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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13일)이 아들 생일이라 오늘 다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하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30대 남성 조모 씨의 빈소를 지키던 그의 부모는 “연락이 안 되기에 늦잠 자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흐느꼈다. 청주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조 씨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벌어진 15일 출근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다가 참변을 당했다. 조 씨 부모는 “사고 전날 주말에 맛있는 거라도 먹자고 통화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차라리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통곡 끊이지 않는 장례식장 16일 청주 곳곳에 마련된 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 장례식장에는 유가족들과 지인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이날 하나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안모 씨(24)의 빈소에는 외삼촌 이모 씨(49)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조카가 대학교 졸업 전에 보건 분야에 취업했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사고를 당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 씨는 전날 친구와 전남 여수시로 졸업 여행을 떠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오송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폭우 때문에 버스가 원래 다니는 길 대신 오송지하차도로 경로를 바꿔 친구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사람 돕는 걸 좋아하는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먼저 오송역에 가 있던 친구들에게 통화로 “버스에 물이 찬다.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전한 게 마지막이었다.사고로 선생님을 잃은 아이들이 빈소를 찾기도 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 씨(30)는 임용고시를 보는 처남을 시험장에 데려다 주기 위해 운전하다가 지하차도에 들어섰다. 그러다 갑자기 들이닥친 물 때문에 차량이 지하차도에서 침수됐다. 처남은 간신히 헤엄쳐 물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김 씨는 끝내 나오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그의 장례식장엔 그가 가르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조문 중 단체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씨의 이모부 유모 씨(60)는 “착한 성격에 좋은 선생님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흐렸다. ● “연락 안 돼” 실종자 가족들 전전긍긍 이날 오후 하나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들은 병원으로 구급차가 올 때마다 달려가 얼굴을 확인했다. A 씨는 “조카가 전날 KTX를 타려고 오송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이후 연락이 없다”며 “혹시나 잘못된 건 아닌지 구급차가 올 때마다 심장이 멎는 것 같다”고 했다. 큰아들과 연락이 안 된다는 김모 씨(75)는 “오창읍에서 치과 의사로 일하는 아들이 출근길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면서 “엄마에게 매일같이 연락하는 효자였는데, 사고 이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애통해했다. 유족들은 폭우에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은 지자체의 미흡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A 씨는 “사고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졌는데 왜 하천 근처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박모 씨는 “장모님 마지막 위치가 오송지하차도로 표시되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안 된다”며 “지난해 포항 주차장 사고처럼 지하 시설 사망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데 개선이 안 되다 보니 피해자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청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살려주세요!” 충북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오전 8시 45분경. 인근 미호천교를 건설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대피 전화를 받고 집을 뛰쳐 나오던 김용순 씨(58·여)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입구로 물이 밀려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 씨의 눈에는 지하차도에서 물에 잠겨 고립된 화물차 위에 올라가 있던 남녀 2명이 보였다. 이들은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강물 6만t 2분 만에 들이닥쳐 김 씨는 119로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미 물이 급격히 불어난 다음이었다. 출동한 구조대는가드레일 등을 잡고 버티던 9명을 구조했다. 이어 지하차도 안쪽을 수색하려 했지만 이미 물이 불어나 고무보트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순식간에 물이 찬 탓에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고 했다. 오송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신고 접수 후 2분 만에 차량 15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길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했다. 기록적 호우로 인근 미호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6만 t의 물이 급격하게 차 오른 것이다.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하려던 차량 운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지하차도 내 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절반 가까이 들어왔던 일부 차량은 급히 역주행을 시도해 지하차도를 빠져나왔다. 또 지하차도를 중간 이상 지났던 버스차량 안에 흙탕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승객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찍혔다. 불과 수초 차이로 생사가 갈릴 정도로 급박한 순간이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 중 상당수는 차를 돌리지 못해 고립됐고 차를 버리고 빠져 나와 터널을 나오려 했지만 지하차도가 685m(터널 구간 436m)나 되는 데다 워낙 급하게 물이 차 올라 대피하지 못했다. 구조작업도 원활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1분에 3t을 배수할 수 있는 방사포 대용량 시스템을 투입했지만 유입되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수색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지하차도가 사각형 구조여서 에어 포켓(산소가 남은 공간)도 없었고 구조대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잠수부도 투입하지 못했다. 결국 물막이 시설을 만들고 어느 정도 배수가 된 16일 오전 5시 55분에야 침수 21시간만에 잠수부를 투입했다. 