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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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칼럼56%
금융13%
미국/북미10%
경제일반3%
사설/칼럼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제일반3%
유럽/EU3%
국제경제3%
  • 구인난 美, 이직자 절반 임금 두자릿수 상승

    미국에서 직장을 옮기는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으로,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우려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인·구직사이트 집리크루터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직장을 옮긴 미국 근로자 20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4%가 이전 직장보다 보수가 올랐다고 답했다. 이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근로자가 임금이 11% 이상 올랐다고 답했고, 약 9%는 임금이 50% 이상 급등했다고 답했다. 직장을 옮기면서 연봉을 올리려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5∼54세 핵심 연령 근로자 가운데 20%는 앞으로 1년 안에 직장을 옮길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금 직장에 1∼2년 정도만 다니겠다는 답변도 26%나 됐다. 반면 3∼5년 정도 현 직장에 머무르겠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근로자의 한 직장 평균 근무 기간이 4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금은 이직 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이직 행렬은 근로자 임금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근로자들은 직장을 옮기면서 새 직장에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하게 되고, 기업들은 기존 근로자를 지키기 위해 임금을 올려줄 수밖에 없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시장에 상품 수요가 늘어나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WSJ의 최근 설문 결과 경제학자 중 27%는 올해 가장 큰 인플레이션 위협으로 ‘임금 상승’을 꼽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공급망 붕괴’보다 더 큰 위협으로 평가한 것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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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 위기는 국민 밥상에서 시작된다[특파원칼럼/유재동]

    최근 미국에선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점심 외식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직장인들은 밥값이 무서워 출근이 꺼려질 정도라고 한다. 뉴욕은 원래 물가가 상당히 높았지만 요즘은 정말 살인적인 수준이다. 유명 레스토랑 체인 ‘스위트그린’에서 한 뼘 남짓 너비의 그릇에 담긴 샐러드를 주문하면 팁을 빼고도 16달러(약 2만 원) 이상을 내야 한다. 햄버거 등 주요 품목 가격상승률은 지난 1년 10%를 웃돌았다. 기름값도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미국인들은 차를 집에 놓고 다니기 시작했다. 대중교통망이 한국만큼 촘촘하지 않은 미국에선 차로 20분이면 갈 거리를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면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이들이 차를 포기하는 것은 그만큼 주유소 가기가 겁난다는 얘기다. 맨해튼 아파트 월세도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평균 500만 원에 육박할 기세다. 지난해 이후 한국 언론에서는 미국 기업의 구인난이 자주 보도됐다. 일자리는 널려 있는데 사람은 구하기 힘들어지자 회사는 직원들 월급과 보너스를 대폭 올려줬다. 근로자에겐 천국일 것 같지만 정작 이들은 그리 행복하지 않다. 월급보다 물가가 더 빨리 오르다 보니 생활이 오히려 궁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인 주당 실질 임금은 18달러가량 쪼그라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물가 폭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라며 ‘푸틴의 물가’라는 딱지를 붙였다. 무리한 침략 전쟁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을 더욱 끌어올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인플레이션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올 1월 미국 물가상승률은 1년 전의 5배 이상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이 기간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값 기름값 주거비 등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다. 점심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며, 자신의 차로 출퇴근하기를 포기하는 미국인도 이때부터 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때 이른 정권 위기로 나타났다. 집권 2년 차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작 30%대를 맴돌고 있다. 비슷한 시기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낮고, 퇴임을 2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마저 밑돈다. 이런 예외적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을 꼽으라면 단연 경제정책 실패일 것이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꾸준히 나왔지만 그때마다 당국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묵살하면서 바가지요금 단속 같은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놨다. 팬데믹 충격을 극복하겠다며 전·현직 행정부가 단행한 천문학적 재정 지출과 ‘돈 풀기’는 당장엔 인기를 끌었을지 몰라도 40년 만의 물가 폭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다가오고 말았다. 지난달 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한 전문가는 “경제 성장은 못 해도 국민이 용서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못 잡으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앞에서 경고했다고 한다. 실제로 물가나 세금을 잘못 다뤘다가 정권이 흔들린 사례는 세계사에 매우 흔하다.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찰스 멍거는 고대 로마제국 멸망의 주된 이유로 물가 관리 실패를 꼽는다. 새 정부는 그 반면교사를 그리 멀리까지 돌아볼 것도 없이 지금 미국에서 찾으면 된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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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가해자에 피해자 자녀 양육비 물린다

