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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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철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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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칼럼100%
  • [광화문에서/이철희]후진타오가 웃지 않은 이유는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다녀왔다. 취임 후 여섯 번째 방중, 두 번째 국빈방문이다. 정상회담은 아홉 번째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중국과 교류가 많은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지만 성적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중관계는 바닥을 치고 반등해야(探底回升) 한다”는 중국 환추시보의 논평처럼 바닥까지 갔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어민의 한국 해경 살해 사건과 김정일 사망 이후 중국과의 불통(不通) 논란 탓에 이번 방중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합의 외엔 특별한 뉴스도, 눈에 띄는 이벤트도, 마무리 회견도 없었다. MB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표정에서도 그다지 환한 웃음기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MB는 이번에도 중국 지도부 누구를 만나든 똑같은 긴 독백을 되풀이해 늘어놓는 중국식 외교 앞에서 또다시 넌더리를 쳤을지도 모르겠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일찍이 회고록(No Higher Honor)에서 중국 지도부와의 인민대회당 면담을 “축구장만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세트피스(set-piece) 대화”라고 묘사한 바 있다. 때론 오만한 허세로 비치는 중국식의 답답한 외교는 오랜 역사에서 체득한 중국 특유의 전략적 감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근저 ‘중국 이야기(On China)’에서 중국식 대외관계 접근법의 근원에는 비록 천하(天下)의 중심이지만 늘 주변 이민족의 도전에 시달렸던 중국인의 상시적 불안감이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사실 돌이켜 보면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 지도부가 보인 태도에서도 주변 어느 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위기감을 읽을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선 누구나 가장 현실적인 계산, 무엇보다 지정학에 바탕을 둔 전략적 사고에 천착하기 마련이다. 특히 주변의 친구와 적을 구분하고 위험을 기회로 만들려는 책략에 골몰하게 된다.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 지도부는 신속한 조문과 함께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인했다. 주변국에는 일제히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고지도자의 유고에 따른 북한 체제의 혼란, 뒤따를지 모를 내폭(內爆), 이후 그 빈자리에 누가 뛰어들 것을 우려해 서둘러 북한의 나이 어린 새 지도자를 인정하고 주변국에 이를 따르도록 압박한 것이다. 이는 키신저가 짚어낸 중국식 선제공략의 심리전에 기반을 둔 행동이기도 하다. 상대의 약한 부분을 타격할 최적의 순간을 잡아내고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따라 순식간에 치고 들어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는 손자병법의 수칙을 고스란히 따른 셈이다.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는 중국식 피아(彼我) 기준이 작용했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를 ‘걱정’하는 한국 측의 태도를 마치 한국이 급변사태를 ‘기대’한다고 해석한다. 나아가 중국은 한미동맹이 중국을 견제하는 기제로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요즘 가뜩이나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 하는 미국을 한국이 적극 거들고 있다는 깊은 의구심이다. 이런 근원적 불신을 누그러뜨리지 않고선 수교 20주년의 한중관계에 어떤 반등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미관계에선 “요즘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 MB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이 낳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서 균형과 신뢰라는 근본적 질문에 늘 직면해야 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일지도 모른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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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최고위원 4人

    ■ 최고위원 박영선근소한 차로 3위… 입지 굳혀2위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3위로 당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MBC 앵커 출신으로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2008년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민주당 첫 여성 정책위의장에 기용됐다. 지난해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선출됐으나 야권통합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다. △경남 창녕(52)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MBC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경제부장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 △민주당 정책위의장 ■ 최고위원 박지원국민경선으로 ‘당권 꿈’ 불발오래전부터 당권 도전을 준비했으나 야권통합 과정에서 경선 룰이 바뀌면서 ‘킹메이커’ 대표의 꿈은 불발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DJ의 복심이자 민주통합당 내 대표적인 정보·전략통이다. 1980년대 초 미주지역한인회장 시절 미국에 망명 온 DJ와 친분을 쌓았다. 1992년 전국구(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들어와 ‘DJ의 입’으로 활약했다. 대북 송금 특검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전남 진도(70) △문태고, 단국대 경영학과 △14대, 18대 의원(전남 목포)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 최고위원 이인영386 대표주자… ‘리틀 김근태’당내 386그룹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으로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구속돼 옥고를 치렀다. 1980년대 말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서 활동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권유로 2000년 정치권에 입문했다. ‘리틀 김근태’로 불린다. 16대 총선 낙선, 17대 당선, 18대 낙선의 부침을 거듭했다. △충주(47) △충주고, 고려대 국문학과 △민주당 최고위원 △17대 국회의원(서울 구로갑)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상임선거대책본부장 ■ 최고위원 김부겸대구 출마 배수진 치고 당선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1977년(유신반대 시위), 1980년(‘서울의 봄’ 주도), 1992년(‘이선실 사건’ 관련 불고지죄) 등 세 번 구속 전력이 있는 운동권 출신 3선 의원. 첫 배지는 한나라당에서 달았지만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SBS 주말 드라마 ‘폼나게 살거야’에 출연하는 윤세인(본명 김지수)이 딸. △경북 상주(54)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 △민주당 기획실장 △16, 17대, 18대 의원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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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채널A 선정 2011 10대 뉴스]김정일- 카다피-무바라크 ‘철권’ 지고,분노한 ‘주권’ 일어서다

