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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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상호 기자입니다.

ysh1005@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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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순항미사일 1주새 3번 발사… “전술핵용 실전배치 지시한듯”

    북한이 30일 오전 7시경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쐈다. 앞서 동해상 신포 앞바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을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24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날린 북한은 28일에 이어 이날까지 불과 엿새 만에 3차례나 동·서해를 넘나들며 순항미사일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순항미사일을 쏜 건 처음이다. 저고도·초정밀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에 핵을 실어 언제 어디서든 한국 전역과 주일미군 기지 등까지 신속하게 때릴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 순항미사일들에 실제 전술핵(화산-31형)과 동일한 무게를 가진 모형을 장착해 집중 발사한, 전술핵 공격 훈련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6일 만에 동·서해 바꿔가며 3연속 무력시위 군에 따르면 평안남도 남포 일대 내륙에서 발사된 수 발의 순항미사일은 큰 타원 궤적으로 비행한 후 낙하했다. 군 관계자는 “24, 28일에 쏜 것보다 비행거리가 더 길다”며 “북한이 그간 주장해 온 ‘정상 거리’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최소 2시간 이상에 걸쳐 1500∼2000km가량 비행했다는 것이다. 군은 24, 28일에 쏜 불화살-3-31형을 다시 발사했거나 ‘화살-1·2형’을 섞어 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북한은 화살-1·2형을 2발씩, 총 4발을 8자형 및 타원 궤도로 1500∼1800km 거리로 섞어 쏜 뒤 전술핵 공격 훈련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신형인 불화살-3-31형을 쐈다면 첫 시험 발사(24일) 엿새 만에 정상 거리로 최종 시험까지 끝냈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군 당국자는 “신형 순항미사일 성능을 과장하기 위한 모종의 기만용 발사 수법 등일 수도 있다”며 “아직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 “전술핵 모형 탑재해 공격 훈련 가능성” 순항미사일의 속도는 일반 민항기 수준(시속 1000km 미만)이다. 탄도미사일(음속의 5, 6배 이상)보다는 월등히 느리다는 것. 하지만 최소 수십 km 이상 상승 후 정해진 궤도로 떨어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최저 수십 m 고도로 비행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이에 레이더 등이 탐지할 수 없는 ‘탐지 사각(死角)’이 생겨 최종 탄착까지 추적과 요격이 쉽지 않다. 순항미사일은 과거 이라크전 등에서 미국의 토마호크가 증명했듯 수 m 오차로 초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1kt 미만의 초소형 핵탄두로도 적국의 ‘심장부’(전쟁 지휘부 등)에 궤멸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공격에 사용한다면 대량 파괴가 목적인 탄도미사일보다 실전 사용에 부담은 작고 효용성이 크다고 김 위원장이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이 한국·주일미군에 대한 전술핵 공격 주력 무기로 순항미사일을 활용키로 결심해 최단기간에 다량 배치를 지시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28일 신형 SLCM 발사를 참관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는 것.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잠수함과 육상, 해상 등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해 대남 충격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헀다. 군 당국자는 “최근 순항미사일들에 ‘화산-31형’ 전술핵과 유사한 최적화된 모형을 탑재해 한미를 겨냥한 전술핵 공격 훈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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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핵잠수함 건조’ 속도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의 집행 방안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9일 밝혔다. 2021년 핵추진잠수함 개발 사실을 공개한 지 3년 만에 구체적인 건조 방안·일정 등까지 확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래식(디젤)이 아닌 핵추진 방식인 핵추진잠수함은 핵미사일을 다량으로 탑재 가능한 데다 이 미사일로 핵 기습 타격은 물론이고, 제2격(핵보복)까지 가능해 핵무기의 ‘최종판’으로 불린다. 물에 떠오르지 않고 최대 3개월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한 만큼 작전 수행 능력도 대폭 향상된다. 김 위원장은 “핵동력(추진) 잠수함과 기타 신형 함선 건조 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해당 부문들이 수행할 당면 과업과 국가적 대책안들을 밝혔으며 그 집행 방도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주셨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해군의 핵 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국가 핵전략 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로 된다”고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 신형 잠수함은 핵추진 체계를 적용한 진정한 의미의 핵잠수함은 아니었던 만큼 김 위원장은 당시 “발전된 동력 체계를 도입하겠다”며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시사했다. 이번엔 핵추진잠수함 관련 ‘중요한 결정’까지 내린 만큼 본격적으로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만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큰 만큼 김 위원장이 대규모 무기 제공을 대가로 러시아에 핵추진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기술 등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8일 신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인 ‘불화살-3-31형’의 시험발사도 참관했다.北, 美본토 기습할 ‘핵잠’ 위협… 한미, 러 기술 이전 여부 주시 김정은, 핵잠수함 건조 속도전金, 신형 SLCM 시험발사 참관… 韓-주일미군 겨냥 핵타격력 과시金, 핵잠 건조 ‘중요한 결론’ 언급“러에 소형원자로 기술 요청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8일 핵추진잠수함 건조사업의 집행 방안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언급했다. 그동안 이른바 ‘과업’ 수준으로만 언급된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본격화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르면 상반기(1∼6월)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핵추진잠수함 핵심기술을 요구할 가능성을 한미 당국은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추진잠수함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제시한 ‘전략무기 최우선 5대 과업’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핵추진잠수함 관련 ‘중요한 결론’을 언급한 날 김 위원장은 한국 전역과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신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도 참관했다. 핵타격이 가능한 미사일을 지켜보며 노골적으로 핵위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핵추진잠수함 보유 시 핵보복 가능해져” 김 위원장은 “해군의 핵무장화가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며, 국가 핵전략 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라면서 핵추진잠수함 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이 전했다. 여기서 언급된 ‘핵잠수함’은 핵장착 미사일의 다량 탑재가 가능한 핵추진잠수함, 즉 ‘전략핵잠수함’을 의미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 참관하에 ‘전술핵공격잠수함’(김군옥영웅함)을 진수했다. 이 신형 잠수함은 전술핵을 장착한 탄도·순항미사일을 최대 10기가량 실을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디젤 엔진 방식의 재래식 잠수함인 만큼 하루 2, 3차례 물 밖으로 나와 디젤 터빈을 돌려 축전지를 충전해야 한다. 연료도 주기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의 대잠 초계기 등에 발각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군도 북한이 로미오급을 무리하게 개조해 공개한 만큼, 이 잠수함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고 정상 운용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전략핵잠수함을 갖게 되면 사정은 확 달라진다. 전략핵잠수함은 수개월 이상 부상(浮上)하지 않고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적국 인근 앞바다까지 몰래 접근해 핵타격도 가할 수 있다. 전략핵잠수함이 핵무기의 ‘결정판’이자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은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하면 핵타격 능력이 미 본토까지 닿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제2격(핵보복)’도 가능해져 미국과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잠수함 강국인 러시아로부터 핵추진잠수함의 ‘심장’인 소형원자로와 깊은 잠항을 위한 고강도 압력 선체 제작 기술 등 핵심기술을 입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북한 자체적으로 핵잠용 소형원자로 개발은 불가능하다”며 “대규모 무기 제공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에 소형원자로 기술 등을 요청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일미군 겨냥 신형 SLCM 발사 북한 매체들은 29일 ‘불화살-3-31형’이 화염을 내뿜으며 물 밖으로 솟구치는 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이 구체적인 발사 수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우리 군은 잠수함에서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지난해 3월처럼 신포급 잠수함이나 기존 로미오급에서 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과 그 후속함에 장착할 신형 SLCM을 테스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고도로 경로를 수시로 바꿔 수 m 오차로 타격하는 순항미사일은 사전 포착이 힘들다. 특히 수중에서 쏘면 기습 능력은 배가 된다. 북한이 공개한 비행 시간(약 2시간 3∼4분)을 고려하면 비행 거리는 1500km 정도로 추정된다. 발사 해역(신포 앞바다)에서 F-22 스텔스전투기 등이 배치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거의 정확히 닿는 거리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작으로 이달 14일 극초음속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9일엔 핵어뢰(해일-5-23) 등 한국과 괌 기지, 미 본토를 겨냥한 신종 핵 투발 수단을 줄줄이 시험발사했다. 이들 무기는 3년 전 8차 당대회 직후 제시된 ‘전략무기 최우선 5대 과업’에 모두 포함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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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사장교 백종원, 軍 ‘짬밥’ 개선 나선다

