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

이상환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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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상환 기자입니다.

paybac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사회일반78%
사건·범죄13%
남북한 관계3%
금융3%
인사일반3%
  • 경찰, 카카오페이 본사 압수수색… 불법 지원금 수십억원 받은 혐의

    경찰이 결제대행사(VAN사)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카카오페이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3일 오후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경기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VAN사 나이스정보통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VAN사로부터 수십억 원의 불법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이스정보통신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카카오페이가 지불해야 할 가맹점 모집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밝힐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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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국정원 부정 채용 의혹’ 박지원 8시간 조사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산하 기관에 측근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지원 전 원장(사진)이 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2일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전날(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2일 서훈 전 원장이 같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약 3주 만이다. 박 전 원장은 조사를 마친 뒤 ‘적합한 절차 없이 채용한 게 맞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인 측근 강모 씨와 박모 씨를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정원 유관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수석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으로 각각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직군은 박사급 학위자들이 최소 10∼15년의 연구 경력을 갖춰야 채용되는데, 두 사람 모두 박사 학위가 없고 외교안보 연구 경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올해 초 자체 감사 과정에서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측근 부정 채용 정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5월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자택과 국정원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국정원장 비서실장실에서 채용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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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호남-제주 물폭탄… 250mm 퍼붓는다

    29일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150mm 이상의 장대비가 종일 내린 데 이어 30일 전라권과 제주 등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29일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청 태안 99.5mm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날 수도권에선 주택 옹벽이 무너지거나 도로와 반지하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이천시에선 하천에서 수영 중이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중부 지방에 비를 뿌리던 정체전선은 빠르게 남하해 이날 저녁부터 30일까지 남부 지방에 최대 250mm의 물 폭탄을 뿌릴 예정이다. 중부 지방은 흐리고 가끔 비가 오는 대신,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이 중 많은 곳은 25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시간당 강수량 역시 30∼60mm로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남하한 정체전선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제주 부근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에 2일까지 전국의 장맛비는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지만 제주는 비가 온다. 3일 남부 지방, 4∼5일은 다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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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장 주식, 곧 상장”… 200억 가로챈 투자자문사 일당 23명 검거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의 최대 180배로 팔며 200억 원가량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투자자문 업체를 차린 후 비상장 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을 운영하며 700여 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리딩방 관계자 23명을 붙잡고 이 중 간부급 4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붙잡은 이들을 검찰에 넘기고 총책 역할을 한 장모 씨(46)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14곳의 비상장 주식에 대해 “3∼6배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속여 주당 액면가가 100원에 불과한 주식을 피해자들에게 최대 1만8000원에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다. 비상장 주식이라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이 주식 거래를 유도한 회사들은 애초에 상장 계획조차 없었고, 일부 업체는 거래 후 폐업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756명 중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70대 여성은 6억5000만 원을 뜯겼다고 한다. 전세 보증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가 돈을 날린 피해자도 있었다. 한 피해자는 파산 신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장 씨는 2018년 7월부터 4년 동안 리딩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일당은 리딩방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가입한 리딩방 회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중 비상장 주식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을 주로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비상장 주식에 대해 허위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경찰은 일당들이 본사를 차린 뒤 점조직 형태로 서울 도봉구, 경기 부천시 등에 지사를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추가로 범행에 연루된 이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지사는 본사로부터 받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거래를 유도하는 대가로 범죄 수익의 25%를 챙겨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유령 업체를 만들어 업체명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하며 수사를 피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장 씨의 집과 본사 및 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대포폰 65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24개, 현금 1억여 원을 확보했다. 범죄수익 약 7억 원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장 씨가 아직 국내에 머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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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침수 피해’ 상도동 반지하 또 잠겨… 차수판 거의 설치 안해

