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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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5~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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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파티 여는 마크롱 엘리제궁…‘100만㎡ 요새’속 시진핑 집무실[글로벌 포커스]

    《사교장을 개조한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 ‘일일 클럽’이 열린 프랑스 엘리제궁, 의회와 도보 10분 거리인 영국 다우닝가 10번지…. 최고지도자 집무실의 개방성은 그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각국 정상의 ‘열린 집무실’ 지난해 2월 1일 미국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에 위치한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 야당 공화당 중진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집권 민주당이 아닌 야당 의원을 먼저 백악관 내 집무실 ‘오벌오피스’로 초청해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집무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고 내 마음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 한복판에 위치해 있고 일반인이 견학할 수 있는 백악관과 마찬가지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정상의 거처와 집무실은 모두 수도 중심에 있다. 특히 의원내각제인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의회 근처에 총리 집무실을 설치해 총리가 수시로 의회와 국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또한 국민에게 수시로 대통령 공관 엘리제궁을 개방하고 이곳을 ‘일일 클럽’으로 만드는 파격까지 선보였다. 반면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은 100만 m²에 달하는 국가주석의 공관 ‘중난하이’를 전혀 개방하지 않고 있다.○ 美, 사교장을 집무실로 바꿔 소통 강조미 백악관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중앙 건물은 대통령과 가족이 사는 관저, 왼쪽은 오벌오피스가 있는 대통령의 집무 공간 웨스트윙, 오른쪽은 영부인 집무실과 연회장 등이 있는 이스트윙이다. 말 그대로 타원형의 건물인 오벌오피스는 웨스트윙의 서쪽 끝에 있다. 1909년 취임한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이 만들었다. 그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사교 공간인 ‘블루룸’을 본뜬 타원형 공간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 이때만 해도 집무실로 쓰이지는 않았으나 4연임을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곳을 집무실로 바꾸면서 자연스레 후임자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초 손님을 맞기 위해 설계된 개방형 공간을 집무실로 바꾼 터라 민주적 소통에 용이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오벌오피스의 창은 대통령이 기자회견 및 야외 행사를 하는 로즈가든 쪽을 향하고 있다. 창가에 대통령 전용 책상 ‘레졸루트 데스크’(Resolute Desk·결단의 책상)가 있고 정중앙에 3인용 소파 2개, 의자 4개가 놓여 있다. 오벌오피스에서는 주요 장관과 참모들이 대통령과 일반 가정집의 소파에서 차담을 나누듯 격의 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통령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 참석자 또한 적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최근 2년간 소파와 의자 군데군데를 비워두고 있지만 과거에는 참모들이 서로 소파를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일 정도로 이곳에서 자주 회의가 열렸다. 외국 정상과 귀빈을 맞는 공간이 따로 있지만 이들을 종종 오벌오피스로 초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18년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그를 오벌오피스에서 만났다. 오벌오피스가 개방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된 만큼 기밀 사안을 다루거나 사적 업무를 볼 때는 오벌오피스와 연결된 개인 서재, 관저 3층에 마련된 ‘트리티룸’을 쓴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퇴근 후 보고 자료, 다음 날 발표 자료 등을 읽기 위해 트리티룸을 자주 활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곳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다. 대부분의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의 인테리어에 국정 철학과 자신의 소신 등을 반영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닥 카펫을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으로 바꿨다.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지만 대통령 선거 직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흉상을 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정치적 롤모델로 삼았던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들였다.○ 클럽으로 변신한 佛 엘리제궁… 英·獨은 의회 소통 중시프랑스 대통령의 관저와 집무실이 있는 엘리제궁은 파리 도심 한복판인 8구에 위치했다. 1만1179m²의 면적을 보유한 2층 건물로 1층에는 매주 국무회의가 열리는 대회의장 ‘살롱 뮈라’, 2층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이곳은 1722년 유명 건축가 아르망클로드 몰레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왕족과 귀족의 저택 및 별장으로 쓰였고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불렸다. 1873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파트리스 드 마크 마옹 대원수가 이듬해 엘리제궁에 정착하며 공관이 됐다. 프랑스는 매년 6월 21일 ‘음악 축제의 날’, 매년 9월 셋째 주 주말 ‘유럽문화 유산의 날’에는 엘리제궁을 개방한다. 이때 대통령 집무실 또한 볼 수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각종 파티도 열린다. 2018년 6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 유명 DJ들을 초대해 이곳을 나이트클럽으로 만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시민들과 어울려 춤을 추며 소통했다. 대통령이 반드시 엘리제궁에 거주해야 할 의무는 없다. 프랑수아 미테랑,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은 사택에서 잠을 자고 엘리제궁의 집무실로 출퇴근했다. 영국 총리의 집무실 역시 런던 도심 한복판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다. 3층짜리 일반 주택으로 1층은 접대 공간, 2층은 국무회의실, 3층에 총리가 기거한다. 조지 2세가 1732년 초대 총리 겸 재무장관인 로버트 월폴에게 하사했고 1735년부터 공관으로 쓰였다. 바로 옆 다우닝가 9번지는 집권당 원내대표의 집무실, 11번지는 재무장관의 집무실, 12번지는 총리 공보실이다. 특히 총리와 재무장관의 공관은 안쪽으로 서로 연결돼 있어 언제든 국정을 논의할 수 있다. 공관에서 의회까지는 도보 10분 거리다. ‘분데스칸츨러암트’로 불리는 독일 총리 공관은 2001년 베를린 도심 슈프레 강변에 지어졌다. 8층짜리 대형 건물로 역시 총리와 의회의 소통을 중시한다. 총리실과 의회의 거리는 불과 500m로 도보 1분에 오갈 수 있다. 이 건물 7층에 총리 집무실, 한 층 아래인 6층에 각료 회의실이 있다. 4층에는 국가 위기 때 사용되는 비상대책회의실, 8층에 총리 처소가 있다. ○ 日 총리 집무실·의회·정부 부처 한 울타리일본 총리 집무실은 도쿄 중심지인 지요다구 나가타정에 있다. 일본에서는 총리 집무실만 ‘관저(官邸)’라는 고유명사로 부른다. 현 관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인 2002년 완공됐다. 지하 1층, 지상 5층이며 유리로 둘러싸인 현대식 건물이다. 관저는 이 건물 5층에 있다.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의 사무실도 같은 층에 있다. 4층에는 국무회의실 격인 각의실, 해외 정상 등을 맞이하는 특별응접실, 대회의실 등 회의 공간이 집결돼 있다. 지하 1층에는 위기관리센터가 있다. 1층에는 기자회견실과 기자실이 있어 취재진이 상주한다. 관저 출입기자들은 1층 로비에서 총리 출퇴근 시에 매일 총리와 약식 인터뷰를 가질 수 있다. 서울 광화문, 경기 과천, 세종시 등에 각 부처가 흩어진 한국과 달리 일본은 정부 부처 대부분이 관저 반경 2km 내에 몰려 있다. 각 부처에서 관저와 협의할 일이 있으면 도보로 10분 안팎 걸리는 관저를 찾거나 국회에서 협의한 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오면 된다. 국회의사당도 관저 옆에 있다. 총리 집무실, 국회, 정부 부처가 사실상 한 울타리에 있는 셈이다. 총리의 주거 공간은 관저 부지 내에 있는 별도 건물인 공저(公邸)다. 현 관저가 지어지기 전까지 관저로 쓰였다. 공저와 관저의 거리 역시 도보 1분이다. 지진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총리가 자다가도 바로 관저로 이동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일본 최고 권력자 또한 반드시 공저에 거주하지는 않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겠다며 시부야에 있는 사저에서 출퇴근했다. 북동부 아키타현이 고향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의회 인근 중의원 기숙사에서 살았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2012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 이후 9년 만에 공저에 입주해 화제를 모았다. 공저에 입주했던 역대 총리들이 단명하거나 불운한 결말을 맞으면서 ‘터가 좋지 않다’ ‘귀신이 나온다’ 등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아베 전 총리, 스가 전 총리 또한 이를 의식해 입주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시다 총리는 입주 당시 “공무에 전념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고 밝혔다.○ 100만 m²의 호화 공관 中 중난하이… 시민 접근 차단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공관은 베이징 중난하이에 있는 친정뎬(勤政殿)이다. 청나라 최고 군주로 꼽혔던 강희제가 ‘정무(政)에 힘쓴다(勤)’란 뜻으로 직접 지은 이름이다. 자금성 서쪽과 붙어 있는 중난하이는 전체 면적이 100만 m²에 달해 주요국 최고 지도자의 공관 중 최대 규모라는 평을 얻고 있다. 