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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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문학/출판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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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예술가들의 못자리 역할을 한 ‘학전’과 김민기 대표가 남긴 것

    “여기는 못자리 농사다. 못자리 농사는 애들을 촘촘하게 키우지만, 추수는 큰 바닥으로 가서 거두게 될 것이다.” 1991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이 개관하던 날, 김민기 대표가 한 말이다. 소극장 문화를 대표해 온 학전은 배울 ‘학(學)’에 밭 ‘전(田)’자를 쓴다.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가 되겠다”는 김 대표의 초심을 담아 지어진 이름이다. 학전은 이름값을 증명하듯 배우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이정은, 장현성 등 굵직한 스타들을 낳았다. 가객(歌客) 고(故) 김광석은 학전에서 1000회 공연을 열었고, 1991∼1995년엔 매년 라이브 콘서트도 열었다. 들국화, 안치환, 이소라, 장필순, 윤도현, 성시경, 유리상자, 장기하 등도 학전에서 노래했다. 33년간 대학로를 지켜온 학전이 다음 달 문을 닫는다. 위암 투병 중인 김 대표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이 겹친 결과다. 2014년 이미륵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참석한 김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그가 1996년 개관한 ‘학전그린소극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김 대표에게 수상 축하 인사를 건넨 뒤 공연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대학로의 높은 임차료와 제작비 상승 등으로 한국 연극 대중화의 씨앗이 된 대학로 소극장들의 폐관 소식이 들려와 안타깝다”는 말을 전하자 그는 말없이 한참을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곤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툭 던졌다. “맞아요. 한국 공연계는 늘 척박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돈이 안 되는 일이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헛된 말이 아니었다. 그의 삶을 되돌아보면 김민기는 여느 제작자들과 달리 척박한 공연계에서 돈이 안 되지만 의미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원작자에게 저작권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던 시절, 그는 1990년대 공연계에서 출연진 ‘서면 계약’, 배우들에게 유료 관객 입장 수익을 나눠 주는 ‘러닝개런티’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적자가 나도 30만 원의 개런티를 배우들에게 지급했다. 이 때문에 뮤지컬 ‘개똥이’가 흥행에 실패했을 땐 자신이 소유한 경기도 일산의 아파트를 처분해 배우들에게 개런티를 나눠준 이야기는 유명하다. 학전은 오래전부터 수익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였다. “태어나 처음 보는 공연이 좋아야 안목을 갖출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철학에 따라 학전은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 공연 제작에 힘써 왔다. 어린이 작품들은 작품당 4000만∼5000만 원씩 적자가 났고, 김 대표는 오랜 시간 저작권 수익을 집에 가져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소외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국의 폐교에 무대를 설치하고 지역 공연을 펼쳤다. ‘누구나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김 대표의 뚝심 덕분이었다. 다행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3월부터 학전의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민간 위탁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학전의 이름을 계속 쓸지에 대해선 김민기 대표와 협의를 해야 하는데, 현재 김 대표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협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학전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어나/일어나/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학전의 대표 가수 김광석의 노래 ‘일어나’의 노랫말처럼 학전이 다시 한번 힘을 내 일어났으면 좋겠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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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이상해, 문제야” 대신 용기 내라고 다독여요

    ‘난 이상해.’ ‘난 문제야.’ 슬프거나 좌절하는 날엔 다정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은 말이 마음속에 가득 찬다. 하지만 주인공 아이는 그런 말들을 곱씹지 말고 잠시 생각을 멈추고,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말로 가득 채우라고 말한다. 또 불안하고 화가 날 때 마음속에서 ‘그러면 안 돼’라고 말을 걸어오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는 사람이야. 어떤 감정이든 느낄 수 있어. 있는 그대로 느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또 실패야’라는 생각이 들 땐 “난 용감해. 몇 번이고 도전할 용기가 있어. 실패가 아니라 목표를 이루는 중인 거야”라는 말을 건네며 마음을 다잡으라고도 한다. 스스로 탓하는 말들을 잠재울 수 있게 “나에게 들려줄 말은 내가 스스로 골라요”라고 말하는 아이를 통해 건강한 마음가짐을 되짚어 보게 된다. 또 어떤 힘든 상황에서든 ‘나를 사랑하는 말로 나를 응원하라’는 아이의 조언에서 왠지 모를 힘을 얻게 된다. 일러스트 형식의 세련된 삽화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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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이용자 기만 논란 ‘확률형 아이템’… 3월부터 홈피-광고에 정보표시 의무화