    《 2011년은 독재자 몰락의 해였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와 이집트의 철권 통치자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사살됐다. 북한 김정일은 자연사했지만 후세의 평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선 정당정치를 위협하는 시민단체의 세력화가 일어났고, 세계적으론 각국의 재정위기와 함께 ‘점령하라(Occupy)’ 시위가 확산된 해이기도 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국내북한의 운명은 29세 김정은 손에…북한을 37년간 철권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2월 17일 사망했다. 29세에 불과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권력을 물려받아 현대사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이 이뤄졌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2012년을 맞게 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구제역 348만마리 매몰… 침출수 유출 우려구제역 확산으로 소 15만1000마리, 돼지 331만8000마리, 염소 8000마리 등 총 348만5000마리의 가축이 매몰 처분됐다. 피해액만 3조 원에 이르러 축산 농가가 사실상 초토화됐다. 부실 매몰로 침출수 유출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우려도 나왔다. 육류와 우유 가격 폭등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저축은행 16곳 퇴출… 구명로비 수사 확대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부실을 키운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철퇴를 맞았다. 퇴출을 피하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한 데다 사전인출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5000만 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 등 7만여 명이 피해를 봤다. 구조조정은 일단락됐지만 추가 퇴출 우려는 남아 있다.영화 같은 ‘아덴 만의 여명’… 석 선장 ‘기적’작전명 ‘아덴 만 여명작전’. 청해부대 구축함 최영함이 1월 21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전원을 피랍 6일 만에 구출했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작전 과정에서 목숨을 걸고 기지를 발휘했다. 작전 과정에서 총탄 6발을 맞은 석 선장은 불굴의 의지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한국 ‘그랜드슬램’강원 평창이 7월 6일 남아공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유치전에서 캐나다 밴쿠버, 러시아 소치에 역전패한 뒤 세 번째 도전한 끝에 쾌거를 이뤘다. 8월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개최해 세계 6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F1)을 달성했다.16명 앗아간 우면산 참사… 방재예산 확충기후변화로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7월 27일 전국적인 산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서울 우면산에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1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는 단순한 ‘천재(天災)’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내년에 5조 원을 투입해 재난관리 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성폭행 처벌법 바꾼 영화 ‘도가니’의 힘광주 인화학교 교직원들이 장애원생들을 성폭행한 사건이 6년 만에 재조명됐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과 영화 ‘도가니’가 나오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성폭행 교직원 14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또 장애인이나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면 실형을 받도록 법규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오세훈 사퇴… 정치권 ‘빅뱅의 소용돌이’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미달돼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장외 강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정당정치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빅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한미 FTA 4년만에 통과… ‘최루탄 국회’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상 서명 4년 4개월 만인 11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둘러싼 야당의 반발이 거셌고,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헌정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벌어졌다. 미국, 유럽연합(EU)과의 FTA 완료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자유무역지대로 확보했다.아시아 넘어… K팝 열풍 지구촌으로 확산프랑스,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페루…. 2011년 유튜브는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염원하는 세계 팬들의 플래시몹과 댄스로 들썩였다. 6월 SM엔터테인먼트 프랑스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런던,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공연이 개최되며 팝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에까지 진출했음을 증명했다.■ 국제철옹성 흔든 ‘아랍의 봄’은 진행형철옹성 같던 중동·북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이 분노한 국민들의 힘에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1월 튀니지 벤 알리 대통령의 망명을 시작으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쫓겨났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반군에게 비참하게 사살됐다. 예멘과 시리아에선 유혈투쟁이 현재진행형이다.日동북부 규모 9.0 강진… 원전 안전도 흔들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덮친 리히터 규모 9.0의 초대형 강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가 1만58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실종자도 3400여 명이다. 미국지질조사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4번째 규모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까지 이어져 세계는 ‘제2의 체르노빌’ 공포에 떨었다. 원전사고 수습비용만 최대 200조 원이 넘는다.