중하이(中海)와 난하이(南海)라는 두 호수의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답게 전체 면적의 약 절반인 47만 m²가 호수다. 두 호수 주변에는 명·청 시대의 전각, 망루, 호화 저택이 있다. 친정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서기처, 중앙판공청, 국무원 등 주요 당정기관이 모두 중난하이에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처음 집무실로 사용한 친정뎬은 중하이 호수를 등지고 난하이 호수를 바라보는 요지에 있다. 30여 개의 회의실이 있으며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주재하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포함해 각종 회의와 외빈 접견이 이뤄진다. 장 전 주석이 1997년 미국을 방문한 직후 미 백악관과 연결되는 직통 전화도 개설했다. 중난하이에는 베이징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와 별도 전력선이 구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주치의로 중난하이에서 22년간 거주한 리즈수이(李志綏) 박사에 따르면 핵 위기 등을 피할 수 있는 지하 터널도 있다. 트럭 4대가 동시에 통과할 수 있는 크기로 톈안먼(天安門) 광장, 인민대회당, 해방군 305의원(병원) 등 베이징 요지와 바로 연결된다. 권위주의 국가답게 중국은 중난하이를 일절 개방하지 않고 있다. 문화대혁명 직후인 1960년대 후반,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대 초반 잠시 개방했지만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시민 접근을 완전히 차단했다. 경비가 워낙 삼엄해 ‘베이징에서 가장 은밀한 곳’으로 불린다. 내부 또한 베일에 싸여 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친정뎬을 검색하면 한자가 같은 경복궁 근정전 사진과 설명이 더 많이 나온다. 소통, 개방을 중시한 서구 지도자의 공관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 파리=김윤종 기자 zozo@donga.com도쿄=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베이징 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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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러 군함 격침… 러군 일부, 키이우 70㎞ 밖으로 퇴각”

    우크라이나 해군이 24일(현지 시간) 남부 아조우해 베르단스크 항구에서 병력 보급에 나선 러시아 대형 군함 사라토프함을 격침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에 따르면 이 군함에는 탱크 20대, 장갑차 45대, 병력 400명이 있었다. 사라토프함이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다른 선박 2척과 3000t급 연료탱크도 함께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해군은 발표했다. 이날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는 러시아군 일부가 도심에서 70km 밖으로 퇴각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러시아가 공세를 펼칠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전황은 교착 상태가 됐다”고 했다. BBC도 BBC는 미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러시아는 전쟁 시작 때 최소 1100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발사 불능, 폭발 실패 등 60%의 실패율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어린이 8만4000명을 포함해 4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러시아로 강제 연행됐다”며 “추후 인질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17일 ‘어린이’라는 대형 표식을 설치해놨음에도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았던 마리우폴의 극장 지하에서는 어린이 등 300여 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사망했다고 시 당국은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던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참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벨라루스 병력 5000명이 곧 키이우 함락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 매체 크라인시카 프라우다는 “러시아군이 2차 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5월 9일(전승일)까지 전쟁을 끝내려 한다”고 보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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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러, 생화학 무기 사용시 나토 개입”… 中 “러 협력에 마지노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화학무기나 핵무기가 동원되면 ‘레드라인(Red line·금지선)’을 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군이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면 대응할 것”이라며 “어떻게 대응할지는 러시아가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G7 정상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푸틴은 생화학, 핵무기로 위협하지 말라. 필요에 따라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주요 20개국(G20)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나의 대답은 ‘예스’”라며 “이는 G20에 달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가 동의하지 않아 러시아를 퇴출시키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G20 정상회의에 참석시켜 참관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서방 정상들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고 재차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자신의 경제가 러시아보다 서방에 훨씬 더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이해한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유럽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나 경제성장 등의 목표가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어기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중국, 인도 등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편에 서온 중국은 이날 “러시아와 협력에도 마지노선이 있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24일 홍콩 펑황TV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에는 금지 구역이 없지만 마지노선은 존재한다”면서 “유엔 헌장 원칙, 공인된 국제법,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 등이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고 있고 생화학무기나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무조건 지지하기에는 부담이 커 ‘출구 전략’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친강 대사는 서방의 ‘2차 제재’에 대해선 “발동된다면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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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에 반도체 등 금지품목 파는 中기업 찾아내 문닫게 할것”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반도체 등을 러시아에 파는 중국 기업을 찾아내 ‘문을 닫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연달아 참석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비롯해 동유럽 군사력 증강,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 하원의원 328명 전원의 미 입국을 금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 압박 수위를 대폭 높였다.○ 美, 中에 세컨더리 보이콧 경고바이든 미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 동행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금융지원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 제재를 약화시키거나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중국에 우려를 전달했다”며 “G7 제재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제재를 약화시키는 조치에 대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통제와 관련해 러시아에 금지된 물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이 있는지 찾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시도가 일어날 수 없도록 보장하는 대응책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거래가 미국 등 G7이 부과한 수출통제 조치에 저촉되는지 이미 감시, 조사하고 있으며 확인되면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정부나 기업, 은행을 제재하는 것)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 미국은 지난달 24일 군수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항공, 센서·레이저 등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결제망 퇴출 제재를) 우회해 금융결제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G7과 이에 대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 칩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해 근본적으로 문을 닫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미·유럽 “러 가스 수입 완전 중단 논의”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24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29개 회원국 정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인근 동유럽 나토군을 2배로 증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에 4개의 나토 전투부대를 새롭게 배치하는 내용이다. 