    “이 집에 30년 동안 살았는데 반지하에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건 처음이에요.” 수도권 일대 집중호우가 쏟아진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집주인 한모 씨(86)는 “바가지로 아무리 퍼내도 물이 계속 차올라 이러다 큰일 나는 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12시 49분경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주택 반지하 창고에는 배수관에서 흘러넘친 빗물이 유입되며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펌프차 1대를 동원해 간신히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이 주택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로 50대 여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 이 주택과 인근 주택에는 물막이판(차수판) 등 침수 대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주택 인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박모 씨(52)는 “지난해 폭우 때 피해가 없어 굳이 차수판까지 설치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옆집에서 물이 차오르는 걸 보니 미리 대비를 안 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잇따른 침수 피해… 2명 숨져이날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서는 피해가 잇달았다.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청소년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55분경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 수영을 하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것. 경찰은 A 군이 불어난 하천 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남 함평군에서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수문을 살펴보다가 27일 실종됐던 수리시설 관리원 오모 씨(67·여)도 이틀 만인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에 있는 서대문경찰서 교통센터가 침수돼 센터 내부에서 사용하는 무전기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센터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 인근에서 치솟아 오른 물이 교통센터 내부로 들이닥친 것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도 빗물받이가 쓰레기에 막혀 도로 일부가 침수됐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고, 남산1호터널 한남대교 방향 도로가 침수됐다. 서울시와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빗물받이 배수 등 모두 198건의 안전 관련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주택 옹벽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광주시 반지하 주택 6가구는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벌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자유로 장항나들목 인근에선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가로수를 들이받은 뒤 화재가 발생했지만 운전자가 바로 탈출해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남동구 간석동에서 빌라 옆 약 1m 높이의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도 화물차 2대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충남소방본부에는 도로 침수와 가로수 쓰러짐 등 4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30일 남부지방 폭우… 다음 달 3일부터 또 장마 29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150mm 이상의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30일 남쪽으로 이동한다. 29일 저녁부터 30일까지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많은 곳은 최대 250mm의 물 폭탄이 예보됐다. 시간당 30∼60mm 수준의 강한 비인데 천둥과 번개, 돌풍까지 동반해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미 27일까지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 폭우가 쏟아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남 태안 99.5mm 등이다. 29일 호우가 집중됐던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30일은 비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음 달 3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4, 5일엔 다시 전국에 장마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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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호남-제주 최대 250mm 물폭탄…수도권도 피해 속출

    “이 집에 30년 동안 살았는데 반지하에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건 처음이에요.”수도권 일대 집중호우가 쏟아진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집주인 한모 씨(86)는 “바가지로 아무리 퍼내도 물이 계속 차올라 이러다 큰일 나는 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12시 49분경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주택 반지하 창고에는 배수관에서 흘러넘친 빗물이 유입되며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펌프차 1대를 동원해 간신히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이 주택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로 50대 여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 이 주택과 인근 주택에는 물막이판(차수판) 등 침수 대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주택 인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박모 씨(52)는 “지난해 폭우 때 피해가 없어 굳이 차수판까지 설치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옆집에서 물이 차오르는 걸 보니 미리 대비를 안 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잇따른 침수 피해…2명 숨져 이날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서는 피해가 잇달았다.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청소년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55분경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 수영을 하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것. 경찰은 A 군이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남 함평군에서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수문을 살펴보다가 27일 실종됐던 수리시설 관리원 오모 씨(67·여)도 이틀 만인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에 있는 서대문경찰서 교통센터가 침수돼 센터 내부에서 사용하는 무전기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센터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 인근에서 치솟아 오른 물이 교통센터 내부로 들이닥친 것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도 빗물받이가 쓰레기에 막혀 도로 일부가 침수됐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고, 남산1호터널 한남대교 방향 도로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에서 출동하기도 했다. 서울시와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빗물받이 배수 등 모두 198건의 안전 관련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주택 옹벽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광주시 반지하 주택 6가구는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벌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자유로 장항나들목 인근에선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가로수를 들이받은 뒤 화재가 발생했지만 운전자가 바로 탈출해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남동구 간석동에서 빌라 옆 약 1m 높이의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도 화물차 2대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충남소방본부에는 도로 침수와 가로수 쓰러짐 등 4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30일 남부지방 피해 예상…다음 달 3일부터 또 장마 29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150mm 이상의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30일 남쪽으로 이동한다. 29일 저녁부터 30일까지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많은 곳은 최대 250mm의 물 폭탄이 예보됐다. 시간당 30~60mm 수준의 강한 비인데 천둥과 번개, 돌풍까지 동반해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미 27일까지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 폭우가 쏟아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남 태안 99.5mm 등이다. 29일 호우가 집중됐던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30일은 비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음 달 3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4, 5일엔 다시 전국에 장마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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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힘들어” 아파트 승강기 고치던 20대 추락사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명 이상 작업하도록 한 안전 권고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25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던 승강기 업체 직원 박모 씨(28)가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박 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안 열린다”는 고장 신고가 접수되자 점검을 위해 이 아파트를 찾았다고 한다. 경찰은 박 씨가 승강기 통로에서 수리 작업을 하다 발을 헛디뎌 7층 높이(약 20m)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혼자 작업하던 박 씨는 사고 직전 동료 A 씨에게 “혼자 작업하기 힘들다. 도와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연락을 받은 A 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사고가 난 후였다. A 씨는 도착 7분 만에 지하 2층에서 박 씨를 발견한 뒤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박 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박 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승강기 안전운행 및 관리에 관한 운영규정’에서 “점검반을 소속 직원 2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 고시는 일반 국민에 대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규정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의무 규정이 아니다 보니 업체들이 잘 안 지킨다는 것이다. 이달 16일에도 경기 오산시의 한 상가 건물에서 혼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던 30대 남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박 씨는 발견 당시 안전모 등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추락 위험이 있는 현장에선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둘이 작업했다면 이번처럼 신고가 늦어지는 일 없이 병원 이송 및 치료가 빠르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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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년 미제 오산 성범죄 사건… DNA 전수조사로 진범 잡아