    3월 22일부터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가 의무화된다. 게임 화면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와 광고물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돼 있다는 점과 해당 아이템의 획득 확률 등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정부는 또 게임사가 게임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조기 종료하는 이른바 ‘먹튀 게임’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0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 정책을 공개했다. 정부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유형을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으로 나누고, 게임 이용자가 알기 쉽도록 게임 화면 및 홈페이지 등에 아이템 획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구입 후 열어보기 전까지 내용물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원하는 게임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구매하기 쉬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특히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컴플리트 가챠’(특정 아이템 조합을 완성하면 보상을 얻는 방식)를 합성형으로 분류해 이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했다. 정부는 또 게임사가 게임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조기 종료하는 이른바 ‘먹튀 게임’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해외 게임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한다. 앞으로 게임사는 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최소 30일 이상 환불 전담 창구 운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게임산업법 및 전자상거래법 내 국내 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해외 게임사에도 국내 게임사와 같은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여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게임 이용자가 입은 피해를 좀 더 수월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법에 ‘동의의결제’를 도입한다. 동의의결제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기업들이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소비자에게 적절한 피해 배상 계획을 제안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중지하는 제도다. 박세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사전 브리핑에서 “게임사가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과 협의해 보상안을 가지고 오면 공정위가 심의해 의결하게 된다”며 “재판으로 가면 몇 년씩 걸릴 사안을 몇 달 만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가진 게임물 등급 분류 권한은 단계적으로 민간에 이관된다. 현재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물은 게임위 또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게임물 등급 분류 자율화가 이뤄지고 나면 게임위는 사후 관리 업무와 일부 아케이드 게임 심의만을 담당하는 등 기능이 대폭 축소된다. 다만 아케이드 게임, 소셜 카지노 게임 등은 게임위의 등급 분류 대상으로 남겨둘 방침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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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는 강아지가 예쁜데 아빠는 내가 예쁘대요!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아빠와 아이가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아,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다.” 아이가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를 툭 던진다. 아빠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받아친다. “네 태권도 도복에 똥 싸면 어떡해?” 아이는 복슬복슬한 고양이를, 목이 긴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작고 소중한 도마뱀을, 사랑스러운 토끼를 키우고 싶다고 답한다. 아빠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아이의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아이는 “아빠, 동생은 어때요?”라고 묻는다. 아빠는 동생보단 자신을 닮은 아기를 만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 아기 어디 있어요?”라는 아이의 물음에 아빠는 답한다. “여기.” 아빠는 아이가 어릴 적 강아지처럼 아무 데서나 똥을 싸고, 토끼처럼 밤에 잠을 안 자곤 했지만 아이를 만나 진짜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와 아빠의 대화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깊게 느껴진다. 또 기존 그림책 작법에서 벗어나 아빠와 아이의 대화 앞에 각자의 얼굴을 그려 넣은 점도 눈길을 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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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가을 만화계 ‘칸 영화제’ 같은 세계적 축제 만든다”

