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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주도로 부산대 경북대가 참여하는 ‘방위산업 사업 추진 컨소시엄’이 17일 전주 전북대에서 발대식을 갖고 출범했다. 컨소시엄 출범으로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가진 거점대학들이 방산 분야 성장에 이바지하면서 지역발전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대학들은 지역 방산 기업의 성장과 첨단 방산 기업 이전을 통해 일자리 확대와 인구 유입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전북도는 2025년 방위산업 클러스터에 선정되기 위해 한국 대표 방산 기업의 새만금 유치와 탄소 소재 방산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대는 방위산업 원천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지역의 방산 클러스터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부산대는 첨단 잠수함, 레이저 유도무기 연구를 하고 있으며 방산 제조 기술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다. 한국의 방위산업은 정부 정책 일관성, 무기체계 개발 여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2년 세계 방산 시장점유율 5위에 오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 한국을 방산 4대 강국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3개 국가거점국립대의 방산 컨소시엄 구성은 정부의 정책 목표와 호응한다. 고른 지역에 있는 국가거점국립대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컨소시엄을 결성한 것은 ‘플랫폼 기반’ 방위산업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플랫폼 기반의 필요성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한국 주도의 국제적인 표준 제시와 한국의 가치체계 전수에 대학의 기술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대학들은 우선 방위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 개설에 나선다. 전북대는 2024년 전과 형태로 학생들을 모아 방위산업융합 전공을 개설하고, 경북대와 부산대는 2025년 방위산업 특화학과를 만들어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들은 방위산업 특화학과 육성을 위해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발전계획을 담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 기업들과 커리큘럼 설계, 인턴 실습, 산학협력 등을 협조하는 MOU를 이미 체결했다. 참여대학들은 방위산업 학과가 본궤도에 오르면 공유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발대식에 참석한 김관영 전북지사는 “전북은 K-방산의 발전을 위해 다른 방산 클러스터와 경쟁 대신 신소재 기반 방위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면서 “전북대의 인재 양성을 돕겠다”라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 교육은 시대 흐름에 맞는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진학 위주 경쟁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두를 품는 청소년 정책은 초중등, 대학 교육의 방향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육 혁신을 위한 노력이 일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대세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주력 교육 정책인 생태전환교육과 부산 동명대의 두잉(Do-ing) 교육은 한국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제대로 시행되면 청소년 정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순위를 가르는 한국 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을 확산하기 위한 시도’를 주제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전호환 부산 동명대 총장이 나눈 좌담을 지상 중계한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 청소년 정책 연구가 한국 교육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 달라. 조 교육감=“생태전환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개인의 인식, 태도, 행동 등 생활 양식을 바꾸는 다층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손수건에서 태양광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배우고-느끼고-행하고-나누고-말하고’ 등 생태전환교육의 5단계 전략을 세웠다. 생태 감수성, 자연 친화 감수성을 갖춘 인재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삶의 패턴이 변한다. 서울의 초중학생들이 한 학기나 1년 동안 혼자 또는 부모와 함께 농촌에 체류하는 농촌 체류 유학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전 총장= “두잉 교육은 체덕지(體德智)를 바탕으로 존중, 배려, 소통, 공정의 가치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생태전환교육과 통한다. 시대 트렌드에 맞게 학생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것이 두잉 교육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AI 기반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이 탑재된 핸드폰을 출시하는 것처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앞으로 AI를 만드는 사람보다는 잘 활용하는 인간이 더 주목받을 것이다.” 김현철 원장= “근대 교육이 시작된 이래 배운다는 전제에는 가르침이 따라온다. 이것을 고민 없이 받아들인 것이 우리 교육의 병폐가 됐다. 두잉 교육은 청소년 정책 연구에도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입학 사정관 제도 하에서 체험 활동이 늘어났지만, 그냥 이벤트성이었다. 수준 높은 학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도 생태전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두잉 교육이 실천 엔진이 될 것 같다. 지역의 생태전환교육도 환경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광범위한 지속 가능 발전목표’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는 대학 입학이 우선 순위여서 진학 위주의 초중등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성이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교육의 본령에 충실하면서 초중등 교육과 대학 교육이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을까. 전 총장= “두잉 교육은 다양한 고교-대학 연계 공동교육 과정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고 각자의 재능과 장점을 인정받으면 낙오자가 줄고 더 열심히 산다. 두잉 교육을 대구, 제주의 일부 고교에서 채택 중인 IB 프로그램의 대학 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김 원장= “기계적 학습은 중고교 학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 수준을 떨어뜨린다.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고 구색 갖추기로 되어 있는 교육 정책들이 피로감을 준다. 고교생에게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자유학기제도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서 가져왔는데 우리는 중학교 1학년으로 자유학기제를 보내버렸다. 제도가 대학 입시에 가장 영향을 덜 미치는 지대로 도망간 셈이다.” 조 교육감= “오랜 세월 1만 명을 먹여 살릴 1등 인재를 걸러내기 위한 평가가 반복되다 보니 인간주의적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가 어렵게 됐다. 이 병목 지점에서 어떻게 우리가 태세 전환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동명대처럼 학생의 능력을 존중받는 수준에서 최선의 교육 방법을 찾고 그 기반에서 대학 평가 제도까지 바꾸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두잉 교육은 소수가 아닌 전체를 위한 교육 방법론이다. 이런 철학이 청소년 교육 정책 연구에 어떻게 반영이 될 수 있을까. 김 원장= “지역, 마을과 같이 손잡고 교육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다. 당연히 이런 교육에 참여하는 마을 사람이나 지역 관계자들이 교육 전문성을 성장시키는 플랫폼도 있어야 한다. 마을 교육 등의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지역 전문가들이 교육자로 역량이 성장하는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조 교육감= “마을이나 지역이 교육의 ‘협력적 로컬 생태계’가 되는 것에 공감한다. 청소년 정책 연구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 교육은 학생들의 학교 안팎 위치에 따라 교육감 또는 지자체의 관할 책임이 달라져 정책 진행에 혼선을 빚는 점이 개선돼야 한다.” 전 총장= “융합 실천을 중심으로 청소년 교육, 진학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동명대는 1인 1스포츠, 1악기를 한다. 악기를 예로 들면 가르치지는 않고 학생 본인이 5명이든, 10명이든 합주해서 유튜브나 SNS 등에 올리면 학점을 준다. 합주하려면 서로 악기를 나누고 협의를 하는 등 소통과 공감을 한다. 유튜브도 3학점 과목이다. 스토리텔링 기획을 하고 재밌게 촬영, 편집해서 구독자를 모은다. 졸업할 때까지 영상 30개를 올려야 하고 조회 수 1만 건이 돼야 학점을 받는 식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명산 30곳을 등산해서 인증하고 등산 기록을 리포트로 내면 3학점 준다. 등산 3학점에 글쓰기 3학점, 유튜브 3학점을 등산과 접목해서 딸 수 있다. 무학년, 무학점, 무티칭이 두잉 교육이다.” -생태전환교육, 두잉 교육에서 가치 실현의 핵심으로 체육이 강조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정책에서 체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 교육감= “체육은 학교 교육 제도가 형성된 이래 가장 오래된 기본 교육이다. 핀란드에 가보니 학교를 ‘무브 인 스쿨’로 표현하더라. 학교에서 아이들의 움직임, 운동, 트레이닝 등을 무척 강조한다. 교육청도 악기, 스포츠, 예술 한 가지씩 배우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즌 2, 다시 뛰는 아침’이라는 슬로건으로 틈새 시간 체육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의 일환으로 생태스포츠를 정착시키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자타공인’이라는 교육 과정이 있다. ‘자타공인’은 자전거 타기를 공교육 안으로 끌어왔다는 의미다.” 김 원장= “한국의 경우, 치열한 입시 경쟁을 위한 시간 싸움을 치열하게 하다 보니 체육이 지능 발달, 인지적 기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학생이나 부모나 잘 인식하지 못한다. 운동할 시간을 줘도 충분히 괜찮은데 부모들이 마음의 여유가 없다. 자식이 문제 하나 더 풀기를 원한다. 학습 시간에 대한 불안이 있으니 절대 체육을 안 시킨다. 선진국 중에서 이렇게 운동을 안 하는 나라는 없다. 입시 제도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운동에 조금 더 투자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 특히 여학생의 체육 참여율이 남자보다 현격히 낮다는 건 국가 전체가 고민할 부분이다.” 조 교육감= “맞다. 체육 활동에서도 젠더 편향성이 존재한다. 