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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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5~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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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3%
  • 바리톤 박흥우-바이올린 이상희 등 IPAC 아트홀 이달 다양한 공연

    소규모 클래식 음악 연주회 전문 공연장인 서울 서초구 IPAC 아트홀에서 12월을 맞아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일본 플루티스트 리코 사카모토와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지수의 합동 공연 ‘플루트와 기타와 떠나는 비엔나, 남미 여행’이 8일 열린다. 두 연주자는 작곡가 페르디난트 레바이의 ‘플루트와 기타를 위한 소나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등을 연주한다. 제23회 동아음악콩쿠르 남자 성악 부문 1등 수상자로,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박흥우의 ‘The Very Best of Schumann’ 공연이 15일과 21일에 열린다. ‘시인의 사랑’ 등 슈만의 대표 연가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17일에는 김희진 상명대 피아노과 교수가 진행하는 ‘Music in Love’ 무대에 바이올리니스트 이상희가 출연해 파가니니 칸타빌레, 헨델의 파사칼리아 등을 연주한다. 박찬주 IPAC홀 대표는 “공연 외에도 음악 애호가와 아티스트 간 교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왔다”며 “내년에는 아널드 쇤베르크 탄생 150주년 행사 등 여러 공연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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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 80대 멘티들 “전래동화 읽고 공예품 만들며 인생 나눠요”

    “저는 원래 뭐든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인생나눔교실’에 참여하면서 부담 없이 지도해주시는 멘토 선생님 덕분에 수업 때마다 자신감을 얻었어요.” 지난달 30일 인생나눔교실 마지막 수업이 열린 서울 마포구 마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원성주 씨(66)의 말이다. 원 씨는 올 3월부터 8개월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프로그램 중 ‘옛 이야기 속에서 지혜와 행복 찾기’ 수업에 참여했다. 이 수업은 김태희 강사(54)를 멘토로 10여 명의 노년층 여성이 다양한 전래동화 등을 읽은 뒤 작품 속 이야기와 관련된 공예품 등을 만드는 수업이다. 수업에선 가족과 잘 소통하는 법 등 삶의 지혜를 담은 책들을 읽은 뒤 클레이(점토), 펠트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부채, 자개 손거울, 양말목 가방, 이름표 등을 완성했다. 주로 70, 80대인 멘티들은 한참 어린 멘토 강사에게 “우리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아이처럼 따랐다. 멘티 안용순 씨(82)는 “손이 느린 노인들의 속도에 맞춰 잘 이끌어주는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다”며 “8개월간 수업을 들으며 동료 멘티들과도 다양한 주제로 서로의 인생 이야기 등을 나누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멘티 박영자 씨(83) 역시 “다같이 모여 책을 읽고 만들기도 하니 굳어 있던 두뇌 회전이 잘되는 느낌이다. 과거에 알던 전래동화 역시 새롭게 와 닿아 좋았다”며 “노인이 되면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 인생의 지혜를 나눴다”며 활짝 웃었다. 이현숙 씨(81)는 “옛 이야기를 읽는 과정에서 현실의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내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수업’을 매개로 만난 멘토와 멘티지만 이들은 친구같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복주머니를 만들어 멘티들에게 선물한 김 강사는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덕담을 건넸다. 남편이 병환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멘티에겐 “아버님은 꼭 나으실 거다. 어머니도 힘내셔야 한다”고 응원하거나, 독한 감기로 지난번 수업에 빠졌던 멘티에겐 “건강 잘 챙기셔야 한다. 식사도 잘하셔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문예위에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사업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멘토가 멘티 그룹을 찾아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강원권, 호남권 등 전국 5개 권역에 주관기관을 선정해 권역별로 9년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관별로 15∼20회 인문 멘토링을 진행한다. 문예위 관계자는 4일 “올해는 179명의 멘토가 선정돼 209개 기관에서 6000회 이상 인생나눔교실이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청년·취약 계층의 인문 향유 기회 확대를 목표로 세대간 갈등 해소와 개인 삶의 긍정적 변화 등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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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걱정도 나누니까 크기가 작아져요

    어느 날 사슴에게 푸른 생명체로 보이는 ‘문제’라는 존재가 생겼다. 문제는 사슴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온다. 사슴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성가시게 군다. 문제는 다른 친구들에게 달라붙기도 한다. 서로 가까이 앉으면 내게 달라붙은 문제가 옆자리 친구를 귀찮게 하는 문제가 될 수 있어서일까. 다른 친구들은 점점 사슴을 멀리한다. 문제를 대하는 반응은 다양했다. 어떤 친구들은 문제가 옆에 있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반면 몹시 화를 내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문제의 무게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사슴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친구들은 사슴을 돕겠다며 머리를 맞댄다. 신기하게도, 서로 생각을 나눌수록 문제란 존재는 점점 작아진다.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를 캐릭터로 시각화해 시선을 붙든다. 문제를 마주하거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주변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삽화도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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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K팝 후배 가수에게 전한 원로가수 이미자의 조언

