 발발한 직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동은 미국에 경제적,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잘못된 리더십으로 미국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의 재선 도전 선언 직후 “선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서 나타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그가 극우 성향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를 남편의 부통령 후보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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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공화 오가는 ‘경합주’… 대선마다 당선 좌우

    미국 50개 주 중 상당수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한 곳을 꾸준히 지지하는 성향을 띤다. 반면 선거마다 두 정당을 이리저리 오가는 주도 있다. 바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주)’다. 그네처럼 표심이 왔다 갔다 한다는 뜻이다. 스윙 스테이트는 ‘퍼플 스테이트’로도 불린다.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 민주당이 꾸준히 강세를 보인 지역은 민주당의 색깔인 파랑을 빗대 ‘블루 스테이트’로 불린다. 텍사스, 앨라배마주처럼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은 같은 이유에서 ‘레드 스테이트’로 부른다. 두 정당의 색깔을 합한 ‘보라색’처럼 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매 대선이 끝난 후 각종 소송 또한 빈번하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서는 2024년 대선의 핵심 경합주로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6개 주를 꼽는다. 이곳들은 2016년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는 과거 민주당 우세지로 꼽혔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모조리 꺾었다. 특히 저소득층 백인 노동자를 집중 공략해 백악관 주인이 됐다. 조지아주 또한 과거 공화당 지지층이 많았지만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많은 북부 주민들이 온화한 날씨,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등을 찾아 남쪽으로 이주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코카콜라, CNN 등의 본사가 있는 주도(州都) 애틀랜타의 경제가 활황을 보이자 젊은 층의 유입이 늘었다. 경합주의 선거 결과는 대선의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거정보 웹사이트 ‘밸럿피디아’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 6차례의 대선 결과를 분석했을 때 네바다주의 승자가 백악관 주인이 되는 비율은 83.3%로 50개 주 중 가장 높았다. 멕시코 국경과 가까운 지역 특성상 이민 의제를 중시한다. 양당의 정책이 크게 맞부딪치는 지점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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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트럼프 2.0’… 외교 원톱 오브라이언-통상엔 라이트하이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확인되면서 그의 집권 2기 구상을 세우고 있는 주요 인물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주요 장관들이 백악관 참모나 대통령 가족과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등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이후 그와 결별한 인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조로운 재집권을 위해 보수 진영 전체에서 수개월째 치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리티지재단,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이 이미 트럼프 재집권 시 요직에 기용할 만한 인사 수천 명의 목록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달라진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주요 후보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 충성파로 채울 듯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외교안보 라인 요직을 ‘충성파’로 대거 교체하고 대(對)중국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1990년생인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수석에게 지시해 쓴소리를 하던 인물들을 전부 경질했다”며 트럼프가 비슷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전임자 존 볼턴 전 보좌관과 달리 그는 시종일관 온화한 태도로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당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시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며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했다. 국방장관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거론된다. 그 역시 2020년 11월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전격 경질된 뒤 발탁됐다. 그는 정권 말 불과 두 달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소극적인 대처로 폭력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처사에 흡족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밀러 전 대행이 정권 말기에 아주 잘해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AFPI 부의장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AFPI는 ‘트럼프의 싱크탱크’로도 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자리에서도 역대 최고 활동을 한다”는 극찬을 받았던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또한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기 경제참모 재입성 가능성통상 분야에서는 대중 무역전쟁을 주도한 인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보좌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무역정책을 총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중 강경파’로 잘 알려진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정책보좌관이 대표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두 사람은 ‘미국이 피해를 보는 거래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을 통상 정책으로 풀어낼 방법을 잘 안다”고 평했다. 특히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통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전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특히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꼽는다. 