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영

임재영 기자

동아일보 광주호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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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재영 기자입니다.

jy788@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지방뉴스97%
사건·범죄3%
  • 제주 삼나무 대대적 벌채작업… 환경성 질환 예방과 종다양성 회복 기대

    제주 곳곳에서 감귤 과수원을 둘러싼 삼나무를 자르는 작업이 한창이다. 집게를 장착한 굴삭기가 높이 20m 이상의 삼나무를 고정시키면 전문 작업자가 대형 전기톱으로 밑을 잘라내는 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감귤과수원 삼나무를 제거한 이모 씨(59·서귀포시 회수동)는 “삼나무가 바람을 막아줘서 감귤 열매가 상처 입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로는 햇빛을 차단하는 문제점이 더 컸다”며 “이번에 삼나무를 제거하고 나니 일조량이 많아져 당도를 더 높일 수 있고 경관도 시원하게 트여서 좋다”고 말했다.● 삼나무 제거작업 한창 목재, 감귤과수원 방풍림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삼나무는 아토피,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제주 생물종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동안 소규모로 삼나무 처리를 하다가 이런 이유로 올해부터 대대적인 제거작업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인공조림지에서 삼나무 간벌작업과 함께 감귤과수원 삼나무 방풍림 제거작업을 올해부터 확대했다고 4일 밝혔다. 산림부서에서는 한라산국립공원 인근 국유림 69㏊ 가운데 2㏊에서 삼나무를 모두 제거하고 나머지 67㏊에 대해서는 일부를 제거하는 간벌작업을 한다. 공유림과 사유림 108㏊에 대해서는 숲 가꾸기 차원에서 삼나무를 솎아낸다. 제주시는 올해 당초 예산 6억 원에다 추가 예산 3억 원을 더해 감귤과수원 삼나무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삼나무 벌채와 파쇄작업에 필요한 그루당 비용 3만3000원의 90%를 지원하고 있다. 감귤의 주산지인 서귀포시는 지난해 1억8000만 원에서 올해 17억 원으로 예산을 대폭 늘려 감귤과수원 방풍림으로 조성한 삼나무 5만8000여그루를 베어낼 예정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2025년까지 예산을 투입해 간벌작업을 진행하면 감귤과수원 경관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삼나무를 제거하면 꽃가루가 인접한 주거지, 도로 등으로 퍼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 질병 발생을 줄이고 감귤의 당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대 환경보건센터에 따르면 삼나무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감작율은 서울이 1.1%인데 비해 제주는 33.8%로 나타나는 등 소아아토피를 비롯한 환경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생물종다양성 회복 기대 삼나무를 제거하면 생물종다양성을 회복하는데도 기여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의 핵심지역인 거문오름 일대 인공조림지 12만4961㎡를 대상으로 2016년 삼나무 45%를 베어내는 간벌작업을 한 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모니터닝을 한 결과 미간벌지 식물이 52종인데 비해 간벌지는 95종이 확인됐으며 팽나무, 비목나무, 머귀나무 등의 생장율이 높아졌다. 지면에까지 햇빛이 도달하는지 여부가 종 다양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가 지난해 실시한 삼나무 분포 및 자원화 관련 용역에 따르면 삼나무 분포 면적은 전체 산림면적 8만7334㏊의 4.9%인 4307㏊로 국유림 1789㏊, 공·사유림 2518㏊로 구분된다. 삼나무 밀도는 ㏊당 1635그루로, 적정기준인 890그루보다 두 배가량 높다. 적정기준보다 빽빽하게 심어진 삼나무림은 91.5%인 3942㏊로 조사됐으며 수령 40년이 지나 벌채가 가능한 비율은 82.2%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삼나무를 쑥쑥 크는 속성수라는 뜻에서 ‘쑥대낭’이라고 부른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감귤과수원 방풍림이나 목장 경계목, 가로수 등으로 주로 쓰였다. 197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오름(작은 화산체) 등의 인공림 조성을 위해서도 심어졌다. 삼나무가 제주에 식재된 것은 1924년 제주시 월평동 27㏊가 시초로 추정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한라산에서 임산물 채취를 위한 대규모 벌채와 수탈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삼나무를 들여와 조림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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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본궤도 오른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국유지를 무상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개정 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현행 국유재산특례제한법에는 국유재산 사용 허가 시 5년 이내 유상이 원칙이고 영구시설물 축조가 불가능하지만 제주평화대공원에 대해서는 △국유재산 10년 이내 무상사용 허가 △10년 범위 내 사용 허가 갱신 가능 △영구 시설물 축조 가능 규정 등이 신설됐다.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알뜨르비행장과 주변 일대 184만9672㎡ 용지의 전적시설을 정비해 평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도는 2008년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나 사업부지인 알뜨르비행장의 91%를 소유하고 있는 국방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그동안 진척이 없었다. 개정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은 “2009년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지역 발전을 위해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기본협약이 체결된 점 등을 내세워 국방부와 관계 부처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설득했다”며 “평화대공원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평화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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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정 제주 수산물 안전성 확보… 수산물 방사능 안전마을 사업 시행

