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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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4-03-24~2024-04-23
칼럼56%
금융13%
미국/북미10%
경제일반3%
사설/칼럼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제일반3%
유럽/EU3%
국제경제3%
  • 美, ‘7000억대 암호화폐 해킹’ 사건 배후로 北 라자루스 지목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생한 7000억 원 대 온라인 게임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지휘를 받는 라자루스를 지목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을 위한 외화 벌이 목적으로 불법 해킹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미국 재무부가 14일(현지 시간) 라자루스와 연결된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지갑 주소(wallet address)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킹된 온라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 운영사 측은 지난달 23일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며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로닌’에 해커가 침투해 6억1500만 달러(약 7560억 원)의 암호화폐를 훔쳐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해킹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미 재무부는 해커들이 사용한 암호화폐 주소를 북한의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등 불법적인 활동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자루스는 2014년 북한 체제를 조롱한 영화를 제작한 미국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곳으로도 알려진 단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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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당선인 “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美와 군사동맹에 기대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중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기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북한에 대해 ‘주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北은 주적…대화채널 열어 투트랙 접근” WP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한미 동맹 강화 등을 통해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무역 상대국으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중국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같은 불공정한 행동이 스스로에 이롭지 않을 것임을 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안보 문제에서 중국은 북한과 동맹이고 우리는 미국과 동맹”이라고 진단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에 관한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깼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했다”면서 “이는 내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다만 “언제라도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대화 채널을 열어놓는 ‘투트랙’ 접근을 하겠다”며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만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꼬집으면서 “우리는 외교의 범위를 한미 관계를 토대로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일례로 “지금까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했지만 나는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에 대해선 즉시 가입하기보다는 일단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등 실무적인 이슈에서 먼저 쿼드 회원국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 윤 당선인은 “민주당 정부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 왔다”면서 “수십 년이 된 식민 지배를 테이블로 끌어오는 것은 양국 관계를 해치고,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한일 관계를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깨지기 쉬운 유리병처럼 다루기보다는 거칠게 다뤘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일 관계가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은 일본 뿐 아니라 한국 국민과 기업에도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젊은이들 조직적 성차별 없이 자라” 윤 당선인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성에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느렸다”면서 “여성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세대와 다르게 젊은 세대는 남녀 간 조직적인 성차별을 받지 않고 자라왔다”며 집단의 관점에서 성평등에 접근하기보다 개별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 행위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민주당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이 직장 내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여성가족부와 여성단체들이 이 문제에 눈을 감아 국민들이 매우 실망했다”며 여당과 정부를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존경하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좋아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선 “나는 어려움에 처하면 혼자 숙고하기보다는 좋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논의를 하는 편”이라며 “그래도 답을 찾기 힘들 땐 무엇이 옳은 일인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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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차 혁신 이제 시작… 체격만 커선 안돼”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오토쇼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본 혼다를 제친 소감을 묻자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변화와 스피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변화시키려 한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자 “내부적으로 변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변화의 과정에 있다”며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 되고 30점이나 40점”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올라간 데 대해서도 “창업주가 ‘현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 대교 등을 일구셨고 당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바꿔 나간다기보다는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이런 일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또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회사에서도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와서 규제 완화에 대한 새 정부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자율주행 등 세세한 부분을 말씀드렸고, (우리 말씀을) 많이 들어주셔서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정부든지 우린 항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해왔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한결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부든지 저희가 하기에 달렸다”며 “안 풀리는 부분 있으면 안타깝지만 다른 쪽으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사업에 대해선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에 조금 에러(오류)가 있어 수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하는 목표가 있어 달성하는 데 딜레이(지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추진에 대해선 “지배구조 개편은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며 “사업적 변화가 많은 만큼 신사업을 보면서 하는 게 좋다고 보며, 페이스에 맞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뉴욕오토쇼는 1900년 시작돼 올해로 120회를 맞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세계 올해의 전기차’와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도 선정되며 6개 부문 중 3개를 휩쓸었다. 심사위원단은 아이오닉5에 대해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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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회장 “내부 체질 개선 필요…새 정부 규제완화 기대”