    올 1∼10월 K팝 음반 수출액이 3000억 원을 넘기며 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음반 수출액은 2억4381만4000달러(약 3183억 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수년 전부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상위권을 휩쓴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K팝 스타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 왔다. 올해 역시 BTS의 지민과 정국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뉴진스 등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을 밟는 등 K팝 스타들이 세계에서 저변을 넓혔다. K팝 가수들의 활약상을 볼 때 음반 수출액 최고액 기록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올해로 데뷔 64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 씨(82)를 이달 초 인터뷰했다. 대중문화인 최초로 지난달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그는 한국 가요계에 많은 역사를 써내려간 인물이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뒤 64년간 560여 장의 음반, 25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한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음반과 곡을 발매한 가수로 1990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02년엔 남한 가수 최초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데뷔 30주년이었던 1989년에는 대중가수에겐 공연을 허락하지 않았던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초로 콘서트도 열었다. 오늘날 K팝 스타들을 낳은 가요계의 토양을 다진 대표적 인물인 셈이다. 그는 60년 넘게 가수로서 롱런 할 수 있었던 비결, 전통가요에 대한 신념 등을 인터뷰 내내 특유의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K팝 후배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의 목소리 톤이 단호하게 바뀌었다. 그는 작정한 듯 “요즘 가수들은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가끔은 자막을 보지 않으면 우리말인데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 “슬픈 가사인데 웃으며 노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K팝을 향한 쓴소리보다 칭찬이 넘쳐나는 현실 앞에 원로 선배의 입에서 나온 지적은 신선했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요즘 노래처럼 말하듯이, 발음을 뭉개고, 포인트 단어만 힘줘서 노래를 부르라.” 최근 JYP 엔터테인먼트 수장인 가수 박진영이 KBS 예능 프로그램 ‘골든걸스’에서 걸그룹 프로젝트 데뷔를 준비 중인 가수 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인순이는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저희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목젖이 보일 정도로 불러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발음을 뭉개라’ ‘입을 작게 벌려라’라고 하더라”며 격세지감을 토로했다. 어쩌다 한국인조차 못 알아들을 정도의 부정확한 가사 전달력이 K팝의 특징이자 멋이 돼 버렸을까. 세계를 겨냥한 K팝 중에서는 가사가 영어로만 돼 있거나 국적 불명의 모호한 단어를 남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글로벌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흐르는 멜로디에 얹혀진 가사로 대중의 삶을 위로하던 옛 대중가요가 가진 원초적 힘이 새삼 그립다. 화려한 성과 앞에 가려진 근본을 강조한 원로가수 이미자의 지적에 공감이 간 이유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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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제가 누군지 궁금하세요?… 제 마음을 보여드릴게요!

    “넌 어떤 아이니?” 아이는 이 질문에 자기 자신을 정의하기보단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감정을 말한다. “나는 엄마의 자장가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나는 엄마한테 야단맞으면 마음이 쪼그라들어”,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뭐든지 상상할 수 있으니까”라고 답한다. 아빠랑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학교에 처음 간 날 먼저 인사하기가 쑥스러워지는 아이. 비가 종일 내리면 밖에서 놀 수 없어서 답답한 아이는 누구나 겪는 소소한 일상, 날씨와 계절의 변화, 잊지 못할 특별한 날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 독자 역시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이면 ‘주인공은 이런 성격의 아이’라는 답이 점점 명확하게 다가온다. 아이의 설명을 좇으며 아이를 파악하는 과정은 독자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밝은 색감을 활용한 반듯한 느낌의 삽화에선 생동감이 느껴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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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오지랖 좀 부리면 어때요!… 내어주고 베푸는 마음인걸

    기찬이 엄마의 별명은 ‘오지랖’이다. 엄마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보면 절대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 엄마는 학교 앞에서 기찬이를 기다리다가 우산 없이 뛰어가는 기찬이 친구를 불러 세운다. “이거 쓰고 가렴. 우산 주인에 당첨!” 엄마는 자주 딴 길로 샌다. 배고픈 아이가 분식집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보곤 “기분이 안 좋을 땐 속이라도 든든히 채워야 한다”며 처음 본 아이에게 떡볶이를 사주거나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를 보면 기어코 돕는다. 어느 날, 기찬이는 짐을 잔뜩 실은 트럭에 부딪힐 뻔한다. 다행히 사고는 피했지만, 주변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기찬이에게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기찬이는 그제야 엄마와 사람들의 ‘오지랖’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볼수록 정감 있다. 누군가를 위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삶의 온기가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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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소득공제·1조원 전략펀드…유인촌 문체부 장관 ‘영상산업 전략’ 발표