英윌리엄 왕세손, ‘평민’ 미들턴과 결혼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과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8년 연애 끝에 4월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세대답게 왕실의 오랜 전통을 조금씩 비켜가며 21세기의 판타지를 새롭게 연출한 결혼식이었다. 왕세손비는 결혼 이후 서민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美특수부대 ‘9·11테러 주범’ 빈라덴 사살9·11테러의 주범으로 14년 넘게 세계 테러리즘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알카에다 수장 빈라덴이 5월 1일 파키스탄에서 미 특수부대의 기습을 받고 숨졌다. 산악지역 동굴이 아닌 버젓한 주택에 은신해 있던 그의 마지막을 놓고 위선 논란도 일었다. 서방세계는 “정의가 마침내 구현됐다”며 기뻐했지만 일부 이슬람권에선 애도하는 반응을 보였다.다문화 사회 겨눈 테러범 총구에 77명 희생노르웨이의 극우 민족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청사를 테러하고 집권당 청소년 정치캠프가 열리던 우퇴위아 섬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이 숨졌다. 무슬림을 증오하고 다문화를 배격해 온 그의 범행은 포용을 통해 세계 문명을 이끌어 온 유럽의 다문화 사회에 충격을 줬다.사상 초유 美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휘청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월 5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에서 ‘AA+’로 강등해 세계경제가 출렁였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로 번져갔고 위기를 맞은 국가들의 도미노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우주-군사 中의 굴기… 美는 아시아 회군명실상부 주요 2개국(G2) 위치에 오른 중국이 우주 해군 고속철 등 각 분야에서 야심 찬 팽창을 거듭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호주를 방문하고 해군기지를 설치키로 하는 등 ‘아시아 회군’을 본격화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중국 경제 견제 논의도 한창이다.‘1%의 땅’ 자본주의 심장부 점령한 99%9월 17일 자본주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통해 상위 1%에 집중된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시위는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유럽 아시아로 번졌다.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논의들이 시작됐다.‘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췌장암 사망21세기 정보기술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10월 5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그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했다. 숱한 좌절을 겪으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드라마 같은 삶은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영감을 줬다.미얀마 군정 종식… 수치 여사 보선 출마미얀마에서 근 50년간의 군사정부 시대가 종식됐다. 올 3월 출범한 미얀마 민간정부는 민주적 개혁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 여사는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2월 미얀마를 방문하자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중국도 다급히 움직였다.}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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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칭 미꾸라지 노다 日총리…“추어탕 주세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설된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가 늘어난다.18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30억 달러인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늘리기로 하고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에 이 방안을 의제로 올릴 방침이다. 한일 양국은 2008년 12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170억 달러는 지난해 4월 만기가 끝났다. 당시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았다.두 정상은 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양국관계의 발전 방안, 동북아시아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노다 총리는 일제강점기에 수탈당한 조선왕실의궤 등 중요 도서 5책을 들고 이틀 일정으로 18일 입국했다.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노다 총리는 19일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선왕조의궤 3책(대례의궤 1책,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책)과 정묘어제 2책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노다 총리는 입국 후 첫 일정으로 서울 강남의 한 대형 한식당을 찾아 쇠고기 양념갈비와 한우 등심을 먹었다. 간단한 반주로 소주와 맥주에 이어 막걸리까지 테이블에 올랐다. 노다 총리는 통상의 한국식 식사로 제공되는 된장찌개나 냉면 대신 추어탕으로 식사를 했다. 이 식당에선 추어탕을 팔지 않지만 노다 총리 측의 사전 요청에 따라 조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 출신인 노다 총리는 8월 민주당 대표경선에서 승리한 뒤 스스로를 ‘금붕어가 아닌 미꾸라지’라고 부르며 “진흙 속을 돌아다니는 미꾸라지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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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측근비리 엄정조사 밝힐듯

    한나라당이 26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해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괴롭다”면서도 과거 정부의 권력형 비리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정권들은 늘 집권 후반기에 권력, 측근, 친인척, 고위공직자의 비리로 침몰했다”며 “청와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비리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조속히 수사해 실체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도 “청와대는 특단의 기구를 만들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측근 비리라지만 과거와 달리 큰 뇌물을 받고 이권에 개입하는 식의 권력형 비리가 아니지 않으냐. (권력 차원의) 구조적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청와대 기류를 전했다.