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신수정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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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수정 기자입니다.

crystal@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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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사에 생성형 AI 플랫폼 도입” 디지털 전환 박차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높여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한다.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시장에서는 탄탄하게 쌓아온 기존 사업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미래를 준비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기업 고객을 위한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아이멤버란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비즈니스 생성형 AI 서비스다. 문서 번역과 요약, 크로마키 메이커, 코드 생성, 홍보 문구 작성 등의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 규정이나 경영 정보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도 PC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선보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올해 1월 21일 기준으로 누적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하고 누적 방문객이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西湖·West Lake)의 이름을 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프리미엄 쇼핑몰 출점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는 3개월간 진행된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의 재단장을 올해 1월 완료하고 K-푸드 중심의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중 최초의 그로서리 혁신 점포로 식료품 매장의 면적을 기존 대비 20% 이상 확대한 80%까지 늘렸다. 간다리아점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접목한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의 미래형 매장이다. 롯데마트는 간다리아점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을 선도하고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는 미래 먹거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자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L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글로벌 박람회 부스 전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 역량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플랫폼 조성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노릴 계획이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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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푀유와 샴페인의 만남… 와인 페어링으로 색다르게 즐기는 디저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선보였다. 스위트 파크는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유명 디저트부터 전통 한과와 노포 빵집 등 K디저트까지 한곳에 모은 미식 공간이다. 약 5300㎡(약 1600평) 공간에 43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오픈 첫 주말엔 10만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각양각색의 인기 디저트를 조금 더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김민주 신세계백화점 수석 소믈리에가 디저트에 어울릴 와인과 리큐어를 추천했다. 김 소믈리에는 “음식과 주류의 마리아주(결합)는 보디감과 산도 외에 다양한 요소에 의해 탄생한다”며 “베스트 페어링이란 음식에 들어간 식재료 하나하나만이 아니라 접시에 담긴 음식 전체가 만들어내는 조화와 균형감을 파악하고 시너지를 내는 와인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피한 질감의 가리게트 밀푀유×샴페인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파이 맛집 ‘가리게트’가 스위트 파크에도 들어섰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프랑스 정통 파이 디저트인 밀푀유다. 김 소믈리에는 얇게 펴진 파이의 바삭함과 그 안에 든 부드러운 커스터드와 잘 어우러지는 와인으로 샴페인을 추천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와인 전문 매장 ‘버건디앤’의 ‘샤르토뉴 타예 슈맹 드 렝스 블랑 드 블랑 엑스트라 브뤼 NV’는 프랑스 상파뉴의 작은 마을 메르피에서 탄생한 샴페인이다. 샤르토뉴 타예는 이름 없던 작은 마을을 전 세계 샴페인 시장에 각인시킨 생산자다. 백악질 토양에서 오는 특유의 미네랄과 짠기를 잘 살린 샴페인으로 은은하게 올라오는 샤도네이의 과실향은 크리미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다크 초콜릿×털리 진판델 와인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1995년 설립된 이후 2015년 벨기에 왕실 쇼콜라티에로 공식 인정된 세계적인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이다.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전 세계를 돌며 가공되지 않은 카카오 콩을 공수하고 섬세한 수작업으로 초콜릿과 마카롱 등을 완성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짭짤한 다크 초콜릿과 궁합이 가장 좋은 와인으로 김 소믈리에는 ‘털리, 주비나일 진판델’을 추천했다. 진판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는 레드와인 품종으로 흑후추, 계피, 크랜베리 등의 향이 특징이다.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강한 초콜릿과 레드베리의 풍미가 혀를 강타하며 부드러운 질감의 초콜릿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감선옥&만나당의 약과×스파이시한 레드 와인 프리미엄 한국 미식(美食) 브랜드 ‘감선옥’과 강남 유명 궁중떡집 ‘만나당’이 협업해 만든 프리미엄 약과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무엇일까. 이탈리아 디저트 와인인 ‘카를로 펠레그리노 마르살라 베르지네 리제르바’가 꼽혔다. 진한 풍미가 있는 이 와인은 약과의 스파이시한 정향(향신료의 일종)과 묵직한 꿀맛을 살린다. 마르살라 베르지네 리제르바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대표 디저트 와인으로 25년간 배럴에서 숙성해 무화과, 발사믹 등 진한 풍미의 긴 여운이 특징이다.● ‘인덱스 카라멜’×당도와 알코올의 밸런스가 좋은 쥐라 와인 서울 성수동의 수제 캐러멜 맛집으로 소문난 ‘인덱스 카라멜’도 스위트 파크에 들어섰다. 코코넛 밀크·딸기·얼그레이 등 다양한 맛과 향의 캐러멜을 맛볼 수 있다. 김 소믈리에는 프랑스 쥐라 지역에서 나온 스페셜티 와인 ‘도멘 롤레 막뱅 뒤 쥐라’ 페어링을 추천했다. 쥐라 와인은 포도의 껍질과 씨로 만든 발효 주스에 브랜디 주정을 가미해 만든 술로 일반 와인보다 알코올 도수가 다소 높다. 오크통에서 최소 24개월 숙성시켜 만든, 달콤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와인이다. 캐러멜, 꿀, 향신료 같은 복합적인 풍미가 특징이다.● 파이브가이즈 버거×청량한 진앤토닉 달콤한 디저트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 3대 햄버거인 ‘파이브가이즈’ 3호점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 햄버거와 잘 어울리는 리큐어로는 토닉의 시원함을 가미한 진앤토닉이 뽑혔다. 그중에서도 김 소믈리에는 ‘테누 르봉티카 진’을 추천했다. 테누의 르봉티카 진은 야생 링곤베리(체리와 비슷한 크기의 붉은 베리류)를 수확해 증류한 프리미엄 핀란드산 진이다. 6개월간 오크 배럴에 숙성해 연간 1800병만을 생산하는 한정판 라인으로 핀란드 청정 숲의 깊은 맛을 구현한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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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크림 도슨트-롤러코스터 치킨… 고객 경험이 경쟁력