현재 약 4만 명의 나토군이 이들 국가 국경지대에 분산 배치돼 있어 증강 시 나토군은 10만 명에 육박한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핵미사일 등을 사용할 가능성에 따른 대처방안도 논의했다. 이어진 EU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유럽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완전히 중단(full-stop)하는 수준으로 의존도를 줄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했다. 이날 합의 내용을 담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 로드맵’은 25일 발표된다. 이번 연쇄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침공 과정 전반을 전쟁범죄 행위로 공식 규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한 러시아군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형사 기소 등 모든 방법을 활용해 책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통한 러시아 처벌 추진 외에도 미 국내 법정에 러시아를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암살을 추진했던 민간 용병부대 와그너그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자녀, 러시아 부호 등을 추가로 제재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 또한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 수출 대금도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받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는 ‘적반하장’식 결의안 통과를 시도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찬성 2표, 기권 13표로 부결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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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년 연장해 보험료 더 내자”… 佛대선은 연금 개혁이 핫이슈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9구에 있는 ‘노령보험 국민금고(CNAV)’를 찾았다. 가입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은퇴 후 연금을 지급하는 곳으로 한국의 국민연금공단과 비슷하다. 프랑스 인구의 약 3분의 1인 2140만 명이 CNAV에 보험료를 내고, 1500만 명의 은퇴자가 연 1440억 유로(약 193조 원)를 수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CNAV의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어서 입구는 철문으로 봉쇄된 상태였다. 시민 마리안 씨(58)는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연금 개혁 논쟁이 한창”이라며 “CNAV 건물의 리모델링처럼 연금제도 역시 대대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마크롱, 62→65세 정년 연장 추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다음 달 10일 실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같은 달 24일 1,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한다. 2017년 집권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극우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 극우 레콩케트(프랑스회복운동)의 에리크 제무르 대표, 중도우파 공화당의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 중도좌파 사회당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 좌파 녹색당의 야니크 자도 유럽의회 의원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주요 여론 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3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까지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이처럼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강한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1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1위 가능성이 높지만 두 극우 후보인 르펜 대표와 제무르 대표가 단일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결선 투표의 승자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7일 파리 외곽 오베르빌리에에서 재선을 위한 각종 공약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내세운 의제가 법정 정년을 현 62세에서 65세로 올리고 그만큼 연금 보험료를 더 납부하자는 연금 개혁안이었다. 그는 “고령사회에 살고 있기에 과거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2017년과 다른 개혁을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향후 5년 안에 완전고용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을 단순하게 만들고 실업보험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실업률은 7.4%로 2008년 이후 14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노령화 등으로 연금 적자 눈덩이 3년 더 일하라는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을 반길 사람은 많지 않다. 22일 발표된 BFM-TV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가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그가 이 인기 없는 의제를 들고나온 이유는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문제를 낳을 소지가 상당하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기준 프랑스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은 각각 79.2세, 85.3세다. 각각 1980년대보다 6세 이상 늘었다. 고령화, 출산율 하락 등으로 연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수령할 사람은 점점 늘어나니 연금 적자 또한 불가피하다. 은퇴자 문제를 연구하는 국가조직 ‘연금오리엔테이션협의회(COR)’는 2030년까지 매년 100억 유로(약 13조5000억 원)의 연금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30년에는 노령연금이 국가 공적 지출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AFP통신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돼 공공 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년 연장을 통해 연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노동계 반발로 수차례 무위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2017년에도 대대적인 연금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프랑스는 직업, 직능별로 42개나 되는 복잡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 종사자는 퇴직 연령이 55.7세로 평균 62세보다 6세 이상 빠르다. 반면 민간기업 근로자는 공식 정년인 62세까지 일한 후에야 연금을 받으므로 수령 시기를 둘러싼 사회 갈등이 상당하다. 특히 국영기업 근로자는 정부 보조 등으로 은퇴 전 월급의 약 70%를 연금으로 받아 수령 액수 또한 타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마크롱 정권은 42개 제도를 모두 없애고 수령 시점과 지급 액수를 단일화하는 파격적 개혁을 시도했다. 하지만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9년 12월에는 총파업까지 발생해 나라 전체가 사실상 마비됐다. 당시 프랑스 어디를 가도 교사, 의료진, 경찰, 환경미화원, 대중교통 운전 노조 등이 항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해 2년간 마크롱 대통령도, 반발하는 노동계도 모두 이 의제를 접어두고 있었는데 재선 도전을 계기로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뜨거운 감자’를 들고나온 것이다. 연금 개혁은 과거 수십 년간 많은 대통령이 관철하지 못한 의제이기도 하다. 1995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또한 노동계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3주간의 총파업 후 시라크 정권은 심각한 레임덕에 빠졌다. 2003년, 2010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역시 노동계 저항으로 흐지부지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010년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2세로 올린 것이 거의 유일한 성과다.경쟁자들은 일제히 비판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 경쟁자들은 일제히 정년 연장 공약을 비판했다. 르펜 대표는 “대통령이 다수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 정년 연장을 거부한다”고 했다. 멜랑숑 대표는 아예 ‘정년 인하’를 주창하고 있다. 그는 “60대 고용을 유지하면 젊은 세대의 실업이 되레 늘어난다”며 일자리 창출, 성별 임금 불평등 해소, 사회보장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극우 르펜 대표와 극좌 멜랑숑 대표가 연금 개혁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둘 다 구체적인 재정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크레스 후보는 “정년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나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자가 만난 많은 파리 시민은 ‘연금 개혁이 내키지는 않지만 불가피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리 15구의 40대 회사원 마티 씨는 “평균 수명이 대폭 늘었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내고 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후세대를 위해서도 연금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프랑스 정도의 수준 높은 연금제도를 보유한 나라가 흔치 않다며 “나 또한 빨리 은퇴해서 연금 생활자로 지내고 싶다”고 했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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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탄약-식량 사흘도 못버틸 지경”… 장기전 늪에 빠진 푸틴