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여학생 스포츠 활성화 정책으로 ‘공차소서’가 있다. 여자 축구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공을 차자! 소녀들아! 서울에서’의 줄임말이다. 지금은 팀이 많아져 학교 대항 리그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야구 프로그램으로 ‘공치소서’도 있는데 아직은 축구보다 참여도가 적다.” 한국 교육 정상화의 걸림돌인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전 총장은 “어려운 문제다. 다만 지방 대학이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해 의대 인원을 늘리는 대학에서는 그만큼 다른 전공에서 입학 정원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수직 서열화된 교육평가 체계에서 수평적 다양성 평가로의 전환이 학교에서 선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1등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까 이제는 사회가 누가 먼저 체념할까 예의주시하는 상태로 간다”며 “과잉 경쟁 사회에서 적정 경쟁 사회로라도 인식 자체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선진국 경제력에서 아이들을 무모하게 경쟁시키는 것”에 물음표를 던졌다. 김 원장도 “과거에는 학벌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의대 다음에 학벌”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예전에는 기초과학을 안 한다고 논란이 됐는데, 이제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공학도 안 한다. 인문학은 바닥이다. 의대에 가고 싶은 건 알겠는데 지금 교육 구조가 다른 꿈을 못 꾸게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히말라야처럼 올라갈 봉우리가 많아야 한다. 에베레스트가 있지만 주위엔 다른 봉우리도 많다. 안나푸르나, K-2 등이 곳곳에 있다”고 예를 들었다. -정부가 2023년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대학이 지역균형 개발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교육 발전 특구 등 육성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전 총장= “지방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대학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구조조정에만 방점을 찍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지방 대학은 5년에 1000억 원을 지원 받는다. 1년 200억 원인데 그 정도 예산으로 거점지방국립대가 바뀌겠나. 지방 사립대는 절실하게 필요한 돈일 수 있다. 일본은 ‘국제탁월대학’으로 5개를 선정했는데 2조 원 정도를 지원한다. 일본처럼 우리도 거점국립대학은 1년에 2000억 원 정도 지원을 해서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글로컬대학은 지역 특색과 완전히 융합하는 대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김 원장= “동의한다. 글로컬 대학 지원 금액이 커 보여도 실제로는 적다. 이 돈으로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선진국을 보면 국립대학이든 사립대학이든 나라의 최고 대학과 더불어 자랑할 만한 지역대학도 있다. 굳이 지방거점대학 역할을 안 해도 핵심이 되는 대학들이 있다. 이런 대학도 육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류 대학 중심으로 흐르는 구조는 우리밖에 없다.” 조 교육감= “정부의 교육 발전 특구 핵심은 공교육 경쟁력을 높여 해당 지역 인재를 지역 대학과 기업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두고 초중등 교육 과정에 자율을 줬다. 정부가 강력한 지방 분권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권역별로 자족적인 사회 경제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교육도 혁신할 수 있다. 다만 자율학교나 특목고를 설립해 고교 서열화를 더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 다음이 대학 서열화 완화다.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도입이 필요하다. 서울대 수준의 거점국립대학 육성도 마찬가지다. 국립대학끼리 서로 상생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대는 상생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통합국립대학 같은 구조 개혁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본다.”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교부금은 지역의 의무교육 기관을 비롯한 공립학교의 경비 일부분을 정부가 충당해주는 법정 재원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초중고의 공교육 예산이 남아돌지 않느냐는 문제가 지적됐다. 대학 입장에서는 이 예산의 일부가 넘어오길 바라고 있다. 전 총장=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1971년 재정됐다. 당시보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세수는 많이 올라갔다. 올해 교육 예산 중에 14% 만이 대학 관련 예산이다. 대학은 학생들을 피날레 교육을 시켜 산업 전선에 내보낸다. 그런데 대학에 지원되는 예산 비율은 OECD 평균 이하다. 바꿔야 한다. 초중등 교육과 이어지는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 등록금 자율화, 대학 보유 자산에 대한 세제 완화 등이 따라와야 한다. 예일대는 지난해 자산을 굴려 15조 원을 벌었다. 대학에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인기 없는 정책일 수 있다. 그래도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폐교하고 싶은 대학도 퇴로가 열린다. 학령인구에 맞는 적정 대학을 남겨두고 그 대학을 살리기 위해 투자를 한다고 하면 비판이 안 나올 것이다.” 조 교육감= “고등교육 예산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데 초등교육 예산은 상당한 수준에 있다. 15년 넘게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있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정책 전환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단지 초중등 교육으로 가는 재정을 떼서 대학 지원을 하는 건 교육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의 초중등 교육 재정 여유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세수가 많았던 것에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내국세 기준으로 주어지는 교부금이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 교육 재정이 압박받고 있다. 서울도 지난해에 비해 거의 2조 원 가까이 재정이 축소됐다. 시도에서 걷는 시도세 중에 일부를 교육청에 법정 전출금으로 주는데 이것도 50% 감축하려고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예산을 당장 미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과 후 수업 등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한 비용도 더 있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미래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여전히 배가 고픈 상황이다.” 김 원장= “예산을 형식적으로 ‘N 분의 1’로 쪼개는 건 아닌 것 같다. 초중등 교육도 예산이 많으면 좋겠지만 혁신을 전제로 갈 길을 찾는 게 우선이다. 대학도 힘들다고 링거 주사 놔달라는 식으로 지원을 요구하거나 받으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생태를 바꾸는 실행 가능한 혁신 로드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진행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정리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서울 용산구 용산철도고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틸팅열차 한빛200이 18일 설치됐다. 틸팅열차란 기차가 철로의 곡선부에 진입할 때 차체가 기울어지면서 원심력을 상쇄시켜 속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된 차량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2001년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07년 틸팅열차 6량으로 편성된 완성차 개발에 성공했다.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틸팅열차 용산철도고 기증은 철도 분야 특성화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이다. 틸팅열차는 우리나라 철로가 직선화돼 현장에서는 사용되지 않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실험 실습 기자재로 활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전문성과 현장 감각을 심어주게 된다. 용산철도고는 기증받은 틸팅열차를 운전실 교육용과 철도차량 정비기능사 실습용으로 활용하고 초중학교 학생들의 진로 체험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용산철도고는 2021년 개교한 철도 특성화 공립고교로 철도운전기계과, 철도전기신호과, 철도전자통신과, 철도건설학과, 공조설비과, 자동차과 등 6개 전공이 있다. 내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용산철도고는 전국의 모든 중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재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주해 생활한다. 백해룡 용산철도고 교장은 “한국이 철도 기술의 세계화를 추진함에 따라 필요한 전문 인력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안정적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용산철도고가 마이스터고 수준의 교육의 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라대 미래모빌리티 공학과 학생들이 미래모빌리티 연구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학과 신입생들과 3학년 학생들은 3일 끝난 ‘2023 한국정보처리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각각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김태민, 마성민, 송의준, 이재혁, 원유민 등 5명의 신입생이 제출한 논문은 ‘인공지능 기반 1/5 스케일 콘 추종 자율주행기법에 관한 연구’. 3학년 문정수, 문찬혁, 백록담, 이현석, 최정훈은 ‘1/5 스케일 자율주행 교육 플랫폼 개발’ 연구 성과를 논문에 담았다.1학년 학생들은 논문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많이 쓰는 고가의 라이더(Lidar·자율주행 차량의 핵심 기술로 3차원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광학 기계를 뜻함)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한 카메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기존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3대 이상의 라이더가 필요하지만,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안전 삼각뿔을 검출해 1대의 카메라로도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다. 