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웅

강동웅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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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입사해 교육과 보건복지(정책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탁구, 체조, 당구(스포츠부)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빛나는 당신이 이룬 업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낸 과정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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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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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도루 충암… 작년 챔프에 콜드게임승

    서울과 부산을 대표하는 강호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충암고-경남고 경기는 충암고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충암고는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지난해 우승팀 경남고에 8-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황금사자기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1회전 콜드패를 당한 건 1998년 신일고 이후 25년 만이다. 이날 충암고 타자들은 출루만 하면 쉴 새 없이 ‘뛰는 야구’를 했다. 5명의 타자가 무려 11차례 도루를 시도해 한 번의 실패도 없이 11번 모두 성공했다. 2번 타자 허윤이 4도루, 4번 타자 박채울이 3도루를 기록했다. 또 이신혁이 2개, 이선우와 이충헌은 각 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지난해 경남고는 고교 최고 포수 김범석이 버티는 팀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던 김범석은 황금사자기 활약 등을 발판 삼아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때 LG로부터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이날 경남고는 이희성과 천지홍이 번갈아 마스크를 썼지만 충암고 타자들의 빠른 발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충암고 마운드에서는 2학년 오른손 투수 박건우의 호투가 빛났다. 3-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선발 투수 박찬호를 구원 등판한 박건우는 최지훈-최태원-박현서 등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3회말 다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박건우는 4회에는 최지훈-최태원-박현서 등 세 타자를 공 3개로 처리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세 명 모두 초구를 공략해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1학년 때부터 잘 던졌던 박건우가 우리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구위에 힘이 있고 제구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구단 스카우트 역시 “제구로 따지면 고교 투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건우는 이날 시속 140km대 중반의 힘 있는 패스트볼과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4와 3분의 2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된 박건우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마음먹은 대로 던질 수 있다. 현재 체인지업과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 등 새 구종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전주고가 4-4 동점이던 9회초에 터진 이지원의 2타점 2루타로 천안CS에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주고가 황금사자기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1985년 우승 이후 38년 만이다. 부산공고는 야로고BC를 14-10으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는 대구상원고가 나주광남고에 11-1, 6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대구고는 3학년 리드오프 진현제의 5타수 3안타 2타점 활약 등에 힘입어 창원공고야구단을 9-1로 꺾었고, 광주동성고는 청원고에 5-2로 역전승했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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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쇼가 어머니 잃은 슬픔을 달래는 법

    클레이턴 커쇼(35·LA 다저스)가 모친상을 당했다. 하지만 종천지통(終天之痛) 속에서도 예정대로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커쇼의 아내인 엘런 씨는 미국의 어머니날인 15일 자선재단 ‘커쇼의 도전’에서 만든 야구장 개장 행사에 참석해 “시어머니 메리앤 톰보 여사가 어제 아침 세상을 떠났다”면서 “오늘 이 야구장을 시어머니께 바치겠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톰보 여사가 향년 몇 세였는지, 숨진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내가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동안 커쇼는 안방 샌디에이고전을 앞두고 딸 칼리 앤(8)과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커쇼가 애써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마음이 아주 무거울 것”이라며 “커쇼가 17일 안방 미네소타전에 선발 등판한 뒤 장례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커쇼는 이날 취재 요청을 모두 사양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났을 때 최대 7경기까지 휴가를 얻을 수 있다. 톰보 여사는 커쇼가 열 살이던 1998년 남편과 이혼한 뒤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아들을 홀로 키웠다. 엘런 씨는 “남편은 야구공을 손에 들고 자랐다. 그 공을 손에 쥐여주신 분이 바로 시어머니였다”면서 “시어머니에게는 아들이 야구 선수, 자선사업가 그리고 네 아이의 아버지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었다”고 전했다. 올해 8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 중인 커쇼는 음악가였던 아버지 크리스토퍼 씨가 2013년 4월 29일 세상을 떠났을 때도 닷새 뒤 샌프란시스코전에 예정대로 등판해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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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꼭 황금사자기 한 풀겠다’…광주동성고 오세준 [황금사자기 스타]

    “이번에는 꼭 우승까지 가보고 싶다.”광주동성고 2학년 오세준(17·사진)은 1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청원고에 5-2 역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이 경기에 8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오세준은 1-2로 끌려가던 6회초에 동점타, 3-2로 앞선 상황에서 쐐기타를 치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오세준은 “황금사자기라는 큰 대회에서 1회전은 꼭 통과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든 출루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광주동성고는 유독 황금사자기와 인연이 없는 팀이다. 황금사자기를 포함한 4대 전국대회에서 총 7번 우승했지만 황금사자기 우승은 1977년이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결승 진출 경험도 없다. 반면 나머지 3개 대회에서는 전부 2000년 이후 우승 기록을 남겼다.오세준은 광주동성고가 마지막으로 황금사자기 4강에 오른 2017년 친형을 따라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순천남산초교 3학년 때였다. 오세준은 “형은 금방 야구를 그만뒀지만 나는 야구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 지금까지 계속 뛰고 있다”고 말했다.오세준은 지난해 투수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올해부터 다시 야수로 돌아왔다. 오세준은 올해 총 10경기에 나와 타율 0.344(32타수 11안타)를 기록 중이다. 오세준은 “타율에 자신이 있는 편인데 앞으로는 장타력도 끌어올리고 싶다. 타율도 높고 장타도 많이 치는 이정후(25·키움) 같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세준도 이정후처럼 공을 던질 때는 오른손을 쓰지만 칠 때는 왼쪽 타석에 서는 선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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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엄정하게” 고교야구에도 로봇심판

    “큰 대회에서 스트라이크 존이 엄격하다는 걸 느껴야 투수들도 제구에 더 힘쓰지 않겠나.” 김찬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심판은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덕적고-공주고 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경기 구심을 맡은 김 심판은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로봇심판) 도움을 받아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했다. 4대 전국고교야구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봉황기, 청룡기)에서 로봇 심판을 활용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KBSA는 지난달부터 고교야구 경기에 로봇심판을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에서 쓰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그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말리그에서 나온 현장 의견을 반영해 스트라이크 존을 고교야구 현실에 맞도록 보완했다. KBSA는 “상단과 하단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공 반 개 정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박휘용 KBSA 야구심판부 팀장은 “제구력이 불안정한 팀은 로봇심판 도입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로봇심판 도입으로 투수들이 제구 훈련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타자들 실력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991년 프로야구 신인상 수상자였던 조규제 제주고 코치는 “지금보다 스트라이크 존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군산상고 재학 시절부터 명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에서는 투수가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지금 투수들은 타자가 아니라 스트라이크 존과 싸우고 있다. 볼 판정이 많다 보니 타자들도 방망이를 소극적으로 내고 있다”며 아쉬워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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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수고 우정안 역전 투런 ‘쾅’… 라이벌 휘문 집에 보냈다