    20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성범죄 사건의 진범이 검찰과 경찰의 유전자(DNA) 과학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25일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범죄 현장에 남아있던 DNA를 전수분석해 미제 성폭력 사건 피의자 13명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경남 진주시에서 30대 주부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연쇄살인범 신모 씨(56)가 벌인 추가 범행도 있었다. 신 씨는 2000년 5월 경기 오산시에서 발생한 특수강도강간 사건의 진범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2003년 5월 성폭행 사건도 공소시효가 임박했지만 DNA 수사로 진범을 붙잡았다. 이 사건의 진범은 별건으로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고 올해 9월 출소 예정이었지만 추가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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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간호사도 해외로 떠난다…“美 업무량 절반-연봉은 4배”

    더 나은 처우를 찾아 국내 간호사들이 해외로 ‘취업 이민’ 가는 사례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진국의 간호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데, 안 그래도 부족한 국내 간호 인력이 대거 유출되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미국간호사국가시험원(NCSBN)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인 ‘엔클렉스(NCLEX)’에 응시한 한국인 수는 1816명에 달했다. 2018년 783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 1∼3월 응시자 수만 1758명에 달해 연간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이 통계는 처음 응시한 이들을 기준으로 집계돼 2차례 이상 시험을 본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응시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들이 미국 등 해외로 취업을 나서는 것은 국내의 경우 보수 대비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에 성공한 A 씨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 강도는 절반가량인데 연봉은 4배나 된다”고 했다. 또 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 문화인 이른바 ‘태움’ 때문에 못 견디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의료 현장에선 “간호사 구인난이 응급의료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한 중소병원은 2년 전 간호사 인력난으로 중환자실을 폐쇄했다. 병원 관계자는 “추가 간호사 채용이 어려워 여전히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간호사들 “美업무량 韓의 절반, 연봉은 4배”… 이탈 늘어 의료공백 뉴욕 병원에 취업한 한국 간호사…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 없어”주60시간 넘는 근무에 처우는 열악간호인력 유출로 중소병원들 타격응급구조사가 간호사 대신하기도“한국에서 일할 때는 앉아서 점심을 먹은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였어요.” 지난해 말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 취업한 이모 씨(29)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국내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3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간호사가 됐지만 과중한 업무와 선배 간호사들의 폭언 등으로 미국 이민을 결심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 강도는 절반에 불과한데 연봉은 4배 가까이 높다”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열악한 처우’에 해외로 떠나는 간호사들 국내 간호사들이 해외 취업을 택하는 것은 국내 병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과중한 반면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2년간 신경외과 병동 간호사를 하다 지난해부터 호주 멜버른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이모 씨(33)는 “한국 병동에선 간호사 한 명당 한 번에 환자를 20명씩 담당할 때도 있었는데 호주에선 4명만 돌본다”며 “그만큼 환자 한 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업무 피로감도 적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직 간호사의 42.5%가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는 주 60시간 근무를 넘기는 것도 예사라고 한다. 이 때문에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한 간호사 비율이 74.1%나 됐다. 반면 업무량 대비 보상은 적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한국 간호사 평균 연봉은 4675만 원으로 연봉이 9000만∼1억 원 안팎인 미국의 절반 남짓이다. 또 한국에선 3교대 근무가 대부분인 반면 미국 간호사들은 주 3일을 2교대로 일하고, 4일은 휴식하는 방식이 보통이다. 또 미국의 경우 정년이 따로 없고 ‘전담 간호사 제도’가 정착돼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인 간호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올 3월 미국 간호사 시험에 합격해 이민을 준비 중인 오모 씨(26)는 “한국에선 3교대인데도 연장근로가 당연하게 여겨져 하루 12시간씩 점심도 못 먹고 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진료 차트로 머리 맞는 일 비일비재” 병원 내 엄격한 조직 문화도 간호사들이 국내 병원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간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2년 차 간호사 신모 씨(27)는 “실수를 하면 선배들에게 진료 차트로 머리나 등짝을 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중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30.1%나 됐다. 괴롭힘의 유형은 폭언(77.8%)이 제일 많았고, 업무 몰아주기(36%), 따돌림(34.5%) 순이었다. 간호 인력의 사직과 해외 유출이 이어지면서 중소 병원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 병원이 퇴사자 대체를 위해 신규 간호사를 대거 채용하다 보니 중소 병원에서 간호 인력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수간호사 박모 씨(57)는 “젊은 간호사가 자꾸 빠져나가 정년퇴직한 60대 간호사를 다시 채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남은 간호사들의 업무량이 늘면서 연차를 하루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부족으로 응급구조사 등이 간호사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간호사 유출을 막으려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신수진 이화여대 간호대 교수는 “처우 개선을 위해선 간호사 한 명당 환자 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의료법에 관련 규제는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다 보니 유명무실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금선 고려대 간호학과 교수는 “지방 중소병원 간호사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으며 일하는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며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처우를 개선해야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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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라덕연 주가조작’ 연루 혐의 병원장 등 3명 영장

    검찰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병원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핵심 피의자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수감 중)를 도와 투자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장 주모 씨(50)와 김모 씨(40), 현직 은행원 김모 씨(50)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재활의학과 병원장인 주 씨는 주변 의사들에게 라 대표를 소개하는 ‘의사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주가 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증권 계좌에서 주 씨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가 대표로 있는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김 씨도 라 대표 일당이 운영하는 계열사에서 감사를 맡아 투자자를 모집하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 씨와 김 씨에게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직 은행 직원 김 씨에게는 자본시장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김 씨는 시중은행 지점의 기업금융팀장으로 일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그 대가로 라 대표 일당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현직 은행원이 범행에 연루된 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주가 조작 일당 6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라 대표와 최측근 변모 씨, 프로 골퍼 출신 안모 씨 등 3명은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돼 15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을 관리한 ‘금고지기’ 장모 씨 등 3명은 1일 구속됐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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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적인 기사 쓰겠다”…돈 뜯어낸 인터넷 언론사 대표 구속