    미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피해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이들의 양육비를 가해자에게 부담시키는 법률이 추진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음주운전 피해자 자녀들의 이름을 딴 ‘이선·헤일리·벤틀리 법’이 테네시주 상원을 20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2월 주 하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해 빌 리 테네시 주지사의 서명만 거치면 발효된다. 의회와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주지사가 서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법안은 음주운전 가해자로 하여금 피해자의 자녀가 18세가 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양육비를 대신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해당 자녀의 평소 생활 수준 등에 맞춰 법원이 정하기로 했다. 법안은 음주운전 사고로 아들 내외를 잃은 한 여성의 눈물겨운 노력에서 비롯됐다. 미주리주에 사는 세실리아 윌리엄스 씨의 아들과 약혼녀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 사고로 손자인 네 살 벤틀리와 두 살인 메이슨은 졸지에 고아 신세가 됐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윌리엄스 씨는 많은 주에서 음주운전 범죄의 형량이 몇 년의 징역형에 그치고, 가해자가 가석방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오랫동안 경제적 책임을 지워야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윌리엄스 씨는 고아가 된 손자들을 돌보면서 미국 내 17개주를 다니며 피해자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가해자가 지급하도록 하는 입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결국 테네시주가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이 법안을 상·하원에서 모두 통과시켰다. 윌리엄스 씨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겨진 어린이들을 키울 의지가 있지만, 문제는 모든 사람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에 이름이 등장하는 이선과 헤일리 역시 테네시주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희생된 경찰관의 자녀들 이름이다. 38세였던 이 경찰관은 2019년 2월 야간에 맨홀 범람 여부를 조사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NYT에 따르면 테네시주 외에도 펜실베이니아, 앨라배마, 일리노이,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등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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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버 대령, 눈감을 때까지 “한반도 분단 안타깝다”

    “그는 (생전) 남북이 여전히 분단돼 있는 걸 가장 안타까워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지역 매체는 6·25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고(故) 윌리엄 웨버 미군 예비역 대령의 삶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22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시 레스트헤이븐 추모공원에서는 9일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웨버 대령에 대한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각각 조전(弔電)을 보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추도식에는 유족과 6·25전쟁 참전 용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조전에서 “‘전쟁에서 팔다리를 잃었지만 하늘로 먼저 간 동료들을 위해 한국전쟁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힘써 주신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고인을 포함한 미국 참전 용사의 피와 눈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굳건히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조전에서 “웨버 대령의 용기와 희생은 한국 영토와 자유 수호에 크게 기여했다. 전역 후에도 전 세계가 한국전쟁을 잊지 않도록 헌신했다”면서 “웨버 대령의 고귀한 용기와 희생은 한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이 토대 위에서 양국 국민의 강력한 연대와 우정으로 굳건해진 한미동맹은 계속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웨버 대령은 6·25전쟁 때 미군 공수부대 장교로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을 비롯한 많은 전투에 참가했다. 1951년 강원 원주에서 싸우다 오른쪽 팔다리를 모두 잃었다. 이후 미국에서 1년 넘게 수술과 치료를 받고 현역에 복귀한 뒤 1980년 전역했다. 그는 퇴역 후에도 6·25전쟁 참상을 알리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활동에 매진한 한미동맹의 산증인이었다. 1993년부터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워싱턴 한국전쟁참전용사비와 한국전쟁 ‘추모의 벽’ 건립 운동에 앞장섰다. 2015년 7월 정전(停戰)기념일에는 워싱턴 기념비 앞에서 6·25전쟁 미군 전사자 3만657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호명식을 주도했다. 이어 애국가가 연주되자 그가 힘겹게 왼손을 올려 경례하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줬다.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는 언론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슬프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추모의 벽’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걸 볼 수 있었던 것이 기쁘다. 할아버지는 한국을 정말 사랑했다. 참전 용사를 위해 헌신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향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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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의 마지막까지 한국에 헌신한 대령에 경의를”

    6·25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고(故) 윌리엄 웨버 미군 예비역 대령의 추도식이 2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각각 조전(弔電)을 보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웨버 대령은 9일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 메릴랜드주 프레데릭시 레스트헤이븐 추모공원에서 이날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과 6·25전쟁 참전 용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를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황 처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전쟁에서 팔다리를 잃었지만 하늘로 먼저 간 동료들을 위해 한국전쟁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며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힘써 주신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포함한 미국 참전 용사의 피와 눈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앞으로도 굳건히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조전에서 “웨버 대령의 용기와 희생은 한국 영토와 자유 수호에 크게 기여했다. 전역 후에도 전 세계가 한국전쟁을 잊지 않도록 헌신했다”면서 “이 토대 위에서 양국 국민의 강력한 연대와 우정으로 굳건해진 한미동맹은 계속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웨버 대령은 6·25전쟁 미군 공수부대 장교로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을 비롯한 많은 전투에 참여했다. 1951년 강원 원주에서 싸우다 오른쪽 팔다리를 모두 잃었다. 이후 미국에서 1년 넘게 수술과 치료를 받고 현역에 복귀한 뒤 1980년 전역했다. 퇴역 후에도 6·25전쟁 참상을 알리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활동에 매진했다. 1993년부터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워싱턴 한국전쟁참전용사비와 한국전쟁 ‘추모의 벽’ 건립 운동에 앞장섰다. 2015년 7월 정전(停戰)기념일에는 워싱턴 기념비 앞에서 6·25전쟁 미군 전사자 3만6574명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호명식을 주도했다. 