    정부가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만화·웹툰 분야 플랫폼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2027년까지 4조 원 규모로 만화·웹툰 산업을 키우고 올가을 만화계의 ‘칸 영화제’와 같은 세계적 축제를 신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2023 웹툰 실태조사에서 ‘해외 진출 시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항’으로 ‘통역 및 번역 지원’이 꼽힌 점을 감안해 올해 관련 예산을 10억 원(지난해 6억 원)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만화·웹툰 제작 지원에 32억6000만 원, 만화·웹툰 지식재산(IP)마켓에 18억 원, 국가대표 웹툰 기업 육성에 15억 원을 책정했다. 또 올해 민관 합동 60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활용해 만화·웹툰 기업의 IP사업화를 돕는다. 이 외에도 문체부는 창작·산업·번역 인력 양성 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2027년까지 각 양성 사업을 통합한 ‘만화·웹툰 인재 아카데미’(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올해는 기획·제작 PD 등 산업인력 양성 과정을 신설하고 2025년부터 IP 창작 인재를 매년 30여 명씩 배출하는 교육과정도 만든다. 내년에는 웹툰에 특화된 번역가를 양성하는 ‘번역 지원센터’(가칭)도 설립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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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눌수록 커지는 우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초인종 소리에 문 밖에 나간 아이는 덩그러니 놓인 작고 파란 우산 하나를 발견한다. 우산엔 ‘널 위해서’라고 적힌 쪽지 하나가 붙어 있다. 쪽지의 뒷면엔 ‘그래 너 맞아’라고 쓰여 있다. 비가 한 방울도 내릴 것 같지 않지만 아이는 우산을 챙겨 나간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아이는 우산을 펼친다. 엄마랑 함께 쓰기에는 너무 작은 우산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엄마가 겨우 우산 밑으로 몸을 집어넣자 우산이 살짝 커진다. 비는 점점 더 거세게 쏟아지고, 아이의 눈엔 추위에 떨고 있는 한 가족이 보인다. 다소 비좁아 보이지만 아이와 엄마는 그 가족에게 함께 우산을 쓸 것을 권한다. 이번에도 신기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우산이 더 커진 것. 길이가 더 길어지고, 더 넓어졌다. 비를 맞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우산 밑으로 모이며 벌어진 마법 같은 일을 그린 작품이다. 포용, 나눔, 공동체의 가치 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일러스트 형식의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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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한국인 정체성 숨기지 말라”… ‘성난 사람들’ 감독의 고백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말고 그대로 표현하세요.” 한국계 이민자의 삶에 밴 현대인의 고독과 분노를 그려내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방송가의 오스카’라 불리는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15일(현지 시간) 작품상과 감독상, 남·여우주연상 등 8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에미상 시상식 무대에서 ‘성난 사람들’이 수상작으로 언급될 때마다 곱씹게 되는 말이 있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에서 연사로 나섰던 ‘성난 사람들’의 연출가 이성진 감독의 고백이다. “할리우드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데뷔했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까’ 고민했지만 이젠 아니에요. K팝,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한국인의 집단적 경험 자체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말고 그대로 표현하세요.” 2008년 데뷔한 그가 당시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까’를 고민했다는 고백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한국인이라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의미와 설명이 담겨 있다. 고작 16년 전 미국 내 한국계 이민자들의 위상과 마치 ‘유리천장’ 같았던 세계무대 속 한국 콘텐츠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주체의 기준에 부합하는 창작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의 고백과 에미상 8관왕 영예가 맞물리며 같은 ‘뿌리’를 지닌 한국인으로서 감동이 배가됐다. 이 작가가 데뷔한 2000년대만 해도 ‘에미상’ 등 미국 대중문화계의 주요 상은 국내 언론사들에는 큰 기삿거리가 되지 않았다. ‘한국’과 관련된 작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5년 국내 언론에서 에미상이 ‘반짝’ 조명된 적이 있는데, 바로 한국 여배우 김윤진이 출연한 미국 ABC TV 드라마 ‘로스트’가 그해 에미상 최우수드라마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는 뉴스였다. 하지만 한국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얻은 것은 아니었기에 큰 비중으로 기사화되진 않았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이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주요 상을 휩쓸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세계적인 시상식이 열릴 때마다 한국 관련 작품과 배우들이 주요 상의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언론사 문화부 기자들 역시 자료 조사는 물론이고 기사를 어떻게 쓸지를 계획하고 지면을 구상한다. 더 이상 ‘에미상’ ‘골든글로브’ 등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으로 한국인이 세계 문화 속 ‘객체’에서 조금씩 ‘주체’로 거듭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드라마 ‘성난 사람들’ 10화의 소제목은 ‘빛의 형상(Figures of Light)’이다. “깨달음은 빛의 형상을 상상하는 게 아니라, 어둠을 알아차림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라는 스위스 정신과 의사 카를 구스타프 융의 문장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적 콘텐츠가 빛을 보게 된 과정 역시 세계 속 주류로 인정받지 못했던 그간의 어두운 시간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창작진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다져진 단단함을 바탕으로 향후 활약 역시 ‘반짝’이 아닌 ‘롱런’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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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너의 걱정거리는 뭐니?… 냠냠 내가 다 먹어줄게!