    부정적인 기사를 쓰겠다며 건설업체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구속됐다. 12일 서울남부지법은 건설업체를 압박해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 김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 기자 2명과 함께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업체의 위법 행위를 지적하는 기사를 쓰겠다고 업체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기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120곳에 이르는 건설업체로부터 약 7600만 원을 갈취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김 씨가 기사를 쓰지 않겠다며 건설업체를 압박한 뒤 후원금과 도서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 업체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김 씨를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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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채용 비리’ 혐의 서훈 불러 조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0일 오전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을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서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자택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비서실장실, 기획조정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17일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 전 원장은 8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뒤 오후 6시경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채용 기준에 미달하는 측근 조모 씨를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 씨는 외교 안보나 정보 분야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고 한다. 경찰은 서 전 원장이 그동안 주로 국정원 간부들이 임명돼 왔던 해당 보직에 조 씨를 임명하기 위해 내부 인사규칙을 변경한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 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서 전 원장 측은 “외부 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한 건 맞지만 연구원 쇄신을 위한 방안의 하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조 씨는 전략연 부원장까지 오르며 5년간 일하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전략연에서 나왔다. 그는 부원장 재임 시절 심야에 사무실로 여성을 불러들여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국정원장 재임 시절 측근 두 명을 서류 심사와 면접 등 정상적 채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전략연 수석·책임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원장도 곧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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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반지하 침수 대책 10개월, ‘탈출’ 주민 1%뿐

    지난해 8월 폭우로 서울 관악구 동작구 일대 반지하 주민 4명이 숨진 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실제로 반지하 집을 탈출한 주민은 극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여름 기록적 고온과 홍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지하 주민들의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월세 지원 및 공공임대주택 이주 등 지난해 폭우 이후 발표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주거 상향’ 정책을 통해 반지하를 벗어난 주민은 최대 230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전체 반지하 주택(약 21만 가구)의 1.1%에 불과한 수치다. 서울시가 폭우 직후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밝히며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아직 대다수 반지하 주민이 지난해와 비슷한 환경에 거주하는 것이다. 먼저 국토부와 서울시의 ‘공공·민간임대주택 이주 우선권 부여 및 보증금 무이자 대출’ 정책의 지원을 받아 반지하에서 임대주택으로 이주한 주민은 올 5월 말까지 1300가구에 그쳤다. 서울시의 ‘지상층 이주 시 월세 20만 원 지원’은 올 5월 말까지 970건 집행됐다. 지난해 8월 폭우 피해가 컸던 동작구는 312건, 관악구는 129건 지원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혜자가 매달 월세를 지원받을 때마다 1건으로 집계되는 만큼 실제로 지원을 받은 가구는 970가구에 못 미칠 것”이라며 “장마철을 앞두고 홍보 우편물 발송 등을 통해 제도를 더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다세대주택을 매입해 창고 등으로 전환하며 반지하 주택을 줄이는 정책도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부터 올 5월 말까지 SH공사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은 98채로 지난해(1000채)와 올해(3450채) 목표를 합친 것의 2% 남짓에 불과하다. LH는 지난해 폭우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1건도 매입하지 못했다. 