    고객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합니다.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을 열어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이거나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고객 경험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요즘도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체험형 매장과 플래그십 매장,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습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세대 혁신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워크샵)’를 열었습니다. 배스킨라빈스 본사 사옥인 SPC2023(강남구 논현로 201) 1층에 있는 워크샵은 배스킨라빈스 기술력이 담긴 제품은 물론 본사 기획자와 연구원들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입니다. 배스킨라빈스는 2300만 명이 가입한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의 고객 빅데이터를 토대로 선호하는 플레이버(맛)를 분석해 반영한 제품을 워크샵에서 선보였습니다. ‘와사비’, ‘크렘브뢸레’, ‘그린티 오렌지 자스민’ ‘그린티 얼그레이’ 같은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토리텔러 ‘닥터’도 운영합니다. 닥터는 고객 취향에 맞는 아이스크림을 추천해주고 브랜드 스토리도 들려줍니다. 상반기(1∼6월)에는 닥터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 도슨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고 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부산 기장군의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 최근 이색 매장을 열었습니다. BBQ가 이번에 선보인 매장은 푸드드롭 레스토랑입니다.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메뉴를 주문하면 음식이 롤러코스터 모양 레일을 타고 빠르게 내려와 고객이 픽업하는 방식입니다. 푸드드롭 서빙은 전 세계에서 10곳,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롯데월드 부산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최장 20m 이상의 롤러코스터를 6초 만에 타고 내려오는 치킨을 보면서 먹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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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예술이 되다

    럭셔리와 예술은 닮은 점이 많다. 기능적인 목적보다는 유일무이한 가치와 영원성을 추구한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는 예술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을 하고 있다. 어떤 컬렉션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되기도 한다. 에르메스는 ‘메티에 다르(공예 예술)’ 기술력을 보여주는 특별한 타임피스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화려한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 프린트를 다이얼 디자인에 적용하기 위해 각종 에나멜링 노하우부터 미니어처 페인팅, 우드 마케트리, 전통 자수 기법, 나아가 유리공예까지 도입하는 등 다채로운 테크닉의 항연을 보여준다. 에르메스가 가장 최근 선보인 메티에 다르 제품은 ‘슬림 데르메스 르 사크레 데 세종’이다. 2015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필립 델로탈에 의해 탄생한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은 균형 잡힌 형태와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유니크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기법들을 통해 피에르 마리가 디자인한 사크레 데 세종 스카프를 대담하게 재해석했다. 태양 빛이 내리쬐는 사자, 잎이 무성한 날개를 펼치는 독수리, 얼음 왕관을 쓴 늑대, 꽃이 만발한 망토를 두른 말. 각 동물은 사계절을 상징하며 프랑스 디자이너의 서사적 유니버스와 바로크 판타지를 구현해낸다.할리우드 배우 매력 빼닮은 목걸이, 한 점 작품이 된 오묘한 빛깔의 그릇예술적 디자인 선보인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1978년 앙리 도리니가 만든 아쏘 시계에 전통적인 양식과 특이성을 혼합해 매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쏘 벨리 뒤 멕시끄’ 시계는 멕시코 할리스코 댄서들이 모자 댄스(멕시코 전통무용)를 추는 무습을 모티프로 2017년에 선보인 에르메스의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았다. 댄스, 움직임, 흥겨움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을 다이얼에 표현했다. 다이얼 위에는 수공으로 제작된 14명의 댄서가 화려한 색감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됐다. 그중 시침과 분침 주변을 둘러싼 23개의 다이아몬드 고리를 두르고 있는 일곱 명의 댄서는 손목 움직임에 맞춰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세팅됐다. ‘아쏘 코스튬 드 페테’는 얀 반이트릭이 폴란드 민속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코스튬 드 페테 스카프를 미니어처 페인팅, 가죽 마케트리, 시퀸 기법을 통해 재해석했다. 다이얼 위 활기 넘치는 말은 가죽 마케트리 장인의 손길을 거쳐 생명력을 얻었다. 밝은 컬러의 미니어처 페인팅된 조각들이 꽃 모양을 만들어냈다. 까르띠에는 앰배서더인 배우 티모테 샬라메와 협업한 특별한 타임피스를 선보였다. 샬라메는 지난 15일 본인이 출연한 영화 듄 레드카펫 행사에서 까르띠에의 유니크한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이 제품은 듄의 주인공인 샬라메를 위해 메종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주얼리 아틀리에가 앰배서더의 창의적 의견을 반영해 개발한 결과물이다. 메종은 900개가 넘는 컬러스톤을 통해 영화 듄의 사막과 프레멘 캐틱터의 파란 눈을 주얼리로 표현했다. 까르띠에가 샬라메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까르띠에는 샬라메의 피부 톤과 어울리는 화이트골드 구조에 오닉스, 오팔, 투르말린, 에메랄드 등 밟고 매혹적인 컬러와 프레셔스 스톤을 세팅해서 특별한 네크리스를 만들었다. 샬라메는 이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영화 웡카의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마리-로르 세레드 까르띠에 주얼리 및 워치메이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 특별한 주얼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 특별한 작품은 단순한 목걸이가 아닌 예술 작품이다. 화이트골드의 구조는 빈 캔버스였고, 900여 개의 환상적인 색상의 보석으로 이뤄진 팔레트는 ‘물감’이었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세팅한 이 작품은 점묘화를 떠오르게 한다.” 에르메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인 스카프는 예술 작품 못지않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해 매 시즌 독특하면서도 환상적인 디자인을 반영한 스카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봄/여름 시즌에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발한 디자인이 화려한 색채와 만나 아름답게 수놓아진 다양한 스카프를 만날 수 있다. 에르메스의 새로운 테이블웨어 ‘트레사주 에퀘스트르’도 단순한 식기를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만드는 과정에 장인의 노력이 많이 담겼다. 트레사주 에퀘스트르는 에르메스의 기원이 된 마구 제작에 쓰인 장식과 브레이딩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형태인 할로우 플레이트 10개를 비롯해 총 27개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전 세계 모든 요리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포세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카올린 화이트는 비르지니 자맹의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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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가치소비 트렌드와 함께 급증한 중고의류 시장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하고 빈티지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어 중고 패션을 ‘힙하다’고 생각하는 MZ세대도 많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고 패션 거래액은 7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번개장터의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2019년부터 매년 1000억 원 이상 늘고 있다. 2026년엔 약 2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중고 의류 거래앱 ‘차란’은 6개월도 안 됐지만 8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입지 않는 브랜드 옷을 차란에 의탁하면 자체 수거해 정품 검수를 마친 후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살균·세탁까지 마친 뒤 구매자에게 전달된다.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40%가 넘는다. 중고 의류 거래가 늘고 있는 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중고 의류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다. 글로벌 중고 패션 플랫폼인 미국의 ‘스레드업(ThredUp)’은 전 세계 중고 의류 시장 규모가 2026년엔 2180억 달러(약 290조 원)로 증가하며 전체 패션 시장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가 사는 옷 열 벌 중 두 벌은 헌 옷이라는 뜻이다. 패션 분야에서 중고 거래가 떠오르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괜찮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소비라는 측면 외에 친환경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 영국의 자원 순환 단체 엘런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초마다 2.6t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중고 의류를 입는다는 것은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것으로, 중고 의류를 구매하는 것은 가치 소비인 셈이다.