    “차를 많이 판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오토쇼 참가를 위해 뉴욕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본 혼다를 제친 소회를 묻자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저희 내부 체질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고 본다”며 “체력과 체질이 좋아야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와서 규제 완화에 대한 새 정부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자율주행 등 세세한 부분을 말씀드렸고, (우리 말씀을) 많이 들어주셔서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부든지 우린 항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해왔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한결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부든지 저희 하기에 달렸다”며 “안 풀리는 부분 있으면 안타깝지만 다른 쪽으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창업주가 ‘현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 대교 등을 일구셨고 당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바꿔나간다기보다는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변화시키려 한 노력에 대해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며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되고 30이나 40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세대 먹거리’에 대해 “전 세계에서 우리가 잘 하다 보면 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일자리가 국내와 해외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정세에 대해 “(이런 일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또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회사에서도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뉴욕오토쇼는 1900년 시작돼 올해로 120회를 맞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과 지난해 열리지 못했고 올해 3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 이날 오토쇼가 열린 맨해튼 재비츠센터는 팬데믹 기간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임시 병상, 또는 대형 백신 접종소로 쓰였다. 이번에는 전시회가 오프라인으로 재개됐고 백신 접종 검사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하지 않는다. 프레스데이인 이날 대부분 참석자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포함한 행사에 임했다.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도요타 포드 닛산 인피니티 스바루 등 33개 브랜드, 50여 차종이 전시됐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전기차가 대세를 이뤘다. 행사장에는 전시 차량의 주행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트랙도 설치됐다. 현대차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 디자인은 계승하면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새 모델은 국내에서는 다음달에, 북미 시장에서는 올여름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도 이날 북미 전용 SUV 텔루라이드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내비게이션의 제한속도 정보를 넘겨 주행하면 경고하는 등의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넣고 5명까지 접속 가능한 차량용 와이파이 기능 등을 추가했다. 기아는 또 친환경 SUV 모델 ‘디 올 뉴 기아 니로’(신형 니로)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이날 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월드카어워즈 ‘2022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대상 ‘올해의 차’를 포함한 3개 부문을 휩쓸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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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뉴욕 지하철, 연막탄 터진후 권총 탕탕탕… 최소 29명 부상

    12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출근길 지하철 객차 안에서 ‘묻지 마 범행’으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사망자는 없지만 최소 29명이 부상을 입었고 범인이 아직 붙잡히지 않아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당국은 흑인 남성 프랭크 제임스 씨(62·사진)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5만 달러(약 6150만 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뉴욕경찰(NYPD) 출신인 에릭 애덤스 시장은 1월 취임 후 줄곧 강력범죄 근절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올 들어 이달 3일까지 뉴욕에서는 296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져 작년 같은 기간(260건)보다 늘었다. 중부 아이오와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 사건에 관한 긴급 보고를 받고 범인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33발 난사…바닥 피로 흥건 이날 오전 8시 24분경 뉴욕 브루클린의 지하철 ‘N’ 노선에서 맨해튼 방향으로 향하던 열차가 브루클린 선셋파크 36번가 역으로 진입할 무렵 객차 안에서 갑자기 희뿌연 연기가 퍼졌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잇따라 총성이 울렸고 열차 안은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범인을 똑똑히 봤다는 승객 피팀 젤로시 씨는 뉴욕타임스(NYT)에 “건설 인부처럼 입은 남자가 가까이 다가왔다. 단순히 마약에 취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상한 말을 내뱉더니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승객의 증언에 따르면 이 남성은 가방에서 방독면을 꺼내 쓴 후 연막탄을 던졌다. 연기가 퍼지자 마구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열차가 36번가 역에 멈추자 해당 칸의 승객들은 급히 열차를 빠져나가 도망가거나 맞은편 ‘R’ 노선 열차에 탑승했다. 승강장의 다른 시민들은 열차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빠져나오는 승객들을 발견한 후 사태의 위중함을 파악했다. 해당 객차에 있었던 야브 몬타노 씨는 CNN에 “당시 열차 안에 40∼50명 정도가 있었다.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열차와 승강장 바닥이 상당 부분 피로 얼룩져 있다. 범인 바로 옆에 앉았다는 다른 승객 후라리 벵카다 씨 또한 인근의 임신부를 도우려다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여성이 ‘아기를 가졌다’고 해서 그를 보호하기 위해 끌어안았는데 뒤에서 계속 몰려나오는 사람들에게 밀렸다. 그 순간 무릎 뒤쪽에 총을 맞았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살면서 최악의 고통을 느꼈다며 “다시 지하철을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29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중 10명은 총상을 입었지만 생명이 위독한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9밀리 권총 탄환이 총 33발 발사됐다”며 “권총, 3개의 탄창, 4개의 연막탄 및 손도끼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 용의자, 사건 전날 “사람 죽이고 싶다”경찰은 현장에서 신용카드 및 자동차 열쇠를 발견한 후 이 물품의 주인인 제임스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는 범행 하루 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트럭 한 대를 빌린 뒤 브루클린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의 사진을 공개하고 현상금도 걸었다. 