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이종승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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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종승 기자입니다.

urisesang@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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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듀칼럼]교육자유특구 성공을 위한 3가지 제안

    교육자유특구는 윤석열 정부가 교육 개혁과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운 정책으로 교육과 지역발전을 융합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시범 운영 등 향후 일정은 아직 ‘준비 중’이다. 역대 정부는 교육 개혁과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기는 했어도 두 정책을 결합하는 정책을 펼치지 못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전인미답의 길을 가려 하고 있다. 교육자유특구는 성공해야 한다. 교육과 지역균형개발 해법 없이 한국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진학 위주의 한국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효용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희생양은 미래 세대를 비롯한 전 국민이다. 2022년 23조40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사교육비 지출, 에듀푸어의 양산,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와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격차 등 교육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는 한국의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도 시급하다.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권 1극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한 사례가 없다. 한국만 유독 수도권에 인구와 재화가 집중하고 있고 지역은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까지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성과는 대학에서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이 있는 울산과 포스텍이 있는 포항,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있는 달성의 변화를 봤으면 한다. 연구중심대학을 발판 삼아 미국과 독일 심지어 중국도 지역발전을 꾀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 SKY와 겨뤘던 부산대, 경북대 등은 연구중심대학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수도권 중하위 대학보다 관심을 덜 받는 상황에서 연구역량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지역에 있는 국립대학이 지역 및 국가 성장 동력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이 강조하고 교육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뒤를 받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3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교육자유특구는 첫 시도인 만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지방의 자원 융합으로 교육자유특구를 만들려면 중앙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부처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대통령실의 교육비서관만으로는 업무의 양과 폭, 조정에 한계가 있으니 교육과 지역균형개발 정책을 전담할 수석의 신설을 권한다. 둘째, 교육부 전문 인력의 지방 배치다. 상당수 지방정부에는 교육 전문가가 없을 뿐 아니라 ‘교육은 내 일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 정부의 지자체 대학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시행으로 대학이 지역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방침은 30조원에 달하는 대학육성 정부 지원 자금을 순차적으로 지방에 내려보내 지방대학 육성의 권한을 지방에 넘기는 것이다. 정부의 의지와 자금을 지방에서 제대도 받아낼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교육자유특구는 성공할 수 없다. 교육부의 전문 인력들을 지방에 배치해 지방정부의 교육정책 수립을 도와야 하는 이유다. 셋째, 창의성이다. 교육자유특구에는 지방 명문 초중고교와 대학도 있어야겠지만 핵심은 교육의 본령에 맞는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다행히 대구, 제주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 확산을 통해 진학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IB 같은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을 지역 자원의 결합을 통해 발전시키려면 창의성은 필수다. 스마트, 디지털, 체덕지(體德智) 등 미래 세대의 역량과 인성을 키워주는 교육 방법의 다양한 융합이 필요하다. 공부만 잘하는 학교 만들기 경쟁은 교육자유특구의 본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며 사교육이 발달한 수도권 학교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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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창의력-비판적 사고 필요…교사열정 더해지면 IB교육 꽃필것”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전도사다. 그는 한국에 IB의 씨앗을 뿌렸을 뿐 아니라 안착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의 IB 순항과 제주의 IB 실시, 경기 및 부산의 IB 도입 배후에도 모두 이혜정 소장이 있었다. 대구의 교사들은 이 소장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란 1968년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IB 사무국이 개발, 운영하는 국제 공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프랑스의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와는 이름만 비슷하지 전혀 관계가 없다. 탐구기반 학습을 통해 자기 성장을 추구한다. IB는 지난해 7월 기준 세계 160개국 5500여 초중고에서 실시되고 있다(본보 2022년 12월 29일자 참조). 교육공학 박사인 이 소장은 2014년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란 책에서 점수를 따기 위해 자기 생각을 갖기보다 타인의 생각을 따라가는 교육이 서울대에서도 일어나는 현실을 비판한 바 있다. IB의 확산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윤 정부는 교육을 통해 인구 증가와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는 교육자유특구를 구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인구 증가는 표선초·중·고의 IB 실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역시 전국의 많은 학부모로부터 IB 문의를 받고 있다. 6일 동아일보에서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데 조금은 금이 간 느낌을 받는다”는 이 소장을 만났다.교육 목표와 괴리된 평가 바로잡아야-IB 프로그램을 주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한국 교육은 훌륭한 목표가 있지만, 정작 평가가 목표를 측정하지 못하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목표와 평가의 괴리를 없애야 합니다. 저는 IB 교육을 받았던 첫째 아이와 한국 교육을 받은 둘째 아이와의 차이를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 큰아이는 중학교 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제주국제학교로 전학 갔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적응하고 난 뒤에는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둘째 아이는 국사시험에 나오는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의 순서를 알았지만, 전쟁 후 평화를 위한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두 아이의 차이를 가져온 교육이 서울대에서도 교수들의 생각만 추종하려는 학생들을 길러낸 것과 연관돼 있다는 생각에 IB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2017년에 쓴 ‘대한민국의 시험’에서 IB 교육의 강점을 설명했습니다.” 이 소장은 큰애 뒷바라지를 위해 제주에 머물렀던 3년 동안 두 권의 책을 냈는데 처음 낸 책이 위에서 언급한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이다.-평가에서 IB와 한국 교육은 어떻게 다릅니까. “IB 평가의 4분의 1은 지식의 숙지 정도를 측정하고, 4분의 3은 지식을 바탕으로 내 생각을 어떻게 비판적 창의적 통찰적으로 꺼내는가를 봅니다. 반면 한국 교육에서 평가의 대상은 100%가 주입된 지식의 양입니다.”-IB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에서 평가의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했습니까. “한국은 점수가 최고의 공정성이다 보니 정성평가가 위주인 IB에서 과연 이게 통할지 학생도 교사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해보니까 믿을 만하다는 신뢰가 형성됐습니다. 우리 사회가 신뢰의 자본을 축적하면 IB를 지지하는 사람도 많아져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창의력과 비판적인 사고는 누구에게나 필요-두 교육의 차이는 어떻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까. “한국 교육은 거대한 피라미드 하나를 향해 전 학생들이 질주하게 만들고 있지만, IB는 자신만의 피라미드를 만들어서 성장하게 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경쟁을 하게 합니다. IB는 어떤 수준에 있는 학생이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그것을 개발할 수 있게 합니다.” -IB가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창의력과 비판적인 사고, 나만의 논리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설거지에도 창의력이 들어가면 더 나은 식기세척기가 만들어질 수 있지요. 2017년 제가 충남도교육청 등과 충남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내신과 창의력 사이에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자질은 창의력이지만 현재 한국 교육으로는 보석이 있는 원석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에 IB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까지 먹혔던 교육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이를 교육 패러다임 변화로 극복해 날개를 달아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뛰어난 교사,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문화 등 교육이 발전할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IB가 가세하면 한국 교육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 흐름을 놓친 구한말처럼 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나서 교육개혁을 이끌었고, 영국은 총리를 지냈던 토니 블레어가 우리의 수능인 에이레벨(A-LEVEL)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퇴물이 됐다면서 바꾸자는 주장을 해 공감을 얻었습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도 지도자들이 앞장서 교육을 바꾸는데 우리는 생각만 있지 바꾸려는 노력이 없습니다.”IB 반대 논리는 오해에서 비롯-진보 쪽에서는 IB를 귀족 교육, 상위권 교육, 사교육 폭발 교육, 교사들이 감당할 수 없는 교육, 외국에 돈을 내야 하는 교육 등으로 표현하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말을 토론회 갈 때마다 듣습니다. 