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야

최고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98

추천

안녕하세요. 최고야 기자입니다.

best@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교육37%
생활/가정27%
문화 일반10%
건강10%
학술7%
사회일반3%
산업3%
경제일반3%
  • 서울사이버대 ‘AI 선도대학 원년’ 선포… 쉽고 재미있고 모두를 위한 AI 교육

    정부는 2026년까지 총 100만 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생성형 AI로 인한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인공지능을 실생활에서 활용하거나 직무에 융합시켜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디지털 역량의 핵심이다. 서울사이버대학교(총장 이은주)는 이런 움직임에 부응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인 드론·로봇 산업의 기술 발전을 주도할 전문가 양성을 위해 2023년 국방융합대학 내 드론·로봇융합학과를 신설했다. 이어 2024년을 AI 선도대학의 원년으로 설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대학 교육을 혁신할 계획이다. 공과대학 내 인공지능학과를 개편, AI 교육의 본부 역할을 담당시키게 된다. 인공지능학과는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실습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 전문가를 양성하게 된다. 인공지능+X 융합교육을 위한 AI융합대학도 신설했다. AI크리에이터학과를 개편하고, AI부동산빅데이터학과, AI스마트팜학과를 신설해 AI 전문 융합인재를 육성하게 된다. 인공지능학과와 AI융합대학의 콜라보를 통해 기존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 전문 및 융합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재학생과 시간제 등록생 등 성인 학습자의 단기 AI 역량 습득을 위한 ‘AI융합 마이크로디그리’, ‘AI융합프로그래밍 마이크로디그리’ 과정도 2024학년도부터 개설한다.● 전공 및 융합 역량을 강화하는 인공지능 교육서울사이버대의 인공지능 교육은 크게 세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기초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코딩 첫 걸음’,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강좌를 개설한다. 특히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수업에는 다양한 분야 의 교수진이 협업해 인공지능의 다양한 적용 분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역량을 습득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AI융합대학을 설립하고 방송크리에이터, 부동산, 스마트팜 등의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과 지식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관련 공통과목으로 ‘데이터과학입문’, ‘데이터과학실습’, ‘코드 없이 따라하는 머신러닝’ 그리고 ‘AI프로그래밍기초’, ‘파이썬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 분석 및 AI 모델링’ 등을 통해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전공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마지막 단계로 공과대학 인공지능학과에선 인공지능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수업을 제공한다. 인공지능학과는 머신러닝, 딥러닝을 기반으로 최근 트렌드인 자연어 처리, 강화학습, 생성형 AI 등 기초부터 심화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 및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함양하고 이를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3종 마이크로디그리 프로그램 도입서울사이버대는 인공지능 교육의 확산 및 실용화를 위해 3종의 마이크로디그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먼저 ‘AI 융합’은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두 번째로 ‘AI 융합 프로그래밍’은 인공지능과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딥러닝’은 인공지능 실무 개발자를 위한 과정으로 딥러닝의 기본 원리와 실제 적용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마이크로디그리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은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역량을 포트폴리오로 제시할 수 있게 된다.● 2024년 신설 학과(전공) 및 개편서울사이버대는 총 11개 단과대학, 43개 학과(전공)에서 2024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사이버대 가운데 최다 모집학과이다. 또 2024학년도 학과 신설 및 개편을 통해 사회적 수요와 트렌드에 맞춘 교육을 제공한다. AI융합대학을 신설했고, AI서비스마케팅학과, 실용영어학과, AI부동산빅데이터학과, AI스마트팜학과를 새로 개설한다. 인공지능학과, AI크리에이터학과, 통일안보북한학과, 방위산업·국방경영학과 등은 확대 개편한다. 인공지능학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촉망받는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새롭게 개편됐다. 졸업 후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 진학이나 인공지능 관련 국가기관과 민간 기업,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는 다양한 산업군 및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AI크리에이터학과는 AI 기술을 미래 미디어에 적용, 콘텐츠 제작 및 구현을 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제공한다. AI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 1인 방송과 라이브 스트리밍 크리에이터, 가상환경 영상 제작자, 가상 캐릭터 디자이너, 미디어 기술 연구 및 개발자, 미디어 교육자, 미디어 컨설팅 및 전략 기획자, 스타트업 창업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가능하다. 서울사이버대는 경영 전반에 대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AI를 적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 육성을 위해 AI서비스마케팅학과를 개설했다. 마케팅, 데이터관리, 정보처리, 유통관리 등 경영 및 데이터 관련 다양한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며, 졸업 후에는 경영 전반 및 AI 적용 업무 수행의 모든 분야로 진출 가능하다. AI부동산빅데이터학과는 현장실무 중심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부동산 전문가 교육을 위해 개설됐다. 부동산인공지능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며 졸업 후 진로로는 부동산 데이터 분석 컨설턴트, 부동산시장 트렌드 분석가, 부동산 스타트업, 부동산 중개 법인,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 개발회사, 부동산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문가 등으로 활약 가능하다. AI스마트팜학과는 기존 원예생명공학 분야는 물론 신규 생성되는 스마트팜 분야까지 망라한 ICT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개설됐다. 농촌지도사, 농업연구사 등 스마트팜 분야의 농업직 공무원이나 생명공학회사, 종자회사, 작물육종회사, 농약회사, 작물보호제회사, 조경회사, 제약회사 등 각종 분야에 진출 가능하다.● 2024학년도 상반기 신·편입생 모집서울사이버대는 최근 3년 연속(2021, 2022, 2023) 사이버대학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입학하였다. △사회복지대학=사회복지전공, 노인복지전공, 복지경영전공, 아동복지전공 △심리·상담대학=상담심리학과, 가족코칭상담학과, 군경상담학과, 특수심리치료학과 △사회과학대학=부동산학과, 법무행정학과, 보건행정학과, 한국어문화학과, 안전관리학과 △융합경영대학=경영학과, 글로벌무역물류학과, 금융보험학과, 세무회계학과, AI서비스마케팅학과(신설) △공과대학=컴퓨터공학과,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전기전자공학과, 기계제어공학과, 인공지능학과(개편) △디자인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건축공간디자인학과, 웹문예창작학과, 뷰티디자인학과 △문화예술대학=문화예술경영학과, 실용음악과, 음악치료학과 △음악대학(신설)=피아노과, 성악과 △미래융합인재대학=온라인커머스학과, 통합건강관리학과, 회화·공예학과, 모델연기학과, 실용영어학과(신설) △국방융합대학=드론·로봇융합학과, 통일안보북한학과(개편), 방위산업·국방경영학과(개편) △AI융합대학(신설)=AI크리에이터학과(개편), AI부동산빅데이터학과(신설), AI스마트팜학과(신설) 등이 있다. 신입학은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편입학은 학년별 학력 자격만 충족하면 된다. 서울사이버대 입학홈페이지에 접속해 PC나 모바일을 통해 쉽게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 대학원에서는 11월 30일까지 2024년 상반기 대학원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휴먼서비스대학원 사회복지 전공 석사과정과 상담심리대학원 상담 및 임상심리 전공 석사과정을 모집하며 자세한 내용은 대학원 입학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외로움 싫지만 상처받기도 싫어” 인간관계가 어려운 ‘고슴도치딜레마’[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여러 마리가 체온을 나누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런데 가시가 서로를 찔러대 도저히 가까이 있을 수 없어 금세 흩어지고 말았다. 또다시 날씨가 추워져 고슴도치들이 모여들었지만, 역시나 서로의 날카로운 가시를 피해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1851년 발표한 저서 ‘소품과 부록(Parerga und Paralipomena)’에서 인간관계의 특징을 고슴도치에 비유했다. 그는 책에서 “사회의 필요가 ‘인간 고슴도치들’을 함께 몰아가지만, 그들 본성의 까칠하고 불쾌한 특성 때문에 서로 반발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상당히 냉소적이기는 하나,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우리는 살면서 혼자 있자니 외롭고, 다른 이와 함께 하자니 피곤한 내적 갈등과 끊임없이 마주한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두 상태를 모두 갈망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애초에 아무와도 엮이지 않으면 상처받거나 골치 아플 일도 없을 텐데, 우리는 왜 이렇게 인간관계 때문에 인생의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보내게 되는 걸까. 사는 내내 계속되는 ‘고슴도치의 딜레마’친밀감에 대한 욕구와 상처받지 않고 싶은 욕구가 양립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를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한다. 오스트리아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921년 저서 ‘집단 심리학과 자아의 분석’에서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우화를 소개한 이후 심리학에서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여러 연구에 따르면 친밀감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 집단에서 추방당하는 것은 외부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곧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뇌에서 위기 경보가 울린다. 이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몸이 아플 때도 유사하게 활성화되는 곳이다. 뇌에서는 대인관계 문제를 몸이 아플 때만큼 생존에 큰 위협이 생긴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기사 참고)현대 사회에서는 대인관계의 고립이 곧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몸과 마음 건강에 치명타를 준다. 올해 초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은 외로움이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마크 리어리 미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친밀한 대인관계가 부족한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죄책감, 질투, 우울, 불안 등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한다. 더 나아가 높은 비율로 정신 병리적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면역 체계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골치 아픈 대인관계 문제를 뒤로 하고 영영 혼자 살 수만은 없는 이유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비뚤어지고 싶은 마음이런 갈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대인관계에서 상처받고 배척당했을 때 관계 회복을 위해 애쓰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호감을 사려고 노력해야 아무래도 관계를 잘 이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이럴 때 오히려 정반대로 더 공격적이고 이기적으로 굴게 되는 특이한 구석이 있다. 마치 “나에게 상처 줬으니 난 더 비뚤어지겠다”는 것처럼 느껴지는 면모다.네이선 드월 미 켄터키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대인관계에서 상처받았을 때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관찰했다. 서로 초면인 실험 참가자들을 5인 1조로 나눠 서로 인사하고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줬다. 그리고 각자 조원 중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2명씩 이름을 써서 내라고 했다. 일종의 인기 투표 같은 것이었다. 잠시 뒤 각자에게 결과가 통보됐다. 누군가는 나머지 조원 4명 모두에게 선택받았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고, 또 다른 이들은 각각 3명, 2명, 1명에게 선택받았다는 결과를 전해 들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 중에는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 한 사람도 있었다. 사실 이들이 통보받은 결과는 실제 투표 결과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소외당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팀이 임의로 아무 결과나 통보해준 것이었다. 가짜 인기 투표인지 알 리 없는 참가자 중 ‘0표’를 받은 이들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을 것이다.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꽤 불쾌하고 감정 상하지 않았을까. 이런 상태에서 연구팀은 앞서 같은 조가 아니었던 다른 사람과 2인 1조로 짝을 이루고 간단한 게임을 하도록 했다. 이긴 사람은 진 사람에게 벌칙으로 듣기 싫은 소음 버튼을 눌러 응징하는 규칙이 적용됐다. 소음의 강도와 지속 시간도 이긴 사람 마음대로 정하게 했다. 그리고 앞서 가짜 인기 투표 결과와 응징의 가혹함 수준을 비교해봤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앞서 ‘0표’를 받았던 사람들이 벌칙을 가장 세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기분 상한 마음을 제삼자인 게임 파트너에게 화풀이한 셈이다. 이와 비슷한 조건으로 꾸민 다른 실험에서도 역시 대인관계에서 배척당한 사람들은 제삼자에게까지 공격성을 드러냈다. 따돌림 상황을 겪은 실험 참가자에게 다른 사람이 먹을 음식에 원하는 만큼 매운 소스를 뿌릴 기회를 줬더니, 마구 뿌려댄 그 양이 엄청났다. 심지어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이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랬다. 연구팀은 “누군가가 나를 거부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일종의 공격으로 받아들여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두루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묻지마’ 흉기 난동범이나 총기난사범 같은 범죄자 일부는 외톨이 생활로 강화된 공격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로 볼 수 있다. (관련 기사 참고) 날 지지해주는 사람 딱 ‘한 명’만 있어도···‘삐딱선’ 타는 마음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고, 소속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좌절됐을 때 느끼는 불쾌한 감정이 너무 크기 때문 아닐까. 심술을 많이 부릴수록 더 마음이 아프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계속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으로 굴면 다른 사람들에게 선택받을 기회는 더 줄어든다. 어쩔 수 없이 소외가 또 다른 소외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이 연구에서 말하려는 것은 이게 다가 아니다. 위에서 소개한 두 실험 모두 1명이라도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공격성이 훨씬 덜 나타났다.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 한 사람들보다 1명에게라도 선택받은 사람은 공격성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즉, 1명이라도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상처받고 비뚤어지려는 마음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물론 지지해주는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다른 사람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수준이 줄어들었다. 주변 인간관계가 얼마나 ‘지지적’인지에 따라 온화하고 너그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지자의 수가 한 명씩 늘어날수록 줄어드는 공격성 수준의 폭은 그다지 극적이진 않았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가시에 또 찔려도…우리는 새로운 인연을 갈망한다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아무에게나 심술부리고 비뚤어질 수 있는 인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도 여전히 갖고 있다. 한 번 외톨이가 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가 오면 굉장히 열린 마음이 된다고 한다. 미 플로리다주립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앞서 소개한 실험에서처럼 인위적으로 따돌림 상황을 겪게 한 실험 참가자들을 관찰했다. 이들은 외톨이가 되는 경험을 하지 않은 실험 참가자들보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환경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들은 △사교 클럽에 가입하겠다고 하거나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협업하는 일을 선택하거나 △실험 파트너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기 이익(현금)을 포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자, 공격적이고 이기적으로 구는 대신 수용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된 것이다. 앞서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머리만 맞대 가시에 찔리지 않고 적당한 온기를 나눌 뿐”이라고 부연했다. 가시가 무서워 추위에 얼어 죽지 않을 정도만 서로에게 가까이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관계에서는 언젠가 또 가시에 찔리는 것을 감수하고 온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더 커 보인다. 심지어 따뜻함을 나눌 대상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비뚤어지고 모났던 마음도 너그럽게 바뀐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수용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세상에서 나는 지금 외로운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한 사람’이 되어주고 있을까.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1-18