이어 애국가가 연주되자 그가 힘겹게 왼손을 올려 경례하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줬다. 웨버 대령은 생전 인터뷰 등을 통해 “미국은 많은 국가와 국민을 돕기 위해 여러 전쟁에 참전해왔지만 우리에게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한 분들은 한국인”이라며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도 기꺼이 참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버 대령이 세상을 떠나기 4시간 전, 당시 미국을 방문한 윤 당선인 한미정책협의대표단 표세우 전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이 그를 찾아가 위로하기도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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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오범죄 그만”… 뉴욕에 ‘피살 한인여성’ 추모공간

    “딸아,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니.” 20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프로스펙트 공원. 공원 호수 앞 잔디밭에 50여 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일부는 손에 꽃다발을 들었고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곳은 2월 뉴욕 맨해튼에서 노숙자에게 희생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티나 유나 리 씨(35·사진)를 위해 유가족이 만든 추모 공간. 리 씨는 생전에 이 공원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리 씨의 지인과 시민들은 이곳에 고인을 기리는 튤립을 심고 추모 벤치를 설치했다. 리 씨의 어머니 이정임 씨는 “1986년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내 딸은 태어난 지 6, 7개월 만에 뉴저지주로 이사 가서 그곳에서 건강하게 자라났다. 딸은 항상 다정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고 회고했다. 어머니 이 씨는 이어 “2008년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 대학을 졸업했지만 바로 일자리를 잡았다”며 “딸은 환경과 인권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2월 13일 새벽 맨해튼 차이나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노숙자 아사마드 내시(25)는 귀가하던 리 씨를 뒤쫓아 간 뒤 집 안으로 들어가 일면식도 없던 그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뉴욕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졌다. 단상에는 딸 리 씨가 생일 케이크와 촛불을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놓여 있었다. 어머니 이 씨는 사진 속 딸을 바라보며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니. 네 엄마는 널 도와주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이런 범죄는 한 사람의 희생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가족 친지가 여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는가. 이 고통은 내 딸의 희생으로 이제 끝나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어떤 말로도 이 슬픈 유가족들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고인의 무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다 함께 힘을 모아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엔 대만계인 존 류 뉴욕주 상원의원도 참석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한인 정치인 그레이스 리 씨는 “고인을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그가 사망한 장소 가까이에 산다”면서 “너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유나 리 씨의 여동생 유진 씨는 언니를 위해 기부된 추모 기금이 현재까지 40만 달러가 넘었다면서 이를 ‘크리스티나 얼라이언스’라는 비영리기구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모인 기금은 여성 및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을 위한 단체들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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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특수 끝나나… 韓 네이버도 美 넷플릭스도 ‘쇼크’

    국내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가 올해 1분기(1∼3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배달 수요 감소에 따라 3위권 음식배달 대행업체의 매각이 추진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른바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이 끝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네이버는 1분기 매출이 1조8452억 원, 영업이익은 301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비해 각각 4.3%, 14.1%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지난해 2분기(4∼6월)부터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는데 올해 들어 뒷걸음질 친 것이다.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검색,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이 눈에 띈다. 서치플랫폼은 네이버의 대표적인 온라인 서비스다. 온라인 서비스 증가가 활성화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대표적인 수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서치플랫폼의 매출은 843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9% 감소했다. 커머스 광고에서도 직전 분기 265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606억 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페이서비스, 디지털금융 등의 핀테크 부문 매출 역시 전 분기보다 6.9% 감소한 2748억 원에 그쳤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방역조치의 완화가 관련 매출에 압박을 주고 있고, 여기에 연봉 상승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마케팅 증가 등의 요인까지 반영됐다”고 밝혔다.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국내 배달업계에도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의 주간 활성화 이용자 수(WAU)는 3월 중순(14∼20일) 2260만 명 수준에서 지난주(11∼17일) 21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로고를 비롯한 배달대행 업체 사이에서는 음식 배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화장품 배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일찌감치 방역조치를 완화한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수혜 업종의 실적 추락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3위 음식배달 대행업체인 그럽허브는 경쟁 악화와 주문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그럽허브의 모기업인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닷컴(JET)은 그럽허브의 완전 또는 부분 매각 내지는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실제로 JET는 올 1분기(1∼3월)에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배달 주문이 5% 줄었다고 밝혔다. 