그를 비롯해 브룩 롤린스 대표,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AFPI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은 트럼프 2기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보복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커들로 전 위원장, 케빈 해싯 전 백악관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들로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경제 고문들을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불러 ‘보편적 기초 관세’ 공약을 의논할 때 배석했다. AFPI와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신규 인재를 계속해서 영입하는 데에 연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YT는 “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량 미달인 기회주의자 등에게 둘러싸여 재선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평했다.● 사위 쿠슈너 재기용설… 멜라니아 두문불출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나 대선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해도 두 사람이 행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주도했던 유대계 맏사위 쿠슈너가 중동 관련 임무를 다시 맡거나 국무장관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쿠슈너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이 발발한 직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동은 미국에 경제적,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잘못된 리더십으로 미국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의 재선 도전 선언 직후 “선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서 나타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그가 극우 성향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를 남편의 부통령 후보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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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위협, 현실이 된 美대선… ‘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유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두 번째 관문인 23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해 해당 경선에 불참할 것을 권하는 딥페이크 음성이 유포돼 주 정부가 22일(현지 시간) 수사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에 중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경선이 시작된 이후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 또한 처음이다. 뉴햄프셔주 법무장관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처럼 들리지만 인공적으로 생성됐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 녹음전화 메시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경선을 방해하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최대 2만5000명에게 유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칭한 이 음성은 “공화당 일각에서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압박해 왔지만 이는 헛소리(Malarkey)”라며 “11월 대선까지 표를 아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대선 본선에서 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 정보다. 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고, 왜 유포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용납할 수 없는 허위 정보 유포”라며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압승에 이어 비(非)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22일 유세에서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경선 지속 의사를 밝혔다.바이든 말투 똑같은 ‘AI 딥페이크’… “트럼프측이 배후” 음모론도 ‘AI가 민주주의 위협’ 경고, 현실로“경선 투표 말라” 바이든 거짓음성… 뉴햄프셔주 “경선 방해-유권자 혼란”AI 허위정보, 정치인들 악용 우려… ‘딥페이크 규제’ 사회적 압박 커질듯 “23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투표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를 돕는 짓입니다. 11월 본선을 위해 당신의 표를 아끼세요.” 20일(현지 시간) 미 뉴햄프셔주(州)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에 걸려온 음성에서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평소 즐겨 쓰는 “완전히 헛소리(Malarkey)”라는 말투도 똑같았다. 전화는 민주당 뉴햄프셔주 전 의장인 캐시 설리번의 연락처로 걸려왔고 녹음된 음성이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었다. 그럴듯한 포장으로 ‘경선 불참’을 독려하는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녹음한 것도, 민주당이 만든 것도 아니었다. 투표장으로 향하려는 유권자들을 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 낸 거짓 음성이었다. 경선이 본격화된 뒤 AI를 악용해 판세를 움직이려 한 사례가 처음 드러나면서 미 대선판은 발칵 뒤집혔다.● 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두고 음모론까지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당적과 상관없이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뻔했다고 분석했다. ‘가짜 음성’의 주인공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경선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주 선거관리 당국의 갈등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첫 프라이머리를 실시한 뉴햄프셔주가 백인 비중이 높아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뉴햄프셔주는 이에 반발하며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불참한다. 이에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이 제외되자 지지자들은 직접 “바이든”을 적는 ‘기명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설리번 전 의장은 “이번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려고 누군가 꾸민 짓”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캠프가 배후라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게 투표하려는 무당층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렇게 전화로 퍼지는 허위 정보는 흔적이 잘 남지 않기 때문에 출처를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스팸전화 방지업체 ‘하이야’의 조너선 넬슨 이사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AI로 합성한 자동음성 전화로 인해 전례 없이 거친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發 허위 정보 만연 땐 정치인들 악용 우려도 AI로 만들어진 허위 음성, 사진, 영상에 대중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 그 자체가 혼란스러워지면서 ‘가짜 뉴스’라고 역공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산하 버크먼 클라인 센터의 아비브 오바디아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정치인들이 비판을 받더라도 “AI로 조작된 가짜 증거”라고 주장하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反)트럼프 단체인 ‘링컨프로젝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를 모은 영상을 보여 주며 “트럼프가 치매를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AI로 만든 가짜 광고”라고 비난했지만 폴리티팩트 등 미 언론들은 광고에 사용된 영상들 자체는 조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실제 영상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에서는 오픈AI가 대화형 챗봇 ‘챗GPT’나 생성형 AI인 ‘달리(DALL-E)’를 선거운동에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차원의 통일된 AI 규제는 없다. 