    아리는 걱정이 많다. 등굣길에 엘리베이터가 떨어지진 않을지, 개한테 물리진 않을지 늘 걱정이다. 학교에서도 걱정은 이어진다. 울상이 된 아리를 본 문방구 주인 할머니가 아리에게 ‘걱정 엽서’를 건넨다. “걱정거리를 써서 창문에 붙여놓으면 걱정배달부가 가져갈 거야.” 할머니의 조언을 실행에 옮긴 아리는 그날 밤 진짜로 걱정배달부를 만난다. 걱정배달부가 온갖 걱정을 담아 냠냠산으로 간다고 하자 아리도 따라 나선다. 냠냠산엔 와구와구씨가 산다. 와구와구씨는 배달된 걱정거리를 맛있게 먹어 없앤다. 그는 아리의 걱정을 먹던 중 입에서 ‘불안구슬’을 꺼낸다. 그러면서 아리에게 구슬을 건네며 따뜻한 마음으로 불안구슬을 잘 돌봐주라고 말한다. 아리가 따뜻한 마음을 품을 때마다 불안구슬은 투명해진다. 아리는 불안구슬을 돌보며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법 역시 깨닫게 된다. 누구나 크고 작은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아리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보며 걱정과 불안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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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너만의 장점을 찾아보렴… 자신감이 솟아날 거야!

    노란색 꼬마 연필 ‘라이너스’는 머리 위에 ‘어니’라는 지우개를 달고 산다. 미술 도구 그림 대회를 앞두고 라이너스는 연습에 한창이다. 하지만 어니는 라이너스에게 비난의 말을 마구 쏟아내며 그림을 지워댄다. 불신에 찬 어니의 말과 행동에 라이너스도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된다. 결국 라이너스는 그림 그리기를 포기한다. 울적해진 라이너스는 연필깎이라는 ‘동굴’ 속으로 숨는다. 그곳에서 만난 부스러기는 라이너스에게 ‘지우개는 지우게 놔둬. 넌 너만의 길을 찾으면 돼’라고 조언한다. 용기를 얻은 라이너스는 마음껏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대신 어니에게는 어니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부탁한다. 자신이 그린 선을 조금씩 지워 달라고 한 것. 결국 힘을 합친 라이너스와 어니는 ‘대회 1등’을 차지한다. 라이너스와 어니의 이야기는 장점을 알아주고 맞춰가는 협동과 높은 자존감을 통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힘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다양한 미술 도구를 활용한 그림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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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멍들게 하는 ‘암표 논란’…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답이다[광화문에서/김정은]

