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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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bj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산업55%
기업21%
경제일반16%
칼럼3%
모바일/인터넷3%
인사일반2%
  • 尹 “K푸드-팝 전세계 관심”… 佛서 BIE 대표단 만나 엑스포 유치전

    “K푸드, K팝, 한국 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부산의 문화적 매력을 토대로 ‘2030 부산 엑스포’를 각국의 문화와 기술, 생각이 더 넓게 확산되는 시너지의 장으로 만들겠다.”영국 국빈 방문을 마무리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과 만찬을 갖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BIE 총회의 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나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대통령이 직접 파리를 찾아 개최 의지를 피력한 것.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작별 환송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다시 만나 “너무 피곤하지 않으셨느냐”는 안부와 석별의 정을 나눈 뒤 파리로 향했다.● 尹, 막판 엑스포 유치 외교전 총력윤 대통령은 23일 파리에 도착해 인터콘티넨털 르그랑 호텔에서 열린 BIE 대표 초청 만찬 행사에 참석해 파리 주재 외교단 및 BIE 대표단들을 대상으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 참석한 BIE 회원국 대표단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부산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날 만찬 행사에는 재계 총수들도 참석해 유치 활동을 지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24일부터 파리 유치전에 합류한다. 이달 초 파리에 도착한 최 회장은 마지막 표심을 잡기 위해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방문하고 뒤늦게 파리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찰스 3세 “일정 유익하셨나”…尹 “따뜻한 배려 감사”윤 대통령의 23일 영국 마지막 일정은 버킹엄궁에서 열린 찰스 3세와의 작별 환송이었다. 윤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영국 국왕 의전 전용 차량인 자주색 벤틀리 스테이트 리무진이 현관에 도착하자 영국 왕실 부속실장이 윤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현관(Grand hall)을 통해 궁 내부로 입장해 도열해 있던 양국 공식 수행원을 격려했다. 찰스 3세는 윤 대통령에게 “수낵 총리와의 정상회담, 런던 금융특구시장이 주최한 길드 홀 만찬, 왕립학회에서의 행사가 유익하셨느냐”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전통을 존중하면서 혁신을 이뤄내는 영국과 안보, 경제, 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게 돼 기쁘다. 양국 국민 모두가 큰 도움을 받게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왕께서 따뜻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덕분”이라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국왕님의 관심과 노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힘쓰겠다”고 사의를 표했다.이날 영국 왕실 관리실장은 우리 공군 1호기가 이륙을 앞둔 영국 스텐스테드 국제공항까지 환송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도열해있던 양국 환송 인사를 격려한 뒤 국빈 일정 기간 중 윤 대통령 일행과 함께 영국 측 스페셜 에스코트 그룹 경찰관 8명을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 “(찰스 3세) 국왕도 김치 팬이 되셨다”윤 대통령은 22일 영국 런던 길드홀에서 런던금융특구 마이클 마이넬리 시장이 주최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은 우정과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영국과 한국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와 금융시장 불안을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보다 자유롭고 번영할 수 있도록 한국과 영국은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이넬리 시장은 “한국 문화와 창의성이 최전선에서 느껴지는 시대”라며 “K팝 그룹 블랙핑크는 어제 (국빈 만찬 때) 버킹엄궁에 왔는데 정말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K세상에 살아간다”며 “흔한 런던 사람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K팝을 듣고, 한국의 위대한 축구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는 것을 본다”고 했다. 400여 명의 참석자는 이 같은 발언에 웃음을 터뜨렸다. 또 마이넬리 시장은 “(찰스 3세) 국왕 폐하도 이제 김치 팬이 되셨다고 한다”며 “지난주 런던 한인타운에서 김치를 선물 받은 다음의 일”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했다. 양국 정상은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임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조치로 5년 전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를 효력 정지하고, 북한에 대한 전방 감시와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런던·파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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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기업에 마지막 지푸라기” 기촉법 조속 통과 호소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없어진 겁니다.” 22일 한 재계 관계자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지난달 15일 일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한 말이다. 기촉법은 기업이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한시적이었던 법이 10월 15일 만료되기 전 기한 연장을 하지 못하면서 효력을 잃은 상태다. 기촉법이 유효할 땐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채권단 주도하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었다. 워크아웃은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년 6개월로 법정관리(10년 이상)보다 짧다. 법정관리보다 대외신인도 면에서도 낙인 효과가 적고, 상거래 유지도 할 수 있어서 빠르게 회생이 가능했다. 2001년부터 기촉법에 근거해 운영된 워크아웃 제도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이른바 한계기업들에 마지막 비빌 언덕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42.3%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로 나타났다.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8월 말 기준 0.47%로 전년 동기보다 0.20%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인들은 기촉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원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중소기업 중 재무 악화나 신용 경색 등을 마주한 곳들이 많다”며 “재무 위기에 닥쳤을 때 기업이 다시 살아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기촉법 개정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28일 다시 열릴 법안소위에서 기촉법이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 기업인들은 또 비수도권 발전을 위한 ‘지방투자촉진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도 촉구하고 있다. 5월 초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지방투자촉진법 및 법인세법·소득세법 등 6개 부수 법안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지방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개혁 △기회 발전 특구 투자 기업에는 재산세와 법인세 10년간 100% 감면 △가업 상속 공제 한도 확대 적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6단체도 앞서 “기업의 지방 이전과 지방 신증설 투자를 유도하려면 획기적인 규제 개혁 및 세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경제단체들은 “미래산업 육성과 지방 일자리 창출, 인구 절벽 대응 등 통합적 관점에서 지역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국회에서 연내 반드시 입법 절차가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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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118조, 4년연속 세계 5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4년 연속 ‘글로벌 톱5’에 들었다. 21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914억 달러(약 118조 원)로 미국의 애플, MS, 아마존, 구글에 이어 세계 5위에 올랐다. 6위는 일본 도요타, 7위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순위는 지난해와 같지만 브랜드 가치는 877억 달러에서 4%가량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브랜드 가치 9위에 오르며 10위권에 처음 들었다. 이후 2017년 6위, 2020년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후 계속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기업의 재무 성과 △고객의 제품 구매 시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 △브랜드 경쟁력(전략, 공감력, 차별성, 고객 참여, 일관성, 신뢰 등) 등을 종합 분석해 매년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다. 