그의 자세한 신원, 범행 동기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제임스 씨는 사건 전날인 11일 유튜브 동영상에서 “나는 사람을 죽이고 싶고,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다른 동영상에서는 “나는 증오, 분노, 비통함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인종 문제를 거론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흑인들이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납득할 수 없는 장광설도 펼쳤다. 경찰은 사건 직후 ‘테러’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곧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사건 현장은 브루클린 내 차이나타운과 멀지 않다. 아직 아시아계 증오 범죄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을 보고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뉴욕경찰과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주변 학교들에는 대피 명령을 내려 학생들을 학교 안에 머물게 하고,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금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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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이 만든 버거 드세요”… 서빙·배달까지 美 외식업계 無人 열풍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있는 한 쇼핑몰. 지나가던 사람들이 통행로에 있는 붉은색 자판기를 신기한 듯 연신 들여다봤다. 지난달 초에 설치된 이 자판기의 이름은 ‘로보 버거’. 이 자판기는 즉석에서 햄버거를 자동으로 조리해 판매하는 기계다. 주문, 결제 등의 영역에서만 활발했던 무인화와 자동화의 바람이 조리 영역으로도 확대된 것이다.》 자판기 내 로봇 셰프는 냉동 상태인 고기 패티와 빵을 굽고,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리고 햄버거를 상자에 넣는 과정을 홀로 처리한다. 가격은 6.99달러(약 8600원)다. 신용카드,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양념은 뺄 수도 있다. 기자도 기계의 안내에 맞춰 햄버거를 주문했다. 결제를 마쳤더니 조리를 시작하는 소리가 곧바로 들렸다. 약 7분이 경과하자 아래에 있는 출구를 통해 뜨끈한 햄버거 하나가 작은 상자에 담긴 채 나왔다. 고기 패티에 치즈가 있고 케첩이 뿌려져 있었다. 시민 켈리 씨는 “이것이 바로 미래 기술이냐. 그런데 우리 이러다가 일자리 잃는 것 아니냐”며 본인 또한 주문을 넣었다. 기자가 관리 직원에게 ‘햄버거 자판기가 미국에서 처음이냐’고 묻자 그는 “미국이 아니라 세계에서 최초”라며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했다. 코로나19·구인난이 원인 최근 미국에서는 음식점 및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무인화와 자동화 바람이 거세다. 특히 외식업계에서는 조리, 서빙, 배달, 결제 등 전 영역에서 로봇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그 배경에 두 가지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자들이 대면 접촉을 꺼리기 시작했다. 터치스크린, 무인자판기 같은 비접촉 거래 방식이 정착되면서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대세가 된 것이다. 산업 현장의 역대급 구인난 또한 이런 현상에 한몫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 2월 한 달 동안에만 435만 명의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직장을 관뒀다. 반면 기업들의 구인공고는 1130만 건에 달한다. 코로나19 기간 정부 지원금에 따른 소득 증가, 대면근로 기피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일터에 복귀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이에 고용주 또한 로봇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 로봇업계 연합체 ‘선진자동화협회(A3)’에 따르면 북미의 산업용 로봇 주문량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3만9708대로 전년보다 28% 급증했다. 특히 기존에 로봇들을 자주 이용했던 자동차업계 외에도 식품, 소비재, 금속 업종에서 유난히 주문이 빠르게 늘었다. 로봇이 생산성이 높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꺼리는 고되고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을 많은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고용주-소비자-종업원 만족 외식업계의 무인 열풍은 고용주와 소비자 모두 유리한 점이 많다. 우선 고용주는 인건비와 직원 관리에 드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계로 제조하는 만큼 품질의 균일성과 위생관리의 안전성 면도 사람보다 낫다는 평가 나온다. 고객 역시 적지 않은 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찾은 뉴욕 맨해튼의 이스트빌리지에 있는 만두 프랜차이즈 식당. 외관은 여느 식당과 다름없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언뜻 보면 지하철 사물함 같이 생긴 생소한 장치가 눈에 띄었다. 주문한 음식물을 가져갈 수 있는 무인 픽업박스다. 매장 내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음식 주문과 결제를 하고 몇 분 뒤 음식이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바코드를 스캔해 지정된 픽업박스에서 음식을 찾아가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식당은 매장 내 서빙 종업원을 둘 필요가 없어 경비가 절감되고, 고객도 음식값의 평균 15∼25%에 이르는 팁을 주지 않아도 돼 ‘윈윈’이다. 식당 매니저 조니에인절 델 토로 씨는 “조리는 주방에서 하고 음식이 준비되면 픽업박스에 음식을 넣고 손님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린다”며 “박스는 음식 종류에 맞춰 온도 조절이 돼 있다”고 안내했다. 반드시 매장에 와서 주문할 필요 없이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와서 찾아갈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이런 무인 매장을 뉴욕시 전역은 물론이고 뉴저지주 등 미 북동부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북동부 미시간주 앤아버의 식당 ‘미스김’을 운영하는 한국계 김지혜 씨는 지난해 배달 로봇을 시험 사용했다. 바퀴로 주행하는 작은 무인차량으로 뚜껑을 열고 음식을 넣은 뒤 닫으면 배정된 주소로 배달해준다. 김 씨는 “코로나19로 배달 로봇의 쓰임새가 매우 커졌다”며 고객들 또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음식을 전달해주면 감염 위험이 적어진다며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 음식점 업주 입장에서는 ‘도어대시’ 등 사람이 하는 음식배달 앱서비스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을 반긴다. 또 여러 곳을 한꺼번에 들르지 않고 한 번에 한 곳씩만 배달을 하니 음식이 식기 전에 제때 배달이 돼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다. 인간 배달원처럼 갑자기 결근을 하는 일도 없고, 월급을 올려 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다. 로봇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느낄 법한 종업원들조차 반긴다. 고된 단순 업무를 로봇이 떠안아주면 여유를 갖고 고객을 응대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프랜차이즈도 속속 로봇 도입 미 대형 프랜차이즈 전문점들도 로봇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멕시칸 음식 전문 체인 ‘치폴레’는 최근 간판 메뉴인 토르티야칩의 제조를 로봇에 맡기기로 했다. 치폴레와 파트너십을 맺은 유명 로봇업체 미소로보틱스의 마이클 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구인난은 조만간 사라질 현상이 아니다”라며 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미소로보틱스는 유명 햄버거 체인 ‘화이트 캐슬’에도 감자튀김을 만들고 햄 패티를 굽는 로봇 ‘플리피’를 납품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인 파네라 브레드 역시 미소로보틱스의 자동 커피 추출 기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문, 조리, 배달 등에서 100% 완전한 자동화가 이뤄지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음식배달 로봇만 해도 제대로 배달을 수행하는지 체크하기 위해 회사 직원이 뒤에서 일일이 따라다닐 때도 많다. 그럼에도 외식업계 전반의 무인화 열풍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상시 직원을 두지 않아도 되고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진열대와 결제 키오스크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어 소자본 창업도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전염병 대유행의 종식과 별개로 로봇이 만들어준 음식과 커피를 마시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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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막탄 터트리고 총기난사…출근길 뉴욕지하철 29명 부상