저는 반대하는 분들에게 최초로 IB를 도입하자고 한 쪽은 극진보였다고 말해 드립니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인 이석문 전 제주도교육감도 교사 시절 IB 교육을 하는 제주국제학교가 들어오는 걸 맨 앞에서 반대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감이 된 후 치열한 고민 끝에 2017년 광역 교육청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IB 교육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IB 교육을 통해 반대 논리를 넘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IB가 귀족 교육이나 엘리트 교육도 아니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상위권 학생들만 받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기회균등 차원에서도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유의미한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강조합니다. IB를 한국어로 할 수 있으니 외국에 들어가는 돈도 많지 않고 그것도 학생이 부담하지 않습니다.”-제주 표선고의 예를 IB 교육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로 자주 거론하시던데요. “농촌에 있는 표선고는 사교육과 거리가 멀고, 그런 지역에는 대개 수포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IB 교육을 한 학기 받고 난 뒤 수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수학적 개념을 활용해 탐구 보고서를 쓰는 기말고사 과제를 하면서 수학과 친해진 거였죠. 한 학생은 2차 방정식과 2차 함수를 이용해 드론으로 농약을 살포할 때 가장 적정한 높이를 탐구했고, 또 다른 학생은 잔디밭에 스프링쿨러가 안 닿는 부분에 물이 가게 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IB에서는 자신만의 어젠다를 발전시키지만, 일반 학교는 문제로 평가를 하기에 이 학생들이 뭔가 모자란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이룬 IB-IB가 대구에서 안착하고 있는 건 교사들의 노력 덕이라고 들었습니다. IB에 반대하는 분들의 편견은 왜 생겼을까요. “주입식 교육만 받은 교사들이 창의적이지 않고, 일반 수업보다 몇 배는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가능하냐는 의구심입니다. 그러나 교사들의 능력과 열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2017년 겨울 대구에서 백채경 장학사 등 3명이 생면부지인 저를 찾아와서 IB 교육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2010년부터 모임을 결성해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연구했는데 제 책을 보고 실마리를 찾았다고 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와 제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한국 교육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2018년 2개 학교에서 시작한 대구의 IB 프로그램이 올해 92개 초중고교로 확산할 수 있었던 것도 교사들의 열정과 엄청난 노력 덕분입니다. 더 중요한 건 교사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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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수학이 좋아요!” 서울 난우중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수업’

    어려운 수학 대신 재미있는 수학.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를 양산하는 한국 교육이 넘어야 할 산이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한국이지만, 한국 중·고생 사이에는 수포자가 넘쳐난다. 서울 관악구 난곡에 자리한 난우중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난우 수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호자(數好者.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를 만들기 위한 수학 교육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 스스로 수학 개념과 원리를 발견하고 터득하는 수업 방법을 도입해 수학에 대한 공포를 가시게 해준다. 특히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1학년 수학 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수업에서는 대안 수학 교과서인 ‘수학의 발견’을 활용하고 있는데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목표를 둔 신개념의 수학 교과서다. 이빛나 수학교사는 “1학년 수학 시간에 보조 교과서로 ‘수학의 발견’을 활용해 학생들이 수학 개념과 원리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교육청이 작년 1학년 학생들에게 지급한 태블릿 PC로 온라인 수학 교육 프로그램인 ‘데스모스 액티비티’에 접속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수업에서 답 맞추기보다 개념 이해와 이해한 걸 말과 글로 표현하는 걸 장려하다 보니 학생의 발표력과 표현력도 향상됐다”는 얘기다.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드는 빨강(모르겠음), 노랑(약간 어려움), 초록(이해 됨)의 의미를 지닌 신호등 컵을 보고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은 새로운 수학 수업을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학생-학생, 교사-학생의 소통을 통해 수학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수호자를 만드는 수학 수업은 수학교사들이 주 1회 공동 연구를 통해 학생 참여와 발견 중심의 수학 수업 방법을 연구한 덕에 만들어졌다. 기본 학력 담당 나미영 교사는 “학생들이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 대해 고무줄 놀이처럼 시작하는 방법을 알고 이해하면, 고무줄 높이가 높아져도 재미있게 도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학생들이 교과목에 흥미를 갖도록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학년 수학 수업을 참관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선생님들의 노력과 디지털 기기가 융합해 수학 수업의 혁신을 가져왔다”며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플랫폼 확산에도 속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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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 내적성장 도우면서 교사들도 변화…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IB(국제 바칼로레아)는 가성비가 최고인 교육입니다.” 교육 경력 35년째인 박재선 경북사대부고 교장(56)의 말이다. ‘가성비가 최고’라는 말은 지금의 한국 교육이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점수와 줄 세우기가 당연시된 한국 교육은 바뀔 수 없을까? 기자는 이 질문에 IB 프로그램 도입으로 답을 찾고 있는 대구의 초중고교를 12일부터 3일간 둘러봤다. 1968년 시작된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IBO 사무국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탐구학습을 통해 학생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IB를 통해 ‘1등만을 위한 교육’을 깨고 있었다.● 학생 성장이 교사 변화의 동인 88개의 대구 초중고교에서 IB 프로그램이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 덕분이다. 박재선 교장은 IB가 교육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으로 “IB는 내재적 동기와 강력한 외재적 틀을 동시에 갖춘 것”을 꼽았다. 내재적 동기란 ‘학생들이 변하는 것’을 본 교사들이 변하는 것이고, 외재적 틀이란 학교 전체가 교육의 본령을 구현하기 위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모두 교사가 중심이 돼야 가능한 것들이다. 교사들은 엄청난 노력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IB 연수에 참여하는 교사들에게 어떤 금전적 보상과 인사 혜택도 주지 않지만, 교사들은 주말 및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연간 수십 시간의 연수를 받고 있다. 기자가 만난 교장, 교감, 교사들은 예외 없이 “수업시간이,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교사들의 노력은 학생들의 “내재적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아무리 IB 프로그램이 좋다지만 자기 표현, 글쓰기, 탐구 능력, 교사와의 공감과 소통, 평가에 대한 동의 등 평소 꿈꿨던 것들이 IB를 경험하며 실현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3∼5:1의 경쟁을 뚫고 IB 디플로마(IB DP·고교과정) 월드 스쿨인 경북사대부고로 온 교사들은 “학생들의 바뀌는 질과 속도가 일반고와 비교할 수 없어서 놀랐다”고 했다. ● 통째로 변해야 가능한 IB IB 프로그램에서는 교사 1,2명의 개인플레이가 통하지 않는다. 시스템 교육으로만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학생의 내적 성장과 탐구 능력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다양한 형태의 수업과 융합 교육은 학교 시스템에서 나온다. 일례로 IB 프로그램에서는 중학교 과정인 MYP부터 간학문 과목(서로 다른 학문을 연계하는 교육과정)을 실시해야 하는데 교사 간의 협력은 필수다. 한국의 일반고처럼 우리 학교 대표 교사는 ○○과 누구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 IB 프로그램은 학생 성장을 위해 수업 과정과 평가를 바탕으로 교사-학생, 교사-학부모의 소통을 중시하기에 대표 교사나 전교 1등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IB 프로그램의 최고 단계인 월드 스쿨 인증 심사는 “학생들을 위한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지 “우수 교사를 강조하지 않는다”.