여가를 야외 대신 집에서 다양한 드라마와 영상물을 즐기며 보내는 흐름 덕에 날개를 달았던 글로벌 OTT 기업들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넷플릭스는 1분기에 전 세계 유료 가입자가 전 분기보다 20만 명 줄었다고 밝힌 후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다. 20일 뉴욕 증시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122.42달러(35.1%) 내린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이날 하루 543억 달러(약 67조1700억 원)가 증발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은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로 한정해도 포화상태인 게 사실”이라며 “국내 업체들 역시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가입자 증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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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노후 원전 재가동 7조원 지원… 우크라發 에너지 위기 대응

    미국이 노후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지원을 위해 예산 60억 달러(약 7조43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하자 미국뿐 아니라 유럽 각국도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탄소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자금 지원책을 시작한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자금난으로 폐쇄 위기에 처한 원전 운영자에게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해 원전을 계속 가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은 성명에서 “미국 원전은 전체 탈(脫)탄소 전기의 절반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이 원전들을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28개 주에서 가동하는 55개 원전(93개 원자로)에서 생성된 원자력에너지는 미 전력 공급의 20%를 차지한다. 다만 원전은 운영 비용이 많이 들어 천연가스나 화석연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최근 10년 사이 미국에서 허가 기한보다 일찍 가동을 중단한 원자로는 10여 기. 원전이 줄어든 자리를 화석연료가 대체하면서 해당 지역 대기질은 악화됐고 고임금 일자리가 증발하며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에너지부는 판단하고 있다. 시들해지던 원전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원전 2기를 폐쇄하려던 계획을 최근 폐기했고 조지아주도 새 원자로 2기를 내년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원전 회귀 움직임이 뚜렷하다. 영국 정부는 최근 에너지 자립을 위해 2050년까지 원전을 6, 7기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2월 같은 시기까지 원자로 14기를 새로 지어 “프랑스 원전 산업의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선언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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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11년만에 가입자 첫 감소… ‘광고 넣고 요금 낮추기’ 고민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10년 반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가파르게 성장하던 추세가 꺾이는 동시에 글로벌 OTT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본격적인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광고가 포함된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 시간)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20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당초 주주들에게 1분기에 가입자가 25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고, 일부 애널리스트는 270만 명 증가도 예상해왔다. 월가의 예상치가 완전히 빗나가 버린 셈이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2011년 3분기(7∼9월)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 측은 가입자 감소의 원인으로 온라인 서비스 시장의 경쟁 격화와 가입자들 간의 계정 공유 현상을 꼽았다. 현재 2억2200만 유료 가입자와 별도로 1억 가구가량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넷플릭스는 추산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외부 변수가 가입자 확보에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이로 인해 가입자 70만 명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징어게임’의 인기 덕분에 가입자 수가 109만 명 늘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4∼6월)에도 글로벌 가입자 수가 200만 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예상외의 발표에 넷플릭스의 주가는 19일 시간외거래에서 25% 이상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른 수혜를 입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국에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이런 효과도 더는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HBO Max 등 다른 글로벌 OTT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입자 감소 위기에 대응해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는 서비스에 광고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고가 붙는 대신에 기존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지불하거나 아예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광고를 포함하되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에 광고가 붙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는 점에서 만일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사업 방식의 큰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19일 “광고의 복잡성에 반대하고 구독의 단순함을 아주 좋아하지만, 그 이상으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을 더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13일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IMDb TV’의 명칭을 ‘아마존 프리비(Amazon Freevee)’로 변경하고 올해 후반에 오리지널 작품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도 2022년 말 미국을 시작으로 광고 지원 구독을 도입해 2023년까지 전 세계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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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경식 “尹정부, 기업에 좋은 정부될 것… 노동개혁-규제완화 필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이 “윤석열 새 정부는 기업에 아주 좋은 정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19일(현지 시간) 공개된 한미 친선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머스 번 회장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번 회장이 “최근 경총 설문조사에서 기업 71%가 ‘윤석열 정부에서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하자 손 회장은 “이번에 우리는 좋은 정부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호응했다. 