전 세계 브랜드 가치 평가 중 가장 역사가 길고, 평가 방법에서도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는 전사적으로 ‘원 삼성’을 기반으로 한 고객 경험 강화 전략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차별화된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6세대(6G) 차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 전장 등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반도체 부문에서도 업계에서 가장 앞선 12나노급 D램을 양산하는 등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도 큰 점수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Z플립5’ ‘Z폴드5’ 시리즈에 다양한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고,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기 필터 등 친환경 기술을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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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뚫고… 삼성 3분기 글로벌 TV 1위, LG는 OLED 정상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코리안 파워’의 TV 시장 장악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9.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5%보다 2.4%포인트가 더 높아졌다.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수량 기준 점유율에서도 18.3%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삼성 TV는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4분기(10∼12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1위 수성 기간을 18년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약 32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Neo QLED’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을 앞세워 지난해 같은 기간 45.8%보다 16.2%포인트 오른 62.0%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다.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75형 이상 기준일 때 34.8%, 80형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40.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전 세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LG OLED TV 누적 출하량은 203만6800대로, 출하량 기준 점유율 약 55%를 차지했다. 이대로라면 11년 연속 OLED TV 시장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75형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8월 세계 최초로 4K·120Hz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한 97형 및 83형, 77형 등 무선 OLED TV 시리즈를 북미와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북미와 유럽은 프리미엄 TV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까지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를 포함한 LG전자의 전체 TV 출하량은 1629만7800대로 집계됐다. 전체 TV 시장 내 점유율은 매출 기준 16.4%였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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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산 넘어 산인 이유는?[떴다떴다 변비행]

    오늘 ‘떴다떴다 변비행’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 최종 통합 승인까지 우려되는 장애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의결 막전 막후[떴다떴다 변비행]●한고비 넘겼지만, 통합까지는 산 넘어 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안(대한항공이 유럽 경쟁당국에 제출해야 했던)에 찬성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계속 진행되게 됐습니다. 내년 1월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 내년 12월 20일쯤 최종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통합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먼저 구조조정 문제입니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관한 투자합의서를 맺으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화물 분리 매각을 하면 화물기와 조종사, 인력이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통합이 되면 대한항공 직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지요. 이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일반 노조 등은 통합에 공식 반대를 하고 나섰습니다.화물 사업 매각을 해서 인력이 떠날 경우 원칙대로라면 직원들의 동의를 전부 구해야 합니다. 아시아나항공에 남을지 매각되는 회사로 떠날지를 결정해야 하죠. 실제 대한항공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내식 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매각되는 회사로 소속을 바꾸기도 했고, 대한항공에 남겠다고 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끝까지 대한항공에 남은 사람들은 회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치 않은 부서로 갔다. 사실상의 인사 보복을 당한 것이다. 통합 이후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며 “화물 매각이 되면 직원들 사이에서 한바탕 시끄러울 것이다.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던 약속은 이미 거짓이 됐다”고 말했습니다.다만,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용유지가 통합 대한항공에 남게 해주겠다는 것인지, 인수되는 회사로의 고용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진 않습니다. 양사가 고용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고 하지만, 아직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측에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쉽지 않은 회물 분리 매각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매각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합니다. 화물 매각을 한다는 건 회사 가치가 떨어지는 문제다 보니, 주주총회를 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주주는 30% 정도 지분을 가진 금호산업과 약 11% 지분을 가진 금호석유화학, 나머지는 소액 주주들입니다.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대한항공 측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주주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달합니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회계법인의 자문을 구해보려 했지만, 모든 회계법인들이 손사래를 쳤다는 말도 나옵니다.항공기 금융 및 리스 업체 등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에 동의를 안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채권자들이 화물 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차입금이나 잔여 임대료 및 비용 등을 일시에 상환해야 합니다. 난항을 겪을 수 있는 것이죠. 실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또한 시간은 매수자의 편입니다. 대한항공은 EC의 최종 승인이 있을 예정인 12월 전까지 무조건 매각을 끝내야 합니다. 인수 희망자는 시간을 끌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EC는 화물 사업 매각에 대해 매각 가격 하한선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하고 화물 사업을 팔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매각 후 매각 대금은 사실상 대한항공이 가지게 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서 기존 항공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핵심 사업을 매각해 재무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일각에서는 화물 분리 매각 자체가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화물기인 B747 9대는 평균 27년 이상 된 항공기들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을 인수한 기업은 최소한 5~10년간 화물기를 운영해야 합니다. 신규 기종 교체가 필요한 시점인데, 과연 인수 가치가 그만큼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죠. 화물 매각 자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벨리카고(Belly Cargo)는? 항공기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화물기 또는 화물전용기로 실어 나르는 방법과 벨리카고(Belly Cargo)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벨리카고는 여객기 하부 공간에 탑재하는 화물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타는 비행기 아래 배 부분에는 화물 공간이 있습니다.화물기를 포함해 화물 사업부를 다 매각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벨리카고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벨리카고도 엄연히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부문인데 이것 또한 매각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EC 측은 벨리카고도 떼어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한항공 측은 곤란해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벨리카고가 전체 항공 화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60% 정도입니다. 