(이혜정 대구교육청 장학관) IB 후보학교인 북구 사수중은 교사 70%의 찬성으로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케이스다. 교사들은 IB를 경험한 학생들이 중학교에서도 토론과 대화, 개념 이해를 학교생활과 실생활에 잘 적용하는 걸 보고 IB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IB 도입의 전제는 학교의 시스템 변화였지만 교사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김미리 교장(57)은 “학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3분의 1은 IB를 경험한 삼영초 학생들이고 3분의 2는 일반 학교인 사수초 학생들인데, 3분의 1의 학생들이 주도하는 변화에 놀랐다”고 했다. 이 학교는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일반 학교보다 학폭위까지 가는 수가 훨씬 적은데 김 교장은 “문제가 일어나도 학생 선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수중 교사들이 IB 교육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는 교육 경력 38년인 김리리 음악 교사(61)의 역할도 있다. 그는 IB 프로그램 도입에 반신반의하는 동료 교사들에게 “모든 학생이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황태희 교사(46·국어)는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것을 모둠 수업 형태로 계획하며 잘할까 걱정했는데, 학생들이 음악 모둠 수업에서 시나리오를 만든 경험을 살려 쉽게 따라왔다”면서 “학생들을 의심한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황 교사는 “IB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교사는 수업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는 등 일반 학교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을 더 하지만, 수업이 재미있다”고 했다. IB MYP 월드 스쿨인 경북사대부중은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여느 학교처럼 교사 연수를 위해 한 달 먼저 인사 발령을 낸다. 학기 시작 바로 전 달에는 전체 교사 워크숍을 통해 학기 교육과정 전반을 점검하며, 학기 중에는 기존 교사가 신입 교사와 일대일 멘토링을 한다. 과목별로 교사끼리 교육과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일상이다. 윤서화 경북사대부중 교장(61)은 “교사끼리 IB 이해를 높이는 과정에서 동료애가 깊어졌고 더 성장했다”고 했다. 이 학교가 2021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학생의 87%, 졸업생 90% 이상이 IB 교육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에게 IB 교육은?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교실은 학생 거의 전부가 수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경북사대부고 IB반은 국어 모둠 수업에 17명 전원이 열심히 참여했지만, 일반 학급은 한국 고교에서 보는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IB 교육을 접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수빈 학생(경북사대부중 3)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과제가 많지만, 발표와 글쓰기를 통해 성장할 수 있어서 동생들에게 IB 학교 진학을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사대부고 IB반에 재학 중인 조영은 양은 “수능과 내신에서 변별력을 높인다며 틀리도록 문제를 낸다. 공부의 목적은 학문을 이해하고 배우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게 아닌가?”라며 한국 교육과 IB 교육의 차이를 지적했다.● 진학의 벽을 넘는 게 과제 IB 프로그램의 안착과 확산 여부는 대입 성적과도 연계돼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는 엄연히 좋은 대학과 의대 치대 등 일부 학과에 대한 선호가 있기 때문이다. 고교 IB 과정인 디플로마(DP)에서는 대학 입학을 위해 초중학교에서부터 유지해 온 IB의 골간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하기에 이 과정에 있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구교육청도 IB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전인 2018년부터 교사 16명과 전직 대학 입학사정관 3명으로 구성된 ‘아이비-대입연계 현장지원단’을 발족시켜 준비하고 있다. DP의 결과는 2년 과정 마지막 해인 12월 말∼1월 초에 나오기에 DP 이수 학생들은 수능 최저가 없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에만 응시할 수 있다. 수능을 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고교 2∼3학년 사이에 DP 과정이 진행돼 현실적으로 따로 수능 공부를 하는 건 어렵다. IB 점수는 국내 대학이 아닌 해외 대학에 지원할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서울대 KAIST 한양대 등 일부 대학에서 IB 점수로 학생을 뽑기는 하지만 재외국민전형으로 제한한다. 학생의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과 DP 과정 마지막 해에 유일하게 나오는 점수화된 성적만으로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IB 프로그램을 접해 보지 않은 쪽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대구 DP 1년 차(2학년) 학생들은 2024년도 대입에 응시한다. 박재선 교장은 IB 학생들의 진학 전망을 “우리는 일반고지만 해외 대학부터 최소한 한국의 거점 국립대까지 다 보낼 수 있다. 자기 역량보다 더 높은 대학에 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학교가 IB 후보학교(월드 인증을 받기 위해 평균 2년간 준비하는 학교)에 있을 때부터 한국의 대학에서 방문이 잇따랐다. 작년에는 서울대 입학사정관들도 왔다. 그들은 우리가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해 IB를 하는지 의심하는 것 같았다. 서울대는 지금도 IB로 학생을 뽑고 있어서 학생들의 역량이 어떤지 알고 있는데, 대구의 일반고에서도 가능한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정관들은 ‘IB만 제대로 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고 했다. 그의 말은 ‘대학에서 우리가 하는 IB에 대한 기대가 크기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겠냐. 자신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대구=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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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일자리 등 어려운 내용도 척척…의견충돌도 협업으로 헤쳐나가

    IB PYP(IB 초등 프로그램)의 꽃인 탐구 발표회(PYP Exhibition)가 14일 대구 남구 영선초에서 열렸다. 탐구 발표회는 PYP의 마지막 학년 학생들(한국의 경우 초등 6학년)이 PYP 과정을 마무리하며 탐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IB 후보학교부터 열 수 있다. 영선초는 2022년 PYP의 최고 수준인 PYP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이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탐구 발표회에서는 6학년 학생 62명이 탐구한 주제 18개가 5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시됐다. 탐구 발표회는 전교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입장하는 6학년 학생들을 학교가 떠나가도록 환영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2∼4명으로 구성된 팀들이 탐구한 주제들은 성평등, 기후변화, 아동 노동, 양질의 일자리,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등으로 한국 초등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보다 훨씬 넓고 심화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를 탐구해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IB 프로그램을 통해 초학문적 주제 탐구 방식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13팀의 ‘남자도 핫! 핑크’, 15팀의 ‘양질의 일자리’ 등 2개의 주제 발표를 들었다. 13팀의 김유정, 남도원, 조호현 학생은 성 불평등이 주제인 ‘남자도 핫! 핑크’에서 “성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이 인간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조호현 학생은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성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주제를 선정했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발표한 15팀의 권은영, 김건형, 이시흔, 하수민 학생은 “양질의 일자리는 인권이 보장돼야 생길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했다. 15팀의 하수민 학생은 “팀원들 간에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잠시 쉬는 과정을 거친 후 다시 상의하면서 의견을 모았다”며 “선생님이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정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13팀 멘토를 했던 1학년 학부모 박선영 씨는 “멘토를 하면서 몸으로 행동하는 것이 많은 IB 교육을 받으면 아이가 바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대구=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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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자동차 교육협의회, 고교생 자율주행 경진대회 개최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학과를 개설한 전국 10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래 자동차 교육협의회’가 내년 1월부터 두 달에 걸쳐 제2회 전국 고교 자율 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경진대회는 대학의 교육 인프라를 통해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미래 자동차 핵심 인재 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경진대회에서는 최근 자율 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로봇 운영 체계가 기반인 가상 환경에서 자율 주행 능력을 겨룬다. 참가 고교생들은 ‘미래 자동차 교육 협의회’의 소속 대학인 경성대, 고려대, 영남대, 원광대, 제주대, 중부대, 한국교통대, 한라대, 호남대, 홍익대에서 활용 중인 자율 주행차 프로그램을 사용할 예정이다. 대회는 참가자들이 내년 1월 9일부터 20일까지 10개 대학의 자율 주행 온라인 교육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교육을 받은 고교생들은 내년 2월 6일부터 10일까지 예선을 치르고 본선은 2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대회 포스터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할 수 있다. 대회를 주관하는 고국원 한라대 교수는 “자율 주행, 미래 모빌리티, 로봇 및 인공지능 SW에 관심 있는 고교생들에게 대회 참여는 대학과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버추얼 트윈 기술 등 신기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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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대, ‘유다시티 나노디그리’ 도입