만도 소프트웨어 전공 소속 3학년생들은 작은 크기의 자율주행차가 어떤 교육적 효과를 거두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고국원 교수(미래모빌리티공학)는 “자율주행 실습에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만, 교수와 학생이 힘을 모아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교육 장비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저작권 등록, 지적재산 출원, 논문 투고 등 여러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생태전환교육의 확산 가능성을 밝게 해주는 행사가 30일 서울 동작구 흑석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생태전환교육은 서울시교육청의 주력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로 기후위기를 실천으로 극복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이날 열린 ‘2023 세상을 바꾸는 두바퀴 실천 활동’(세바퀴) 행사는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체육의 생태적 전환과 생활 속 자전거 타기 실천을 위해 기획했다.행사에는 흑석초 학생 18명, 성남중 학생 29명과 학부모, 교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학생들은 왕복 5km를 40여 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달려 샛강에 도착한 후 수질 정화용 EM 흙공을 던지고 다시 흑석초로 돌아왔다. EM 흙공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환경 교육을 받으면서 틈틈이 만들었다.이날 행사는 학교 주변 인프라인 한강과 지역 자전거 동호인, 교직원 등 다양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 학교 환경 교육의 학교 밖 일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가 중요하다는 걸 깨우쳐주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린 것도 주목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신체활동을 통해 소통, 배려, 협업, 실천을 이끄는 생태스포츠를 생태전환교육 방법론으로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0교시 체육, 자전거 타기, 학생 스포츠 동아리, 여학생 구기 활동은 각급 학교에서 확산 중이다. 행사를 진행한 지건호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역량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학교 안 교육과 학교 밖 교육이 어울려야 한다”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한 생태전환교육의 확산은 진학 위주의 교육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최민재 군(성남중 3)은 “지구의 미래가 환경에 달려있는데 친구들과 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환경도 보호하고 아름다운 한강의 경치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제주대는 23일 의대 병리학 교실 김혜성, 장보근 교수 연구팀이 인간 구충제에 들어가는 피르비늄(Pyrvinium)이 위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걸 입증했다고 밝혔다. 피르비늄의 암 억제 효과는 2017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미국 스탠퍼드대학 등과 실시한 공동연구에서 간암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연구 결과로 발표된 바 있다.연구팀은 피르비늄이 20명의 위암 환자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인공장기)에서 위암 전 단계인 장상피화생과 이형성 병변에서 나오는 신호인 MEK/ERK와 STAT3를 차단함으로써 병변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시킨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는 위의 전암성 병변 연구에 권위가 있는 미국 반더빌트대 최은영, 골든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에 권위있는 저널인 가스트로엔터놀러지(Gastroenterology) 10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장상피화생은 위점막 세포가 장 점막처럼 변하는 현상으로 위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의심받고 있다. 장상피화생이 위암 발병을 2~4배에서 최대 11배 가까이 증가시킨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한국인의 장상피화생 유병률은 30대 11%, 40대 31%, 70대 50%에 이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위암 발병률은 OECD 국가 중 1위로 해마다 10%씩 증가하고 있다. 연구팀이 피르비늄의 효과를 오가노이드에서 입증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제1 저자인 김혜성 교수는 “동물실험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오가노이드 기술의 시장성과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면서 “위의 전암 단계 오가노이드를 확보한 것은 한국이 이 시장에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음을 뜻한다”고 의미 부여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학교폭력 예측에 부모와 대화, 공격적인 성향 여부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등학생은 부모와 대화가 많을수록, 중등 학생은 공격적인 성향이 적을수록 학교폭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교사들은 학생의 심리·정서에 문제가 있거나 공격적 행동이 나타났을 때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김수환 총신대 교수(미디어연구소장) 팀은 18일 ‘학교폭력 예측 AI 모델 개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서울시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극 행정을 실시하기 위해 구축하고 있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데이터 댐’ 사업의 하나로 기획됐다. 김 교수 팀은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내 18개 학교(초 9개, 중 6개, 고 3개) 학생 1274명(초 617명, 중 455명, 고 202명)과 교사 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속성공학(Feature Engineering)을 활용한 연구에서 김 교수팀은 학생용 14개, 교사용 13개를 문항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초등학생의 경우 평소에 안절부절하고 조용하게 놀지 않거나, 쉴 새 없이 행동하는 것과 마음에 불편한 일이 있을 때 물건을 던지는 등 강한 반응을 자주 보이는 것이 학교폭력과 연관 관계가 높다고 예측했다. 중고등학생은 공격적인 성향 다음으로 평소에 안절부절하고 조용하게 놀지 않거나, 쉴 새 없이 행동하는 것에 이어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학교폭력과 높은 상관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교사의 설문에는 학교 급별과 무관하게 학생이 1년 이내 원만한 학교생활을 한다는 기대가 적을수록 학교폭력과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를 주도한 김수환 교수는 “심리·정서상의 이상 행동들이 학교폭력과 관계있다는 상식이 이번 조사를 통해 실증적 데이터로 밝혀지고 검증됐다”면서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님과의 대화가 학교폭력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 만큼 학생 지도에 가정교육의 중요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실시된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총신대 팀의 AI 기반 학교폭력 예측 연구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예측 요소를 중요도별로 제시해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희 동작관악교육청 학교통합지원센터 과장은 “연구 결과를 학교폭력 예방에 체계적으로 활용하겠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첫 걸음을 뗀 만큼 서울시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2차, 3차 연구까지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교수는 “AI의 학교폭력 예측 모델이 더 정교해지려면 교육 현장을 잘 아는 교사와 교육행정가가 연구에 참여하고 학생의 다양한 개인정보 접근도 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출범 1년을 갓 넘긴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의 행보를 보면 왜 만들어졌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국교위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정부는 교육과 대학을 지역 균형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교육청은 경쟁 교육 완화를 위해 IB(대구)와 생태전환교육(서울, 경남, 인천)을 시도하고 있다. 교육계에서 충격적인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국민은 보이지 않는 국교위에 어떤 기대도 걸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국교위는 존재감 없는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로 전락할 것이다. 국교위는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100년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 만들어졌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교육에서 벗어나고,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의 위상에 맞는 교육의 역할을 규정하며, 여기에 필요한 정책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끌어내는 등 국교위에 주어진 책무는 막중하다. 한국의 국교위는 핀란드의 국가교육위원회를 벤치마킹했다. 핀란드 국교위는 정치적 중립성, 법적 독립성, 민주성, 일관성 등 4가지 원칙으로 운영된다. 사회적 합의가 뒤를 받치고 있다. 핀란드 국교위 역시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다. 에르끼 아호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이 1972년부터 1991년까지 정권이 바뀌어도 20년간 한 자리에 있으면서 교육개혁을 할 수 있었던 건 ‘교육은 정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합의 덕분이었다. 핀란드는 교육개혁 준비에 무려 30여 년 동안 공을 들였다. 한국이 핀란드 국교위를 벤치마킹해 우리에게 맞는 교육을 찾으려는 건 잘한 일이지만, 자칫하면 흉내 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핵심을 구현하지 못하고 겉모습만 따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교위가 심의·의결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한국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중차대함에도 위원간 표 대결로 통과됐다. 국교위의 표 대결은 핀란드 국교위가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 교육 수요자와 소수민족 대표 등 다양한 주체들과 논의하고, 초안을 만들기 전에 5∼6만 명의 국민을 2년여에 걸쳐 인터뷰하는 것과 비교된다. 경쟁에서 비롯된 한국 교육의 부정적인 면은 학교폭력, 교권 추락, 의대 올인, 사교육 심화 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한국 교육 문제의 근원은 객관식 대입과 줄 세우기 교육에 있지만, 사회적 합의 없이 개선은 힘들다. 