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기고한 글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MZ세대는 ‘중고’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적다”며 “중고를 절약이나 가성비 소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나의 주도적 선택, 가심비 소비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중고 의류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사 제품을 수선해 주거나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패션 회사도 늘고 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2022년 의류 수선 및 재판매 프로젝트인 ‘자라 프리온드(ZARA Pre-owned)’를 선보였다. 마음에 드는 옷인데 오래되거나 망가져서 못 입게 되었다면 수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재판매 또는 기부할 수 있다. 중고로 브랜드를 체험한 고객이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 새 고객 유치를 위해 중고시장에 뛰어드는 곳도 늘고 있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450억 유로(약 65조 원) 상당의 중고 명품이 판매됐다. 이는 전체 명품 시장의 약 12%에 해당한다. 중고 의류 거래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소비 트렌드로 보인다. 환경 폐기물의 주 생산자로 지목돼 온 패션 기업들은 물론이고 가치 소비를 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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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향 따라 탭으로 고급 와인을…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

    서울 명품 거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이 와인 애호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 지하 1층에 있는 와인바 ‘비노탭 시에나’는 지난달부터 해피아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피아워는 월∼목요일 오후 8∼10시에 이용할 수 있다. 와인 48종 가운데 원하는 와인을 한 잔당 100mL 단위로 즐길 수 있다. 탭 카드를 10만 원 이상 충전하면 와인과 함께 비어햄, 모타델라, 살라미 등으로 구성된 샤퀴테리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비노탭 시에나에서는 ‘오퍼스 원’이나 ‘샤토 오브리옹’ ‘사시카이아’ 등의 프리미엄 와인을 잔으로 테이스팅해 볼 수 있다. 48종의 와인 디스펜서가 설치돼 있어 다양한 고급 와인을 한자리에서 편하게 맛볼 수 있다. 비노탭 시에나는 해피아워 이벤트를 시작으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2월 14일 오후 7시에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콘테스트’를 실시한다. 참가비는 5만 원이며 당일 비노탭 시에나 고객 중 신청서를 낸 선착순 8명을 선정해 진행한다. 프리미엄 1종을 포함한 3종의 글라스 와인이 제공되며 와인 품종과 생산 지역을 맞히면 점수에 따라 더 시에나 리조트 숙박권과 상품권, 와인 등의 상품을 제공한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콘테스트는 14일 이후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의 소믈리에 하창원 팀장은 “프리미엄 와인을 다양하게 잔으로 마셔 보고 싶은 이들에게 해피아워 이벤트는 좋은 기회”라며 “해피아워와 블라인드 테이스팅 콘테스트 외에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 3층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벨라비타’도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디너 고객에게 고급 와인 3종을 서비스한다. 더 시에나 그룹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더 시에나 리조트 회원은 물론이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더 시에나 라운지 청담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지하 1층부터 5층 루프톱까지 있으며 프리미엄 와인 바, 브런치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프라이빗 위스키 바, 캐주얼 하이볼&칵테일 바 외에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와 라이프숍 등으로 구성됐다.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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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키오스크 없는 카페… 대면 서비스의 가치

    최근 키오스크로만 주문하는 카페에 들렀다가 똑같은 커피 한 잔을 추가하는 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맸다. 1분 이상을 키오스크와 씨름한 끝에 무사히 주문을 마쳤다. 그나마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가능했다. 사람에게 주문했다면 “똑같은 걸로 한 잔 더요”라는 한마디면 가능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키오스크나 태블릿PC, 무인 계산대를 설치한 곳들이 많다. 매장 주인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도 많아 카페와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영화관, 주차장, 학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무인(無人) 점포가 늘고 있지만 대면 서비스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주문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아직 키오스크를 도입하지 않은 대표적 매장 중 한 곳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주문 방식인 사이렌오더가 있지만 매장 안에 키오스크를 설치하진 않았다. 주문한 커피가 완성되었을 때도 진동벨 대신 직원이 고객 이름(별명)을 직접 불러주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이 교감하면서 얻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웨이’의 저자 조셉 미첼리는 “커피를 파는 여러 다른 장소들과 달리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경험’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며 “스타벅스 경험은 직원들이 고객과 맺는 관계 속에서 매일 되살아난다”고 했다.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는 팬데믹을 계기로 급증했던 무인 계산대를 철수하거나 줄이는 매장들이 늘고 있다. 무인 계산대는 사라지고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1만9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잡화 체인 달러제너럴은 절반 이상의 매장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했으나 얼마 전부터 이를 축소하고 전면적인 직원 재배치에 나섰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부스도 무인 계산대를 도입했던 28개 매장 중 2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무인 계산대를 철수하기로 했다. 이들이 다시 ‘로봇 말고 사람’으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들의 피드백과 내부 평가를 분석해보니 무인 계산대가 주는 인건비 절감과 시간 단축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무인 계산대 관련 손실률은 약 4%로 소매 업종의 평균 손실률의 2배 이상이다. 소액 절도와 고의성 없는 고객의 단순 실수가 손실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기에 직접 바코드를 찍고 계산해야 하는 고객들의 불만도 이들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간 이유 중 하나다. 점차 심화되는 구인난에 인력 수급과 관리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무인화의 장점은 분명하다. 아마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 못지않게 직원과 교감할 수 있는 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도 적지 않은 만큼 급속한 무인화로 가기보다는 균형점을 찾았으면 한다. 기술에 두려움이 있거나 키오스크를 조작하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매장에 한 명 정도는 대면 주문을 받는 직원을 배치하거나, 업종별로 천차만별인 키오스크의 조작법이나 주문법을 표준화해 조작의 어려움을 덜어주면 무인화 시대에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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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가하는 아파트 화재… 대형 사고 막는 난연 매트리스 주목