    정부가 국내 영상콘텐츠 산업 규모를 40조원 수준으로 키우고,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넣는 방안도 검토한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산업 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유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발표한 정책이다.유 장관은 “우리 영상 산업이 굉장히 큰 힘이 있고 조금만 더 뒷받침 받으면 훨씬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여러 어려움 때문에 힘이 빠진 것이 아닌가 싶다”며 “나름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애 따라 문체부는 내년 6000억 원 규모, 2024~2028년 총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펀드’를 새로 조성해 킬러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에 투자한다.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은 중소기업 기준 최대 30%까지 대폭 상향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콘텐츠 기획에 대한 비용에 대해서도 세액 공제 확대를 검토 중이다. OTT 시청이 보 편화된 만큼 구독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넣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아울러 문체부는 에미상과 아카데미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이른바 ‘킬러 콘텐츠’를 향후 5년 동안 다섯 편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영상산업 활력 제고, IP협상력 제고를 위한 지원, 영상창작자 권리 강화 등 세 부문으로 나눠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문체부는 영상 창작자의 권리 강화 방안도 내놨다. 먼저 영상 창작자가 합리적인 보상을 받도록 제작사, 플랫폼 등과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상 방안을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콘텐츠 불법 유통 웹사이트 수사를 위해 외국 수사기관과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형사 처벌 강화한다. 유 장관은 “영상 콘텐츠 산업의 체계 변화에 대응하려 이번 정책을 준비했다”며 “우리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핵심 축이 영상 콘텐츠인 만큼 준비한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해 성과를 거두겠다. 앞으로도 업계와 적극 소통해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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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촌, 이부진과 관광전략 논의… “내년 2000만명 유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장(호텔신라 사장)이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관광, 뷰티, 패션, K팝 관계자들을 만나 관광 전략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이날 열린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계기 관광 전략 간담회’에서 “외국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음식과 쇼핑, 음악, 뷰티, 패션 등으로 나타났다”며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소홀했던 분야로, 이를 위한 이벤트나 제품 개발 등 여러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내년 외래 관광객 유치 목표를 2000만 명으로 제시했다. 그는 “개인 여행을 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다”며 “관광도 맞춤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협업해 좀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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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3월부터 게임속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 의무화

    내년 3월부터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가 의무화된다. 게임 화면뿐 아니라 홈페이지와 광고물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13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내년 3월 22일 시행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구입 후 열어보기 전까지 내용물을 알 수 없다. 원하는 게임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구매하기 쉬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유형을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으로 나누고, 각 유형에 따른 의무 표시 사항을 정했다. 특히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컴플리트 가챠’(특정 아이템 조합을 완성하면 보상을 얻는 방식)를 합성형으로 분류해 이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했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물은 의무 표시 대상이다. 다만 아케이드 게임, 교육·종교 등 공익적 홍보를 위한 게임과 3년간 연평균 매출액 1억 원 이하 중소기업이 제작·배급·제공하는 게임물은 제외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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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 위주 규칙적 생활로 라이브 가능… 후배들 가사전달력 높여야”[파워인터뷰]