진영, 계층, 지역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평생교육과 유아교육의 내실화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 없이 교육 문제의 현상 위주 대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퍼스트 무버가 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최근 발표된 2028 대입 개편도 한 예다. 정부 주도의 대학 입시의 개편으로 경쟁에서 벗어나고, 자신만의 생각을 키워주는 교육은 더 힘들게 됐다.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개혁의 물꼬를 트라고 만든 기구다. 국교위가 할 일은 우리만의 교육을 세우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꼭 필요하다는 걸 국민에게 앞장서서 알리고 실천하는 것이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이 노력 대신 언제 바뀔지 모를 어설픈 교육정책 제안에만 매달리고 진영간 대결의 장으로 삼는 건 국교위에 주어진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십자가를 짊어지기 바란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청년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인권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고립감과 사회적 연결실태를 집중적으로 파악하는 조사이다. 은둔형 외톨이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예방책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구원의 청소년 대상 조사는 아동·청소년기를 포함한 생애주기별 조사를 통해 기초자료를 축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추정만 나오는 건 부족한 통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통일된 기준도 필요하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한국 사회 실정에 맞는 고립은둔 기준을 정해 조사해야 한다는 권고를 했다. 정확한 기준의 부재로 2023년 국무조정실 조사의 경우 고립은둔 청년은 전체 19∼34세 청년 인구의 2.4%인 24만 명, 2022년 서울시 조사에서는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은 서울시 전체 청년 인구의 4.5%인 14만 명으로 나타나는 등 기준과 숫자가 들쭉날쭉했다. 고립은둔 대책에는 여러 중앙부처가 나서고 있다. 학교 폭력, 청년 실업, 출산율 감소 등 한국이 마주한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이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고 정부와 광역지자체, 교육청, 국책 연구기관이 고립은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청년기의 고립은둔을 지원하는 부서는 고용노동부, 복지부, 여가부, 문체부 등이다. 지금까지 고립은둔 연구 결과는 청소년기 고립이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보고 있어 아동·청소년기부터 예방적 접근을 강조한다.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원구원장은 고립은둔의 예방이 중요한 이유를 “고립은둔은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아동·청소년기에 경험한 가정폭력, 학교 폭력, 따돌림, 학교 부적응과 이후에 경험하는 진학 실패, 취업 실패와 같은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조치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여성가족부 등 여러 기관과 함께 다음 달 포럼을 열고 고립은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결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생태전환교육은 선생님들한테는 고민이에요.” “미래 교육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생태전환교육이죠.” 서울시교육청이 중점 정책으로 추진 중인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극과 극의 반응이다. 전자는 서울 강북 고교의 생태전환교육 담당 부장 교사의 말이고 후자는 진로교육 전문가인 구청 교육 담당자의 말이다. 입시가 고교 교육의 전부인데 생태전환교육을 하라고 예산을 내려보내니 어떻게 쓸까 궁리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것이 교사의 하소연이다. 이 교사는 작년 지역 연계 생태전환교육 예산으로 236만 원을 받아 ‘겨우’ 썼다고 했다. 예산을 남기면 교장이 싫어해서 안 쓸 수 없다는 것. 이에 반해 평생 겪어보지 못한 가장 뜨거운 여름과 1년에 내릴 비의 반이 하루에 쏟아져 내리는 걸 보면서 AI 교육, 디지털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게 생태교육이라고 확신했다는 공무원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생태전환교육은 초중학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고교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위의 기사에 언급한 오산고처럼 생태전환교육을 대학입시에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사례다. 그런데도 오산고의 사례를 소개한 것은 기자도 생태전환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생태전환교육의 확산 여부는 ‘기승전입시’를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다. 고교에서는 입시가 최우선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도덕 교육 같은 생태전환교육을 한다면 누가 호응하겠느냐”라는 게 강북 교사의 반문이다. 어려운 용어도 문제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거의 모든 교사가 용어가 어렵다고 했다. 교육 수요자들은 어려운 용어에 이질감을 느낀다. 서울시의회는 생태전환교육 예산을 삭감하고 조례를 폐지했다. 생태전환교육 예산의 거의 전부가 농촌 유학에 쓰이고, 환경 교육과 무엇이 다르냐는 물음에 서울시교육청이 제대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는 생태전환교육이 조희연 교육감의 좌파 교육이라고 의심한다. 학교 현장에서도 환경 교육과 생태전환교육과의 차이점을 아는 교사는 많지 않다. 특목고·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추진과 같은 ‘실험’이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생태전환교육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지 간에 교사들은 홍보 부족과 상명하달식의 경직된 정책 집행과정을 생태전환교육이 확산하지 못한 이유로 꼽았다. 교사들은 “입시가 전부인 현실을 바꾸고,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올 때 생태전환교육이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담당자가 귀담아들을 만한 말이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염리초의 텃밭 체험 “공부보다 텃밭 가꾸는 게 재밌어요.” 김동하 군(서울 염리초 4)의 텃밭 체험수업 소감이다. 김 군은 텃밭 수업을 통해 “채소는 먹을 수 있고 유용한 걸 알았다”고 했다. 이 수업은 7일 오전 고층 빌딩과 아파트로 둘러싸인 서울 마포구 염리동 염리초 운동장 구석에 조성된 텃밭에서 진행됐다. 4학년 5반 학생들은 40분간의 수업에서 수업 도우미로 참가한 그린썸원예치료연구소 강사 2명의 도움을 받으면서 직접 무와 배추의 모종을 심었다. 강사들은 모종을 심기 전 아이들에게 잎이 넓은 게 배추이고 잎이 작고 가는 게 무라는 걸 설명했다. 담임 교사까지 3명이 진행한 텃밭 수업은 아이들의 열띤 관심 속에 진행됐다. 염리초는 학교 안의 태양광 시설, 연못, 텃밭 등과 학교 밖의 경의선 숲길과 한강 공원 등을 활용해 도시 아이들에게 폭넓은 생태전환교육을 하고 있다.● 염리초의 ‘Y.E.S 탐험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생태전환교육의 핵심은 염리초의 ‘Y.E.S 탐험대’에 녹아들어 있다. Y.E.S는 ‘Yeomri Eco School’의 약자이면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탐험대는 탐구·체험·연대에서 따온 글자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어우러져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생태전환교육은 서울 시내 초등 609개교 중 551개교, 중학교 390개교 중 312개교에서 교육과정 연계를 통해 실시하고 있지만 고교에서는 확산이 더디다. 고교의 낮은 참여도는 진학 위주 교육의 벽을 뚫지 못한 것, 기존 환경 교육과의 차별성을 부각하지 못한 것, 교사들이 조 교육감의 또 다른 교육실험으로 인식해 자발적 참여가 부진한 것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Y.E.S 탐험대’에 들어있는 탐구·체험·연대와 YES에 들어있는 가치는 서울교육 나아가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는 실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에는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는 것 외에 교과과정 연계, 융합 수업, 생활 속 실천을 통한 4C 함양, 학교 밖 연대, 체덕지(體德智) 등 진학 위주 경쟁교육을 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노력이 학생 변화와 학부모 호응 이끌어 성적에 민감한 중산층이 모여 사는 마포에서 생태전환교육의 호응은 ‘공부가 전부가 아닌 제대로 된 학교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정순자 염리초 교장은 학부모들의 호응을 “모든 게 생태전환교육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환경 교육의 의미와 가치에 공감하는 학부모들이 생태전환교육이 교과과정에 녹아들어 학습에도 문제가 없고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걸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리초는 ‘씨앗 교사단’의 노력에 힘입어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면서 학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학교와 학원만 다니던 학생들은 생태전환교육을 통해 사회적 관심사에도 눈을 뜨고 있다. 2022년 탄소 중립을 배운 5학년 학생들이 이마트에 이메일을 보내 저탄소 식품 판매 전용 코너를 요구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게 한 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소고기보다 돼지고기 먹기 등 식생활에서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염리초 14명의 30∼40대 교사들은 생태전환교육, IB(국제바칼로레아), 탄소중립 등 새로운 교육을 모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모든 교과목을 연결한 융합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도 10여 년 전부터 형성된 ‘자발적 교사 문화’ 덕분이다. 차민경 교사는 “사회 수업에서 제로 웨이스트(재활용)의 개념을 배운 아이들이 체육 수업에 쓰레기 줍기를 제안하고 열심히 참여했다”면서 “융합 수업은 교과서를 벗어나 행동하는 것이 많아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환경 교육 한계 극복한 그린 급식에 학생 호응 “아이들은 쓰레기 가득 쌓인 바다, 바짝 마른 북극곰의 의미를 많이 봐서 잘 알고 있지만 그걸 보고 행동까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린 급식은 내가 먹고 있는 게 어떤 경로를 거쳐 오면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를 알게 하기에 행동에 이른다.” 최유리 태릉중 교사의 말이다. 최 교사는 간식 사 먹을 돈도 아끼는 아이가 제로 웨이스트 가게에서 3000원짜리 빨대를 사는 이유를 알아야 세대에 맞는 환경 교육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태릉중의 그린 급식은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행동까지 변화시키는 촉매다. 5일 이 학교 급식실의 그린 급식바에는 상추, 깻잎과 아스파라거스, 양파, 마늘을 함께 볶은 채소들이 올랐다. 쌈류와 볶음 채소들은 점심 메뉴인 돼지 목살구이와 어울렸다. 그린 급식은 태릉중이 작년 9월 먹거리 생태전환교육 구체화를 위해 시작했다. 과일이 올라오는 날에는 학생들이 더 몰린다. 