    제주도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청정 제주 수산물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수산물 방사능 안전마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마을 어촌계와 양식장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대응 조치이기도 하다. 어촌마을 단위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103개 어촌계와 양식장 357곳 등 제주 지역 모든 어촌계와 양식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사능 검사는 마을 내 어촌계와 마을에 속한 양식장 20%에 대해 샘플링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검사 품목은 양식장 넙치, 마을 어촌계의 소라, 톳 등이다. 적합 판정을 받은 어촌계와 양식장에는 정부 인증 방사능 안전 필증을 교부한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효율적인 검사를 위해 수산물품질관리원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지역을 나눠 검사를 진행해 중복 검사를 방지한다”며 “제주 청정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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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스마트공동물류센터 2025년 완공”

    국가 차원의 제주물류 기반시설 지원사업인 제주 스마트공동물류센터가 이르면 2025년 완공된다. 28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 스마트공동물류센터의 건립공사가 내년부터 시작된다. 이 사업은 도내 분산된 물류를 한곳에 집적화하고 공동 배송으로 과다한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제주시 아라2동 1만6485㎡ 부지에 국비 92억 원, 지방비 166억 원 등 모두 258억 원을 들여 자율주행로봇과 무인지게차 등을 운용하는 저온저장고와 상온창고, 지원동 등을 짓는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내 제조업체 대부분이 영세기업인데 이번 스마트공동물류센터 조성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302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20명의 고용 창출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제조기업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동물류 지원비를 10억 원에서 올해 16억 원으로 증액해 운송료, 창고 보관료, 상·하차료 등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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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제주도, ‘워케이션 성지’로 거듭난다

    제주를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의 성지(聖地)로 정착시키기 위해 민·관이 함께 국내외 기업 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다. 제주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서 1일 개최한 ‘제주 워케이션 설명회’에서 현장 접수한 19개사를 대상으로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제주 현지 팸 투어를 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기업 참가자를 대상으로 워케이션 거점센터와 근무 환경, 주변 휴양시설, 지원 내역 등을 안내한다. 판교 설명회에는 33개 기업 8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10월에는 서울에서 추가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제주도는 민선 8기 공약 과제인 ‘글로벌 워케이션 조성과 주민 주도형 워케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122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계획을 지난해 수립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 혁신도시의 혁신복합센터 일부를 워케이션 사무실로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제주시 원도심에도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을 마련해 9월 문을 연다. 제주도는 또 민간 협력 워케이션인 세화질그랭이센터, 디어먼데이 제주점, 리플로우 제주, 스페이스모노, 오피스제주, 제주패스팜스테이션, 집무실 제주 워크 스테이,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 등 8개 업체의 이용 비용과 여가 프로그램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워케이션 종합정보 플랫폼(jejuworkation.or.kr)을 운영한다. 워케이션 사업을 전방위로 지원하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제주 일부 마을은 체류인구 유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을 시도한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2리 등 3개 마을은 제주도의 ‘읍면동 지역균형발전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각각 5억 원 이내의 예산으로 올해 말까지 워케이션 사무실을 마련한 뒤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도 워케이션 기업 유치에 나선다. 아세안 국가 간 관광과 통상, 문화, 인적 교류 거점 역할을 할 싱가포르 제주사무소를 23일 문을 연 데 이어 9월에 ‘제주 워케이션 설명회’를 개최한다. 최명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싱가포르에는 구글과 아마존 등 7000여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새로운 워케이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국내외 기업가와 전문 인력이 제주에서 일과 휴양, 레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워케이션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 우호적인 분위기에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 기업인 웹케시그룹은 최근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워케이션 사무실인 ‘위플렉스 제주’를 서귀포시 대정읍에 마련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에 사무실을 비롯해 카페, 스크린골프, 노래방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롯데멤버스는 7월부터 한 주에 12명의 직원이 제주에서 1주일 동안 머물며 원격근무를 하는 워케이션을 시행하는 등 관광휴양지인 제주가 워케이션 최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라 원격근무가 확산한 것이 새로운 근무형태로 부상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조직원 간 소통과 협업이 힘들고 업무 보안에 취약한 면도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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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해양 안전 지키는 ‘수소드론-서프구조대’ 운영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을 맞아 제주지역 해수욕장 안전을 위해 수소드론과 서프구조대가 활동한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일원에서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수소드론을 활용해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함덕해수욕장 종합상황실과 제주드론통합관제센터에서는 수소드론을 통해 위험지역 출입자와 해수욕장 이용객의 이상 징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 수소드론은 모니터링 기능뿐 아니라 익수자 발생 시 구명튜브를 투하하는 기능을 갖췄다. 해파리 출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안내 및 경고 방송도 가능하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제주 서프구조대’를 최근 발족했다. 파도타기 스포츠인 서핑을 즐기는 베테랑 서퍼 120여 명으로 구성됐다. 서프구조대는 사고 지점까지 서프보드를 타고 가서 사람을 구조한다. 거센 파도를 뚫고 익수자에게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고, 구조선 진입이 힘든 갯바위 주변 등에서 효율적으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다. 서프구조대는 2021년 강원 속초, 2022년 경북 포항·부산에 이어 제주가 4번째로 발족했다. 해경은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구조대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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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일염 가격 오르자… 지인 창고서 700포대 ‘슬쩍’[휴지통]