    • 좋아요
    • 코멘트
  • 침대 누우면 ‘말똥말똥’… 수면제보다 좋은 불면증 치료법[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평소에 잘 자던 사람도 스트레스받거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잠을 뒤척이곤 한다.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잠이 안 오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가 된다. 언제 잠들지 모르는 초조함, 내일 하루를 망쳤다는 절망감, 할 일을 제대로 못 할 것이라는 불안감, 캄캄한 밤에 홀로 남겨진 고독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잠을 더욱 방해한다.‘고통의 밤’을 보내는 국내 불면증 인구는 약 70만 명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는 2021년 기준 68만4560명이다. 4년 전인 2017년(56만855명)과 비교해 18%나 증가했다. 병원 진료를 받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고 △도중에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우며 △잠 때문에 우울·과민·짜증을 호소하고 △잠이 모자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이런 증상이 일주일에 3일 이상, 3개월간 지속될 때 진단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불면증이 삶에서 통제력을 잃었다는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잠에 집착하게 되고, ‘자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쉽다.불면증 치료에 흔히들 수면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수면제나 멜라토닌 성분 등 약물 사용은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보다는 잠에 대한 강박적이고 왜곡된 생각(인지)을 합리적으로 바꾸고, 잘못된 습관(행동)을 바로잡는 인지행동치료가 비약물적 치료로 널리 쓰인다. 약의 도움 없이 ‘꿀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평소 수면에 별문제 없더라도 지금보다 더 푹 잘 수 있다.억지로 자려다 ‘침대=고통’ 잘못 학습돼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은 잘 자기 위해 상당히 ‘노력’한다. 이게 불면증 치료에 가장 잘못된 접근이다. 특히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침대에 오랜 시간 누워있는 습관은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초조한 마음으로 계속 누워있으면 우리 마음속에 ‘침대=각성’ 또는 ‘침대=고통’이라는 강력한 공식이 생겨버리게 된다. 편안하고 안락해야 할 공간이 부정적으로 잘못 각인되는 셈이다.잠이 안 올 땐 억지로 노력하지 말고 과감히 침대 밖으로 나와야 한다. 누운 지 20~30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면 침대 밖에서 독서나 명상 등 다른 이완 행동을 하는 게 낫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수면의학센터장)는 “불면증 환자들이 거실 소파에선 TV를 보며 졸다가도 침대에 눕기만 하면 잠이 깨는 이유도 ‘침대=각성’ 공식이 생긴 탓”이라고 설명했다.잠들기 전 침대에서 책, TV,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좋지 않다. 특히 흥미진진하거나 불쾌한 콘텐츠를 보면 정서적으로 흥분되므로 ‘침대=각성’ 공식을 강화할 수 있다. 침대에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업무 자료를 보거나, 배우자와 정서적 소모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수면에 좋지 않다. 시간을 계속 확인하면 초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알람을 맞춘 이후 서랍에 넣어 두는 것을 추천한다.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습관들잠이 안 와도 억지로 자려고 노력한다.밤에 잘 자지 못한 날은 낮잠을 오래 잔다.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는다.자기 전에 술이나 카페인(커피, 콜라, 초콜릿)을 섭취한다.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는 이유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잠에도 준비 동작이 필요하다잠자기 직전까지 다른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가 잠자리에 눕는다고 갑자기 잠들긴 어렵다. 자는 시간 직전까지 업무 자료를 보거나, 공부하거나, 머리를 쓰는 일을 하면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에 바로 잠들기 어려워진다. 뇌가 깨어 있으면 정신 활동이 활발해져 긴장도가 높게 유지되고, 복잡한 생각이 떠올라 몸과 마음이 이완되기 어렵다. 따라서 잠들기 1, 2시간 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이완시켜줘야 한다. 단, 자기 직전에 너무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 오히려 몸에 체온이 올라 수면에 방해가 된다. 또 시청각 자극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특히 불빛을 보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잠드는 시간이 지연된다. 실제로 불면증이 ‘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 세상이 밤에도 낮처럼 훤하게 돌아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밤은 밤답게 고요한 휴식 시간으로 보내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간혹 빗소리나 파도 소리 등 백색소음 음향을 틀어 놓고 잠을 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잠들고 난 뒤 되려 소음이 돼 깊은 잠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일정 시간 이후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할 것을 권한다.졸리기 전엔 침대에 눕지 않기졸리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침대에 눕지 않도록 하는 ‘수면 제한법’도 효과적이다. 상당히 졸릴 때까지 기다려서 일부러 약간의 수면 부족을 유발하는 원리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잠자리에 눕는 시간, 실제 잠드는 시간, 기상 시간 등 자신의 수면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매일 오후 10시부터 침대에 눕지만, 실제 잠드는 시간은 12시라면, 10시가 되더라도 잠이 오기 전에는 침대에 눕지 않도록 습관을 고쳐야 한다.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우리 몸에서는 피곤해서 자고 싶어지는 ‘수면 압력(sleep pressure)’이 높아진다. 수면 압력이 높아지면 누운 이후 잠드는 시간이 단축된다. 이 방법은 언제 잠들었든 기상 시간을 주중, 주말 모두 일정하게 유지해야 효과가 있다.이렇게 하면 깬 채로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비효율적이었던 수면 패턴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수면 효율’은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의 비율로 따진다. 침대에서 10시간을 보내지만, 실제 수면 시간은 8시간이라면, 수면 효율은 80%다. 잠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수면 효율이 85% 이상이다. 불면증 환자들은 잠이 안 올까 봐 불안해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자보기 위해 침대에서 깬 채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러면 수면 효율이 낮아진다. 잠자는 시간 외에 침대에 머무는 시간은 최대 30분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객관적 수면 시간이 짧다기 보단 주관적으로 ‘못 잔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수면 제한 방법이 강력한 수면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다만 불면 증상이 심각해 실제 수면 시간이 매우 적은 경우라면 최소 6시간 정도는 침대에 누워있어도 괜찮다. 이때는 ‘자야만 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휴식’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면증으로 잠이 상당히 부족한 경우에는 침대에서 쉬면서 잠들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때는 자려고 뒤척이며 노력하는 게 아니라, 눈을 감고 쉰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잘 못 잤으니 망했다” 파국적 생각 버려야잠에 대해 왜곡되고 강박적인 생각은 불면증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잠을 못 잤으니 “내일 하루를 망쳤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잠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은데, 잘 못 잤다고 당장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피로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전부 잠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일찍 못 잤으니 내일 회사에서 제대로 일을 못 할 것”이라는 불안한 생각에 시달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나 과거 경험을 돌아보면 전날 잘 자지 못했다고 다음날 항상 일을 망쳐왔던 것은 아니며, 우려한 만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날은 손에 꼽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잠을 못 잔 날에도 큰 문제 없이 일을 수행해 왔다”는 합리적 생각으로 바꿔볼 수 있다.수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강박적 사고“잠을 잘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낮에 피곤한 이유는 모두 불면증 때문이다”“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잔다”“푹 자면 다음 날 아침에 눈 떴을 때 반드시 개운할 것이다”“밤에 자다가 깨면 잠을 깊이 자지 못한 것이다”심지어 불면증 환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을 자고 있을 수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수면장애센터에서 1970년대에 실시한 고전적 실험이 있는데, 불면증 환자 122명에게 시계를 보여주지 않고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과 전체 수면 시간을 각각 예측해 보라고 했다. 그 결과 이들은 뇌파 상으로 실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26분에 불과했지만, 주관적으로는 평균 62분이 걸린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이들이 예측한 수면 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였으나, 실제로는 6시간 15분을 잔 것으로 나타났다.또 불면증 환자들은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 △낮에 피곤한 건 전부 잠이 모자라서다 △밤에 자주 깨면 잠을 깊이 자지 못한 것이다 △잘 잤다면 아침에 일어날 때 반드시 개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은 일 평균 6~8시간 정도로 전부 다르기도 하거니와,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성인 110만 명을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7시간 자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또 아무리 밤에 잘 자더라도 지루함이나 식곤증 등 다양한 이유로 낮에 누구나 피곤함을 겪는다. 정상인 기준으로 평균 6~12회 정도 자다가 깨기도 하며, 수면에는 관성이 있어 아무리 푹 자고 일어나더라도 계속 자고 싶고 멍한 상태가 한동안 이어진다.낮잠·카페인 금지…햇빛 아래 산책하기당연한 이야기지만 낮에 잘 깨어 있어야 밤에 잘 잘 수 있다. 불면증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오던 운동을 그만두거나, 낮잠을 자면 만성 불면증으로 가기 쉽다. 특히 햇볕을 쬐며 산책하거나, 땀 흘리고 운동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기 전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을 깨워 숙면을 방해하는 꼴이다. 불면 증상과 반대로 “나는 아무 데서나 머리만 대면 잘 잔다”는 경우 역시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항상 수면 부족 상태로 지내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또 가급적 오후 2시 이후에는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섭취 후 5시간 후에야 체내 카페인 농도가 절반으로 감소하는데, 늦게 커피를 마실수록 잠을 방해한다. 술은 졸리게 만들기는 하지만, 도중에 잘 깨게 만들어 숙면을 방해하므로 자기 전 음주는 좋지 않다. 서 교수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엄격히 지키다가 느슨해지면 증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며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치 다이어트와 같이 언제든 다시 관리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싶다면, 대학병원 등의 수면 전문 클리닉이나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불면증 개선을 돕는 임상·상담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1-11
    • 좋아요
    • 코멘트
  • 국내 불면증 환자 70만 시대… 억지로 자려는 ‘강박’이 불면증 키워[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주부 김미연 씨(56)는 6년째 불면증을 겪고 있다. 처음엔 갱년기 증상이라 일시적이려니 하며 참고 지냈다. 그런데 잠들려고 뒤척일수록 ‘오늘도 못 자면 어쩌지?’ 하는 긴장감이 올라왔다. 내일 해야 할 일과 함께 또 하루를 망칠 거라는 불안도 파도처럼 거세졌다. 가족들 모두 자는 시간에 혼자만 깨어 있다는 고독함도 힘겨웠다. 남들에겐 휴식 시간인 밤이 그에겐 고통의 시간이 돼버렸다. 현재 국내 불면증 환자는 약 70만 명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는 2021년 기준 68만4560명이다. 2017년 56만855명에서 4년 만에 12만 명 훌쩍 넘게 증가했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고 △도중에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우며 △잠 때문에 우울·과민·짜증을 호소하고 △잠이 모자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이런 증상이 일주일에 3일 이상, 3개월간 지속될 때 진단할 수 있다. 병원 진료를 받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불면증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불면증이 삶에서 통제력을 잃었다는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잠에 집착하게 되고, ‘자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쉽다. 불면증 치료에 흔히들 수면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수면제나 멜라토닌 성분 등 약물 사용은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보다는 잠에 대한 강박적이고 왜곡된 생각(인지)을 합리적으로 바꾸고, 잘못된 습관(행동)을 바로잡는 인지행동치료가 비약물적 치료로 널리 쓰인다. 약의 도움 없이 ‘꿀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평소 수면에 별문제 없더라도 지금보다 더 푹 잘 수 있다.●‘침대=불면의 고통’ 잘못된 공식 바로잡아야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은 잘 자기 위해 상당히 ‘노력’한다. 이게 불면증 치료에 가장 잘못된 접근이다. 특히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침대에 오랜 시간 누워 있는 습관은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초조한 마음으로 계속 누워 있으면 우리 마음속에 ‘침대=각성’ 또는 ‘침대=고통’이라는 강력한 공식이 생겨버리게 된다. 편안하고 안락해야 할 공간이 부정적으로 잘못 각인되는 셈이다. 잠이 안 올 땐 억지로 노력하지 말고 과감히 침대 밖으로 나와야 한다. 누운 지 20∼30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면 침대 밖에서 독서나 명상 등 다른 이완 행동을 하는 게 낫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수면의학센터장)는 “불면증 환자들이 거실 소파에선 TV를 보며 졸다가도 침대에 눕기만 하면 잠이 깨는 이유도 ‘침대=각성’ 공식이 생긴 탓”이라고 설명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 책, TV,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좋지 않다. 