    《“헤∼일 수 없이/수많은 밤을/내 가슴 도려내는/아픔에 겨워…”(‘동백아가씨’ 중)‘열아홉 순정’ ‘동백아가씨’ ‘섬마을선생님’ ‘기러기 아빠’…. 애절함을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로 대중의 삶과 시대의 애환을 달래준 가수 이미자 씨(82). 올해 데뷔 64주년을 맞은 그가 대중음악인 최초로 지난달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금관문화훈장은 정부의 문화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다. 자그마한 체구를 지닌 그는 ‘작은 거인’이다. 대중가수에겐 허가되지 않던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1989년 당시 고건 서울시장과 직접 면담해 성사시켰고, 2002년 남한 가수 최초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1965년부터 5년간 베트남전쟁 파병 국군을 위한 위문공연에 참여했다. 여든을 넘어서도 풍부한 성량과 변함없는 목소리로 관객과 호흡하는 그를 9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만났다. 특유의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에 온화한 미소를 짓는 그는 소녀 같았다. 》―대중가수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소감이 어떤가요. “2009년 가수로선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금관문화훈장까지 받았습니다. 더없는 영광이고 행운이죠. 60년 넘게 저를 좋아해주신 팬들이 안 계셨다면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애쓴다고 다 사랑받을 순 없잖아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가수로 오랜 길을 걸어왔습니다. “제가 데뷔해 ‘동백아가씨’로 사랑받았을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베트남전쟁으로 파병을 가거나, 돈을 벌기 위해 독일 중동 등 외국도 마다하지 않고 나가셨죠.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다고 믿어요. 힘겨운 삶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제 노래로 달랬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죠.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자란 젊은 세대도 자연스럽게 저를 알아봐 주셔서 고마워요.” ―지금도 라이브 공연을 하십니다.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특별한 관리는 안 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쯤 자요. 음식은 나물 등 채소 위주로 먹어요. 튀긴 거나 단 건 안 좋아해요. 커피는 하루 딱 한 잔만 마시고요. 군것질은 안 합니다. 따로 운동하지 않는데 60년 넘게 몸무게 48∼50kg을 유지하며 목 컨디션도 지킬 수 있는 건 이렇게 지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 셋(딸 둘, 아들 하나)을 키운 것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만들었고요.” ―바쁜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집안 대소사를 직접 챙기셨습니다. “경남 창녕 광산 김씨 종가의 맏며느리예요. 우리 시대엔 내가 바쁘더라도 맏며느리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도리를 해야 한다 여겼고, 가슴에 늘 참을 인(忍)자를 새기며 살았어요. 음식은 다 제 손으로 했고요. 저도 힘들었지만, 남편 역시 ‘이미자의 남편’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했어요. 그게 지금도 미안해요.”(그의 남편은 KBS 제작지원국장을 지낸 김창수 씨다.) ―1965년 베트남전쟁 파병 국군을 위한 위문공연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당시 사고로 이마와 왼쪽 볼에 흉터가 생겼지만 성형수술을 안 하셨습니다. “제가 주변머리가 없어 수술은 생각도 안 했어요. 사진 찍을 때 흉터가 있는 왼쪽은 잘 안 보이게 하려 해요. 성형을 하면 자연스럽지 않아요. 피부 시술도 마찬가지고요. 있는 그대로, 나이 드는 모습 그대로를 지키자는 게 제 주관이에요.” ―베트남전쟁 당시 위문공연 무대에 다섯 번이나 섰습니다. 2002년엔 남한 가수 사상 첫 평양 단독 공연을 하는 등 기록이 참 많습니다. “남북한 가수 통틀어 북한과 남한 방송에서 동시에 단독으로 콘서트를 중계한 건 처음이었어요. 기념비적이었죠. 공연 전날 긴장해서 잠을 거의 못 잔 기억이 나요. 베트남전쟁 파병 위문공연 출연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셨어요. 청와대 비서관이 공연단 단장이었고, 김포에서 출발해 홍콩을 들러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에 들어갔죠. 이후 5년간 매년 월남 위문공연 무대에 올랐어요.” ―대중가수에게 벽이 높았던 세종문화회관 공연 성사를 위해 서울시장을 찾아가 담판 지을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1989년은 데뷔 30주년인 해였어요. 제 대표곡 중 하나인 ‘동백아가씨’가 2년 전인 1987년에 해금됐고요. 22년 만이었죠. 30주년 무대에서 맘껏 부를 수 있었기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시 세종문화회관에 대관 신청을 했는데 ‘이미자 공연을 하면 명예의 전당이 고무신짝들의 판으로 전락한다’며 거절했다더라고요. 그게 너무 가슴에 맺혔어요.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지인의 주선으로 고건 시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어요. 결국 그해 10월 16∼18일 공연 허락을 받아냈죠.” ―당시 여야 4당 총재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제가 당시 여야 4당 총재들을 당사로 찾아가 초대했어요. 민정당에선 박준규 대표가 오셨고,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총재 내외분도 모두 오셨죠. 당시 김대중 총재께선 공연 날짜인 1989년 10월 16일을 적어 휘호를 써주셨어요. 공연 끝난 뒤 액자에 넣어 집으로 보내주시기까지 했죠.” ―또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요. “2013년 근로자 파독 50주년을 맞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을 했어요. 당시 파독 광부였던 분들이 제게 ‘갱도 안에 작은 카세트 하나 들고 내려가 벽에 붙여놓고 ‘동백아가씨’를 들으며 곡괭이질을 했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너무 뭉클했죠. 폐광이 된 갱도에 직접 들어가서 현장도 봤습니다. 제 노래가 그분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말에 제가 더 감사했어요.” ―콘서트에서 앙코르 곡까지 27곡가량을 모두 라이브로 부르십니다. 힘들진 않나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진 힘들어 죽겠는데도, 희한하게 무대에 ‘신’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 관객들은 대부분 70, 80대이고 젊은 분들이 50, 60대세요. 그분들이 제 무대를 보겠다고 먼 길을 고생해서 오시는데 이분들 반응이 거의 아이돌 팬덤 수준이에요. 열기가 어마어마해요. 그분들의 기를 받아서 그런지 힘이 나요. 무대에 설 때마다 신이 제게 ‘너는 태어나서 평생 가수로 살 팔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내년이 데뷔 65주년입니다. 기념 공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없어요. 저는 악단 밴드 라이브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사람이에요. 완전 아날로그죠. 그래야 순수한 음악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악단 연주가 가능한 공연장이어야 해요. 65주년 공연보다 더 하고 싶은 공연이 있긴 해요. 1960년대 브라질, 아르헨티나로 우리 국민 10만여 명이 봉제일을 하러 갔어요. 현지에 남은 분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여는 게 저의 남은 숙제예요.” ―후배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각 시대를 대변하는 것 중 하나가 대중가요라고 생각해요. 시대별 노랫말이나 멜로디가 있죠. 요즘 가수들은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가끔은 자막을 보지 않으면 우리말인데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슬픈 가사인데 웃으며 노래하는 경우도 있고…. 정석으로 노래 부르는 가수들이 전통가요의 맥을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은퇴 시기를 생각한 적이 있는지요. “은퇴 생각은 없어요. 관객이 나를 찾지 않으면 그게 은퇴죠. 저는 단정해 결정 내리는 것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은퇴 시기를 못 박지 않죠. 관객이 저를 찾는 한 무대에 서고 싶어요.”이미자 약력△1941년 서울 출생△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1965년 베트남전 파병 국군 위한 첫 위문공연 △1967년 무궁화훈장 수훈△1973년 베트남 최고 문화훈장 수훈 △1989년 대중 가수 최초 세종문화회관 단독 공연△2002년 남한 가수 최초 평양 단독 공연△2009년 대중 가수 최초 은관문화훈장 수훈△2023년 대중 가수 최초 금관문화훈장 수훈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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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해봐요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너이기 때문이야.” 엄마는 아이를 힘껏 들어올리며 말한다. 아이와 엄마의 얼굴에선 옅은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이는 늘 품에 꼭 안아주는 엄마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니까, 나는 든든해요.” 아빠와 함께 그네를 타며 즐거워하는 사내아이는 자신과 함께 놀아주는 아빠를 사랑한다. 그러면서 “사랑하니깐 세상은 우리의 놀이터가 되잖아요”라고 아빠에게 말한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가족, 동료, 친구, 이웃 등 다양한 관계에서 나누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빠는 슬퍼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사랑하니까 좋은 것도 나쁜 것도 함께 나누는 거야”라고 말해주고, 쌍둥이 자매는 “우리가 함께 나아가기 때문에 너를 사랑해. 사랑하니까, 우리는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거야”라고 고백한다. 따뜻한 색감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에선 포근함이 느껴진다. 이들이 주고받는 사랑의 대화는 포용의 가치를 전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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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마약 논란에 불똥 튄 영화계, 연예인 불법행위 막을 길 없나