    최근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를 비롯해 경기 군포시와 고양시, 세종시에서도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화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모두 1만4112건으로 2021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2993건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는 한정된 공간에 다수가 거주하는 공간적 특성으로 인명피해 발생 위험이 크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174명 중 124명(71.2%)의 사인은 연기 흡입이었다. 아래에서 위로 확산하는 속도가 빠른 연기의 유동 특성상 연기 흡입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이다.●대형 화재 막는 ‘난연 매트리스’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화성 물질이 연소하며 배출하는 유독가스가 모여 한 번에 폭발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내 전체를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플래시 오버’ 현상은 한번 발생하면 질식을 유발하고 시야를 가려 거주자는 물론 이웃까지 대피하기 어렵게 한다. 플래시 오버가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이 피난 허가 시간을 결정하기 때문에 화재를 초반에 잡기 위해서는 처음 3분 ‘골든타임’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주거 공간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매트리스의 경우 전기장판, 온열매트 등 겨울철 난방용품과 함께 사용하면 높은 열 흡수율과 인화성으로 화재 위험성이 배가된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에서는 이런 이유로 난연 매트리스 유통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가연재를 파고드는 불꽃의 특성상 불길이 침대 내부로 침투하면 내장재를 태우면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이는 거주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국내 침대 매트리스 관련 안전 기준은 미흡한 상황이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파트를 제외한 11층 이상의 건축물, 다중이용업소, 의료시설 등에서 사용하는 소파, 카펫, 커튼 등에 대해서만 방염(防炎) 성능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 시몬스, 공익 위해 특허 공개 국내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직접 나서 난연 매트리스 여부 등 침실 안전 관련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난연 매트리스 구매 시 매트리스 전면이 난연 소재로 둘러싸여 있는지, 실물 규모의 화재 시험 과정을 거쳐 난연 성능이 입증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몬스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대상으로 국제표준(ISO 12949) 및 국내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을 적용해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고, 2020년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에는 시몬스가 독자 개발한 화재 안전성을 가진 신소재인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MAXIMUM SAFETY PADDING)’이 적용됐다. 봉합실,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밑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모두 난연 기능을 갖춰 불에 잘 타지 않는다. 불이 붙더라도 천천히 자연 소멸한다. 시몬스 침대의 안정호 대표는 최근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 10-2151274)를 공개했다. 이번 결정으로 침대 업계는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안 대표는 “겨울철 잇따른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됐고,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특허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며 “기업의 활동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는 만큼, 다른 회사들도 함께 난연 매트리스로 바꿔 나간다면 결국엔 소비자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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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으로 용기 수거 신청하면 포인트 드려요”

    아모레퍼시픽은 새해부터 온·오프라인 용기 수거 서비스인 ‘아모레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하며 플라스틱 절감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으로 2009년부터 진행하던 오프라인 용기 수거를 온라인까지 확대한다. 아모레퍼시픽 공식 몰인 아모레몰에서 용기 수거를 신청하고 최소 10개 이상의 용기를 박스에 담아 ‘아모레몰 용기 수거’라고 적은 후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무료로 수거가 가능하다. 캠페인 활성화를 위해 최초 참여한 고객에게는 아모레퍼시픽 통합 멤버십 뷰티포인트를 5000점 지급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수거 품목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 수거하던 플라스틱과 유리 재질의 화장품 용기뿐만 아니라 헤어, 보디, 핸드케어 등의 생활용품과 쿠션, 팩트 등 메이크업 일부 제품과 향수까지 수거 범위를 넓혔다. 수거한 용기는 아모레퍼시픽과 플라스틱 및 유리 재활용 업체의 1, 2차 분리 선별 과정을 거쳐 물리적 재활용이 진행된다.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들은 열에너지 회수 방식으로 처리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창업 이래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1993년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래 4R 전략(Reduce, Recycle, Reuse, Return)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 절감, 재활용성 향상, 용기 재이용 및 회수를 통한 플라스틱 순환 모델을 구축해왔다. 2009년부터는 플라스틱과 유리 화장품 공병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해 2022년까지 2473t의 공병을 수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사 차원의 플라스틱 절감을 약속하고 고객과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자 ‘레스 플라스틱 위아 판타스틱’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용기 수거를 위한 아모레리사이클 외에도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와의 협업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발굴과 사내 구성원들의 플라스틱 인식 개선과 실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리사이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모레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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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야, 액세서리야?… 냄새 없고 편리한 ‘액상형 전자담배’

    회사원 김모 씨는 최근 흡연 제품을 궐련 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꿨다. 가장 큰 이유는 궐련 담배에서 나는 특유의 담배 연기와 냄새 때문이다. 그는 “직장에서 연초 담배 냄새를 풍기며 들어가기가 눈치 보이던 차에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막상 사용해 보니 불을 붙일 필요도 없고, 스틱을 갈아 끼울 필요도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담배 기업 BAT로스만스가 론칭한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 고 800’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자마자 흡연자들 사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브랜드 ‘뷰즈’는 액상형 전자담배 종주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BAT로스만스는 지난해 7월 뷰즈고 800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한정으로 출시한 이후 당초 예상보다 높은 판매량을 보여 한 달여 만에 라인업을 확장했다. BAT로스만스는 전국적인 판매처 확대에 나서며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냄새, 편리성 등 다양한 흡연자 니즈 정조준 업계 관계자들은 뷰즈의 인기 비결로 ‘궐련담배 대비 냄새가 나지 않는 점’ ‘편리한 사용 방식’ ‘글로벌 브랜드의 뛰어난 제품력’을 꼽았다. 궐련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가 주를 이루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뷰즈가 새로운 대안이 됐다는 설명이다. 궐련 담배 대비 냄새가 덜 난다는 점과 간단한 사용법은 소비자들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선호하는 주 이유다. 간접흡연이 타인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궐련 담배 흡연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2022년 담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궐련 담배의 2022년 판매량은 30억9000만 갑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 담배와 같이 흡연 경험을 제공하면서 특유의 냄새가 없어 애연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불을 붙이거나 스틱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 사용이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뷰즈 고 800은 1.95ml(니코틴 함량 0.9%)의 액상용량과 515mAh의 높은 배터리 용량으로 최대 800회까지 흡입할 수 있다. 