    24일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군 가용 전력이 침공 시작 당시의 90% 이하까지 줄어들고, 탄약 식량 연료 등은 3일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군은 23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제2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 주요 거점을 공략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 우크라軍, 마카리우 탈환 등 반격 미국과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2일 러시아군과의 교전 끝에 키이우 서쪽 전략적 요충지인 마카리우를 탈환했다. 키이우가 러시아군의 전방위 포위 공격을 받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서쪽 일부 도로를 확보함에 따라 반격이 수월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흑해 연안 도시 헤르손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러시아군 헬기가 공항에서 철수한 모습이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에 포착됐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CNN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쫓아내는 일이 최근 며칠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와 동부 돈바스를 잇는 도시 이줌에서도 반격을 시작했다. 수일 내 더 많은 도시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곳곳에서 고전하고 있다. CNN은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추위와 보급 부족으로 동상에 걸린 병사들이 전투에서 열외가 돼 후송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20일 러시아 정부를 인용해 러시아군 9861명이 사망하고 1만6153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가 곧 기사를 내렸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치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총 병력 약 15만 명의 10%를 훌쩍 뛰어넘는다. 러시아군은 침공 후 키이우 등 거점도시를 속전속결로 장악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지형을 활용한 매복 공격으로 러시아군 보급로를 차단해 전투능력을 약화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러시아 공군은 우크라이나의 10배가 넘는 군용기를 보유하고도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Su-35 등 신형 전투기를 하루 200회가량 출격시키는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1980년대에 개발한 Su-27 등 구형 전투기를 하루 10회 이하로 출격시켰다. 그럼에도 지대공 미사일 방공시스템과 러시아군 조종사를 압도하는 공중전 실력으로 현재까지 러시아 전투기 97대를 격추시켰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밝혔다. ○ 최고위직 항명 등 지도부 균열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뉴욕타임스(NYT)에 “우크라이나에서의 실패는 러시아 지도부의 균열을 불러왔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직위해제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책임자인 세르게이 베세다 대령, 러시아 국가경비대 로만 가브릴로프 부사령관은 작전 실패 등의 명목으로 체포됐다. 아나톨리 추바이스 러시아 기후 특사도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항명의 뜻으로 사임하고 러시아를 떠났다고 블룸버그가 23일 보도했다. 추바이스 특사는 이번 전쟁에 반대해 사임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추바이스는 1990년대 경제 개혁을 이끌며 러시아의 사유재산 제도를 설계했다. 2020년 국영 기술기업 루스나노 대표직을 지낸 뒤 푸틴 대통령의 최고위급 정책 고문 자격으로 여러 국제기관과의 교류를 담당해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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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항복 거부한 마리우폴 맹폭… “도시가 거대한 납골당”

    ‘거리에 널린 시신들 사이로 어린아이 시신까지 보인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도시에 갇혀 눈을 녹여 먹으며 버티던 사람들은 굶주리다 못해 주인 잃은 개까지 잡아먹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21일(현지 시간) 모습이다. 러시아는 이 도시를 함락하기 위해 쑥대밭으로 만든 뒤 데드라인을 정해 항복을 요구했지만 시 당국이 항복을 거부하면서 도시 전체가 궤멸 위기에 놓였다. 흑해 연안 최대 항구 도시 오데사 주거지역에도 이날 처음으로 러시아군의 포격이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속전속결에 실패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민간인을 괴롭혀 우크라이나를 항복시키려는 ‘플랜B’로 선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 전쟁 성패 직결 마리우폴 함락 집착20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시에 “2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오전 11시)까지 무기를 버리고 도시를 넘기라”고 요구하면서 동이 트기 전 항복하면 민간인 대피 통로를 개방해 주겠다고 회유했다. 마리우폴시 당국은 항복 대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인도주의적 대피 통로를 열어라’라는 편지를 러시아군에 전달했다. 그러자 러시아 육해공군은 더욱 가혹하게 전방위 폭격을 퍼붓고 있다. 러시아가 마리우폴 함락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번 전쟁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리우폴은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내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을 잇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이곳을 점령하면 남·동부 전선이 연결돼 우크라이나군을 무너뜨리기가 수월해진다. CNN은 “마리우폴이 점령되면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까지 남북으로 포위해 함락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 “2차 대전 때 레닌그라드처럼 완전 파괴”마리우폴 인구 47만 명 중 15만 명은 이달 초 도시를 떠났다. 남은 32만 명 중 20만 명도 탈출을 시도했지만 러시아군의 포위에 막혀 식량과 수도, 가스, 전기가 모두 끊긴 상태로 3주 넘게 도시에 갇혀 있다. 주민 미콜라 오시첸코 씨는 “지하실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너무 목이 말라 히터에 있던 물도 빼 마시고 눈도 녹여 먹었다. 개울에 긴 줄이 생기면 러시아군의 공습 타깃이 됐다”고 했다. 그는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절박한 마음에 아들을 몸으로 감싸지만 아들을 지킬 순 없다는 걸 알기에 완전한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마리우폴에서는 공습으로 사망한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조차 너무 위험해 거리에는 떠돌이 개들이 방치된 사체를 먹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대피할 곳을 찾던 중 폭격을 받아 딸과 네 살배기 손녀를 잃은 블라디미르 씨는 BBC에 이같이 말했다. “땅을 봤는데 손녀의 머리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어요. 바로 옆에 있던 딸도 다리에 중상을 입고 다음 날 숨을 거뒀어요.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제가 이 어여쁜 아이들을 묻다니요.” 학교 지하실 방공호에서 200여 명과 함께 대피해 있었던 크리스티나 졸라스 씨는 스카이뉴스에 “공습 때 한 여성이 엉덩이에 파편을 맞았다. 구호 인력 도착 전까지 그 상태로 꼬박 하루를 버텨야 했던 여성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독약을 달라고 부르짖었다”고 전했다. 그는 “잘 때도 폭격이 계속돼 아이들을 몸으로 덮은 채 어디에 떨어질지 모를 폭탄을 기다렸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외교관 중 마지막으로 마리우폴을 떠난 그리스 총영사 마노리스 안드룰라키스는 자국 도착 후 “마리우폴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장기 포위로 100만 명 이상 사망한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처럼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도시로 기억될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을 누구도 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마리우폴에서의 마지막 메시지’란 동영상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약속한 무기와 탄약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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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나토-러’ 최전선 폴란드 25일 방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째인 24일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된다. 서방 단결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유럽을 찾아 25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전선 폴란드를 방문한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동맹, 주요 7개국(G7) 정상, 유럽연합(EU) 정상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찾아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에 대한 대응도 주요하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혼란, 40년 만에 최고치로 솟은 물가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그가 자유세계의 지도자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것. 