코로나 기간에 화물 운임이 코로나 전보다 많게는 8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여객기 운항이 감소하면서 벨리카고 화물 공급량이 크게 줄어 수요와 공급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벨리카고를 남겨둔다고 하는 건, 아시아나항공 화물 공급량의 절반 정도만 매각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한국~유럽 화물 노선을 100이라고 하면, 양사가 50대 50으로 양분하고 있었다. 그런데 벨리카고를 반납 안 하면 사실상 대한항공이 75, 매수인이 25를 가져가는 셈이다. 노선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EC 입장에서는 이를 독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EU “티웨이 영속성 의문” 화물 분리 매각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EC는 한국~유럽 4개 노선의 대체자로 지목된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C는 최근 대한항공에 “티웨이항공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EC는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대신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장거리 노선 운영을 오래 해본 적이 없고, 인력과 정비, 항공기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가 탄탄하지 못하고, 사모펀드가 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우려스러운 겁니다.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노선 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티웨이항공에 A330-200 항공기와 조종사 100명을 포함한 승무원 인력 등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티웨이항공을 지원해서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서 역할 하게 한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EC는 “대한항공에 대한 티웨이항공의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3년 동안 인력을 파견한다는 계획입니다. EC는 “파견 이후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티웨이가 직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상황입니다.대한항공은 애초 “티웨이항공이 내년 4~5월에 파리 노선에 취항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EC는 티웨이항공이 파리는 물론 나머지 유럽 여객 노선에 모두 취항하고, 항공권 판매 등 모든 운영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경쟁 제한성이 무너지거나 독점이 우려되는 조치가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되고, 일단 승인을 받겠다는 눈속임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또한 최근 EC는 “티웨이항공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문의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미국 법무부 “자체적으로 판단하겠다” 통합이 되려면 유럽연합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 경쟁당국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미국 법무부(DOJ)는 최근 대한항공 등과 가진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우리의 기준대로 통합 검토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초 대한항공 측은 EC가 통합 허락을 하면 미국 DOJ도 자연스럽게 통합을 허락할 것으로 봤죠. 하지만 미국도 자체적인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미국은 경쟁제한성이 우려가 되면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1~2년이 걸릴 수 있어서, 사실상 통합은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입니다. 일본 경쟁당국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은데요. EC와 미국에 비하면 조금 수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만, EC 등에 많은 것을 내준 것을 본 일본이 김포~하네다 운수권 등 일본 노선 반납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포~하네다 노선 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양사 통합은 어떠한 끝을 맺을까요? 양사 통합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업 경영 드라마’로 써도 될 정도로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양사 통합에 대해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사를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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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카드가 국내항공사 아닌 해외 항공사와 손 잡은 이유는

    싱가포르항공이 신한카드와 ‘마일리지 카드’를 내놨다. 외항사가 국내 카드사와 손잡고 마일리지 카드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17일 싱가포르항공은 신한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싱가포르항공이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 고객을 잡기 위해 카드를 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로, 국적사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예정대로 양사 통합이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에서 빠지게 된다. 스타얼라이언스 이용객들의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 공백을 발생하게 된다. 싱가포르항공과 신한카드가 이 점을 감안해 스타얼라이언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맞는 크리스플라이어 신한카드를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신한카드와 싱가포르항공은 카드 출시를 기념해 22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크리스플라이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에서 카드를 발급받고 연회비를 내면, 연간 기본 제공되는 마일리지 1만5000마일을 받는다. 여기에 팝업스토어에서 이벤트에 응모하고 연말까지 100만 원 이상을 쓰면 1만5000마일을 추가로 받는다. 또한 신한카드 홈페이지에서 크리스플라리어 이벤트에 응모하고 50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1만5000마일을 추가로 받는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카드를 발급하고, 신한카드 이벤트까지 응모한 뒤 100만 원 이상을 쓰면 총 4만5000마일을 받게 된다고 싱가포르항공 측은 설명했다. 싱가포르항공 마일리지로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를 이용해, 동북아 노선을 왕복하면 2만7000마일이 필요하다. 싱가포르항공으로 인천~싱가포르, 발리, 푸껫 등의 왕복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5만4000마일 정도다.싱가포르항공 관계자는 “스타얼라이언스 고객은 크리스플라이어 신한카드에 적립도 할 수 있고, 적립된 마일리지는 스타얼라이언스를 탈 때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며 “스타얼라이언스 세계 최대의 동맹체이고 그만큼 갈 수 있는 노선과 항공사도 많다. 카드사용을 통해서 매년 해외여행 가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은 크리스플라이어 신한카드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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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에 등록된 인증만 247개…과도한 중복 규제 개선해야”

    과도하고 중복된 인증들로 인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인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규제혁신포럼’에서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24개 부처에 등록된 인증만 247개에 달하는데, 기술 발전과 산업융합 확산으로 인증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인증 대응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이 과다하고, 인증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된 것들은 기업 운영에 큰 애로사항”이라고 말했다. 전체 247개 인증 중 제품 출시 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국내 법정 의무 인증은 98개, 제품 품질 향상 등을 위해 임의적으로 받아야 하는 법정 임의 인증은 149개다. 2020년 국내 부처별 총 인증 수 186개보다 61개(32.8%)가 늘었다. 디지털전환이나 탄소중립 등 정책 영역이 확대되면서 관련 인증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가진 인증제도 수는 부처마다 20개가 넘는다. 중소업체들이 인증 취득과 유지를 위해 쓴 비용은 연간 평균 2200만 원(2020년 기준)이라는 조사도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조명 하나 인증받는데 유사 중복 인증이 너덧 개는 된다. 인증에만 거의 1년 걸리고, 최소 1300만 원 이상 쓴다”고 말했다. 실제 이 연구위원이 42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기업들의 39%가 ‘인증 대응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과다’를 가장 큰 인증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높게 설정된 인증 기준(28.4%), 인증 기준 모호(14.3%), 인증 중복(8.7%)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혁우 배재대 교수는 “안전 측면의 인증이 아니라 명분에 따른 인증 규제는 문제다. 