천연 니코틴 액상을 사용한 폐쇄형 시스템의 액상형 전자담배이기 때문에 다른 외부 물질을 주입할 수 없어 제품 안정성 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전국적으로 판매처 확대 BAT로스만스는 뷰즈 고 800의 판매처를 서울 지역 외에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최근 밝혔다. 총 8가지 라인업 중 가장 인기 있는 4종으로 편의점과 베이프 샵 등 3만여 곳에서 판매된다. 대상 제품은 달콤한 퍼플 브리즈, 시원산뜻한 그린 스파크, 청량함을 선사하는 콜드 프레시, 상쾌함과 달콤함이 조화로운 썸머 프레시로 가격은 1만 원이다. BAT로스만스는 뷰즈 고 800을 중심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회사 목표인 ‘더 좋은 내일’을 위한 비연소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국내 성인 흡연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뷰즈 고 800은 일부 지역 한정 출시임에도 당초 예상했던 실적을 상회하며 판매량 호조를 보여왔다”며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전국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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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년의 기술력… “가장 편안한 자세로 완벽한 숙면 선사”

    글로벌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씰리침대가 새해를 맞아 신규 TV 광고 ‘Life ON Sealy’를 공개했다. 143년간 고객을 지지해온 ‘포스처피딕’ 기술을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데 목표를 뒀다. 1881년 미국 텍사스 씰리 마을에서 시작된 씰리침대는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트리스 개발에 집중해왔다. 목화솜을 압축해서 만든 매트리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해 대중화를 이끌었고, 1950년에는 정형외과 의사들과 협업해 ‘포스처피딕’ 기술을 개발해 꾸준한 연구개발(R&D)로 발전시켰다. 포스처피딕은 자세와 정형외과를 조합한 합성어로 정형외과적으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지지해 편안한 숙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씰리 고유의 수면 과학이다. 의학적 측면에서의 인체와 수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기에 매트리스에 대한 씰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완벽한 숙면을 위한 기술 혁신을 이어오고 있다. 브랜드 창립 143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씰리만의 차별화된 포스처피딕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선보인 TV 광고에서 씰리침대는 포스처피딕에 대한 자신감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광고 영상 속에서 강조되는 나선형 구조의 계단은 씰리가 오랜 시간 집중해 온 고유의 매트리스 스프링 시스템을 표현하는 동시에 수면의 질 향상이 삶에 미치는 상승효과를 나타낸다. 광고 곳곳에 목화를 시각적 요소로 활용해 목화솜 매트리스를 개발하며 시작된 브랜드의 역사를 드러내고 있다. 광고는 ‘Life ON Sealy’라는 문구와 함께 끝나며 차별화된 숙면 경험을 제공해 삶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감성적으로 전한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매트리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매트리스는 ‘엑스퀴짓’으로 2020년 출시된 최상급 모델의 매트리스 제품이다. 2022년에는 기존 대비 기능성을 강화하고 사이즈와 디자인 선택지를 넓힌 ‘엑스퀴짓 Ⅱ’를 선보였다. 엑스퀴짓은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오며 대표적인 프리미엄 매트리스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신혼부부 사이에서 혼수 침대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실제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의 추천을 통해 새롭게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 고객 만족도가 높은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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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 남성 편집숍에서 나만의 아이템 골라볼까

    스타일링에 관심 있는 남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30, 40대 ‘그루밍족’도 많습니다. 개인의 매력도를 높이고 외모를 가꾸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 있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편집숍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생기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남성 전문 럭셔리 플랫폼 ‘미스터포터(MR PORTER)’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했습니다. 미스터포터는 2011년 영국에서 론칭한 남성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로로피아나, 브루넬로 쿠치넬리, 셀린느 옴므, 톰 포드를 비롯한 500여 개 글로벌 하이엔드 남성 브랜드 컬렉션부터 국내 미발매 아이템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미스터포터가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는 자체 브랜드 ‘미스터 피(Mr P.)’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캐주얼과 비즈니스 캐주얼을 아우르며 아우터, 상하의, 슈즈, 벨트, 가방 등 여러 아이템을 갖고 있습니다. 생활문화기업 LF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6층에 복합 럭셔리 남성 편집숍 ‘클럽 마에스트로(CLUB MAESTRO)’를 선보였습니다. 클럽 마에스트로는 최상급 슈트 라인 알베로를 비롯한 프리미엄 해외 슈트 브랜드, 수입 캐주얼 브랜드 등 30∼50대 남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키레드, 울리치, 알테아, 오피신 제네랄 등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프리미엄 남성 브랜드의 상품을 시즌별로 LF가 엄선하고 큐레이션해 선보인다고 합니다. 1월 말까지 방문하면 전 상품을 10%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남성복 편집숍 브랜드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을 ‘2024 FW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프랑스 마레지구에서 선보였습니다. 맨온더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6년 론칭한 브랜드로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컨템포러리 라인까지 폭넓은 상품군을 갖추고 있습니다. 맨온더분 24FW 컬렉션은 감도 높은 디자인과 고품질 원단이 특징으로 고급스러운 소재감이 돋보이는 재킷, 코트, 니트웨어가 대표 제품입니다. 파리에서의 쇼룸 운영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맨온더분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유통망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높은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운 편집숍에서 스타일링을 한층 높여줄 나만의 아이템을 골라 보는 건 어떨까요.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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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고금리 고물가 시대… 확산되는 작은 소비

    “와인 안 마시고, 소고기 안 먹고… 유럽이 가난해졌다.” 지난해 7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침체로 유럽 중산층의 생활이 궁핍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와인과 푸아그라를,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오일을, 독일에서는 소고기 대신 값이 싼 닭고기를 먹는 등 사치재부터 일상적인 식료품까지 소비가 줄었다. WSJ는 유럽연합(EU) 대부분 국가에서 진행 중인 고령화로 전반적인 생산성이 부진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경제의 더딘 회복, 인플레이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유럽 중산층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은 경기 침체는 어딘가 낯이 익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 한국에서도 식비를 비롯한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들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2월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52.3%)은 올해 소비 지출을 전년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소비 지출을 줄이는 주요 이유로 고물가 지속(4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실직, 소득 감소 우려(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0.1%)가 뒤를 이었다. 