여전히 반지하에서 못 벗어난 주민이 대다수여서 지난해와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침수 피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여름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의 고온 현상인 엘니뇨가 발생하며 기록적 고온과 홍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강수량이 평년(245.9∼308.2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에 달했다. 8월에도 평년(225.3∼346.7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에 이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일부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수천만 원에 이르는 지상층 임차 보증금과 매달 수십만 원씩 더 내야 하는 월세는 반지하 주민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반지하 주민을 위한 물막이판(차수판) 설치, 신속 대피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작년 침수지역 반지하 45곳중 39곳 주민 거주… “지원 턱없이 부족” 공공임대-보증금 대출 등 혜택 적어지원 받아도 반지하 탈출 어려워“10개월 지났지만 아직 물비린내… 하수도 정비-차수판 현실적 지원을” “지상층으로 올라갈 돈이 충분하지 않네요. 여름이 무섭지만 반지하에 남을 수밖에 없죠.” 지난해 8월 폭우 당시 침수 피해를 당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민 이모 씨(25)는 9일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당시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자 몸만 빠져나왔다. 가재도구 등이 모두 침수돼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집에선 물비린내가 난다. 이후 몇 번이나 인근 지상층 원룸으로 이사를 생각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반지하 집 전세 계약도 연장했다. 이 씨는 “정부 지원을 받아도 반지하를 탈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시 5분만 늦었어도 못 빠져나올 뻔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관악·동작 반지하 여전히 대부분 거주 9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해 폭우 피해가 컸던 서울 관악·동작구 일대 반지하 가구 45채를 조사한 결과 39채(87%)에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밝히며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주민 대부분은 반지하를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8월 폭우 당시 일가족 사망 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반지하 주택 바로 옆 빌라 2곳에도 아직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중 1곳은 빗물을 막아주는 물막이판(차수판)도 설치되지 않은 채였다. 반지하 주택을 떠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이주 우선권을 주며 보증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고 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다. 또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보증금 대출이자, 월세 등의 비용 부담이 여전하다 보니 지상층 이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관악구 반지하 주민 김모 씨(35)는 “지금 사는 반지하 집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인데, 인근 지상층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 수준”이라며 “서울시의 20만 원 월세 지원을 받아도 매달 25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작구 반지하 주민 박모 씨(49)도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지원 해준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직장 및 아이들 초등학교와 거리가 너무 멀어 포기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침수 피해가 잦은 지역의 반지하 주민부터 선제적으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보증금을 직접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자도생 나선 반지하 주민들 고물가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저렴한 반지하 주택을 찾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동작구의 한 부동산에서 만난 김모 씨(32)는 “지난해 침수됐던 지역이라 꺼려졌지만 비용을 고려하니 이 지역 반지하 집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시생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 신림동 반지하를 찾는 수요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반지하를 못 벗어난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동작구 주민 최모 씨(49)는 반지하에 사는 동네 어르신 집을 돌며 무거운 짐들을 바닥으로 내려주고 있다. 최 씨는 “집이 물에 잠기는 과정에서 대피하다 무거운 짐이 떨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도 비가 많이 온다는데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 반지하 주민 김모 씨(33)는 “올해 다시 침수되면 어차피 다 버릴 것 같아서 냉장고 같은 필수품을 제외하곤 가전제품과 가구를 최소화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반지하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폭우 때 물이 차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하수도 정비와 물막이판 설치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폭우를 대비해 임시 거처를 미리 마련하고 주민들이 신속하게 해당 공간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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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지뢰 희생 동료, 성폭력 당한 아이… 참혹한 기억에 트라우마”