인증이 기득권을 보호하는 장벽이 된다거나, 신기술 출현과 인증 시스템의 부조화가 심화되는 건 대응이 필요하다”며 “주기적인 점검을 통한 인증 통폐합과 인증이 하나 생기면 다른 인증 하나 없애는 ‘원 인, 원 아웃(One-in, One-out) 제도를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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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전자, ‘CES 혁신상’ 대거 수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발표된 ‘CES 혁신상’을 대거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최고 혁신상 3개를 포함해 총 28개의 혁신상을 받았고, LG전자는 역대 최다인 33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14개, 모바일 5개, 생활가전 8개 등 총 28개의 혁신상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에 주는 최고혁신상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 3개를 수상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싱스 에너지와 삼성 푸드, 지속가능성 기술인 미세플라스틱 저감 필터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에서도 혁신상을 받았다. 갤럭시 Z 폴드5, 갤럭시 워치6 시리즈도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는 33개의 CES 혁신상을 받았는데,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혁신상을 더 많이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올레드 TV는 2013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2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또 게이밍과 e스포츠, 영상디스플레이, 영상·화질 처리 등 5개 부문에서 총 12개 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의 콘텐츠는 4개 혁신상을, 포터블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Go는 2개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신개념 캡슐 커피머신 듀오보와 커브드 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 LG클로이 서브봇 등도 혁신상을 받았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CES 개막에 앞서 출품작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CES 혁신상을 수여한다. 수상 제품은 내년 1월 9∼12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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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어스온, 4년 만에 베트남 해상광구서 원유 추가 발견

    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전문 자회사 SK어스온이 4년 만에 베트남 해상 광구에서 원유를 추가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SK어스온은 최근 베트남 남동부 해상 16-2 광구에서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층을 발견하고, 산출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저류층(원유나 가스가 모여 쌓인 층)에서 일 생산량 최대 4700배럴의 원유와 7.4MMscf(1MMscf는 100만 표준 세제곱피트)의 가스 생산 산출에 성공했다. 7.4MMscf는 원유로 환산할 경우 1200배럴 수준이다. 현재 두 번째 저류층 구간에 대해서도 산출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탐사 단계에서 SK어스온이 원유 부존(賦存)을 확인한 건 2019년 베트남 15-1/05 광구 이후 4년 만이다. SK어스온은 16-2 광구의 상업성을 평가한 뒤 충분한 상업성이 확보되면 개발 단계로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16-2 광구는 베트남에서 탐사 유망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SK어스온은 2019년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PVEP와 16-2 광구 개발 참여 및 운영을 위한 지분 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엔 16-2 광구 지분 70%를 인수하며 공식 운영권자가 됐다. SK어스온은 이 밖에도 베트남 15-1 광구에서 2003년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4년 전 원유를 발견한 15-1/05 광구에서는 석유 생산을 위한 개발을 준비 중이다. SK어스온 관계자는 “베트남은 생산과 개발, 탐사 광구를 모두 보유한 지역으로 동남아시아 자원 개발의 유망지”라며 “16-2 광구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한 만큼 상업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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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협 “내년 韓 경제성장률 2.0% 전망… 올해는 1.3%”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내년은 2.0%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와 국제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3고(高) 현상에 따른 내수·수출 동반 침체 영향으로 분석했다.16일 한경협은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올해 경제성장률 1.3%는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1.0%를 기록했지만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적 ‘셧 다운’ 상황이라 비교가 어렵다.저성장의 원인으로는 유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 등이 위축된 것을 꼽았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친 것도 영향을 받았다.내년 성장률이 2.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것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개선이 기대돼서다. 물론 올해 경제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 한경협은 내수시장의 경우 통화긴축 기조가 실질적으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7~12월)에나 회복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협은 여기에 더해 기업 구조조정 지연과 부동산 불황 우려를 안고 있는 중국 경제 리스크가 내년 성장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국내 민간부채 역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위협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내년에는 물가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간 이어진 소득 기반 부실화와 가계부채 급증으로 회복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이라며 “수출은 주요국 경기와 정보기술(IT) 시장 등이 살아나면서 3.5%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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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재해법 내년 시행인데… 中企 76% “대응조치 못해”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까지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대응 조치를 한 중소기업은 4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근로자 50인 미만 회원업체 6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 조치를 한 기업은 22.6%에 그쳤다. 별다른 조치 없이 종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답변이 39.6%, 조치 사항을 현재 검토 중인 곳도 36.8%였다. 중소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처가 어려운 이유로는 △안전 관련 법 준수사항 방대(53.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관리 인력 확보(51.8%) △과도한 비용 부담 발생(42.4%) △안전 지침 위반 등 근로자 안전 인식 관리(41.7%) 등이 뒤를 이었다. 안전 관련 전담 부서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은 7.2%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조사에 응한 기업의 89.9%는 내년 1월 26일까지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유예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에 맞는 인프라를 갖출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회에는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 규모의 영세성과 인력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026년 1월 26일까지 2년 더 유예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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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친환경성 뛰어난 ATR 항공기, 울릉도 운항에 적격”