손 회장은 기업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경총 과제에 대한 질문에 “노동개혁을 이뤄야 한다. 때때로 노조 때문에 노동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기업경쟁력이 너무 낮아져 노동 개혁을 원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이를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하는데 국회를 통과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는 규제가 너무 많다. 규제 완화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모든 기업을 더 경쟁력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FTA 덕분에 한국과 미국 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FTA와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FTA 협상을 시작할 때 미국이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했다. 당시 노 대통령이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 문제가 없겠느냐’고 물었다”며 “나는 ‘아무 문제없으니 그냥 진행하면 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다른 문화계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손 회장이 미쳤다’며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했지만 나는 다시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스크린쿼터를 풀기로 결정했다”며 “이후에도 시장에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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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北, 가상화폐 해킹해 미사일 개발자금 조달”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해 사이버범죄를 통한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9일(현지 시간) 뉴욕외신기자협회(NYFPC) 브리핑에서 “제재를 우회하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사용하는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에 대해 몇 마디를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미국이 지난주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와 관련해 취했던 조치를 강조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재무부가 얼마 전 온라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를 통한 6억2000만 달러 규모의 해킹 배후에 북한 연계 조직인 ‘라자루스’가 있다고 지목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이 사건은 북한이 절도와 해킹 등으로 가상화폐를 얼마나 불법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보여 준다”며 “우리가 명목화폐 분야에서 함께 구축한 돈세탁 방지 시스템이 이제는 가상화폐 세계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 노력하면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등 불법 행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미국이 최근 랜섬웨어에 대한 대책을 시작해 가상화폐의 불법적인 사용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제재 회피를 위한 가상화폐의 사용, 악의적 활동을 위한 가상화폐 절도 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이날 북한 외에도 러시아의 사이버 불법 행위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대응책을 설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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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노후 원전 가동에 7.4조 원 투입…EU도 회귀 움직임

    미국이 노후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지원을 위해 예산 60억 달러(약 7조43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하자 미국뿐 아니라 유럽 각국도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자금 지원책을 시작한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자금난으로 폐쇄 위기에 처한 원전 운영자에게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해 원전을 계속 가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 원전은 전체 탈(脫)탄소 전기의 절반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이 원전들을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원전은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전환 계획 달성에 태양열과 풍력 발전을 보완할 핵심 카드로 간주돼 왔다. 현재 미국 28개 주에서 가동하는 55개 원전(93개 원자로)에서 생성된 원자력에너지는 미 전력 공급의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원전 운영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천연가스나 화석연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미국에서 허가 기한보다 일찍 가동을 중단한 원자로는 10여 기. 원전이 줄어든 자리를 화석연료가 대체하면서 해당 지역 대기질은 악화됐고 고임금 일자리가 증발하며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에너지부는 판단하고 있다. 시들해지던 원전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원전 2기를 폐쇄하려던 계획을 최근 폐기했다. 오히려 주 의회가 나서서 발전소 가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지아주도 새 원자로 2기를 내년부터 가동하기로 하는 등 다른 주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원전 회귀 움직임이 뚜렷하다. 영국 정부는 최근 에너지 자립을 위해 2050년까지 원전을 6, 7기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2월 같은 시기까지 원자로 14기를 새로 지어 “프랑스 원전 산업의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추진해 왔지만 원전이 탄소 배출을 줄일 에너지원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는 데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를 계속 늘려가는 분위기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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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한국 성장률 2.5%로 내리고 물가는 4%로 상향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낮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세계 경제 회복세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봉쇄 조치까지 겹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IMF는 19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1월 전망치(3.0%)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1%에서 4.0%로 0.9%포인트 올랐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3개월 전보다 0.8%포인트 낮은 3.6%로 전망됐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낮춘 이유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IMF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140여 개국의 2022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전쟁 악화로 공급망 훼손, 물가 상승 등 직접 효과뿐 아니라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비롯한 간접 효과도 커졌다”고 했다. 