특히 흥미진진하거나 불쾌한 콘텐츠를 보면 정서적으로 흥분되므로 ‘침대=각성’ 공식을 강화할 수 있다. 침대에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업무 자료를 보거나, 배우자와 정서적 소모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수면에 좋지 않다. 시간을 계속 확인하면 초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알람을 맞춘 이후 서랍에 넣어 두는 것을 추천한다. ● 졸리기 전까진 침대와 멀어지기졸리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침대에 눕지 않도록 하는 ‘수면 제한법’도 효과적이다. 상당히 졸릴 때까지 기다려서 일부러 약간의 수면 부족을 유발하는 원리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잠자리에 눕는 시간, 실제 잠드는 시간, 기상 시간 등 자신의 수면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매일 오후 10시부터 침대에 눕지만, 실제 잠드는 시간은 밤 12시라면 10시가 되더라도 잠이 오기 전에는 침대에 눕지 않도록 습관을 고쳐야 한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우리 몸에서는 피곤해서 자고 싶어지는 ‘수면 압력(sleep pressure)’이 높아진다. 수면 압력이 높아지면 누운 이후 잠드는 시간이 단축된다. 이 방법은 언제 잠들었든 기상 시간을 주중, 주말 모두 일정하게 유지해야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하면 깬 채로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비효율적이었던 수면 패턴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수면 효율’은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의 비율로 따진다. 침대에서 10시간을 보내지만 실제 수면 시간은 8시간이라면 수면 효율은 80%다. 잠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수면 효율이 85% 이상이다. 불면증 환자들은 잠이 안 올까 봐 불안해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자보기 위해 침대에서 깬 채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러면 수면 효율이 낮아진다. 잠자는 시간 외에 침대에 머무는 시간은 최대 30분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객관적 수면 시간이 짧다기보단 주관적으로 ‘못 잔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수면 제한 방법이 강력한 수면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불면 증상이 심각해 실제 수면 시간이 매우 적은 경우라면 최소 6시간 정도는 침대에 누워 있어도 괜찮다. 이때는 ‘자야만 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휴식’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면증으로 잠이 상당히 부족한 경우에는 침대에서 쉬면서 잠들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때는 자려고 뒤척이며 노력하는 게 아니라, 눈을 감고 쉰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잘 못 잤으니 망했다” 왜곡된 생각이 악영향잠에 대해 왜곡되고 강박적인 생각은 불면증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잠을 못 잤으니 “내일 하루를 망쳤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잠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은데, 잘 못 잤다고 당장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로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전부 잠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일찍 못 잤으니 내일 회사에서 제대로 일을 못 할 것”이라는 불안한 생각에 시달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나 과거 경험을 돌아보면 전날 잘 자지 못했다고 다음 날 항상 일을 망쳐왔던 것은 아니며, 우려한 만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날은 손에 꼽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잠을 못 잔 날에도 큰 문제 없이 일을 수행해 왔다”는 합리적 생각으로 바꿔볼 수 있다. 또 불면증 환자들은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 △낮에 피곤한 건 전부 잠이 모자라서다 △밤에 자주 깨면 잠을 깊이 자지 못한 것이다 △잘 잤다면 아침에 일어날 때 반드시 개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은 일평균 6∼8시간 정도로 전부 다르며, 지루함이나 식곤증 등 다양한 이유로 낮에 누구나 피곤함을 겪는다. 또 정상인 기준으로 평균 6∼12회 정도 자다가 깨기도 하며, 수면에는 관성이 있어 아무리 푹 자고 일어나더라도 계속 자고 싶고 멍한 상태가 한동안 이어진다. ● 낮잠·카페인 금지… 규칙적 운동은 기본당연한 이야기지만 낮에 잘 깨어 있어야 밤에 잘 잘 수 있다. 불면증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오던 운동을 그만두거나, 낮잠을 자면 만성 불면증으로 가기 쉽다. 특히 햇볕을 쬐며 산책하거나, 땀 흘리고 운동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기 전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을 깨워 숙면을 방해하는 꼴이다. 불면 증상과 반대로 “나는 아무 데서나 머리만 대면 잘 잔다”는 경우 역시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항상 수면 부족 상태로 지내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또 가급적 오후 2시 이후에는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섭취 뒤 5시간 후에야 체내 카페인 농도가 절반으로 감소하는데, 늦게 커피를 마실수록 잠을 방해한다. 술은 졸리게 만들기는 하지만, 도중에 잘 깨게 만들어 숙면을 방해하므로 자기 전 음주는 좋지 않다. 서 교수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엄격히 지키다가 느슨해지면 증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며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치 다이어트와 같이 언제든 다시 관리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싶다면 대학병원 등의 수면 전문 클리닉이나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불면증 개선을 돕는 임상·상담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습관들- 잠이 안 와도 억지로 자려고 노력한다.- 밤에 잘 자지 못한 날은 낮잠을 오래 잔다.-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는다.- 자기 전에 술이나 카페인(커피, 콜라, 초콜릿)을 섭취한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는 이유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수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강박적 사고“잠을 잘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낮에 피곤한 이유는 모두 불면증 때문이다”“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잔다”“푹 자면 다음 날 아침에 눈 떴을 때 반드시 개운할 것이다”“밤에 자다가 깨면 잠을 깊이 자지 못한 것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상공인 O2O 플랫폼 진출 지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8개 민간 기업과 손잡고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진공은 특히 음식점,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 상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도 손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신규 판로 개척을 돕는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플랫폼별로 특화된 O2O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KT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카카오커머스’ ‘OK캐쉬백’ ‘숨고’ ‘지그재그’ ‘토마토:우리동네장보기’ 등 8개 민간 업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소상공인 지원은 정부 지원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O2O 플랫폼 진출 지원 사업은 민관의 협동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대를 위한 의류를 판매하는 ‘스테디샵’은 패션·뷰티 전문 플랫폼인 ‘지그재그’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소진공에서 광고비와 광고분석 서비스를 지원받았다. 또 ‘지그재그’에서는 자체 기획전 참여 기회와 온라인 팝업 광고, 상설관 대표 상품 노출 등의 기회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에 따라 ‘스테디샵’은 지원 사업 참여 전과 후의 3개월 평균 매출을 비교하면 8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춘천 닭갈비를 판매하는 ‘와와푸드’는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카카오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단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카카오에서 홍보 이벤트를 진행한 와와푸드는 채널 구독자가 7배 이상으로 늘었다. 앞서 소진공은 3월부터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플랫폼 업체 8곳과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달까지 1만4640개 소상공인 업체에 O2O 플랫폼 진출을 지원했고, 약 1만6600개 업체에 민관협업 프로그램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각 플랫폼과 참여 소상공인 업체 특성에 따라 온·오프라인 교육(배달의 민족), 메뉴 사진 촬영과 쿠폰팩 지원(요기요), 광고 상단 노출(숨고) 혜택, 판촉 지원(KT:K-Deal), 위치기반 매장 추천 서비스(토마토) 등을 지원한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민간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 이들의 역량과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서 소상공인이 O2O 플랫폼에 손쉽게 진출하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1-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귀신보다 무서운 발표·면접” 사람들 앞에서 과도한 ‘공포’ 느낀다면?[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중요한 면접이나,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순간에 누구나 긴장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중 앞에서 노래나 악기 연주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발에 땀이 나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를 관찰하고, 평가한다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긴장이 지나쳐 사회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사 앞에서 업무 성과를 발표하는 것이 두려워 승진 기회를 날린다거나, 발표 과제가 하기 싫어 학점을 포기하는 등 삶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이 늘어 갈 경우에 그렇다. 가수나 연주가들 중에는 무대에만 올라가면 목소리가 안나오고, 손이 굳어 미래를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나만 이런가?’ 싶어 최대한 두려운 상황을 피하며 살아 왔다면 치료적 접근법을 참고해 보자.남들 시선 의식, 과도하게 떠는 ‘사회불안장애’대학생 김나래 씨(가명)는 가능하면 발표 과제가 있는 수업은 듣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발표 울렁증’이 심해서다. 긴장해서 얼굴이 빨개지고, 손이 떨리면 사람들이 다 알아보고 “쟤 왜 저래?”하고 수군거릴 것 같아 두렵다. 나래 씨는 “몇 년 뒤엔 취업 면접도 보러 다녀야 하는데 면접관 얼굴을 보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숨을 제대로 못 쉬어 쓰러질 것만 같다”고 털어놨다.사회불안장애 진단 기준·사람들에게 관찰, 평가당할 때 공포나 불안을 느낀다.·불안한 신체 증상을 들켜 창피당할까 봐 두려워한다.·두려움을 억지로 참거나 회피한다.·불안 상황을 실제 위협보다 과도하게 크다고 인식한다.·불안으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영역에서 손해 입은 적이 있다.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5)남 앞에 서는 게 너무 긴장돼 삶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사회불안장애’ 증상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표 공포, 무대 공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발표 공포는 가장 흔한 사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불안 상황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회피 행동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불안을 실제 위협보다 과도하게 인지하거나 △사회적 또는 직업적 영역에 심각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회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낯선 사람이나 이성과 대화할 때 과도하게 긴장하는 것도 사회불안장애 유형 가운데 하나다. 남들 앞에서 먹거나 마실 때 시선이 신경 쓰여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그렇다. 공중화장실에서 누가 쳐다보거나 소리가 날까 봐 볼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례도 꽤 있다.사회불안장애는 불안을 느낄 때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며,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손발에 땀이 나고 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타인에게 들킬까 봐 신체 감각에 예민해질수록 더 긴장하게 된다. 본인의 목소리가 떨리는 걸 알아채는 순간 더 떨리게 되고, 목소리 떨림이 증폭되는 악순환이 생긴다.이럴 때 불안 증상을 숨기기 위한 ‘안전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대한 목소리를 작고 빠르게 말하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식이다. 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가리기 위해 큰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일부러 짙게 하는 경우도 있다.“실수하면 다 끝장” “모든 게 완벽해야”40대 직장인 박준수 씨(가명)는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너무 긴장돼서 고통스럽다. 심장이 빨리 뛰고 목소리가 떨리는 게 들킬까 봐서다. 박 씨는 발표하다 떠는 자신을 보면 상사들이 자신을 발표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으로 보고 인사평가를 안 좋게 줄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러면 그는 승진도 못하고, 한직을 떠돌다가 언젠간 해고되는 상상을 한다.비정상적 긴장의 핵심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실수하면 사람들이 무능하고 멍청하다고 생각할 거라 여긴다. 게다가 이런 막연한 예측을 객관적 사실로 확고하게 받아들인다. 여기에 실수하면 ‘모든 게 끝장난다’는 파국적인 생각도 더해진다. “발표를 못하면 무능하다고 회사에서 잘릴 것이다” “면접을 망치면 나는 인생의 실패자가 될 것이다”고 여긴다.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경향도 한몫한다. 100% 온전하게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여기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도 ‘모든 걸 망쳤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회불안장애의 습관적 사고 경향지레짐작하기 주관적 판단으로 결론 내리고, 객관적 사실처럼 믿음→“내가 떠는 걸 보면 발표 하나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할 거야”내 탓 하기타인의 의도 없는 행동에 죄책감이나 불안감 느낌→대화 도중 상대가 얼굴 찡그리면 “내가 재미 없어 그래”강박적 의무감사회적 상황에서 완벽주의 기준에 매달림→“모두에게 인정받아야 해” “남들 앞에서 실수하면 안 돼”극단적 생각실제보다 나쁜 결과를 확대해서 예상→“발표하다 실수하면 창피해서 휴학해야 할 거야”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걸까. 이런 속내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잘하지 못하면 자신이 한심하고 무능한 사람이 되고, 인생도 망친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과도하게 떨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100% 온전히 잘했다고 평가받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불가능한 기준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자신을 ‘0%인 사람’으로 전락시킨다. 잘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니, 당연히 다른 사람들 시선이 과도하게 신경 쓰이고 평가에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재앙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더 긴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사회불안장애는 방치하면 만성으로 가기 쉽다. 다행히 ‘인지행동치료’라는 효과적 치료법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왜곡된 인지 과정과 대처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러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지고, 어떤 비합리적인 사고가 나타나는지 알아야 한다.만약 발표 중에 누군가 피식 웃었다고 상상해보자. 이때 비합리적 사고를 하는 이들은 대뜸 ‘내가 한심해서 그렇다’ ‘발표를 망쳤으니 나는 무능하다’고 믿어버린다. 왜 웃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심한 논리적 비약이 이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막상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물어보면 “그냥 딱 보면 안다”는 식이다. 