    올해 3월 배우 유아인에 이어 지난달 이선균도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에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한국 영화계가 더욱 침체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배우가 출연했다가 마약 사태로 개봉이 연기된 작품 제작비는 무려 940억 원에 달한다. 이선균은 올해 개봉 예정이던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를 비롯해 ‘행복의 나라’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전면 중단됐다. 그나마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촬영 전이라 이선균을 하차시키고 현재 대체 배우를 물색 중이다. 아직 기획단계지만 제작이 유력시됐던 이선균 주연, 김지운 감독의 애플TV플러스 ‘닥터 브레인2’도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이선균에 앞서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유아인은 영화 ‘승부’ ‘하이파이브’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총 650억 원에 달하는 세 작품 모두 6개월 넘게 앞날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일반 회사에서도 누군가의 잘못으로 죄 없는 동료까지 연달아 피해를 입게 되면 억울하고 화가 나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누리꾼이 이선균의 마약류 투약 혐의가 보도된 뒤 “배우 김희원이 최대 피해자다” “음주운전 논란 곽도원에 이어 이선균까지…. 동료 배우 잘못 만난 배우 유재명이 제일 불쌍하다”는 글을 심심찮게 남길까. 김희원은 이선균과 ‘탈출…’을, 유아인과는 ‘하이파이브’를 촬영했지만 두 작품 모두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됐다. 유재명도 1232만 명이 관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 ‘행복의 나라’에 이선균과 함께 출연했지만 역시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음주운전 논란을 빚은 배우 곽도원과 출연한 영화 ‘소방관’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유아인과 이선균이 동료 배우들의 미래까지 발목 잡은 점을 특히 문제로 꼬집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관행상 배우의 개런티는 전작의 흥행 여부,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 스펙트럼 등에 따라 정해진다”며 “주연 배우의 한순간의 실수는 동료 배우들의 몸값에까지 영향을 주는 민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보가 기획기사 ‘마약 악재 덮친 K컬처’(본보 10월 31일자 A2면 참조)에서도 지적했지만, 국내 연예인들의 마약류 투약 사건이 잊을 만하면 다시 터지는 데는 문제를 일으키면 일정 기간 자숙한 뒤 복귀해 별다른 제약 없이 활동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본보 기사가 나간 뒤 한 연예계 관계자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을 했다. “시쳇말로 금융 치료란 말이 있듯 ‘위약금 치료’가 필요하다고 봐요.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을 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위약금을 물리게 하는 거죠. 불법을 저지를 때 ‘설마 걸리겠어?’라는 생각보다 무거운 뒷감당을 먼저 떠올리게 해야 해요.” 실제 일본 유명 가수 겸 배우 피에르 다키가 2019년 코카인 복용 혐의로 체포된 뒤 물어준 위약금은 총 10억∼30억 엔(약 90억∼27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벌어놓은 재산을 몽땅 털어 수백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면 마약류에 쉽게 손댈 수 있을까. ‘위약금 치료’라는 말이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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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친구 잘 사귀는 법… 저도 알고 싶어요!