    영산대가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에도 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유다시티 나노디그리(Udacity Nanodegree)’를 학부 과정에 도입한다. 영산대는 26일 유다시티 한국 독점 파트너인 푸름인재개발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유다시티 나노디그리’는 유다시티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정해진 프로젝트를 수행해 역량을 인정받은 사람에게 부여하는 인증서. 전문가급 나노디그리를 받은 사람은 우리나라 판교 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등 세계 곳곳의 첨단 IT 기업의 취업이 가능하다. 영산대는 세계적인 기업들은 대학 졸업장 대신 유다시티 나노디그리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다시티는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이자 전 구글 부사장 출신인 세바스찬 스런 박사 등이 설립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회사로 100개 이상의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첨단 IT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 1700만 명 이상의 수강생이 있다. 유다시티 교육 콘텐츠는 구글, 아마존, IBM 등 세계 최고의 IT 기업 전문가들이 설계했으며 강의도 이들 전문가가 한다. 영산대는 유다시티 나노디그리 도입에 따라 공대에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자율주행, 데이터 사이언스의 4개 융합 과정을 신설한다. 대학은 융합 과정별로 최고 수준인 전문가급에게 수여하는 나노디그리를 취득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구성하고 2023학년도에 신입생을 모집한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유다시티 나노디그리 중심의 영산대 융합전공이 개설됨으로써 재학생들이 AI, 사이버보안, 자율주행,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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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대, 최신 반려동물 실습실 개소

    동명대가 23일 반려 동물 보건 외과 실습실과 반려견 미용 실습실로 구성된 반려동물 대학의 최신 실습실을 열었다. 2023년 출범하는 반려동물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으로는 최초로 신설된 단과 대학이다. 반려동물 단과 대학은 반려동물 보건학과, 애견미용·행동교정학과, 영양식품학과 등 3개 학과와 입학 정원 90명으로 구성됐다. 외과 실습실은 동물 병원의 외과 수술실 및 영상 진단실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서는 동물 보건 영상학, 동물 보건 외과학, 동물 보건 치위생학 및 동물 보건 응급간호학 등의 수업이 진행된다. 반려견 미용 실습실에서는 기초 및 기본 그루밍, 펫미용 등의 수업이 이뤄진다. 동명대는 2023년부터 이 실습실을 활용해 각종 경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동명대는 부산·울산권에서 처음으로 캠퍼스 안에 대학 동물병원도 유치함에 따라 ‘웰라이프 특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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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방산 발전 위해 대학이 나서야”

    K-방산이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산·학·관이 한데 모여 방위산업 발전에 핵심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센터에서 방위사업청 주최로 열린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 발전 세미나’에는 방위사업청, 학계, 기업계 인사가 발제자로 나서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제안했다. 전광호 전북대 교수는 기조 발제에서 “방위산업 수출 세계 8위인 한국이 세계 4대 방위산업수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경북대, 전북대 등 국가거점국립대의 교육 및 연구 인프라는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융복합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산학연 체제가 바탕인 계약학과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세계적인 방산 기업인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가 미국 텍사스 알링턴대, 플로리다대 및 프랑스 파리 11대학 등의 방위산업 학과를 후원하는 것은, 대학이 가진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4개의 수도권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서 방위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보다는 학부에서부터 방위산업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지방대에서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은 현 정부의 대학 활용 국가균형발전과도 부합한다는 것과 지방대 출신들이 지방에 있는 방위산업 기업에 수도권 대학 출신들보다 오랫동안 근속함으로써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강환석 방위사업청 차장은 “방위산업이 국가선도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김진홍 방위사업청 방위산업국장은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위한 방위산업 계약학과 지원, 특성화고 산학연계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과 대학이 원하는 것을 충족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가 무인·로봇 및 인공지능 등 국방 첨단 분야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계약학과 추가 개설 계획도 밝혔다.이승영 LIG넥스원 기술본부장은 “가성비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방산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우주, 로봇, 무인화 기술이 미래 방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서 요구하는 취업까지 연계된 산학협력이 특화된 기술을 가진 교수 랩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수 인재가 기업에 오래 머무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R운영팀장은 방산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정부와 대학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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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대, 일자리창출 유공 대통령표창 수상 

    와이즈유 영산대학교(부구욱 총장)가 ‘2022 일자리창출유공 정부포상’ 단체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일자리창출유공 정부포상은 고용노동부가 좋은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촉진, 고용안정 등에 선도적 역할을 한 유공자와 단체를 발굴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산대는 일자리창출지원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올해 대통령 표창을 받은 유공자‧기관 36건 가운데 단체부문에서 수상한 대학교는 영산대뿐이다. 영산대는 독자적인 진로취업지원 프로그램인 ‘YCMP’(Youngsan Career Map Program)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학생의 취업률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YCMP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의 진로탐색을 돕고 경력을 관리하는 영산대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YCMP는 국제품질경영인증 ISO9001(2009), 고용노동부장관상 취업지원(2016), 진로취업지원선도대학선정(2017),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상 진로지원(2018) 등을 받았다. YCMP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과 연계해 ▲통합상담체계를 바탕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만8953건 상담 ▲진로취업필수교과목 및 비교과 구직역량강화 프로그램 1만4000여명 이수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에 지역청년 등 4000여명 참여 ▲경남 양산시, 양산고용센터, 김해고용복지플러스센터, 지역대학, 지역유관기관 등과의 협업체계 구축 ▲영산대 진로취업지원체계의 타 대학 확산 등의 성과를 냈다. 부구욱 총장은 “앞으로도 영산대는 YCMP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 등을 바탕으로 재학생과 졸업생을 비롯한 지역청년의 취‧창업을 지원해 상생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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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균형발전은 인간 존엄의 문제… 국토 소멸 차원서 접근해야”