따라서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고, 자신의 느낌에만 의존해 성급하게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긴장해서 나오는 신체 반응을 숨기려는 ‘안전 행동’을 파악해 중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소리 떨림을 숨기려고 작게 말하거나 시선을 피하면 정작 말하려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아 상대방에게 진짜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런 ‘안전 행동’을 하지 않아도 회사에서 잘리는 등 상상했던 최악의 결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지속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사회불안장애 치료에 특화된 교내 연구센터를 맡고 있는 안정광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말하는 내용이 아닌, 내 신체에 너무 많은 주의를 쏟는 게 문제”라며 “긴장될 때 주의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서 눈앞의 과제로 돌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른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안한 상황을 잘 견디는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다. 여기서 ‘성공’이란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았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남궁 교수는 “사회불안장애 환자들은 사람들이 긴장한 모습을 전부 다 알아볼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실제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발표 중에 숨이 막히거나, 연단에서 뛰어 내려오는 극단적인 상상을 했더라도, 실제로는 ‘떨렸지만 생각보다 할 만했다’고 느끼면 다음부터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렇다고 마구잡이로 극도의 불안 상태로 몸을 내던지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치료자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극복을 시도해보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적당한 떨림을 유발하는 중간 정도 난도부터 시작해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좋다.예를 들어 처음에는 가까운 동료 2, 3명 앞에서 말하기 연습을 하는 것이다. 괜찮다고 판단되면 청자를 5, 6명 정도로 늘린다. 그 뒤엔 낯선 사람 앞에서 말해보는 식으로 난이도를 높이면 된다. 점차 수업이나 회의 시간에 질문하기, 소수의 모르는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 등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첫 단계가 너무 쉽다고 생각이 들면 여러 단계를 뛰어 넘어 시작해도 좋다.성공 경험을 쌓으면, 자신이 걱정했던 것보다 자신이 과제를 잘 수행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미처 예상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심리치료에서는 실제 상황처럼 무대나 연단 등 장소를 꾸미고 리허설을 시키기도 한다.긴장은 적어도 약 5분 뒤 서서히 소멸시간이 가면서 긴장감이 잠잠해진다는 걸 경험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 긴장은 약 5분 정도 최고조를 찍고, 점차 감소 된다. 그런데 긴장 수준이 내려가기 전에 금방 관둬버리면, 긴장이 줄어드는 걸 체험하지 못한다. 오히려 강하게 떨리던 기억만 남아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발표, 면접, 공연 연습 영상을 촬영해 관찰하는 방법도 있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만큼 긴장한 모습이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 도움이 된다. 다만 불안감을 낮추는 근본적 치료가 아닌, 발성이나 화법 교정을 강조하는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취업 면접 등 어쩔 수 없이 압박적인 상황을 견뎌야 하는 경우라면 일시적인 약물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심장 두근거림을 낮추는 약이나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도 때에 따라 도움이 된다.모든 치료법을 총동원한다고 긴장을 100% 없앨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그럭저럭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안 교수는 “예능인 전현무나 유재석 씨처럼 달변가가 되겠다는 식으로 치료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실패 경험이 쌓여 더 불안해질 수 있다”며 “떨리지만 ‘적당히 잘하자’ ‘대충해도 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28
    • 좋아요
    • 코멘트
  • “발표 울렁증” “면접 공포증”… 심하면 ‘사회불안장애’ 의심해봐야[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직장인 김우주(가명·34) 씨는 ‘발표 울렁증’이 있다. 지난주 회의에서도 긴장한 탓에 마치 염소처럼 목소리가 떨렸다. 숨이 가쁘고, 심장이 빨리 뛰며, 머릿속이 하얘지기도 했다. 주변에서 알면 바보 취급당할 걱정에 말도 못 하고 최대한 발표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 김 씨는 “목소리가 떨리면 거기에 신경이 쓰여 더 떨린다”며 “남들 앞에서 말할 때 ‘염소 흑역사’가 또 생길까 봐 미리부터 걱정한다”고 털어놨다. 프레젠테이션이나 면접, 공연 등 여러 사람 앞에 서야 하는 상황은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특히 평가를 받는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적정 수준을 넘는 과도한 긴장감으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정도라면 얘기가 다르다. 상사 앞에서 업무 성과 발표하기가 두려워 승진 기회를 놓치거나, 발표 과제가 부담돼 듣고 싶은 수업을 바꾸는 등 하나둘 포기하는 게 늘어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 가수나 연주자 중에는 무대 공포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손이 굳어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찰·평가당하는 상황에 극도로 공포남 앞에 서는 게 너무 긴장돼 삶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사회불안장애’ 증상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표 공포, 무대 공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발표 공포는 가장 흔한 사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불안 상황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회피 행동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불안을 실제 위협보다 과도하게 인지하거나 △사회적 또는 직업적 영역에 심각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회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공식 집계만 보면 국내 유병률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불안장애의 유병률은 1%도 되지 않는다. 허나 관련 증상의 특성상 창피하다는 이유로 혼자 끙끙거릴 뿐, 치료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아 숨은 사례가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유병률을 높게는 13% 정도로 보기도 한다. 적어도 10명 가운데 1명은 사회불안장애 증상을 겪을 수 있단 뜻이다. 낯선 사람이나 이성과 대화할 때 과도하게 긴장하는 것도 사회불안장애 유형 가운데 하나다. 남들 앞에서 먹거나 마실 때 시선이 신경 쓰여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그렇다. 공중화장실에서 누가 쳐다보거나 소리가 날까 봐 볼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례도 꽤 있다. 사회불안장애는 불안을 느낄 때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며,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손발에 땀이 나고 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타인에게 들킬까 봐 신체 감각에 예민해질수록 더 긴장하게 된다. 이럴 때 불안 증상을 숨기기 위한 ‘안전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대한 목소리를 작고 빠르게 말하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식이다. 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가리기 위해 큰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일부러 짙게 하는 경우도 있다.●“실수하면 끝장” 왜곡된 생각이 증상 부추겨비정상적 긴장의 핵심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실수하면 사람들이 무능하고 멍청하다고 생각할 거라 여긴다. 게다가 이런 막연한 예측을 객관적 사실로 확고하게 받아들인다. 여기에 실수하면 ‘모든 게 끝장난다’는 파국적인 생각도 더해진다. “발표를 못하면 무능하다고 회사에서 잘릴 것이다” “면접을 망치면 나는 인생의 실패자가 될 것이다”라고 여긴다.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경향도 한몫한다. 100% 온전하게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여기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도 ‘모든 걸 망쳤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진다. 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걸까. 이런 속내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잘하지 못하면 자신이 한심하고 무능한 사람이 되고, 인생도 망친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과도하게 떨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타인의 부정적 반응을 실제보다 훨씬 큰 위협으로 느낀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재앙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더 긴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떨림 숨기려는 노력은 역효과사회불안장애는 방치하면 만성으로 가기 쉽다. 다행히 ‘인지행동치료’라는 효과적 치료법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왜곡된 인지 과정과 대처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러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지고, 어떤 비합리적인 사고가 나타나는지 알아야 한다. 만약 발표 중에 누군가 피식 웃었다고 상상해보자. 이때 비합리적 사고를 하는 이들은 대뜸 ‘내가 한심해서 그렇다’ ‘발표를 망쳤으니 나는 무능하다’고 믿어버린다. 왜 웃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심한 논리적 비약이 이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긴장해서 나오는 신체 반응을 숨기려는 ‘안전 행동’을 파악해 중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소리 떨림을 숨기려고 작게 말하거나 시선을 피하면 정작 말하려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아 상대방에게 진짜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런 ‘안전 행동’을 하지 않아도 회사에서 잘리는 등 상상했던 최악의 결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지속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사회불안장애 치료에 특화된 교내 연구센터를 맡고 있는 안정광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말하는 내용이 아닌, 내 신체에 너무 많은 주의를 쏟는 게 문제”라며 “긴장될 때 주의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서 눈앞의 과제로 돌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공 경험이 중요…“타인들, 별로 신경 안 써”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안한 상황을 잘 견디는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다. 여기서 ‘성공’이란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았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남궁 교수는 “사회불안장애 환자들은 사람들이 긴장한 모습을 전부 다 알아볼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실제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발표 중에 숨이 막히거나, 연단에서 뛰어 내려오는 극단적인 상상을 했더라도, 실제로는 ‘떨렸지만 생각보다 할 만했다’고 느끼면 다음부터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극도의 불안 상태로 몸을 내던지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치료자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극복을 시도해보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적당한 떨림을 유발하는 중간 정도 난도부터 시작해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좋다. 발표, 면접, 공연 연습 영상을 촬영해 관찰하는 방법도 있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만큼 긴장한 모습이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 도움이 된다. 다만 불안감을 낮추는 근본적 치료가 아닌, 발성이나 화법 교정을 강조하는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취업 면접 등 어쩔 수 없이 압박적인 상황을 견뎌야 하는 경우라면 일시적인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심장 두근거림을 낮추는 약이나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도 때에 따라 도움이 된다. 모든 치료법을 총동원한다고 긴장을 100% 없앨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그럭저럭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안 교수는 “치료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실패 경험이 쌓여 더 불안해질 수 있다”며 “떨리지만 ‘적당히 잘하자’ ‘대충해도 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몸이 아플 때 남자친구 사진만 봐도 덜 아프다?”[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혼자 아파본 사람은 안다. 홀로 있을 때 아프면 왠지 더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괜히 서러워지기도 한다. 집에 돌봐줄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앓을 때와 누군가 돌봐줄 사람이 있을 때 느끼는 아픔 정도는 묘하게 다르다. 막연히 그냥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몸과 마음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라고 볼 수 있다.지난주 기사 에서 소개했듯,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뇌 영역이 일부 겹치기 때문이다. 해당 영역은 몸이 아플 때와 사람에게 상처받아 마음이 아플 때 모두 활성화된다. 이를 반대로 보면,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힘이 되어줄 때 뇌의 고통을 느끼는 뇌 영역의 활성화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주변에 나를 보살피는 존재의 유무에 따라, 진짜로 더 아플 수도 덜 아플 수도 있는 것이다.남자친구 사진만 봐도…“덜 아프네?”심지어 나를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의 사진만 봐도 통증 감소 효과가 있다. 비록 바로 옆에 붙어 있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나를 걱정하고, 보살핀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를 실험을 통해 알아보기 위해 나오미 아이젠버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6개월 이상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들을 모집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고, 팔뚝 안쪽에 꽤 뜨끔한 통증을 유발하는 열 패치(50°C 안팎)를 붙였다. 여성들이 뜨거운 통증을 참는 동안 △남자친구 사진 △모르는 남자 사진 △물체 사진(의자)을 각각 보게 했다. 실험이 끝나고 이들에게 얼마나 뜨거운 통증이 참기 힘들었는지 10점 만점으로 답변을 받았다. 어떤 그룹이 가장 덜 아팠다고 답했을까?예상대로 남자친구 사진을 본 여성들은 다른 사진을 본 여성들에 비해 통증이 꽤 참을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리적 지지 대상의 존재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통증 감소 효과가 있었다.수술 뒤 환자가 회복할 때 보호자의 존재 유무에 따라 느끼는 주관적 통증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아플 때 애인도 없고, 가족도 없으면?그럼 이쯤에서 아플 때 애인도 없고, 가족도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다행히도 위로될 만한 또 다른 연구가 있다. 미 플로리다대 마이클 로빈슨 박사 연구팀은 얼음물에 3분 동안 손 담그고 참기 실험을 했다. 물에 손을 넣고 참는 동안 실험참가자의 옆에 △친구가 응원하거나 △모르는 사람이 응원하거나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조건 등으로 그룹을 나눴다. 여기서 응원했다는 의미는 고통에 공감해주고, 눈을 맞추며 힘을 북돋아 주는 의사소통을 했다는 것을 말한다. 3분이 지난 뒤 어떤 그룹이 가장 덜 고통스러웠다고 답했을까?연구팀은 당연히 친구에게 응원받은 사람이 가장 덜 고통스러우리라 예측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조금 달랐다. 친구가 응원해준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이 응원해준 사람들이 답변한 통증 정도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곁에 있었던 사람이 친분이 있다고 해서 덜 아픈 것도 아니었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서 더 아픈 게 아니었다. 물론 혼자 있었던 사람은 이들 중 가장 손이 아팠다고 답했다. 