    국방부와 백종원 대표(사진)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26일 병영식당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2월 중 국방부가 선정한 시범부대를 대상으로 병영식당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식당 운영방식 개선과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기구 개발, 조리법 전수 등이 포함된다. 백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내 아들도 10년 후면 가서 밥 먹으며 지낼 곳이니, 부모의 마음으로 군 급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며 “신세대 장병들이 군에 와서도 집에서 먹던 밥과 비슷하게라도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조리병 숙련도 저하 등 문제를 겪는 군 급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1989년 육군 학사사관 14기로 임관해 제7포병여단에서 간부식당 관리장교로 근무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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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훈장관, 이승만 유족에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패 전달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에게 선정패를 전달했다. 강 장관은 26일 이 전 대통령이 생전에 거주한 서울 종로구 이화장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씨와 손자 이병구 씨에게 선정패를 증정했다.보훈부 장관이 ‘이달의 독립운동가’ 유족을 직접 찾아가 선정패를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초대 대통령을 지낸 고인의 품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는 1992년부터 매년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 기념사업회 등이 추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그 다음해 1~12월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한다. 올해는이 전 대통령 등 38명이 선정됐다. 이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 공적이 있지만 재임기간 과오 등으로 30년 넘게 추천을 못받다가 작년 이승만기념사업회가 처음 추천해 선정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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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종원, 군대 식당에도 ‘솔루션’ 제공한다… “부모의 마음으로”

    국방부와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26일 병영식당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2월 중 국방부가 선정한 시범부대를 대상으로 병영식당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식당 운영방식 개선과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기구 개발, 조리법 전수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병영식당 개선 표준모델을 구축하고, 성과를 살펴 사업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백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내 아들도 10년 후면 가서 밥 먹으며 지낼 곳이니, 부모의 마음으로 군 급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며 “신세대 장병들이 군에 와서도 집에서 먹던 밥과 비슷하게라도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백 대표가 군에 각별한 애정이 있으며, 더본코리아는 쉽고 간편한 조리법을 통한 신메뉴 개발에 특화됐다”며 “조리병 숙련도 저하 등 문제를 겪는 군 급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백 대표는 1989년 육군 학사사관 14기로 임관해 제7포병여단에서 간부식당 관리장교로 근무했다. 백 대표는 전역한 조리병에 대한 취업 지원 의사도 밝혔다. 그는 “군 급식 발전을 위해선 조리병이 선호하는 좋은 보직이 될 필요가 있다”며 “군 조리병에겐 전역 후 더본코리아 우선채용 기회를 줌으로써 군 경력을 보람되게 여기도록 협력해 보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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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발사 공개… 신종 핵타격 무기 3종 열흘만에 줄줄이 과시