    국가균형발전은 역대 정권들이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30% 이상이 소멸 우려 혹은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등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도 올해 6월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권을 뛰어넘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본보는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김두관,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등 현 정부와 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문가들과 ‘국가균형발전 구체화와 동반 성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이종승 동아일보 부국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고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만큼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 배분에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 위원장은 “지역 대학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연구개발(R&D) 기능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등 지방 진흥 정책을 통해 불균형을 풀어야 한다”고 했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부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은 “지역균형발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인 송 의원은 “지방 소멸을 국토 소멸 차원의 문제로 놓고 절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내년 1월 출범하기로 했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경제동맹, 행정통합으로 폐기되는 것을 두고 “중앙이든 지방이든 좋은 정책은 승계하고 마무리해야지 파기하면 기회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지방시대 위원회’, 우려와 기대 동시에이날 좌담회에서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윤 대통령은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위한 새로운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를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방시대위원회는 기존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의 조직을 하나로 합쳐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이끌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된다. 우 위원장은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하면 위원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우 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은 결국 인간 존엄성, 차별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강력한 정책이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두 위원회가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 설립된 만큼 통합된다 해도 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권한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역할이 다른 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통합하는 데 큰 우려가 있다”며 “만약 통합된다면 지방시대위원회가 자문기관에 그치지 않고, 위원장에게 집행력 있는 부총리급 권한을 줘서 다른 부처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결국 정부 부처의 혁신과 구조조정이 문제가 되는데 이 정부에서는 아직은 주춤한 것 같다”고 했다.○ 기회발전·교육자유특구 지정도 관심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역에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를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는 두 가지 특구 지정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 문제를 해결해 지방으로 인구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은 양도소득세,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지방 이전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지방세뿐 아니라 국세 감면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지방정부가 규제 특례를 요청할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승인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자유특구를 통해서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특화대학 운영과 교육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져 지역 대학을 기업, 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운영할 길이 열린다. 최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대학 관련 예산을 지자체에 넘겨 지방 대학을 지역 산업 발전의 허브로 삼겠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교육부 권한을 과감히 지자체에 넘기겠다는 의견에 상당히 공감한다”며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자체에 주도권을 줄 필요가 있다. 거점 국립대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역 산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에 과학기술원 설립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공공기관과 대학을 매칭해 특화 교육을 하고, 지자체가 이를 지원하고, 중앙정부는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 지방이 살아날 토양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이 강한 지역에 관련 국가연구소를 보내고, 농업 관련 연구소는 전북에 보내는 등 독일처럼 국가연구소와 지역 대학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 충원 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비수도권 대학의 충원 미달률은 수도권보다 2배 높다”며 “우리나라가 연간 해외에 4조 원 정도를 원조하는데, 이 가운데 10% 정도를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지방대에 유학을 올 수 있도록 배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 “공공기관 이전 마무리돼야”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이번 정부 내에서 가급적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우 위원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신도시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원도심과 격차가 벌어져 공동화 현상 등 부작용이 생겼다”며 “2차는 신도시가 아닌 기존의 도심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문제다. 내년부터는 수도권에 청사가 아닌 사무실 임대 형태로 운영하는 기관들 먼저 지방으로 속속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역별, 기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번 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붙이려면 교통정리가 시급하다. 김 의원은 “한국산업은행법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지방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대한민국에 둔다’로 바꿔 개정안을 냈다”며 “그런데 부산 지역구 의원은 ‘부산에 둔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고,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서울에서 본점이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지자체 간 과도한 유치 경쟁,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단순히 지역끼리 ‘나눠 먹기 식’이 아닌 지역 산업구조와 생태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역별 산업구조를 면밀히 조사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을 이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이 살아나려면 지자체에 권한 실어줘야”지방이 살아나려면 중앙집권적 체제를 지양하고, 지자체에 권한과 힘을 실어주는 자치분권으로 가야 한다는 데도 한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지역균형발전의 주체는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중앙정부가 각종 권한을 갖고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지역 스스로 지역 발전을 설계하고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지역 자립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부처가 결정하고 지방에는 통보하거나 교부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이같이 고질적으로 지적돼 왔던 중앙집권적인 지역균형개발 정책 대신 지자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우 위원장은 “이번 여름에 수해를 겪으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이 굳어졌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일부라도 가시화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광역지자체장이 미국의 주지사들같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자치경찰제처럼 시도지사들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늘리는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진행=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정리=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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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의회, 시교육청 필수 예산 등 5688억 대거 삭감

    서울시 교육청의 진학 위주 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주요 교육 예산이 2023년도 서울시 의회 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서울시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7일 서울시 교육청이 처음 제출한 예산안에서 5688억 원이 삭감 된 12조 3227억 원의 2023년도 서울시 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했다. 시 의회가 전액 삭감한 예산에는 서울미래교육체제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구축을 위한 탐색학교 운영’ 예산 26억 원과 ‘공영형 유치원 운영지원(더불어 키움)’ 20억 원 등 사교육 절감 및 교육 복지에 도움이 되는 항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려는 KB구축 사업은 경쟁과 줄세우기 교육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교육의 기본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B는 체덕지(體德智)교육에 바탕을 두고 공감 소통 배려 독서 글쓰기 등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KB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 배양을 목표로 하는데, 윤석렬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자치특구의 도입 취지와도 부합하는 교육 방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키움 예산의 전액 삭감으로 인해 내년 1월부터 교직원 인건비 지급과 유치원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과 근무하는 직원들의 민원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윤석렬 정부의 중점 교육 정책인 디지털 교육 기반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디지털 기반 학생맞춤형 교수학습지원(디벗)’, ‘전자칠판 설치 확대’ 예산은 디지털 교육에 필수라는 인식 때문에 교육부가 미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각 교육청에 관련 인프라 확충 요청을 한 것이다. 