    14일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휘문고와 덕수고의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렸다. 전날까지 덕수고는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한 공식 경기에서 12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 덕수고에 일격을 가한 팀이 휘문고다. 휘문고는 비공식 경기로 치러진 2023 선수촌병원장기 결승에서 덕수고에 5-4로 역전승했다. 올해 황금사자기 대회를 앞두고 프로야구 10개 팀 스카우트들은 두 학교의 경기를 대회 최고 빅매치로 꼽았다. 우승 후보끼리 1회전부터 만났기 때문이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명승부로 펼쳐졌다. 역전에 재역전, 재재역전의 혈투 끝에 마지막에 웃은 팀은 덕수고였다. 덕수고를 살려낸 선수는 우투좌타 내야수인 2학년 우정안이었다. 덕수고는 이날 우정안의 3타수 2안타 4타점 활약을 앞세워 휘문고를 8-6으로 꺾고 2회전에 올랐다. 덕수고는 7회까지 5-3으로 앞서며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8회초 3점을 내주며 5-6 역전을 허용했다. 잘 던지던 왼손 투수 정현우가 휘문고 1번 타자 염승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바뀐 투수 김태형의 폭투로 한 점을 더 내줬다. 선수촌병원장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덕수고에는 ‘약속의 8회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5-6으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우정안은 휘문고 에이스 김휘건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덕수고는 계속된 2사 2루 기회에서 정민서의 1루수 앞 내야안타 때 주자 배승수가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뒤 홈까지 쇄도해 점수를 추가했다. 우정안은 1-3으로 뒤진 4회말 2사 1, 2루에서도 좌익수 키를 넘기는 동점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경기 후 우정안은 “8회초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내게 찬스가 걸리기를 계속 기다렸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플레이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덕수고는 1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인천고와 2회전을 치른다. 인천고에는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김택연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인천고를 넘어야 한다. 쓸 수 있는 모든 투수들을 투입해 꼭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선린인터넷고는 순천효천고BC를 10-3으로, 서울동산고는 장안고를 5-0으로 꺾고 각각 2회전에 진출했다. 공주고는 덕적고에 13-5,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서울고는 제주고를 상대로 1회에만 8점을 뽑으며 11-1(6회 콜드게임)로 승리했다. 부천고는 예일메디텍고를 6-3으로 눌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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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는 내 손으로 지킨다” 페디, 연패 끊고 6승 꽂고

    NC 외국인 투수 페디의 스위퍼(sweeper)가 팀을 ‘스윕패’(싹쓸이 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페디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6-4 승리 발판을 놓았다. 리그 4위 NC는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벗어나며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감했다. 키움은 8위 자리를 유지했다. 페디의 이날 투구 99개 가운데 44개(44.4%)가 스위퍼(옆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였다. 이날 삼진 7개 중 6개를 스위퍼로 잡아낸 페디는 “원래는 스위퍼를 이렇게 자주 던지지는 않는데 오늘은 잘 먹혀서 많이 던졌다”며 “앞으로 투수 3관왕(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페디는 현재 평균자책점(1.26)과 다승(6승)은 1위, 탈삼진(63개)은 안우진(24·키움·66개)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페디는 평균자책점은 단독 1위지만 다승은 LG 플럿코와 함께 공동 1위다. 플럿코는 이날 대구 경기에서 안방 팀 삼성을 상대로 6이닝 동안 5점(4자책점)을 내줬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다승 공동 1위 자리를 지켜냈다. LG는 삼성에 8-5로 승리했다. LG 박동원은 이 경기 4회초에 시즌 9번째 대포를 쏘아올리며 홈런 더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수원에서는 리그 2위 롯데가 최하위 KT를 8-3으로 꺾었다.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는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7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이날은 서튼 롯데 감독의 생일이기도 했다. 2005년 현대 소속으로 홈런왕(35개)에 올랐던 서튼 감독은 당시 안방이던 수원에서 ‘위닝 시리즈’(2승 1패)를 선물로 받았다. 잠실에서는 리그 5위 두산이 8회말 터진 양의지의 쐐기 2점 홈런(시즌 3호) 등을 앞세워 KIA에 8-4 승리를 거두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두산이 올 시즌 안방 3연전을 싹쓸이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문학에서는 선두 SSG와 9위 한화가 3-3으로 비겼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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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날부터 빅게임… 덕수고-휘문고 ‘서울 강자’ 맞붙는다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14일부터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장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는 지난해 챔피언 경남고를 포함해 역대 최다인 총 53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 받은 학교는 장충고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7개 구단 스카우트가 장충고에 표를 던졌다. 장충고는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서울권B 1위로 주말리그 전반기를 마쳤다. 첫 경기에서만 중앙고에 5-7로 패했을 뿐 이후 4연승을 질주했다. 2006, 2007년 2연패에 이어 16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장충고는 17일 오후 2시 신월야구장에서 율곡고야구단(경기권C 2위)과 첫 경기를 치른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장충고는 ‘A급 투수’가 많아 투구 수 제한이 있는 고교야구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프로 팀처럼 5선발 체제를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장충고 마운드는 오른손 김윤하 육선엽, 왼손 조동욱 황준서에 사이드암 원종해(이상 3학년)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가장 관심을 받은 1회전 매치업은 14일 오전 11시 30분 신월야구장에서 열리는 덕수고(서울권C 1위)와 휘문고(서울권A 2위)의 경기다. 프로 10개 구단 가운데 9개 구단 스카우트가 이 경기를 최고 빅매치로 꼽았다. 서울 구단 한 스카우트는 “원래는 덕수고를 우승 후보로 꼽고 있었는데 대진표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상대가 휘문고라면 덕수고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 7번째 우승을 노리는 덕수고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한 올해 공식 경기에서 1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비공식 경기였던 2023 선수촌병원장기 결승에서는 휘문고에 4-5로 역전패하며 우승기를 내줘야 했다. 휘문고는 2001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한다. 덕수고는 이름을 떨치는 스타 선수는 없지만 조직력, 특히 내야 수비 짜임새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3학년 콤비 김승준, 이종호와 2학년 정현우가 이끄는 마운드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휘문고는 이병규 삼성 코치의 아들인 이승민(외야수), 키움 투수와 동명이인인 안우진(내야수)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많다. 덕수고-휘문고 경기 승자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인천고와 2회전에서 맞붙는다. 인천고는 시속 150km가 넘는 공을 뿌리는 김택연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한 스카우트는 “덕수고 휘문고 인천고 가운데 3회전에 올라가는 팀이 결국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나머지 한 구단 스카우트가 꼽은 1회전 최고 맞대결은 ‘디펜딩 챔피언’ 경남고(부산·제주권 1위)와 충암고(서울권A 1위)가 맞붙는 15일 오전 9시 목동 경기다. 이 스카우트는 “올해 경남고가 투수가 약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경남고”라며 “충암고 역시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력이 가장 좋은 상태”라고 평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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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세 동갑내기 DB 윤호영-KT 김영환… “선수로 마침표 찍고 지도자로 새 출발”

    84년생 동갑내기 포워드 2명이 선수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프로농구 DB의 윤호영(39)과 KT 김영환(39)이 10일 은퇴 소식을 나란히 알렸다. 윤호영은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할 계획이고 김영환은 소속 팀 KT에서 코치로 제2의 농구 인생을 이어간다. 2008∼2009시즌 동부(현 DB)에서 프로 데뷔를 한 윤호영은 이 팀에서만 뛴 ‘원클럽 맨’이다. 정규리그 통산 516경기에 출전해 4002득점, 2248리바운드, 1148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2011∼2012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는데 당시 윤호영은 동부를 정규리그 역대 최고 승률(0.815·44승 10패) 팀으로 이끌었다. 윤호영은 “몸 상태가 특별히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지만 은퇴한다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즐겁게 농구를 했기 때문에 선수로서 미련은 없다”며 “앞으로 지도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김영환은 2007∼2008시즌 KTF(현 KT)에서 프로 데뷔를 한 뒤 LG에서도 뛴 적이 있다. 2016∼2017시즌에 친정인 KT로 다시 돌아왔다. 김영환은 성실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평가받으면서 이번 시즌까지 10년 동안 소속 팀에서 주장을 맡아 왔다. 김영환은 마흔을 앞둔 나이에도 이번 시즌 정규리그 전체 54경기 중 40경기에 출전해 평균 13분 16초를 뛰었다. 김영환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고 항상 꿈꾸던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선수로서는 마침표를 찍지만 지도자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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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 1300번째 득점 디딤돌 삼아 선두 굳힌 SSG