다만 CNN은 “유럽 순방에서 나올 조치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는 데는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일 만에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려던 계획이 틀어진 푸틴 대통령은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연방보안국(FSB) 해외정보담당 수장 세르게이 베세다 대령을 감금했다고 전했다. 또 정보기관과 러시아군 지도부가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20일 “일부 러시아 수뇌부가 독살, 사고사 등으로 푸틴 대통령을 축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침공 초기 국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의회에서 잇달아 지지를 호소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대계인 그는 20일 이스라엘 의회 화상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언급하며 당시 우크라이나가 나치 독일에 맞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4일이 1920년 나치 창당일이라며 “80년 전 우크라이나는 유대인을 구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 이제 이스라엘이 결단을 내리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때”라고 촉구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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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난민 1000만명 넘어… 주변국 “수용 한계”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국내외로 피란한 우크라이나인 수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20일(현지 시간) 밝혔다. 해외로 탈출한 피란민은 345만 명을 넘어섰다. 국경을 넘은 피란민 가운데 90%는 어린이, 여성 등 전쟁 취약 계층이다.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 인접국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인신매매, 현지인과의 갈등 등 피란민 문제가 향후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약 3700만 명이다. 인구의 4분의 1이 피란민이 된 것은 전례 없는 전쟁 재난이라고 BBC는 전했다. 208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입국한 폴란드는 피란민에 대한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무료 제공에 대한 현지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인접국 몰도바의 경우 ‘수용이 더 이상 어렵다’는 입장을 최근 발표했다. 몰도바는 전체 인구(260만 명)의 10%가 넘는 30만 명의 피란민을 받았다. 일간 르몽드는 “유럽에서 2015년 시리아 난민 400만 명 유입으로 불거진 유럽연합(EU) 내 난민 미루기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고 했다. EU는 4일부터 우크라이나 피란민에게 최대 3년 거주 허가권, 취업 접근권을 부여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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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도시 된 마리우폴…러 “무기 버리고 떠나라” 최후통첩

    ‘거리에 널린 시신들 사이로 어린아이 시신까지 보인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도시에 갇혀 눈을 녹여 먹으며 버티던 사람들은 굶주리다 못해 주인 잃은 개까지 잡아먹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풀의 21일(현지 시간) 모습이다. 러시아는 이 도시를 함락하기 위해 쑥대밭으로 만든 뒤 데드라인을 정해 항복을 요구했지만 시당국이 항복을 거부하면서 도시 전체가 괴멸 위기에 놓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때 우크라이나의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였던 마리우폴이 이제 거대한 납골당이자 유령도시가 됐다”고 전했다.● 러, 전쟁 성패 직결 마리우폴 함락 집착20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시에 “2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오전 11시)까지 무기를 버리고 도시를 넘기라”고 요구하면서 동이 트기 전 항복하면 민간인 대피 통로를 개방해주겠다고 회유했다. 마리우풀 시당국은 항복 대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인도주의적 대피 통로를 열어라’는 편지를 러시아군에 전달했다. 그러자 러시아 육해공군은 더욱 가혹하게 전방위 폭격을 퍼붓고 있다. 러시아가 마리우풀 함락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번 전쟁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리우풀은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내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을 잇는 지점에 위치해있어 이 곳을 점령하면 남, 동부 전선이 연결돼 우크라이나 군을 무너트리기가 수월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리우풀이 점령되면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까지 남북으로 포위해 함락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 “2차 대전 때 레닌그라드처럼 완전 파괴”마리우폴 인구 47만 명 중 15만 명은 이달 초 도시를 떠났다. 남은 32만 명 중 20만 명도 탈출을 시도했지만 러시아군 포위에 막혀 식량과 수도, 가스, 전기가 모두 끊긴 상태로 3주 넘게 도시에 갇혀 있다. 주민 미콜라 오시첸코 씨는 “지하실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너무 목이 말라 히터에서 있던 물도 빼 마시고 눈도 녹여 먹었다. 개울도 찾아다녔는데 개울에 긴 줄이 생기면 러시아군의 공습 타깃이 됐다”고 했다. 그는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절박한 마음에 아들을 몸으로 감싸지만 아들을 지킬 순 없다는 걸 알기에 완전한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마리우폴에서는 공습으로 사망한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조차 너무 위험해 거리에는 떠돌이 개들이 방치된 사체를 먹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대피할 곳을 찾던 중 폭격을 받아 딸과 4살배기 손녀를 잃은 블라미디르 씨는 BBC에 이같이 말했다. “땅을 봤는데 손녀의 머리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어요. 바로 옆에 있던 딸도 다리에 중상을 입고 다음날 숨을 거뒀어요.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제가 이 어여쁜 아이들을 묻다니요.” 학교 지하실 방공호에서 200여명과 함께 대피해있었던 크리스티나 졸라스 씨는 스카이뉴스에 “공습 때 한 여성이 엉덩이에 파편을 맞았다. 구호인력 도착 전까지 그 상태로 꼬박 하루를 버텨야했던 여성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독약을 달라고 부르짖었다”고 전했다. 그는 “잘 때도 폭격이 계속돼 눈뜨면 아이들을 몸으로 덮은 채 어디에 떨어질지 모를 폭탄을 기다렸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외교관 중 가장 마지막으로 마리우폴을 떠난 그리스 총영사 마노리스 안드룰라키스는 자국 도착 후 인터뷰에서 “마리우폴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장기 포위로 100만 명 이상 사망한 레닌그라드(현 항구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처럼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도시로 기억될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을 누구도 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마리우폴에서의 마지막 메시지’란 동영상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약속한 무기와 탄약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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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윤종]‘엘리제궁’도 바람 잘 날 없다

    16일 프랑스 파리 8구에 있는 엘리제궁을 찾았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도심으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미 백악관과 함께 엘리제궁도 참고 사례가 된다는 소식에 일대를 취재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건축가 아르망클로드 몰레의 설계로 1722년 완공된 엘리제궁은 1848년 프랑스 대통령 공식 집무실 겸 관저가 됐다. 1층에는 매주 국무회의가 열리는 대회의장이 있다. 2층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장실, 수석보좌관 사무실이 몰려 있다. 집권자와 참모진 간 원활한 소통에 유리한 구조란 평가를 듣는 이유다. 엘리제궁이 완벽한 ‘모범 사례’는 아니다. 오히려 ‘바람 잘 날이 없는’ 편이라고 해야 맞다. 엘리제궁은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 바로 옆에 있는 데다, 정문 일대는 차량 이동이 금지된다. 일대 교통체증은 악명이 높다. 보안도 완벽하지 않다. 궁 주변은 경찰, 궁전 출입 통제는 공화국 근위대, 경호는 대통령경호실(GSPR)이 3중으로 관리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백악관이 안전한 벙커라면 엘리제궁은 ‘골판지’로 만든 성”이라며 수시로 비판한다. 엘리제궁이 위치·운영상 보안이 뚫리기 쉬운 구조이고 사건,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해온 탓이다. 2018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반발한 노란조끼 시위대가 엘리제궁까지 밀고 들어와 점령하려 했다. 2014년에는 방문객이 궁내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을 몰래 촬영해 논란이 됐다. 