장윤서 양(2학년)은 “그린 급식 후에 친구들이 더 급식이 맛있어졌다고 한다.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아이들은 수업과 체험 활동을 통해 익힌 탄소발자국 개념을 음식 선택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는 152개교에 그린 급식바가 있다.● 생태전환교육 뒷받침하는 체육 서울시교육청이 자연과 인간의 공존 개념을 익히고 스포츠에 들어 있는 공정, 배려, 협력 등의 가치를 교육에 접목하기 위해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체육 활동도 생태전환교육과 관계돼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23개 종목 확대, ‘365+ 체육 온’ 동아리가 학생들의 체육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저탄소 녹색 교통을 실천하기 위해 도입된 초등학교의 찾아가는 자전거 타기 안전 교실은 생태전환교육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여학생들의 체육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시행 중인 ‘공을 차(치)자! 소녀들아! 서울에서!’도 축구 22개 팀, 야구 4팀 등으로 확대됐다. 건강 증진과 학습 향상을 위해 초등학교 중심으로 운동장 맨발 걷기와 ‘시즌2 다시 뛰는 아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김진효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 과장은 “스포츠를 통한 연대 경험은 사회 문제 해결에 함께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데 기초”라고 했다.● 오산고의 생태전환교육과 입시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강 변에 있는 오산고는 생태전환교육을 전 학년의 교과, 비교과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오산고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 사회’라는 교사들이 집필한 교과서를 생태교육에 활용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학생들이 이해하고 실천하는데 한강, 텃밭, 태양광 시설, 에코 그린 카페, 풍력발전기 등이 교재 역할을 한다. 눈에 띄는 건 3학년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 사회’라는 과목을 교양과목으로 넣은 것. 박세민 교사는 “공존의 가치를 길러줌과 동시에 입시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오산고가 2021년 생태전환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된 이후 생태전환교육은 대입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됐지만 확대 해석은 경계한다. 박 교사는 “생태전환교육이 진로 탐구에 도움을 줘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낸 만큼 생태전환교육이 입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학생과 학부모들이 인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학교의 노력은 다양한 학부모들이 교육 방향성에 반대하지 않고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것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실천과 연대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 서울시교육청은 생태 행동 실천 습관화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산하 기관과 학교의 화장실에 있는 모든 종이 수건을 없앴다. 1년 사용량을 생각하면 지구를 위한 꽤 의미 있는 실천이라는 자평이다. 또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이 참여하는 ‘기후행동 365’를 구성해 생태전환교육 실천과 연대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 학부모, 지역 문화 공간이 아이들을 함께 키워요. 그러다 보니 저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이게 농촌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임진희 동상초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장(51)의 말이다. 유학센터란 활동가가 유학생 부모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세 아이와 센터에 왔던 80여 명의 아이를 키워냈다. 임 센터장은 1993년 어머니가 시작한 센터를 2011년부터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서울 유학생 4명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온 15명의 유학생이 산다. 꽉 짜인 시간표가 힘들어 보이지만 아이들은 즐겁게 살고 있다. 오전 7시 기상, 8시 30분 등교, 오후 4시 30분 하교 후 간식, 간식 후 1시간 놀기, 6시 저녁 식사, 핸드폰 안 하는 날 7시부터 1시간 TV 시청, 수토일 1시간 핸드폰 사용, 8시부터 1시간 개인 학습, 일기 쓰기, 9시 취침이 일과다. 주말에도 지역 역사 탐방, 숲 밧줄 놀이, 미술 멘토링, 쌀 요리 수업 등을 한다. 센터에서는 성별이 다른 학생의 방에 들어가는 걸 엄격히 금한다. 타인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했음에도 고치지 않으면 퇴소 대상이다. 부모들은 농촌 유학을 통해 인성, 건강, 학습이 개선되기를 원한다. 센터는 센터 방식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아이들은 선후배, 또래와 함께 센터 주위의 계곡과 숲에서 놀며 자연을 경험한다. 전교생 활동, 마을 어른들과의 만남, 체험 활동도 사회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맡긴 부모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동상초의 학부모들이 어떤 민원도 제기하지 않고 학교가 하는 일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학교와 센터의 노력 덕분이다. 임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참는 걸 통해 어떤 세상이 와도 적응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 한다. “글로 무용을 배우면 얼마나 어설픕니까”라는 말에는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들어 있다. 그래서 미래 교육은 “몸으로 겪고 생활로 배우는걸”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도 하고 핸드폰 없는 생활을 이겨낸 아이들은 “불편한데 좋아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임 센터장에게는 지독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고구마를 캐고 난 후 “농사짓는 모든 분을 존경하기로 했다”면서 안 먹던 반찬에 손이 가는 아이들의 변화가 기특하다.동상=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생태전환교육이 갈림길에 섰다.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생태전환교육의 핵심인 농촌 유학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그 근거가 되는 조례를 폐지하는 등 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농촌 유학을 전남, 전북에 이어 강원에까지 확대하며 맞서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이란 기후·환경위기를 교육으로 극복하기 위해 조 교육감이 제시한 교육 방법론으로 환경 교육보다 범위가 넓다. 서울의 생태전환교육을 전남북 농촌 유학과 서울 각급 학교 실태 등을 통해 분석한다. ● 동상초, “온 학교가 함께 키워요” 지난달 22일 전북 완주군 동상면 동상초의 다모임 수업.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전교생 21명이 체육관에 모였다. 다모임이란 전교생이 한 자리에 모여 학생 문제를 협의하거나 수업 또는 행사를 하는 것으로 이 학교에서는 한 달에 1회 실시한다. 이날 수업은 줄넘기와 컵 쌓기(스택킹)였다. 6학년 학생 3명의 주관 하에 학생들은 학년별로 나와 줄넘기를 한 뒤 컵 쌓기를 겨뤘다. 1∼2학년들의 줄넘기는 수십 번에 그쳤지만 4∼6학년들의 줄넘기는 200번을 넘기기도 했다. 동상초의 다모임에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어가면 전교생 다모임은 엄두를 못 낸다. 전교생이 한 장소에 모여 공감할 수 있는 행사는 학생들 간의 유대감을 높인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21명인데 유학생이 지역 학생보다 많은 11명이다. 이 가운데에는 서울에서 온 농촌 유학생 4명이 포함돼 있다. 도시에서 온 유학생이 없었다면 동상초는 폐교됐을지도 모른다. 유학생들은 학교에서 1km 남짓 떨어진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에서 살면서 학교에 다닌다. 5학년은 5명으로 모두 외지에서 왔는데 서울 학생이 3명이고 나머지는 제주와 전주에서 왔다. 지역, 가정환경, 성장배경이 다른 아이들로만 구성된 5학년은 2명이 적응 실패로 다시 전학 가는 등 진통 끝에 안정을 찾았다. 박정애 담임 교사는 “교장, 교감까지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등 온 학교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아이들이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천태초의 ‘밥상머리’ 교육 지난달 23일 전남 화순군 도암면 천태초의 점심시간. 급식실은 병설 유치원 학생과 1∼3학년 학생들이 내는 소리에 시끌벅적했다. 아이들은 식판에 닭살 파꼬치, 카레라이스, 멸치 고추장볶음, 고구마줄기볶음, 수박 등을 식판에 가득 채운 뒤 학년별로 앉았다. 교사와 학생들은 20여 분간 계속된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며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박수훈 5학년 담임 교사는 밥을 먹으면서 1학기 때 코딩 수업에서 가르쳐 준 파이선 프로그램을 활용한 방학 숙제가 어렵지 않았는지 물었다. 서울에서 농촌 유학을 온 박우주 군(5학년)은 “서울에서는 한 번도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은 적이 없었지만, 여기서는 항상 같이 먹으면서 수업에서 몰랐던 걸 물어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얘기한다”고 했다. 천태초에는 8명의 서울 농촌 유학생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색다른’ 경험하고 있다. 천태초는 담임과 학생들이 점심을 같이 먹는다. 6년째 근무 중인 박지선 농산어촌 유학 담당 부장은 “이 학교에 처음 온 2019년부터 같이 밥을 먹었다”고 했다. 박 교사는 전교생이 41명에 불과한 천태초 같은 소인수 학교는 대개 교사와 학생이 같이 식사한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식사 자리에서 학생들이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식사 태도를 관찰하며 교우 관계도 파악한다.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얻은 정보들은 학부모와의 면담에 유용하게 쓰인다. ● 한 달에 두 번꼴로 현장 체험 전북 동상초와 전남 천태초의 농촌 유학 학생들의 하루는 학교 수업과 방과 후, 집에서의 짜임새 있는 생활로 바빴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수업과 체험 활동에 만족했다. 동상초가 있는 동상면은 과거 전국 8대 오지에 꼽힐 만큼 도회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감과 대아저수지로 유명하며 자연 풍광이 뛰어나다. 아이들은 이 속에서 지내는 게 큰 즐거움이다. 동상초는 ‘4계절 생태 감성 힐링 교육’을 위해 학교 부근의 자연환경과 지역 축제, 생태 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지난해 숲 나들이, 생태 요리 만들기, 고창 갯벌 체험 등 18번의 현장 체험을 다녀왔다. 도시 학교에서는 엄두도 못 낼 정도의 잦은 체험이다. 오후 1시 10분부터 4시 10분까지 진행되는 방과 후 활동은 영어, 컴퓨터, 키보드, 바이올린, 뉴 스포츠 등 5개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는데 전교생이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참여한다.