    8일(현지 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소형 항공기 제작사 ATR의 항공기 조립공장. 6개 블레이드를 가진 쌍발 터보프롭 프로펠러 항공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항공기 동체와 날개, 프로펠러, 엔진 등 전 세계에서 온 항공기 부품들이 조립되는 곳이다. 때마침 이탈리아에서 만든 약 27m 길이의 항공기 동체가 조립공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ATR의 모기업인 에어버스가 만든 약 27m의 날개는 동체 장착을 앞두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작업자들이 꼬리 날개의 수평을 정교하게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엔진 조립공장에서는 캐나다 프랫앤드휘트니(PW)에서 만든 PW127XT 엔진이 보였다. 2021년 공개한 ATR의 최신형 엔진이다. 기존 엔진보다 유지비를 20% 줄여주고, 탄소 배출도 연간 170t을 줄일 수 있다. 연료 소비량도 3% 줄였다. ATR의 프로펠러는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다. 동체에 바퀴와 날개, 꼬리 날개 등을 모두 달고 나면 마지막으로 프로펠러를 단다. 특수 제작된 커버가 날개를 보호하고 있었다. 주요 부품을 장착한 항공기는 다른 조립라인(B 공장)으로 옮겨진다. 고객이 주문한 대로 항공기를 꾸미는 곳이다. 좌석을 넣고, 도색도 한다. 글로벌 특송업체 페덱스용으로 제작되는 ATR72-600F 화물기도 보였다. 최종 조립 후 테스트 비행을 마치면, 고객이 5일 안에 항공기를 찾으러 와야 한다. 항공기 인도장은 툴루즈 공항과 연결돼 있어서, 고객이 항공기 검수를 끝내면 곧바로 출고된다. 주문부터 부품 생신과 조립, 인도까지 약 15∼18개월이 걸린다. ATR이 툴루즈 조립 공장을 언론에 공개한 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ATR은 1981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합작해 설립됐다. 현재까지 1600여 대를 인도했고, 전기배터리와 기존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세대 항공기도 개발 중이다. ATR의 주력 제품은 ATR42-600과 ATR72-600이다. 각각 50인승, 70인승 소형 항공기로, ATR72-600은 좌석 간 거리를 28인치로 조절하면 최대 78석까지 늘릴 수 있다. ATR72의 최대 항속거리가 1500km 정도다. ATR은 울릉도와 백령도, 흑산도 등 도서지역 소형 공항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소형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00m로 설계됐는데, 일반적인 제트여객기로는 이착륙할 수 없다. ATR72의 경우 최대 무게 중량에서 이착륙하려면 1300m 정도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그러나 좌석 수와 연료, 수화물 등 무게를 줄이면 1200m 이내에서도 충분히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게 ATR의 설명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소형 항공기 운영 가능 좌석 기준(국내선)을 50석에서 80석으로 늘린 바 있다. ATR 항공기의 장점은 낮은 운영비와 친환경이다.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리저널항공기(1시간 안팎의 노선에 특화된 항공기)보다 연료 소모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45% 적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비와 운영, 연료비 등을 모두 따지면, 소형 제트여객기보다 운영비가 약 20%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렉시스 비달 커머셜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일본도 20여 대의 ATR을 운영하고 있고, 2025년 이후 50대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ATR은 제트기보다 운영비가 훨씬 적게 들어가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하이에어가 ATR72-500 항공기를 3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AT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리카 소메르살로 마케팅 부문장은 “연간 10만 명 정도의 수요만 있어도 ATR은 경쟁력이 있다”며 “한국과 1, 2시간 거리에 있는 일본과 중국을 잇는 노선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툴루즈=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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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의결 막전막후[떴다떴다 변비행]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안(대한항공이 유럽 경쟁당국에 제출해야 했던)에 찬성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일단은 계속 진행되게 됐습니다. 오늘 ‘떴다떴다변비행’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분리 매각 논의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벌어진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선 통합 후 화물 매각’ 승부수 던진 대한항공 올해 8월부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양사 통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독점)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EC는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을 우려하면서, 대한항공에 “이를 해결할 대안을 가져오라”라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원래 올해 초에는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측에 “대한항공의 화물 중 아시아나항공 부분 만큼 떼어내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대한항공 화물을 분리 매각해서 독점 우려를 해소하라는 것이죠. 하지만, 대한항공에서 이 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화물을 떼어서 판다는 것을 선택하기 어려웠겠지요. 이후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을 아시아나항공 대체자로 선정해, 여객과 화물 독점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습니다. 여객기와 화물기를 티웨이항공에 빌려줘서 경쟁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화물 부문에서 이야기가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 대안도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결국 고민하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분리해 매각한다’라는 전략으로 선회를 한 겁니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EC 고위 간부를 만나서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EC 측은 9월 말까지 시정 조치안 ‘초안’을 가져오라는 입장을 전달하는데요. 이때 대한항공이 ‘선 통합 후 화물 매각’이라는 이른바 ‘조건부 승인’ 전략을 꺼내듭니다. 일단 통합을 허락해주면, 늦어도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을 끝내고, 인천~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양하는 것도 마무리하겠다는 겁니다. 대한항공이 조건부 승인을 요청하는 건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통합이 이뤄지기 전에는 대한항공이 피인수자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에 직접 개입할 권한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절차에 맞춰 화물 분리 매각을 하려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매각을 결정하고, 주주총회를 열고, 매수자를 찾는 과정 등을 밟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EC는 10월 말까지 최종 시정안을 내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이 불가능하다 보니, 다급해진 대한항공이 일단 승인을 받고 추후 매각을 약속하는 형태로 역제안을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조건부 통합 승인을 받으면 사실상 대한항공이 통합 대한항공 자격으로 매각을 주관할 수가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에 모든 절차를 일방적으로 맡기지 않고, 대한항공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하면서 매각 절차를 이끌어 갈 수 있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2월 통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과 비슷합니다. 이후 대한항공은 통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죠. 대한항공은 내년 1월엔 EC가 조건부 통합 승인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조건부 승인 후 우선 5개 국적항공사(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를 타진한다는 계획입니다. EC도 항공업을 해봤던 사업자 중에서 화물 인수자를 우선 찾으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EC 입장에서는 독과점 우려만 해소되면 되기 때문에 절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쟁만 유지되면 됩니다. 대한항공은 이 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갑작스러운 사내이사 사임 화물 분리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의 찬성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총 6명입니다. 사내이사 2명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 사외이사 4명(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배진철 전 공정거래조정위원장,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10월 30일에 이사회를 열고서, ‘화물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대한 의결을 하기로 했습니다. 화물 분리 매각에 대해서 의결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해야 하는 ‘화물 분리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안’에 대해서 찬성 또는 반대를 결정하는 것이죠. 이에 대해 이사회가 반대를 하면 사실상 양사 통합은 물 건너 가는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이사회 전날인 10월 29일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돌연 사임을 합니다. () 원래대로 6명의 이사였다면 안건 찬성을 위해서는 4명의 찬성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진 전무의 사임으로 이사회는 총 5명이 됐고, 과반을 넘겨야 한다는 의결 조건에 따라서 3명만 찬성하면 의결이 통과되는 것이죠. 이사회 결의 셈법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진 전무는 이번 안건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진 전무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찬성 3, 반대 3으로 찬반이 팽팽했다고 하는데요. 진 전무가 있었다면 의결을 부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 전무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기까지 꺼 놓고 있었습니다.