한국에서는 이달 29일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다만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입법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들은 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제정했고, 올해 들어 최소 13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진보적 감시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정치적 딥페이크의 순간이 왔다”며 법적 보호장치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라코니아=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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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위협 현실화된 美대선…‘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유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두 번째 관문인 23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해 해당 경선에 불참할 것을 권하는 딥페이크 음성이 유포돼 주 정부가 22일(현지 시간) 수사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에 중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경선이 시작된 이후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 또한 처음이다. 뉴햄프셔주 법무장관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처럼 들리지만 인공적으로 생성됐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 녹음전화 메시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경선을 방해하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최대 2만5000명에게 유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칭한 이 음성은 “공화당 일각에서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압박해왔지만 이는 헛소리(Malarkey)”라며 “11월 대선까지 표를 아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대선 본선에서 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 정보다.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고, 왜 유포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프 측은 “용납할 수 없는 허위 정보 유포”라며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압승에 이어 비(非)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22일 유세에서 “새로운 시즌(대선 본선)을 시작하자”며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경선 지속 의사를 밝혔다.“프라이머리 투표 말라” 바이든 거짓음성…美주정부, 수사 착수“23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투표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를 돕는 짓입니다. 11월 본선을 위해 당신의 표를 아끼세요.”20일(현지 시간) 미 뉴햄프셔주(州)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에 걸려온 음성에서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평소 즐겨쓰는 “완전히 헛소리(Malarkey)”라는 말투도 똑같았다. 전화는 민주당 뉴햄프셔주 전 의장인 캐시 설리번의 연락처로 걸려왔고 녹음된 음성이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었다.그럴듯한 포장으로 ‘경선 불참’을 독려하는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녹음한 것도, 민주당이 만든 것도 아니었다. 투표장으로 향하려는 유권자들을 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 낸 거짓 음성이었다. 경선이 본격화된 뒤 AI를 악용해 판세를 움직이려 한 사례가 처음 드러나면서 미 대선판은 발칵 뒤집혔다.● 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두고 음모론까지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당적과 상관없이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뻔 했다고 분석했다.‘가짜 음성’의 주인공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경선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주 선거관리 당국의 갈등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첫 프라이머리를 실시한 뉴햄프셔주가 백인 비중이 높아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뉴햄프셔주는 이에 반발하며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불참한다. 이에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이 제외되자 지지자들은 직접 “바이든”을 적는 ‘기명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설리번 전 의장은 “이번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려고 누군가 꾸민 짓”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일각에선 트럼프 캠프가 배후라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게 투표하려는 무당층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게 않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이렇게 전화로 퍼지는 허위 정보는 흔적이 잘 남지 않기 때문에 출처를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스팸전화 방지업체 ‘하이야’의 조나단 넬슨 이사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AI로 합성한 자동음성 전화로 인해 전례 없이 거친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發허위 정보 만연 땐 정치인들 악용 우려도AI로 만들어진 허위 음성, 사진, 영상에 대중들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 그 자체가 혼란스러워지면서 ‘가짜뉴스’라고 역공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 산하 버크만 클라인 센터의 아비브 오바이야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정치인들이 비판을 받더라도 “AI로 조작된 가짜증거”라고 주장하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실제로 이런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反)트럼프 단체인 ‘링컨프로젝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를 모은 영상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치매를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AI로 만든 가짜광고”라며 비난했지만, 폴리티팩트 등 미 언론들은 광고에 사용된 영상들 자체는 조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실제 영상이라고 반박했다.미국에서는 오픈AI가 대화형 챗봇 ‘챗GPT’나 생성형 AI인 ‘달리(DALL-E)’를 선거운동에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차원의 통일된 AI 규제는 없다. 