● 바쁘지만 재밌어 천태초는 교육 프로그램과 방과 후 학습이 농산어촌 유학생을 끌어들일 만큼 경쟁력이 있다. 서울에서 온 김담희(5학년), 규희(2학년) 자매의 어머니 정수현 씨는 “아이들이 수업에 활발히 참여해 자신감이 늘었고, 방과 후 활동을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엄마로서 아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신 천천히 가는 삶도 있다는 걸 느끼도록 농촌 유학을 결정하면서 이왕이면 프로그램이 좋은 학교를 골랐다”고 했다. AI가 다 해주는 세상에서 “농촌에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영어 수학 100점 맞기 위해 노력한 아이와 나중에 가면 분명히 다를 것”이기에 정 씨는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삼성 스마트 스쿨인 이 학교 학생들은 질 높은 IT 교육을 받고 있다. 기자가 참관한 5학년 미술 수업과 6학년 사회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삼성 크롬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찾고 과제를 수행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자치회와 자율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체육과 예술이 강조된 방과 후 활동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인기다. 서울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농촌 유학을 와 현지에서 사는 박자선 씨는 “서울에서는 예체능 위주로 사교육을 시키면서 두 아이에게 100만 원 정도 썼는데 여기는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이 서울보다 다양하면서도 무료여서 너무 좋다”고 했다. 천태초의 방과 후 프로그램은 골프 수영 스키 바이올린 피아노 사물놀이 등 10개가 넘는데 전교생이 3∼5개 정도 참여하고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화순군의 지원으로 승마 교육도 하고 있다.● 농촌 유학 연장이 대세 농촌 유학은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때 시작됐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지 않으면 파국적 결말을 맞을 수 있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위기의식이 농촌 유학으로 구체화 됐다. 자연 친화적 교육과 등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면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호응도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이 대상인 서울시교육청의 농촌 유학은 올해 2학기까지 641명이 경험했거나 경험 중이다. 초등생이 575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학생들의 서울 거주지는 남부교육지원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순으로 많았다. 사교육이 강한 지역이 들어있는 게 눈에 띈다. 현재는 248명이 전남, 전북, 강원에 체류 중이다. 6개월이 기본인 농촌 유학의 평균 연장률은 65.1%이고 2023년 2학기가 81.7%로 가장 높다. 농촌 유학은 거주 형태에 따라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가족 체류형, 아이들만 현지에서 거주하는 홈스테이·유학센터형 등 3종류가 있다. 농촌 유학 1기 때 3자녀를 모두 천태초로 데리고 온 김선미씨는 “선행 학습을 못 받는 게 조금 불안할 뿐 선생님들의 학습 지도도 서울보다 뛰어나고, 아이들이 모든 면에서 만족해 계속 연장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의 큰 딸은 5학년 때 농촌 유학을 와 천태초를 졸업하고 나주의 중학교에 진학했다. 초3, 초4의 남매도 천태초를 졸업할 예정이다. ● 농촌 유학의 기대와 한계 농촌 유학의 목표는 학생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다양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한편 지역을 살리는 것이다. 이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농촌 유학 학교는 뛰어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서울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자연 친화적 수업과 체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사교육 환경과 문화적 차이는 농촌 유학의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농촌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공동체의 변화와 농촌 학교의 혁신이 한국 교육 변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자연+에듀테크+교사들의 노력으로 나타난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가 K-에듀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회생에도 농촌 유학의 기여도는 높다. 이도명 천태초 교장은 “전남은 서울 유학생들이 없었다면 복식 수업(2개 학년 이상의 학생을 한 교실에서, 한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을 하는 학교가 속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는 복식 수업-분교-폐교로 이어진다. 박지선 교사도 “도암면의 주거 환경이 나아지면 훨씬 많은 유학생이 와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농촌 유학이 여러 면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계가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서울 초중학생 0.01%의 경험만으로는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서울교육을 바꾸고 한국교육을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인수학급에서 구현되는 질 높은 교육이 국내 학교 어디서나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교사들의 자질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또 외지 학생들을 위해 희생하는 농촌 교사들에 대한 배려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동상, 화순=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3일 전남 순천시 순천대에 모여 ‘지역의 생태적 전환과 생태전환교육’ 주제의 포럼을 연다.생태를 매개로 지자체, 대학, 교육계 수장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처음이다. 포럼에서는 기후 위기 시대에 생태에 대한 적극적인 의식 전환과 실천 방안 확산을 논의한다. 순천만 국가 정원을 지역균형개발의 모델로 만든 순천시의 사례를 대학과 유·초중등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한다. 생태 수도를 지향하는 순천시는 여느 지방 중소도시와 달리 늘어나는 인구와 첨단 산업과 문화콘텐츠를 동력으로 도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정부의 대학 지원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예비 선정된 순천대는 생태와 직접 연관이 있는 그린 스마트팜을 대학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을 한국형 교육(K-에듀)의 밑바탕으로 삼기 위해 중점 정책으로 추진 중인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교사, 학부모·시민의 연대와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생태가 도시의 미래와 경제도 견인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기후 위기 시대에 615만 명이 다녀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생태 도시 전환에 성공한 전략을 도심까지 확장하기 위한 구상을 밝힌다.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글로컬 대학 30 사업안에서 제시한 대학의 공유·개방을 통한 생태전환교육 모델을 설명한다. 대학이 지역발전을 이끌고 초중등 교육에까지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리 세이프(ReSafe) 모델’ 추진 성과와 ‘ESG 기반 고교-대학 연계사업’의 의미를 짚는다.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생태전환교육을 중요 정책으로 삼은 배경과 실천 방안을 설명한다. 유·초중등 교육과정에 생태 문명 지향에 필요한 교육과정 전환과 학생, 학부모·시민, 교사가 참여한 ‘기후행동 365’가 필요한 이유를 밝힌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교사의 교육 활동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저부터 뼈를 깎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인 지난달 21일 자신의 SNS에 쓴 글이다. 조 교육감의 글은 2014년 그가 처음으로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하면서 밝힌 ‘인권 친화적 교권 보장’ 공약을 떠올리게 한다. 교권 회복을 위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조희연 교육감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조 교육감은 지난 19일 3만 명의 교사들이 국회 앞에서 모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 촉구 집회에 참석해 “많이 질타해 달라”고 했지만, 교권 추락에 대한 그의 책임은 사과로만 넘어가기에는 부족하다. 1년도 못 채운 교육부 장관이 수두룩한 한국 상황에서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 교육감 자리에 9년째 앉아 있기에 더욱 그렇다. 서울시 교육감으로서 한국 교육의 근본을 바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했다면 서이초 교사 같은 비극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 교육이 후퇴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조 교육감은 재선, 3선 도전에서도 한국 교육 정상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교육이 평생을 살아갈 힘을 길러주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줬는지 후한 평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래를 선도하는 공교육의 표준이라고 자평하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서울형 혁신학교는 대한민국의 중산층이 모여 사는 강남 4구에서 확산이 더디다. 지구 환경 위기를 교육으로 극복하려는 생태전환교육도 예산이 삭감되는 등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대신 그에게는 좌파 교육, 전교조 후원, 내로남불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프레임에 갇힌 서울교육 수장의 존재는 교육감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 수도권 교육청의 부교육감은 “조 교육감과 참모들이 정책 결정과 집행을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한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은 비정상 교육에서 비롯된 사회 현상이 뒷받침하고 있다. 의대 올인 교육과 급증하는 사교육비, 정치·사회 문제가 된 학교폭력, 교육의 중심인 교사들의 명퇴 러시까지 한국 교육이 흔들리는 징후는 서울에서 뚜렷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가진 주도적인 인간’이다. 공교육 정상화가 관건인 이 비전의 실현 전제는 진학 위주의 경쟁 교육 개선이고, 서울이 모범을 보일 때 파급력은 클 것이다. BTS는 2013년 랩 ‘학교의 눈물’에서 “학교란 이 사회의 축소판, 어른들이 만든 약육강식의 풍토가 지배하는 곳”이라고 일갈했다. 조 교육감도 극에 달한 한국의 경쟁 교육을 ‘과잉 경쟁’ ‘자기 파괴적 경쟁’으로 진단했다. 해결책으로 ‘대안적 이탈’과 ‘혁신 실험’을 내세웠지만, 성과보다는 교육이 진영을 대변하는 도구가 되는데 빌미를 제공한 것이 더 부각됐다. 