진 전무 사임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나옵니다. “찬성 측으로부터 압박받았다” “인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사임을 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해 찬반 의견을 내리기 어려워 사임했다” “배임 문제를 걱정한 사임” 등등 다양한 말들이 나옵니다. 아시아나항공 한 내부 직원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는데, 직원들에게 반대할 것처럼 하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순수하게 해석되겠느냐”며 “찬성 또는 반대가 힘들면 기권을 해도 됐다. 무책임한 행동이다. 오해와 억측들 모두 본인이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사외 이사 자격 논란에 갑작스러운 퇴장까지의결을 하기로 한 10월 30일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한 의결 자격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입니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합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로펌)가 김앤장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에 관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법률 대리를 맡은 로펌 소속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특별 이해관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윤 사외이사 자격에 대해서 이사회 내부에서는 고성까지 오가면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더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는데요. 당시 윤 사외이사는 해외 출장 중이어서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의 자격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윤 이사가 “이런 논란이 있는 것이 유감이다. 나는 불참하겠다”라는 취재로 말하며 화상회의에서 ‘로그아웃’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사회는 난리가 났습니다.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반대하는 이사진들은 “이미 불참을 선언하고 나갔는데, 바로 의결을 진행하자”고 요구했고, 찬성 측은 “윤 사외이사가 다시 참석을 하겠다고 한다. 특별 이해관계에 해당이 안 된다”고 맞섰죠. 윤 이사를 빼고 이사회를 진행하면 천성 2, 반대2가 되는 상황이라 의결이 부결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사회는 7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윤 사외이사의 특별 이해관계 문제에 대해서 제삼자 법무법인에 검토를 받은 뒤, 이사회를 재개하자고 의견을 모으죠.●씁쓸할 ‘뒷맛’ 남긴 이사회11월 2일 이사회는 속행합니다. 해외에 있던 윤창번 사외이사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사회장 밖에서 대기를 했다고 합니다. 지난번 이사회 때 퇴장을 했기 때문에 속행하는 이사회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죠.그런데 특별 이해관계에 대해서 반대 측 이사진이 요청한 로펌의 의견이 이사회에 전달이 제때 되지 않았습니다. 이사회가 일찍 열려서 법률 검토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따로 국내 주요 로펌에게 윤 이사 자격문제를 검토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특별 이해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왔죠. 그러고는 그 의견을 토대로 윤 사외이사 불러와 의결을 진행하기로 했죠. 반대 측 이사들은 모든 로펌 의견이 다 온 것이 아닌데 왜 벌써 의결을 진행하느냐고 했지만, 결국 이사회 의결은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강혜련 사외이사가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합니다. 결국 이사회는 4명의 이사가 있는 상태로 진행이 됐고, 찬성 3명(원유석, 윤창번, 박해식)과 반대 1명(배진철)으로 찬성으로 가결됩니다.법에는 ‘특별 이해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서, 판결에 따라서 판단해야 하는데요. 법적으로만 보면 의결권을 제한하라면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즉, 윤 사외이사가 통합과 관련해서 김앤장 소속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얼마나 개입했는지가 드러나야 하죠. 그런데 이런 증거는 수사하지 않는 이상 찾기 쉽지 않습니다. 판례에서도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이해관계를 인정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법무법인 대부분이 윤 이사의 의결권 자격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입니다. 의결이 모두 끝난 뒤, 법무법인 ‘로고스’의 의견이 이사회에 도착합니다. 로고스 소속인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도 해당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고스는 “윤창번 이사가 (통합에 대해)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할 것이며, 그러지 아니한 이상 특별이해관계로 보아 의결권 행사 제한을 쉽사리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본건은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안으로 합병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여러 억측과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 윤 이사가 자발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며, 이로써 이사회 결의의 공정성과 대외신뢰도,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대한항공 “현금 줄게 찬성 다오” 그렇다면 이번 안건에 ‘찬성’ 의견을 던진 이사진들은 어떤 점을 가장 고려해 찬성한 것일까요? 바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입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유동성은 1000억~3000억 원 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각종 차입금 및 대출 만기, 고정비 지출 시한 등이 다가오고 있죠. 물론 이사회도 애초 통합 의도와는 완전히 달라졌고, 화물 분리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는 점, 일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너무 낡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 등등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대한항공이 ‘당근’을 제시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측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매각에 찬성하면 1500억 원을 곧바로 지원하고, 수천억 원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겁니다. 대한항공은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000억 원을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했는데, 통합이 완료되기 전 아시아나항공이 이 돈을 미리 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아시아나에 매력적인 당근이었죠. 더군다나 산은이 이사회와 사측에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라고 전략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니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이에 일부 이사진들이 “일단 화물 분리 매각에 찬성하고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찬성을 던졌다는 분석입니다.●현금 유동성 확보하기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전략?이번 이사회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의결 이후 곧바로 1500억 원을 지원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의 인출 사용을 허락합니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고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과 바꾼 것이죠.물론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만약 1월에 EC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쓴 돈을 모두 상환해야 합니다. 반대로 조건부 승인을 내년 1월에 받았는데, 내년 12월에 가서 최종 승인이 나지 않으면 1500억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갚아야 합니다.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의결이 아시아나항공의 ‘전략’ 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단 돈을 쓰고 나서 EC의 최종 불허를 기대한다는 것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결정으로 1500억 원과 함께 나머지 돈도 저금리로 쓸 수 있고, 기존 영구채도 저금리로 바꾼 상태다. 특히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된다. 통합이 안 되도 재무적으로 보면 아시아나가 이득을 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언제까지나 EC가 최종 허락하지 않았을 때 이야깁니다. 실제 화물 분리 매각을 하려면 이사회 결의가 또 필요하고, 주주총회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에서 나오는 분석으로 보입니다. 이어 “지금은 자금 확보를 위해 일단 찬성을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보니 통합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오히려 재무적으로 손해를 보는 상황일 수도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와 경영진들의 배임 논란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 경쟁력 하락 우려…. 대한항공은 화물 경력직 채용 이사진들이 또 하나 걱정했던 것은 12월에 EC가 통합을 최종 불승인을 하는 경우입니다. 1월에 조건부 통합을 받아서 화물 매각을 진행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내년 12월까지 대내외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최종 시정안의 내용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EC가 최종 통합 불승인을 낼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가치는 엉망이 되고 난 뒤입니다. 