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어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전면적 조사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 靑 “괴롭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는 아니지 않나”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대구시당 당원간담회에서 “이 회장과 몇 차례 통화했고 어제 만났다”며 “이 회장은 대선 전후로 (신 전 차관에게) 10억 원 정도를 준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전 차관이 대통령선거 전후에 미국을 3, 4차례 방문하면서 SLS 해외법인 카드를 사용했다며 “이것을 제출하면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박 전 원내대표는 “모 언론에 이 정권 실세에게 몇십억 원을 줬다고 한 것이 1면 톱으로 나왔다”며 “(이 회장이) 자기도 떨려서 얘기를 못하지만 완전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밝혀지면 이명박 정권은 흔들흔들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한편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은 “이 회장이 법인카드 사용전표 등 자신의 폭로 내용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폭로자가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수사를 확대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회장 진술의) 패턴이 선뜻 납득이 안 된다”며 “기자회견을 보면 (신 전 차관과) 아직 좋은 관계라는데 (잇단 폭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과정의 외압 의혹에 대해서만 수사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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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이 ‘한민족 始原’ 찾아간 까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말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트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부랴트공화국은 ‘한민족의 시원(始原)’으로 여겨지는 바이칼 호수가 있는 곳이다. 주민 100만 명 가운데 25%가량이 한국인과 생김새가 비슷한 부랴트인이다. 최근 부랴트공화국 관광청 초청으로 울란우데를 방문한 길에 김 위원장의 동선을 추적해 봤다.김 위원장의 종적을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세계 최대의 레닌 두상이 있는 중앙광장이었다.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동시베리아문화예술대학의 라다 바이르마 교수(여)는 소상하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김 위원장 일행은 울란우데 도착 이틀째인 지난달 24일 오전 10시쯤 1990년대식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타고 중앙광장에 나타났다. 광장 오른쪽에 대기하고 있다가 김 위원장을 맞은 라다 교수는 “그가 권위주의적인 인물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웃집 할아버지같이 친근했다”고 말했다. 악수하는 힘은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평범했다고 한다.김 위원장은 라다 교수를 고려인이라고 생각한 듯 한국말로 “조선말을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라다 교수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조금 벌려 보이며 “조금, 조금”이라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두상의 재료는 뭐냐. 안은 채워져 있느냐”고 물었다. 라다 교수는 “청동으로 만들었고, 내부는 텅 비어 있다”고 설명했다. 200여 m를 천천히 걸어 간 김 위원장은 레닌 두상 오른쪽에서 고개를 30도가량 숙여 목례한 뒤 곧바로 광장 입구에 세워진 그의 차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는 특별히 불편해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광장에서 머문 시간은 15분 정도였다.이후 김 위원장은 차량으로 20여 분 거리인 ‘메가타이탄’ 슈퍼마켓으로 이동했다. 메가타이탄을 찾았으나 종업원들은 함구로 일관했다. 입단속 지시가 내려진 게 틀림없었다. 김 위원장이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한국의 대형마트에 들른다면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김 위원장이 도착 첫날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바이칼 호수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도로가 울퉁불퉁하고 포장이 안 된 곳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부랴트공화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투르카 지역의 관광 중심 경제특구 현장을 시찰했고, 유람선을 타고 호수도 둘러봤다.현장에는 건물 몇 동만이 들어서 있을 뿐 황량함마저 느껴졌다. 아마도 김 위원장은 ‘투자’보다는 바이칼 호수가 한민족의 시원이라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 생전에 꼭 자신의 족적을 남기고 싶었는지 모른다.울란우데=오명철 문화전문기자 oscar@donga.com}

    •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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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용산기지 출입증 1장에 수백만원?

    주한미군사령부가 서울 용산기지를 비롯한 한국 내 미군기지를 드나들 수 있는 출입증이 불법으로 거래된 사실을 적발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 범죄수사대(CID)는 지난달 말 민간단체나 기관, 개인에게 미군기지 출입증을 발급해 주고 장당 수십만∼수백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고위직 한국인 군무원 A 씨를 조사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A 씨가 사실상 ‘출입증 장사’를 해온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CID가 최근 A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보관자료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안다”며 “A 씨 외에 다른 관련자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당국은 A 씨의 혐의가 확인되면 한국 경찰에 신병을 넘길 방침이다. 2003년 일부 한국인이 미군기지 경비원에게 돈을 주고 임시 출입증을 받아 미군기지 내 카지노를 드나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지만 주한미군의 정식 출입증이 불법 거래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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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어디선가 남북 접촉 2라운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동부 시베리아의 군사기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핵물질 생산과 핵실험을 잠정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정일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에도 관심을 표시했다. 그의 발언에 얼마나 무게가 실려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답보 상태인 6자회담 재가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정일은 그동안 러시아를 통해 회심의 카드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에도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에게 “미국이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면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다”는 협상안을 내비쳤다. 2002년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러시아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개발에 나서게 한 원죄가 있는 나라다. 1990년 9월 한국과의 수교를 통보하기 위해 방북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당시 소련 외교장관은 북한 측의 격렬한 언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북한은 소련의 배신행위를 비난하며 “우리가 희망하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랬던 북한이 혈맹인 중국에는 깐깐하게 굴면서도 러시아에는 속내를 털어놓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명줄을 쥔 중국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이런 공포감을 완화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석 달 전 김정일의 중국 방문에 이어 지난달 중국 창춘(長春)에서의 북-일 비밀접촉,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남북 비핵화 회담, 미국 뉴욕에서의 북-미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대외적 유화 행보를 계속해 왔다. 