엘리제궁은 루이 15세, 나폴레옹 3세 등 역사 속 인물들이 거쳐 간 문화유산이란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한 내부가 시민들에게 일정 기간 공개된다. 1만1179m²(약 3382평) 건물 면적에 370여 개의 방이 있다 보니 방문자들이 궁내에서 몰래 훔친 예술작품만 700개가 넘는다는 감사원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엘리제궁을 싫어한 대통령들도 있었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은 “궁에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며 외부 업무를 선호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도 외부에 관저를 뒀다. 1940년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한 후 엘리제궁 중앙에 나치 깃발을 꽂고 “히틀러 만세”를 외친 역사 탓에 엘리제궁을 치욕의 장소로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날 기자가 만난 10여 명의 파리 시민들은 엘리제궁에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회사원 카를라 씨는 “파리 중심에서 떨어진 베르사유 궁전 사례를 보라”며 “권력(루이 16세)이 국민에게 멀어져 혁명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8구 주민 알랑 씨는 “교통체증이 싫지만 대통령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보다 중요한 건 소통에 대한 의지”라고 했다. 파리 시민들에 따르면 1974년 한 청년이 엘리제궁에 잠입한 사건은 현재도 회자된다. 그는 궁궐 내부를 헤매다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체포됐다. 언론은 대통령 경호 및 보안 문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청년이 엘리제궁은 침입한 이유는 억울한 일을 겪은 후 당시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대통령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은 청년을 훈방했고 여론은 ‘보안보다 중요한 건 국민과의 소통’으로 변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청와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대통령은 과거에도 있었다. 교통, 경호, 보안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엘리제궁을 보면서 물리적 공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소통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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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빵 배급 줄선 민간인에 발포… 세계최대 시장에도 무차별 포격

    러시아군이 18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70km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서부 도시 르비우의 항공기 정비창 등 인근 건물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르비우가 폭격을 당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르비우는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20만 명이 넘는 피란민과 서방이 지원한 무기, 구호품이 몰려 있다. 한국 국적자와 가족의 피란을 돕기 위해 이곳에 임시 사무소를 운영해온 한국 대사관도 교민들과 함께 철수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와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주거지역과 교육용 건물 등에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이 이어져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메레파 마을에서는 학교와 문화센터 등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면적 30만 m²(약 9만 평)로 세계 최대규모 시장인 하르키우 바라바쇼바 시장도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잿더미가 됐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역시 계속되는 폭격으로 시민 35만 명이 방공호나 지하실로 대피했다. 시 당국은 “하루 평균 최대 100개의 폭탄이 시내로 떨어진다”며 “주거지역 건물의 80%가 파괴됐고 30%는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린이, 임산부 등 1200명이 대피했던 마리우폴 극장은 16일 포격으로 붕괴된 후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면서 구조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미국인 민간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북부 체르니히우 경찰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강사로 활동했던 미국 시민 제임스 휘트니 힐(68)이 16일 빵 배급을 받으러 줄을 서 있던 중 러시아군 발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체르니히우 지역에서는 17일 하루 동안 러시아군 포격으로 민간인 53명이 사망했다고 주 당국은 전했다. 동부 도시 이줌의 볼로디미르 마초킨 부시장은 페이스북에 “죽은 사람을 묻을 사람도 없다”고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결과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숨진 민간인 수는 어린이 58명을 포함해 최소 780명에 달해 다음 주면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기간 러시아군이 병원 등 의료시설을 최소 43번 공격해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과 전쟁범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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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폴란드 국경서 70㎞ 떨어진 우크라 서부 르비우에 첫 폭격

    러시아군이 18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70㎞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서부 도시 르비우의 항공기 정비창 등 인근 건물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르비우가 폭격을 당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르비우는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20만 명이 넘는 피란민과 서방이 지원한 무기, 구호품이 몰려있다. 한국 국적자와 가족의 피란을 돕기 위해 이곳에 임시 사무소를 운영해온 한국 대사관도 교민들과 함께 철수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예프와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주거지역과 교육용 건물 등에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이 이어져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메레파 마을에서는 학교와 문화센터 등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면적 30만 ㎡(약 9만 평)로 세계 최대규모 시장인 하르키우 바라바쇼바 시장도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잿더미가 됐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역시 계속되는 폭격으로 시민 35만 명이 방공호나 지하실로 대피했다. 시 당국은 “하루 평균 최대 100개의 폭탄이 시내로 떨어진다”며 “주거지역 건물의 80%가 파괴됐고 30%는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린이, 임산부 등 1200명이 대피했던 마리우폴 극장은 16일 포격으로 붕괴된 후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면서 구조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미국인 민간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북부 체르니히우 경찰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강사로 활동했던 미국 시민 제임스 휘트니 힐(68)이 16일 빵 배급을 받으러 줄을 서 있던 중 러시아군 발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체르니히우 지역에서는 17일 하루 동안 러시아군 포격으로 민간인 53명이 사망했다고 주 당국은 전했다. 동부 도시 이줌의 볼로디미르 마초킨 부시장은 페이스북에 “죽은 사람을 묻을 사람도 없다”고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결과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숨진 민간인 수는 어린이 58명을 포함해 최소 780명에 달해 다음 주면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기간 러시아군이 병원 등 의료시설을 최소 43번 공격해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이날 성명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과 전쟁범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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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우크라와 빠른 합의 원한다”…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철수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및 중립국화 등을 두고 휴전 협상을 하고 있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빠른 합의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소극적”이라고 주장하자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먼저 휴전을 지시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양국은 14일부터 마라톤 화상 협상을 진행 중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현지 시간) 기자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합의 문서 서명, 모든 조건에 대한 명확한 협상과 이행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매우 빨리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양국 간 협상이 신속히 타결돼야 러시아의 공격이 멈출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 대표단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상대측은 협상 방식이 매우 느긋하고 비슷한 열의를 보이지 않다”며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즉각적인 타결의 돌파구는 푸틴 대통령이 먼저 휴전을 수락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협상단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협상은 복잡하고, 당사자의 입장은 다르다”며 “전쟁을 치르는 나라 안에 거짓말을 퍼뜨리지 마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합의와 새로운 안정보장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나토 가입 포기와 스웨덴·오스트리아식 중립국화 등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양측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공화국 독립 및 러시아 영토 인정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회담에서 여전히 큰 격차가 남아 있다. 