    1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60대 A 씨 부부가 과거 축사로 사용됐던 장소에서 비닐로 덮여 있던 소금을 발견하고 잽싸게 1t 트럭에 옮겨 실었다. 트럭이 가득 차자 부부는 소금을 약 20km 떨어진 서귀포시의 한 과수원으로 실어 날랐다. A 씨 부부는 10∼13일 이 과정을 반복해 이곳에서 20kg 천일염 700여 포대(약 2100만 원 상당)를 모두 가져갔다. 피해자 B 씨는 18일에야 소금이 모두 사라진 걸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염전 일을 하는 부모님으로부터 2019년 생산한 소금을 받아 보관 중이었다. 지난달 초에도 확인했는데 갑자기 다 사라져 황당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사에 나선 서귀포경찰서는 현장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범행에 사용된 장갑 등을 수거해 감식하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끝에 23일 오전 6시 반경 A 씨 부부를 검거했다. A 씨 부부는 경찰에서 “최근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발표 이후 천일염 가격이 오른 걸 보고 욕심이 났다”고 진술했다. A 씨 부부는 B 씨로부터 소금을 구입해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A 씨 부부는 가져간 소금 중 60포대는 판매하고 50포대는 지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했다. 또 소금 100포대는 상품가치가 없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부가 훔친 소금 중 500여 포대는 회수해 B 씨에게 돌려줬다”며 “100포대를 버린 게 맞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A 씨 부부 중 범행을 주도한 부인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남편도 입건해 조사 중이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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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일염 오른 가격 보고…” 소금 700 포대 훔친 60대 부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60대 A 씨 부부가 과거 축사로 사용됐던 장소에서 비닐로 덮여 있던 소금을 발견하고 잽싸게 1t 트럭에 옮겨실었다. 트럭이 가득 차자 부부는 소금을 약 20㎞ 떨어진 서귀포시의 한 과수원으로 실어 날랐다. A 씨 부부는 10~13일 이 과정을 반복해 이 곳에서 20kg 천일염 700포대(약 2100만 원 상당)를 모두 가져갔다. 피해자 B 씨는 18일에야 소금이 모두 사라진 걸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염전 일을 하는 부모님으로부터 2019년 생산한 소금을 받아 보관 중이었다. 지난 달 초에도 확인했는데 갑자기 다 사라져 황당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사에 나선 서귀포경찰서는 현장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범행에 사용된 장갑 등을 수거해 감식하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끝에 23일 오전 6시 반경 A 씨 부부를 검거했다. A 씨 부부는 경찰에서 “최근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발표 이후 천일염 가격이 오른 걸 보고 욕심이 났다”고 진술했다. A 씨 부부와 B 씨는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한다. A 씨 부부는 가져간 소금 중 60포대는 판매하고 50포대는 지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했다. 또 소금 100포대는 상품가치가 없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부가 훔친 소금 중 500포대는 회수해 B 씨에게 돌려줬다”며 “100포대를 버린 게 맞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A 씨 부부 중 부인에게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남편도 입건해 조사 중이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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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챙이들, 돌하르방 넣은 ‘제주표 돌담’ 세계에 알리다

    이탈리아 북동부 지역인 테라뇰로 마을에서 18일(현지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의 ‘돌챙이’(석공을 뜻하는 제주 방언)들이 돌담 쌓기 경연을 펼쳤다. 제주 석공들은 이탈리아 테라스돌담협회가 주최한 ‘사시 에 논 솔로’ 축제에 참가해 해외 석공들과 실력을 겨뤘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제주 등지에서 참가한 6개 팀이 가로 2m, 세로 2m 규모로 겹담을 쌓았다. 제주 석공들은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돌담 상부에 높이 40cm의 돌하르방을 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견고성, 예술성, 기술 등이 심사 기준인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 팀이 우승했다. 이 축제 이름은 ‘단지 돌만이 아니다’란 뜻을 담고 있다. 올해 돌담 쌓기 경연은 7번째 마련됐다. 경연을 비롯해 담 쌓기 수업, 돌 문화 세미나 등이 열렸다. 제주에서는 돌담 교육을 하는 제주시 한림읍 돌빛나예술학교 조환진 교장(49)을 비롯해 김창원(56), 이경택(52), 이승우(27), 진창수(59), 한경희(57) 씨 등 석공 6명이 참가했다. 이탈리아 테라스돌담협회 이사인 마르게리타 에르미리오의 소개로 축제에 참가한 조 교장은 “경연이라기보다는 세계 석공들의 친선 도모 행사 성격이 강하다”며 “돌담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제주 돌담의 특성을 알리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제주 석공들은 23일부터 25일까지 아일랜드 도니골 지역에서 열리는 ‘돌 축제’에도 참가한다. 이 축제에서 도니골 시내 성당 앞에 1.4m 높이의 돌하르방을 세우고 주변에 돌담을 쌓을 예정이다. 돌빛나예술학교가 도니골 지역 석공단체와 교류하기로 한 협약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도니골은 제주시 한림읍 ‘성 이시돌 목장’을 설립하는 등 지역에 큰 공헌을 하고 2018년 선종한 패트릭 J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의 고향이다. 앞서 제주 석공들은 7일부터 11일까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돌담워크숍에 참여해 제주의 돌 문화를 알리고 높이 2.5m의 방사탑을 쌓기도 했다. 조 교장은 “제주 현무암의 특성상 표면의 거친 질감이 돌과 돌 사이의 마찰력을 극대화해 주기 때문에 한 줄(외담)로 쌓아도 튼튼하게 버티는데 외국에서는 두 줄로 쌓는 겹담이 대부분이다”라며 “제주의 돌담이 가진 가치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 돌은 용암이 굳으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기 개성이 살아있다. 이는 돌담 축조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른 나라나 육지부의 돌은 벽돌 쌓듯이 높이를 맞추는데 제주의 돌은 하나하나 모양이 달라 입체적인 형태에 맞는 위치를 찾아서 쌓는다. 제주 돌담은 마찰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2m가 넘는 외담을 쉽게 볼 수 있고 태풍이 몰아쳐도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다. 화산섬인 제주에서 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목재보다 돌을 이용한 생활용품이 많다. 제주시 외도동 유적지에서 3세기 전후로 추정되는 탐라국 초기 취락에 석축이 확인될 정도로 오랜 돌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돌담은 강풍과 우마 침입으로부터 초가와 밭작물을 보호하기도 했으며 방어시설, 사냥, 토지 경계 등으로 활용됐다. 조선시대에는 제주의 국가 목장을 관리하기 위해 ‘잣성’ ‘잣담’으로 불리는 돌담을 대규모로 조성하기도 했다. 조 교장은 “돌담 쌓기는 인류의 정착과 함께 시작한 원초적인 공통 행위로, 돌담 안에는 그 시기 정신과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며 “10월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일본 등지 석공이 참여하는 돌담축제를 제주에서 개최해 돌 문화를 교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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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공’ 돌챙이들, 돌하르방 넣은 ‘제주표 돌담’ 세계에 알리다