김정일은 이번에도 러시아라는 완충지대에서 국면전환의 계기를 만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남 행보도 주목된다. 북한은 ‘이명박 역도(逆徒)’라고 퍼부어왔던 대통령 실명 비방을 이달 5일을 기해 뚝 그쳤다. ‘이명박 역적패당’이라고 방송했던 부분을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으로 바꿔 재방송하기도 했다. 북한은 여전히 금강산의 남측 인력을 모두 쫓아내고 매년 그랬듯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하지만 아직까지 실명 비방을 재개하지는 않고 있다. 북한만의 변화는 아니다. 얼마 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이전보다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경기조를 고수하던 통일부도 북한이 접수 의사도 밝히지 않은 수해지원 물품을 보내겠다며 50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집행을 의결했다. 또 서해에서 표류하다 남하한 북한 주민들을 하루 만에 신속하게 보냈다. 불과 몇 달 전 북한 주민 27명을 표류 50일 만에야 송환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최근 ‘미국 측 소식통’의 말을 빌려 북한이 북-미 회담에서 북-미 간 최고위급 당국자회담, 즉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미국은 “먼저 한국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을 공산이 크다. 북-미 회담도 남북 회담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성사됐듯이…. 최근 남북 간의 묘한 기류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천안함, 연평도 사건의 해법 없이 남북관계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모처럼 조성된 기류를 활용하는 대담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어디에선가 남북 비밀접촉 2라운드가 벌써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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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도착한 울란우데역 철통봉쇄… 교외 나가는 전철 하루종일 운행중단

    23일 밤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트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기차역 주변 곳곳에는 경찰이 배치됐고 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정차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랫폼 쪽으로는 아예 접근이 불가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특별열차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사정에 따라 플랫폼이 변경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도착 플랫폼 변경을 알리는 안내방송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계속 우왕좌왕하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주민들은 대부분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김정일, 옛 소련시대 전투기 공장 찾아… 호수서 유람선 타보고 수영 즐기기도 ▼한 택시운전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김정일이 온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늘 시내에서 교외로 나가는 전철은 하루 종일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현지 시간)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울란우데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는 뱌체슬라프 나고비친 부랴트공화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전권대표 빅토르 이샤예프와 시베리아 연방관구 대통령전권대표 빅토르 톨로콘스키가 특별열차를 함께 타고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약 1시간 전부터 울란우데 역 주변에는 경찰과 보안요원들이 배치돼 역으로 향하는 통로를 전면 차단했고 언론의 접근도 막았다. 출근하기 위해 기차를 타려던 승객들이 역사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일부 승객은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약 20분 동안 진행된 영접 행사가 끝난 뒤 특별열차에 싣고 온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타고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울란우데에서 서북쪽으로 170km 정도 떨어진 바이칼 호 동쪽 호숫가의 투르카 마을을 찾았다. 바이칼 호로 흘러들어 가는 작은 강가에 있는 투르카 마을은 현재 관광 중심 경제특구로 개발되고 있다.울란우데의 지역 언론인 리아옴스크인포는 “김 위원장이 울란우데 역에 도착해 메르세데스벤츠에 탄 뒤 바르구진 지역 방향으로 향했다”며 “시민들은 김 위원장의 차량이 (최신식이 아니라) 1990년대식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는 등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바이칼 호의 물로 채워진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겼으며 바이칼 호에서만 자라는 민물고기인 ‘오물’ 구이 등 부랴트 전통음식을 맛보기도 했다.울란우데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곧이어 외곽에 있는 항공기 제작공장 아비야자보드를 방문했다. 아비야자보드는 옛 소련 시절인 1930년대 말부터 수호이, 미그 전투기와 Mi-8, Mi-171 헬기를 함께 생산해온 유명 항공기 제작공장이다. 김 위원장이 투르카 마을과 아비야자보드를 방문하는 동안 도로에선 몇 시간 동안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도로에는 20m마다 경찰관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호를 펼쳤다.러시아 통신인 프리마메디야는 김 위원장이 소스노비 보르(소나무 숲)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은 옛 소련군의 동부지역 최고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현재 러시아군 동부 군관구 소속 제11공수타격여단이 자리 잡고 있다. 소스노비 보르는 1990년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휴가를 보낸 적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한편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푸틴 총리가 내년 가을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러시아 언론 보도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반면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동거리를 훨씬 단축할 수 있어 중국을 거쳐 귀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울란우데=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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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정전체제 60년의 피로증후군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조선)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은 6·25전쟁 발발 3년 1개월 만인 1953년 7월 27일 체결됐다. 