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형

신아형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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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이 보고 듣겠습니다. 진실 앞에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abr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0~2024-04-19
경제일반67%
복지10%
금융7%
기획7%
국제경제7%
기업2%
  • “3040 영끌족, 고금리에 소비 가장 많이 줄여”

    연 3.50%의 기준금리가 1년 1개월째 유지되는 가운데 빚을 내서 집을 산 30, 40대가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영향으로 전반적인 민간 소비가 줄었지만 특히 304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투자한 사람)의 소비 여력이 가장 많이 위축됐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라 재무적인 이익과 손해를 보는 가계가 뚜렷하게 구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가계별 금리 인상 위험에 노출된 정도를 측정해 금리 상승 ‘손해층’과 ‘취약층’, ‘이득층’ 등으로 분류했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손해를 보는 ‘손해층’은 30∼40대 비중이 높았다. 소득은 중상층(4∼7분위), 소비는 상위층(6∼10분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2년 손해층의 소비는 3년 전보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주택 보유 비중은 79%로 전체 가계 평균(69%)을 크게 웃돌았고, 부채 중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도 전체(50.4%)보다 높은 58.8%로 집계됐다. 정동재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부채를 많이 보유한 가계일수록 손해층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주택을 많이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이전에 비해 가계 명목 대출금리가 약 2∼3% 상승하고, 실질금리도 1.5%포인트 내외 상승하면서 금리 상승이 소비를 둔화시키는 이른바 ‘기간 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분석 결과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 소비 증가율은 0.32%포인트 감소했다. 금리 인상은 기간 간 대체 효과(0.26%포인트)까지 더해져 전체 소비를 20% 추가로 위축시킨 것으로 조사됐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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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증시 활황에도… ‘일학개미’들은 울상

    일본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일학개미’(일본 주식을 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리고 이들이 올해 일본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연저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상장지수펀드(ETF)다.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2억1766만 달러(약 2900억 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종목인 ‘넥스트 펀드 닛케이 225 레버리지 인덱스 ETF’ 순매수액(3129억 달러)의 약 7배 수준에 달한다. 또 이는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ETF는 미국 만기 20년 이상 국채를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채 금리 하락(가격 상승)과 원화 대비 엔화 가치 상승을 둘 다 노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엔저 현상도 시장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엔화는 100엔당 8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해당 ETF는 22일 1252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올해 연저점을 기록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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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 권도형, ‘100년형 가능’ 美로… 韓투자자 20만명 배상 밀릴듯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에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과 ‘송환 경쟁’을 벌였던 한국은 송환을 기약할 수 없어 국내 20만 명 투자자는 사실상 구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권 씨가 일으킨 투자 피해는 세계적으로 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돼 미국에서 10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간)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권 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송환국이 결정된 건 권 씨가 도피한 지 22개월 만이다.● 韓-美 송환 경쟁, 법원 美로 보내 권 씨는 테라·루나 가치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한때 ‘한국판 일론 머스크’라 불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시스템이 무너지며 가치가 폭락해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세르비아 등을 거쳐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로 도피했다. 지난해 3월 23일 위조 여권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함께 잡힌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된 뒤 이달 21일 구속됐다. 체포 당시 한국과 미국은 권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한국 법무부는 3월 29일, 미국 국무부는 4월 3일 각각 인도 청구서를 보냈다고 몬테네그로 법원은 밝혔다. 권 씨 측은 형량이 적은 한국으로 송환되길 원했지만 결국 법원은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법원은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매체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며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씨가 항고하면 송환이 더 늦어질 수 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3월 22일까지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월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 재판에 그가 출석할 수도 있다.● 美, 100년 이상 징역형 가능 권 씨는 미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의 형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미 SEC는 2022년 2월 권 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연방 검찰도 한 달 뒤 상품 및 증권 사기,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비슷한 사례로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7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3월 선고 공판에서 100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2일 테라·루나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채팅방 등에는 “내가 잃은 돈은 어떻게 배상받나”는 글들이 올라왔다. 동시에 안도하는 반응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선 미국과 달리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아 증권 사기가 적용되기 힘들고, 적용돼도 형량이 적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피해자들의 구제는 후순위로 밀려날 것으로 내다봤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선 배상이 이뤄져 한국 피해자에게 줄 자산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공식 통보된 뒤 공소시효 정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검은 2022년 5월 투자자들이 권 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이후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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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라이7’ 주도 日증시 사상 최고, 올들어 17% 상승… 韓은 0.3% 그쳐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3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12월 29일 종가(3만8915엔) 이후 일수로는 무려 1만2473일 만이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늪에 빠진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대조를 이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1% 오른 2,664.27에 마감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닛케이평균주가가 16.85% 치솟는 동안 코스피는 0.33% 오르는 데 그쳤다. 