    이탈리아 북동부지역인 테라욜로(Terragnolo) 마을에서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의 ‘돌챙이’(석공을 뜻하는 제주방언)들이 돌담 쌓기 경연을 펼쳤다. 제주 석공들은 이탈리아 테라스돌담협회가 주최한 ‘사시 에 논 솔로(Sassi e Non Solo)’ 축제에 참가해 해외 석공들과 실력을 겨뤘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제주 등지에서 참가한 6개 팀이 가로 2m, 세로 2m 규모로 겹담을 쌓았다. 제주 석공들은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돌담 상부에 높이 40㎝의 돌하르방을 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견고성, 예술성, 기술 등이 심사 기준인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토스카나지역 팀이 우승했다. 이 축제 이름은 ‘단지 돌만이 아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돌담 쌓기 경연은 7번째 마련됐다. 경연을 비롯해 담쌓기 수업, 돌 문화 세미나 등이 열렸다. 제주에서는 돌담 교육을 하는 제주시 한림읍 돌빛나예술학교 조환진 교장(49)을 비롯해 김창원(56), 이경택(52), 이승우(27), 진창수(59), 한경희 씨(57) 등 석공 6명이 참가했다. 이탈리아 테라스돌담협회 이사인 마르게리타 에르미리오의 소개로 축제에 참가한 조 교장은 “경연이라기보다는 세계 석공들의 친선 도모 행사라는 성격이 강하다”며 “돌담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제주 돌담의 특성을 알리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제주 석공들은 23일부터 25일까지 아일랜드 도네갈 지역에서 열리는 ‘돌 축제’에도 참가한다. 이 축제에서 도네갈 시내 성당 앞에 1.4m 높이의 돌하르방을 세우고 주변에 돌담을 쌓을 예정이다. 돌빛나예술학교가 도네갈 지역 석공단체와 교류하기로 한 협약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도네갈은 제주시 한림읍 ‘성 이시돌 목장’을 설립하는 등 지역에 큰 공헌을 하고 2018년 선종한 패트릭 J 맥그린치 신부(한국명 임피제)의 고향이다. 앞서 제주 석공들은 7일부터 11일까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돌담워크숍에 참여해 제주의 돌 문화를 알리고 높이 2.5m의 방사탑을 쌓기도 했다. 조 교장은 “제주 현무암의 특성상 표면의 거친 질감이 돌과 돌 사이의 마찰력을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에 한줄(외담)로 쌓아도 튼튼하게 버티는데 외국에서는 두 줄로 쌓는 겹담이 대부분이다”며 “제주의 돌담이 가진 가치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 돌은 용암이 굳으면서 만들어지기때문에 각기 개성이 살아있다. 이는 돌담 축조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른 나라나 육지부의 돌은 벽돌 쌓듯이 높이를 맞추는데 제주의 돌은 하나하나 모양이 달라 입체적인 형태에 맞는 위치를 찾아서 쌓는다. 제주 돌담은 마찰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2m가 넘는 외담을 쉽게 볼 수 있고 태풍이 몰아쳐도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다. 화산섬인 제주에서 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목재보다 돌을 이용한 생활용품이 많다. 제주시 외도동 유적지에서 3세기 전후로 추정되는 탐라국 초기 취락에 석축이 확인될 정도로 오랜 돌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돌담은 강풍과 우마 침입으로부터 초가와 밭작물을 보호하기도 했으며 방어시설, 사냥, 토지 경계 등으로 활용됐다. 조선시대에는 제주의 국가 목장을 관리하기 위해 ‘잣성’, ‘잣담’으로 불리는 돌담을 대규모로 조성하기도 했다. 조 교장은 “돌담 쌓기는 인류의 정착과 함께 시작한 원초적인 공통 행위로, 돌담 안에는 그 시기 정신과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며 “10월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일본 등지 석공이 참여하는 돌담축제를 제주에서 개최해 돌 문화를 교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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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바이오산업 경쟁력 확보 위해 육성전략 마련