    “나의 컴백을 기다리다 (지쳐) 욕과 함께 원망하는 내용을 남긴 팬의 글을 봤다. 웃었던 기억이 난다. ‘누가 내 욕을 이렇게 살벌하게 써놨지’ 싶었다. 재밌었다.” 매년 봄, 벚꽃이 필 무렵이면 떠오르는 노래 ‘벚꽃엔딩’의 주인공 가수 장범준이 지난해 12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말이다. 오랜 공백기를 갖고 있는 그의 컴백을 기다린 한 팬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욕설을 써가며 ‘장범준, (날) 고소해. 경찰서에서 얼굴이라도 보게. 내가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고, 이에 대해 장범준이 내놓은 반응이었다. 장범준은 팬의 거친(?) 요청에 화답하듯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매주 화·수·목요일에 10회에 걸쳐 평일 소공연을 열겠다고 밝혔다. 2년여 만에 열린 그의 공연이라 티켓은 오픈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곧바로 암표가 기승을 부렸다. 결국 장범준은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공연 티켓 예매분을 전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콘서트 계획을 잠정 취소했다. 장범준뿐만 아니다. 아이유, 성시경을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암표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유는 암표 거래를 신고한 팬에게 티켓을 포상하는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했고, 얼마 전 연말 콘서트를 연 성시경은 1인당 1장만 구매 가능한 현장 판매를 진행하는 등 불법 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소속사 측은 그의 공연이 일명 ‘효도 콘서트’라 불리며 암표시장에서 티켓이 고가로 거래되자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백만 원에 판다는 공고를 내는 암표상들이 등장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연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서는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며 강력하게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가짜 표도 등장했다. 연말 SBS 가요대전을 앞두고 조직적인 가짜 표 판매가 일어난 것이 적발돼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가수와 소속사, 공연 관계사 등이 이렇게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데에는 온라인 암표 거래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온라인을 통한 암표 거래는 제재할 법 규정이 없다. 그나마 오프라인에서 거래한 암표의 경우에 한해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따라 20만 원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올 3월부터 ‘정보통신망에 주문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 판매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의 개정 공연법이 시행된다. 하지만 가요계에선 “매크로(자동 반복 수행)를 이용한 암표만 처벌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일일이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3월 대만에선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현지 공연 암표 가격이 정가의 45배까지 치솟으며 한화로 약 1734만 원에 거래돼 논란이 일었다. 초고가 암표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지난해 5월 입법원(국회)이 암표 판매에 최대 50배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암표 거래는 팬심을 악용해 산업구조를 무너뜨리는 불법 행위다. ‘K팝의 본고장’이라는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불법 암표 거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단속과 처벌이 시급하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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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페이지마다 활짝 열리는 가방 속으로 들어가봐요

    준우는 매일 아침 유치원 등원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늘 궁금하다. 친구 도하네 아빠 가방은 엄청나게 크고, 시장에서 만난 할머니의 가방 안에는 할머니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것만 같다. 또 중학생 형과 누나의 가방 안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 책은 그런 준우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더해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의 가방은 입체 카드처럼 여러 장의 그림이 겹친 일종의 팝업북 형태다. 가방을 열어 보듯 한 장 한 장 가방 그림을 넘겨 보면 안에 든 소지품은 물론이고, 가방의 주인공이 꿈꾸는 무언가가 담겨 있다. 도하 아빠의 큰 가방 그림의 겉장을 넘기면 기타가 나오고 기타가 그려진 종이를 넘기면 도하 아빠가 무대 위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주인공과 독자가 함께 책 속 가방을 열어 보는 듯해 신선하다. 화려한 색감의 그림도 귀엽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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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위, 기술융합 사업… 올해 113건 29억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자유롭게 예술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예술인에게 도전 의식을 갖게 만들죠.” 올해 8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 블랙박스씨어터에서 공연된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관객참여형 연극 ‘버닝필드: 파동, 흘러간 아픔의 기록’의 극본을 쓰고 연출한 우종희 감독(36)의 말이다. 2019년 4월 초대형 산불이 강원 고성과 속초 일대를 휩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버닝필드…’는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버닝필드…’는 이동식 전력통합 무선영상 송수신 및 프로젝션 무대장치 모니터 5대를 통해 산불 발생 당시 촬영된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 또 관객들에게 무전기를 한 대씩 지급해 소방관들의 무전 대화를 엿듣게 하는 방식으로 화재 현장의 긴박함과 참혹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과학 기술을 활용한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아이디어 기획부터 작품 창작과 후속 지원까지 창작 단계별로 작가 및 단체를 뽑아 후원한다. 올해는 29억13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113건의 작품을 지원했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 진출한 예술가와 작품도 있다. 미디어아티스트 박형준 작가와 이주하 기획자가 작업한 미디어아트 다원 전시 ‘ARTIFICIAL CONCIOUSNESS’(인공 의식)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올해 9월 2일부터 10월 8일까지 독일 베를린 ALB(Art Laboratory Berlin)에서 선보였다. 이주하 기획자가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받은 워크숍 ‘비가시성의 노출: 데이터, 렌더링, 코드’의 연계 전시로 기계와 인간, 꿈, 무의식, 인공지능(AI), 영혼 등을 다룬 세 편의 작품이 소개됐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예술의 창작 방식과 영역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예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기술적 역량까지 갖춘 한국 예술가들이 국제 무대에 진출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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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용기내 꼭 하고픈 말… 너랑 친구하고 싶어!