    프로야구 SSG의 최정이 통산 1300득점 고지를 밟으며 팀의 리그 선두 굳히기에 힘을 보탰다.SSG는 1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에 5-3으로 승리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21승 11패(승률 0.656)가 되면서 2위 롯데(16승 10패·승률 0.615)와는 2경기, 3위 LG(19승 12패·승률 0.613)와는 1.5경기 차이를 기록했다.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이 이날 팀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2-3으로 뒤진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최정은 상대 선발 앤더슨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했다. 후속 타자 한유섬과 박성한의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8번 타자 중견수 오태곤이 투수 왼쪽 앞에 떨어지는 땅볼을 쳐냈는데, 이때 앤더슨이 홈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3루 주자 최정이 득점에 성공했다. SSG는 3-3 동점 상황에서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김민식을 상대하던 앤더슨이 폭투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4-3 역전에 성공했고, 8회초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김강민이 장현식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시즌 2호)을 때려내 승리를 굳혔다.이날 팀 역전의 발판을 만든 최정의 득점은 그의 통산 1300번째 득점이었다. 경기 전 양준혁(은퇴)과 1299득점으로 통산 득점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던 최정은 이날 1득점을 더해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KBO리그 역사상 최정보다 많은 득점을 한 선수는 이승엽(1355득점·은퇴) 1명뿐이다. KIA의 최형우도 이날 4번 지명타자로 나서 1루타 하나를 더하면서 이승엽(4077루타), 양준혁(3879루타)에 이은 통산 3800루타(역대 3위)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서울 잠실구장에서는 5연패 중이던 8위 키움이 4연승을 달리던 리그 2위 LG에 11-1 대승을 거뒀다. 0-1로 뒤진 7회초 빅이닝이 만들어졌다. 1사 1, 3루 기회에 7번 타자 중견수 임병욱이 상대 중간계투 정우영을 상대로 역전 결승 2루타를 때려내 2-1로 승부를 뒤집었다.LG는 7회초 한 이닝에만 정우영에 이어 유영찬과 최성훈 등 세 명의 계투를 투입했지만 총 9실점했고, 키움은 8회초에도 2점을 더했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4타수 2안타 2타점, 3번 타자 2루수 김혜성이 5타수 3안타 3타점, 8번 타자 3루수 김휘집이 4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키움의 선발 투수 최원태는 6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2패)을 챙겼다.NC는 수원에서 KT에 8-7 재역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4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외국인 타자 마틴이 경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마틴은 0-0으로 맞선 1회초 2사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소형준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려내 1-0으로 앞서가는 1타점을 냈다. 4-0으로 앞선 4회말 5실점하며 4-5로 리드를 내준 NC는 6회말 2점을 더 내준 뒤 8회초 3득점하며 7-7 동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9회초 박민우와 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찾아온 무사 1, 3루 기회에 마틴이 다시 우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을 내 NC가 8-7로 승리했다.대전에서는 안방 팀 한화가 삼성에 5-1 승리를 거뒀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한화의 노시환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노시환은 0-0으로 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원태인에게 좌월 2점 홈런(시즌 5호)을 때려내며 팀에 첫 점수를 선물했다.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음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은 다시 원태인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시즌 6호)을 추가했다. 이는 이번 시즌 KBO리그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한화는 7회초 삼성의 강민호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7회말 2점을 더하며 승리를 굳혔다.2연패 중이던 리그 3위 롯데는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두산을 3-0으로 꺾었다. 롯데는 3회말 1사 1, 2루 기회에 2번 타자 1루수 고승민이 상대 선발 최원준에게 우익수 뒤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후 4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 5번 타자 2루수 안치홍이 최원준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시즌 2호)을 때려냈고, 7회말 1사 2루에서는 8번 타자 포수 유강남이 역시 최원준에게 우전 안타를 쳐내 1점을 더했다. 롯데의 선발 투수 반즈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2개만을 내주고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을 수확했다.▽11일 선발투수 △잠실: 키움 정찬헌-LG 임찬규 △사직: 두산 딜런-롯데 나균안 △광주: SSG 오원석-KIA 윤영철 △수원: NC 구창모-KT 슐서 △대전: 삼성 수아레즈-한화 산체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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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 최강’ 한지은 “프로서 가영 언니 꺾고 싶어”

    “당신 딸이 아무래도 당구 천재 같다.” 2011년 경기 성남시에서 당구장 ‘3구4구’를 운영 중이던 임상열 씨(60)는 식사 배달을 와서 자신과 내기 당구를 하고 있던 분식집 사장 한주철 씨(60)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씨를 따라온 초등학생 딸 한지은(22)에게 재미 삼아 스트로크를 알려줬는데 자세가 정말 완벽했다. 임 씨는 “레슨비를 받지 않겠다”며 한 씨를 집요하게 설득했고 1주일 만에 “딸에게 당구를 가르쳐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이로부터 1주일도 안 돼 임 씨는 ‘한지은 천재설’을 철회했다. 자세를 빨리 익혔다고 당구도 빨리 배우는 건 아니었다. 임 씨는 대신 한지은에게서 또 다른 비범한 점을 발견했다. 끈기였다. 한지은은 방과 후 오후 3시경 당구장에 나와 밤 11시까지 군말 없이 연습에 열중했다. 큐에 0.5kg 모래주머니를 채운 상태로 스트로크를 반복하는 훈련만 한 달 넘게 시키기도 했지만 한지은은 불평 없이 훈련을 마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큐를 잡고도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전국대회 우승을 해보지 못했던 한지은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7년 “당구에 더 집중하겠다”며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자퇴 2년 뒤인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버호벤 오픈 3쿠션 토너먼트에서 당시 세계 1위 테레서 클롬펜하우어르(40·네덜란드)를 꺾고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일 서울 성북구 PBC캐롬클럽에서 만난 한지은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나는 당구에 재능이 없는가 보다. 이렇게까지 훈련했는데 어떻게 성과가 이렇게밖에 안 나오나’라며 홀로 자책하기도 했다”면서 “1년 중 생일, 설날·추석 연휴 정도만 쉬고 매일 훈련했다. 내가 생각해도 오기가 있는 것 같다. ‘당구가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도 ‘일단 시작했으니 꼭 잘해내고 싶다’는 승부욕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말했다. 한지은이 꼭 물리치고 싶었던 대상은 상대 선수가 아니라 ‘어제의 한지은’이었다. 한지은은 “경기 때 상대 선수보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누구랑 치든 결국 당구는 나와의 싸움”이라면서 “당구를 시작한 지 10년 만인 2021년 국토정중앙배에서 전국대회 첫 우승을 했다. 그런데 그 우승도 기쁘지 않았다.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스스로 못 쳤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회 순위보다 중요한 건 에버리지(이닝당 평균 득점)라고 생각해왔다. 에버리지가 좋다면 치열하게 싸우고 졌어도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은은 이제 자타공인 한국 여자 당구 최강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한지은은 2022∼2023시즌 대한당구연맹(아마추어)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9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 여자 3쿠션 선수권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도 2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여자 3쿠션 선수가 세계 2위에 오른 건 한지은이 처음이다. 아마추어 선수로서 이룰 건 모두 이룬 한지은은 다음 달부터 여자프로당구(LPBA)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한지은은 “아마추어 당구를 정복했으니 이제는 프로에서도 정상을 찍어보고 싶다. LPBA 첫 대회에서 가장 잘 친다는 김가영(40·하나카드) 언니를 꺾고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지은이 시즌 첫 대회인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공약을 이뤄내면 LPBA에도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 프로 전향 후 해당 시즌 개막전에서 바로 우승한 선수는 아직 없었다. 한지은은 경기 초반 성적이 낮은 대신 후반에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스타일이다. 25∼30점까지 승부를 보는 아마추어 당구와 달리 LPBA에서는 세트당 11점밖에 되지 않아 이런 스타일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한지은은 “초반부터 잘 쳐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스트로크 연습을 수십 번 미리 하고 들어가는 등 몸을 빨리 푸는 루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오랜 기다림 끝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했을 때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나를 도와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이후로 ‘난 할 수 있는 사람’이라 되새기는 게 습관이 됐다. 프로에서도 이런 내 자신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미소지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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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점차 밀리던 KGC, 4쿼터 대역전 드라마