세계은행(WB) 역시 18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2%로 0.9%포인트 낮췄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산업구조를 점검해 제대로 된 산업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물가-금리-환율 동시 뜀박질… 침체속 물가 상승 ‘S공포’ 커져 기는 성장률 뛰는 물가… 경제 비상코로나-우크라戰 잇단 대형 악재, 美 최악 인플레에 中은 방역 수렁美 일각, 금리 0.75%P 한번에 인상… ‘자이언트 스텝’ 방안까지 거론세계 경제 주춤, 한국 수출에 타격… 車 생산비 급증-조선도 수익 악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달아 뒷걸음질치는 이유는 각지에서 대형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서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회복되던 세계 경제가 주춤하면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치솟은 원자재 가격 탓에 수익이 악화됐다. 한국 경제는 물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3고(高)’에 직면하며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물가 치솟자 빨라진 금리 상승세1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낮췄다. 미국은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더 빠르게 긴축에 나서면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 가격 및 주택 임차료 상승의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8.5%나 치솟았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에 발목이 잡혔다. 18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였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효과가 반영되는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며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원유와 원자재, 농축수산물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한국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4.1% 올랐다. 이는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무섭게 오르는 물가에 주요국의 긴축 시계도 빨라졌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현지 시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방법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이달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2년 반 만에 기준금리 연 1.5%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환율까지 올라 무역적자 이어질 듯물가와 금리 상승세로 국내 기업의 실적은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국내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여전한데 생산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글로벌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동차 강판 제품 가격은 t당 평균 15만 원 안팎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은 1조 원 이상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조선협회는 “올해 4월 선박용 후판 가격이 t당 140만 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며 “회계상 영업손실이 4조4000억 원”이라고 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연초 대비 30% 오른 데다 수요마저 줄었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까지 오름세(원화 가치는 하락)라 국내 기업들의 수입비용을 불리고 무역적자 위험을 키우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36.9원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올해 2월 23일)보다 43.3원 올랐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금리, 환율이 다 오르는 3고 상황은 결국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일단은 물가를 잡는 데 방점을 두고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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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수값 10년만에 최고… 애그플레이션 가속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하다. ‘농업(agriculture)’과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오름세를 뜻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약 3% 오른 부셸(약 27.2kg)당 8.07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생산량이 많은 미 중서부에 이상 고온이 나타났던 2012년 이후 10년 만에 8달러 선을 넘어섰다. 옥수수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부셸당 6달러대였지만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유통망이 무너진 데다 상당수 농부들이 봄철 파종 시기 또한 놓쳤다. 이 와중에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비료 값 또한 올라 옥수수 가격 추가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0%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역시 우크라이나가 주산지인 밀, 대두 가격 등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밀 가격 또한 주요 산지인 미국과 캐나다의 추운 봄 날씨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3월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12.6%나 오른 159.3포인트로 199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19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옥수수 등 수입 사료 값이 올라 고통받는 축산업자를 위해 사료 구입 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입 목재 가격이 상승해 원자재 값 압박이 큰 건설업체를 대상으로도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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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韓여행경보 ‘최고 4단계’ → ‘최저 1단계’로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등에 대해 적용했던 여행 경보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 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기존 최고 수준인 4단계에서 최저인 1단계로 크게 낮췄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국무부의 여행 등급은 가장 낮은 1단계 ‘일반적 사전 주의’부터 2단계 ‘강화된 사전 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뉜다. 