또 석면 안전 예산, 미세 먼지 예방 예산, 자살 예방 교육 예산도 전액 삭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서울시 의회는 서울시 교육청에 예산 삭감으로 교육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추경안 편성을 요구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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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교육 차원 국가진로지도 안전망 구축 필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8일 세계 진로의 달(Global Careers Month, 이하 GCM)을 맞아 ‘코로나 19 이후 아시아 국가의 진로교육 및 직업훈련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개최했다. GCM은 아시아 청년들에게 변화하는 노동 조직, 디지털화, 녹색 경제, 코로나 팬데믹 등이 가져온 노동 시장의 변화 속에서 진로와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 됐다. GCM은 유럽직업훈련개발센터, 유럽위원회, 유럽직업훈련재단,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네스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 구성된 진로지도 워킹 그룹이 전 세계 6개 지역 별로 개최하는 진로교육 행사로 지난 8일에 개막해 다음 달 12일 폐막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 인도, 파키스탄이 참여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진로교육의 현황과 대응 전략 및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의 진로교육 상황을 발표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이지연 박사는 “코로나 19 이후의 진로교육은 진로 전담 교사의 역할 재정립과 역량 강화 및 평생교육 차원에서 국가진로지도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진로교육 상황을 발표한 후지타 쓰쿠바대 교수는 “일본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늦어져 대면 중심의 진로교육이 이뤄짐으로써 진로교육 격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티엔 대만 사범대 교수는 학습과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 대학생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소개하면서 정신 건강 사업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쿠마르 교수와 아바스 부대표는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 발표자로 나서 “디지털 전환과 민간의 진로 개발 서비스가 팬데믹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각국의 진로교육은 디지털 전환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국가 간 협력을 도출하는 것이 이번 GCM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특성화 고등학교에서의 진로개발 현황과 과제를 다루는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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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대, 가을 밤 시민과 함께하는 금난새 음악회 공연 개최

    영산대가 지난 26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에 있는 금난새뮤직센터(GMC)에서‘시민과 함께하는 금난새 음악회’를 열었다. 지역사회에서의 대학의 ESG 경영을 실현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악 그룹 ‘리수스 콰르텟(Risus Quartet)’과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나서 하이든의 현악 4중주 D 장조와‘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A장조를 각각 연주했다. 100여 명의 대학 구성원과 시민들이 연주를 감상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시민들과 함께 감상하기 위해 음악회를 열게 됐다”며 “ESG 대학 경영을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꾸준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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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 돌발 재난 대비 훈련 실시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각본 없는 재난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기존 재난 대피 훈련으로는 올여름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내에서 일어난 수해 및 최근 일어난 이태원 참사 같은 돌발적인 초대형 재난에 대처하는 데 부족해서 훈련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부터 열린 훈련은 25일까지 5일간 열린다. 불시 훈련과 학교 밖 재난 대응 중심 훈련에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60개 유치원, 43개 초등학교, 32개 중학교와 관악구 소재 2개 학원, 관악소방서 등 140개 기관 및 시민 체험단 20명이 참가하고 있다. 21일 열린 1일 차 훈련에서는 지역사고수습본부장인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학교를 방문해 연습을 참관했다. 신우초등학교, 신우유치원과 동작관악교육청에서 열린 2일 차 훈련에서는 관악소방서의 유도로 소방 대피 및 압사 대처 훈련을 했다. 3일 차 훈련에서는 사전 예고 없는 화재 대피 훈련을 했고, 4일 차에는 어린이 통학 차량 교통사고 대응과 방과 후 돌봄 교실 재난 대응 훈련이 실시됐다. 훈련 마지막 날에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전 직원과 시민 2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심폐 소생술과 응급 처치 실습을 한다. 오정훈 교육장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매년 의무적으로 재난 대응 훈련을 시행하지만, 최근의 재난은 학교 밖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학생과 교사, 교육청 직원들이 불시 훈련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실제 상황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재난 훈련의 체계화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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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찬용 영산대 이사장, 아너 소사이어티 3000호 가입

    “공교롭게도 3000번째라는 타이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리지만, 제 앞에는 이미 2999명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지난 23일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전국 3000번째 회원이 된 노찬용 영산대 이사장의 말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하였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한국형 고액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2007년 결성됐다. 노 이사장은 영산대, 영산대 미래융합최고위(AFP)과정, 글로벌 여성리더포럼, 문화사랑 K프렌즈,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 숙명여대, 동덕여고, 국제존타 한국지부(32지구), 인간개발연구원(HDI) 등에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노 이사장은 “‘쓸 것 안 쓰고 절약해서 기부하는 것이 진짜 기부’라는 기부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은 성심학원이 운영하는 와이즈유 영산대의 건학 이념과도 맞닿아 있다. 노 이사장은 “고 박용숙 초대 이사장님이 강조한 자리이타(自利利他·자신을 위해 수행하고 남을 위해 행동한다는 뜻의 불교용어)가 대학 설립과 함께 원융무애(圓融無礙·막힘과 분별과 대립이 없으며 일체의 거리낌이 없이 두루 통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교의 이상적 경지)와 홍익인간이라는 건학 이념으로 발전했다”며 “기부하는 삶, 주변과 함께 하는 삶이 곧 건학 이념의 실천적 노력인 셈”이라고 말했다.노 이사장은 훌륭한 교육도 나눔의 일환이라고 믿는다. 노 이사장은 투명성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성심학원을 운영하고 수익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재정 확충 등으로 영산대를 지역의 명문 사학으로 발전시켰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국내 175개 사립대학으로 구성된 (사)한국대학법인협의회 제10대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제7회 HDI인간경영대상(인간교육부문), 세계부부의날 올해의 부부대상, 국제존타 설립100주년 기념봉사상, 사학육성공로 봉황장 등도 수상했다. 노 이사장은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 꾸준히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여성 리더 육성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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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업유지율 1위 건양사이버대 신-편입생 모집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건양사이버대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2012년 개교한 건양사이버대는 “가르쳤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 함께 이루어가는 일류대학’이라는 비전에 충실한 교육을 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국고 사업에 선정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최첨단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 제한 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입학생 전원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한다. 국가장학금 중복 수혜가 가능해 소득 구간 8구간 이하일 경우 등록금 전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2022년 대학 정보공시 기준 중도탈락률 7.2%로 4년제 사이버대 중 가장 낮다. 