    이번 시즌 국내 프로농구 최강자는 챔피언 결정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 이후 챔피언 결정 7차전에서 우승 팀이 결정되는 건 14년 만이자 역대 6번째다. 2008∼2009시즌 KCC가 삼성에 4승 3패로 앞서며 정상에 오른 게 마지막 7차전이었다. KGC는 5일 SK와의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6차전 안방경기에서 86-77로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로 맞췄다. 이날 경기 3쿼터 종료 55초를 남겼을 때까지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SK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때까지 SK는 67-52로 15점이나 앞서 있었다. 하지만 KGC는 4쿼터 들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경기 종료 5분 2초를 남기고 변준형의 2점 슛으로 69-69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4분 18초를 남기고는 변준형의 3점포로 72-69를 만들면서 전세를 뒤집은 뒤 리드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KGC는 4쿼터에서 SK의 득점을 10점으로 묶고 30점을 몰아치면서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변준형은 이날 15점을 기록했는데 4쿼터에서만 10점을 퍼부었다. KGC의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도 16점 중 10점을 4쿼터에 집중시켰다. 변준형은 “힘든 경기였다. 7차전에 집중해서 우승까지 하겠다”며 “오늘이 어린이날인데 어린이들이 경기장에 많이 와서 기분이 좋다. 좋은 추억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SK로서는 ‘해결사’ 김선형이 10점을 넣는 데 그친 것이 아쉬웠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2득점이 전부였다. 두 팀의 7차전은 7일 KGC의 안방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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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500탈삼진-100홈런’… 루스 옆에 서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500탈삼진 고지를 정복했다. 그러면서 베이브 루스(1895∼1948)에 이어 MLB 역대 두 번째 500탈삼진-100홈런 클럽 회원이 됐다. 오타니는 4일 세인트루이스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한 경기 개인 최타 타이기록인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MLB 통산 500탈삼진을 채웠다. 지난해 5월 15일 오클랜드 방문경기에서 MLB 통산 100호 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이날까지 통산 134홈런을 기록 중이다. 루스는 MLB에서 22년 동안 뛰면서 501탈삼진-714홈런을 남겼다. MLB.com은 “일부에서는 루스의 통산 탈삼진이 488개라고 주장하지만 공식 경기 기록을 모두 더하면 총 탈삼진은 501개가 맞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이날 장타 4개(홈런 2개, 2루타 2개)를 포함해 안타 5개를 맞고 4실점한 뒤 팀이 3-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강판당해 시즌 첫 패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마이크 트라우트(32)의 홈런 등으로 에인절스가 9회초에 3점을 뽑아내 6-4 역전승을 거두면서 패전을 면했다. 이 경기에 3번 타자로도 출전한 오타니는 5타수 3안타(2루타 1개) 1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삼진을 많이 잡아낸 건 기쁜 일이지만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다. 최소한 6, 7이닝은 던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는 잘 던졌다. 단지 상대 팀에 좋은 타자가 있었을 뿐”이라며 오타니를 격려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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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커 속한 T1 꺾고 LCK 정상 오른 쵸비 “치열하게 노력중…이제 태극마크 꿈꾼다” [강동웅의 ‘D 인터뷰’]