한국에서는 이달 29일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다만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입법 부재를 해결해야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들은 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제정했고, 올해 들어서 최소 13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진보적 감시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정치적 딥페이크의 순간이 왔다”며 법적 보호장치를 빨리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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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50대 헤일리와 80대 펠로시 혼동… 헤일리 “정신 의심스러운 사람 선택 안돼”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운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내 정신은 25년 전보다 말짱하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격돌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23일(현지 시간) 뉴햄프셔주에서 열리는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상대방을 거칠게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착각하는 발언을 하자 헤일리 전 대사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50대 인도계 여성인 자신과 80대 백인 여성인 펠로시 전 의장을 착각할 만큼 그의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를 거론했다. 그는 “헤일리가 모든 정보와 증거를 지웠다. 헤일리가 (당시) 보안 책임자”라고 했다. 당시 의회를 통솔하던 사람은 펠로시 전 의장이었다. 다음 날 헤일리 전 대사는 “나는 당시 워싱턴에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거론하며 “이 둘로 대선을 치르고 싶냐”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몇 달 전 의사에게 인지 검사를 받았는데 최고 점수였다”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자리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 인종, 나이 등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헤일리 전 대사가 상호 보완이 가능한 부통령 후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19일 두 사람 모두 이 같은 관측을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같은 날 “헤일리는 대통령감이 아니다. 부통령으로도 선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흑인 중진 정치인 팀 스콧 상원의원, 최근 반(反)유대주의 논란을 둘러싼 의회 청문회에서 미 명문대 총장의 잇단 낙마를 주도한 체코계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 등을 거론한다. 헤일리 전 대사도 “나는 2위를 위해 뛰지 않는다. 누구의 부통령도 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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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헤일리, 부통령도 안될 것” vs 헤일리 “누구의 부통령도 안 할 것”

    “헤일리는 대통령감이 아니다. 이는 그가 부통령으로도 선택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나는 2위를 위해 뛰지 않는다. 누구의 부통령도 되고 싶지 않다.”(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격돌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리는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도계 50대 여성으로 성, 인종, 나이 등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헤일리 전 대사가 상호 보완이 가능한 부통령 후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19일 두 사람 모두 이 같은 관측을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예 이번 뉴햄프셔주 릴레이 유세에 부통령 후보군을 대거 투입했다. 19일 유세에는 공화당 내 흑인 중진 정치인으로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하차한 팀 스콧 상원의원이 참여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지역구로 뒀다. 최근 반(反)유대주의 논란을 둘러싼 의회 청문회에서 미 명문대 총장의 낙마를 주도한 체코계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도 20일 트럼프 지지 유세에 나섰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측근들과 만찬 자리에서 스테파닉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자는 선택지가 나오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는 킬러”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뉴햄프셔 결전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서로를 향한 공격도 독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유세에서 자신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를 거론하며 “헤일리가 모든 정보와 증거를 지웠다. 헤일리가 (당시) 보안 책임자”라고 했다. 당시 의회를 통솔하던 사람은 낸시 펠로시 전 의장이었다. 이를 두고 헤일리 전 대사는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운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모두 거론하며 “이 둘로 대선을 치르고 싶냐”고 꼬집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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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햄프셔 결전 앞두고… 트럼프, 헤일리 인도이름 부르며 공세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2)가 성, 연령, 인종 등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며 거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23일 북동부 뉴햄프셔주(州)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 공화당원만 투표가 가능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달리 프라이머리는 비(非)당원 투표가 가능하다. 이에 중도 유권자의 표심이 중요한 대선 본선에서 각 주자의 경쟁력을 시험해 볼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니키 ‘님라다(Nimrada)’ 헤일리의 괴팍한 연설을 들은 사람은 그가 아이오와주에서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돈도 희망도 없는 ‘론 디생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에게도 진 3위”라고 썼다. 헤일리 전 대사가 아이오와주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는 점을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적(政敵)을 모욕적인 이름으로 부르는 행태로 유명하다. 이날 거론한 ‘님라다’는 인도계 2세인 헤일리 전 대사의 결혼 전 이름인 ‘님라타 니키 란다와’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조롱한 ‘디생티모니어스’는 ‘신성한 체하는 디샌티스’라는 뜻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에도 헤일리 전 대사가 태어났을 때 그의 부모가 미 시민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자식인 헤일리 전 대사 또한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는 허위 정보를 트루스소셜에 공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방위적 공격은 중도 유권자가 많은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약 32%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17일 뉴햄프셔 정치연구소 산하 세인트안셀름대가 이 지역 유권자 13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두 사람의 격차는 14%포인트였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주유엔 대사로 직접 발탁한 헤일리의 대사 시절을 언급하며 “세계의 거친 지도자를 상대하기에는 약했다”고 비판했다.