이는 건양사이버대의 체계적인 학생 관리가 학생들에게 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중도탈락률이 낮은 이유는 △멘토링 프로그램 △1:1 학생지도 △상담콜센터 △원격지원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학생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또한, 신·편입생 대상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한 신·편입생 감동 프로그램’과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도 중독탈락률 저하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양사이버대는 졸업 시 자격증 1개 이상 취득,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복수전공 제도, 졸업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는 조기 졸업 제도가 있다. 학생들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열린 ‘2022 대전광역시장배 미용예술경영대회’에서 글로벌뷰티학과는 출전자 전원 입상했다. 올 7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2년 제2회 오티즘 엑스포’에는 행동재활치료학과가 참가해 행동 상담소 운영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양사이버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 ‘소상공인 디지털전환 지원센터’가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 대상 온라인 교육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다음 달 1일부터 2023학년도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학과는 △복지학부(사회복지학과, 노인복지학과, 보건의료복지학과, 아동복지학과, 법무행정복지학과) △휴먼학부(다문화한국어학과, 상담심리학과, 행동재활치료학과, 행동재활치료학과, 심리운동치료학과) △실용학부(글로벌뷰티학과, 재난안전소방학과, IT비즈니스학과, 반려동물관리학과, 이러닝콘텐츠교육학과) 등 14개 학과다. 2023학년도에 신설되는 법무행정복지학과, 심리운동치료학과, 반려동물관리학과, 이러닝콘텐츠교육학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원 자격은 고졸 학력 이상이면 수능점수, 학생부 종합 점수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편입학도 가능하다. 전문대학 졸업자 및 4년제 대학 35학점 이상 이수 시 2학년 편입생으로, 4년제 대학에서 2년 또는 4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70학점 이상 이수 시 3학년 편입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지원방법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건양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에 접속해 지원할 수 있다. 전형은 △원서 작성 △전형료 납부 △인·적성 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대표전화로 문의하면 된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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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대학원 유치 가장 큰 보람… 세계적 연구그룹 만드는 게 목표”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이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이 총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UNIST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IST는 지난 10년간 풍부한 재정지원, 열정적인 교수진, 뛰어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2027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 뛰고 있는 이 총장을 10일 UNIST 총장실에 만나 대학발전 전략을 들어봤다.―취임 3주년을 맞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취임하면서 ‘해야 할 일을 잘하는 대학’을 강조했습니다. 구성원들의 협력 덕분에 인공지능(AI)대학원, 반도체소재부품 대학원, 탄소중립 대학원, 의과학 대학원을 만드는 등 계획한 일을 대부분 이뤘습니다. 또 분권형 체제의 대학 운영을 정착시켰습니다. UNIST는 성장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 총장이 말하는 ‘해야 할 일’은 울산과학기술원법에 규정된 국가 첨단과학기술 혁신과 고급과학기술 인재 양성, 지역산업 기술 지식 발전 주도를 뜻한다.―무엇이 힘듭니까. “연구중심대학의 성과는 연구 수준에 달려 있고 연구 수준은 연구장비 성능에 달려 있습니다. 1000억 원가량의 연구장비가 있는 중앙연구센터(UCRF)의 연구장비 교체 주기가 됐는데 예산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50억 원짜리 원자현미경(AFM)을 새로운 버전으로 바꾸는 것과 장비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니저들의 증원 및 처우 개선이 시급합니다. 연구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니저의 중요성을 한국은 잘 모르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는 연구자들과 장비 매니저들의 전문성이 융합해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AI 대학원을 유치한 것입니다.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알파고가 불러온 인공지능 이슈가 과학기술계의 주요 어젠다여서 정부도 AI 대학원 신설을 서둘렀습니다. 정부 과제로 나온 AI 대학원 유치를 위해 젊은 교수 4명과 함께 팀을 짰습니다. AI 대학원 유치 1년 후인 2021년 AI혁신파크를 출범시켜 울산 및 동남권 AI 혁신 및 산업 혁신 허브를 지향할 수 있게 됐습니다. AI 연구 인프라 강화로 인해 AI 인접 분야인 전기전자, 전산 전공 교수들이 힘을 얻었습니다. AI 대학원을 유치하기 전에는 연구 인프라가 없어 AI 전공 교수들이 떠났는데 반전된 것입니다. 또 AI 교육·연구·창업보육을 통해 전통 제조도시 울산이 스마트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 사업에 총장이 직접 뛰는 것은 드문 일인데요. “전공(전기전자)이 AI와 멀지 않고, KAIST에 있을 때 리더가 앞장서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교수들과 사업 유치를 위해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접근했고 역할을 나눴습니다(이 총장은 KAIST 재직 시절 공대학장, 부총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업무에도 밝다.). AI가 지역산업과 관계가 없는데 왜 유치하느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AI가 지역의 중후장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현재 추진 중인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연구센터를 더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에너지 분야가 제일 센데 캠퍼스 내에 연구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캠퍼스와 붙어 있는 임야 14만8500m²(약 4만5000평)를 개발해 ‘UNIST 에너지 실증파크’로 만들면 에너지 파일럿 플랜트 기능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는 학교 앞 선바위 개발지구 사업에 9만9000m²(약 3만 평) 규모의 UNIST 의료복합타운인 ‘울산판 캔들 스퀘어’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UNIST의 강점은 무엇이고 이것을 더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의욕적인 젊은 교수들이 많은 것이 강점이고, 교수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2021년에 교수들에게 수직형 교과목 개발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수직형 교과란 단기간에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는 실무중심 교과목을 말한다.). 교수들이 강의 부담과 연구 과제 등으로 바쁜데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29개의 수직형 교과목을 개발했습니다. 다른 대학에서 교육과정 개발을 실적으로 인정할 만큼 교육과정 개발은 힘듭니다. 교수들에게 더 훌륭한 연구와 교과목 연구에 매진하라고 1년 3개목 강의에서 2과목 강의로 부담을 줄였습니다. 전통적 강의에 매달리는 대신 130여 개의 학생 연구 동아리 지도 등 학생들에게 실전적 능력을 키워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UNIST는 개교 1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최고의 연구중심대학 반열에 올랐습니다. 더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은 수도권과 해외의 연구자들을 울산으로 불러들이는 ‘자석’입니다. 연구자들은 최고 수준의 연구가 이뤄지는 곳에서 연구하고 싶어 합니다. 프로 선수들이 우승을 많이 하는 구단에서 뛰고 싶은 것과 같습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져야 합니다. 교수도 모자라고 학과 규모도 작습니다. 우리가 강한 에너지화공 쪽 교수가 40명에 불과한데 50∼60명은 돼야 합니다. 전체 교수도 340명에 불과한데 100명 정도 늘려야 합니다. 세계 톱클래스인 MIT는 교수 1000명이고, KAIST는 670명 정도 됩니다. 전임 교원 평균 연령이 46세인데 교수는 50세가 되면 노화합니다. 1년에 5∼10명 뽑아서 10년 후 교수 은퇴가 시작될 때 젊은 교수들이 역할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중요합니다. 교수들 호봉이 올라 인건비가 해마다 50억 원씩 증가하고 있지만 총 인건비의 56.3%를 대학이 해결하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큽니다. 다른 과학특성화 대학에 비해 UNIST는 더 많은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님께 UNIST에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지 열심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총장이 김 시장에게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UNIST의 급성장 배경에는 울산시가 10년 동안 지원했던 150억 원의 블록 펀딩(대학 의사대로 쓸 수 있는, 조건이 붙지 않는 돈)을 우수 연구자 유치와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활용한 데 있었다. UNIST는 5월 발간한 ‘UNIST Economic Impact’를 통해 2020년 UNIST가 울산 지역에 창출한 고용 인원은 2372명이고, 1조6815억 원의 경제유발효과를 냈다고 분석한 바 있다. ‘UNIST Economic Impact’는 국내 최초로 연구중심대학의 경제유발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각 대학의 활동성과에 대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UNIST와 울산과의 관계는 ‘대학 성장-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첫 예라는 평가가 많다. ―UNIST가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어떤 도움이 필요합니까. “정부에 5년 안에 UNIST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얘기해도 추가 지원이 없습니다. 800만 인구가 있는 부울경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1∼2개는 있어야 지역발전이 가능합니다. 