협상은 1951년 7월 10일 개성에서 시작됐다. 미군 극동해군사령관 터너 조이 중장을 수석대표로 한 유엔군 측 대표단 5명 가운데 유일한 한국군 대표는 백선엽 장군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절대 반대’를 외친 회담에 유엔군 측의 지명을 받아 협상장에 들어간 그의 심정은 복잡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마주앉은 상대를 노려보는 것뿐이었다. 어느 날 북한 대표는 백지에 빨간 색연필로 낙서를 하더니 슬며시 나에게 보였다. ‘제국주의자의 주구는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 주먹으로 갈겨주고도 싶었지만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우리가 힘을 기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뿐이었다.”(회고록 ‘군과 나’에서) 이렇게 시작된 협상은 2년이나 계속됐다. 38선 전역에 걸쳐 참혹한 진지 쟁탈전이 벌어졌고 미군의 북폭도 이어졌다. 정전협상 시작 이전보다 이후의 희생자가 더 많았다. 그 사이 한국군 대표는 네 차례나 바뀌었지만 모두 유엔군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정한 이들이었다. 이승만은 이들을 만나면 언제나 “자네가 무슨 대표라지?”라고 물으며 못마땅해했다. 그럼에도 이승만은 처음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각료들에게도 침묵을 지키라고 지시했다. 김일성의 도발로 시작된 전쟁이지만 어느덧 미-중 전쟁이 된 상황에서 정전회담도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이승만은 저항하기 시작했다. 반공포로 2만7000명을 석방하는 실력행사까지 했다. 미국은 한때 쿠데타로 이승만을 축출할 생각까지 했지만 이승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벼랑 끝 전술로 이승만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승만은 끝내 정전협정 조인식에 한국군 대표를 참석시키지 않았다. 이는 지금까지도 한국의 당사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으며 미국을 향해 평화체제 전환을 운운하는 북한 측 주장의 빌미가 됐다. 정전협정 이후 남북 간에는 군사적 도발과 충돌이 끊이지 않았지만 제2의 6·25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수많은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이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협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정전협정은 전쟁의 종식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현상유지를 바라는 강대국들의 의사에 따른 전쟁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에 불과했고 이는 곧 한반도 분단의 고착화를 의미했다. 정전체제 60년이 됐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기본적인 대결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이후 형성된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는 정전협정 당시의 ‘한미 대 북중’ 구도를 재현하고 있다. 당장 무력도발에 직면한 우리에겐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는 먼 이야기처럼 보인다. 다만 이미 1년이 훨씬 지난 천안함 대결구도가 마냥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상유지를 원하는 주요2개국(G2) 시대의 미국과 중국도 한반도 긴장 지속에 피로감을 느끼며 남북 당사자의 뜻과 관계없이 ‘천안함 정전체제’를 모색할 수도 있다. 정전협정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듯 60년이 지난 지금도 선택의 폭은 제한돼 있다.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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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깃줄에 걸려 공군훈련기 추락… 2명 순직

    21일 오후 1시 30분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리 농로에 공군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기는 이날 청원군 공군사관학교 예하 212비행교육대대에서 이륙한 뒤 비행훈련을 하다 활주로에서 약 1.8km 떨어진 지점에서 추락했다. 사고 직후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해 사고기의 화재 진압과 탑승자 구출에 나섰지만 훈련기에 타고 있던 비행교수 남관우 씨(54·2급 군무원)와 이민우 소위(24·공사 59기)는 현장에서 순직했다. 예비역 대령(공사 30기)인 남 씨가 공사에 진학해 조종사와 비행교수가 된 것은 부친 남상구 씨(80)의 영향이 컸다. 부친도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역 대령(조종간부 5기)으로 1972년부터 14년간 212교육대대에서 비행교수로 근무했다. 아들이 공사 생도로 초등비행 교육을 받으러 212교육대대에 들어갔을 때도 남 씨는 교관생활을 하고 있었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비행훈련을 받은 많은 장교는 지금도 남상구 교수를 가장 훌륭한 비행교수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남 씨는 대령 만기 전역을 4년여 앞둔 2009년 부친처럼 비행교수가 되기 위해 전역한 뒤 212교육대대 비행교수가 됐다. 동료 교수들은 “누구보다 비행을 좋아했고 후배 양성에 보람을 느꼈던 남 교수가 부친보다 먼저 순직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군은 성일환 참모차장(중장)을 위원장으로 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T-103의 비행훈련을 금지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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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의정부 등 다른 기지에도 운반”… 軍은 침묵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몰 의혹 파문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엽제 반입과 처리 실태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1970년대 초 캠프 캐럴 외에 경기 의정부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미군기지로도 고엽제로 추정되는 다량의 드럼통을 옮겼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지만 군 당국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캠프 캐럴 내에 다량의 고엽제를 묻었다는 의혹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미국과 공동조사에 신속히 합의한 것도 이번 사안이 그만큼 충격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과거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한군 예상 침투로의 수풀과 잡목을 없애기 위해 고엽제 살포작전을 공동으로 벌인 사례를 볼 때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엽제 반입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9년 주한미군이 DMZ 인근에 고엽제를 뿌렸다는 비밀문서가 공개된 뒤 국방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968, 69년 DMZ 인근에 모두 5만9000갤런의 고엽제를 뿌렸으며 이 중 독성이 강한 에이전트 오렌지는 2만1000갤런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고엽제 살포는 미2사단이 먼저 요구했고 한국군도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1969년 이후에도 한미 군 당국이 소규모로 고엽제 살포작전을 벌인 점에 비춰볼 때 실제 반입량은 5만9000갤런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쓰고 남은 고엽제의 상당량을 미국으로 가져가지 않고 주한미군이 주둔한 한국으로 들여와 몰래 폐기했을 개연성을 제기한다. 