닛케이평균주가(42.11%)와 코스피(8.69%)의 최근 1년간 상승률 격차 또한 33.42%포인트에 달한다. 22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19%(836.52엔) 상승한 3만9098.68엔으로 마감했다. 세계적 투자금융사(IB) 골드만삭스는 영화 ‘7인의 사무라이’에 빗대 일본 증시를 이끄는 7개 종목으로 도요타자동차, 스바루,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디스크, 스크린홀딩스, 미쓰비시상사를 꼽았다. 수출 비중이 크고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자동차,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매수해 관심을 끈 상사도 포함됐다. 일본 증시는 거품경제가 무너지면서 줄곧 침체 일로를 걸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3월에는 7054엔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후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펴면서 주가 상승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오가는 엔저 장기화가 나타나면서 자동차 등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장비 업체의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의 2024년 1분기(1∼3월) 순이익 예상치가 지난해 4분기보다 13% 늘어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또 부동산 시장 부실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증시를 이탈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일본으로 대거 향한 것도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시행 등 당국의 절세 정책으로 개인투자자의 자금도 증시로 유입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일본 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외 시장 관계자가 평가해 주는 걸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민관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 또한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품경제 시절의 증시 호황과 달리 최근 호황은 ‘기업 실적 호조’ 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카타 세이지(中田誠司) 다이와증권 사장은 이날 신고가 경신을 두고 “일본 경제가 여러 의미에서 크게 변했다는 증거”라며 “연말까지 기업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닛케이지수가 4만3000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보탰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일본만 제로(0) 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엔저 현상까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많이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한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정책의 효과가 지난해부터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상태에서 올해부터 비과세제도를 더 강화하는 NISA가 시행되면서 배당주들도 올라 증시를 부양했다”고 분석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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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폭락 주범 권도형 미국가면 韓피해자 뒷전 밀린다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에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과 ‘송환 경쟁’을 벌였던 한국은 송환을 기약할 수 없어 국내 20만 명 투자자는 사실상 구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권 씨가 일으킨 투자 피해는 세계적으로 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돼 미국에서 10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간)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권 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송환국이 결정된 건 권 씨가 도피한 지 22개월 만이다.● 韓-美 송환 경쟁, 법원 美로 보내권 씨는 테라·루나 가치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한때 ‘한국판 일론 머스크’라 불리며 주목을 받지만 시스템이 무너지며 가치가 폭락해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세르비아 등을 거쳐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로 도피했다. 지난해 3월 23일 위조 여권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함께 잡힌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된 뒤 이달 21일 구속됐다.체포 당시 한국과 미국은 권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한국 법무부는 3월 29일, 미국 국무부는 4월 3일 각각 인도 청구서를 보냈다고 몬테네그로 법원은 밝혔다. 권 씨 측은 형량이 적은 한국으로 송환되길 원했지만 결국 법원은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법원은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매체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며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씨가 항고하면 송환이 더 늦어질 수 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3월 22일까지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월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 재판에 그가 출석할 수도 있다.● 美, 100년 이상 징역형 가능권 씨는 미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의 형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미 SEC는 2022년 2월 권 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연방 검찰도 한 달 뒤 상품 및 증권 사기,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비슷한 사례로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7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3월 선고 공판에서 100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22일 루나·테라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채팅방 등에는 “내가 잃은 돈은 어떻게 보상받나”는 글들이 올라왔다. 동시에 안도하는 반응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선 미국과 달리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아 증권 사기가 적용되기 힘들고, 적용돼도 형량이 적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한국 피해자들의 구제는 후순위로 밀려날 것으로 내다봤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선 배상이 이뤄져 한국 피해자에게 줄 자산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공식 통보된 뒤 공소시효 정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검은 2022년 5월 투자자들이 권 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이후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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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증시,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韓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제자리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3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12월 29일 종가(3만8915엔) 이후 일수로는 무려 1만2473일 만이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늪에 빠진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대조를 이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1% 오른 2,664.27에 마감했다. 올들어 현재까지 닛케이평균주가가 16.85% 치솟는 동안 코스피는 0.3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닛케이평균주가(42.11%)와 코스피(8.69%)의 연간 상승률 격차가 33.42%포인트에 달했다.22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19%(836.52엔) 상승한 3만9098.68엔으로 마감했다. 금융사가 밀집한 도쿄 가부토초(兜町)의 증권사 콜센터에서는 최고치 경신이 다가오자 직원들이 모여 모니터를 보며 “3, 2, 1”이라고 카운트다운을 했다. 