    아이는 모두가 좋아하는 ‘끼꼬 할아버지’의 인기 비결이 궁금하다. 길고양이와 새, 연못에 사는 오리와 물고기까지도 늘 끼꼬 할아버지만 쫓아다니기 때문이다. 고양이랑 친구가 되고 싶었던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비결을 묻는다. 할아버지는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해”라고 답한다. 아이는 이제야 비결을 알았다며 좋아한다. 그런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넌지시 한마디를 보탠다. “좋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할아버지는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거야”라고 힘줘 말한다. 조용한 걸 좋아하는 고양이에겐 먼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다 상대가 익숙해할 때쯤 간식을 주며 친분을 쌓는 것. 마음의 거리가 좁아졌을 때 실컷 놀아주라는 게 할아버지가 건넨 조언이다. 할아버지의 인기 비결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갖춰야 할 태도를 생각하게 만든다. 온화한 할아버지의 미소를 비롯해 따뜻한 느낌을 잘 살린 삽화도 눈을 즐겁게 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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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펭귄을 만나고 나의 세상은 더 넓어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5개월간 남극에서 생활한 젊은 생물학자가 생태 관찰기를 풀어낸 에세이다. 저자는 남극 대륙 리빙스턴섬 시레프곶에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을 회고하며 “내가 가는 이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 미국, 스페인,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를 옮겨 다니며 산 저자는 어디서든 ‘외국인’으로 여겨졌다. 눈 덮인 남극 대륙에서 턱끈펭귄, 전투펭귄, 남극물개와 첫 대면을 했을 때도 그는 익숙한 ‘낯섦’의 거리감을 마주했다. 하지만 저자는 얼마 안 돼 탐험과 연구 대상이던 남극이 더 이상 펭귄이나 물개의 터가 아닌 자신이 사는 ‘세상’ 그 자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관찰 대상에 불과했던 펭귄과 교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펭귄 중 두 마리가 시레프곶에서 80km쯤 떨어진 킹조지섬을 빙 돌아서 이동 중이며, 또 다른 두 마리는 대서양으로 곧장 나아가 150km 넘게 이동한 사실을 파악하곤 “아이를 처음 대학에 보낸 부모들과 비슷한 심정”이었다고 고백한다. 또 펭귄의 식생활 표본을 얻기 위해 펭귄 식도에 호스를 밀어 넣어 모든 걸 게워 내게 만든 뒤 정든 펭귄을 학대했단 생각에 괴로워한다. 세밀한 관찰기를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남극 풍경과 수많은 펭귄 떼의 모습이 펼쳐지는 듯하다.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저자의 삶을 통해 인간이 저지른 환경 파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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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까만 깃털도 느린 동작도…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한 여자아이가 벤치에 앉아 투덜댄다. “마음에 드는 옷인데 찢어져 버렸네.” 그러다 맞은편 잔디밭에 앉은 까마귀를 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까마귀는 따분해 보여. 모두 똑같이 까만색이라.” 까마귀는 여자아이를 비웃으며 말한다. “그게 뭐 어때서.” 깜깜한 밤엔 모두가 새까맣게 보일 뿐이고, 어둠 속 사방에 울려 퍼지는 자신의 노랫소리가 아름답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거북이라면 따분할지도 모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거북이 역시 “그게 뭐 어때서”라고 되묻는다. 자신은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느린 것이 상관없다고 한다. 되레 느긋한 기분이 주는 좋은 감정에 대해 자랑한다. 그러면서 거북이는 “해가 들지 않는 땅속에 사는 두더지가 가엽다”고 말한다. 동물들은 릴레이 식으로 누군가를 불쌍하고 가엽다 말하지만, 지목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이를 부정하며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인정한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당찬 동물들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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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자 좌석번호에 휠체어 전용석… 공연마다 자막-음성해설 지원까지