    ‘리그 오브 레전드’(롤) 선수 ‘쵸비’ 정지훈(22)의 소속 팀 젠지는 지난달 9일 열린 국내 최대 롤 대회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에서 ‘페이커’ 이상혁(27)이 이끄는 T1에 3-1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열린 ‘2022 LCK 서머’에 이어 T1을 연속 두 차례 꺾고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것이다.정지훈은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지난해 초까지 LCK 우승 없이 준우승만 5번 차지하는 데 그쳤다. e스포츠 전문 매체 ‘업커머’는 그에게 ‘무관의 괴물(The Uncrowned Monster)’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나마 2021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LCK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2021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지훈은 새 소속 팀 젠지에서 마침내 무관의 한을 풀었다.정지훈은 젠지에서 ‘미드’를 맡고 있다. 롤은 톱, 정글, 미드, 원거리 딜러, 서포터 등 5개 포지션이 한 팀을 이뤄 상대 팀과 전투를 치르는 게임이다. 이 중 미드는 맵(map)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을 담당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도가 높은 포지션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흐름 조율도 보통 미드가 맡는다.국내 미드 최강자는 오랜 기간 최정상의 기량을 유지해 온 이상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지훈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미 이상혁을 뛰어넘은 기록도 있다. 정지훈은 LCK 대회에 통산 100경기 이상 출전한 미드 가운데 경기당 평균 ‘솔로 킬(solo kill)’이 0.288회로 가장 많다. 아군 도움 없이 홀로 상대를 처치하는 솔로 킬이 많다는 건 그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거꾸로 자신이 상대 팀 선수에게 처치당한 데스(death)는 경기당 1.53회로 가장 적다.정지훈이 이처럼 ‘괴물’같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건 폭발적인 성장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롤에서는 적군을 처치할 때마다 경험치와 골드를 얻는다. 이를 통해 자신의 레벨을 높이고, 전투에 유용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경험치와 골드를 짧은 시간 내에 많이 확보할수록 전투에서 유리해지는 셈이다. 정지훈의 경기 당 평균 레벨은 17.19로 리그 2위 수준이며, 분 당 획득 골드는 432로 1위다. 또 롤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인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 6레벨이 됐을 때인데 정지훈이 상대 미드보다 6레벨에 먼저 도달한 횟수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부문 2위가 이상혁이다.국내 대회 정상을 맛 본 정지훈은 이제 태극마크를 꿈꾼다. 정지훈은 지난달 21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아경기 e스포츠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롤을 비롯한 e스포츠가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이 된 건 9월에 막을 올리는 이번 항저우 대회가 처음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최근 LCK 성적뿐 아니라 현재 영국 런던에서 진행 중인 롤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결과 등을 지켜본 뒤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다음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젠지 e스포츠 사옥에서 정지훈과 나눈 일문일답.―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 예비명단에 포함됐는데 소감이 어떤가.“국가대표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대표 예비 명단에 들어갈 정도로 내가 여태까지 열심히 잘해왔다는 뜻 같다. 롤을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명단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뿌듯하다.”―아시아경기 출전 가능성이 커졌는데 기대와 부담 중 무엇이 더 큰가.“실력이 없는데 국가대표로 선발이 된다면 부담이 될 것이다. 이 말은 내가 내 실력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대표로 선발이 됐을 때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다는 뜻이다. 국내에는 실력자가 많기 때문에 내 실력이 부족한데 내가 대표로 뽑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큰 대회를 앞두고 별다른 부담은 느껴지지 않는다. 실력을 갖추고, 이를 통해 대표에도 뽑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미드 포지션에는 ‘페이커’ 등 강력한 경쟁자가 많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어떤 각오를 품고 있나.“물론 내가 대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e스포츠 선수라는 내 본업의 본질은 태극마크와 상관없이 항상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을 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 시도하는 것이다. 내가 잘하게 되면 태극마크도 나를 따라오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최종 명단에 뽑힌 게 아니기 때문에 아시아경기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고 싶지는 않다. 선발 전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대표팀에 발탁이 된다면 대회가 끝나고 난 뒤 성과에 대한 영광을 누리고 싶다. 그게 내가 대회에 임할 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다.”―다른 미드 선수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경쟁자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쵸비’만의 장점은?“나와 경쟁하는 미드 선수들은 내가 모두 존경할 만큼 능력이 있고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정말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가장 잘하는 미드는 나라고 생각한다. 이 실력을 아시아경기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대표팀 발탁도) 가능할거라 생각한다.”―최근 LCK 대회 성적이 좋았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 같다.“전보다 자신감이 커진 건 맞다. 하지만 성적이 좋아서 자신감이 생긴 것만은 아니다. 요즘 내 실력이 늘어난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실력에 확신이 있다. 나는 디테일에 강점이 많은 선수였는데 이제는 경기의 큰 판을 보는 능력도 생겼다. 나무보다 숲을 보라고 하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그런 쪽으로 시야가 열린 것 같다.”―어떻게 시야를 넓힐 수 있었나.“아무래도 전에는 내가 할 걸 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전에는 100의 에너지를 써서 내 역할을 해냈다면 지금은 70만 써도 되니 남은 30의 에너지로 주변 상황을 둘러 볼 수 있게 됐다.”―정신력도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경기 중 데스를 하면 그 상황이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때문에 관중의 함성 소리에 스스로 위축되곤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대신 이 한 번의 데스가 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내가 데스한 사이 상대가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냉철히 계산하는 데 집중하다보면 큰 대회에서도 흔들릴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긴 쉽지 않을 것 같은데.“변화의 계기가 있었다. 2022 LCK 서머 결승 당시 나는 ‘아지르’라는 챔피언을 쓰고 있었는데 상대 T1의 ‘페이커’ 이상혁과 ‘오너’ 문현준, ‘캐리아’ 류민석(이상 21)이 나를 협공해서 데스를 했다. 그 판에서 처음 한 데스였는데 이때 경기에 대한 분석에 집중한 덕분에 손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감정을 배제하고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찾다보면 데스를 해도 일정 부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하루에 훈련은 얼마나 하나.“보통 낮 12시 30분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보통 4시까지 게임 훈련을 하고 7시까지는 휴식을 취하거나 저녁도 챙겨 먹는다. 물론 중간에 방송이나 병원 등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 7시부터는 10시까지 다시 훈련을 하고 한 끼를 더 먹는다. 이후 오전 2시까지 다시 게임 훈련을 하거나 방송을 한다. 오래할 때는 오전 4, 5시까지 훈련을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이런 생활을 이어오다보니 이제는 적응이 됐다. 밤과 낮이 바뀌는 일상도 지낼 만 하다.”―경기 중 성장력이 굉장히 뛰어난데.“나는 이게 스트레스를 통해 따라온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포지션간 라인전 단계에서는 내가 얻을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있다. 성장력이란 결국 그 자원을 얼마나 덜 놓치고 획득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내가 놓친 경험치나 골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걸 한 번 놓치면 내게 그만큼의 스트레스가 올텐데 이걸 해소하려면 다음 차례에는 절대로 그 자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내가 자원을 얻기 편한 위치에 항상 내 챔피언을 놓으려고 한다. 그 위치는 반드시 상대가 자원을 얻기에는 불편한 위치여야 한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성장력이 늘어났다고 본다.”―솔로 킬에도 능하다.“내가 상대 미드와 성장 차이를 벌릴수록 상대는 자신이 불리하다는 걸 알게 된다. 이때 같은 조건에서 맞붙으면 내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따라서 상대는 변수를 만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이 솔로 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상대가 변수를 만들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면 성장의 차이는 계속 벌어지니 역시 내가 솔로 킬을 하기에 유리한 상황이 된다.”―가장 선호하는 챔피언이 있나.“여러 챔피언을 좋아하지만 지금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을 고르라면 아리다. 아리는 다재다능하기도 하고, 숙련도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다. 나는 아리를 가장 잘 다루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아리는 라인전에도 무난하고, 성장도 잘하는 챔피언이다. 아리가 가진 ‘매혹’이라는 스킬의 중요도도 높다. 매혹을 걸면 상대가 그 순간 동료 팀원들에게 협공을 당하게 만들 수도 있다. 1대1 대치 상황에서는 상대가 나를 공격하지 못하고, 나만 공격한 뒤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유용한 챔피언이다. 아리의 데미지가 약한 건 아쉬운 점이다.”―‘쵸비’가 롤을 처음 시작한 건 언제였나.“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친구가 집에 놀러와서 내 컴퓨터에 롤을 설치하고 게임을 했다. 그때는 구경만 하다가 친구가 집에 돌아간 뒤에 나 혼자서 몇 번 게임을 해봤다. 평소 내가 했던 게임은 1인칭 시점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3인칭 시점의 롤이 너무 어색했다.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계속 지기만 했고, 그러니 재미도 없었다. 그때 닌자 설정의 ‘쉔’이라는 챔피언이 민첩할 것 같아 써봤는데, 실제로 써보니 ‘닌자 아닌 거북이’처럼 답답하더라. 그러고서는 한동안 롤을 하지 않았다.”―롤에 대한 첫 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어떻게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건가.“중학교 2학년쯤 롤이 한창 유행이었다. 학교 친구들이 하니 나도 따라서 다시 롤을 해보게 됐다. 자꾸 하다보니 점점 잘하게 되더라. 사람이 성장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지 않나. 학창 시절에는 성취감을 느끼는 분야가 보통 공부인데, 공부로 성취를 느끼려면 나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 근데 롤은 내가 재능이 있어서였는지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바로 따라왔다. 비교적 어린 나이인 중3 때 최상위 티어인 ‘챌린저’에 들면서 내 롤 실력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부모의 반대는 없었나.“게임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좋지 않을 때라 당연히 반대하셨다. 그때 일곱 살 터울의 친형이 부모님께 ‘이 나이에 이 정도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대신해서 설득을 해줬다. 내 가치를 알아봐준 형이 있었기에 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지금도 형은 나의 선수 생활을 도와주고 있다. 부모님도 내 진로를 허락한 이후로는 내가 잘 될 수 있도록 항상 지지해주셨다.”―한화생명e스포츠 소속 시절에는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었던 류현진 선수에 빗대 ‘쵸현진’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팀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에이스로 고군분투하며 생긴 별명이었는데.“솔직히 ‘팀의 에이스’라는 소리를 듣는데 싫어할 선수는 없지 않나. 기분이 좋긴 했다. 근데 그렇다고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도 않았다. 내가 못하면 순식간에 팀이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끝까지 잘해야 ‘쵸현진’이라는 별명에 대한 기억도 좋게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롤 선수로 활동하며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나.“2021 LCK 서머 때는 팀 성적이 나오지 않아 정말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존감의 문제가 가장 컸다. 늘 이기는 게 익숙했고, 항상 높은 자리와 높은 성적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등수가 많이 떨어지면서 롤 선수로서의 존재감에 의문을 갖게 됐다. 자존감도 많이 낮았던 시기였다. ‘롤을 그만둬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런 부진을 또 겪는다면 내가 버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체력적으로도 고갈이 돼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2분 거리의 훈련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버거웠다. 해가 떠있는데 눈도 못뜨겠더라. 억지로 몸을 이끌고 가 훈련을 했다. 그렇게 3개월 정도를 버틴 것 같다.”―어떻게 그 시기를 극복했나.“여기서 더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롤을 포기하는 대신 롤을 제외한 내 삶의 나머지 부분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늘 ‘쉴 시간에 한 판이라도 더 하자’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도 친구를 만나거나 여가 생활을 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훈련에 집중하느라 인간관계가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내 실력의 성장을 위해서 집중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어려웠던 시기를 견뎌내고 이제는 국내 최강의 미드 중 한 명이 됐다. 혹시 ‘쵸비’라는 닉네임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은 없나. 멸치를 뜻하는 ‘anchovy’에서 따온 닉네임인데 멸치가 동물 중 포식자는 아니지 않나.“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키 180cm에 체중 56kg 정도로 아주 말랐다. 그래서 멸치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당시 프로 입단 절차가 급하게 진행되면서 하루 만에 닉네임을 지어야 했는데 ‘앤쵸비’는 그냥 좀 아닌 것 같아서 ‘앤’을 빼고 ‘쵸비’라고 읽어보니 어감이 괜찮았다. 닉네임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잘해서 ‘쵸비’라는 닉네임이 더 좋은 뜻으로 쓰일 수 있게 하는 게 내 몫이라 생각한다. 다른 닉네임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있을까. 못하면 어떤 멋진 닉네임으로 바꿔 쓰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지 않는 건 똑같다.”―롤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아무리 열심히 해도 지나고나면 후회가 항상 남더라.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매년 한다. 선수로서든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서든 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열심히 살려고 한다. 대신 최선의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좋지 않은 결과에는 미련을 두지 않으려 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나는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이루고 싶은 게 있을 때 남는 시간에 해보는 게 아니라 남는 시간을 없애가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정말 단순하고 1차원적인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그냥 계속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몸에 좋은 습관이 생기고, 그렇게 노력의 성과가 반드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치열하게 살다보면 허무함을 느낄 때도 있는데 그럴 때 멈추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 더욱 그만둘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아직 건강하다. 일반 사람들에 비하면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겠지만 롤 선수 중에는 꽤 건강한 편이다. 정상에 오르는 일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 내가 더 이상 롤을 못하게 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국내 대회인 LCK에서 정상에 올라봤으니 이제는 롤월드챔피언십(롤드컵)이나 MSI 등 국제대회뿐 아니라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에서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 특히 이번 아시아경기는 e스포츠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대회인 만큼 최종 대표에도 선발이 돼서 한국이 초대 우승국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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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가-인간관계 내려놓고 오직 ‘롤’ 훈련… 지금은 내가 최강”