    “끝없는 평지 위로 하루 종일 포격과 폭격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김재경 씨(33)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투입됐던 동부 전선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3대대 소속으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이달 4일 김 씨를 대면과 전화로 3차례 인터뷰했다. 김 씨는 2010년 육군 특전사 부사관으로 입대해 군 생활을 한 후 2014년 전역했다. 김 씨는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2018년 말까지 정보관으로 일하다 2019년부터 경북 상주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과수원 일을 도왔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김 씨는 참전을 결심하고 자비로 야간 투시경 등을 사 모았다. 참전 배경에는 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입대를 신청했다. 전장 투입 후에는 위기일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올 1월에는 수색 작전을 하다 러시아군 탱크 T-90을 발견한 뒤 급히 한 폐가로 숨었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포격을 맞고 건물 외벽이 부서졌다. 김 씨의 몸도 날아갔다. 그는 “머리가 땅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며 “당시 포격에 휘말렸던 팀원들 모두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3번 더 기절했다. 어제까지 대화하던 전우가 사망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씨는 “전선에 투입되고 2주 후에 룸메이트였던 폴란드 전우가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 평균 2주에 한 명씩 동료들이 죽어갔는데 눈앞에서 보면서 시신조차 수습 못 한 적도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의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들의 참혹한 피해를 지켜본 것도 악몽으로 남았다. 김 씨는 “전방에서 잠시 철수했을 때 후방에서 주민들의 치료를 도왔는데 남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성폭력을 당한 상태였다”고 했다. 올 3월 부상 등의 이유로 귀국한 김 씨는 병원을 다니며 뇌진탕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면증을 치료 중이다. 여행 금지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1일 재판에도 넘겨졌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산우에서 “법률 지원을 해주고 싶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 씨는 “지금도 현지에서 전우가 사망하면 장례식 영상을 보내온다”며 “현충일을 맞아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과 지금도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참전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침략전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간 거라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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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우크라 의용군 인터뷰 “PTSD로 고통 받지만 후회 없어”