    미국 뉴욕시의 출근길 지하철 객차 안에서 한 흑인 남성 무차별로 승객들에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10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범인이 아직 붙잡히지 않아서 뉴욕 시민들은 추가 범행 가능성을 우려하며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강력 범죄와 증오 범죄가 빈발하는 뉴욕에서 급기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총격까지 벌어져 미국 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연막탄 던지고 30여 발 발사12일(현지 시간) 오전 8시 24분경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맨해튼 방면 36번가역으로 향하던 ‘N’ 지하철 열차 안에서 갑자기 희뿌연 연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십 발의 총성이 잇달아 들렸고 열차 안은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열차에 같이 탔던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녹색 작업복을 입은 한 흑인 남성이 갑자기 자신의 가방에서 방독면을 꺼내 쓰더니 열차 내에 연막탄을 던졌다. 그리고 연기가 열차에 모두 퍼지자 그는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열차 안에서 범인을 봤다는 질로시 씨는 뉴욕타임스(NYT)에 “건설인부처럼 입은 남자가 가까이 다가왔는데 위협적으로 느껴졌지만 그냥 마약에 취한 사람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이상한 말을 내뱉더니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나를 먼저 겨냥했지만 운 좋게 총알이 바지에 스쳤다”며 “공격이 계속됐지만 마침 열차가 밀려서 다음 역에 도착하기까지 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고 회고했다. 열차가 36번가역에 멈추자 사람들은 급히 객차를 빠져나가 도망가기 시작했다. 당시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피투성이가 된 승객들을 발견하고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범인과 같은 열차에 탔던 야브 몬타노 씨는 CNN방송에 “처음에는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면서 “다행히 의자 뒤에 숨어서 몸을 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열차가 지체되자 사람들은 총격과 연기를 피해 다른 칸으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문을 열지는 못 했다. 그는 “당시 객차 안에는 40~50명 정도가 있었다”며 “객차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고 했다. 범인 옆에 앉았다는 호텔 직원 벤카다 씨는 “총격이 거의 2분 동안은 이어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총격으로 총 29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중 10명은 총상을 입었다. 다만 이중 생명이 위독한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직후 뉴욕시는 주변 도로들을 봉쇄하는 한편 학교에 대피 명령을 내려 학생들을 교내에 머물게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사건 당시 9밀리 권총이 모두 33발 발사됐다”면서 “현장에서 권총과 3개의 탄창, 4발의 연막탄 및 손도끼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 62세 흑인 남성 용의선상경찰은 이날 저녁 사건 현장에 떨어진 신용카드 및 자동차 열쇠를 발견하고, 그 주인으로 62세 흑인 남성 프랭크 제임스를 용의자로 특정해 그의 행방을 찾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제임스는 전날 필라델피아에서 유홀(셀프 이사용 차량) 트럭 한 대를 빌린 뒤 브루클린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NYPD)은 “우리는 제임스가 이 열차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그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그가 총격을 직접 자행한 장본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 범인 검거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범행의 동기도 미궁이다. 경찰은 당초 이를 ‘테러 사건’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다시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사건 현장인 36번가역은 브루클린에 있는 차이나타운과 멀지 않은 거리지만, 아시아계 증오 범죄와 관련이 있는지도 아직은 확인된 바가 없다. 뉴욕시는 경찰 출신인 에릭 애덤스 현 시장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범죄 소탕을 위해 자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강력범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 들어 4월 3일까지 뉴욕시 총격 사건은 29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260건에 비해 더 증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해자를 찾을 때까지 경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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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월 물가 8.5% 껑충… 41년만에 최대폭

    급등세를 이어가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결국 8%대마저 돌파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급망 교란 등의 요인이 미국발 물가 급등과 복합적으로 맞물려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 시간)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올랐다고 밝혔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4%보다도 0.1%포인트 높았다.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로는 1.2% 올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1.4%에 불과했던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같은 해 6월 5%대를 돌파한 뒤 올해 2월 7.9%까지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왔다. 가뜩이나 오름세를 이어가던 원유 등 에너지 및 식량 가격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승률이 더욱 높아지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방송에 현재 물가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국내 증시도 하락하는 등 한국 경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새 정부도 달라진 경제 여건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3.1%)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음 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성장률은 하향, 인플레이션은 상향’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0.98% 내린 2,666.76에 마감했다.우크라 침공-공급망 위기 등 겹쳐… 美 물가상승 부채질美 3월 물가 8.5% 급등‘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 고조美, 내달 금리 0.5%P 인상 가능성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8%대 중반으로 올라서면서 글로벌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쇼크로 인해 1970년대와 유사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미국의 물가 급등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미 근로자 임금 상승, 구인난 등의 요인이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대규모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내내 글로벌 경제를 괴롭혔던 공급망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면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미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뉴욕연방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예상치)은 올해 3월 6.6%로 전달 6%보다 높았다. 2013년 조사 개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게 형성되면 소비자들이 미래의 가격 상승에 대비해 현재의 소비를 더 늘려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바짝 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2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연준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보유자산 축소) 등 다양한 ‘긴축 카드’를 쏟아낼 방침이다. 