빨리 타결될 만한 돌파구의 조짐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적극적인 배경으로 예상치 못한 고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대대적인 침공 후 조기 종결을 노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보당국 통계를 인용해 러시아군 사망자가 최소 7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미군보다 많은 수치다. 훈련되지 않은 징집병이 많아 러시아 병사들이 탱크를 버리고 도망가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진격이 현재 사실상 정체됐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BBC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통해 서방 친화적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트리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려 했지만 고전이 거듭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중립국화로 목표를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전쟁 중단과 협상 타결을 위해선 양국 정상 회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은 양국 모두 이득이 되지 않으며 휴전을 해야 양국 간 갈등의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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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통령 집무실 옆에 참모 방-국무회의실…언제든 만나 토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 모델로 검토하고 있는 미국 백악관 서관인 ‘웨스트윙’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와 국무회의실인 캐비닛룸, 부통령실과 비서실장실, 국가안보보좌관실, 대변인실 등 참모 10여 명의 사무실이 모두 1층에 모여 있다. 필요하면 언제든 참모들과 얼굴을 맞대 토론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다. 백악관은 또 웨스트윙과 대통령 가족이 머무는 중앙관저, 영부인 집무 공간이 있는 동관인 이스트윙도 모두 연결돼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진의 업무 공간이 3개 건물에 흩어져 있는 청와대 구조와 크게 다르다. 오벌오피스는 문이 4개다. 북서쪽 문은 웨스트윙 복도를 통해 회의실인 루스벨트룸으로, 북동쪽 문은 대통령비서실을 통해 국무회의가 열리는 캐비닛룸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동쪽 문은 야외 기자회견이나 행사를 치르는 로즈가든, 서쪽 문은 작은 서재로 이어진다. 오벌오피스에서 언제든 2개의 회의실이나 야외 행사장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개방형으로 설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오벌오피스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업무 시간에 오벌오피스 문을 열어두는 ‘오픈도어’ 정책을 유지했다. 언제든 주요 각료나 참모, 외부 인사들이 드나들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은 물론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잇따라 초청해 면담하자 뉴욕타임스는 “웨스트윙이 여야 상원의원들이 계속해서 드나드는 ‘회전문’이 됐다”고 전했다. 웨스트윙 2층에는 대통령이 외빈을 맞이하는 응접실과 참모들의 사무실이 있다. 지하에는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의를 하거나 긴급 사안에 대응하는 시추에이션룸(상황실)이 있다. 각종 행사장과 기자회견장이 집무실과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백악관의 특징이다. 웨스트윙의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매일 정례 브리핑이 열린다. 웨스트윙과 중앙 관저를 연결하는 서쪽 주랑을 통하면 곧바로 대통령 기자회견 등이 열리는 이스트룸으로 갈 수 있다. 백악관은 또 이스트윙과 중앙 관저 등 대부분의 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청와대 영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국빈만찬장, 대통령 기자회견이나 시상식 등이 열리는 이스트룸, 대통령이 외빈을 맞는 공식 접견실인 블루룸·레드룸 등은 매일 백악관을 찾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웨스트윙 역시 백악관 및 경호실 직원들의 보증을 거치면 방문할 수 있다. 대통령 가족들이 거주하는 중앙 관저 3층을 제외하면 사실상 백악관 시설을 전면 개방하고 있는 셈이다. 백악관 앞뒤로 조성된 엘립스 광장과 라피엣 공원도 별도의 출입 절차 없이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프랑스 대통령 집무 공간이자 관저인 엘리제궁은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 옆에 있다. 파리 시민들은 “교통 체증으로 불편하지만 대통령이 국민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엘리제궁을 소통의 상징적 공간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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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민간인 1200명 대피한 극장 폭격…바이든 “푸틴은 전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戰犯·war criminal)’이라고 칭하며 최첨단 ‘자폭 드론’을 비롯해 8억 달러(약 9700억 원)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민간인 1200명이 대피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극장을 포격했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그(푸틴)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칭한 것은 처음이다. AP통신은 “전범 규정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평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블레이드’ 100기, 스팅어 대공미사일 800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2000기 등 8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최대 80km를 날아가 폭발하면서 탱크를 파괴하는 스위치블레이드는 탱크과 장갑차에 의존하는 러시아 지상군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16일 마리우폴에서 어린이, 임산부를 비롯해 1200여 명이 대피한 시내 극장까지 폭격해 건물이 무너졌다. 특히 극장에 ‘어린이들(дети)’이란 흰색 글자가 크게 표시됐는데도 러시아군이 집중 공격을 가했다. 드미트로 구린 마리우폴 시의회 의원은 17일 BBC에 “지하 방공호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사상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도 러시아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구출 작업이 방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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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푸틴은 전범” 첫 규정…우크라에 ‘자폭 드론’ 등 군사지원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戰犯·war criminal)’이라고 칭하며 러시아군의 민간인 살상이 전쟁범죄임을 분명히 했다. 최첨단 ‘자폭 드론’을 비롯해 8억 달러(약 9700억 원)의 추가 군사 지원도 발표했다.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러시아군 또한 민간인 1200명이 대피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극장을 포격해 대규모 희생자가 우려된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취재진에게 “그(푸틴)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칭한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별도 연설에서도 러시아군이 병원을 공격하고 의료진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전범 규정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평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 역시 “침공 과정에서 전쟁 범죄가 있었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블레이드’ 100기, 스팅어 대공미사일 800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2000기 등 8억 달러의 지원을 실시한다고도 밝혔다. 최대 80㎞를 날아가 본인이 폭발하면서 러시아군 탱크 또한 파괴하는 스위치블레이드는 장갑차에 의존하는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히고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이날도 민간인 포격을 계속했다. 16일 마리우풀에서는 어린이, 임산부를 비롯해 1200여명이 대피한 시내 극장까지 러시아군 포격을 받아 건물이 무너졌다. 아직 정확한 사상자조차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극장에 ‘어린이들’(дети)이라는 흰색 글자가 크게 표시돼 있었음에도 러시아군이 집중 공격을 가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범 발언에 “미국은 폭탄으로 전 세계 수십만 명을 숨지게 한 나라”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도 삐걱대고 있다. 