    북한은 25일 ‘불화살-3-31’로 명명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앞서 14일 고체연료를 이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핵 어뢰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해일-5-23’에 이어 전날 발사한 이 신형 순항미사일까지 불과 10여 일 만에 신종 핵타격 무기를 줄줄이 공개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유사시 핵무력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주장한 게 빈말이 아니라는 위협인 동시에 총선을 앞두고 긴장 고조를 의도한 무력시위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신형 순항미사일의 발사 장소, 비행거리, 시간, 고도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순항미사일(화살-1·2형) 발사 때 ‘초 단위’로 비행시간과 거리, 낙하지점까지 세세히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군 관계자는 “신형 미사일의 성능을 숨기려는 의도”라며 “화살-1·2형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 속 ‘불화살-3-31’은 화살-1·2형보다 길이는 조금 짧지만 직경이 커졌다. 앞부분(탄두부)도 더 뭉툭하게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화살-1·2형의) 엔진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더 큰 추력의 엔진을 장착하면 탑재량을 늘릴 수 있고, 보다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탄두부가 뭉툭해진 것은 전술핵을 좀 더 안정적으로 장착하기 위한 ‘디자인 개량’일 가능성이 크다. ‘불화살-3-31’이란 명칭도 전술핵 장착을 암시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이나 이를 더 소형화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라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기존 ‘화살-1·2형’보다 더 강력하고 정교한 전술핵을 실어서 한국을 겨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이 무기체계의 부단한 갱신 과정이며 총국과 산하 국방과학연구소들의 정기적이며 의무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추가 시험발사까지 예고한 것. 군 소식통은 “순항미사일 제작 관련 시설에서 인력, 장비의 활발한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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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판 토마호크’ 서해로 여러발 도발… 전술핵 훈련한듯

    북한이 24일 오전 7시경 서해상으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해 9월 2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순항미사일을 쏜 것으로,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화살-1·2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나 그보다 사거리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인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앞서 14일 고체연료를 이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했고, 최근엔 동해상에서 핵어뢰 ‘해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한국 전역과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전술핵무기 타격 훈련을 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이 서해로 쏜 순항미사일들은 최소 1시간 이상 수백 m 고도로 8자 또는 타원형 궤도로 비행한 뒤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비행 패턴이 지난해 9월 발사 때와 유사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일 청천강 일대에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서해상으로 발사한 뒤, 다음 날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승인 절차에 따라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 2기가 2시간 7∼8분간 1500km를 비행한 뒤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 폭발해 핵타격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했다고도 했다. 역대 최저 고도에서 전술핵 모의 폭발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 이번에도 유사한 내용으로 전술핵 공격 훈련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한미 당국이 비행거리 등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인 가운데 군 소식통은 “화살-1·2형 또는 그보다 성능을 개량한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처럼 1500km를 비행했다면 F-22 스텔스전투기 등 미 전략자산이 배치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비롯해 모든 주일미군 기지가 타격권에 들어간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 발사 자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개발 중인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km 이상이고, 핵 탑재가 가능한 ‘전략무기’라는 점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많다. 순항미사일은 최저 수십 m 고도로 비행 경로를 수시로 바꿔 수 m 오차로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추적·탐지가 쉽지 않고,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를 싣고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변칙기동이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음속 10배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유사시 한미 요격망을 돌파할 ‘3대 핵타격 무기’”라고 강조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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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전우들 원한 씻겠다, 적 도발땐 수장”

    “적이 도발하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고 승리하겠습니다.” 22일 신형 천안함(2800t) 함장에 취임한 박연수 중령은 “서해에 잠든 전우들의 원한을 씻어낼 수 있도록 전기를 갈고닦아왔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형 천안함은 해군이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해 전력화 중인 신형 호위함 중 하나다. 박 중령은 2010년 3월 26일 옛 천안함 피격 당시 작전관(대위)으로 근무했다. 피격 이후 5050일 만에 더 크고 강력한 함정으로 부활한 천안함 지휘를 맡아 서해 수호 임무를 이어가게 된 것. 박 함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부대 내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찾아 참배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의지를 다졌다. 그는 “천안함 피격 이후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것이 먼저 간 전우들이 남겨준 사명이라고 여겨왔다”며 “다른 함정의 함장을 맡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천안함장의 직책이 주어지길 기대하고 또 기대했다”고 말했다. 2006년 해군 학사사관 101기로 임관한 그는 참수리급 고속정 부장과 천안함 작전관, 고속정 편대장, 진해기지사령부 인사참모 등을 지냈다. 그는 또 “적이 도발하면 더 강력해진 천안함으로 전우들의 명예를 걸고 서해 NLL을 굳건히 지켜내고 적들을 수장시키겠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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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이 핵이냐 생존이냐 택하도록 안보국론 결집해야[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의 국방이야기]