물가 급등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가능성 등의 우려로 전날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18% 내렸고 다른 주요 지수도 1%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또 중국의 대규모 봉쇄가 경제 활동 감소와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 급락한 배럴당 9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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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공급망 위기 등 겹쳐… 美 물가상승 부채질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8%대 중반으로 올라서면서 글로벌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쇼크로 인해 1970년대와 유사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미국의 물가 급등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미 근로자 임금 상승, 구인난 등의 요인이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대규모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내내 글로벌 경제를 괴롭혔던 공급망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면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미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뉴욕연방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예상치)은 올해 3월 6.6%로 전달 6%보다 높았다. 2013년 조사 개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게 형성되면 소비자들이 미래의 가격 상승에 대비해 현재의 소비를 더 늘려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바짝 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2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연준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보유자산 축소) 등 다양한 ‘긴축 카드’를 쏟아낼 방침이다. 물가 급등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가능성 등의 우려로 전날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18% 내렸고 다른 주요 지수도 1%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또 중국의 대규모 봉쇄가 경제 활동 감소와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 급락한 배럴당 9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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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새 범죄 악용 10배 늘어”…美, ‘유령총’ 본격 규제 나서

    미국이 최근 범죄에 자주 쓰이는 유령총(Ghost Gun) 규제에 나선다. 유령총은 사용자가 인터넷 등에서 부품을 따로 사서 조립해 만드는 총기로 규제가 허술해 범죄에 많이 악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유령총은 많은 범죄자가 사용하는 무기”라며 “앞으로 유령총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연방정부가 기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총기 제작기계와 부품 키트가 버젓이 팔린다. 이 부품들은 현행 법상 총기로 간주되지 않아 완성총에 부여되는 고유 일련번호도 없고, 구매자 신원 확인도 않는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부품을 구입해 유튜브 조립법 영상 등을 보며 총을 만들 수 있다어 전과자, 정신질환자 등 총기 소지가 제한된 사람이 범죄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유령총은 약 2만 정으로 최근 5년 새 10배가량 늘었다. 백악관은 유령총 제작틀이나 부품에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부품 판매상도 총기 판매자처럼 연방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유령총 판매자는 구매자 신원을 반드시 확인하고 판매 기록을 보관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2만726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유령총은 최근 한국에서도 문제가 돼 지난해 6월 해외에서 총기 부품을 들여와 총을 제작한 현역 군인들이 경찰에 적발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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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러産 원유 제재 논의… ‘전면 금수’엔 이견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원유 수입 규제를 할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다만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크고 EU 회원국들 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려 조속히 합의안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외교장관들이 11일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관련 규제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EU 집행부는 전면적인 금수 조치 대신 각국 경제에 충격을 줄일 만한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원유에 관세를 매기는 방안, 원유 수입대금을 러시아 정부에 직접 지불하지 않고 별도 계좌에 예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산 원유는 현재 EU 전체 원유 수입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막대한 민간인 희생 등 러시아군의 참혹성이 재확인되면서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그러나 러시아 에너지 제재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막을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권자 반발이 예상돼 각국 정부로선 정치적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독일은 다른 회원국들의 압박에도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결선투표를 앞둔 프랑스 대통령 선거도 변수다. 일부 EU 당국자들은 원유 수입 금지 조치가 프랑스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논의를 연기하자는 입장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러시아의 외화표시채권 등급을 기존 ‘CC’에서 ‘SD’(선택적 디폴트)로 하향 조정했다. SD는 채무자가 전체 채무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등급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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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참전 美 미대생 전투 스케치 70년만에 공개

    미대 재학 중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인 로저 스트링햄 씨(93·사진)가 전쟁 당시 한국의 모습을 그린 작품 50여 점이 70년 만에 뒤늦게 공개됐다. 미 비영리단체 한국전쟁유업재단은 9일(현지 시간) 그의 그림 및 인터뷰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1951∼1952년 강원도에서 복무했던 그는 처절한 전투, 병사들의 모습, 마을 풍경 등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았다. 1929년 미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태어난 스트링햄 씨는 한 미술대학을 다니던 중 1950년 말 징집됐다. 이듬해부터 강원 미 육군 보병사단에서 복무를 시작했다.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는 재능을 살려 쉬는 시간마다 그림을 그렸다. 전쟁 중이라 그림에 필요한 각종 도구와 재료를 구할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그는 맥주, 담배, 치약 보급품 상자 등에서 뜯어낸 종이와 연필 가루를 사용했다. 한국의 산세와 마을 풍경을 담은 그림은 물론 전투기 탱크 트럭 등 군사 장비, 전투에 임하는 동료, 야간 순찰 등 전쟁의 급박한 순간을 묘사한 그림도 많다. 그는 그림을 완성하는 족족 안부도 전할 겸 미국에 있는 부모에게 보냈다. 현재 거주 중인 하와이에서 2월 한종우 유업재단 이사장을 만나면서 그림 공개를 결심했다. 2012년부터 참전용사를 만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작업을 하던 한 이사장은 스트링햄 씨를 만나 그림 얘기를 들었고 이를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이 재단은 각국 참전용사의 증언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일을 맡고 있다. 