    “끝없는 평지 위로 하루 종일 포격과 폭격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김재경 씨(33)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투입됐던 동부 전선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3대대 소속으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다.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이달 4일 김 씨를 대면과 전화로 3차례 인터뷰했다. 김 씨는 2010년 육군 특전사 부사관으로 입대해 군 생활을 한 후 2014년 전역했다. 김 씨는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2018년 말까지 정보관으로 일하다 2019년부터 경북 상주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과수원 일을 도왔다”고 했다.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김 씨는 참전을 결심하고 자비로 야간 투시경 등을 사 모았다. 참전 배경에는 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입대를 신청했다.전장 투입 후에는 위기일발의 순간이 이어졌다. 올 1월에는 수색 작전을 하다 러시아군 탱크 T-90을 발견한 뒤 급히 한 폐가로 숨었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포격을 맞고 건물 외벽이 부서졌다. 김 씨의 몸도 날았다. 그는 “머리가 땅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며 “당시 포격에 휘말렸던 팀원들 모두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3번 더 기절했다.어제까지 대화하던 전우가 사망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씨는 “전선에 투입되고 2주 후에 룸메이트였던 폴란드 전우가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며 “평균 2주에 한 명씩 동료들이 죽어갔는데 눈앞에서 보면서도 시신조차 수습 못한 적도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전쟁의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들의 참혹한 피해를 지켜본 것도 악몽으로 남았다. 김 씨는 “전방에서 잠시 철수했을 때 후방에서 주민들의 치료를 도왔는데 남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성폭력을 당한 상태였다”고 했다.올 3월 부상 등의 이유로 귀국한 김 씨는 병원에 다니며 뇌진탕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면증을 치료 중이다. 여행 금지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지난달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산우에서 “법률적 지원을 주고 싶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 씨는 “지금도 현지에서 전우가 사망하면 장례식 영상을 보내온다”며 “현충일을 맞아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과 지금도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참전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침략전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간 거라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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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지자체 못믿어”… 경보 혼란 시민들 ‘생존가방’ 꾸린다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 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 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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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지자체 못믿어 각자도생”…경보 대란 뒤 ‘생존가방’ 준비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안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 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 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 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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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현대차 ‘하자 수리 고지 의무 위반’ 수사 착수

    경찰이 현대자동차가 차량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리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현대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3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현대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1년 상반기(1~6월)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판매 당시 소비자들에게 차량에 문제가 있어 수리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자동차관리법을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제작 후 뒤늦게 고장이나 흠집을 발견해 이를 수리하고 판매할 경우 소비자에게 수리 사실을 알려야 한다. 구매한 차가 신차인지, 문제가 있어 수리한 차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고지 사실을 의무화한 것이다. 소비자는 문제가 있어 수리한 차량에 대해 구입을 거부하거나 할인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경찰은 현대차가 넥쏘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렸는지 살펴보기 위해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수리 사실을 고지받았는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쏘는 현대차가 2018년 3월에 출시한 국내 유일의 수소차로 2021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2021년 상반기 넥쏘는 국내에서 4416대 판매됐다. 하지만 현대차동차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고의로 하자차량을 판매한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여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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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 학폭 논란’ 두산베어스 이영하, 1심서 무죄… 두산과 연봉 계약

    고등학교 재학 중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26)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3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정금영)은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른 야구부원들이 보는 가운데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며 “증거도 불충분해 해당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영하가 A 씨 등 후배의 라면을 갈취하고, 전기 파리채에 손을 넣으라고 강요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 등을 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피해가 있었다는 2016년 훈련 당시 이영하가 해당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이 낮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영하의 학폭 의혹은 2021년 2월 고교 야구부 후배 A 씨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야구 선수 시절 각종 폭력에 시달렸다는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이후 A 씨는 이영하를 스포츠윤리센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센터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이영하를 기소했다. 이영하는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팀한테 미안한 마음도 컸다”며 “팀이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서 힘 보탤 수 있도록 오늘부터도 열심히 운동하면서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얼마 뒤 이영하는 두산과 연봉 계약을 완료하면서 다시 마운드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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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개 병원 “못받는다”…138분 길에서 ‘표류’ 또 사망