    미국의 북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저서 ‘핵의 변곡점’에서 자신이 ‘핵 기술자’라는 점을 내내 강조한다. 2004∼2010년 일곱 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영변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등 ‘북핵 심장부’를 관찰한 기록과 자신의 견해가 정치적·이념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최대한 경계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북한의 입장에 과도하게 치우치거나 핵 개발의 정당성을 두둔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는 북-미 핵협상 초기부터 북측 요구를 수용했다면 북핵 문제가 이처럼 악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한다. 제네바 합의 무산과 하노이 회담 결렬 등 북핵 문제의 주요 변곡점마다 미 강경파의 이데올로기와 오판으로 북핵을 억제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김씨 정권이 오로지 핵 개발의 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의 장에 나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북한은 애초부터 핵 개발과 외교적 합의라는 ‘이중 경로’를 채택했지만, 미국이 협상에 미온적이고, 합의도 깨버리는 바람에 핵 고도화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인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쓰며 거들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북한이 그를 누차 초청한 의도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필자뿐일까. 객관적 분석이 아닌 북한의 입장, 소위 ‘내재적 접근법’으로 북핵을 바라보면 모든 책임은 미국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자 당연한 수순이라는 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핵은 실제 사용 목적이 아닌 대미 협상용 수단이고, 핵·미사일 도발도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이벤트로 순화된다. 미국이 한국과 상의 없이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수 없고, 북한이 핵 개발 이유로 내세우는 ‘안보 우려’도 김씨 일가의 독재체제 영속화를 위한 허울에 불과하다는 ‘팩트’는 발붙일 자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과거 동맹보다 민족을 앞세운 대북 유화기조의 진보정권에서 “북한의 핵은 자위적 수단이자 방어용” “5000개의 핵무기를 가진 미국이 북한과 이란에 대해 핵무기를 갖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나” 등 일부 정치인의 발언 논란이 벌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필자는 본다. 북핵 위협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내재적 접근을 넘어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경찰 대신 납치범을 편드는 현상) 관점으로까지 오독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지금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인식은 ‘더러운 평화가 이긴 전쟁보다 낫다’는 평화지상론으로도 이어진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숱한 기습 도발로 우리 장병과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영토를 유린한 북한 정권에 굴종해서라도 평화를 구걸하라는 얘기와 다름없다. 북한 김정은이 최근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점령·평정·수복해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지난해 12월 말 당 전원회의에 이어 한국은 핵을 사용해서라도 괴멸시킬 대상이지 이 더 이상 ‘민족, 동족’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협박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집권 전후로 북한이 저지른 일련의 무력도발은 ‘민족’ ‘동족’이라는 단어가 사탕발림이었음을 진즉에 증명한 터다. 군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긴장 고조의 책임을 현 정권에 전가하는 동시에 한국 내 북한 옹호 세력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방적 전면 파기 선언에 이어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과 경의선 일대 지뢰 대량 매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연쇄 포격 등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는 것도 이런 저의가 깔려 있다. 대남 핵 공격용 단거리미사일과 ‘핵 어뢰’,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미 전략폭격기 출동기지인 괌을 사정권에 둔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까지 개발 중인 김정은은 4월 총선과 11월 미 대선을 겨냥해 7차 핵실험 등 전례없는 도발 폭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어선 비핵화도, 진정한 평화도 요원할 뿐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향해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하고, 여야와 이념적 진영을 떠나 국론을 결집해 대응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것이야말로 북한 정권과 그 추종 세력에게 핵이냐 생존이냐를 선택하도록 압박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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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 도발시 그들 무덤으로 만들것”… 박연수 중령, 천안함 함장으로 취임

    “적이 도발하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고 승리하겠습니다.”22일 신형 천안함(2800t) 함장에 취임한 박연수 중령은 “서해에 잠든 전우들의 원한을 씻어낼 수 있도록 전기를 갈고 닦아왔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형 천안함은 해군이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해 전력화 중인 신형 호위함 중 하나다. 박 중령은 2010년 3월 26일 옛 천안함 피격 당시 작전관(대위)으로 근무했다. 피격 이후 5050일만에 더 크고 강력한 함정으로 부활한 천안함 지휘를 맡아 서해 수호 임무를 이어가게 된 것. 박 함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부대 내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찾아 참배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의지를 다졌다.그는 “천안함 피격 이후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것이 먼저 간 전우들이 남겨준 사명이라고 여겨왔다”며 “다른 함정의 함장을 맡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천안함장의 직책이 주어지길 기대하고 또 기대했다”고 말했다. 2006년 해군 학사사관 101기로 임관한 그는 참수리급 고속정 부장과 천안함 작전관, 고속정 편대장, 진해기지사령부 인사참모 등을 지냈다. 지난해 말 해군 장교 보직심사위원회에서 신형 천안함장으로 선발됐다.그는 또 “적이 도발하면 더 강력해진 천안함으로 전우들의 명예를 걸고 서해 NLL을 굳건히 지켜내고 적들을 수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신형 천안함은 옛 천안함보다 대잠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각종 유도탄을 탑재할수 있고, 함대지미사일로 지상 타격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해군 2함대에 작전 배치돼 서해 수호 임무를 맡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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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김정은 핵협박 속 연합 해상훈련… 핵항모 칼빈슨 등 함정 9척 동원 역대 최대

    한미일 3국이 15일부터 사흘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은 불변의 주적”을 헌법에 명기하겠다면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한미일이 대규모 훈련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번 훈련은 3국 함정 9척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21∼26일 한반도에 전개됐던 미 해군의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CVN-70)은 두 달여 만에 한반도로 다시 전개했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을 재확인한 것. 합동참모본부는 17일 훈련 진행 사실을 공개하며 “이번 훈련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수중 위협 등에 대한 한미일의 억제·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대량살상무기 해상 운송 차단 등 해양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3자 간 협력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구축함 왕건함, 미 해군 핵항공모함 칼빈슨함과 이지스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구축함 3척,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구축함 곤고함 등 3국 함정 총 9척이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26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해상 훈련에는 칼빈슨함을 비롯해 양국 함정 5척이 참여한 바 있다.이번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건 북한의 핵전쟁 협박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3국의 공통된 평가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번 한미일 해상 훈련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훈련 첫날인 15일에는 김명수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함께 칼빈슨함을 찾아 훈련 상황을 공동 점검했다. 김 의장은 “한미일 해상 훈련은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는 데 핵심적으로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중순에는 B-1B나 B-52 등 미 공군 전력폭격기가 한반도 인근 상공에 전개돼 우리 공군 F-35 스텔스전투기 등과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항공자위대 전력의 참여도 조율 중으로 알려져 공중에서도 3국 훈련을 이어가며 대북 대응 의지를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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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1분내 타격… 北 음속10배 IRBM, 사드로 요격 어려워