    제주도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19일 제주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주 바이오산업 육성전략’ 발표회를 개최했다. 바이오산업 분야에 따른 3대 핵심 과제로 △청정자원을 활용한 산업 밸류체인 강화 △천연물 신약 소재 개발 △용암해수 등 특화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제주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를 1조3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매출 300억 원 이상의 바이오기업 20개를 육성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대학 및 기업과 연계한 산학 융합형 인재 양성,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 촉진, 도민과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추진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제주도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3개 연구기관, ㈜아모레퍼시픽그룹 등 9개 선도 기업 등 16개 기관·기업·단체가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청정 제주가 바이오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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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0m 한라산 백록담, 20년 6개월만에 1950회 올랐다

    18일 오전 9시경 고석범 씨(67)가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 도착하자 등산·마라톤 선후배와 지인들이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고 씨는 백록담 정상 등산 1950회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02년 12월 1일부터 정상 등산을 시작한 지 20년 6개월여 만에 달성한 것이다. 수치로 계산한다면 20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2회 정도 한라산 정상을 다녀온 셈이다. 1950회는 한라산 정상 높이인 1950m에 맞춰 설정된 목표다. 이날 백록담 정상에서 고 씨는 ‘20년 동안 한라산 정상 등반, 고석범 1950번 오르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함께 산에 오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제주지맹 동료들이 환호하며 꽃다발을 건넸다. 고 씨가 속한 봉사단체인 한라산지킴이 회원 10여 명도 이날 정상에서 고 씨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해줬다. 고 씨는 “이렇게 오래 한라산을 오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주변의 응원과 격려가 도움이 됐다”며 “전문 등산가나 마라토너가 아닌 평범한 사람도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던 고 씨는 2002년 7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증세로 ‘재검’ 통보를 받았다. 잦은 음주와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간단한 걷기운동을 하다 그해 겨울 자신의 직장인 한전 제주지사 산악회원들을 따라 처음 산에 올랐다. 당시 산행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 근육이 저릴 정도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난 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면서 날짜, 소요시간, 특기 사항 등을 적었다. 고 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몸을 단련하는 데 등산이 최고라고 확신했다”며 “시시각각 바뀌는 꽃향기와 풀내음, 새소리, 벌레소리를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고 갈 때마다 한라산은 다른 얼굴을 보여줘 좋았다”고 말했다. 고 씨는 주먹구구식 등산에서 벗어나고자 2005년 한라산등산학교를 수료했고, ‘1년에 100회 등산’ 계획을 세워 달성하기도 했다. 수년이 흐르자 한라산 정상 높이에 맞춘 ‘1950회 목표’를 정했다. 하루에 두 차례 백록담 정상을 다녀오기도 했다. 2016년에는 165회나 오르기로 했다. 이는 2.2일에 한 번꼴로 백록담을 다녀온 셈이다. 체력이 받쳐 주자 마라톤으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환경과 거리, 종목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자 봇물이 터진 것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253회 완주했다. 울트라마라톤(100km 이상)은 55회, 철인3종은 41회나 완주했다. 고 씨는 “산행하기 전에 기상이나 비상용품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며 자만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마라톤을 하지 않는 시간에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면서 체력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키가 161cm인 고 씨는 어릴 때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과 식지 않는 열정으로 한라산의 ‘작은 거인’이 됐다. 그는 백두산 높이(해발 2744m)와 같은 한라산 정상 등산 2744회 기록을 목표로 앞으로 794회를 더 오를 예정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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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록담 1950회 등정 대기록 세운 한라산의 ‘작은 거인’

    18일 오전 9시경 고석범 씨(67)가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 도착하자 등산·마라톤 선후배와 지인들이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고 씨는 백록담 정상 등산 1950회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02년 12월 1일부터 정상 등산 기록을 시작한 지 20년 6개월여 만에 달성한 것이다. 수치로 계산한다면 20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2회 정도 한라산 정상을 다녀온 셈이다. 1950회는 한라산 정상 높이인 1950m에 맞춰 설정된 목표다. 이날 백록담 정상에서 고 씨는 ‘20년 동안 한라산 정상 등반, 고석범 1950번 오르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함께 산에 오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제주지맹 동료들이 환호하며 꽃다발을 건넸다. 고 씨가 속한 봉사단체인 한라산지킴이 회원 10여 명도 이날 정상에서 고 씨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해줬다. 고 씨는 “이렇게 오래 한라산을 오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주변의 응원과 격려가 도움이 됐다”며 “전문 등산가나 마라토너가 아닌 평범한 사람도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던 고 씨는 2002년 7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증세로 ‘재검’ 통보를 받았다. 잦은 음주와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간단한 걷기운동을 하다가 그해 겨울 자신의 직장인 한전 제주지사 산악회원들을 따라 처음 산에 올랐다. 당시 산행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 근육이 저릴 정도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난 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면서 날짜, 소요시간, 특기 사항 등을 적었다. 고 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몸을 단련하는 데 등산이 최고라고 확신했다”며 “시시각각 바뀌는 꽃향기와 풀내음, 새소리, 벌레소리를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고 갈 때마다 한라산은 다른 얼굴을 보여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고 씨는 주먹구구식 등산에서 벗어나고자 2005년 한라산등산학교를 수료했고, ‘1년에 100회 등산’ 계획을 세워서 달성하기도 했다. 수년이 흐르자 한라산 정상 높이에 맞춘 ‘1950회 목표’를 정했다. 하루에 두차례 백록담 정상을 다녀오기도 했다. 2016년에는 165회나 오르기로 했다. 이는 2.2일에 한번꼴로 백록담을 다녀온 셈이다. 체력이 받쳐 주자 마라톤으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환경과 거리, 종목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자 봇물이 터진 것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42.195㎞)를 253회 완주했다. 울트라마라톤(100km 이상)은 55회, 철인3종은 41회나 완주를 했다. 고 씨는 “산행하기 전에 기상이나 비상용품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하며 자만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마라톤을 하지 않는 시간에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해면서 체력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키가 161㎝인 고 씨는 어릴 때 운동과 거리가 멀었지만 중도에 포기를 하지 않는 꾸준함과 식지 않은 열정으로 한라산의 ‘작은 거인’이 됐다. 그는 백두산 높이(2744m)와 같은 한라산 정상 등산 2744회 기록을 목표로 앞으로 794회를 더 오를 예정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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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비밀경찰서, 제주서도 운용 의혹