지출을 줄이려는 품목으로는 여행 외식 숙박(20.6%), 문화생활(14.9%), 의류와 신발(13.7%) 순이었다.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가계 실질 소득은 감소해 소비 여력이 줄어들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알뜰 소비에 집중하는 불황형 소비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배달 음식이나 외식을 즐겼던 가정에서도 외식 물가가 급등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자 집밥을 해서 먹는다는 이들이 늘었다. 유튜브와 인터넷에서는 ‘n만 원 일주일 식단’ 같은 콘텐츠가 많이 올라와 있다. 예산 안에서 식단을 짠 뒤 필요한 것만 주문하고, 재료도 배추나 무 같은 비교적 저렴한 제철 식자재 위주로 사용한다. 젊은 세대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정해진 액수의 현금만을 사용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다는 ‘현금챌린지’가 MZ들 사이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경기 불황과 가치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저렴한 중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재판매하는 의류 중고거래 시장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 의류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18.1%로 2027년에는 2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류 구매자의 35%가 최근 1년 이내에 중고 의류 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7월 103.2까지 상승한 이후 8월부터 4개월 연속 평균값인 100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 개선세는 나타났지만 민간 소비와 투자, 건설 등 내수 지표는 둔화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가계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고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생 회복과 투자 활성화에 정부가 조금 더 속도를 냈으면 한다.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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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다수, 2026년까지 100% 無라벨 생산 목표”

    “지난해 판매된 삼다수 10개 중 4개가 친환경 무(無)라벨 제품입니다. 2026년까지 무라벨 제품을 100%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삼다수의 친환경 혁신 성과를 소개했다. 제주개발공사는 2021년 친환경 경영 비전인 ‘그린 홀 프로세스’를 선포하고 생산부터 유통, 회수, 재활용까지 제품 생애 전반에 대한 친환경 경영을 펼치고 있다. 같은 해 무라벨 제품인 ‘제주삼다수 그린’을 출시해 2년 만에 전체 매출 중 40%인 14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제주개발공사는 현재 전체 생산량 중 35% 정도인 무라벨 제품을 2026년엔 100%까지 확대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생수 시장에는 400개가 넘는 브랜드가 포진해 있다. 1998년 출시된 제주 삼다수는 25년간 국내 생수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 수준이다.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미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총 21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백 사장은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수한 원수(原水)를 기반으로 한 품질, 엄격한 지하수 보전 관리, 친환경에 대한 진심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올해도 친환경 패키지를 포함해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친환경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제주개발공사는 투명 페트병 회수, 경량화 등의 노력으로 지난 3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2570t 감축했고 2020년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9% 줄였다. 백 사장은 “제주 지하수를 잘 보전해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자원으로 물려줄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수원지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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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올해 여러분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영업사원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일하다 병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 죽음을 앞둔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운, 어떤 일화는 허무맹랑해 믿기 어려울 정도지만,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아들은 아버지의 위대함과 실패를 동시에 이해한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아버지는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이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대니얼 윌리스의 소설 ‘빅 피쉬(Big Fish)’ 줄거리다. 이 소설을 번역한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이루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누구나 각자의 삶에서는 그 싸움을 용감하게 치러내는 영웅들”이라고 했다. 스토리의 힘은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도 적용된다. 프랜시스 프레이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와 앤 모리스 리더십컨소시엄 설립자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근호에 게재된 ‘담대한 변화를 끌어내는 스토리텔링’ 아티클에서 조직에 큰 변화가 필요하거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레이 교수는 “보통 조직 개혁의 70%는 실패로 끝나지만 설득력 높은 이야기를 만들면 승산이 높아진다”며 “스토리는 혁신이 왜 필요한지 설명할 뿐 아니라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구체적이고 생생한 언어로 보여 준다”고 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스토리를 만들려면 우선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거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바꾸고 싶은 일들에 너무 집중하면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 버릴 수 있다. 2017년 사내 성추행, 기술 도용 등으로 위기에 처했던 우버의 구원투수로 부임한 다라 코즈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전 직원과의 첫 미팅에서 우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강조하는 대신 “우버를 시장 강자로 만들었던 그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해 직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리더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직을 바꿀 수 있다. 리더가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는 본인이 구상하는 조직의 변화를 위한 발판이 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능숙하게 공유할 때 이야기는 현실이 된다. 마틴 리브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BCG 헨더슨 인스티튜트 회장은 “사람들은 늘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며 “단순한 사실과 정보는 스토리를 통해 비로소 비즈니스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차원적인 가치를 전달하고 이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경쟁 우위의 핵심 원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행동에 나서도록 영감을 주는 놀라운 힘이 있다. 미국의 작가 팀 오브라이언은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필수 활동”이라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올해 나 또는 조직을 지탱해 준 것은 무엇인지, 새해 더 나은 변화를 가져올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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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지정학적 위험의 시대, 기업 외교 전략 필요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골드만삭스 글로벌 연구소(The Goldman Sachs Global Institute)’를 열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확산되자 지정학(地政學·geopolitics) 리스크 자문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는 지정학적, 기술적, 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기술, 자본시장, 지정학 이 세 가지를 모두 이해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며 본인들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강조했다. 