오후 들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직원들이 “축하합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일본 증시는 거품 경제가 무너지면서 1990년대 들어 줄곧 침체 일로를 걸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 3월에는 7054엔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후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펴면서 주가 상승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오가는 엔저 장기화가 나타나면서 자동차 등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장비 업체의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의 2024년 1분기(1~3월) 순이익 예상치가 지난해 4분기보다 13% 늘어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또 부동산 시장 부실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증시를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대거 향한 것도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시행 등 당국의 절세 정책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금도 증시로 유입됐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은 “증시 규모와 유동성이 30년 전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며 “상장 기업의 중장기 성장력 향상과 증시 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닛케이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 또한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품 경제 시절의 증시 호황과 달리 최근 호황은 ‘기업 실적 호조’ 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나카타 세이지(中田誠司) 다이와증권 사장은 이날 신고가 경신을 두고 “일본 경제가 여러 의미에서 크게 변했다는 증거”라며 “연말까지 기업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닛케이지수가 4만3000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보탰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대부분 나라들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일본만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AI, 반도체, 자동차 등 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한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정책의 효과는 지난해부터 주가에 반영이 되기 시작한 상태에서 올해부터 비과세제도를 더 강화하는 NISA가 시행되면서 배당주들도 올라 증시를 부양했다”고 분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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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증시 시총 세계 4위로… 외국인 매일 7000억 매입

    올 들어 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본 도쿄증시 시가총액이 약 3년 반 만에 중국 상하이증시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랐다.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본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외국인투자가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외국인이 일본 주식을 매일 7000억 원씩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TSE)에 상장된 주식의 시총은 6조3400억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3% 늘며 상하이증권거래소(SSE)를 제치고 세계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SSE의 시총은 7% 줄어든 6조433억 달러로 5위로 밀려났다. TSE가 SSE의 시총을 넘어선 건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 증시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거래소, 유로넥스트(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 증시의 합병 증시)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으로 거듭났다. 일본 주식시장의 ‘큰손’은 단연 외국인투자가들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일평균 약 725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외국인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각각 2938억 원, 450억 원에 그쳤다. 일본 주식 거래량의 70%를 외국인투자가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와 토픽스지수는 연초 이후 20일까지 각각 14.64%, 11.24% 급등했다. 세계 주요 주식시장 가운데 유독 일본 증시가 활황을 누리는 것은 일본의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 효과와 더불어 기업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 해외 자본의 ‘탈(脫)중국’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TSE는 일본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상장사들에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이행 계획 등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말까지 1656개사가 상장된 프라임시장에서 40%에 해당되는 664개사가 관련 내용을 공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금융센터는 13일 “TSE의 기업가치 제고 조치가 일본 증시의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발(發) 자금 이동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21일 “중국 경기가 금방 회복될 것 같지 않은 만큼 중국 경기 침체에 영향을 덜 받고, 독자적 성장 요인이 있는 일본 등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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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가계빚 1886조4000억 ‘사상 최대’

    지난해 가계 빚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에도 빚을 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10∼12월)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 최대치였던 전 분기(1878조3000억 원)보다 약 8조 원 불어났고, 1년 전보다는 18조8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은 고금리 등 영향으로 2022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1∼3월) 각각 3조6000억 원, 14조4000억 원 줄었다가 지난해 2분기(4∼6월) 8조2000억 원 늘어나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후 3분기(7∼9월·17조 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1768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5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15조2000억 원 급증한 탓이다. 전 분기(17조3000억 원)보다 증가폭은 소폭 축소됐지만, 주담대 잔액은 1064조3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1049조1000억 원)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과거 10년간 가계신용 평균 증가율(6.8%)과 비교할 때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전년 대비 1.0% 증가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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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2680선 돌파… 1년 9개월만에 최고

    정부가 도입을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50포인트(1.19%) 오른 2,680.2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80 선을 돌파한 건 2022년 5월 31일(2,685.9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16일(1.34%)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26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093억 원, 4433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 937곳 가운데 66%에 해당하는 620개 종목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상장 공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9.95%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한국가스공사(12.71%), GKL(6.55%) 등도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장중 15만3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1.37%)를 비롯해 기아(1.55%), 하나금융지주(5.75%), LG(7.2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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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PF’ 부실 여파… 증권사 실적 곤두박질