양측 협상단은 이날 러시아군 철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 약 15개항으로 된 평화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일부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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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NATO 가입 못할 것 알아”… 러와 ‘중립국화’ 논의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휴전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여기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반대한 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내비친 우크라이나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여러 동맹국의 직접적인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가 제안한 스웨덴·오스트리아식 중립국화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16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나 스웨덴처럼 자체 군대는 있지만 외국 군사기지가 없는 ‘비무장 국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해 논의하고 있고 실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논의 중이며 일부 합의문 문구는 의견 일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회의에서 “우리는 이미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국민들도 이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휴전협상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이 더욱 현실적이 됐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도 트위터에 “매우 어렵고 끈질긴 과정이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중립국화 논의를 받아들이면서 양측 간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돌랴크 고문은 “비무장화 모델은 (스웨덴·오스트리아 모델이 아닌) 우크라이나 모델이 돼야 한다. 법적으로 검증된 안전 보장 방안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공격당할 경우 사태를 방관하지 않고 확고한 안전 보장을 해줄 강력한 동맹국들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가입을 포기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동맹이 돼 직접 안전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측이 밝힌 중립국화와는 거리가 있다. 양측은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공화국의 독립국가 인정 등에서는 입장 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화상으로 진행한 첫 미 의회 연설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을 인용해 “나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 우리의 영공을 지켜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는 1941년 12월 7일 아침 진주만 공격 당시 잔혹했던 전투기의 공격을 기억하라. 9·11을 기억하라”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매일 그와 똑같은 일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세계 리더가 되려면 평화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전쟁을 막을 새로운 동맹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토 가입 포기 후 안전 보장을 위한 동맹국에 미국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약 8억 달러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12일 승인한 2억 달러의 지원을 포함하면 총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의 군사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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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우크라, ‘우크라 중립국화’ 방안 논의…“일부 합의 근접”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휴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여기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반대한 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내비친 우크라이나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동맹국의 직접적인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가 제안한 스웨덴·오스트리아식 중립국화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 크레림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16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나 스웨덴처럼 자체 군대는 있지만 외국 군사기지가 없는 ‘비무장 국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해 논의하고 있고 실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논의 중이며 일부 합의문 문구는 의견 일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회의에서 “우리는 이미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국민들도 이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휴전협상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이 더욱 현실적이 됐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도 트위터에 “매우 어렵고 끈질긴 과정이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중립화 논의를 받아들이면서 양측간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돌랴크 고문은 “비무장화 도델은 (스웨덴, 오스트리아 모델이 아닌) 우크라이나 방식이 돼야 한다. 법적으로 검증된 안전보장 방안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공격당할 경우 사태를 방관하지 않고 확고한 안전보장을 해줄 강력한 동맹국들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가입을 포기하더라도 미국 등이 동맹이 돼 직접 안전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측이 밝힌 주장한 중립국화와는 차이가 있다. 양측은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공화국의 독립국가 인정 등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키아 총리 등 3개국 정상은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세 나라는 모두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동맹과 함께라면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24, 25일 양일간 나토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동맹국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화상 연설 직후 대국민 담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재블린 및 스팅어 미사일 등 약 8억 달러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12일 승인한 2억 달러의 지원을 포함하면 총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의 군사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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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총장 “핵분쟁 가능성”… 바이든, 내주 나토 방문

    일시 중단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휴전 협상이 15일 재개됐다. 휴전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상당하고 협상 와중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을 폭격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에 참석한 다비드 아라하미아 의원은 이날 현지매체에 “러시아와의 온라인 화상 회담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하루 전 양측은 러시아군의 철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철회 등을 논의하다 견해차로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고문은 “5월 초 안에 합의에 이를 것 같다. 더 빠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남부 마리우폴, 동부 하르키우 등 거점 도시에 대대적 공세를 가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키이우 중심의 약 15km 앞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러시아군 탱크가 키이우 시내까지 진입하면 최악의 경우 수개월간 양측이 시가전을 벌일 수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민간인 사망자 또한 계속 늘고 있다. 15일 키이우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4명이 숨지자 시 당국은 이날 오후 8시부터 17일 오전 7시까지 35시간의 통금령을 내렸다. 방공호 대피를 제외하면 허가 없는 외부 출입이 금지된다. 하르키우시는 14일에만 65번의 포격을 당해 학교 병원 아파트 등 600개 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도 현지 매체에 “마리우폴에서만 1만 명이 숨졌고 러시아군의 봉쇄가 끝나면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3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고 밝혔다. 핵전쟁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핵분쟁 가능성이 발생 가능한 영역으로 다시 들어왔다”며 러시아 핵무기 운용부대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르면 24일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NBC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3국 총리가 15일 키이우를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간 16일 오전 9시(한국 시간 16일 오후 8시) 미 의회에서의 화상 연설을 통해 전투기 등 무기 지원 확대를 촉구한다. 그는 앞서 8일에도 영국 하원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연설을 인용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 일각에서는 미국의 2차 대전 참전 또한 처칠의 연설을 계기로 이뤄졌다며 이번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적극적 도움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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