지정학적 이슈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표한 내년도 주목해야 할 10가지 이슈(The World Ahead 2024) 중 상당 부분은 지정학 관련 키워드가 차지했다. 미국 대선,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분쟁, 제2의 냉전, 신에너지 지형 등의 키워드가 포함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로 방향을 틀고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려던 미국의 계획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틀어져 버렸다”며 내년에도 세계 곳곳에서 분쟁들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험에 특히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한국 경제가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세계 주요 국가에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이뤄지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은 글로벌 대관 전문 인력을 모아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 공급망 경쟁력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윌리 C 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묻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조언은 참여하라(engage)는 것”이라며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복잡한 현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들을 만나 내용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도 알려야 한다”고 했다. 국가의 외교 정책에 기업이 직접 영향을 미치며 적극적으로 국제관계에 대응하는 기업 외교(corporate diplomacy)를 강화하라는 주문도 많다. 정부 정책에 발맞춘 수동적인 대외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정빈 고려대 교수는 “지정학, 국제 정세에 능통한 전문 인력을 확보해 현지 진출국의 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적극적이고 선제적일수록 경쟁자와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재러드 코언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며 “골드만에서 나의 역할은 자주 글로벌 리더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정학적 격변기는 위기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소통하면서 위기를 헤쳐 나갔으면 한다.신수정 DBR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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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주위의 눈과 입에 덜 민감해도 되는 이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살지 못했다.”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는 호주의 한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던 브로니 웨어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다섯 가지 중 첫 번째 후회가 다른 사람의 시선과 기준에 맞춰 사느라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요즘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과거보다 타인의 평가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마이클 저베스 성과심리학자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에서 “‘타인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Fear Of People’s Opinions·FOPO)’은 숨겨진 전염병이며 개인과 집단의 잠재력을 가장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HBR에 신경과학자 레슬리 셜린과 진행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프로, 지역 티칭프로, 아마추어 골퍼를 상대로 대회를 열어 누가 가장 성과 불안이 높은지를 알아봤다. 3단계에 걸친 테스트 결과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지역 티칭프로의 결과가 가장 나빴다. PGA 투어프로는 “나에게 중요한 것은 대회 결과가 아니라 플레이에 대한 나의 평가”라며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주의를 집중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 선수가 된 것 같아 재밌고 흥미롭다”며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측면에서 테스트를 즐겼다. 반면 지역 티칭프로는 2단계 테스트를 마친 뒤 “바보같이 보였다”며 “나는 프로인데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불안해했고 이는 불안정한 퍼팅으로 이어졌다. 해당 대회는 티칭프로가 일하는 클럽에서 열려서 군중 대부분은 그가 아는 사람이었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자신을 정의하는 성과 기반 정체성을 두려움과 불안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성과 기반 정체성의 특징은 의존적 자존감,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완벽주의다. 성과 기반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객관적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지속적인 외부 검증을 받아야 잘하고 있다고 안심하고, 타인의 칭찬과 의견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연구진은 타인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목적 기반 정체성을 제시했다. 목적은 미래지향적이며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무언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가’, ‘사람들이 내 일을 높이 평가하는가’라고 묻는 대신 ‘나는 내 목적에 충실한가’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업 경영에서도 성과 기반 조직보다 목적 기반 조직의 성과가 더 좋았다며 리더는 직원에게 그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통제 가능한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는 것을 알려주라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경영사상가였던 고(故)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서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서 그 어떤 경영 수업보다 자신의 인생 목적을 정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직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남의 말과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도 될 것 같다.신수정 DBR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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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방학 최고의 학원은 학교 도서관과 방과후학교 [광화문에서/신수정]

    초등학교 방학은 부모들에게 자녀 돌봄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출근하는 부모들은 오전 시간대에 아이를 맡아 줄 곳이 절실하다. 방학을 앞둔 지난달 중순, 아이의 방학 계획을 짜면서 머리를 싸매던 중 학교에서 보낸 알리미가 울렸다. 방학이 시작된 직후 2주간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3시간 동안 학교 원어민 교사가 담당하는 영어교실이 열리며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학부모가 부담하는 총 참가비는 5만 원 정도로 사설 학원의 하루 특강비 수준이었다. 알리미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바로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냈다. 영국의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를 주제로 2주간 진행된 영어교실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만족감을 줬다. 영어교실 이후 남은 방학 기간의 돌봄 공백을 채워주고 있는 것은 방과후 학교 특강과 학교 도서관이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오후 시간에 진행되는 방과후 학교가 방학 기간에는 오전으로 시간을 옮겨 진행된다. 개설 강좌들은 인공지능(AI) 창의 융합, 코딩, 보드게임, 체스, 요리, 바둑, 줄넘기, 플루트, 마술, 클래식 기타 등 다양하다. 방과후 학교 수업이 없는 날에는 방학 내내 문을 여는 학교 도서관을 보냈다. 돌봄교실도 학부모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고마운 정책 중 하나다. 돌봄교실은 초등학교 내에 마련된 별도 교실에서 각 시도교육청 또는 학교에서 채용한 돌봄 전담 교사가 정규 수업이 끝나는 시간부터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다. 방학 기간에 돌봄교실을 쉬는 곳도 있지만 적지 않은 학교들은 학부모와 아이들을 위해 방학 기간에도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돌봄교실에 보내고 있는 한 지인은 “돌봄교실은 워킹맘에게 한 줄기 빛”이라고 했다.