    북한이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를 장착한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최대 마하 10(음속 10배·시속 1만2240km) 이상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기준으로 발사 1분 내에 서울까지 타격 가능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것으로, 특히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사전 연료 주입 없이 발사 명령 즉시 기습 발사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이다. 군 관계자는 “요격이 힘든 극초음속 미사일에 IRBM용 고체엔진까지 결합해 F-22 스텔스전투기와 미 핵추진 항공모함 등이 배치된 주일미군 기지와 미 전략폭격기의 출동기지인 괌을 겨냥한 기습 핵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마하 10 이상 비행” 평양∼서울 1분 내 도달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쏜 것은 2022년 1월 ‘화성-8형’ 발사 이후 2년 만이다. 화성-8형은 화성-12형 액체연료 IRBM의 1단 추진체를 사용한다. 이번엔 지난해 11월 지상 분출 시험을 한 신형 IRBM용 고체연료 1, 2단 엔진을 장착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 목적이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정점고도와 비행거리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 소식통은 “최대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사진 속 신형 고체 IRBM은 2022년 1월에 쏜 화성-8형처럼 ‘원뿔형 탄두’가 장착됐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탄두부는 원뿔형과 글라이더형으로 나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원뿔형은 글라이더형보다 변칙기동 등 선회 비행능력은 낮지만 비행 안정성은 더 높다”고 했다. 또 “1단 액체연료 추진체로만 이뤄진 화성-8형과 달리 이번 신형 고체 IRBM은 사거리 연장을 위해 2단 추진체가 적용됐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고도(수십 km)에서 최대 마하 10, 평균 마하 5 이상으로 수평 활공 비행이 가능하고, 변칙·선회 기동도 할 수 있다. 수백 km 고도로 치솟은 뒤 정해진 궤적을 따라서 표적으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보다 추적과 요격이 힘들 수밖에 없다. 현존 요격 수단으로 마하 10 이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긴 힘들다. 한미가 보유한 저고도 요격용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최대 속도는 마하 4∼5 정도다. 경북 성주와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최대 속도도 마하 8 정도여서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군 당국자는 “화성-8형으로 대한민국 내 한미 요격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북한이 이젠 오키나와를 포함한 모든 주일미군 기지와 괌을 직격할 수 있는 IRBM까지 완성해 미 핵우산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유사시 핵을 장착한 극초음속 IRBM으로 괌과 주일미군 기지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얘기다.● 북한 모든 탄도미사일 고체연료화 임박 앞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전술핵 공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물론이고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 이젠 사거리에서 그 중간 지점에 있는 IRBM 연료까지 고체화에 성공함으로써 핵심 탄도미사일 고체연료화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성능은 크게 부각하지 않았다”면서 “극초음속보단 고체연료를 쓴 IRBM 시험 발사라는 데 더 방점을 찍은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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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주적 대한민국 초토화”… 전술핵 80발 타격력 과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이라며 “전쟁을 피할 생각이 없다. 우리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한다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해 12월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며 대남 노선 방향 전환을 선언한 이후 한반도 긴장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것. 북한이 이를 명분으로 4월 총선에 앞서 대형 대남 도발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8, 9일 중요 군수공장 현지지도를 하면서 “대한민국이란 실체를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해야 할 역사적 시기가 도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10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초토화할) 의지와 역량, 능력이 있으며 계속 확대·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붙일 것임을 시사한 것. 그러면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진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0월 “우리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역시 “미국과 남조선은 주적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한국을 겨냥해 처음 “주적”이라고 분명히 밝힌 건 의도적으로 남북 대결 구도를 명확히 해 긴장감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10일 김 위원장의 주적 발언 등에 대해 “체제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한편 우리 사회를 흔들어보려는 구태의연한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8, 9일 시찰한 군수공장은 대남 전술 핵무기 탑재 가능 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의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를 제작하는 시설인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KN-24는 북한의 ‘대남 타격무기 3종’ 가운데 하나다. KN-24의 차륜형 TEL은 지난해 7월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엔 발사관이 2개(2연장)였지만 이번에 공개된 차륜형 TEL을 보면 발사관이 4개(4연장)로 늘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공장 내부에서만 차륜형 TEL이 15대 이상 포착됐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포함하면 20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연장 발사관을 모두 장착할 경우 한 번에 80발의 전술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한 것은 유사시 한국 전역에 대량으로 핵을 퍼붓겠다는 협박”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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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9·19합의 남북 완충구역 더이상 없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지상·해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완충 구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 군 당국이 8일 못 박았다. 북한은 앞서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육로에 지뢰를 다량 매설하고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재무장하는 등 합의문 조항 대부분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도발을 이어왔다. 특히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상 적대행위 중지 구역 내에서 집중적으로 해안포를 퍼붓자 우리 군이 초강수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6년 만에 9·19합의상의 지상·해상 남북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사라지게 됐다. 8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3600여 회 위반했고 서해상에서 3일 연속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며 “이에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도 기존의 해상·지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사격·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이 9·19합의 전면 파기 선언을 한 지 한 달여 만에 우리 군도 맞불 무효화에 나서면서 조만간 육해공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훈련이 일제히 재개될 전망이다. 육상에선 적대행위 금지구역인 군사분계선(MDL) 5km 내에 K-9 자주포 등 포병 전력을 동원한 대규모 화력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해에선 해상기동훈련 등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해상선… 연평도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 지상선… 휴전선 5km안서 기동훈련 재개 “남북 완충구역 없다"軍 “北 추가도발 연계해 전격재개” 지난해 11월 21일 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자 하루 뒤 우리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해 9·19합의 가운데 공중 적대행위 금지구역(비행금지구역) 조항의 효력 정지를 발표했다. 다만 추가적으로 9·19합의 무효화 조치엔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우리 조치 하루 뒤 9·19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뒤 합의 무력화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새해 들어 5∼7일 사흘에 걸쳐 해안포 350발 이상을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에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더이상 우리만 9·19합의를 준수하는 게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8일 “9·19합의에 따른 해상·지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사격·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육해공에서 우리 군사훈련이 일제히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훈련 형태와 일정, 장소 등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등과 연계해 전격 재개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군 안팎에선 군이 우선 연평도·백령도에서 추가 대응 포 사격을 이른 시일 안에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군사합의에 묶여 진행하지 못한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전차포, 유도로켓 비궁 등 전력을 활용한 실사격 훈련이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해군 함정들은 함포 사격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9·19합의가 명시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 안에는 해군의 ‘상설 사격 구역’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지상에선 군사분계선(MDL) 5km 안에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등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5km 내 경기 파주시 스토리 사격장, 우리 군의 경기 연천군 적거리 사격장 등에서 실사격 훈련도 5년여 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비행금지구역은 지난해 이미 무력화된 만큼 우리 군은 이미 MDL 인근에 대북 정찰용 무인기를 전격 투입했다. 향후 비행금지구역에선 아파치 헬기를 이용한 공대지유도무기 사격이 이뤄지는 등 육해공 사격 훈련이 5년여 전처럼 정상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은 이를 명분 삼아 ‘육해공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전 형태 도발을 서북 도서에서 감행하며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려 할 수 있다는 것.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연평도 옆 우도 등 병력이 적은 섬을 공기부양정에 탄 북한군이 기습 점령하거나 북한군이 우리 병사를 납치한 뒤 우리 군 감시초소(GP)에 우리 수류탄을 던지는 등 기만전술을 쓰는 방식을 구상 중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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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인사이트]“김정은, 총선-美 대선 겨냥 초대형 핵탄두 실험할 듯”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대응”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 등을 노골적으로 지시하며 선제 핵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집권 이래 최고 수위로 도발 협박을 하며 핵무기 증산 등 2024년 주요 국방 과업 등도 제시한 것. 이는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핵으로 때릴 수 있는 핵무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 4월 총선과 미국의 11월 대선 등을 노린 고강도 기습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렇게 위협하는 속내에는 내부 결속 및 남남 갈등, 한미동맹 이완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8차 당 대회 2년여 만에 또다시 주요 국방 과업을 밝힌 것은 올해를 대남·대미 핵 고도화 완성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 2021년 밝힌 ‘전략무기 목표’ 속속 달성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국방공업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국방력 강화를 위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것. 그 몇 달 뒤엔 이른바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도 제시했다. △극초음속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km 사정권 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엔진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이 그 과업들이었다. 이어 2022년 3월엔 ‘5대 중점 목표’라는 용어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그 가운데 하나라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군 소식통은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핵잠 등만 제외한 대부분 주요 과제는 달성됐거나 이미 상당 수준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극초음속미사일(화성-8형)은 2022년 1월 3차 시험발사에서 마하 10(음속의 10배) 안팎의 속도로 비행했다.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비행 능력을 실제 입증한 것. 당시 북한은 “최종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혀 전력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7월과 12월에는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이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북한 매체가 발표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ICBM 명중률 제고 등 지상 고체엔진 ICBM 개발을 사실상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또 지난해 11월에는 군사정찰위성(만리경-1호)도 발사했다. 북한은 핵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김군옥영웅함)을 ‘핵잠수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향후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최종 카드’로 아껴뒀다가 미 대선 등 결정적 시기에 강행함으로써 5대 목표의 완성을 선언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복원 공사를 장기간 지속 중인 것도 더 강력한 초대형 핵탄두나 여러 발의 전술핵을 이용한 핵실험의 준비 정황일 수 있다는 것. 북한이 초대형 핵탄두 시험을 한다면 그 위력은 6차(50∼6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 때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핵탄두 최소 150기 이상 보유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도 핵무력 증강을 최우선으로 한 주요 국방 목표를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2024년도 핵무기 생산 계획’ 등 핵무기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토대 구축을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미 확보한 핵물질로 더 많은 핵탄두를 만드는 동시에 무기급 핵물질도 최대한 뽑아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서 북한이 30기가량의 핵탄두를 제작했고, 50∼70기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영변 원자로에선 연간 6kg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영변과 강선 등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연간 80∼100kg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 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에 버금가는 최소 150기 이상의 핵탄두 보유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량의 전략·전술 핵탄두를 한국과 미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에 장착 배치하는 한편 핵무기고를 최대한 비축하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일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김 위원장은 올해 군사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하란 지시도 했다. 김정일 생일(2월)과 김일성 생일(4월) 등 주요 기념일에 맞춰서 지난해 11월에 쏜 만리경-1호급 위성을 속속 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찰위성을 싣는 우주발사체와 ICBM에는 거의 동일한 기술이 적용된다. 북한이 정찰위성의 잇단 발사로 한미에 절대적 열세인 정찰 능력을 보강하는 동시에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위협을 실증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이 향후 화성-18형의 다탄두 ICBM 능력을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주요 핵강국의 ICBM은 모두 여러 개의 탄두를 싣고 있다. 1발의 ICBM으로 복수의 표적을 핵으로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 북한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으로 때릴 수 있는 다탄두 ICBM을 갖게 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는 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함선공업혁명’을 통한 해군의 수중 및 수상 전력 제고를 언급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9월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의 전력화 및 추가 건조(개량)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 등을 서두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잠수함 함장을 지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핵 장착 SLBM을 탑재한 북한의 잠수함은 기습 핵 공격에 최적화된 무기”라며 “김정은이 핵무력 고도화에 수중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위원장이 각종 무인무장장비와 전자전 수단의 개발 생산을 강조한 것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및 한미 첨단무기·지휘통신체계를 겨냥한 재밍(전파 교란) 관련 무기의 성능을 더 고도화하겠다는 의미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열병식 때 신형 무인기(새별-4·9형)를 처음 공개하며 그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서해 NLL 포격, 중대 도발 ‘전주곡’ 김 위원장이 전례 없는 강도로 협박 발언을 쏟아낸 만큼 올해 한미를 겨냥한 중대 도발이 잇따를 가능성도 크다. 한국을 ‘민족, 동족이 아닌 적대국’으로 규정한 북한이 최근 사흘 연속(5∼7일) 서북도서와 인접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것을 그 ‘신호탄’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최전방 감시초소(GP) 일대의 군사분계선(MDL)을 콕 찍어 확전 가능성까지 위협한 점에서 고강도 국지 도발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4월 총선과 11월 미 대선을 겨냥해 MDL과 서해 NLL 일대에서 우리 영토와 군 장병을 직접 겨냥한 기습 도발이나 7차 핵실험으로 긴장을 역대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3월 한미 연합훈련을 기해 미사일과 무인기 도발, 한국의 금융·전산망 등을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 등 파상 공세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 주일미군과 괌 기지, 미 본토를 핵으로 때릴 수 있는 중장거리미사일도 더 자주, 더 많이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군부 1인자’(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로 복귀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박정천은 리영길 총참모장과 함께 2015년 DMZ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한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측근들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대남 도발을 지휘한 강경파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무력 도발의 유력한 징후”라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과거 도발 사례와 현재 지속적으로 포착·수집되는 대북 첩보들을 토대로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 방안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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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北, 9·19 군사합의 3600여 회 위반…완충 구역 사라져”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지상·해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완충 구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 군 당국이 8일 못 박았다. 북한은 앞서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육로에 지뢰를 다량 매설하고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재무장하는 등 합의문 조항 대부분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도발을 이어왔다. 특히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상 적대행위 중지 구역 내에서 집중적으로 해안포를 퍼붓자 우리 군이 초강수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6년 만에 9·19합의상의 지상·해상 남북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사라지게 됐다.8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3600여 회 위반했고 서해상에서 3일 연속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며 “이에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도 기존의 해상·지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사격·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앞서 북한이 9·19 합의 전면 파기 선언을 한 지 한 달여 만에 우리 군도 맞불 무효화에 나서면서 조만간 육해공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훈련이 일제히 재개될 전망이다. 육상에선 적대행위 금지구역인 군사분계선(MDL) 5km 내에 K-9 자주포 등 포병 전력을 동원한 대규모 화력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해에선 해상기동훈련 등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21일 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자 그 하루 뒤 우리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해 9·19합의 가운데 공중 적대행위 금지구역(비행금지구역) 조항의 효력 정지를 발표했다. 다만 추가적으로 9·19합의 무효화 조치엔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우리 조치 하루 뒤 9·19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뒤 합의 무력화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새해 들어 5∼7일 사흘에 걸쳐 해안포 350발 이상을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에 발사했다.이에 우리 군은 더이상 우리만 9·19합의를 준수하는 게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8일 “9·19합의에 따른 해상·지상의 적대행위 중지 구역에서 사격·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육해공에서 우리 군사 훈련이 일제히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훈련 형태와 일정, 장소 등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등과 연계해 전격 재개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군 안팎에선 군이 우선 연평도·백령도에서 추가 대응 포 사격을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군사합의에 묶여 진행하지 못한 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전차포, 유도로켓 비궁 등 전력을 활용한 실사격 훈련이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해군 함정들은 함포 사격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9·19합의가 명시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 안에는 해군의 ‘상설 사격 구역’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지상에선 군사분계선(MDL) 5km 안에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등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5km 내 경기 파주시 스토리 사격장, 우리 군의 경기 연천 적거리 사격장 등에서 실사격 훈련도 5년여 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비행금지구역은 지난해 이미 무력화된 만큼 우리 군은 이미 MDL 인근에 대북 정찰용 무인기를 전격 투입했다. 향후 비행금지구역에선 아파치 헬기를 이용한 공대지유도무기 사격이 이뤄지는 등 육해공 사격 훈련이 5년여 전처럼 정상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은 이를 명분 삼아 ‘육해공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전 형태 도발을 서북 도서에서 감행하며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려 할 수 있다는 것.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연평도 옆 우도 등 병력이 적은 섬을 공기부양정에 탄 북한군이 기습 점령하거나 북한군이 우리 병사를 납치한 뒤 우리 군 감시초소(GP)에 우리 수류탄을 던지는 등 기만전술을 쓰는 방식을 구상 중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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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도발시 다종의 무인기 北투입…공세적 작전 태세 갖춰”