    국내외 부동산 시장 부실 여파로 국내 10대 증권사 절반 이상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6곳이 4분기 순손실을 냈다. 연간 순이익이 줄어든 곳도 적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8%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은 1009억 원으로 전년(4125억 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나증권은 2708억 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응해 지난해 수백억∼수천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탓에 증권사들이 실적 한파를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해외 부동산 손실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토지담보대출(토담대)에 대해 부동산 PF에 준할 정도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관리하기로 하면서 올해 저축은행의 실적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토담대는 약 15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당국의 방침에 따라 저축은행은 토담대 충당금을 50%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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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사 72%가 기대 못 미친 실적… 올해 전망도 후퇴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 상장사 70% 이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대다수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기업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18개 기업 중 158개사(72%)의 영업이익이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넘지 못했다. 이 중 세아그룹 특수강 중간지주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컨센서스(169억 원)보다 97% 낮은 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76억 원으로 컨센서스(838억 원)보다 91% 낮았고, 롯데지주(―83%)와 티앤엘(―82%) 역시 컨센서스에 대폭 못 미쳤다.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도 후퇴했다. 1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발표한 27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227조8322억 원으로 지난해 말(239조3570억 원)보다 11조5248억 원 줄었다. 2차전지 업체들을 비롯해 최근 저(低)PBR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2%)와 주요 금융지주사 등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일제히 떨어지는 등 191개사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결과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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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당금 늘려라” 주총 앞 몸푸는 행동주의 펀드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힘입어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공략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주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순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들이 해당 기업의 중장기적인 미래보다 단기 차익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삼성물산에 “배당 늘려라” 공세 15일 삼성물산은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의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제시한 자사주 소각과 현금 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시티오브런던 등은 삼성물산에 500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액도 삼성물산이 제안한 규모보다 70% 이상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2026년까지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과 계열사 배당금의 70%를 재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안한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 원으로 지난해와 올해 회사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주주 요구를 받아들여 현금 유출이 이뤄지면 회사의 향후 투자 재원 마련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와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설 방침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다음 달 주총을 앞두고 다른 기업들에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JB금융지주에 자신들이 작성한 이사 후보 명단을 제시하는 등 이사 선임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플래쉬라이트파트너스도 2001년부터 KT&G의 구(舊) 경영진이 회사의 자사주 1000여만 주를 재단 등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타고 보폭 넓히는 행동주의 글로벌 거버넌스 리서치 회사인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10곳 정도에 불과했던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 국내 기업은 2021년 27곳, 2022년 49곳, 2023년 73곳으로 급증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주주환원을 앞세운 행동주의 펀드가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환원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행동주의 펀드에 호응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배당을 크게 늘리면서 2022년 29%였던 주주환원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도 4조7626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달 8일까지 3조3148억 원어치의 물량을 소각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사례처럼 행동주의 펀드들이 뭉쳐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무리한 주가 부양이 자칫 기업의 성장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경고도 여전하다. 김춘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기업의 투자 여력 감소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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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해외부동산 위험노출 14조, 3.6조 손실 미인식… 추가부실 우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14조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해외 부동산 펀드 3조6000억 원어치는 아직 한 번도 손실을 인식하지 않아 향후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총액은 1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펀드 및 리츠·지분투자가 8조7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발부채(4조4000억 원) 대출·사모사채(1조300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8조8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 펀드 8조3000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의 펀드(4조6000억 원)에서 약 40%의 평가손실률을 보였다. 다만 나머지 약 3조6000억 원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는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 원 이상인 미래에셋·하나·메리츠·신한 등 4개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저하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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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 예상밖 상승에… “금리인하 6월로 미뤄질 가능성”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당초 올해 5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점쳤던 월가는 이젠 6월 인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14일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 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시장 전망치인 2.9%, 0.2%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0.4% 뛰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 0.3%)를 웃돌았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은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38,272.7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져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5월 