조 교육감은 2017년 전교조가 반대하는 IB(국제 바칼로레아)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울에서 IB는 이제서야 올해 6월부터 도입을 검토하는 탐색학교 형태로 초중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이 주춤거리는 사이 대구와 제주에서는 IB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인 경쟁 교육 완화와 교권 신장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공교육이 정상화 된다는 건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다는 뜻이다. 공교육 정상화의 첫 걸음은 친구가 경쟁 상대가 아닌 동반자가 돼 ‘정글 교실’을 없애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때 교권 회복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조 교육감이 남은 임기 동안 실험 대신 경쟁의 근원을 제거하는데 진력하기 바란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라대가 ‘2023 미래형 이동 수단 중장기 교육프로그램 및 자작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한라대 HL만도소프트웨어 전공과 미래모빌리티공학부 연합팀은 영남대에서 열린 대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이달 17일부터 이틀간 영남대 경산 캠퍼스 자율주행 플랫폼에서 전국 7개 대학 공학교육 혁신센터 공동 주관으로 열린 대회에는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대, 안동대, 영남대, 한국교통대, 한라대 등 7개 대학 22개 팀 137명이 참가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올해 5월부터 자율주행 온오프라인 강좌를 수강한 뒤 1/5 크기의 유아용 전기자동차를 제작해 주행 실력을 겨뤘다.한라대팀을 이끌었던 고국원 교수(미래모빌리티공학부)는 2년 연속 우수한 성적을 거둔 원인을 올해 한라대가 과기부 주관 소트웨어중심사업단에 선정된 것과 3년 전부터 계속돼 온 HL만도와의 협업을 꼽았다. 한라대는 자율주행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aMAP(AI-Mobility Accelerator Platform·인공지능 활용 자율주행 교육 플랫폼)와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업으로 구축한 인공지능 전문가 플랫폼을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글로컬 30 예비대학에 선정된 순천대가 본 선정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중심국립대로서 유일하게 글로컬 대학 30 예비대학에 선정된 순천대의 발전 전략은 순천시의 생태도시 전략을 뒷받침하면서 첨단산업 및 문화 콘텐츠를 육성해 대학의 역량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순천대는 농업 분야 중심 특화 기업 육성에도 대학의 자산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순천대는 이 같은 목표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이달 10일부터 18일까지 5회에 걸쳐 글로컬 전략 구체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10일 열린 스마트 팜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클로컬 대학 30 사업 연계 토론회에서 이상엽 전남테크노파크 단장은 순천대의 농업 중심 전략에 대해 “농축산업·입업 등 다양한 분야까지 접근해 전남의 30년 후를 고려한 지자체-대학-산업체의 협력 방안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11일 노관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특화 분야 강소 지역기업 육성 토론회에서 김영정 전북대 명예 교수는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지역 흡수능력 부재로 진단하면서 해결책으로 제조기술 경영 동맹 구축과 혁신 생태계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같은 날 열린 우주항공 및 첨단소재 관련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첨단 소부장 특화단지 육성방안을 활용해 순천대가 미래 첨단산업소재 국가산업단지 지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18일 열린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지역인재 양성 및 클러스터 조성에 순천대 관련 학과의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순천대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의 예비대학에 선정된 대학보다 배후 산업과 지역 기반이 불리하다. 하지만 생태 도시로 지역균형발전의 모델이 된 순천시와 힘을 모아 생태+첨단산업+문화 콘텐츠가 융합된 강소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IB 전문가 하화주 반포고 교감 강의전북 남원 용북중의 IB(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전북의 IB 확산에 물꼬를 틀지 주목받고 있다. 전북 교육청은 지난 5월 화산중과 모현초 등 2개교를 IB 시범학교로 지정한 후 IB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범학교에 고교가 없고 시범학교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해 IB 도입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용북중은 지난 11일 IB 전문가인 하화주 서울 반포고 교감을 초빙해 IB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특강을 열었다. 하 교감은 IB의 바이블로 통하는 ‘IB를 말한다’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 방학 중에 열린 특강에는 용북중 교사 전부와 도내 초중교 교장, 교감, 교사 및 도 교육청 장학사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 IB 도입은 다목적 포석IB 시범학교도 아닌 용북중이 IB 도입에 나선 것은 지역 명문 중학교 위상 회복과 교육 주도 성장을 통해 남원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개교 74년을 맞은 용북중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남원에서 선호하는 학교로 입학 경쟁률이 3대1에 달하지만, 운영 학급수는 학년당 2개 학급에 불과하다.김대규 용북중 교장은 “용북중이 남원에서 최초로 IB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학교 발전과 함께 IB를 도입하려는 다른 학교에도 용기를 주고 인구 유입 촉매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IB로 인구 유입에 성공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예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표선면은 지역 소멸 위험 지역이었지만 초중고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인구 유입이 크게 늘었다. 표선초의 경우 몰려드는 학생을 감당하지 못해 모듈형 교실을 설치했고, 표선고는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IB 학교 학폭 주는 등 변화 일어IB는 진학 위주 한국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68년 시작된 IB는 160개국 6200여개 학교에서 운영 중인 국제 공인 교육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는 대구와 제주에서 활발하고 서울, 경기, 부산, 전남, 전북 등에서 IB 도입을 위한 시범학교가 운영 중이다. IB를 도입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도입 전에 비해 크게 줄고, 교사의 고민 1순위가 학부모 민원에서 학생의 성장 방안으로 바뀌는 등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대규 교장은 “학교 재단이 IB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적이고 학교 구성원들도 IB 도입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학생의 내적 성장을 이루는 데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는 IB를 잘 운영해 지방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대학이 살아야 도시가 흥한다” 김일환 제주대 총장이 강조하는 제주대의 발전 이유다. 김 총장은 미국 피츠버그를 제주도가 발전해야 할 롤모델로 꼽는다. 제조업을 하기 힘든 제주도에서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몰락으로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 도시였던 피츠버그는 카네기멜론대와 피츠버그대의 의약·바이오를 중심으로 발전해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 제주대는 지난달 정부의 지방대 핵심 정책인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탈락했지만, 김 총장의 혁신 의지는 오히려 더 세졌다. 예비 지정에 합격한 15개 대학의 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본 후 제주대 보고서의 허점을 찾았고, 내년에 어떤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지 방향이 섰기 때문이다. 16일 김일환 총장을 제주대 총장실에서 만나 제주대의 발전 방향을 들었다.수요자 중심 대학으로 거듭날 것-글로컬 대학 30 탈락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혁신성이 부족했다. 공과대 생명대 자연대 해양대 등 4개 단과대학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계획이 평가받을 것으로 착각했다. 우리 보고서에는 왜 통합하고 무엇을 하겠다는 전략이 없었다.”-내년 글로컬 대학 30 전략은 무엇인가. “제주대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 육성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통합되는 4개 대학의 31개 학과를 지역 주력 산업인 바이오, 에너지, 우주항공에 맞도록 재구조화하는 것과 연계돼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대학 교육이 이바지해 제주도민과 학생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대학으로 거듭나는 것도 포함돼 있다.”바이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그린 바이오, 레드 바이오, 해양 바이오다. 제주대에는 바이오 분야별로 국내 최고 그룹이 있다. 이 그룹과 2025년 출범하는 4개 단과대학 통합 대학인 과학기술융합대학이 융합해 ‘바이오 제주’가 되도록 하겠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바이오 분야에 1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전략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있는데 대학의 목표도 같다.”-그린 바이오는 어떻게 육성하는가. “제주도는 육상, 해상 자원이 풍부하고 이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지역이다. 한국 식물 자원의 60%가 제주도에 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제주 생물종다양성 연구소, 제주 국가 생약 자원관리센터, 제주대 아열대 원예산업연구소,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등 국가와 대학이 운영하는 특화된 연구소가 많다. 도내 바이오 연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학 안에 첨단 바이오 융합연구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 교수진과 국내에서 톱 5%에 들어가는 교수진을 채용하고 박사급 연구원 등을 합치면 200여 명으로 구성된 바이오 연구 허브가 될 것이다.”-레드 바이오와 해양 바이오의 수준은 어디까지 왔는가. “레드 바이오는 지금도 천연물 기반 기능성 의약품과 화장품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는 약대, 의대, 자연대가 공동으로 농촌진흥청, 식약처 등과 연계해 천연물 기반 신약 후보 물질 연구에 나설 것이다. 