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결국 학부모는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학원들의 여름방학 특강이나 외부 기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캠프에 보내는 것이다. 이런 경우 비용은 공교육 돌봄에 비해 최소 2∼3배는 더 들어간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돌봄교실 수는 2017년 1만1980실에서 지난해 1만4970실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대기 인원은 9225명에서 1만5106명으로 증가했다. 돌봄교실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교육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아침돌봄, 틈새돌봄, 일시돌봄 등 돌봄 서비스 유형을 다양화한 ‘늘봄학교’(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4개 안팎의 시도 교육청을 선정해 초등학교 약 200곳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2025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늘봄학교는 교육청 중심으로 운영하고 전담 인력도 지원한다. 지역사회와 협력해 양질의 공교육 돌봄 프로그램을 확대 공급하는 것.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이보다 더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정책은 없을 것이다. 보다 많은 학생이 내실 있는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늘봄학교 정책이 차질없이 제대로 진행됐으면 한다. 신수정 DBR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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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극한 환경에서의 기업 경영, 수비만으로 버텨낼 수 없어

    벌써 올해의 절반이 지났다. 많은 기업들의 관심은 이제 올해가 아닌 내년도 사업에 쏠려 있다. 주요 기업들은 보통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여름 휴가가 끝날 즈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내년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대내 환경도 녹록지 않아 2024년 경영 환경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지만 경영 전문가들은 불황기에 지출을 줄이면서도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경기 회복기에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항공사의 승객 수송량이 전년 대비 96% 급감했을 때 많은 항공사들은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알래스카항공도 채용 동결, 임원 급여 삭감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랐다.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는 대신 기존 항공기를 최신으로 바꾸고 추가로 주문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2020년에 항공기를 대량으로 주문한 곳은 알래스카항공이 유일했다. 당시 사장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벤 미니쿠치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위기에서 벗어나 일어설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싶었다”며 “비행기 없이는 항공 사업에서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경기 침체기에 공격과 수비를 병행한 이 전략은 올해 초부터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알래스카항공은 2025년까지 매출이 연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항공사 중 한 곳이 됐다. 란자이 굴라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알래스카항공의 사례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하면서 “경기 침체에 직면했을 때 많은 리더와 기업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반면 알래스카항공 같은 리더와 기업은 불확실성의 시기를 기회로 파악하고 포착한다”며 “진정한 회복탄력성은 역경을 딛고 회복하거나 그것에 저항하는 것 이상을 포함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굴라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경기 침체기에 약 5000개의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전략적 투자를 통해 매출과 이익 성장을 촉진한 기업은 9%에 불과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시설, 전략 투자 등에 50조 원을 투자해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 등 미래 영역을 발굴하겠다고 했고, 포스코그룹은 2025년까지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줄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러 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노동 개혁, 규제 완화 등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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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수정]기업이 언더도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에이미 라이트와 벤 라이트 부부는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난 막내 비티와 셋째 보가 각각 여섯 살과 열한 살이던 2015년, ‘비티앤드보커피(Bitty&Beau’s Coffee)’를 창업했다. 당시 부부는 미국에서 장애인의 80%가 실직 상태라는 사실을 접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 중이었다. 에이미는 샤워를 하다가 동네에 커피숍을 열어 직원 대부분을 장애가 있는 사람들로 뽑는 방안을 떠올렸다. 3개월 만에 부부는 지적장애나 발달장애가 있는 직원 19명을 채용해 커피숍을 열었다. 이 특별한 커피숍에 지역사회는 매료됐다. 찾는 이들이 너무 많아져 6개월이 채 안 돼 원래 매장보다 10배나 큰 곳으로 옮겼다. 7년이 지난 현재 비티앤드보커피는 미국 내 11개 주와 워싱턴DC의 17개 매장에서 장애인 400여 명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부는 창업 스토리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5∼6월호에 소개하면서 “다른 직원들은 장애를 가진 동료의 끈기와 투지, 용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며 “기업은 장애를 가진 이들이 일을 통해 의미를 찾고, 가치를 만들고, 속해 있는 공동체와 관계를 맺도록 도울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서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기업에서 ‘언더도그(underdog·성공 가능성이 낮은 약자)’들은 화려한 인맥, 학력 등을 가진 ‘톱도그(topdog·경쟁에서 승리한 자)’처럼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이는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미르 누르모하메드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조직에서 못 미덥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그 평가가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경우 더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언더도그의 저력을 간파한 일부 기업은 기업 채용이나 투자에 언더도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회사 울트라노츠 직원의 75%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이들이다. 울트라노츠의 라제시 아난단 최고경영자(CEO)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계속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며 패턴 인식, 기억력, 수학적 능력 등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이들의 강점에 집중했다. 울트라노츠는 포천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서비스 수주 실적에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능가했다. 2013년 설립된 벤처캐피털 회사인 백스테이지캐피털은 유색인종 등 사회적 소수자가 만든 회사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아이비리그를 나온 백인 남성이 창업한 회사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고객들도 언더도그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에 더 호감을 느낀다. 세상 사람들은 이미 많은 것을 갖추고 시작한 톱도그의 약간은 뻔한 성공 이야기보다는 힘들게 출발해 역경을 이겨내면서 하나씩 성취해가는 언더도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끌린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언더도그에 관심을 갖고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신수정 DBR교육컨벤션팀장 crystal@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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