비록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플 때 옆에서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거나, 눈맞춤하며 말을 걸면 고통이 덜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모르는 타인의 존재만으로도 대인 관계에서 지지받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실연의 상처, 데일 것 같은 고통 견딜 때와 맞먹어 격려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덜 아프다고 느껴지는데,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갔을 땐 어떻게 될까. 이별의 아픔을 떠올릴 때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살펴보자.컬럼비아대 심리학과 에드워드 스미스 교수 연구팀은 최근 6개월 이내에 연인과 헤어진 남녀 40명을 모집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원치 않는 이별을 겪었다’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사실 일방적으로 차였다는 의미다. 실연의 아픔을 수습 중인 이들에게 연구팀은 다소 잔인한 실험을 했다. 헤어진 연인 사진을 보여주고, 어떻게 차였는지 이별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고통스러웠던 장면을 그려보게 했다. 그러는 동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이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사진을 치운 뒤, 잠시 쉬었다가 이번에는 왼쪽 팔뚝 안쪽에 후끈후끈한 열 패치를 붙이고 15초 동안 뇌 활동을 촬영했다. 처음엔 마음의 상처를 들춰내더니, 두 번째엔 진짜로 몸을 아프게 만든 것이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니, 실연으로 아플 때와 팔뚝이 아플 때 활성화된 뇌 영역과 그 활성화 수준이 상당히 비슷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아픔은 마치 팔뚝을 뜨거운 것에 데는 것과 비슷한 고통으로 느낀다는 의미다. 단순 비교엔 한계가 있겠지만, 수개월 동안 실연의 아픔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이들은 살에 뜨거운 게 닿아 아픈 고통을 수시로 느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몸이 자주 아프면, 마음도 자주 아프다사람에게 상처받은 고통과 몸의 고통이 같은 뇌 영역을 공유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응용해 생각해볼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둘 중 하나의 통증에 예민한 사람은 나머지 하나에도 민감해질 수 있다고 한다. 신체 통증에 민감한 사람은 대인 관계에서 더 잘 상처받을 수 있다. 대인 관계에서 민감해 자주 마음을 다친다면, 신체적 통증에도 더 예민하질 가능성이 크다.실제로 두통, 가슴 통증 등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만성 통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모임에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신체 통증에 민감한 만큼 대인 관계에서 생기는 미묘하고 사소한 갈등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사람을 만나는 것에 공포증이 생기기도 한다. 캐나다 위니펙대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신체적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만성 통증 환자 130명을 조사한 결과 93명이 사회적 만남을 꺼리거나 사회 공포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반대로 자존감이 낮거나, 불안한 애착 성향을 보이거나, 대인 관계에 민감해 자주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신체적 고통에도 민감해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같은 수준의 신체적 고통을 겪더라도 남들보다 더 아프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혹시 지나치게 신체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작은 통증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진 않은가. 몸과 마음의 고통이 연결돼 있어 둘 중 하나라도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충족되면, 나머지 하나도 괜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보자. 아플 때마다 매번 약 먹고, 병원가기도 애매한 통증 때문에 고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주변에 나에게 관심 갖고 돌봐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심리적으로 의지할만한 사람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아플 때 모르는 사람이라도 나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준다면 마음이 든든해져 덜 아프게 느껴진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가. 나의 사소한 관심과 격려의 말이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기억하자.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21
    • 좋아요
    • 코멘트
  • 연암대학교, LG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국내 최고의 차세대 농업기술 선도대학

    국내 유일의 농축산 특성화 사립 전문대학인 연암대학교(총장 육근열)는 농축산업 현장의 혁신을 주도할 고숙련 전문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대표 교육기관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1, 2학년 전문학사부터 3, 4학년 학사과정(전공심화), 그리고 차세대농업기술대학원인 전문기술 석사과정까지 체계화된 수요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축했다. 연암대는 미래 농축산업을 이끌 실무형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스마트축산계열·스마트원예계열·동물보호계열로 집약된 특성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대학 전문기술 석사과정은 직무 중심의 고도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신기술과 신산업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석사 수준의 전문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신규 교육체계로서 2022학년도 8개교 13개 과정에 이어 2023학년도 8개교 10개 과정이 최종 인가됐다. 연암대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2023학년도 전문대학 전문기술 석사과정’을 최종 인가받았다. 공학·자연 분야 지능형 농장 부문에서 △스마트원예 전문기술 석사과정(10명) △스마트축산 전문기술 석사과정(10명) 등 2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암대는 차세대 농업기술대학원으로 불리는 전문기술 석사과정 운영을 통해 축산과 원예 스마트팜 분야 전문 기술인재 양성을 목표로 전문학사(실무 인재)에서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숙련 인재)을 거쳐 전문기술 석사과정(고숙련 전문기술 인재)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육체계를 완성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팜 산업의 다양한 인력 수요에 대응해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갖춘 맞춤형 인재를 배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문기술 석사과정은 산학연 협력 교육 및 학습·연구 방법론 가운데 하나인 리빙랩(Living Lab)을 고도화하여 적용함으로써 △현장직무 중심 기술연구 △애로기술 개발과 적용 △선도 융합 기술에 대한 현장 R&D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리빙랩이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여 리빙랩 커뮤니티(산업체·외부 전문가 파트너)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습법이다. 육근열 총장은 “연암대는 전문학사부터 학사학위, 전문기술 석사까지 연계된 최적의 체계화된 수요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농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농축산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건국대학교, MBA 2024학년도 전기 신입생 모집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원장 이미영)은 경영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을 2015년 획득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커리큘럼 운영과 실무 사례 위주의 토론 중심 참여형 수업을 통해 경영학적 소양과 실무 감각을 균형 있게 갖춘 경영자와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경영 환경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일반경영 교육과정인 ’건국 MBA’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MBA’와 ’인사조직·노사 MBA’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영학 전반을 배우는 필수 코스 ‘건국 MBA’건국 MBA는 경영학 전반에 걸친 모든 경영 분야를 골고루 배우고 익힌다. 직장에서 보다 앞서가는 임원이 되기 위해, CEO 또는 경영후계자가 되기 위해, 그리고 본인이 직접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재무, 회계, 마케팅, 전략, 인사, 국제, 경영정보, 생산 등 경영학 모든 분야의 공통 필수 과목들을 수강함으로 균형 있는 경영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전공선택 과목을 주도적으로 선택해 특정 경영 분야를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학, 통계학, 기초회계, 그리고 경영윤리 수업을 통해 심화 준비단계를 거친다. 실무관련 사례와 토론 중심 수업으로 살아있는 배움과 교류가 있는 곳이다.- 디지털 경영의 모든 것 ‘DT MBA’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MBA는 국내 최초, 유일의 디지털 혁신 경영 MBA 프로그램이다. 비즈니스 리더와 경영자들에게 디지털 기술과 전략에 관한 심층적인 이해와 역량을 제공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 조직 문화, 고객 경험 및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개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DT MBA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 및 경쟁우위 확보 전략,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최신 디지털 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디지털 마케팅 등 특화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제공해 비즈니스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인사·조직·노사 관리 전문가 양성 특화 프로그램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인사조직·노사 MBA 프로그램은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사전문가와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개설된 특화 교육과정이다.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 노사관계론 같은 기초 과정부터 직무분석·채용, 성과평가·보상, 비즈니스협상, HR어넬러틱스·핵심인력관리 등 실무와 사례 중심의 다양한 수업을 제공한다. 주로 공공기관, 대기업, 스타트업, 컨설팅, 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하고 있거나 조직관리와 기업문화에 관심이 많은 리더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있다.- 해외 세미나, 동문 모임, 장학금 등 다양한 기회 제공경영전문대학원에선 재학생과 동문의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한 여러 행사들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2022년 싱가포르에 이어서 이번 가을에는 홍콩으로 해외학술세미나를 떠나 홍콩대학교 및 홍콩이공대학교에서 유명 교수들의 강의들 듣는 기회를 가졌다. 매년 1학기에는 경영전문대학원 총동문회장배 골프대회가 개최된다. 40팀 160여 명의 동문, 재학생, 교수 및 가족이 모인다. 2학기에는 MBA 재학생들이 참가하는 원장배 골프대회가 경기 파주의 스마트 KU골프 파빌리온에서 개최된다. 재학생 골프 모임인 KU MBA 골프동아리는 매년 네 차례 정기 행사를 개최한다. 건국대 MBA의 장점은 주 2회 등교(주중 및 주말 각 1회)로 2년 내 졸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해 운영한다는 점 등이다.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15∼20분 거리에 있으며 지하철 2호선 및 7호선과 연결돼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학생들은 평균 30%의 장학금을 받고 있으며, 성적에 따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024학년도 전기 입학 지원은 11월 10일까지이다. 입학 설명회는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제공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경영전문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강대학교, 2024년 경영학 석·박사 4개 과정 모집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원장 김도성)은 1980년 설립 이후 ‘윤리 의식과 첨단 경영 지식을 겸비한 리더 육성’이란 목표를 세우고,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을 받았다. 1년 과정으로 단축된 주간 MBA는 짧은 기간 내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야간 MBA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온라인 강의로 과목 선택의 폭을 넓혀 ‘하이브리드 MBA’로 운영한다. AI MBA 과정은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성장을 지원한다. 국내 최초 고위 실무자를 위한 경영학 박사 학위 프로그램인 E-Ph.D. 과정은 실무 지식을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다.- 글로벌 경영 인재를 양성하는 주간 S-MBA새롭게 개편된 주간 MBA(S-MBA) 과정은 2022년부터 1년 6개월에서 1년 집중 프로그램으로 단축 운영되고 있다. 여름학기를 포함해 3학기제이며, 필수 과목은 영어로 진행하고 선택 과목은 한국어로 가르친다. 변화하는 경영 환경의 지식 수요를 반영해 ‘재무, 벤처, 디지털 이노베이션’의 심화 전문 분야를 신설했다. S-MBA 학생들은 경영전문대학원의 모든 MBA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어 각자의 관심과 필요에 맞춘 최적화된 커리큘럼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대학에서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하며 해외 파트너 대학과 교환학생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MBA를 통해 실력과 통찰을 키우는 야간 Pro-MBA1980년 이후 86기까지 이어진 전통과 권위, 교육성을 갖춘 야간 MBA(Pro-MBA)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고급 경영학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MBA 학위를 취득하려는 직장인들의 현실적 일정을 고려해 교과과정을 온·오프라인, 주중·주말, 8주·16주 등 하이브리드로 운영해 학생들의 선택 재량권을 확대했다. 최고의 콘텐츠와 실무 전문가 교수진 구성을 통해 실무적 감각과 통찰력을 키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우회를 주축으로 하는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졸업 후에도 포스트 MBA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 과목을 수강하면서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시대의 성공 열쇠인 AI 빅데이터 이노베이션 MBAAI MBA는 토요일 전일제로 운영되는 1년 4개월 과정이다.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을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비즈니스 전문가의 성장을 지원한다. 베스트 마스터 랭킹 2019 데이터 애널리틱스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로 선정된 경영대 교수진들의 강의로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교수와 일대일 코칭을 통해 특정 주제를 다룬 후 팀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 보는 과정으로 마무리한다.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 인재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비즈니스 스타트업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 인문계와 비컴퓨터공학 전공자라도 교육과정을 이수한다면 인공지능 빅데이터 비즈니스 전문가의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국내 최초 고위 실무자를 위한 경영학 박사 학위 프로그램 E-Ph.D.E-Ph.D. 과정은 수요자 중심으로 전공 심화 과정을 설계했다. 실무와 이론의 조화를 통해 고위 관리자 및 임원에게 요구되는 핵심직무역량 강화에 초점을 뒀다. 주임 교수제 등의 특화된 교육 커리큘럼이 제공되고 있다.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 실무적 지식과 이론을 융합하고 지식을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것이 교육의 지향점이다. 석박사 통합과정과 박사과정은 각각 3년 과정이며, 매주 주중 하루 야간과 매월 첫 주 주말에 과목을 개설해 수강 일정 부담을 최소화했다. 국내 대형 출판사와 독점계약을 통해 박사학위 논문을 전문 저서로 편집해 출판 기회를 제공한다. 각 과정의 2024년 전기 입시 원서 접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강대 경영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직장 병행-주말 수업, 국내외 유명 교수진이 강의하는 오픈 플랫폼