그러자 헤일리 대사는 CNN 인터뷰에서 “우스꽝스러운 소리”라며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니키는 터프하니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다”고 받아쳤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을 공격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82)을 동시에 겨냥해 “미국인의 절대 다수는 80세 (언저리) 후보들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2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75세 이상 정치인에게 정신능력 감정을 의무화하겠다”고 주장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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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세 헐크 호건, 뒤집힌 차에서 10대 운전자 구조

    왕년의 프로레슬링 슈퍼 스타 헐크 호건(70·사진)이 사고로 전복된 차량 안에서 10대 여성 운전자를 구조했다. 미국 연예스포츠 전문매체 ‘TMZ스포츠’ 등에 따르면 호건은 15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귀가하던 도중 고속도로 위에 뒤집혀 있는 자동차를 발견했다. 해당 운전자는 당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려고 급히 핸들을 꺾었고 이 여파로 차량이 전복됐다. 호건은 즉시 멈춘 뒤 차에서 내려 사고 차량으로 다가간 뒤 운전자가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차에서 그 소녀를 구해내려면 에어백에 구멍을 뚫었어야 했는데 칼이 없었다”며 다행히 학생용 볼펜이 있어서 에어백을 터뜨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는 가벼운 부상만 입은 상태로 알려졌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미국 프로레슬링을 호령했던 호건은 프로레슬링을 전 세계에 알린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명예의전당’ 회원이기도 하다. 고희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근육질 몸과 특유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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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트럼프 막으려 재선 출마”… 고향서 흑인 표심 공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문에 재선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미 역사상 가장 반(反)민주적인 대통령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5일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날,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 11월 5일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거듭 ‘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우며 본선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 CBS뉴스와 여론조사 회사 유고브가 10∼12일 실시한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모두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잇단 고향행…해리스 ‘흑인票’ 잡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고향이자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자원봉사를 했다. 5일, 12일에 이어 이달에만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특히 이날이 전설적인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라는 점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킹 목사의 정신을 강조하며 비(非)백인에 적대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이다. 미 최초의 흑인 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날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누볐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 3일 바이든 대통령이 참여하는 사실상 민주당의 첫 경선인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전체 인구 중 흑인 비율이 26%다. 미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이곳을 찾아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는 포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헤일리 전 대사 등이 보수 유권자를 의식해 19세기 남북전쟁의 원인으로 노예제도를 언급하는 것을 꺼리는 태도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그들(공화당 대선 주자)이 우리 과거의 추악한 부분을 지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킹 목사의 부인 코레타 여사의 말을 인용해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백인에 적대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소수인종의 삶이 팍팍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기인 2020년 5월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져 전 세계적으로 비판 시위가 확산됐다.● 넉넉한 ‘실탄’으로 지지율 부진 만회 전략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상당히 부진하다. CBS뉴스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48%)은 트럼프 전 대통령(50%)과의 대결 시 2%포인트 격차로 뒤졌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는 53%를 얻은 헤일리 전 대사보다 8%포인트 밀린 45%의 지지율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50대 인도계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와 붙을 경우 젊은층, 비백인,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뺏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당내 경쟁자가 없다시피 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모아놓은 넉넉한 ‘실탄’으로 부진한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9700만 달러(약 1290억 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재선 캠프 출범 이후 지금까지 모은 총금액은 2억3500만 달러(약 3100억 원)로 사상 최대다. 현재 보유한 현금도 1억1700만 달러에 이른다. 