한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최근까지 4단계 등급이 유지돼 왔다. 국무부는 한국의 여행 경보를 크게 낮춘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주 기존의 4단계 국가들을 대거 줄이고 전체 국가 중 10% 정도만 4단계 국가로 남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한국을 비롯한 90개 국가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에서 3단계로 한 계단 낮췄다. CDC는 해당 국가를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할 때 최고 등급인 4단계를 적용한다. 3단계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여행을 가급적 삼가라는 권고다. 이날 3단계로 경보가 낮아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등이다. 여행 경보가 무더기로 완화된 것은 세계 주요국에 백신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데다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해외여행 등 방역 관련 결정을 개인 의사에 맡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에서도 당국의 ‘여행 금지 권고’가 여행 수요를 지나치게 억제하고 있다며 경보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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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국 여행 경보 ‘최고 4단계→최저 1단계’로 크게 낮춰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등에 대해 적용했던 여행 경보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 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기존 최고수준인 4단계에서 최저인 1단계로 크게 낮췄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국무부의 여행 등급은 가장 낮은 1단계 ‘일반적 사전 주의’부터 2단계 ‘강화된 사전 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뉜다. 한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최근까지 4단계 등급이 유지돼 왔다. 국무부는 한국의 여행 경보를 크게 낮춘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주 기존의 4단계 국가들을 대거 줄이고 전체 국가 중 10% 정도만 4단계 국가로 남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한국을 비롯한 90개 국가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에서 3단계로 한 계단 낮췄다. CDC는 해당 국가를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할 때 최고 등급인 4단계를 적용한다. 3단계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여행을 가급적 삼가라는 권고다. 이날 3단계로 경보가 낮아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등이다. 여행 경보가 무더기로 완화된 것은 세계 주요국에 백신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데다,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해외여행 등 방역 관련 결정을 개인 의사에 맡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에서도 당국의 ‘여행 금지 권고’가 여행 수요를 지나치게 억제하고 있다며 경보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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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전쟁에 애그플레이션 뚜렷… 옥수수값 10년 만에 최고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하다. ‘농업’(agriculture)과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오름세를 뜻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약 3% 오른 부셸(약 25.4kg) 당 8.07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생산량이 많은 미 중서부에 이상 고온이 나타났던 2012년 이후 10년 만에 8달러 선을 넘어섰다. 옥수수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부셸 당 6달러 대였지만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유통망이 무너진 데다 상당수 농부들이 봄철 파종 시기 또한 놓쳤다. 이 와중에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비료 값 또한 올라 옥수수 가격 추가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0%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역시 우크라이나가 주산지인 밀, 대두 가격 등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밀 가격 또한 주요 산지인 미국과 캐나다의 추운 봄 날씨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3월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12.6%나 오른 159.3포인트로 199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19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옥수수 등 수입 사료값이 올라 고통 받는 축산업자를 위해 사료 구입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입 목재 가격이 상승해 원자재값 압박이 큰 건설업체를 대상으로도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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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은행, 올 글로벌 성장률 4.1% → 3.2%로 하향

    우크라이나 전쟁과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올해 글로벌 경제 전망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18일(현지 시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1%에서 3.2%로 낮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봄에 심각하고 중첩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경제 위협 요인들로 거론했다. 맬패스 총재는 또 “유럽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전망이 4.1%나 후퇴했다”며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선진국과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전망도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5개월 간 1700억 달러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이중 500억 달러를 앞으로 3개월 간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4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설에서 “세계가 매우 위험한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세계 경제 규모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 전망을 내릴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리가 직면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쟁이고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며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성장세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오른 것이며,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사람들의 소득이 줄고 고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의 성장 전망이 잇달아 악화되고 있는 것은 세계 각지에 여러 메가톤급 악재가 동시에 출현하면서 위협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에너지 가격 및 주택 임차료 상승의 여파로 전년 동월대비 8.5%나 치솟았다. 