    aSSIST 경영전문대학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총장 문휘창)은 1995년부터 알토대(당시 헬싱키경제대)의 파트너로서, 내년이면 30년째 ‘알토대 MBA’를 한국에서 공동 운영하고 있다. 단일 MBA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지난 8월 기준 알토대 MBA 학위를 받은 국내 동문은 총 4543명이다. 핀란드와 대만 타이베이 등 해외에서 운영되는 MBA 동문을 감안하면 1만 9000명이 활동 중이다. 알토대는 교육 강국인 핀란드에 위치한 명문대학이다. 2010년 핀란드 정부 주도하에 헬싱키를 대표하는 3개 주요대학(헬싱키 경제대, 공과대, 예술디자인대)을 통합해 혁신과 창조를 선도하는 종합대학으로 출범했다. 2023년 세계대학랭킹시스템(WURI)이 발표한 세계 혁신대학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3년 EMBA 랭킹에서는 국내에서 운영되는 EMBA 중 유일하게 톱 100에 선정됐다.●세계 1%, 글로벌 MBA 세계 3대 인증 모두 획득알토대 MBA는 글로벌 MBA 검증 기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QUIS)’ ‘국제MBA협회(AMBA)’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3대 인증을 동시 획득하면 트리플 크라운 MBA 과정이라 통칭한다. 세계적으로는 경영대학원의 1%(124곳), 국내에서는 알토대 MBA가 유일하다. 특히 국제MBA협회 인증은, 학교의 명성보다 각 프로그램, MBA 과정에 대한 심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며 교수진, 학생들의 경험과 가치의 우수성, 교육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인증이다. 알토대 MBA는 엄격한 국제 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검증된 과정이다.●한영 혼용반·영어반 선택해 1년 6개월 만에 정규 MBA 학위 취득직장인 교육생들의 학업 부담이 길어지지 않도록 국내 정규 MBA 중에 가장 짧은 학위취득 기간인 1년 6개월(3학기)을 기준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주말에만 수업이 진행돼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직장인들이 알토대 MBA를 찾는 이유다. 한국어와 영어 혼용으로 진행되는 일반반과 100% 영어로 진행되는 영어반 중 선택할 수 있다. 강남 캠퍼스와 강북 캠퍼스가 동시에 개설돼 회사 및 자택 위치에 따라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알토대 경영대학장이 참가한 입학설명회 성료2024년 봄학기(3월) 입학설명회가 18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진행됐다. 100여 명의 직장인 신청자를 위해 알토대 경영대학장 외에도 14명의 졸업생이 자리해 과정 소개와 입학 상담을 진행했다. 입학 상담 희망자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신청할 수 있다.●한국 동문을 위한 aSSIST-알토대 동문 행사 개최19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4543명 졸업생을 위한 총동창회 행사가 진행된다. 알토대 한누세리스토 부총장을 비롯해 6명의 관계자가 방한해 졸업생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무료 동문 행사를 연다. 대표적인 동문으로는 권봉석 LG전자 부회장과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대표 등이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동문이 행사에 참여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람에게 상처 받았을 때, 진통제 ‘한 알’이 효과 있다? [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표현한다. 겉으로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지 않더라도, 몸이 다친 것처럼 마음도 아프다는 의미에서다. 이밖에 ‘가슴에 멍이 든다’ ‘가슴이 쓰라리다’ ‘마음이 찢어진다’ ‘뼛속까지 저리다’ 등 마음이 힘겨운 걸 몸의 고통처럼 표현하는 말들이 많다. 은유적 표현 같아 보이지만, 이는 근거 없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뇌에서는 몸의 통증과 마음의 통증을 같은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그렇다. 거절이나 따돌림, 실연, 사별 등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비록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 뇌에서는 마음이 붓고, 피 나고, 멍든 것으로 여긴다. 기묘하게 연결된 몸과 마음의 세계를 살펴보자.몸이건 마음이건 아프면 반응하는 뇌 영역은 똑같다몸이 아프면 뇌에 비상경보등이 켜진다. 신체에 고통이 느껴지면, 외부에서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때 관여하는 뇌 영역은 배전측 대상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dACC)과 전측 섬엽(anterior insula· AI)이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아플 때도 이 영역이 활성화된다. 특히 사람들에게 비난받거나, 거절당하거나, 따돌림당할 때 그렇다. 실연이나 사별로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을 때도 마찬가지다.나오미 아이젠버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뇌 반응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알아봤다. 실험 방식은 간단했다. 3명이 공을 주고받는 컴퓨터 공놀이 게임에서 특정 1명에게만 공을 패스하지 않고 따돌리는 것이다. 심지어 1명을 따돌리는 동안 나머지 2명은 서로 공을 45번이나 주고받았다. 나를 따돌리고 공놀이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따돌림당한 사람 뇌에서는 몸이 다치고 아팠을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크게 활성화됐다. 게임에서 마치 없는 사람처럼 취급당해 마음이 상하자, 뇌에서는 몸이 아플 때처럼 비상경보등이 켜진 것이다. 실제 인간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에 비해 매우 가벼운 수준으로 연출한 가상 따돌림에도 이런 결과가 일어난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신체적 생존만큼 중요한 ‘사회적 생존’뇌는 왜 마음이 다쳤을 때, 몸이 아플 때와 같은 반응을 보일까? 학자들은 이를 인간의 ‘사회적 생존’ 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원시 사회에서는 만약 인간이 사회적 유대 관계를 망쳐 무리 밖으로 쫓겨나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무리에서 더 이상 보호 받지 못하게 돼 외부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뇌에서는 신체적 생존 못지않게 큰 위기가 닥친 것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이런 반응은 사회적 유대 관계를 맺으며 사는 일부 포유류 동물도 비슷하다. 원숭이와 햄스터의 뇌에서 몸의 고통을 처리하는 해당 뇌 부위를 제거했더니, 더 이상 새끼를 챙기는 모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회적 생존에 대한 경보 반응이 고장 나면서, 애착 대상을 보호하지 않게 된 것이다.뇌에 작용하는 진통제, 마음의 고통에도 효과마음이 아플 때 뇌에선 몸이 아플 때와 같이 받아들인다고 하니, 심리학자들은 참신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몸이 아플 때 먹는 진통제를 먹으면 마음도 안 아프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네이선 드월 미 켄터키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예: ‘타이레놀’)로 실험했다. 여러 진통제 중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은 뇌에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원리의 진통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건 모든 진통제가 다 마음의 고통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말초신경에 주로 작용해 진통 소염 작용을 하는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예: ‘애드빌’ 등)는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성인 62명을 절반으로 나눠 3주 동안 한 팀은 아침저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500㎎)를 한 알씩 먹게 했다. 나머지 한 팀은 아무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먹었다. 그리고 대인관계에서 상처받은 정도를 매일 심리검사를 통해 기록했다. 검사 문항에는 “나는 오늘 놀림을 당해서 기분이 상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아래 그래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한 그래프가 진통제를 복용한 그룹에서 기록한 마음의 고통 정도다. 시간이 갈수록 고통 정도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초록색으로 표시한 점선 그래프는 가짜 약을 먹은 그룹이다. 기울기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고통이 약간 증가했다.마음 아플 때도, 몸 아플 때만큼 보살펴야이러한 결과는 추후 진행한 또 다른 fMRI 검사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에서 소개한 컴퓨터 공놀이 게임에서 따돌림당하는 상황을 똑같이 연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따돌림당하는 사람이 사전에 진통제를 먹었다는 점만 달랐다. 그 결과 진통제를 먹은 사람들은 따돌림당하는 동안 몸과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뇌 영역이 덜 활성화됐다. 즉, 따돌림을 당해도 심리적 타격감이 별로 없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진통제가 적어도 일시적으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심리적 고통을 줄이는데 진통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는 점도 분명하게 경고했다. 잠깐 고통을 못 느끼게 해줄 뿐,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뜻이다. 또 상황에 따라 복용 기준도 잘 지켜야 한다. 실험에서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하루 최대 복용량 기준(4000㎎) 이하를 준수했다. 음주가 잦거나, 간이 안 좋거나, 이미 다른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의료인과 상의해야 한다.몸에 피가 나고 뼈가 부러졌을 땐, 몸을 보살피고 충분히 쉬어야 낫는다. 그런데 우리는 몸의 고통과 뇌의 같은 영역을 공유하는 마음의 고통에는 유독 모질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나약해 빠졌다’ ‘그만 좀 툭툭 털고 일어나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몸이 다쳐 일어나기도 힘든 사람에게 ‘왜 이리 나약하냐’고 다그치진 않는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프고 다쳐서 쉬어야 할 땐 당연히 쉼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그리고 주변의 누군가는 이러한 돌봄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건 아닌지 돌아보자.다음 주 기사에서는 △헤어진 전 애인 사진 볼 때 뇌에선 무슨 일이? △몸이 자주 아프면, 마음도 자주 아프다 △대인관계 나아지면 아픈 몸도 낫는다 등의 내용을 다룰 예정입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4
    • 좋아요
    • 코멘트
  • 액체 첨가제 한 방울로 항균·항바이러스 걱정 ‘뚝’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공공장소에서 여러 사람의 손길이 스쳐 가는 물건에 선뜻 손대기 머뭇거려지는 때가 있다. 버스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 등에 괜히 보이지 않는 세균이 있을까 불안해서다. 그래서 항균·항바이러스와 관련된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대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재료연구원이 설립한 연구소기업인 ‘트윈위즈’는 액상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를 개발했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 10% 이상을 출자해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제품을 개발한 김창수 트윈위즈 대표는 한국재료연구원에서 13년 동안 실생활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온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트윈위즈는 기존의 고체형 항균·항바이러스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를 개발했다. 기존의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는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을 접목하고자 하는 제품과 혼합했을 때 제품의 외관이나 색상이 변하고 기존 물성이 저하되는 등 여러 가지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트윈위즈는 이 점에 착안해 액상 첨가제를 개발하고 기존 첨가제의 단점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트윈위즈가 개발한 액상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는 사용 시 제품의 외관과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신소재다. 투명한 액체형 첨가제로 추가 공정이나 설비 없이 기존 생산 공정에서 다양한 수지에 소량 첨가만으로도 항균력을 극대화한다.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대한 항균력을 99.9%까지 끌어올렸고, 상온에서 5년 이상 항균력이 지속된다. 이 제품은 터치스크린, 노트북, 스마트폰, 키오스크를 비롯해 필름 수지, 코팅액, 잉크 등 다양한 소재에 적용할 수 있다. 의료·공공시설, 유아·위생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트윈위즈는 이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 1년 만인 올해 1월 기술보증기금,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경남벤처투자, 부산연합기술지주 등으로부터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 22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트윈위즈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사업화 프로그램으로 채택됐고, 지난해에는 ‘경남스타트업 IR 온사이트’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올해는 ‘코어 스타트업 어워즈’ 대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도전 K-스타트업 2023’에 출전해 왕중왕전에 진출했다. 트윈위즈는 내년부터 공장 확장 이전을 통해 연간 200t급의 양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창수 대표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액체 한 방울로 세균과 바이러스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다? 아니면 산? 어디로 가야 ‘힐링’이 더 잘 될까 [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자연으로 떠날 때 바다와 산 중에 딱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 취향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것이다. 바람과 파도가 춤추는 탁 트인 바다가 안겨주는 느낌과 고요하고 상쾌한 공기로 가득 찬 산이 선사하는 기분은 분명 다르다. 사실 어떤 자연이든지 일단 집을 떠나기만 하면 힐링 효과는 따라온다. 앞서 기사(연휴 내내 스마트폰만 만지작? 자연 속으로 ‘녹색 갈증’ 풀러 떠나세요)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할 뿐 아니라 불안이나 우울, 폭력성 등 부정적 정서를 낮춰준다.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힐링 효과를 선사하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람들이 가장 행복감 느끼는 자연환경은 어디?도심을 조금이라도 벗어나 탁 트인 자연환경을 봤을 때 정서가 환기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어떤 자연환경을 만나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기분의 정도가 다르다.영국 서식스대 조지 맥케론 박사 연구팀은 사람들이 어떤 자연환경에서 더 행복감을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용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앱 알람이 울릴 때마다 GPS 위치 정보와 함께 구체적 장소, 기분, 날씨, 활동 등을 입력했다. 6개월간 진행된 연구에 총 2만2947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주말이나 휴가 등 여가 시간에 방문한 장소를 분석해보니 도심, 바다, 숲, 산, 강이나 호수, 초원, 논밭 등으로 다양했다. 사람들은 이 장소들 가운데 어디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을까.가장 높은 행복 수치를 보고한 장소는 바로 바다였다. 그다음으로 행복 수치가 높았던 곳은 산, 숲, 초원, 강 등의 순서인데, 사실 이 네 곳의 점수 차는 크지 않고 거의 비슷했다. 다만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유독 노년층은 바다보다 산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보고했다. 도심은 어느 장소에 있을 때와 비교해도 가장 낮은 행복 수치를 보였다. ‘물멍’에 빠질 때 깊은 이완 경험 바다를 방문한 사람들이 특별히 더 행복하다고 느낀 이유는 뭘까. 안타깝게도 아직 사람들이 바다를 더 좋아하는 메커니즘을 완벽히 입증한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유력한 실마리는 물을 멍하니 바라보는 ‘물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독일 본대학 위생·공중보건 연구소 소속 연구팀이 공원이나 숲과 같은 초록색 자연이나, 강이나 바다 같은 푸른색 자연환경을 찾은 113명을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에 따르면 ‘물멍’을 때리는 동안 몸과 마음이 극도의 이완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물의 빛깔, 청각을 자극하는 파도 소리, 물의 움직임에 따라 생성되는 흰색 거품, 물가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붉게 내려앉는 노을 등 변화무쌍한 물가는 숲이나 산에 비해 끊임없는 자극을 선사한다. 아무래도 자연에서 물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시각, 청각, 후각 등을 다양하게 자극해 지루하지 않고 오래도록 멍때리며 쉴 수 있게 만든다. 이렇게 오감을 자연에 맡기고 앉아서 멍때리는 동안 몸과 마음이 깊게 이완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탁 트인 강이나 호수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깝게는 공원의 분수, 인공폭포 등 움직이는 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요함·고립감 목적이라면 산이 적합반면, 숲이나 산은 바다와는 다른 종류의 힐링 효과를 준다. 