바이든 재선 캠프 측은 지난해 4분기 모금액의 97%가 200달러 미만의 소액 후원이었다며 “미국인이 공화당의 극단주의를 물리치려 일찌감치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11월 대선 결과를 낙관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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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매우 똑똑… 나와 잘지내 美 안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유세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 심프슨칼리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내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 대해 “잘못된 사고와 정책을 갖고 있는 데다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며 “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거친 인물들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거친 인물’로 예를 든 이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김 위원장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며 “그러나 그는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서로 정말 잘 지냈고 (북한과 미국은)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당시 북한과 전쟁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핵무기를 쌓아놓고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과 김 위원장이)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해당 유세는 북한이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2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진행됐다. 임기 중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에 뛰어든 뒤 여러 차례 북한에 대한 ‘관리 능력’을 강조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민사소송 공개 증언에서도 “내가 북한과 협상하지 않았다면 핵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고 말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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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힘의 ‘전랑외교’에 유연함으로 맞선 ‘고양이 전사’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부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진당의 샤오메이친(蕭美琴·53·사진) 부총통 당선인은 뤼슈롄(呂秀蓮) 전 부총통(2000∼2008년 집권)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여성 부총통이다. 2020년부터 3년간 사실상 ‘주미국 대만대사’ 격인 미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를 지낸 ‘미국통’이다. 샤오 당선인은 1971년 일본 고베에서 신학자 출신 대만인 아버지, 음악 교사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민진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타이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주 오벌린대,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전공으로 각각 학사, 석사 학위를 땄다. 2000년 민진당 출신의 첫 총통인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의 영어 통역을 맡았다. 2001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고 4선 의원을 지냈다. 그는 라이칭더(賴清德) 총통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자주성과 독자성을 중시한다. 자신의 이름 표기 또한 중국어식 ‘메이친’보다 대만어식 ‘비킴’을 선호한다. 고양이 애호가로 유명하다. 이에 힘을 과시하는 중국 특유의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에 맞서 유연함을 강조하는 ‘전묘(戰猫·고양이 전사) 외교’로 대만과 미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1979년 미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대만대표부 대표는 그가 처음이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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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야’시인 이육사 순국 80돌… 中서 추모제

    ‘청포도’ ‘광야’ 등으로 유명한 항일 민족시인 겸 독립운동가 이육사(李陸史·1904∼1944·사진)의 순국 80주기(16일)를 앞두고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시민단체 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는 이 시인이 순국한 지하 감옥이 있던 둥창후퉁(東昌胡同) 28호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당초 건물 내부에서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주민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으면서 골목 담벼락 아래에 제사상을 올려 이 시인을 추모했다. 이 단체는 2019년 이 시인의 기념사업회를 설립한 후 매년 그의 추모제를 개최하고 있다. 둥창후퉁 28호 건물은 옛 일본 헌병대가 지하감옥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과거에는 일본식으로 지어진 2층 벽돌 건물이었지만 2022년 중국식 회색 콘크리트 주거 건물로 거듭났다. 이때 지하 공간과 쇠창살 등의 흔적들도 함께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경북 안동에서 퇴계 이황의 14세손으로 태어난 이 시인은 1925년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에 가입하며 항일 운동에 투신했다. 1927년 독립운동가 장진홍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돼 대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당시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육사’로 지었다. 1930년 첫 시(詩) ‘말’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40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총 17회나 투옥됐던 그는 건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1943년 귀국했다가 서울에서 체포됐고 베이징 감옥으로 압송됐다. 폐질환이 심해져 이듬해 1월 순국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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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만과 협력 확장할 것” vs 中 “잘못된 신호 보내지 말라”

    역대 대만 지도자 가운데 반(反)중국 성향이 가장 강한 인물로 꼽히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의 등장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격랑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이 당선인은 13일 수락 연설에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 유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명시적으로 “대만 통일”을 강조했다. 그런 시 주석이 새 정권 길들이기를 위해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올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부터 라이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20일까지 대만을 향한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거듭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대만을 무대로 심화될 수 있다. 다만 두 나라는 자국 내 상황을 챙기기도 벅찬 형편이고, 경제 악영향 등을 우려해 극단 갈등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고,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양안 관계까지 악화하면 3개 전선(戰線)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모두 ‘현상 유지’에 치중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5월 취임까지 4개월, 中 파상공세 우려 중국은 이번 선거 결과를 평가절하하며 라이 당선인을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다. 