    최근 사흘 연속(5~7일) 서북도서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 포격을 하는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8일 경기 포천시 드론작전사령부를 찾아 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군이 밝혔다.신 장관은 드론작전사에서 작전 현황을 보고 받은 뒤 “북한은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적반하장 식으로 우리 측에 전가한다”며 “무인기 전력 강화,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 비대칭 위협의 수위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 무인기에 대한 방어체계를 보강하고, 유사시 북한 내 핵심 표적에 대한 압도적 공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 장관은 소형 스텔스 무인기를 비롯해 공격용 드론 등 드론작전사가 확보한 첨단 무인기 전력에 대한 브리핑도 받았다. 가오리 모양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는 유사시 북한군 레이더망을 회피해 목표지역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하는 전력이다. 공격용 드론도 대공망이 밀집된 북한 지역으로 침투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신 장관은 “드론은 전장의 게임체인저로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실전에서 효용성이 입증된 무기체계”라며 “드론작전사가 적에게는 공포를,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는 최정예 합동전투부대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이에 이보형 드론작전사령관(육군 소장)은 “만약 북한이 또다시 무인기 도발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면 다량·다종의 첨단 드론을 북한지역으로 투입해 공세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군은 향후 드론작전사 조직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첨단 드론을 신속히 전력화해 고도의 전략·작전적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전투부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국방부 직할부대인 드론작전사는 육·해·공군, 해병대로 구성된 국군 최초의 합동전투부대로 지난해 9월 창설됐다. 드론을 이용해 유사시 적 지역 감시정찰뿐 아니라 주요 시설 타격 등 임무를 수행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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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포격 그때… DMZ내 유일 초등교 졸업식