    “10여 년 전 손자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어요. 그런데 본인도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정말 몰랐네요.” 30일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뒤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진 구모 씨(74)의 이웃 김모 씨(63)는 경기 용인시에 차려진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울먹이며 말했다. 이웃 최모 씨도 “5년 전 형수님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다 3년 전 풍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도 저녁 산책만은 거르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에서 심야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급대는 138분 동안 병원 12곳에 수술을 요청했지만 그중 1곳에서 응급처치만 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병원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응급의료 시스템 미비로 ‘표류’하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도권에서 다시 한 번 발생한 것이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30일 0시 28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구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깔렸다. 구 씨는 신고 접수 후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다. 구급대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지만 응급수술이 이뤄지면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0시 50분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과 접촉했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시 20분경 용인시 기흥구의 강남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산소 공급 등 응급처치만 받았다. 구급대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병상이 없고 교통사고 외상 후 상태가 위중해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접촉한 8개 병원도 여러 이유를 들며 “받아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다 오전 1시 43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오전 1시 46분경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급차는 원주보다 의정부가 낫다는 판단에 사고 현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 씨는 오전 2시 30분경 이송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오전 2시 46분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중상 70대, 용인~의정부 100km 138분 ‘표류’… 비극 되풀이 구급차 도착했을 때 의식 있어… 응급수술 받았으면 소생 가능성기상상황 나빠 헬기 이송도 못해병원 문턱도 못넘고 길에서 사망 “서울시내 병원은 항상 중환자실이 만석이라 진작에 연락을 포기했다. 경기도 인근 12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간신히 수술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았다. 지금대로라면 계속 응급환자들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30일 새벽에 138분 동안 거리를 달리다 결국 사망한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통사고가 접수된 이날 0시 28분부터 구급대의 연락을 받은 12곳의 병원은 ‘병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상급병원으로 가라’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목격자 신모 씨(39)는 “사고 당시 반팔 반바지를 입고 계셨는데 그냥 다리가 땅에 쓸린 정도라고 생각했다. 겉으로 봤을 때 당연히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병실 없다”고 해 응급처치만 하고 이동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먼저 인근 대형 대학병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도착 10여 분 후 사고 현장에서 30km가량 떨어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연락했는데 0시 50분경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이후 오전 1시 6분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접촉했지만 역시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전화를 돌리는 사이 구 씨의 수축기 혈압이 70 밑으로 떨어지면서 저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눈에 보이게 악화됐다. 이에 구급대는 오전 1시 20분경 역시 ‘병실이 없다’는 용인시 기흥구의 신갈 강남병원에 도착해 “다른 병원을 섭외 중이니 응급처치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구급차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권승훈 강남병원 총무팀장은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과 추가 수액을 놓기 위한 혈관 확보 등을 실시했다”며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한 문제도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상급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야 할 만큼 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00km 달려 의정부 병원 가던 중 사망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받을 때 구 씨를 받아줄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단국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분당차병원, 고려대안산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8개 병원에서 구 씨를 수술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당직 외과 전문의는 있었는데 외상외과 전문의가 아니어서 못 받았다. 외상 수술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들어보니 위중해 보여서 더 큰 병원으로 알아보길 권유했다”고 했다. 사고 후 75분과 78분이 지난 후에야 각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구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구급대는 사고 현장에서 10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통해 헬기를 요청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가시거리가 짧아 헬기 이송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고 후 1시간 반이 넘게 지난 오전 2시 1분경에야 구급차 이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구 씨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결국 오전 2시 반경 구급차 안에서 구 씨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오전 2시 46분경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 씨의 빈소는 경기 용인시 용인시민장례문화원에 차려졌다. 구 씨를 돌보던 요양보호사는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수년 전부터 구 씨를 돌봤는데 최근 건강이 좋아져서 칭찬을 많이 해 드렸다. 집에서 상추를 키우면 주변에 나눠 주고 저한테도 일 끝나면 항상 밥 먹고 가라던 분이셨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용인=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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