금리 인하 전망이 대세였지만 이날 CPI 발표 이후 ‘6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선물(先物) 거래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금리를 내릴 확률은 12일만 해도 50%를 넘었지만 14일 현재 40% 선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연준이 5월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같은 기간 약 40%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스파탄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한두 달 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6월 (인하)도 물 건너가고 9월까지 내다봐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만족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으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물가 충격에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이던 코스피에도 제동이 걸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0%(29.22포인트) 떨어진 2,620.4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601.99까지 하락해 2,600 선이 위협받았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금융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화재는 7.37% 급락했고 KB금융(―3.44%), 하나금융지주(―3.78%), 우리금융지주(―2.50%) 등도 줄줄이 내렸다. 긴축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335.4원에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달러당 150엔대까지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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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조 물린 해외부동산, 韓금융권 비상

    국내 A시중은행의 해외 대체 투자 담당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 지역에 가장 안전하다는 선(先)순위 대출을 했지만,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 부동산의 선순위 대출에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건 자산 가격이 60% 이상 폭락했다는 뜻이다. A은행은 이 대출을 비롯한 미국 내 부동산 투자 자산이 1조 원에 달한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면서 국내 금융계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관련 자산에 수십조 원을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고,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제2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및 다가구주택 부동산 대출 잔액(4조7000억 달러)의 20%에 가까운 9290억 달러(약 1236조 원)의 만기가 연내 돌아온다. 일각에선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하며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억만장자 투자자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1조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실 여파는 국내 금융사까지 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25%인 14조 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시중은행들이 물려 있는 액수도 상당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6조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인 9조 원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최근 해외 부동산 대출 손실이 예상되면서 올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 부동산 자산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투자 기관들끼리 조율해서 부실 자산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우량 자산은 추가 투자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펀드’ 개인투자자 ‘제2 ELS’ 우려도 해외 상업부동산 위기 비상올 만기 4365억 중 4104억 개인투자獨 빌딩 투자펀드는 수익률 ―82% 해외 부동산 가치가 폭락하면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의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3일 기준 ―81.89%에 달한다. 미국 뉴욕과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한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30.91%)와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15.96%) 등도 손실을 보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투자한 일본 삿포로 호텔이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 건물 등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펀드로 인수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오피스 빌딩을 지난해 10월 매입가 대비 20%가량 낮은 금액에 매각하기도 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4365억 원으로 이 중 4104억 원을 개인들이 투자했다. 투자자 수만 1만 명을 넘어선다. 만일 만기 연장이 불발될 경우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제2의 홍콩발 ELS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는 전 세계 금융사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자금을 댄 미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2억60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에 직면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부동산 투자 관련 손실충당금을 전년 대비 4.7배로 높였다. 일본의 중소은행인 아오조라은행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충당금 때문에 15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로 글로벌 금융사들의 부실 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스트리트는 “상업용 부동산의 평가 가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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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겨울’ 끝?… 비트코인 26개월만에 5만달러 돌파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2년 2개월 만에 5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매수세 유입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3.1% 오른 5만110.90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5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2022년 루나·테라 폭락 사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야기된 가상자산 하락장이 비로소 끝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끝났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한 지난달 10일 직후 4만9000달러 선을 넘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3만8000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현물 ETF를 통해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가상자산 중심의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 11억 달러 이상, 출시 이후에는 28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 시간) “중앙은행들이 올해 금리를 인하해 위험자산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이 더욱 커졌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4월 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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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2.9%… 뜨거운 日증시… 역대 최고치 경신 ‘눈앞’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가 13일 장중 3만8000엔 선을 돌파했다. 1989년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66.55엔(2.89%) 오른 3만7963.97엔에 장을 마쳤다. 상승 폭은 2020년 3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 상승 폭(1.12%)의 배가 넘는다. 장중 한때 3만8000엔 선도 넘어섰다. 대표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은 이날 13.33% 뛰었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멜트업(melt up·단기 과열 국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파르다. 