한 전문가는 “미군이 느슨한 한국의 환경 감시를 틈타 한국 정부 몰래 들여왔거나 한국이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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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홍보지원정책과장 류정영 △저작권보호〃 송병호 △도서관정책〃 황두연 △홍보콘텐츠〃 조기철 △대한민국예술원 예술원사무국 관리〃 허정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 총무〃 문정석 △해외문화홍보원 기획운영〃 김정표 △〃 외신홍보팀장 하현봉 △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장 손진호}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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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개혁 307계획’ MB에 보고

    국방부는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추진 상황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중간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국방개혁은 전작권 전환 일정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며 “군 안팎으로 최대한 소통과 설득을 해서 전체적인 성원과 지지를 얻어가면서 개혁을 추진토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이 전했다. 이에 따라 육해공 3군 참모총장은 내년 11월부터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아 예하 부대를 작전지휘하게 되며, 각 군 본부와 작전사령부는 2014년 말까지 통합된다. 각 군 본부와 작전사령부가 통합되면 각 군의 제1참모차장과 제2참모차장이 군별로 창설되는 작전지휘본부장과 작전지원본부장 역할을 각각 맡게 된다. 다만 육군의 경우 당초 1군과 3군 야전사령부를 합쳐 2014년 말까지 창설하기로 했던 지상작전사령부 대신 육군본부까지 통합한 ‘작전지휘본부’를 창설하기로 했다. 현 제2작전사령부는 전시연합전력의 증원을 담당하는 후방지역 작전과 평시 후방지역 통합방위를 전담하기 위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상부지휘구조는 후속 검증과 최종 준비작업을 거쳐 전작권이 전환되는 2015년 말에 완성될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6월까지 확정하고 세부 편성은 12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 군 본부와 작전사령부를 통합해 새 지휘체계를 갖추려면 전술지휘통제체계(C4I)를 구축하고 지휘소를 보강해야 하는 등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이런 현실적 여건과 전작권 전환 일정을 고려해 개혁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다음 달 초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는 한편 국방개혁 관련 법안을 6월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해·공군 수뇌부 등 군 일각에선 “제반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추진할 경우 실제 작전지휘 과정에서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담당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지금의 군 구조는 상부에 인력이 집중돼 있어 머리 크고 배 나오고 팔다리가 허약한 운동선수와 같다”며 “2015년 전작권 전환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군 구조) 개편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김정두 합참차장(해군 중장)에게 상부지휘구조개편추진본부장을 겸임하도록 하고, 상부지휘구조개편추진단장에 박찬주 육군 소장을 임명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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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국방장관 “軍개혁 신중하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역대 국방장관들을 대상으로 연 국방개혁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의 얘기를 들으며 이마를 긁고 있다. 전직 장관들은 이 자리에서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며 신중하게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왼쪽부터 윤성민 노재현 전 장관, 김 장관, 한민구 합참의장.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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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우다웨이 “남북대화 → 북미대화 → 6자회담”… ‘6자 재개’ 얼음장 녹는 소리?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1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단계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첫 번째 단계에는 남북한 수석대표 회담, 두 번째 단계에는 6자회담 재개 전 북-미 회담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날 밤 중국을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과 만찬을 한 뒤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12일 “중국 측이 큰 틀에서 6자회담을 지향하지만 남북 대화의 중요성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정부는 중국의 제안이 나쁘지 않지만 대화의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남북 대화에 호응해 온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6자회담이 성공하려면 우선 북한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갖고 나와야 된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방문 길에 오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남북회담이나 6자회담을 여는 것은 절차적 수단에 불과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중국과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부상은 전날 베이징에서 ‘UEP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6자회담 테두리 안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니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UEP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한미일의 방침에 대해서도 “토의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미 양국은 고위급 교차 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11일(현지 시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6, 17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클린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역내 이슈에 대한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7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참석 후 9개월 만이다. 클린턴 장관은 16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위성락 본부장은 14일까지 미국에 머물면서 국무부의 한반도 정책라인인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12일)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특사(13일), 로버트 아인혼 대북제재조정관(14일) 등을 차례로 면담한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201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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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 총성없는 전자戰