국무원(행정부)에서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사무판공실은 13일 “선거 결과가 대만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만 싱크탱크 ‘전망재단’의 라이이중(賴怡忠) 이사장은 14일 외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라이 정권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사전 포석”이라며 “라이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20일까지 향후 4개월간 중국이 파상 공세를 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대만에 ‘시끄러운 군사 훈련’, ‘조용한 군사 위협’, ‘공격적인 수사(修辭)’ 등을 번갈아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비단 군사 위협뿐 아니라 경제적 압박, 허위 정보 확산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대만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이 대만 정치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의 찰스 베스트 부국장은 CNN에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상선 운항을 방해하는 군사 훈련을 하거나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전쟁 없이 대만 봉쇄에 나서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美, 라이 반기면서도 긴장 확대 우려 미국은 라이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일단 반기고는 있다. 대만은 안보나 반도체 공급망 등에서 중국 방어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해 미국과 대만 관계가 다방면에 걸쳐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외교부는 “대만 지역과 문화, 상업, 기타 비공식 관계만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대만 분리독립 세력에 중대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중국과의 긴장 확대 가능성은 경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3일 취재진에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세로 고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 안 된다는 현실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2개의 전쟁, 대선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국과의 추가 갈등을 원치 않는 것이다.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14일 비공식 방문으로 대만을 찾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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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칭더 집권했지만 16년만에 여소야대… 제3당이 ‘캐스팅 보트’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지지율이 낮은 총통 당선인을 보유하고, 입법원(국회) 제1당에서 제2당으로 전락해 ‘이중(二重) 소수’에 빠졌다.” 13일 대만 총통 선거와 같은 날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현지 언론 롄허보의 평가다. 민진당은 이날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라이칭더(賴淸德) 당선인의 득표율은 40.1%에 그쳤다. 입법원 내 민진당 의석 또한 4년 전보다 10석이 줄어 제1야당 국민당에 원내 제1당 지위를 내줬다. 집권당 의석이 총 113석인 입법원 과반(57석)에 미달한 것은 입법원 의석이 현재 의석으로 확정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996년 총통 선거에 직선제가 도입된 후 2000년부터 현재까지 민진당과 국민당이 번갈아가며 8년씩 집권했던 공식 또한 깨졌다. 국민당은 제1당에 오르긴 했지만 민진당보다 불과 1석이 많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민진당과 국민당 모두 안정적인 의회 운영을 위해 8석을 얻은 제3당 민중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에 다음 달 1일 입법원장(국회의장) 선출 때 민중당이 어떤 당의 후보를 지지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입법원장 후보로 국민당에서는 2020년 총통 선거에 도전했으며 갖가지 논란을 몰고 다니는 한궈위(韓國瑜·67·사진) 전 가오슝 시장, 민진당에서는 유시쿤(游錫堃) 현 입법원장이 거론된다.● 국민당이 제1당… 16년 만의 여소야대 총통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국민당은 13일 11대 입법위원 선거에서 52석을 얻었다. 4년 전보다 14석이 많다. 반면 대권을 거머쥔 민진당은 10석을 잃은 51석에 그쳤다. 4년 전 5석이었던 민중당 의석은 8석으로 늘었다. 입법위원 선거에서 국민당의 승리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인물론이 중시되는 총통 선거와 달리 입법원 선거는 전국적 인지도가 낮아도 후보 개개인의 지역구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대(對)중국 강경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집권 8년간 민진당이 반중 정책을 강조하느라 민생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었다는 유권자의 불만도 상당한 상황이었다. 타이베이 시민 리이루이(李依叡·36·회사원) 씨는 12일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중국의 군사 위협 등을 우려하기에 총통 선거에서는 라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국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당 후보가 민진당 후보보다 일을 잘하고 지역구 사정에도 밝다고 했다. 민진당은 2022년 11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도 21개 지역에서 불과 5곳에서만 승리해 13개 지역에서 이긴 국민당에 참패했다. 이런 흐름이 이번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차이 총통은 이번 유세 과정에서 “입법위원은 국정 운영의 동력”이라며 라이 당선인과 민진당 입법위원 후보를 모두 찍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국민당 전 총통 후보, 입법원장 가능성 그간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한궈위 전 시장이 입법원장에 오를지도 관심이 크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입법원에 입성하게 됐다. 한 전 시장은 2018년 민진당 텃밭으로 꼽히는 남부 가오슝에서 국민당 소속으로 시장에 올라 큰 관심을 모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역시 대머리인 지지자를 유세장으로 불러모아 대머리를 강조하는 이색 퍼포먼스를 벌였다. 여세를 몰아 2020년 국민당 총통 후보가 됐지만 과도한 친중국 성향 등으로 차이 총통에게 대패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총통 선거에만 신경 쓰느라 시정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로 실시된 시장 파면 선거가 통과돼 시장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와신상담한 그가 입법원장에 오르려면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에서 모두 선전한 민중당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총통 선거에 출마했던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주석은 13일 “민중당은 나의 1인 정당이 아닌 집단적 의사결정을 내린다”며 15일 지지 후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타이베이=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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