    ‘리그 오브 레전드’(롤) 프로 게이머 정지훈(22·젠지)은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뛰던 2년 전만 해도 ‘쵸비’라는 공식 닉네임 대신 ‘쵸현진’으로 자주 불렸다. 류현진(36·토론토)이 프로야구 한화 시절 그랬던 것처럼 팀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젠지 e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정지훈은 이 별명에 대해 “내가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내가 못하면 팀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내가 끝까지 잘해야 이 별명도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해 더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몸이 말라 학창 시절부터 ‘멸치(앤쵸비)’로 통했던 정지훈은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4년간 국내 최대 롤 대회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4번 차지하는 데 그쳤다. e스포츠 전문 매체 ‘업커머’는 그에게 ‘무관의 괴물(The Uncrowned Monster)’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2021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LCK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풍경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정지훈은 2021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젠지로 팀을 옮겼다. 젠지는 당시 공격적으로 전력 보강에 힘쓰고 있던 상태였다. 정지훈은 '2022 LCK 스프링'에서 또 한 번 준우승에 그쳤지만 '2022 LCK 서머'에서 '피넛' 한왕호(25), '도란' 최현준(23), '룰러' 박재혁(25), '리헨즈' 손시우(25)와 힘을 합쳐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이어 ‘2023 LCK 스프링’에서도 정상을 밟으며 2회 연속 우승 기록까지 남겼다. 두 대회 모두 결승 상대는 ‘페이커’ 이상혁(27)이 이끄는 T1이었다. 정지훈과 이상혁은 모두 팀에서 ‘미드’를 맡고 있다. 롤은 톱, 정글, 미드, 원거리 딜러, 서포터 등 5개 포지션이 한 팀을 이뤄 상대 팀과 전투를 치르는 게임이다. 이 중 미드는 맵(map)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을 담당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도가 높은 포지션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흐름 조율도 보통 미드가 맡는다. 국내 미드 최강자는 오랜 기간 정상의 기량을 유지해 온 이상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지훈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미 이상혁을 뛰어넘은 기록도 있다. 정지훈은 LCK 대회에 통산 100경기 이상 출전한 미드 가운데 경기당 평균 ‘솔로 킬(solo kill)’이 0.288회로 가장 많다. 아군 도움 없이 홀로 상대를 처치하는 솔로 킬이 많다는 건 그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거꾸로 자신이 상대 팀 선수에게 처치당한 데스(death)는 경기당 1.53회로 가장 적다. 정지훈은 지난달 21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아경기 e스포츠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롤을 비롯한 e스포츠가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이 된 건 9월에 막을 올리는 이번 항저우 대회가 처음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지훈은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미드 선수들 모두 내가 존경할 만큼 좋은 실력자”라면서도 “그래도 현재 실력으로 따지면 (경쟁자 중) 내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지훈이 자신감을 보이는 건 노력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정지훈은 “(한화생명 시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내지 못해 힘들었다.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게임을 제외한 삶의 나머지 부분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여가, 인간관계를 내려놓고 훈련에 1분이라도 더 투자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이루고 싶은 게 있을 때 남는 시간을 쥐어짜면서 노력한다. 그렇게 습관을 쌓으면 노력의 성과는 반드시 돌아오게 돼 있다”며 “최대한 치열하게 살면서 정상을 찍어 보고 싶다. 아시아경기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 다른 대회보다 더 욕심이 난다. 한국이 아시아경기 첫 우승국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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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식수비 → 속공 심었더니 승리가 자랐다”

    조상현 감독(47)은 지난해 4월 29일 프로농구(KBL) LG의 사령탑을 맡기로 한 뒤 직전 세 시즌 경기부터 꼼꼼히 챙겨봤다. 2018∼2019시즌 4강 플레이오프(PO)까지 올랐던 강팀 LG가 이후 정규리그 9위, 10위, 7위로 하위권에 처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분석을 마친 조 감독은 한 문장으로 진단을 내렸다. “너무 쉽게 무너지네.” LG 부임 직전까지 남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조 감독은 “부임 당시에는 프로 구단 감독 자리를 처음 맡게 됐다는 기대와 설렘보다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있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며 “승부처에서 리드를 내주면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더라. LG를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6월 선수단을 소집하며 한 가지를 주문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끈질기게 따라붙어 수비하라.” LG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끈질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득점력이 좋아도 상대 선수에게 끈질기게 따라붙지 않는 선수는 “팀 색깔에 맞지 않는다”며 2군으로 내려보냈다. 반대로 공격력이 떨어져도 코트를 성실하게 뛰어다니는 선수에게는 출전 시간을 보장해줬다. 조 감독이 압박 수비를 강조한 이유는 공격 때문이기도 했다. 조 감독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시즌 초반의 LG는 한 경기 80점 이상을 낼 수 없는 전력이었다. 이 때문에 상대를 숨 막히게 압박해 턴오버를 유도하고, 여기서 빠른 속공으로 전환해 점수를 내면 성적이 개선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LG는 속공 득점 부문 순위를 2021∼2022시즌 8위(평균 7.9점)에서 2022∼2023시즌 2위(평균 9.9점)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공격 시 주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됐다. 선발 출전 5명의 득점 비중은 지난 시즌 64.5%에서 이번 시즌 57%로 줄었다. 교체 멤버 득점 비율이 35.5%에서 43%로 늘어난 것이다. 조 감독은 이번 시즌 자신의 지시를 잘 따라준 선수로 윤원상(25·가드)을 꼽았다. 조 감독은 “원상이가 원래 경기를 많이 뛰던 선수가 아니었는데 내 요청대로 수비 때 끈질기게 따라붙어 주면서 출전 시간이 늘었다. 많이 뛰다 보니 슈팅 실력도 작년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평균 5분 55초(팀 17위) 출전에 그쳤던 윤원상은 이번 시즌 25분 9초(2위)를 뛰며 득점력도 평균 2.4점(13위)에서 6.4점(6위)으로 늘었다. LG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2위(36승 18패·승률 0.667)를 차지하면서 3년 만에 ‘봄 농구’ 무대에 진출했다. 1위 KGC(37승 17패·승률 0.685)와 1경기 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조 감독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SK(3위)에 3전 전패를 당해 탈락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조 감독은 “시즌 내내 속공에 중점을 두다 보니 턴오버가 지난해 경기당 평균 9.7회에서 10.6회로 늘었다”며 “다음 시즌에 이 문제를 꼭 해결해 내가 감독으로 있는 동안 ‘LG는 늘 포스트시즌에 가는 강팀’이라는 인식을 남길 것”이라고 다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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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리 vs 제임스, 외나무 다리에 서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35·골든스테이트)와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PO) 맞대결이 성사됐다. 골든스테이트는 1일 새크라멘토와의 2022∼2023시즌 NBA 서부 콘퍼런스 PO 1라운드(7전 4승제) 7차전에서 120-10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앞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로써 커리와 제임스의 PO 맞대결이 이뤄졌다.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의 PO 2라운드 상대가 레이커스다. 레이커스는 PO 1라운드에서 멤피스를 4승 2패로 누르고 지난달 29일 2라운드에 선착했다. 커리와 제임스가 PO에서 만나는 건 5년 만이다. 두 선수는 2017∼2018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는데 2015∼2016시즌에 클리블랜드가 우승했고 나머지 세 번은 골든스테이트가 정상을 차지했다. 커리는 “PO에서 제임스와 맞붙었던 건 내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제임스와 내가 이런 수준의 경기를 지금까지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제임스와 마주할 또 한번의 PO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NBA.com은 두 슈퍼스타의 맞대결 성사 소식을 다루면서 “PO에서 둘의 마지막 결전이 될 수도 있다. 보통의 PO 2라운드와는 다르다. (팬들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골든스테이트(44승 38패)가 6위, 레이커스(43승 39패)가 7위를 했다. 상대 전적에서는 레이커스가 3승 1패로 앞섰다. 커리는 PO 1라운드 7경기에서 평균 33.7득점, 4.9리바운드, 4.9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새크라멘토와의 7차전에서는 3점슛 7개를 포함해 50점을 몰아넣으며 PO 한 경기 득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PO 7차전에서 50점 이상을 넣은 최초의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제임스는 PO 1라운드 6경기에서 평균 22.2득점, 11.2리바운드, 5.2도움을 기록했다. 멤피스와의 1라운드 4차전에서는 22득점, 20리바운드로 PO 역대 최고령 20득점-20리바운드를 달성했다.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두 팀의 PO 2라운드 1차전은 3일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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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득점’ SK 김선형이 ‘8득점’ 최원혁을 칭찬한 이유