    내성적인 아이 소피는 친구들에게 잘 다가가지 못한다. 어느 날 소피는 늑대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멋진 옷을 입고 가면 친구들이 친해지고 싶어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런 소피를 보며 비웃는다. 속상한 소피는 집으로 달려와 눈물을 흘린다. 그때,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소피는 책에서 본 숲에 와 있고, 눈앞에 아기 늑대와 엄마 늑대가 서 있다. 소피는 늑대들과 놀며 행복을 느낀다. 폭설에 동굴로 몸을 피한 소피와 늑대 앞에 곰이 나타난다. 소피는 곰에게 “저리 가! 너랑은 안 놀아”라고 말하고, 곰은 떠난다. 마음이 불편해진 소피는 곰을 찾아가 동굴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소피는 남에게 친절을 베풀 때 정말 용감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현실로 돌아온 소피는 용기 내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우정을 나누게 된다. 아이가 수줍은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용기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찡하게 다가온다.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글과 잘 어우러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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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두까기인형’ 주역 꿰찬 K발레 무용수들의 활약 [광화문에서/김정은]

    매년 12월이 되면 세계 발레계는 약속이라도 한 듯 발레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올해에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파리오페라발레단(BOP)을 비롯해 영국 로열발레단,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등에서 12월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국내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UBC) 역시 이달에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펼친다. 올해의 ‘호두까기인형’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건 멀리 미국 보스턴에서 날아온 소식 때문이다. ABT, 뉴욕시티발레단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인 보스턴발레단이 연말 ‘호두까기인형’ 공연에서 한국인 무용수 5명을 주역으로 캐스팅한 것.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한서혜와 채지영을 비롯해 남성 솔로이스트 이선우와 세컨드 솔로이스트 이상민, 코르 드 발레 김석주가 주인공이다. 보스턴발레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호두까기인형’ 예매 화면의 메인 사진으로 채지영의 공연 사진이 걸려 있었다. 새삼 ‘K발레’의 위력이 느껴졌다. 최근 몇 년 새 세계 유명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들이 꽤 늘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에투알이 된 박세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김기민, ABT 서희와 안주원,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안재용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당수가 연말에 ‘호두까기인형’ 무대에 오른다. 한국의 발레 교육 역사는 비교적 짧고, 한국 무용수들의 신체 조건도 서양인에 비해 뛰어난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용수들이 세계에서 활약하는 이유는 뭘까. 수년간 공연계를 취재하며 만난 박세은, 김기민 등 유명 무용수들에겐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교과서 같은 답이지만, 만족할 줄 모른다고 느낄 만큼 엄청난 양의 연습을 자처하고, 더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는 점이다. 과거 박세은은 “내 삶의 100%가 발레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언제나 관객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는 발레리나가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만삭일 때도 그는 토슈즈를 신고 연습실에 갔고, 연습이 끝나면 ‘오늘 부족한 건 뭐였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생각을 차단하려고 일부러 ‘제과’라는 취미를 만들었을 정도다. 다른 발레리노에 비해 배로 높이 뛰는 점프력을 가져 ‘중력을 거스르는 도약’이란 수식어가 붙는 김기민 역시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된 뒤에도 매일 오전 7시에 연습실에 도착해 10시간가량 연습한다. 근력 운동만 매일 5시간씩 할 정도다. 완벽한 테크닉에 숨겨진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그저 노력과 연습만이 답이었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무용수가 늘면서 한국 발레 ‘꿈나무’들이 꿈꾸는 외연도 넓어졌다. 과거엔 국립발레단, UBC 입단이 목표였다면, 최근 발레 전공자들에게 세계 유명 발레단 입단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닌 ‘현실 가능한 목표’가 됐다. 10년, 20년 뒤 세계 발레 무대를 누빌 K무용수들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이유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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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 ‘한복 화보’… 성탄전야 뉴욕 수놓는다