거래액 및 시가총액 상위 500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닛케이500 평균주가(3281.80엔)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이 중 상위 225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같은 오름세의 원인으로 우선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꼽힌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또한 0.3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율 3.3%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2.0%)를 크게 웃돌았다. 미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증시 또한 이 덕을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 부실 등의 우려로 중국 주식시장을 이탈한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거 일본으로 몰린 것 역시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조만간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해제한다고 해도 당분간은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수출 기업에 호재인 엔저 장기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9.50엔에 거래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닛케이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마친 상장사 957곳 중 56%인 537개사에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이데 신고(井出真吾)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주식 전략가는 “거품 경제 시기(1980년대)의 주가는 기업 실적으로 계산한 적정 수준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현재는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3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2% 오른 2,649.64, 코스닥은 2.25% 오른 845.15에 거래를 마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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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증시 오르자 日 증시도 ‘쑥쑥’…역대 최고치 경신 ‘눈앞’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가 13일 장중 3만8000엔 선을 돌파했다. 1989년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엔)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66.55엔(2.89%) 오른 3만7963.97엔에 장을 마쳤다. 상승폭은 2020년 3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 상승폭(1.12%)의 배가 넘는다. 장중 한 때 3만8000선도 넘어섰다. 대표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은 이날 13.33% 뛰었다. 영국 반도체 설계사 ‘암(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도 6.27% 올랐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멜트업(melt up·단기 과열 국면)’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파르다. 거래액 및 시가총액 상위 500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닛케이500 평균주가(3281.80엔)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이중 상위 225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같은 오름세의 원인으로 우선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꼽힌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또한 전0.3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율 3.3%을 기록해 월가 전망치(2.0%)를 크게 웃돌았다. 미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증시 또한 이 덕을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 부실 등의 우려로 중국 주식시장을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일본으로 몰린 것 역시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최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조만간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해제한다 해도 당분간은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증시로 향하는 투자자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된 것이다. 수출 기업에 호재인 엔저 장기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9.50엔에 거래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닛케이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마친 상장사 957곳 중 56%인 537개사에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이데 신고(井出真吾)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주식 전략가는 “거품 경제 시기(1980년대)의 주가는 기업 실적으로 계산한 적정 수준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현재는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3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2% 오른 2,649.64, 코스닥은 2.25% 오른 845.15에 거래를 마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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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닛케이도 ‘신바람’… 34년 만에 최고치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가 또 34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해도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것도 일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06% 오른 3만6863.28엔에 장을 마쳤다. 이는 일본 거품경제가 꺼지기 시작한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6년 이곳을 인수한 소프트뱅크 그룹 주가가 11.06%나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드밴테스트(7.56%), 일본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2.76%) 등 대기업 주가도 크게 올랐다. 우치다 신이치(内田眞一)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날 강연회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이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고 완화적 금융 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 관계자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 후 금융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금융당국이 돈줄을 조이는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1%(10.74포인트) 오른 2,620.32에 마감하며 연 이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 훈풍 속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4113억 원, 3048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지수도 900개 넘는 종목이 오르며 1.81%(14.66포인트) 상승한 826.58에 거래를 마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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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美증시 훈풍에 껑충

    경기 침체 우려 완화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약 한 달 만에 4만4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8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75% 오른 4만4656.68달러(약 5930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4만40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2일 이후 25일 만이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지난달 10일 비트코인은 4만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난달 23일 3만8000달러대까지 고꾸라졌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함께 올랐다. 7일(현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95.06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0.40%, 0.95% 올라 마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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