    “오늘 승리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최원혁(31·SK)입니다.”SK의 주전 가드 김선형(35)은 1일 KGC와의 프로농구(KBL)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7전 4승제) 4차전에서 100-91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23점)에 10도움 5리바운드까지 더한 김선형이 8점을 넣은 후보 가드 최원혁에게 공을 돌린 것이다. 김선형뿐 아니라 SK의 전희철 감독(50)도 “원혁이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고 박수를 쳤다.최원혁의 역할은 단순히 많은 점수를 내는 게 아니었다. 김선형은 “2, 3차전에서 체력 소모가 정말 컸다. 공격할 때는 문성곤(30)이 따라붙는데 수비할 때는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렌즈 아반도(25·이상 KGC)를 상대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은 원혁이가 아반도에 대한 수비를 분담해주면서 경기 후반까지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벤치 자원을 활용한 필승 전략은 최원혁에게만 떨어진 게 아니었다. 1차전 승리 이후 2, 3차전을 내리 지며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로 뒤진 SK는 상황을 뒤집을 카드가 필요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2, 3차전 패배 원인을 “‘가운데’가 터져주지 않아서”라고 요약한 뒤 “‘사이드’가 터져줘야 한다. 그래야 ‘가운데’도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전 감독이 말한 ‘가운데’ 선수들은 팀의 주포 역할을 맡고 있는 자밀 워니(29)와 김선형을 뜻했고, ‘사이드’는 최원혁을 비롯해 최부경(34·포워드), 최성원(28), 오재현(24·이상 가드) 등 측면 득점 지원에 치중하는 선수들을 말했다. 전 감독은 경기 초중반에 체력을 소모한 워니와 김선형이 2, 3차전 후반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패인으로 보고, 이들의 체력을 아껴주기 위해 나머지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고 봤다.이 때문에 챔프전 시작 전 워니와 김선형을 중심으로 하는 ‘몰방(다걸기)’ 농구를 선언했던 전 감독은 4차전에서는 이들을 모두 벤치로 보내는 변칙 농구를 시도했다. 워니 대신 리온 윌리엄스(37)가, 김선형 대신 오재현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워니와 김선형은 1쿼터 종료 3분20초를 남겨두고 15-23으로 8점 뒤진 시점에야 투입됐다. 둘은 이 짧은 시간 안에 각각 8점, 2점씩 총 10점을 합작하며 1쿼터를 25-25 동점으로 끌고갔다.‘사이드’ 선수들이 단순히 주전 선수들의 체력만 아껴준 건 아니었다. 앞선 3경기에서 평균 9.3점을 넣었던 최성원은 이날 두 배에 가까운 17득점을 했고, 최원혁도 이전 2경기 평균 4득점에서 8점 4리바운드로 성적을 끌어올렸다.이에 ‘가운데’가 호응하기 시작했다. 2, 3차전에서 각각 9점, 10점에 그쳤던 워니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8점에 17리바운드를 쏟아냈다. 역시 2, 3차전서 각각 10점씩 넣으며 부진했던 김선형도 1차전 승리 당시 냈던 22점보다 많은 23점을 기록했다. 김상식 KGC 감독(55)은 “SK가 경기 패턴 바꿀 걸 예상했다”면서도 “(바뀐 패턴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줬다”며 아쉬워했다.전 감독은 경기 후 “일단 KGC가 우리 안방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끊어낸 점은 기쁘다”면서도 “5차전에서는 이런 전략(변칙 농구)을 또 쓰지 못할 것 같다. 또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SK와 KGC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챔피언결정 5차전을 치른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 2패를 한 뒤 5차전을 승리한 팀은 총 11회 중 아홉 차례(81.8%) 우승을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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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손 떨려 왼손 총잡이로 꿰뚫겠다, 운명도 亞경기 金도