    “김담혜 양은 정형외과 의사, 박희율 군은 유튜버, 신의창 군은 체육 교사, 여소윤 양은 패션디자이너, 정유화 양은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습니다.” 윤영희 대성동초 교장은 5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5명에게 “자기 장점을 그대로 살려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 미래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윤 교장은 이날 졸업식을 끝으로 40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200여 발의 포격을 했다. 북한군의 포격 사실은 졸업식이 끝난 뒤인 이날 오후부터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군의 포격과 같은 시간에 진행된 졸업식에선 전운이나 긴장 대신 희망과 활기가 감돌았다. DMZ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에 있는 이 학교에선 55번째 졸업식이 열렸다. 김담혜, 여소윤, 정유화 양과 박희율, 신의창 군 등 5명이 졸업하면서 이 학교의 졸업생은 총 226명으로 늘었다. 김 양은 대성동 마을 주민이며, 나머지 학생은 DMZ 바깥 파주 문산읍에 거주하면서 학업을 이어왔다. 학교 2층 강당에 마련된 졸업식장에는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교직원과 학부모를 비롯해 유엔군사령부 등 군 관계자와 통일부 및 파주시 관계자 등 90여 명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단상 위 졸업생 5명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장과 기념품에 1시간 가까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졸업식 식순에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들어가고, 단상 위 태극기 옆에는 성조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놓였다. DMZ 내의 유일한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최근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한 듯 일부 참석자의 축사에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있어 주축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큰 기여를 하는 어른들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대성동 마을은 ‘DMZ 내에 남과 북 각각 하나의 마을을 두고 거주 및 영농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정전협정 조항에 따라 1953년 조성됐다. DMZ 안에 위치한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불과 800m 떨어져 있다. 대성동초교는 1954년 대성동마을 자치학교로 개설해 1968년 3개 학급의 초등학교로 승격했다.파주=국방부 공동취재단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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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韓엔 연사흘 포격… 日총리엔 “각하” 대화손짓