스트링햄 씨는 전쟁 이후 진로를 바꿔 핵물리학자로 활동했고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마천루와 고속도로, 교통 체계 등을 보면서 발전 모습에 엄청나게 감탄했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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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제규모 대비 양육비 부담 세계 최고”…美 투자은행 분석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양육비 부담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CNN방송과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 그룹(JEF)은 중국 베이징의 유와인구연구소 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출생 후 18세까지 아이를 기르는 비용은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국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19년 기준 18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48만5000위안(약 9360만 원)으로 1인당 GDP의 6.9배였다. 영국은 GDP 대비 양육비가 5.25배였고 미국은 4.11배, 독일은 3.64배였다. 다만 가처분소득 대비 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하면 중국이 14개 분석 대상국가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절대 금액만 놓고 보면 중국은 양육비가 가장 적게 드는 나라로 분석됐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는 교육 및 보육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 꼽혔다. 중국의 경우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7만5000만 달러 이상이 들고 대학까지 보내려면 2만2000달러가 추가로 소요된다. 미국의 대학 학비는 중국보다 훨씬 비싸지만 미국은 학자금 대출의 부담을 부모가 아닌 자녀가 지게 된다는 점에서 부모의 양육비 부담은 덜하다고 JEF는 설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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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대생 참전용사의 한국전쟁 기록…처절한 전투 스케치로 담아

    미국 미술대학 출신의 참전용사가 한국전쟁에 투입됐을 당시 그렸던 스케치화와 수채화들이 뒤늦게 세상에 공개됐다. 그의 그림에는 1951~1952년 자신이 복무한 강원도 시골에서 벌어졌던 처절한 전투와 임무 수행 모습, 마을 풍경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한국전쟁유업재단은 9일(현지 시간) 미국인 로저 스트링햄 씨(93)가 당시 그렸던 그림 50여 점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했다. 유업재단은 국가보훈처의 지원으로 세계 각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증언을 수집,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2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태어난 스트링햄 씨는 한 미술대학을 다니던 중 1950년 말 징집돼 이듬해부터 강원도 미 육군 보병사단에서 복무를 시작했다. 평소에는 부대 인근 야간 순찰을 돌고 보급품의 수송 과정을 지키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화된 그는 자신의 그림 재능을 살려 쉬는 시간마다 스스로 본 것들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전쟁 중이라 마땅한 그림 재료를 구할 수 없어 맥주나 담배, 치약 보급품 상자에서 뜯어낸 종이나 연필 가루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스트링햄 씨는 그림을 그리는 대로 이들을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를 전할 겸 미국에 있는 부모에게 보냈다. 예술가인 어머니는 아들의 그림을 모아 1952년 샌프란시스코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그의 청년 시절 작품들은 전투기나 탱크, 트럭, 전투에 임하는 동료, 야간 순찰 장면 같은 전쟁 도중 급박했던 순간들을 묘사한 그림들이 많지만, 단순히 한국의 자연이나 마을 풍경을 담은 그림도 많다. 한국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일본에서 잠시 복무했을 때는 그림물감과 종이를 사서 한국에서의 시절을 과거 기억을 되살려가며 수채화로 그리기도 했다. 그가 이후 70년 간 자기 집에서만 간직해 왔던 그림들을 세상에 공개하게 된 것은 올 2월 현재 살고 있는 하와이에서 한종우 유업재단 이사장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2012년부터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만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작업을 하던 한 이사장은 그에게 우연히 그림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이를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재단을 통해 공개하자는 제안을 하게 됐다. 한 이사장은 “스트링햄 씨가 그림들을 어디에 보관할까 고민하고 있길래 이를 우리에게 맡겨서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하자고 했더니 흔쾌히 동의했다”며 “앞으로도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통해 각국의 후손들에게 한국전쟁에 대해 가르칠 수 있는 교육자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링햄 씨는 한국전쟁 이후에는 자신의 진로를 바꿔서 핵물리학자로 커리어를 쌓았다. 그동안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의 마천루와 고속도로, 교통시스템들을 보면서 발전상에 엄청나게 감탄했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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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 - 무역 ‘러 전방위 퇴출’ 시작됐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참상이 드러나면서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도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긴급 특별 회의에서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 결의안이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통과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유엔 산하기구에서 ‘쫓겨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이번 결의안을 공동 제안한 58개국에 이름을 올린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 7개국(G7) 등이 찬성표를 던졌다. 러시아를 비롯해 북한 중국 쿠바 이란 벨라루스 시리아 등 주로 인권 유린 의혹을 받는 국가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은 ‘러시아 고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권이사회에 이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 상원은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가 WTO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도록 하는 내용도 담은 이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뒀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6일 러시아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한다면 미국은 보이콧하겠다고 밝히며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를 압박했다. 유럽연합(EU)은 7일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에 최종 합의했다. 전체 석탄 수입의 45%를 러시아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동안 꺼리던 에너지 제재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앞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더 나아가 “조만간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도 잇따른다. 일본이 8일 러시아 외교관 8명을 추방한다고 밝히는 등 이날까지 미국과 독일 영국 등 EU 회원국은 러시아 외교관 400명 이상을 추방했다. 민간 차원의 ‘러시아 보이콧’ 역시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접는 해외 기업을 집계하는 미 예일대 경영대학원은 이날 ‘600개 넘는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파리=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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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 대 24’ 러, 유엔기구서 쫓겨나… WTO 배제도 추진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로 7일(현지 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된 러시아는 외교 무대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러시아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유엔 총회 규탄 대상이 된 적은 있지만 산하 기구 퇴출은 처음이다. 