직원들은 다 떠날 수도 있고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대한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이번 이사회 찬성 결의로 대한항공은 약 1년의 세월을 벌게 됐지만, 아시아나항공엔 통합에 대한 불확실성이 1년 더 늘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이사회가 열린 10월 30일 대한항공은 채용 공지를 올립니다. 여객 및 화물 분야 경력직도 모집한다고 했는데요. 통합이 진행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채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직원은 “결과적으로 통합이 안 되면,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은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이미 화물 고객들도 대한항공에 줄을 서 있어서, 아시아나항공 영업 경쟁력은 박살이 나고 있다”며 “채용 공지까지 올라오니까 직원들이 동요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많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 통합이 안 됐을 때 망가진 아시아나항공은 누가 책임느냐”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쟁력 약화도 문제입니다. 회사 직원들은 4년 넘게 임금이 동결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많이 떠났지요. 통합 때문에 노선 및 항공기 확장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LCC들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성장으로 달려가는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정체 돼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양사 통합은 어떠한 끝을 맺을까요? 경영권 분쟁부터 양사 통합까지. ‘기업 경영 드라마’로 써도 될 만큼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양사 통합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기사로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다음 ‘떴다떴다 변비행’에서는 최종 통합 승인까지 우려되는 장애물들에 대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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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화물 매각’ 가결… 대한항공 통합 한고비 넘겨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기 위한 고비를 하나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일본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일 오전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시정조치안에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찬성 3명, 반대 1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이사회 결의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인수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납부한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우선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 중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끝난 뒤 EC에 최종 시정안을 제출했다. 1월 말 EC에 조건부 승인을 받고, 내년 12월 20일까지는 최종 승인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은 고용 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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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뼛속까지 우리 것이어야 1등”… 반도체 업계, ‘소부장 국산화’ 속도

    “뼛속까지 한국 것이어야 진짜 반도체 1등이죠.” 최근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도체 업계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장비와 소재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은 30%대다. 반도체 장비만 떼어놓고 보면 그보다 더 낮은 20%로 추정된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은 약 50% 수준이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4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반도체는 미국을 중심으로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은 ‘프렌드쇼어링’의 가장 대표적 산업이다. 한국 삼성전자가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대만 TSMC가 일본에 잇달아 공장 설립을 발표하는 등이 모두 반도체 동맹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소재나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적극적인 국산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4년 전 불거진 뒤 최근에야 해소 국면에 이른 한일 무역 갈등을 떠올리면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핵심 소재를 직접 확보하는 데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제논(Xe) 가스’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논 가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희귀 가스 중 하나다. 공기 중에 극미량만 포함돼 있어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보유한 제철소에서 주로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포스코와 ‘반도체용 제논 가스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 소재를 2024년부터는 국내에서 공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업계 최초로 반도체 필수 원료인 ‘네온(Ne) 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네온 채취를 위해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반도체용 가스 제조기업 TEMC, 포스코 등의 기존 설비를 활용해 네온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용량을 높여 내년에는 전량 국산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실제 네온 가스 국산화 이후 수입 가격이 20%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두 반도체 회사는 부품이나 장비 국산화를 위해 협력사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오테크닉스와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공동 개발했다. 싸이노스를 도와 식각공정 제조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내재화했다. 솔브레인은 3차원(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 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반도체 공정 부품 전문업체 아스플로가 특수 가스가 이동하는 파이프와 튜브를 세정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SK 하이닉스는 2017년 부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해낼 잠재력이 높은 협력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술 개발 및 자금 지원 등 20여 개 기업과 함께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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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통합까진 주주설득-美日승인 ‘산 넘어 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의결해 대한항공과의 통합에 한 발 더 나아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통합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일부 여객 노선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강한 어조로 우려해 왔다.● 화물 사업 매각도 산 넘어 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로 화물 사업 독점성 해소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EC를 설득할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화물 사업을 실제 매각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기업 가치 하락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일 전날 대비 8.68% 내린 1만2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날지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화물기인 B747은 평균 27년 이상 된 항공기들이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매각을 끝내야 하는데,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화물 사업을 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매각하면 화물기 조종사와 관련 인력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반대가 거센 이유다.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인수자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미지수다.● 유럽과 미국 승인까진 “아직 멀었다” EC는 화물 사업 외에 여객 노선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변수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최근 대한항공과의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다. 