    “장애 예술인들의 꿈과 염원이었던 전용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장애인들은 극장을 찾기 전 극장 편의시설 여부부터 검색한다. 늦게나마 불편함이 없어진 문화 예술 공간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기쁘다.”(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24일 개관한다.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빌딩 아트홀 1∼3층을 장애예술인 전용 공연장으로 전면 개·보수한 모두예술극장은 가변형 공연장이다. 250석 규모의 극장은 객석 구조 및 무대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좌석별로 점자 좌석번호가 마련돼 있다. 무대와 일반 객석 사이에는 휠체어 전용석도 있다. 공연별 자막, 음성 해설 지원도 가능하다. 공연장과 연습실 등 주요 시설의 각 층 바닥은 높낮이 차이를 없앴다. 가파르지 않은 경사로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수월하게 이동하도록 했다. 공연장 내 설치된 핸드레일 길이는 300m에 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인의 창작 활동과 편안한 관람을 위해 80억 원을 들여 모두예술극장을 지었다. 오세형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공연장추진단 TF 단장은 “무장애 시설을 목표로 한 극장 내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고, 접근성 매니저 직원이 상주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 사전 예약을 하면 인근 충정로역 등 도착 지점으로 나가 안내한다”고 말했다. 분장실과 연습실, 라운지에는 장애인 화장실, 샤워 시설, 탈의실이 마련돼 있다. 1층 분장실에서 2층 무대로 연결되는 별도 엘리베이터가 있어 장애인 배우들이 이동하는 데 제약이 없다. 개관을 닷새 앞둔 19일, 모두예술극장에선 2022년 국제 입센상을 수상한 호주 지적장애인 예술극단 백투더시어터의 연극 ‘사냥꾼의 먹이가 된 그림자’의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사냥꾼…’에는 세라 메인워링, 스콧 프라이스, 사이먼 래허티까지 배우 3명이 출연해 장애인 인권 및 젠더 문제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인간을 압도할 AI 앞에서 모든 인간은 지적장애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다룬다. 무대 전면과 양옆에 설치된 3개의 스크린에서 영어와 한글 자막이 흘러나와 청각장애인도 관람할 수 있다. 개관 전 시범운영 차원에서 19일부터 선보인 이 공연은 22일까지 무료로 공연됐다. 모두예술극장의 개관 프로그램은 내년 3월까지 짜여 있다. 무용, 연극, 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작품 총 9개를 선보인다. 다음 달 15일부터 19일까지 극단 ‘북새통’의 연극 ‘똑,똑,똑’이 공연된다. 발달 장애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제작한 감각 친화 공연이다. 다음 달 24∼26일에는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창작한 다원예술작품인 ‘제자리’가 무대에 오른다. 시각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세계를 주제로 한 다원 예술 ‘어둠 속에, 풍경’도 12월 15, 16일 공연된다. 12월 22∼25일에는 뮤지컬 ‘푸른 나무의 숲’, 내년 3월 1∼3일에는 프랑스 장애 예술인 극단 ‘카탈리즈’의 연극 ‘걸리버, 마지막 여행’이 관객과 만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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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숲속 모험에서 찾은 가장 특별한 수집품

    “수집품을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세요!” 로렌스는 선생님이 내준 과제 때문에 속상하다. 특별한 수집품이 없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 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아빠는 로렌스를 데리고 숲으로 나선다. 갑자기 폭풍우가 내리치고 로렌스는 있는 힘껏 아빠를 따라 달렸지만 길을 잃고 만다. 결국 숲속 빈터에 홀로 남는다. 높게 솟은 나무를 발견한 로렌스는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그러자 나뭇가지가 흔들리더니 작은 단풍잎이 나풀나풀 떨어진다. 얼마 안 돼 아빠와 재회한 로렌스는 울창한 숲에서 떡갈나무, 자작나무 등 다양한 나뭇잎을 주워 모은다. 다음 날, 로렌스는 친구들에게 숲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뭇잎을 선물로 나눠준다. 로렌스는 자신만의 특별한 수집품을 갖게 된 과정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의 길을 찾는 방법에 대해 깨닫게 된다. 따뜻한 색감의 삽화가 가을 숲의 화려한 풍경과 로렌스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삽화는 올해 콜더컷상 대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 더그 살라티가 그렸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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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올해 8월 ‘2023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경사도 50도 이상의 급경사 지대에 설치돼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와 주민의 보행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깔끔하고 독특한 외관 디자인 역시 도시 경관을 잘 살려 호평을 받고 있다. 공공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살린 공공디자인의 저변 확대를 위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이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을 비롯해 전국 165곳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다.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공공디자인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 서울을 벗어나 부산에서 축제를 개최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과제를 해결해 온 공공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일상에서 공공디자인을 경험하고,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2회를 맞은 페스티벌의 개막식과 주제 전시는 부산 수영구 ‘F1963’에서 진행된다. F1963은 1963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제강 와이어 생산 공장으로 사용되다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주제 전시 ‘모두를 위한 디자인: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은 집과 동네, 학교, 일터, 쇼핑몰, 대중교통 등 일상 공간을 6개 섹션으로 나눠 각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선보인다. 지하철 환승 안내 유도선, 시각장애인용 점자가 표기된 컵라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와 맞닿은 보도에 설치하는 삼각뿔 형태의 교통시설물 ‘옐로 카펫’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부산시민공원, 국립해양박물관 등 부산 공공디자인 특구 40곳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 부대 행사를 연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165곳의 공공디자인 거점 지역에선 전시와 토론회, 학술대회, 체험행사가 열린다. 점자 패널과 한글 양각 패널, 촉각 테이블에서 손끝으로 25점의 전시물 모형을 느낄 수 있는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문턱, 단차를 최소화해 바닥을 설계한 국립해양박물관이 이번 페스티벌의 대표적인 공공디자인 거점지다.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RTO에선 21일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학술대회가, 28일 한국건축가협회 학술대회가 각각 열린다. 공공디자인 공모전 시상식은 27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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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구급차 타고 행사장 간 연예인… 위독한 생명 구할 길 막는 범죄