동남권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도권의 힘을 뺏을 수 있어야 하는데 UNIST가 세계적인 수준이 돼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와 정부와 지자체의 목표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중심대학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대국 반열에 오른 독일의 엘리트 대학 육성 프로그램인 ‘엑설런트 이니셔티브’(10여 개의 대학에 매년 200억 원 규모의 블록 펀딩을 지원하고 7년마다 새롭게 심사)를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학내 구성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십니까. “교수, 교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합니다. 모든 현안을 다 설명합니다.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잘된 것은 잘됐다고 말합니다. 신사업을 유치할 때도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구성원들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직원 50여 명과 대화를 했는데 즐겁게 듣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보고 좋았습니다.” 울산=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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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림초등교 교육과정 연계 세계시민교육 주목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대림초등교의 세계시민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서울시교육청 ‘세계시민 혁신학교’로 선정된 이후 지구촌 사회의 문제 해결과 공존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 주력해 왔다. 이를 위해 학생 자치조직 및 동아리를 통해 공존의 기반을 조성하고, 교육과정과 연계된 세계시민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에는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확산하기 위해 외부 활동도 포함된다. 학생들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설된 ‘세상을 바꾸는 시간들’ ‘유네스코 국제교류’ 등의 교과목에서 세계시민 역량을 기르고 있다. 한철수 교장은 “다양한 세계 음식과 그 지역을 위해 공헌한 분들을 위인으로 선정해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곳에 붙여놓은 것도 세계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해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대림초 학생들은 체육관, 특별교실, 다목적실 등 다양한 곳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공부 말고도 다른 역량을 키우는데 세계시민교육과 어울려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학생회 활성화를 통한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받으며 세계시민교육을 점차 알아가고 있다. 학교는 세계시민교육을 짜임새 있게 실시하기 위해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및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활발하다. 올해 학교는 굿 네이버스의 굿 무브먼트, 서울 글로컬 교육연구원의 찾아가는 문화 다양성, 월드비전의 메타버스 난민촌 긴급구호 원정대, 동작구 공정무역 마을협의회의 공정무역 리더 교육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세계시민교육 실천에는 교사 동아리의 역할이 크다. 10여 명의 교사는 매주 목요일 2시간씩 직무연수를 받으며 교육과정 재구성, 교내·외 수업 나눔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대림초등교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 커 일본 쓰쿠바대, 필리핀 국립사범대 세계시민교육협력센터 등에서 찾아온 것을 비롯해 서울시 각급 학교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들이 세계시민교육을 바탕으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생태적으로 실천하는 ‘지구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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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소통이 중요한 시대엔 인성 중시하는 서당교육 재조명돼야”

    “맞춤형 눈높이 교육이 가능한 서당교육이 학교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재우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사무총장(49)의 말이다. 한 사무총장은 현재의 학교 교육을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맞는 교육”이라고 정의하며 “개인의 소질과 적성, 소통이 중시되는 시대에 전통과 도덕을 바탕으로 인성을 중시하는 서당교육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검은색 두건과 흰색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인터뷰에 응한 한 총장은 온화한 목소리로 세계 흐름과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며 한국의 전통 학교 교육인 서당교육의 장점과 활용방안을 설명했다. 인터뷰는 3일 동아일보사에서 이뤄졌다.-서당의 맞춤형 교육을 설명하신다면…. “김홍도의 서당도에 서당교육의 대강이 있습니다. 그림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동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땋은 어린 학동(學童)부터 갓을 쓴 나이 든 관동(冠童)까지 한 방에 모여 있습니다. 수준별 맞춤 교육이 서당에서 이뤄졌던 것이지요. 또한, 서당에는 훈장님과 학동의 수직적 문화와 학동끼리의 수평적 문화가 있습니다. 그림에는 없지만, 서당에서는 훈장님께 공부를 점검받기 전 윗사람이 먼저 점검했습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돌봐주며 훈장의 자질을 키웠고, 아랫사람은 예습과 복습을 한 것입니다. 서당도에서 훈장 오른쪽에 갓 쓰고 앉아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을 주로 돌봐주던 관동입니다.” 한 사무총장은 한 방에 다양한 또래의 학동이 모여 있는 데서 놀이와 소통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도 서당교육의 장점이라고 했다. 공부와 경쟁만이 판치는 지금의 교실과 달리 서당에는 공부도 하지만 배려와 공감도 있다는 것이다. 서당은 지역공동체 토론의 장이기도 했는데 서당의 토론 문화가 자연스레 확산된 덕분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한 사무총장은 학교 교육 대신 서당교육만 받았다. 8세부터 23세 때까지 남원서당, 구례 초동서사, 광주 덕산정사에서 성리학을 중심으로 수학했다. 민족종교협의회장을 지냈던 부친인 해평 한양원 선생이 한 사무총장이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학교와 서당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한 말에 주저 없이 서당에 가겠다고 했던 것은 “서당에서 또래와 형들과 함께 어울렸던 분위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양원 선생은 훗날 “미래는 도덕에 바탕을 둔 정신문화가 꽃피우고, 서당교육은 여기에 필요한 자질을 길러주기에 네가 가기를 원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고. 한 사무총장의 스무 살 아들도 머리를 땋고 서당교육만 받고 있다고 한다. -서당교육을 재평가하려면 한국 전통문화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일반의 인식을 넘어야 하는데요. “전통문화는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보편타당한 예절이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장유유서를 예로 들면 어른이기에 높여주는 것보다는 상호 존중이 예절의 기본입니다. 나이, 생각, 성별이 달라도 화합하기 위해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예절이 지금 시대에 더욱 필요합니다.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 좌식 생활은 점차 사라지는데 어른 앞에서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걸 지켜야 할 장유유서로 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침저녁으로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하는 것보다 SNS로 인사드리고 가끔은 기프티콘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더 효의 정신에 맞습니다. 우리가 전통문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필요한 것은 취하고, 불필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시켜 활용할 수 있도록 탐구하는 자세입니다.”-서당교육에서는 한국 전통문화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습니까?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인문학에 있습니다. 서당교육의 지향점도 같습니다. 서당의 인문학 교육은 기술을 개발하는 이들에게는 창의력과 기본 가치의 중요성을,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기술에 매몰되지 않도록 도움을 줍니다. 서당 인문학은 인성교육과 예절문화가 바탕인데,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로 보기 때문이지요.”-좋은 전통을 가진 전통 서당이 명맥을 잇기 힘들 정도로 위축됐습니다. “지금 전국에는 44개의 전통 서당만이 있고 훈장은 32명에 불과합니다. 서당이 이렇게 쪼그라든 것은 현대 교육의 확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제의 서당 박해와 서당교육의 강점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일제가 서당을 박해한 것은 서당이 독립운동의 지역거점이었고, 3·1 만세운동의 구심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김구 선생, 안중근 열사, 윤봉길 열사 등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분들 중에는 서당에서 수학하신 분이 많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영명학당에서 수학 후 이화여전에 들어갔습니다. 조선총독부는 서당이 민족의 중심이 되는 걸 방해하기 위해 상세한 조사를 통해 1918년 서당규칙을 만들고 서당 증설을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탄압했습니다. 서당 수는 탄압 전 1910년대 1만6540개였지만 탄압 후인 1920년대는 2만5942개로 급증했다가 본격적인 탄압이 이어진 1930년대는 1만36개로 급감했습니다.” 한 사무총장은 학생 감소, 도덕적 인재 양성 무관심으로 1600년 이상 전통을 가진 서당문화가 단절 위기에 처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는 찾아가는 예절 서당, 서당 스테이, 사이버 예절 서당 등 전통 서당의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전북 남원에서 열린 ‘서당문화한마당’ 축제가 20회나 맞이한 것도 서당문화의 가치들을 알리려는 진흥회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서당교육이 학교 교육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한국 교육문화 전통이 전통 서당을 통해 이어지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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