    제주에 있는 한 호텔이 중국 정부의 ‘비밀경찰서’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안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중식당 ‘동방명주’처럼 해외에 있는 반(反)정부 성향 중국인을 감시하는 장소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5일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은 제주 시내에 있는 한 호텔 건물에서 국내 거주 중국인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비공식적 영사 업무가 이뤄졌는지 등을 올 4월부터 내사 중이라고 한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불법 행위를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진 사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11년 6월 중국인 2명이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한 유한회사 명의로 소유주가 변경됐다. 건물을 사들인 유한회사는 지난해 7월 화장품·라텍스 도소매업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중국인 1명만 이사로 등재돼 있다. 공안당국은 지난해 12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한국을 포함해 최소 53개국에서 중국이 비밀경찰서 10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후 이 건물을 주목하고 중국 정부가 사실상 관리했는지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상당 기간 문을 닫고 방치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발표 후 국정원과 경찰 등은 서울에서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동방명주 소유주 왕하이쥔 씨(45) 등이 중국인 송환 등 불법 행위에 관여했는지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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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비밀경찰서’, 제주도서도 운영 의혹

    제주에 있는 한 호텔이 ‘비밀경찰서’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안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중식당 ‘동방명주’처럼 해외에 있는 반(反)정부 성향 중국인을 감시하는 장소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5일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은 올 4월부터 제주 시내에 있는 한 호텔 건물에서 국내 거주 중국인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비공식적 영사 업무가 이뤄졌는지 등을 내사 중이라고 한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불법행위를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진 사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11년 6월 중국인 2명이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돼 다. 그러다 지난해 8월 한 유한회사 명의로 소유주가 변경됐다. 건물을 사들인 유한회사는 지난해 7월 화장품·라텍스 도소매업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중국인 1명만 이사로 등재돼 있다. 공안당국은 지난해 12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한국을 포함해 최소 53개국에서 중국이 비밀경찰서 10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후 이 건물을 주목하고 중국 정부가 사실상 관리했는지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상당 기간 문을 닫고 방치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발표 후 국정원과 경찰 등은 서울에서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동방명주 소유주 왕하이쥔 씨(45) 등이 중국인 송환 등 불법에 관여했는지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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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용암길 걸어보세요”