    북한이 지난해 8월에 이어 최근 수도권을 겨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을 교란하는 전파를 발사하는 등 대남 전자전(電子戰)을 감행해 군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의 GPS 교란을 막을 수 있는 신형 군용 GPS를 사용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 있다”면서도 향후 북한의 대규모 전자전에 맞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북한은 1970년대부터 초보적인 전자전을 준비해왔다. 현재 평양∼원산 이남 지역에 대남 전자전을 수행하는 기지 수십 곳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50∼100km 범위 안의 GPS 전파를 교란할 수 있는 러시아제 차량 탑재형 전파방해 장비를 도입해 군사분계선(MDL) 인근 2, 3곳에 배치했다. 남한 지역 대부분이 포함되는 400km 범위 안의 GPS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신형 장비를 러시아에서 도입했다는 첩보도 있다. 또 주요 부대 간 통신망을 감청이 어려운 광케이블로 교체해 전자전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대남 전자전을 주도하는 북한의 핵심기관은 2001년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설치한 정보통제센터로 정찰국의 감청·정보정찰부대와 각 군 전자정보연구소 등을 지휘하고 있다. 정보통제센터의 지휘를 받는 ‘정찰국 121소’와 ‘적공국 204소’는 대남 사이버전 전담조직으로 2009년에 이어 최근 발생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한국군도 1993년 프랑스제 전자공격(EA) 장비와 전자전지원(ES) 장비를 도입해 최전방에 배치해왔다. EA 장비는 고주파를 발사해 북한군의 통신 장비를 교란하고, ES 장비는 일정 영역의 주파수 범위 안에 걸려든 북한의 통신 내용을 감청해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또 군 당국은 북한군의 광케이블 통신망에 대한 감청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동부전선 일대에 차기 전자전 장비를 배치할 계획이다. 공군은 전투기에 탑재된 전파방해 장비의 성능을 확인하고 그 절차를 숙달하는 전자전 훈련 장비(EWT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국방과학연구소(ADD)는 강력한 전자기파(EMP)를 방출해 반경 1km 안의 전자통신 장비를 무력화하는 EMP탄을 2014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른바 ‘e폭탄’으로 불리는 고출력마이크로웨이브(HPM)탄도 개발하고 있다. 박창규 ADD 소장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에서 (EMP탄의) 전력화를 요구할 경우 전력화가 가능한 수준까지는 된 것 같다”고 답변했다.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북한의 GPS 교란전파 발사와 관련해 9일 긴급 당정협의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회의에는 한나라당 국방위원들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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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평양성’의 三國과 대한민국 3軍

    얼마 전 영화 ‘평양성’을 보면서 실컷 웃었다. 삼국통일과 전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믹사극으로 변신시킨 첫 번째 요소는 걸쭉한 경상도와 전라도, 이북 사투리였다. 이준익 감독은 사투리로 대변되는 삼국의 분열을 통해 여러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으리라. 전작인 ‘황산벌’에선 “머시기할 때꺼정 거시기한다”는 계백 장군의 지시를 신라군이 정탐해내고도 뜻풀이를 못해 쩔쩔맨다. 삼국시대의 언어는 어땠을까. 중국 문헌의 단편적인 기록뿐이어서 해석이 엇갈리지만 삼국 사이엔 단순히 사투리의 문제가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았다는 게 유력한 해석인 듯하다. 특히 고구려와 신라 사이엔 말이 달라 백제인의 통역이 필요했다고 한다. 백제의 지배층 언어는 고구려어, 피지배층 언어는 신라어와 비슷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4일 육해공 사관학교 졸업생을 포함한 초임 장교들의 임관식을 TV로 보면서 이 영화를 떠올렸다. 이날 행사는 ‘합동성 강화’가 군의 핵심 화두가 되면서 마련된 창군 이래 최초의 합동임관식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군이 유기적으로 하늘과 바다, 육지에서 통합작전을 수행하는 합동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견상 군대만큼이나 균질한 조직도 없다. 각 군은 제복 색깔과 계급장 표시, ‘충성’ ‘필승’ 등의 경례구호가 다르고, 오후 1시를 육·공군은 ‘십삼 시’로, 해군은 ‘열세 시’로 다르게 말하지만 국민들에겐 모두가 같은 ‘대한민국 국군’이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3군의 의식과 문화는 제각각이고 저마다 타군을 폄훼하기 일쑤다. “멋만 부리는 해·공군이 전략·전술을 알기나 하느냐”며 무시하는 육군과 “한국에선 육군 다음에 예비군, 그 다음이 구세군, 그리고 해·공군”이라며 자조하는 해·공군 사이엔 불신의 골이 깊다. 긴밀한 합동작전이 필수적인 현대전에서 군 간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한국군 최대의 적은 ‘군복 색깔이 다른 아군’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3군 합동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임진왜란 때 해전을 모르는 군 지휘부는 수군을 억지로 출정시켜 사지에 몰아넣었다. 도원수 권율은 통제사 원균을 불러 곤장을 치기도 했다.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군 개혁의 요체도 합동성 강화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개혁 프로그램은 각 군의 뿌리 깊은 이기주의 탓에 용두사미가 되곤 했다. 이명박 정부는 상부지휘구조 개편 등 과감한 개혁을 군에 요구하고 있다. 한때 3군 사관학교 통합도 검토했지만 각 군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포기했다. 지역 합동군사령부로 창설하려던 ‘서북해역사령부’가 해병대만의 ‘서북도서방어사령부’로 축소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임기 4년차의 이명박 정부에서 과감한 군 개혁은 쉽지 않은 과제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일단 군 내부의 저항을 무마해 국회로 넘기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려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그렇다고 다음 정부로 넘길 일은 아니다.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합동성 강화의 핵심은 타군에 대한 이해에 있다. 우선 이미 국방개혁법에 규정돼 있는 합참 내 3군 보직 비율(2 대 1 대 1)을 지켜 해·공군의 피해의식을 없애고 사관학교 교육 통합, 타군 교류 근무 및 작전 체험 등을 통해 군 간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영국군은 육해공 장교들에게 서로 역할을 바꿔 워게임(war game)까지 시킨다고 한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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