나무가 많은 곳은 고요함을 선물하고, 골치 아픈 것으로부터 멀어진 것 같은 좋은 의미의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관찰하는 탁트인 전망도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조용한 환경에서 새 소리를 듣고, 꽃이나 나무를 관찰하며 차분하게 자연을 음미할 수도 있다. 꽃, 나무, 새, 곤충 등 바닷가보다 관찰할 수 있는 동식물이 더 많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연구팀은 산이나 숲은 물가에 비해 시시각각 변하는 정도가 작고, 파도 소리 같은 지속적인 청각 자극이 없기에 ‘나무 멍’이나 ‘숲 멍’과 같은 이완 행동은 덜하다고 봤다.만약 두 효과를 모두 누리고 싶다면 ‘물멍’이 가능한 녹지로 가면 된다. 그래서인지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풀이나 나무만 있는 공원 풍경보단 기왕이면 연못이나 분수 등 물이 함께 있는 풍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자연 산책에 필요한 하루 최소 시간은?일상에서는 바다나 산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주변 공원이나 천변 등을 잠시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휴식 효과가 있다. 그런데 바쁜 현대인들이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자연에서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루 몇 분 정도 산책하면 가장 효율적일까.일반적으로 하루 최소 20분은 투자하는 게 좋다. 마리 캐럴 헌터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도시에서 녹지공간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타액을 채취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연구팀은 8주 동안 실험 참가자 36명을 대상으로 자연 산책 전후 채취한 타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르티솔 수치가 가장 가파르게 떨어지는 시간은 산책을 시작하고 나서 20~30분 사이였다. 이때 코르티솔 수치는 평균 2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에도 수치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감소 속도가 더뎠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2시간은 자연에서 보낼 것을 권한다. 2019년 네이처지에 실린 영국 엑서터대 매튜 화이트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간 자연에서 120분 정도를 보낸 사람들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가장 건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그런데 120분 이하로 시간을 보낸 이들은 자연에서 아예 시간을 보내지 않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삶의 만족도를 보였다. 이와 반대로 200분 이상을 자연에서 보내면, 자연이 미치는 긍정적 연관성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자연과 ‘연결’되면 외로움도 줄어든다자연은 외로움도 완화해준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적어도,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화이트 박사가 진행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사회적으로는 고립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지내면 외로움을 덜 느끼고,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람과는 단절됐을지 몰라도 자연과는 연결됐기에 덜 외롭고 행복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다른 대상과 연결됐다고 여긴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아마도 인간이 자연을 살아 있는 대상으로 여기며 교감한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휴일에 별다른 약속이 없고, 마땅히 함께 보낼 사람이 없어도 외로워 말자. 그럴 때마다 우리에겐 언제나 품을 내어주는 자연이 기다린다는 것을 기억하고, 밖으로 나가보면 어떨까. 자연은 영원한 우리의 친구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10-01
    • 좋아요
    • 코멘트
  • 연휴 내내 스마트폰만? 자연 속으로 ‘녹색 갈증’ 풀러 떠나세요[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오늘 하루, 우리는 무심코 스마트폰을 몇 번이나 들여다봤을까? 쉴 새 없이 연락이 오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봐야 할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닌데. 현대인은 스마트폰에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다. “볼 게 없네”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끝없이 채널을 돌려대는 TV는 또 어떤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시간 보내는 것도 한두 편이지, 보고 나면 금세 몸이 찌뿌둥해진다. 그렇게 훌쩍 시간이 지나고 어두워지면 왠지 허무해지기도 한다.아마 이 기사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을 터. “이거 내 얘기네” 싶다면 이제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TV 앞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갈 때다. 단 20~30분 만이라도 집 근처 공원을 걸어도 좋다. 좀 더 깊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 자연에서 휴식하면 그저 기분만 좋아지는 게 아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인 긍정 효과는 생각보다 더 무궁무진하다.우리는 자연을 동경하도록 태어났다푸릇푸릇한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에 있으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힐링 되는 느낌을 받는다. 학자들은 인간이 애초에 자연을 사랑하는 본능을 갖고 태어나서 그렇다고 설명한다. 이를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고 한다. ‘바이오(bio·생명)’와 ‘필리아(philia·사랑)’ 두 단어를 합친 말로, 직역하면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 용어는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생명이 있는 것에 끌리는 인간의 본능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다.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이 1984년 저서에서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 또는 자연으로의 회귀본능 등으로 소개하며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우리말로는 ‘녹색 갈증’이라는 좀 더 재미있는 말로 의역된다. 녹색을 목말라 한다니, 자연을 갈망하는 마음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온종일 회색 콘크리트 건물에 갇혀 컴퓨터 화면만 보다가 초록색 자연을 보고 개안 된 것 같은 시원함을 느낀 적 있다면, 쌓여 있던 녹색 갈증이 해소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휴일에 산이나 바다를 찾아가고, 최대한 자연이 많이 보이는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자연에서 많이 뛰어놀아야 마음도 ‘튼튼’자연을 갈망하는 본능을 거스르고 살면 어떻게 될까. 물론 당장 큰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자연의 힐링 효과는 우리 몸에 차곡차곡 쌓여 몇 년 뒤, 몇십 년 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어렸을 때 자연을 많이 접하는 게 뭣보다 중요하다. 녹지가 많은 곳에서 살았던 아동들은 그렇지 못한 아동들에 비해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하다고 한다.자연이 아동에게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팀은 아동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를 기획했다. 1985~2003년 사이 덴마크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자란 모든 아동을 추적 조사한 것이다. 이 연구는 아이들이 10살까지 살았던 동네의 자연환경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주민등록 정보에 나온 주소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분석했다. 집을 포함한 주변 영역을 커다란 정사각형(약 4만4100㎡)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 녹지가 얼마나 있는지 수치화했다. 여러 곳을 이사 다녔다면, 각 동네의 녹지가 얼마나 있는지 측정해 평균을 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20세 이후 정신 질환으로 치료받은 기록을 분석했다.그 결과 어린 시절 녹지가 가장 적은 지역에 살았던 아이들은 녹지가 많은 지역에 살았던 아이들에 비해 우울증, 불안, 강박 등 각종 정신 질환으로 치료받을 확률이 55%나 높았다. 이 수치는 부모의 정신 질환 병력, 사회 경제적 환경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배제한 결과다. 연구팀은 “집이나 학교 주변의 녹지 공간이 중요한데, 도시 환경 설계에서 녹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공원이나 자연을 볼 수 있는 공간에 얼마큼 자주 데려가는지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지친 뇌를 상쾌하게 만드는 자연의 힘자연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 건 성인도 마찬가지다. 골치 아픈 작업을 하다가 자연과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만 봐도 기분이 환기되고, 집중력이 올라간다. 귀뚜라미 소리 같은 자연을 연상시키는 음향을 들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자연을 느끼는 잠깐의 휴식으로도 인지 능력, 주의력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기사 참고)자연은 정신적 피로감을 완화해 폭력성도 낮춰준다. 프랜시스 쿠오 미 일리노이대 교수 연구팀은 도시 공공주택에 사는 성인 145명을 연구했다. 이들을 연구 대상으로 택한 이유는 공공주택은 신청자의 선호 조건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위치가 배정되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누군가는 나무가 많이 보이고 도시 소음이 적은 공간을 배정받고, 또 다른 누군가는 건물만 잔뜩 보이고 자동차 경적 등 소음이 잘 들리는 집을 배정 받는다.이들은 어떤 환경에 사는지에 따라 정서적으로 확연히 다른 경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조건을 갖춘 집을 배정 받은 이들은 척박한 조건의 집을 배정 받은 이들보다 정신적 피로 수준이 훨씬 낮았다. 심지어 폭력성도 낮은 것으로 관찰됐다. 사진도 좋지만…가장 좋은 건 진짜 자연 만나는 것위에서 소개한 연구에서 눈치챌 수 있듯, 화면이나 오디오 장치를 통해서 자연을 만나는 것도 생각보다 큰 휴식 효과가 있다. 산책을 자주 나갈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배경 화면이나 컴퓨터 바탕화면을 자연 사진으로 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자연 풍경을 보여주는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정신 건강 치료를 시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그런데 그 어떤 대체재도 ‘원조’를 이길 순 없다. 신시아 프란츠와 스테판 메이어 미 오벌린대 심리학과 교수는 진짜 자연을 마주하며 느낄 때와 영상으로 담긴 자연을 느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험해 봤다. 이들은 실험참가자를 각각 나눠 15분 동안 △자연에서 산책하기 △도심에서 산책하기 △자연이 담긴 영상 보기 △도시 환경이 담긴 영상 보기를 실시했다. 그런 다음 이들의 기분 상태와 집중력, 삶의 문제에 대해 성찰하는 능력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자연에서 산책한 사람과 자연 영상을 본 사람들은 나머지 두 조건의 사람들보다 기분이 좋았고, 집중력이나 삶을 성찰하는 영역 모두에서 앞섰다.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실제 자연에서 산책하고 온 사람들이 자연 영상을 본 이들보다 세 영역 모두 훨씬 앞섰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에서 보여주듯, 진짜 자연에 가야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휴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진짜 자연 vs 가짜 자연’ 대결에서, 진짜 자연이 이기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무심코 또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사이버 세상을 헤매고 있었다면, 눈을 들어 진짜 세상에 펼쳐진 자연을 만끽해 볼 때다.다음 기사에서는 △자연에서 보내야 하는 하루 최소시간은 몇 분? △자연과 ‘연결’되면 외로움도 치유된다 △‘산 vs 바다’ 어디가 더 정신적으로 이로울까 등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09-30
    • 좋아요
    • 코멘트
  •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경계 허물기 성공으로 교육혁신 이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교육, 연구, 행정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 유연화와 융합화를 통해 경계 허물기에 성공하며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I유형(자율개선대학) 1차년도 연차평가에서 최근 전국대학 최고 등급을 받았다. 경계 허물기의 대표적 사례로는 프로젝트 학기제가 꼽힌다. 학생들의 도전의식 고취 및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 학기제는 학생이 스스로 설계한 프로젝트를 한 학기 동안 지도교수 지도 하에 수행하며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학생과 교수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참여 학생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0학년도 대비 올해 74%가 성장했다. 세종캠퍼스만의 독특한 수업방식인 ‘SEMO(Student Engaged MOdular) Class’는 학습자 중심으로 기획된 혁신적인 수업모델이다. SEMO Class는 세 가지 타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Type 3는 수업 전에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온라인 학습 후 멘토와 함께 소규모 그룹 토의를 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수업에서는 문제 해결을 통해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하는 PBL(Problem Based Learning)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창의력 기반 융복합 역량을 효과적으로 함양할 수 있게 된다. 세종캠퍼스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 자율권 보장을 위해 학과 간 전과의 벽을 허물 예정이다. 신입생들이 지도교수, 전문 컨설턴트, 생활 상담사 등과 주기적인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생 스스로가 자기주도적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09-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국 여자대학교 취업률 1위… 학생의 꿈이 꽃피는 경인여대

    인천 유일의 기독교 여자대학교인 경인여자대학교(총장 박명순)는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재정지원대학, 기관평가인증 교원양성기관 우수등급, 일·학습병행 공동훈련센터성과 S등급, 간호교육인증, 동물보건사 및 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 인증, 최우수 인천시민대학 등 각종 평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취업률에서도 전국여자대학교 1위(2022년 대학알리미, 졸업생 1,000명 이상 기준)에 올라 학생 성공 취업을 실현하는 직업전문교육기관임을 입증했다. 5개국과 연계한 글로벌 인재 육성, 지역사회와 상생 협력하는 평생교육 등 명실상부한 글로컬 대학으로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일·학습 병행 공동훈련센터 S등급…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률 100% 근접경인여대의 평균 취업률은 70% 내외로 전국 여대 1위를 기록했다. 성공적 취업을 위해 취·창업지원센터에서는 잡컨설팅, VR모의면접, AI자기소개서 컨설팅, 헤어메이크업과 면접복장 및 입사서류사진 지원 등 토탈 취업 컨설팅을 지원한다.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을 통해 2학년 재학생(호텔·카지노학과)은 기업훈련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1년간 4대 보험 가입, 기업 훈련비(최저임금 이상)를 지원받고 직무훈련을 마친 후 졸업과 동시에 훈련 기업에 바로 취업한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일·학습병행공동훈련센터 성과 S등급을 획득했다. 간호사 국가고시는 합격률이 100%에 수렴하고, 반려동물보건학과는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인증, 보건의료행정학과는 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 인증 등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 기관 및 학과로 인정받고 있다.글로벌 인재육성: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현장직무연수 경인여대는 △해외 어학연수 및 현장학습 △취업 연계 해외직무연수 △교환학생 △해외기업탐방 △해외봉사활동 등 재학생들의 외국어 학습과 경험을 위한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지원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주관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에 선정돼 학생 21명이 5개국(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등)에서 16주간 어학·전공 교육, 산업체 직무연수를 했다.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학습 공모전에서 2년 연속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경인여대의 글로벌 프로그램은 재학생들의 취업 영역을 해외로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은 2020년 200여명에서 지난해 430여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2.7배 넓어지는 SG캠퍼스(Smart&Green)와 기숙사 신축 2021년 대학교지가 2.7배로 확장돼 SG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사업(169억 원)에 선정돼 403명 규모의 기숙사 건축을 시작으로 역사관과 글로벌스마트관 건축에 들어갔다. 중장기적으로는 창의융합관, 보건의료과학관도 지을 예정이다.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획기적 교육환경 개선이 추진 중이다.2024학년도 자유전공학과 신설, 수시모집으로 96% 선발2024학년도 신입생부터 자유전공학과를 도입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 중인 학생들을 위해 1학년 1학기에 진로탐색 중심 수업을 듣고 여러 전공에 대한 탐색을 진행한 뒤 1학년 2학기에 전과(간호학과는 제외)하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지도교수와 1대1 전공탐색 및 학습설계를 진행하며 체계적인 미래설계를 할 수 있다.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인원은 1305명(정원내)으로 이중 96%인 1226명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입학전형은 일반과 특별로 나뉘는데 일반전형은 면접 또는 학생부 중심의 평가를 하고 특별전형은 일반고, 특성화고, 고른기회 전형으로 나눠 선발한다.경인여대만의 특별한 장학 혜택 성적우수 장학금으로 학과별 최우수자에게는 수업료 50%가 지급되며, 학사학위 과정의 경우 첫 학기 전체 100만원의 장학금을, 다음 학기부터는 직전학기 성적 2.0학점 이상을 유지하면 100만원의 장학금을 계속 지급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인마일리지제도를 운영한다. 인성·소통·협업·창의·글로벌 관련 다양한 비교과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누적 마일리지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밖에도 △성적우수 △성적향상 △봉사 △재해 △보훈 △새터민 △글로벌 △만학도 △인증평가 등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시 1차 원서접수는 9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로 유웨이어플라이 및 진학어플라이에서 지원할 수 있다. 수시 2차 원서접수는 11월 10일부터 24일까지, 정시 원서접수는 2024년 1월 3일부터 15일까지이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09-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장 짓고도 일손 없어 ‘텅텅’… 지방 인력난 해소할 ‘한국형 퀵스타트’ 뜬다