    배우 수지(본명 배수지·29)의 한복 화보(사진)가 올해 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장식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지의 한복 화보 영상이 24일(현지 시간) 오전 6시부터 25일 오전 2시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 브로드웨이 전광판에 송출된다고 15일 밝혔다. 수지가 입고 나올 한복은 문체부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추진 중인 ‘2023 한복 분야 한류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다. 문체부는 한복을 통한 한류 외연 확장을 목표로 국내 한복 중소기업과 한류 문화예술인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한복 모델로 참여했다. 올해는 중소기업 6곳이 한복 디자인 및 제작에 참여해 한복의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흐름과 감각을 살렸다. 수지의 한복 화보는 26일부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유튜브 채널에서도 시청 가능하다. 올해 개발한 한복은 내년 2월 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뉴트로페스티벌과 내년 10월 셋째 주 예정인 한복문화주간 행사 등에서 선보일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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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행복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좋아!

    수년 전 공중전화박스로 사용된 빨간 박스는 과거를 떠올리며 “개구쟁이 녀석들이 장난을 쳤고, 할머니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한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전화기를 데려갔다. 빨간 박스는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였는데….” 빨간 박스는 어느 강가로 옮겨졌다.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하는 사람들이 안에 들어와 인증 도장을 찍는다. 술에 취한 아저씨가 실례를 할 때도 있고, 강아지들이 들어와서 쉬기도 한다. 몇년 뒤 빨간 박스는 또 어딘가로 옮겨진다. 이번엔 숲속 작은 도서관으로 변신한다. 박스 안에 쌓인 책을 꺼내 사람들은 새로운 추억을 쌓기 시작한다. 빨간 박스는 말한다. “바뀌지 않는 건 없다는 걸 알아요. 나는 또 무엇으로 변해 있을까요? 바라는 건 단 하나,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삶 속에서 빨간 박스가 새로운 쓰임을 찾아가는 과정과 이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인상적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그림 역시 흥미롭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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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경에 취한다… 동궁과 월지 ‘한국관광의 별’

    경북 경주시 경주대릉원 및 동궁과 월지, 강원 평창군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경북 포항시 스페이스워크, 배우 이정재 등이 1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3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은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관광지, 개인 및 단체 등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의 관광지로는 경주대릉원 및 동궁과 월지가 선정됐다. 경주대릉원은 30기의 능이 솟아 있는 대형 고분군으로 하루 평균 4만여 명이 방문하는 ‘신라 천년 역사’의 중심부다. 그 옆에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로 빼어난 야경을 자랑한다.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하기 편한 무장애 관광지로는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이 선정됐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은 1000년 수령의 주목과 함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지다. 경사도 8% 이하의 완만한 덱길(2.4km)과 관광 케이블카를 통해 장애인, 영유아, 고령자 등 누구라도 편안하게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신규 관광지 부문은 2021년 11월에 준공된 포항 스페이스워크가 선정됐다. 스페이스워크는 롤러코스터를 닮은 체험형 철제 트랙으로, 영일만 해안의 절경부터 포스코의 야경까지 360도 파노라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철강 도시 포항시의 지역성을 살리고, 철과 바다의 빛이 공존하는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관광 발전 기여자 부문은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이정재 씨가 선정됐다. 이 씨는 ‘K-관광 챌린지 코리아’ 영상에 출연해 누적 조회수 5억3000만 회를 기록하는 등 한국 관광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속가능 관광프로그램 부문엔 유럽풍의 이국적인 경관 속에서 치즈와 피자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전북 임실치즈테마파크, 관광기관·사업체 부문엔 지역민 주도로 관광콘텐츠 제작 및 운영에 앞장선 전남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이 선정됐다. 관광브랜드·마케팅 부문은 부산의 새 도시 브랜드 ‘플레이, 워크, 리브, 부산’, 방송 미디어 부문은 KBS 프로그램 ‘동네한바퀴’가 수상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한국관광의 별 상을 받은 관광지를 가보지 못했다면 꼭 한 번 방문해 그 매력을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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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준희 교수, 골프 스윙 책 출간