    차들로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구급차에는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분초를 다투며 병원을 향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를 위해 길을 터주며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누군가를 위해 양보한 1초가 생명을 살릴 1초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갖고 말이다. 이를 악용하다 적발된 연예인들이 최근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룹 god 출신 가수 김태우는 2018년 3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사설 구급차를 타고 서울 성동구 행사장까지 이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태우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 김태우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제 잘못임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다. 당시 김태우 소속사 측이 사설 구급차 기사에게 지불한 금액은 30만 원이었다. 이전에도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다 적발된 연예인들은 심심찮게 있었다. 2021년 10월 유명 포크그룹 가수는 충북 청주에서 경기 남양주 공연장까지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 구설에 올랐다. 2013년에는 개그우먼 강유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구급차 내부 인증샷과 함께 “부산 공연에 늦어 구급차라는걸 처음 타고 이동하는 중….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라는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2018년 울산의 한 사설 구급차 업체가 모 연예인을 공항, 행사장으로 데려다줬다가 처벌을 받기도 했다. 구급차는 어쩌다 연예인들의 ‘총알택시’가 됐을까. 행사 한 건당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는 유명 연예인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그들이 구급차를 악용해 교통 체증을 뚫으려는 이유다. 3년 전 방송인 김구라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한 공연 기획 에이전시 관계자가 밝힌 연예인의 건당 행사비는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 3500만 원, 임영웅 영탁 김호중 장민호 2000만 원, 걸그룹 마마무는 5000만 원 선이었다. 이들 정도의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이라면 당시 비슷한 가격대의 행사비가 책정됐을 테고, 3년이 지난 지금은 더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보니 일부 소속사들은 수익을 위해 이동거리와 시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기 일쑤다. ‘걸리지만 않는다면’이란 안일함에 구급차에 탑승한 연예인과, 수익에 눈멀어 불법 영업을 자행한 사설 구급차 업체로 인해 사설 구급차 이용 논란은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연예계 단골 뉴스가 되고 말았다. 유명인에 대한 뉴스란 늘 그렇듯, 파급력이 크다. 관련 기사에 “앞으론 사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연예인이 불법 이용하는 게 아닐까’란 의심부터 들것 같다”, “(길을) 양보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는 댓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구급차를 탄 연예인들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벌금 500만 원 무게의 범법 행위 그 이상이란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들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사회적 합의에 균열을 일으켰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고가 행사비를 책정하는 기준은 ‘대중의 인기’다.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준 대중의 목숨을 볼모로 더 이상 기만 행위를 벌여선 안 된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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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싫다고 해야 할 때도 있어요

    티네는 리디아의 단짝 친구지만, 거침없는 성격 탓에 때론 리디아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리디아가 엄마랑 놀이공원에 간다는 말을 들은 티네가 리디아의 엄마를 찾아가 “저도 같이 가면 안 되나요?”라고 대뜸 조르는 식이다. 엄마와 단둘이 놀이공원에 가고 싶었던 리디아는 티네와 함께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 리디아는 이웃 집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할아버지는 리디아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평소 리디아가 타고 싶어 하던 말 ‘한니발’을 끌고 온다. “꼬마 아가씨, 넌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며 리디아가 한니발을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이끈다. 한니발 타기에 성공한 리디아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긴다. 곧장 엄마를 찾아가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티네에게도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다짐한다. 속내를 말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친구에게 휘둘리곤 하는 리디아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균형을 위해선 때론 적절한 거절도 필요하단 사실을 깨닫게 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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