급격한 물가상승이 정권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을 단행하면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중국은 강력한 방역 조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8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당국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에 그쳤고,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5% 줄어들었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효과가 반영되는 2분기 경제 성장률은 훨씬 더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는 물론 동유럽 주변국들도 상당수가 상당한 경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료품이나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개도국의 상황은 더 안 좋다. 맬패스 총재는 “나는 개도국들이 깊이 우려된다”며 “이들 국가는 에너지와 비료, 식품 가격의 갑작스런 상승과 금리인상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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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7500억원 가상화폐 해킹 배후… 北정찰총국 산하 ‘라자루스’ 지목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생한 7000억 원대 온라인 게임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지휘를 받는 라자루스를 지목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을 위한 외화 벌이 목적으로 불법 해킹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미국 재무부가 14일(현지 시간) 라자루스와 연결된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지갑 주소(wallet address)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킹된 온라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 운영사 측은 지난달 23일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며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로닌’에 해커가 침투해 6억1500만 달러(약 7560억 원)의 암호화폐를 훔쳐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해킹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미 재무부는 해커들이 사용한 암호화폐 주소를 북한의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등 불법적인 활동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자루스는 2014년 북한 체제를 조롱한 영화를 제작한 미국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곳으로도 알려진 단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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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美군사동맹에 기대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사진)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중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기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북한에 대해 ‘주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北은 주적… 대화채널 열어 투트랙 접근”WP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한미 동맹 강화 등을 통해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무역 상대국으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중국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같은 불공정한 행동이 스스로에게 이롭지 않을 것임을 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안보 문제에서 중국은 북한과 동맹이고 우리는 미국과 동맹”이라고 진단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에 관한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깼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했다”면서 “이는 내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다만 “언제라도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대화 채널을 열어놓는 ‘투트랙’ 접근을 하겠다”며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만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꼬집으면서 “우리는 외교의 범위를 한미 관계를 토대로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일례로 “지금까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했지만 나는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에 대해선 즉시 가입하기보다는 일단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등 실무적인 이슈에서 먼저 쿼드 회원국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 왔다”면서 “수십 년이 된 식민 지배를 테이블로 끌어오는 것은 양국 관계를 해치고,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한일 관계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깨지기 쉬운 유리병처럼 다루기보다는 거칠게 다뤘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일 관계가 잘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국민과 기업에도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젊은이들 조직적 성차별 없이 자라”윤 당선인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느렸다”면서 “여성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세대와 다르게 젊은 세대는 남녀 간 조직적인 성차별을 받지 않고 자라왔다”며 집단의 관점에서 성평등에 접근하기보다 개별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 행위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민주당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이 직장 내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여성가족부와 여성단체들이 이 문제에 눈을 감아 국민들이 매우 실망했다”며 여당과 정부를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존경하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좋아한다”고 답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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