    “쟤 총을 왜 저렇게 쏴?”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가 열린 2017년 9월 전남 나주사격장 관중석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렸다. 당시 부산체육고 3학년 이원호(24·KB국민은행)는 조용한 사격장에서 이 소리를 듣고는 속이 상했다. 하필 이원호의 부모가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사격장을 찾은 날이었다. 하지만 이원호는 계속 ‘저렇게’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 해결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원호는 이날 경기 내내 총을 든 오른손을 떨었다. 그해 초부터 시작된 원인 모를 증상이었다. 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잡으면 손부터 팔꿈치, 어깨를 타고 목, 얼굴 근육까지 떨렸다. 10m 거리에서 샤프심 굵기인 0.5mm 표적을 조준하는 공기권총 사격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였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었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봤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팀 훈련장인 청주종합사격장에서 만난 이원호는 “대회가 끝나면 그날 바로 사격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부모님 앞에서 관중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이대로는 못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이를 악물고 사격을 계속했다”고 회상했다. 이원호는 어렸을 적 신문에서 대통령 경호원의 사진을 보면서 권총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리고 부산 온천중 1학년이던 2012년 교내 사격부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매일 10발씩 격발 체험 활동을 하며 사격에 재미를 붙였다. 결국 그는 정장 대신 유니폼을 입고 권총을 드는 사격 선수로 꿈을 선회했다. 이원호는 사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 중등부 공기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사격 신동’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부산체육고 2학년이던 2016년에는 봉황기, 한화회장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등 3개 전국대회에서 1위를 휩쓸었고, 국제대회인 동아시아 유스 공기총사격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렇게 자신감이 무르익던 중 떨림 증상이 찾아오자 좌절감도 더욱 컸다. 이원호는 동명대 진학 후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2년가량 방황했다. 이때 권영희 동명대 감독(47)이 그에게 ‘꿈같은’ 소리를 했다. “왼손으로 총을 쏴보자”는 제안이었다. 권 감독은 온천중에서 이원호에게 처음 사격을 가르친 스승이기도 했다. 총을 쏘는 손을 바꾸는 건 그저 총을 반대 손으로 바꿔 잡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오른손잡이는 보통 주시(主視)도 오른쪽 눈이다. 총을 왼손으로 들면 과녁도 왼쪽 눈으로 봐야 한다. 또 사격 자세를 반대로 바꾸면 이전까지 쓰지 않던 근육을 써야 해 몸을 밑바닥부터 다시 새롭게 만드는 과정도 필요했다. 이원호는 권총 무게(1.5kg)의 두 배인 3kg짜리 아령을 활용해 사격 준비 자세를 하듯 들어 올린 뒤 1분을 버티고 다시 1분을 쉬어가는 방식으로 매일 2, 3시간씩 훈련했다. 자신을 “부지런하지 못한 편”이라고 평가하는 이원호는 “그때만큼은 살면서 가장 열심히 노력했던 기간이었다”면서 “어릴 때부터 즐겨 했던 1인칭 총쏘기 게임(FPS) ‘서든어택’에서도 총을 왼손으로 드는 스타일로 바꿨다”며 웃었다. 권 감독은 “재능이 워낙 좋은 친구인 걸 아는데 이대로 사격을 그만두게 하고 싶지 않았다. 총 쏘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손을 바꿔 총을 들 때 목의 각도 등을 잡아주면 될 것 같았다”면서 “지도자 생활하며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이)원호가 왼손에 너무 빠르게 적응해 ‘주손’을 바꿔보자 권했던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원호는 손을 바꿔 훈련을 시작한 지 약 6개월 만인 2019년 6월 봉황기에서 개인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대학 졸업반이던 2021년 10월 대한사격연맹 회장기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며 마침내 정상으로 복귀했다. 이원호는 3월 20∼24일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4차 시기 평균 580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원호는 “아시아경기 첫 출전이 기대된다. 평소 정신력이 강하고 생각도 단순한 편이라 큰 대회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선발전을 하기 전부터 아시아경기에 나서면 ‘어차피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꼭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다짐했다.청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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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틀랜타 출신 호퍼드, 더블더블로 친정 폭격

    미국프로농구(NBA) 최다 우승 팀 보스턴이 플레이오프(PO) 첫 관문을 통과하며 통산 18번째 정상을 향해 한 걸음 옮겼다. 보스턴은 28일 애틀랜타와의 2022∼2023시즌 NBA 동부 콘퍼런스 PO 1라운드(7전 4승제) 6차전 방문경기에서 128-1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앞선 보스턴은 PO 2라운드에 올랐다. 보스턴은 5월 2일부터 PO 2라운드(7전 4승제)에서 필라델피아와 콘퍼런스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정규리그에서는 보스턴(57승 25패)이 2위, 필라델피아(54승 28패)가 3위를 했다. 보스턴은 ‘원투펀치’ 제이슨 테이텀(30점)과 제일런 브라운(32점)이 62점을 합작하며 팀을 다음 라운드로 안내했다. 테이텀은 리바운드 14개를 잡아내고 도움도 7개를 배달하며 활약했다. 37세의 센터인 앨 호퍼드도 친정팀 애틀랜타를 상대로 10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더블더블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블록슛도 3차례 기록하면서 상대 기를 눌렀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애틀랜타의 지명을 받아 NBA에 데뷔한 호퍼드는 2015∼2016시즌까지 9시즌을 애틀랜타에서 뛰었다. 호퍼드는 특히 4쿼터 종료 3분 35초를 남기고 113-113으로 맞선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이후로 보스턴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호퍼드는 “경기에 앞서 우리는 오늘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이번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PO 2라운드 상대인 필라델피아는 브루클린에 4연승을 거두고 1라운드 시리즈를 일찌감치 끝내 휴식 기간이 5일 더 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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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피 수혈한 롯데, ‘이적생’ 날개 달고 10년 10개월 만에 7연승

    프로야구 롯데가 새로 수혈한 ‘이적생’들의 활약을 앞세워 10년 10개월 만에 7연승을 질주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키움을 5-2로 꺾었다. 20일 사직 KIA전부터 7경기 연속 승리다. 롯데의 마지막 7연승은 2012년 6월 21일 문학 SK전부터 28일 사직 한화전까지 이어졌던 3956일 전의 기록이다. KBO리그가 여덟 팀 체제였던 그해 롯데는 정규리그에서 4위(65승 6무 62패)를 기록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이날 롯데의 모든 점수는 이번 비시즌 기간 새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방망이 끝에서 터져나왔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에서 이적한 포수 유강남이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중견수 앞 안타로 1타점을 뽑아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도 지난해 휘문고를 졸업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석이 우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1타점을 더했다. 2-0으로 앞선 2사 2, 3루에서는 두산에서 방출당한 뒤 올해 롯데에 입단한 안권수가 좌전 안타를 쳐 2타점을 추가했다. 4-2 상황의 8회말 2사 1, 2루에서도 NC에서 FA 자격으로 롯데에 안착한 노진혁이 키움의 불펜 하영민에게 우전 적시타로 굳히기 1타점을 냈다. 마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선발 투수 반즈는 이날 4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뒤이은 5회초에도 반즈가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주고 3번 타자 이정후에게 투수 앞 내야 안타를 허용하자 신정락이 무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지난 시즌 한화에서 방출돼 올해부터 롯데에 둥지를 튼 신정락은 4번 타자 러셀을 초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5번 타자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지만, 6번 타자 김휘집에게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신정락은 시즌 2승을 챙겼다. 롯데는 이제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향한다. 롯데의 최고 연승 기록은 2008년 7월 27일 사직 한화전부터 9월 2일 사직 LG전까지 이어졌던 11연승이다. 그해 롯데는 69승 57패로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7년 만에 포스트 시즌을 치렀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안방 팀 SSG가 두산을 4-1로 꺾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SSG)이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최승용에게 좌월 1점 홈런(시즌 4호)을 때려내면서 리그 역대 네 번째로 통산 3700루타를 넘어 3702루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3700루타 이상을 친 선수는 이승엽(4077루타), 양준혁(3879루타·이상 은퇴), 최형우(3791루타·KIA) 등 3명뿐이었다. 삼성은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10-9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8-0으로 앞서던 삼성은 8회말에만 8실점을 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한 이닝 8득점은 이번 시즌 최다 타이 기록이다. 1일 개막전에서 KT가 LG를 상대로, 5일 NC가 두산을 상대로 각각 한 이닝 8득점을 내며 승리했다. 앞선 두 사례와 이날 달랐던 점은 한 이닝 8득점을 한 팀이 경기에서 졌다는 것이다. 삼성은 8-8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이재현의 적시타로 2점을 앞서갔다. 10회말 KT 선두 타자 오윤석이 1점 홈런을 때려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NC는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6-4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냈다. NC의 김주원이 0-2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4점 홈런(시즌 3호)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주원의 만루 홈런은 지난해 8월 25일 키움전과 9월 14일 삼성전에 이은 개인 세 번째 기록이다. 최하위 한화는 3연패에 빠졌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KIA가 리그 선두 LG와의 11회 연장 승부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기록했다. 3-3으로 맞선 11회초 1사 만루에서 KIA의 이창진이 상대 투수 유영찬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을 내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리그 2위 SSG는이날 두산에 승리를 거두고 1위 LG는 KIA에 지면서 리그 선두가 SSG로 바뀌었다. SSG는 14승 8패, LG는 15승 9패로 승차는 없지만, SSG가 승률 0.636으로 LG(0.625)보다 소폭 앞서면서 1위 자리에 올랐다.29일 선발투수△잠실: KIA 앤더슨-LG 강효종 △사직: 키움 정찬헌-롯데 한현희 △문학: 두산 최원준-SSG 오원석 △수원: 삼성 원태인-KT 고영표 △대전: NC 이용준-한화 남지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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