    북한이 5, 6일에 이어 7일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88발의 포탄을 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한국을 겨냥해 “사소한 도발에도 즉각적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200발 넘는 포탄을 퍼부은 포격 도발 첫날인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며 일본 노토반도 대지진과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일본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낸 건 처음이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는 “민족,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무력도발 수위를 높이는 반면 일본에는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데 대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폭 강화된 한미일 3국 공조를 이간질해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7일 오후 4시부터 5시 10분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서해 NLL 이북 지역에 포탄을 발사했다. 5일과 6일 도발(60여 발) 때처럼 수십 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5일과 달리 6, 7일에는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북측 내륙 등 자기 지역을 향해 쐈기에 맞대응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6일 서해 연평도 북서쪽 개머리 진지(황해도 강령군)에서 포탄을 쐈다.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이다. 북한은 7일 도발 직후 이번 포격이 4군단에 의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4군단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핵심 부대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라는 표현을 쓰면서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북-일 대화에 대해서는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적극 비치고 있고 실제 북한과 일본이 지난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수차례 실무 접촉을 벌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를 이용해 과거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 협상을 시도했던 ‘통미봉남’ 전략처럼 일본과 직접 대화에 나서 한미일 3각 협력에 균열을 내는 ‘통일봉남’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여정은 7일 담화에서 “6일 130mm 해안포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포탄이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군은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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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여정 “6일 포격 아닌 폭약 발파”… 軍 “저급한 상투적 심리전”

    북한이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북도서와 인접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다량의 포탄을 쏘는 등 긴장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사흘간 북한이 쏜 포탄은 최소 350발이 넘는다. 4군단 예하 수십 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이 동원됐다. 북한군이 5일에 쏜 포탄 200발 중 일부는 NLL 북쪽 7km까지 근접했다. 6일 60발의 포격이 이뤄진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이다. 이곳에서 연평도는 직선으로 불과 12km 거리다. 7일 90발 포격도 연평도 북쪽 서해 NLL 이북 해상을 겨냥해 이뤄졌다. 7일 포격 직후 북한군 총참모부는 23문의 해안포를 동원해 88발의 포탄을 쐈다고 발표했다. 군은 5일과 달리 6, 7일 북한군 포격은 남쪽이 아닌 측방이나 북한 내륙 쪽으로 향해 대응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연평도 주민을 볼모로 서해 NLL 일대의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키겠다는 저의”라며 4월 총선을 겨냥한 추가 도발을 우려했다. 서해 NLL뿐만 아니라 지상과 공중에서 연쇄적·동시다발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7일 담화에서 6일 실제 포를 쏜 게 아니라 발파용 폭약을 이용한 “기만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130mm 해안포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는 기만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거짓을 꾸며댔다”고도 했다. 군은 “남남 갈등을 노린 북한의 저급한 선동이자 상투적 수법”이라고 맞받아쳤다. 군 관계자는 “6일 포탄 궤적 등 포격 상황이 대포병 레이더 등 탐지장비에 포착됐다”며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떠보려는 수준 낮은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지진 피해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것은 최근 강화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일본의 대북 적대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한미일 삼각 협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미일 3각 공조를 약화시키고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 의사를 내비친 일본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납북자 문제 논의를 위한 북-일 간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간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북-일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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