    제주도는 거문오름국제트레킹위원회 주관으로 15일부터 19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일대에서 ‘2023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을 개최한다. 행사 기간엔 예약 없이 거문오름을 무료로 탐방할 수 있으며 평소 닫혀 있던 용암길(6km)을 걸을 수 있다. 용암길은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흘러 내려간 구간으로, 암반 위 나무 덩굴과 양치식물이 뒤섞인 용암 숲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코스인 태극길(10km)은 말발굽 모양인 거문오름 분화구 내부와 정상부 능선으로 이어진다. 태극길 분화구에서는 세계자연유산 해설사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탐방 입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거문오름은 해발 456m의 작은 화산체로 용암류가 지형경사를 따라 북동 방향으로 해안선까지 도달하면서 김녕굴과 만장굴 등 20여 개의 동굴군을 형성했다. 2007년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핵심 지역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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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 메밀 주산지 제주… 제품 개발-마케팅 활성화해야”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회수동지역 왕복 4차로 도로변 농지에 눈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얗게 수놓은 메밀꽃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일부 관광객은 차를 세우고 메밀꽃 배경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이곳은 감귤을 재배하던 농지를 메밀밭으로 조성한 곳이다. 여기서 제주국제공항으로 가는 도중인 서귀포시 안덕면에도 메밀꽃이 무리 지어 피었다. 요즘 제주의 들판은 메밀꽃으로 가득하다. 제주시 조천읍 와흘메밀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2일 시작한 메밀문화제가 18일까지 열린다. 제주시 오라동에서도 99만여 ㎡ 들판을 하얗게 물들인 메밀 축제가 25일까지 이어진다. 메밀 하면 이효석 작가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 봉평을 떠올린다. 이 작품에서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는 표현은 메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면서 지금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소설 덕분에 봉평은 메밀로 유명하지만 정작 국내 최대 메밀 주산지는 제주지역이다. 제주지역의 2021년 메밀 재배 면적은 1426㏊, 생산량은 1127t으로, 전국 전체 재배면적 2148㏊의 66.4%, 생산량은 1976t의 57.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으로 보면 경북 297t, 강원 155t에 비해 훨씬 많다. 봄 메밀은 4∼5월 파종하면 5월 하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6월 말에서 7월 초에 수확하고, 가을 메밀은 8월에 파종하면 9∼10월 꽃이 피는데 태풍을 만나면 수확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메밀 주산지임에도 제주지역에서 메밀 가공은 수월하지 않은 실정이다. 수확한 메밀의 껍질을 깎아 내거나 가루로 만드는 도정 시설이 적을 뿐 아니라 그나마 도정 시설이 고장 나면 수리에 거액의 비용이 들어 일부 공장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메밀을 가공한 제품은 72개(지난해 12월 기준)로 전국 3350개의 2.1%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 메밀쌀, 메밀가루 등 1차 가공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제주산 메밀 상당량은 강원에서 가공된 뒤 유통되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메밀을 특산화하기 위해 최근 성산과 표선, 한림, 애월, 안덕 등 6곳에 봄가을에 재배가 가능한 국산 품종인 ‘양절 메밀’ 채종단지 30㏊를 조성했다. 생산성이 낮고 잡초가 섞인 외래종, 가을에만 재배가 가능한 재래종 메밀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품종으로 개발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실용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 외부 공모를 통해 메밀국수건면, 메밀커피를 선정했다”며 “올해 말 시제품이 나오면 제주메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은 제주지역과 인연이 깊다. 제주 무속신화에서 농사의 여신인 ‘자청비 신화’에 등장하고, 조선의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재배 기록이 있다. 메밀 원산지는 티베트의 산골로 돌이 널려 있고 메마른 지역으로 알려졌다. 토양이 적고 물이 쉽게 빠지는 화산섬 제주와 비슷하다. 제주지역에서는 메밀로 떡과 묵을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메밀칼국수, 빙떡, 메밀오메기떡, 메밀 뼈국 등의 향토음식 재료로 쓰이고 있다. 문승환 농업회사법인 제주오라 대표는 “최근 인지도가 높아진 제주 메밀이 수요 창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강원에 비해 즐길거리, 볼거리가 부족한 제주의 소규모 메밀 축제를 육성하는 정책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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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역사문화지구-역사관 건립 위한 용역 착수

    제주도는 역사문화지구와 제주역사관 건립을 위해 1억8000만 원을 들여 용역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내년 5월 용역을 마무리한 뒤 종합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번 용역에서 역사문화지구 조성을 위해 △역사문화지구 개념과 범위 설정 △사업 대상지역 현황 조사와 주변 여건 △국내외 사례 조사와 시사점 △역사문화지구 조성 기본 구상과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한다. 제주역사관 건립을 위한 목적과 역할, 현황 조사와 최적 입지, 건축 기본 구상과 단계별 추진계획 방안도 마련한다. 제주시 삼성혈과 신산공원을 생태문화적으로 연결하는 방안과 원도심 등과의 연계 활성화 방안도 용역에 반영할 예정이다. 오성율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역사 발상지인 삼성혈과 신산공원 일대에 역사문화기반 사업을 추진하면 제주인의 삶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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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일러닝 인기상승, 수준 높은 대회 필요[디지털 동서남북]