인권이사회 퇴출은 2011년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한 리비아 이후 두 번째다. 그만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드러낸 인권 유린과 잔학성에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친러 국가 반대에도 압도적 표차 퇴출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자격 정지 결의안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증거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이날 결의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 사례를 열거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대사는 표결 전 연설을 통해 “우리 배는 안개속에서 치명적인 빙산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이 배를 인권이사회가 아닌 타이태닉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며 “인권이사회를 침몰에서 구하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결의안 찬성을 호소했다. 반면 겐나디 쿠지민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오늘 결의안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인권 상황과 관련이 없다”며 민간인 집단 학살을 거듭 부인했다. 장쥔 중국대사는 “양쪽으로 갈라 선택을 강요하는 이런 성급한 행동은 유엔 분열을 심화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김성 북한대사도 결의안을 “정치적 책략”이라고 비난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 회원국들은 반대했다. 하지만 결의안은 찬성 93표, 반대 24표라는 넉넉한 표차로 가결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지속적이고 극심한 인권 침해국은 유엔 인권기구를 이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140개국 이상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러시아 규탄 결의안 2건에 비해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美, WTO-G20서도 러 ‘배제’ 압박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유엔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을 요구했다. 하지만 유엔 규정상 러시아가 스스로 제명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은 다른 주요 국제기구에서 러시아 고립을 시도하고 있다. 7일 미 상원을 통과한 러시아 제재 법안은 미 정부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퇴출을 추진하도록 규정했다. WTO는 회원국 4분의 3인 148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회원국을 퇴출시킬 수 있다. 현재 WTO 회원이 아닌 국가는 북한과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에 불과하다. 퇴출된다면 러시아로서는 치욕적이다. 미국은 7월과 11월 의장국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러시아가 참석하면 보이콧하겠다고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질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러시아의 국제통화기금(IMF) 퇴출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때가 되면 (입장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며 고심 중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8일 러시아 외교관 8명 추방을 밝힌 일본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등 세계 36개국에서 약 400명이 추방됐다.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 맥도널드 코카콜라 같은 식음료업체, 폭스바겐 벤츠를 비롯한 자동차업체 등 수십 개 업종의 세계적 기업 600곳 이상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접거나 생산을 중단했다.○ EU, 첫 러시아 에너지 제재전체 석탄 수입의 4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EU가 7일 합의한 석탄 금수(禁輸) 조치는 유럽의 첫 번째 러시아 에너지 제재다. 원유 25%, 천연가스 40%도 러시아에 의존하는 EU는 에너지 제재를 꺼리다 7일 우크라이나 보로s카에서 민간인 시신 26구가 발견되는 등 참상이 더 드러나자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회원국이 대체 공급처를 찾도록 120일 유예기간을 둔 뒤 8월 발효된다. 러시아 석유, 천연가스 수입 금지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지만 관련 제재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7개국(G7)도 7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주요 경제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고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8일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금지하는 제재 조치 등을 다음 주 시행한다. 지난달 비축유 442만 배럴 방출에 동의한 한국 정부도 723만 배럴을 추가 방출한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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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인 학살’ 러시아, 국제고립 심화…유엔 인권이사회서 퇴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집단 학살을 저질러 7일(현지 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사실상 쫓겨난 러시아는 외교 무대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됐다. 러시아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유엔 총회에서 규탄 대상이 된 적은 있지만 국제기구에서 퇴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보인 인권 유린과 잔학성에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친러 국가들 반대에도 압도적 표차 퇴출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자격 정지 결의안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증거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유엔 규정에 따르면 중대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저지른 나라는 유엔 총회 표결을 통해 인권이사회 자격이 정지될 수 있다. 이날 결의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 사례를 열거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표결 전 연설을 통해 유엔을 타이타닉호에 비유하며 결의안에 찬성해줄 것을 호소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우리 배는 안개 속에서 치명적인 빙산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이 배를 인권이사회가 아닌 타이타닉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며 “인권이사회를 침몰에서 구하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겐나디 쿠즈민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오늘 결의안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인권 상황과 관련이 없다”며 민간인 집단 학살을 거듭 부인했다. 장쥔 중국 대사도 “양쪽으로 갈라 선택을 강요하는 이런 성급한 행동은 유엔 회원국 간 분열을 심화할 것”이라며 결의안에 반대했다. 김성 북한 대사도 결의안을 “정치적 책략”이라고 비난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 회원국들은 반대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결의안은 찬성 93표, 반대 24표라는 넉넉한 표차로 가결됐다. 다만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140개국 이상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러시아 규탄 결의안 2건에 비하면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체 193개 회원국 중 100개국이 반대나 기권,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가 표결 전 다른 회원국에게 결의안 반대를 요청 또는 압박한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권침해국이 여전히 이사국 지위 유지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세계 각국 인권 상황을 감시, 해결하는 유엔 대표 기구다. 1946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위원회로 출범해 2006년 지금의 이사회로 승격됐다. 3년 임기인 이사국은 현재 47개로 투표를 통해 순차적으로 선출, 교체된다. 