미국은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면 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이 일단 진행되면 수년이 걸려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앞으로는 양사의 이행 노력에 따라 심사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며 “조속한 심사 종결을 돕기 위해 두 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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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화물 분리 매각 의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기 위한 고비를 하나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럽 집행위원회(EC)와 미국, 일본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2일 오전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시정조치안에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찬성 3명, 반대 1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이사회 결의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인수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납부한 70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이 우선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 중 1500억 원은 내년 말 EC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하더라도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대한항공은 또 저금리의 영구채 3000억 원을 아시아나로부터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끝난 뒤 EC에 최종 시정안을 제출했다. 1월 말 EC에게 조건부 승인을 받고, 내년 12월 20일까지는 최종 승인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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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尹,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과 비공개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자들은 하반기(7∼12월) 경제에 대해 논의했고, 경기 침체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이 주요 총수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따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연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들은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용산 만찬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성과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연말을 앞두고 경기 침체 타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날 해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방문까지 포함해 올 한 해 총수들과 다양한 해외 일정을 소화해 온 만큼 이날 만찬은 그 ‘뒤풀이’ 격에 가까웠다고 재계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대화가 오갔다. 일정도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총수들은 28일로 다가온 엑스포 개최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내외부 변수로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원팀’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은 취임식 만찬에 이례적으로 5대 그룹 총수를 초청했으며 12월에는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비공개 만찬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연 바 있다. 주요 총수들만 대통령실로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이달 중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이뤄질 예정인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일정에도 최 회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방안이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이 기간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영국 방문이 마무리된 뒤 28일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경제사절단이 또 한 번 파리를 찾아 유치전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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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이사회의 씁쓸한 뒷맛 [기자의 눈/변종국]

    항공업계는 물론 국내 산업계에서 이런 이사회가 열린 적이 있었을까 싶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 말 열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장면들이 여럿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사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돌연 사임했다. 그는 통합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진 전무의 사임으로 이사회 판도가 흔들렸다. 이사 수가 6명에서 5명으로 줄면서 의결에 필요한 과반 셈법이 달라진 것이다. 회사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외압을 받아 사임했다’, ‘연말 인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사임했다’ 등의 추측들이 나온다. 진 전무는 ‘찬성’이나 ‘반대’가 부담스러우면 ‘기권표’를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사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문제를 회피했다. 사임 이유가 무엇이든 비판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지난달 30일 이사회 당일에는 윤창번 사외이사에 대한 의결 적합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윤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인데, 김앤장이 대한항공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관에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윤 사외이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관련 직무는 맡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출장 중인 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회의 도중 의결 적합성 논란이 계속되자 윤 사외이사는 유감을 표하고 ‘불참석’으로 하겠다며 중도 ‘로그아웃’ 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윤 사외이사를 빼고 의결하자는 쪽과 그를 다시 불러오자는 이들 간에 고성까지 오갔다고 한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통합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는 산은 관계자가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채권단이 지켜보는데 이사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의견 개진이 가능했을까. 이사회는 결국 7시간 넘는 공회전 끝에 정회했다. 2일 다시 속개한다지만 이사회 결과의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해서는 계속 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역대급’ 이사회가 아닐 수 없다.변종국·산업1부 bjk@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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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아시아나, 화물 매각 논의 이르면 내일 재개… EU, 운수권 일부 티웨이 이관에도 의문 제기

    지난달 30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이르면 2일 회의를 재개한다. 31일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이사회는 일부 이사들 간 이해충돌 이슈 등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안건 의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정회된 것”이라며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11월 초에 정회된 이사회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한 의결 적합성 여부 역시 문제가 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합병과 관련해 대한항공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정관에 따라 의결 자격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사회는 윤 고문에 대한 자격 여부를 재차 판단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의견을 통해 사외이사 이해상충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는데, 관련 논란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을 놓고, 회사 측이 별도의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 지연으로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까지 유럽 집행위원회(EC)에 내야 했던 두 항공사 간 통합 이후 독점 방지 방안을 담은 최종 시정조치안 제출을 미루게 됐다. 대한항공 측은 “EC 측에 양해를 구하고 제출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EC는 여전히 통합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 경쟁당국인 미국 법무부(DOJ)도 변수다. DOJ는 최근 대한항공과 가진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자체적인 기준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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