    설준희 연세대 세브란스 헬스 체크업-리모델링센터 자문 교수와 최송이 세브란스 헬스 체크업 연세골프사이언스 실장이 골프 스윙 정보를 담은 책 ‘휴먼 바디 사이언스 오브 골프 스윙(Human Body Science of Golf Swing)’을 최근 출간했다. 효율적인 골프 스윙을 위해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스윙할 때 힘을 빼고 큰 근육을 이용하려면 신체의 어떤 부위를 움직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 정리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지애 선수는 “실전과 이론을 접목한 책”이라고 밝혔다. 소아심장 전문가인 설 교수는 연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장, 연세대 농구부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연세대 농구부장을 맡았을 때 최희암 연세대 농구부 감독(현 고려용접봉 부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설 교수는 2002년 농구 ‘슈팅학’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최 실장은 골프 국가 대표 출신으로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퓨처스투어 우승을 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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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과 단절했던 암환자, 고흐의 삶 보며 위안 느껴”

    “항암 치료 중인 멘티 분이 계셨는데, 암 발병 후 스스로 위축돼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며 우울해하셨어요. 그러다 인생나눔교실의 아트테라피 수업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 등 유명 작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만 아픈 삶이 아니구나’라며 위로를 받으셨죠.” 지난해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의 멘토로 활동 중인 박영랑 씨(53)가 기억에 남는 멘티에 대해 말했다. 박 씨는 “고흐 등의 삶을 들여다보며 함께 울고 웃다가 웃음을 되찾았던 멘티가 몇 달 뒤 마라톤 10km 완주 기념 메달을 들고 왔다. ‘수업을 통해 예전의 삶을 되찾았다’고 말해 뭉클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사업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멘토가 멘티 그룹을 찾아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강원권, 호남권 등 전국 5개 권역에 주관기관을 선정해 권역별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관별로 15∼20회 인문 멘토링을 진행한다. 총 18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사업을 통해 8년간 전국 1724개 기관에서 2657개 수업이 운영됐다. 참여한 멘토는 총 1850명, 멘티는 2만5000여 명에 달한다. 예술위원회는 “첫해 평가 만족도는 평균 65.9점에 그쳤지만, 2017년 이후 꾸준히 평균 80점대의 점수를 받고 있다. 군부대, 대학,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관, 장애인 시설 등 매년 400개 내외 멘티 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멘티 기관 유형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생나눔교실 사업 튜터 및 멘토로 5년째 활동 중인 테너 황승찬 씨(53)는 “인생나눔교실의 특징은 단순히 예술을 배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멘토, 멘티 간의 인생을 서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다양한 인생과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된다”고 했다. 예술위원회는 앞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장용석 예술위원회 인문정신사업팀장은 “인생나눔교실과 다양한 인문진흥사업을 통해 세대 간 이해를 넓히고 인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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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내일도 싫다고만 할 거야?… ‘좋아’의 세계로 놀러오렴!

    올리버는 입만 열면 ‘싫어!’를 외친다. 엄마가 “이 닦을래?” “밥 먹을래?”라고 물어도 한결같이 “싫어!”라고 답한다. 올리버가 “싫어!”를 입에 달고 살자 그 말의 힘은 점점 커지고 세졌다. 결국 올리버는 아무도 못 말리는 고집쟁이가 돼 버린다. 사촌 동생 제스는 올리버와 반대로 입에 “좋아!”를 달고 산다. 아빠가 “밖에 나가서 놀래?”라고 묻자 제스는 “좋아!”라고 소리치며 다짜고짜 올리버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올리버는 제스와 여러 놀이를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고, 제스의 무지무지 힘센 긍정의 말 ‘좋아!’ 덕분에 올리버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제스가 올리버에게 “내일도 ‘싫어’만 할 거야?”라고 묻자 올리버가 답한다. “싫어! 왜냐하면 ‘좋아’라고 말하면 신나는 일이 많으니까!” 부정적인 말만 하던 올리버가 제스를 만나 긍정적인 말의 힘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통해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심술궂은 표정만 짓던 올리버가 점점 웃음을 찾아가는 그림도 재미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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