    동아일보 사회부에는 20여 명의 전국팀 기자들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전국팀 전용칼럼 <동서남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온 대표 컨텐츠 입니다. 이제 좁은 지면을 벗어나 더 자주, 자유롭게 생생한 지역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등 뉴스의 이면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3일 경남 거제도에서 산악지대와 해안가를 도는 트레일러닝(trail running)대회가 열렸다.대회 메인 종목인 100km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할 정도로 코스의 난도가 높다. 참가자들은 가라산, 북병산, 앵산, 계룡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한시간인 29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쳐야했다. 트레일러닝은 도로를 달리는 마라톤과 달리 산길, 숲길, 초원, 사막 등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스포츠다. 울퉁불퉁한 지형과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코스를 완주하려면 근력과 지구력이 필수적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힐(hill)러닝, 산악마라톤 등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지역별로 이벤트성 대회가 열렸다. 그러다가 2003년 프랑스 샤모니를 거점으로 한 몽블랑 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UTMB)가 등장한 이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끌었다. UTMB는 트레일러너들에게 ‘꿈의 무대’로 인식되고 있으며 지원자가 많다보니 참가가 쉽지 않다. 2012년에는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가 출범하면서 ‘트레일러닝’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해외에서 트레일러닝은 이미 인기 스포츠로 정착한 가운데 UTMB 운영사가 종전 울트라트레일 월드투어(UTWT)를 ‘월드시리즈’로 전환해 상업·산업화에 대한 주도적인 지배력을 확대하자 이에 반발한 유럽, 미국의 일부에서는 다른 시리즈 대회를 구성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 트레일러닝 명칭을 쓴 대회가 등장한 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전국 곳곳에서 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 부산 5산종주트레일대회, TNF100km 강릉, 지리산 화대종주대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도로마라톤 대회가 여전히 많지만 트레일러닝에 대한 선호도는 점차 높아지는 양상이다. 트레일러닝은 자연 속을 달리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계곡 물을 건너고, 숲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산 정상에서는 사방에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몸이 지치면 걸으면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50km, 100km 이상의 장거리 레이스에 도전해서 완주할 때는 짜릿한 성취감을 경험하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 산길과 숲길을 달리고, 걷다보면 부상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 장거리 레이스에서는 야간에 홀로 산길을 뛰고, 걸어야하고 기상이변 때문에 더욱 안전에 중점을 둬야한다. 대회 주최 측에서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랜턴, 물, 여벌 옷, 비상 담요, 붕대, 비상식량 등을 필수 장비로 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트레일러닝 자체가 모험을 하는 스포츠다보니 참가자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최 측은 특히 환경보호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레이스 코스에서 개인 쓰레기 투기를 통제한다. 일부 대회는 흙이나 자갈이 파이는 것을 막기 위해 스틱, 트레킹 폴 등으로 불리는 지팡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트레일러닝대회인 후지산울트라트레일러닝(UTMF)에서는 휴대용 용변기를 필수 장비에 포함시킬 정도로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트레일러닝대회 개최가 세계적으로 인기이고 국내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대회운영, 선수육성이나 관련 산업의 확산 등에서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참가자에게 칩을 부여해 자동으로 기록을 측정하는 것이 대중화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수기(手記)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장거리 레이스에서는 리본이나 화살표 등으로 코스를 알려주는 ‘마킹’을 제대로 하지 않아 참가자들이 코스를 이탈하는 사례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도로마라톤에 비해 착용하거나 구비해야하는 장비가 많다보니 관련 제품 생산과 판매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대부분 해외 제품을 수입해서 쓰는 실정이다. 산지(山地)가 70% 이상인 우리나라는 트레일러닝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코스를 좀 더 다듬으면 세계 유명 대회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집 밖을 나가면 오르내릴 수 있는 언덕과 산이 즐비하다. 도로마라토너, 등산객 등이 점차 트레일러닝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트레일러닝 시장은 전망이 밝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회운영, 선수 육성과 더불어 참가자의 환경보호 및 안전의식, 관련 국산 제품의 글로벌화를 통한 트레일러닝의 확산을 기대해본다.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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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논의 공론화 절차 밟는다

    세계적으로 자연물을 법인격(legal personhood)으로 선언하는 사례가 나오는 가운데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에 대해 법인격 지위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논의가 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법인격 부여는 제도 및 법적인 근거 마련과 공감대 형성 등 적지 않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제주에서 생태법인 공론화 시작제주도는 1일 열린 제18회 제주포럼의 ‘생태법인 제도 공유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생태평화공동체 형성’ 세션에서 제시된 생태법인 의견을 수렴해 공론화 절차를 밟는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세션에서 해양생물 전문가 대부분이 생태법인 제도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생태법인은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 운동에서 나온 것으로 강, 호수, 산과 같은 생태계가 인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으로 법적 권리를 갖는 것으로 ‘자연의 권리를 위한 국제 연대(GARN)’ 등이 주도하고 있다. 개발 프로젝트에 따른 환경 오염, 기후변화에 의한 환경 악화 등의 피해에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태계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최상의 환경 보호를 보장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 제주포럼을 시작으로 생태법인을 주제로 한 국제포럼, 유엔 ‘2023 국제 어머니 지구의 날’ 행사, 2028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해양포유류학회 총회’ 등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을 알릴 계획이다.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은 “이번 제주포럼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화 논의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며 “생태법인 제도화를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이 돌고래에 대한 법인격 부여 방안과 생태법인 설립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황가누이강, 인도 갠지스강 등 생태법인 지정2017년 뉴질랜드 황가누이강이 ‘테 아와 투푸아 법(Te Awa Tupua Act)’ 제정을 거쳐 법인격을 취득했다. 법을 통해 법인격을 얻은 최초의 사례다. 마오리 원주민 1명과 정부 대표 1명이 후견인으로 임명돼 이 강을 대변한다. 마오리 원주민에게 조상으로 여겨지는 황가누이강이 소유권 분쟁과 함께 각종 개발 사업으로 황폐해지자 보호 운동을 펼친 것이다. 황가누이강에 이어 콜롬비아 아트라토강과 인도의 갠지스강, 야무나강도 법적 권리를 얻었다. 2019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클래마스강에 대해 인간과 같은 권리가 부여됐다. 2021년 캐나다 퀘벡에서는 맥파이강이 법인격을 취득했다. 이들 강은 신성시되거나 지역 주민 또는 원주민의 생활 터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로 강에 대해 법인격을 부여하는데 제주에서는 해양생물인 남방큰돌고래에 주목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폐그물이나 해양쓰레기, 해상풍력발전, 돌고래 선박관광 등에 의해 남방큰돌고래 서식지가 위협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 수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현재 110∼12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에서 준위협종(멸종위기 직전의 상태)으로 분류했다. 남방큰돌고래가 생태법인으로 지정되려면 우선 생활상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피해 상황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특히 한라산, 오름(작은 화산체), 곶자왈(용암 암괴에 형성된 숲) 등보다 먼저 생태법인으로 지정되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남방큰돌고래는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보호를 받고 있는데 보다 상위 개념인 생태법인으로 지정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하고 공감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며 “선언적 의미가 아닌 법인격으로 실현되려면 정교한 논리와 함께 폭넓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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