    전북 군산에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연말 새로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의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앞서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12월 전북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새만금산단에 13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공장 건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전문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 산자부가 올해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이다.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기업이 지방에 투자를 결정하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인력을 사전 모집해 교육하고 준공 시점에 맞춰 인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워낙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데, 시간이 갈수록 고용난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고용노동부의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경제인구 자체가 2025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동안의 정부 지원은 신규 인력 채용보다는 기존 재직자 지원에 집중됐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인재양성 사업 안내서’에 따르면, 기술 교육이나 특화단지 교육 등 다수의 지원 사업이 재직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지방 투자 촉진과 초기 인력난 해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지방에 투자를 결정한 기업이 사업장 완공 전 교육을 마친 신규 인력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구직 청년들에게는 안정적으로 역량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미국 조지아주가 196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탄생했다. 조지아주에서는 22개 기술전문대학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분야별 기업에 맞춤 교과 과정을 개발하고, 비용은 주에서 부담한다. 기아와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하며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운영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사업장을 신설하거나 추가로 지으면서 10명 이상의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선발된 기업에 교육훈련 장려금과 인건비, 교육비를 지원한다. 기업의 채용 기준에 따라 채용 후보자로 선발된 교육생들은 교육 기간에 1인당 월 200만 원의 교육훈련 장려금을 최대 3개월간 지원받는다. 이는 교육생들이 교육 기간에 소득 공백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 과정은 기업이 지역 교육기관과 함께 기업 현장 요구 사항에 맞춰 자유롭게 설계해 운영할 수 있다. 기술 보안 등으로 위탁 교육이 어려운 경우 사내 강사나 교육장 등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허용된다. 또 참여 기업은 교육 과정을 이수한 교육생 채용 시 1인당 월 50만 원의 인건비를 최대 3개월간 지원받는다. 지역 교육기관은 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교과 과정 및 교보재 개발비, 전문가 활용비 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09-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결혼 사진 속 미소 보면, 부부의 미래를 알 수 있다?[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이나 댓글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의 결혼식 장면은 처참하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하객들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강풍에 휘청이며 넘어진다. 폭우로 야외 피로연장 천막이 찢어져 하객들을 덮치기도 한다. 준비해 놓은 음식은 비에 홀딱 젖어 먹을 수가 없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신랑, 신부의 얼굴은 사색이 됐을 것이다.그런데 이 영화의 묘미는 이런 와중에도 해처럼 밝은 미소를 짓는 신부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와 신랑 팀(도널 글리슨)의 표정에 있다. 이들에게선 결혼식이 망했다는 절망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뜻밖의 재미있는 변수를 만났다는 듯 화사하게 웃는다. 처음엔 궂은 날씨에 난감해하며 얼굴을 찌푸리던 하객들도 점차 미소를 되찾는다.영화에서 메리와 팀의 미소는 단지 망해가는 결혼식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애쓰는 미소가 아니었다. 이들의 미소는 지난주 기사()에서 살펴본 것처럼 눈과 입, 광대 근육이 함께 웃는 ‘뒤센(Duchenne) 미소’였다. 이들의 진심어린 미소가 결혼식 분위기를 바꿔 놓았듯, 진짜 미소를 자주 짓는 사람은 자신과 타인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수십년간 과학적 연구를 통해 살펴본 진짜 미소의 힘에 대해 살펴보자.자주 짓는 표정이 인상 만들어…인생까지 좌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40세가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전까진 원래 생긴 대로 살았지만, 40세 이후부턴 살아온 대로 ‘생겨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많은 심리학자들도 인간의 표정을 연구한다. 자주 짓는 표정이 평소 얼굴로 굳어지고,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삶까지 유추해볼 수 있어서다. 이런 맥락에서 결혼식 사진을 보면 부부의 결혼생활을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다고 한다. 영화 속 메리와 팀처럼 결혼식에서 뒤센 미소를 지으며 밝게 웃은 부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결혼식 날 억지로 웃거나 무표정이었던 부부는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결혼식 날 긴장해서 얼어붙은 미소를 지었다고 결혼생활이 별로일 것이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관건은 배우자와 첫 출발을 하는 결혼식 날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는지다.실제로 영국의 한 매체가 정서 연구로 유명한 대처 캘트너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교수에게 네 커플의 결혼식 사진을 보여주고, 이들의 결혼생활을 예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부부는 각각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25년간 결혼생활을 해온 부부였다. 캘트너 교수는 각 부부의 사진 속 표정을 보고 “가짜 미소로 진짜 감정을 감추고 있어 부부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거나 “서로 비슷한 유형의 진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만약 이들이 헤어졌다면 오히려 더 놀라울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내놨다. 놀랍게도 이런 예측은 거의 비슷하게 맞았다. 이들 중 결혼식에서 행복한 진짜 미소를 지은 두 커플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반면 어색한 미소를 지은 나머지 두 커플은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상태였다. 캘트너 교수는 “결혼식에서 뒤센 미소를 많이 보이는 부부는 삶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가볍게 여기고, 어떤 갈등에도 더 쉽게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졸업사진 ‘찐’ 웃음이 30년 후 삶 예측 캘트너 교수가 자신 있게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은 앞서 진행한 30년간의 추적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잘 웃고, 긍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여대생 141명을 30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 대상은 1958~1960년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여대에서 대학 졸업 앨범 사진을 찍은 당시 만 21세 학생들이었다. 연구팀은 졸업사진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해 눈, 입, 광대 근육의 웃는 정도를 측정해 1~10점으로 점수화했다. 가장 무표정인 사람은 1.8점을 받았고, 가장 활짝 웃은 사람은 8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 눈 근육이 움직이는 뒤센 미소를 지은 사람은 50명이었다. 나머지는 입만 웃거나 무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들이 만 27세, 43세, 52세가 될 때마다 건강 상태, 결혼생활, 가족 관계, 사회적 역할, 직장 생활, 대인관계 등을 조사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그 결과 젊은 시절의 얼굴 표정과 30년간 삶의 궤적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나타났다. 졸업사진에서 진짜 미소를 지은 이들은 직장이나 결혼생활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독신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훨씬 적었다. 정신적, 신체적 문제도 거의 없었다. 가정이나 직장에 소속감을 느끼고, 부정적인 기분도 덜 느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이들의 대인 관계는 졸업사진에서 웃지 않았던 학생들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잘 웃고, 긍정적인 성향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긍정적 기운은 주변에 사람을 모으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삶이 힘들 때 지탱할 힘을 주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연구팀은 “긍정적인 감정이 전반적으로 유익한 삶의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웃으면…‘친구의 친구의 친구’도 영향 받아잘 웃고 긍정적인 사람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수십년간 조사를 통해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가 있다. 내가 웃으며 긍정적 기운을 발산하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감까지 좌우할 수 있다고 한다. 행복감을 주는 사람은 당연히 친구가 많을 확률이 높고, 원만한 대인 관계는 행복감을 유발하는 선순환을 낳는다. 니콜라스 크리스태키스 미 하버드대 의대 교수와 제임스 파울러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행복한 정서는 세 다리를 건넌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준다. 이를 ‘3단계 인간관계의 법칙’이라고 한다.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총 1만2067명을 추적 연구해 얻은 결과다.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1단계)가 행복할 확률은 15% 올라간다. 친구의 친구(2단계)가 행복할 확률은 10%,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가 행복할 확률은 6%로 각각 달라진다. 4단계까지 건너가면 효과는 사라진다. 연구팀은 아래와 같이 각 개인의 감정 상태와 대인관계를 시각화했다. 각 점은 1명의 개인을 의미한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일 경우 줄로 이어진다. 점이 파란색이면 현재 상태가 ‘불행’하다는 의미고, 밝은 연두색에 가까울수록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단계 법칙에 따라 가까운 사이에 서로 행복과 불행한 감정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파란색 점들과 연두색 점들이 줄로 연결돼 몰려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집중력-면역력-창의력도 높아져사실 웃음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는 이 밖에도 셀 수 없이 많다. 그만큼 우리 생활에서 웃음이 주는 활력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거창하게 삶 전체의 행복감을 위해서뿐 아니라, 일상에서 능률을 올리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라도 웃음은 중요하다. ○공부(업무) 시작 전 재미있는 영상 보면 능률 올라공부나 일을 시작하기 전 집중력을 높이고 싶다면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보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바탕 웃고 난 뒤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능률을 더 끌어올 수 있다. 영국 워릭대 앤드루 오스왈드 경제학과 교수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276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개그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두 그룹 모두에게 수학 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 결과는? 문제 풀기 전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한바탕 웃고 시작한 이들의 성적이 훨씬 더 좋았다. ○나이 들수록 많이 웃으면 창의력 생겨나이가 들면 웃음은 창의력을 유발하기도 한다. 2020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발행하는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웃을 때 뇌의 디폴트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영역이 많이 활성화됐다. 이곳은 ‘멍’하니 휴식을 취할 때 일하기 시작하는 뇌의 영역으로, 그동안 쌓인 기억과 생각을 정리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여유 공간을 마련한다. 웃을 때 이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웃음이 쉬는 것만큼의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창의적 사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건강·장수 비결로 꼽히기도 웃음은 면역력도 높여준다. 리 버크 미 로마린다대 연구진에 따르면, 1시간짜리 재미있는 영상을 시청하기 전과 후로 혈액을 채취해 검사했더니, 혈액 속 면역력과 관련한 성분들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영상 시청 후 12시간 이후까지 지속됐다. 이 밖에도 많이 웃는 사람은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작아져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수없이 많다.“웃음은 몸에서 긴장 에너지 빼내는 것”영국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허버트 스펜서는 “웃음이란 증기기관차에서 증기를 빼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살면서 차곡차곡 쌓인 긴장 에너지를 몸 밖으로 배출해 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웃지 않는 사람은 몸 안에 긴장 에너지를 잔뜩 가둬두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증기를 제대로 빼주지 않으면 언제 고장나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 시시껄렁한 일이라도 여유를 부리며 피식 웃어 본다면, 마음에 비타민 한 알 먹은 것 같은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엄청난 조건을 갖춰야만 매사에 웃을 수 있고, 삶이 행복한건 아니니까 말이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23-09-16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