인권이사회 결정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국제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북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매년 채택하기도 하다. 그러나 인권이사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많은 인권침해국이 이사국으로 활동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회기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베네수엘라 수단 에리트레아 등 인권 유린 의혹이 있는 나라들이 이사국이다. 이 국가들은 자국 인권 상황을 미화하고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이사국 지위를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결의안 통과 후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지속적이고 극심한 인권 침해국은 유엔 인권기구를 이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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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매달 115조원씩 시중 돈 흡수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매월 950억 달러(약 115조7000억 원)씩 보유자산을 줄여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강도 높은 긴축 정책 예고에 6일(현지 시간) 미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떨어졌다. 이날 한국의 코스피 역시 전일 대비 1.43%(39.17포인트) 내린 2,695.86으로 마쳐 13거래일 만에 2,700 선이 무너졌다. 연준은 6일 공개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를 줄여나가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9년 양적 긴축 당시 월 최대 500억 달러씩 자산을 줄였던 연준이 2배가량 빠른 속도로 긴축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유자산 축소는 5월 FOMC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당초 3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인상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0.25%포인트만 올린 점도 드러났다. 시장은 5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5월 FOMC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30%대 내외였던 것과 큰 차이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5, 6월 FOMC에서 2회 연속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고위 인사 역시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6일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우려스럽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연속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 2인자로 그간 통화 긴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조차 5일 “이르면 다음 달 양적 긴축에 돌입하고 속도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6일 미 나스닥지수는 2.22% 하락해 이틀 연속 2% 이상 급락했다. 7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6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2%), 홍콩 H지수(―1.49%) 등도 하락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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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유엔 인권이사회 퇴출…찬성 93표로 통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유엔 산하기구에서 쫓겨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유엔 총회는 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 긴급 특별 회의에서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통과시켰다. 압도적인 표차였다. 반대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벨라루스 등이었다. 이들은 표결 전 발언을 신청해 “부차 학살 의혹은 조작됐다”, “이번 결의안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은 찬성했다.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표결에서는 기권·불참국을 제외한 나라들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통과되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됐던 나라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던 리비아가 유일했다. 특히 5개 상임이사국 중에는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모든 유엔 산하기구에서 자격을 박탈당한 나라가 한 번도 없었다. 이번 표결로 러시아는 중국 북한 등 일부 ‘우호국’을 제외하면 국제적으로 사실상 고립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 총회 결의안 2건 역시 모두 140개국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이날 표결에 앞서 러시아는 다른 회원국들에게 “이번 결의안에 반대해 달라”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는 다른 나라들에 “결의안 찬성 뿐 아니라 기권이나 불참도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인 태도로 간주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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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2배속 자산축소… 0.5%P 인상 ‘5월 빅스텝’ 단행 예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매월 950억 달러(약 115조7000억 원)씩 보유 자산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강도 높은 긴축 정책 예고에 6일(현지 시간) 미 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7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떨어졌다. 연준은 6일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를 줄여나가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9년 양적 긴축 당시 월 최대 500억 달러씩 자산을 줄였던 연준이 약 2배 가량 빠른 속도로 긴축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유자산 축소는 5월 FOMC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3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인상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0.25%포인트 인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장은 5월 0.5%포인트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5월 FOMC에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30%대 내외였던 것과 큰 차이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5, 6월 FOMC에서 2회 연속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고위 인사 역시 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6일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우려스럽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연속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 2인자로 그간 통화 긴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조차 5일 “이르면 다음달 양적긴축에 돌입하고 속도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6일 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전일보다 0.42%, 0.97% 떨어졌다. 특히 금리 변동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는 2.22% 하락해 이틀 연속 2% 이상 급락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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