의대가 유전체 분석 전문 연구기업인 인바이츠지노믹스와 ‘제주지놈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 중인데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영돈 교수가 이끄는 해양 바이오는 어류 자원의 식량화 부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교수는 최고급 어종인 붉바리 양식화에 성공했으며, 어류 질병 분야에도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육식보다 수산물을 선호하는 이슬람 국가들에서 기술 이전이 요청이 오고 있다.”위성 발사 해상 플랫폼… 제주대 우주항공특화 기반-제주도의 우주항공산업 육성은 의외인데. “위성 발사에 유리한 요건을 활용해 제주도가 우주 항공발사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제주 남쪽 바다에 해상 발사 플랫폼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제주도는 적도에 가깝고, 해상 발사여서 주변에 추진체 파편 낙하 피해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우주항공산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우주항공은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물리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이들 전공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 작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 부분 및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3차원으로 복원하는 전문기업인 아이옵스 등 기업과 MOU를 맺고 우주항공 분야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발사 후 위성을 추적하는 안테나들이 제주에 많이 깔리고 있고, 위성 관제 기업들도 속속 모여들고 있다. 또 발사하려면 조립 과정에 관여하는 엄청난 수의 하청 업체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몰려오는 건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의미다. 제주대에서 공부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한다는 공식이 생길 것이다.”-정부가 최근 교육부에서 파견한 사무국장을 원대 복귀시켰다. 대학 자율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재정권과 인사권이다. 총장이 대학 발전을 위해 재량껏 쓸 수 있는 권한과 돈이 없다. 총장이 쓸 수 있는 돈은 간접비에서 뗀 5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재정권이 없어 우수 교수 영입과 필요한 연구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총장의 의사 반영이 힘들다. 대학이 사무국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사무국장 풀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제공하면 좋겠다. 인사권을 교수와 일반직 직원에게도 행사해 대학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IB 적극적으로 지원-지난달 약대 수의대의 지역균형선발에 수능 최저 기준을 없애 2026학년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5월 보직교수들과 IB DP(IB 고교과정)를 운영하는 표선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IB 프로그램이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걸 확신했다. 수업을 참관하면서 작년 말 표선고 출신 학생들이 도내 수학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런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오면 제주대가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킬러 문항이 문제가 됐을 때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표선고를 방문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IB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걸 보고 공교육 정상화에 국가거점국립대가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학 위주의 교육을 변화시키려면 꺼내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IB가 좋은 대안이라고 봤다. 그래서 제주대의 간판 학과인 약대, 수의대의 지역균형선발에 수능 최저 제한을 푼 것이다. 제주대의 새로운 입시 전형은 학생의 가능성을 중시하는 데 있다. 그래서 새 전형은 꼭 IB만을 위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모든 고등학생을 위한 것이다. 성적과 순위만을 따지는 한국 교육이 바뀌는데 제주대의 입시 변화가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앞으로 어떻게 IB를 뒷받침할 것인가. “의대에도 지역균형선발에 수능 최저 없는 전형을 도입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2024년부터 사대에 ‘글로컬 교사 양성 교육센터’를 설립해 IB 교사 양성에 나선다. 의대에 수능 최저 없는 전형이 도입되면 공교육만으로도 의대에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학교 현장에 던져 한국 교육이 바뀌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김일환 총장은1962년 제주 출생중앙대 전기공학 박사제주대 전기공학과 교수제주대 공대학장제주테크노파크 원장제주=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IB 전도사’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IB DP(Diploma Program·일반고등학교 프로그램)에 더해 CP(Career-related Program·직업고등학교 프로그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소장은 “대통령의 수능 출제 발언으로 촉발된 킬러 문항 논쟁이 한국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이참에 교육의 본령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DP와 CP의 도입이 가져올 교육적 논의가 한국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일 동아일보에서 이 소장을 만나 IB CP 도입이 어떻게 한국 교육 선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봤다.● 왜 IB CP 도입을 주장하는가. “우리나라 교육은 정답 맞히기 패러다임을 벗어나 실생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생각을 꺼내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고등학교 교육 전반을 글로벌 수준으로 선진화할 수 있는 DP와 CP의 확산은 한국 교육이 당면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이다.”● 대구와 제주에서만 한국어 DP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의 DP는 순항 중이지만, 제주는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P를 보는 시선이 다른데 CP까지 도입해야 할까. “CP는 여느 IB 프로그램처럼 메타인지 및 자신과 주변 공동체와의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직업적 전문성을 길러준다. 한국 교육은 정답 위주의 경쟁 교육이어서 ‘내가 누구고, 왜 공부를 하고, 공부한 게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학생 스스로 깨칠 기회가 없다. IB는 집어넣는 교육 25%, 꺼내는 교육 75%로 이뤄졌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 점수를 잘 받는 구조이다. 한국 교육에서는 친구가 경쟁 대상이지만 IB에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경쟁한다. 한국 교육은 서열을 매겨야 하지만, IB는 성취 수준을 중시한다. 학폭 등 교육 외적인 문제에 집중하느라 교사들이 진을 빼는 한국 교육과 학생의 내적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IB와의 차이점은 크다. 글로벌 시대의 전문 역량과 메타인지력을 길러주는 IB는 공교육 전반의 선진화를 위해 대입뿐 아니라 취업 목적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서도 매우 도움이 된다.”● CP 도입이 공교육 선진화에 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특성화는 75% 학생만이 진학과 취업에 그치고, 교육과정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 사회에서는 일반고 진학생보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어려운 IB 과정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성적이 낮다고 가능성도 없다는 오해는 이미 제주 읍면 지역의 IB 월드스쿨인 표선고 사례에서 깨졌다. CP를 통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학생들이 날개를 단다면 일반고 DP 도입의 심리적 문턱도 낮아질 것이다.”● CP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됐나. “7개 요소로 이뤄져 있다. DP 2과목, CP 핵심과정 4개 그리고 현장 실습 포함한 진로 연구다. DP 2과목은 여섯 영역의 DP 교과에서 고를 수 있다. 4개의 CP 핵심과정은 모두 현장 실습 및 진로 연구와 연계돼 있다. 완수하면 IB CP 이수증을 받을 수 있다.”● 어느 지역에 도입되면 효과가 클 것으로 보는가. “서울과 경기다. 학령인구가 제일 많고 상징성도 크기 때문이다. 두 곳 모두 IB 도입에 긍정적이고 초중학교에 시범학교 도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는 대학입시와의 연계성 부족과 사교육을 더 조장한다는 DP에 대한 오해 때문에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에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가 가장 많고 CP 이수자들의 진가를 인정해 줄 수 있는 기업도 있을 것이기에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CP 도입과 정착에 걸림돌도 있을 것 같다. “IB가 외세 교육이라는 일부의 그릇된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 IB는 우리 국가교육 과정의 목표 역량을 잘 기르는 유용한 방법론이다. CP도 대입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에 정시를 통한 대학 진학 문제가 해결되면 긍정적일 것이다. 지금 CP를 도입해도 결과가 나오는 건 5년 뒤로 빨리 대입 제도 개선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구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 외국의 CP 상황은 어떤가. “세계 354개교에서 도입 중인데 미국이 164개교로 제일 많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호주 등 56개 고교에서도 운영 중이다. CP를 도입한 대부분 학교에서는 DP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DP와 CP를 융합하면 대학 진학과 직장 취업에 모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는 CP 진로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식 MOU를 IB 본부와 맺고, AI·코딩·데이터사이언스에 필요한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거대 출판사이자 온라인 교육 기업인 피어슨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이 IB CP 진로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홍콩의 HTI, ICI 등 관광 기관들이 CP 학생들을 위해 IB 본부와 MOU를 맺고 있다. 미국, 유럽 대학에서도 CP 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CP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