그리고 오후 7시 현재 9명의 시신을 인양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접수된 실종 신고는 11명으로 인양된 시신과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희생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폭우로 우회하던 버스에서 시신 5구 발견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을 오가는 급행버스인데, 원래 다른 노선으로 운행해왔지만 폭우로 기존 노선이 통제되자 오송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버스에선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생존자들을 치료 중인 한 병원 관계자는 “119 차량을 타고 여성 4명이 응급실로 왔는데 모두 온몸이 물에 젖어 있었고 일부는 얼굴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신발도 없는 맨발 상태였는데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여전히 공포에 시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침수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이 담긴 음료를 뿌린 ‘필로폰 음료 사건’의 주범 이모 씨(25)가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최근 이 씨를 중국 모처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체포가 확인돼 중국 공안에 송환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씨를 비롯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치밀하게 해당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씨의 소재를 파악해 왔다. 특히 이 씨를 비롯해 공범 박모 씨와 또 다른 이모 씨를 ‘윗선’으로 특정하고 3명에 대해서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붙잡힌 이 씨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내린 상태였다. 앞서 4월 3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고등학생등을 대상으로 음료 시음 행사를 위장해 마약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음료 1병당 필로폰 3.3회 투약량(0.1g)을 넣어 음료를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받은 필로폰 10g을 중국산 우유 100병에 섞어 필로폰 음료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번 범행을 꾸민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을 공모한 현지 합숙소와 콜센터를 특정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윗선이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나타면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올 4월 주범들 검거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중국 공안부에 보내기도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울과 부산에 1시간에 75mm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11일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 내륙, 남부지방 등에선 짧은 시간에 ‘양동이로 퍼붓듯’ 비가 쏟아지며 하루 100mm이상 비가 내린 곳도 속출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경 경기 여주시 창동 소양천변 산책로를 걷던 A 씨(75)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력 77명과 펌프차 등 장비 12대를 투입해 3시간가량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A 씨는 실종 지점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A 씨가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선 오후 3시 34분경 폭우로 불어난 학장천 인근에서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경찰과 소방은 오후 3시 56분경 구명정과 사다리를 이용해 60대 여성을 구조했고, 근처에 있던 70대 남성은 스스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또 다른 60대 여성 B 씨가 실종돼 구조 당국은 100여 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폭우 속 퇴근길 ‘혼란’…신축 아파트 침수도이날 수도권에선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에선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 방향 진입 연결로가 침수돼 전면 통제됐다. 서울 동작구와 구로구에는 각각 시간당 76.5mm, 72.5mm의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6분경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의 열차 양방향 운행이 16분 동안 중단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시간당 65mm 이상 강한 비가 내릴 경우 운행을 중단한다는 내부 규정 때문에 운행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3일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의 약 5000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는 집중 호우로 커뮤니티 시설이 침수됐다. 3층 외벽에서 1층 테라스로 물이 쏟아졌고 지하주차장도 침수됐다. 입주 4개월차인 서울 강남구의 3375채 대단지 아파트 ‘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침수 피해를 겪었다. 단지 곳곳이 물에 잠겼고 지하주차장에도 빗물이 차올랐다. 이곳은 지난달에도 누수와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저녁 이후 빗줄기는 잦아들었지만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된 탓에 주요 간선도로에선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어린이집 천장 붕괴…사고 속출전국 곳곳에선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건물이 부서지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9분경에는 광주 북구 운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천장이 무너졌다. 당시 보육실에선 원생 10여 명이 점심을 먹고 난 후 양치를 하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미리 어린이들을 대피시켰다”고 했다. 이날 광주 지역에는 시간당 50mm 이상의 비가 내렸는데 광주소방본부에 1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대구에서도 78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11일 오후 7시 기준 누적강수량은 서울 서초 114.0mm, 경기 하남 118.5mm, 부산 해운대 111.5mm, 강원 원주 106.5mm 등을 기록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허위 인턴 확인서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 씨(26)가 석사 학위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조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하기로 결심했다. 이 뜻을 연세대 대학원에 내용증명으로 통지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2017학년도 2학기 연세대 정치외교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뒤 2018년 다시 응시해 합격했고, 2021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1년 4월에 군에 입대해 지금은 제대한 상태다. 입학 전형 당시 조 씨는 법무법인 청맥에서 16시간 동안 인턴을 했다는 확인서를 제출했는데, 해당 확인서가 허위로 발급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확인서를 발급해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최 의원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부탁으로 “2017년 1∼10월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인턴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심 재판부는 최 의원에게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지난해 5월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이 나왔다. 연세대 측은 “지난해 조 씨의 석사 학위 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조 씨의 의사를 감안해 조만간 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학위를 유지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7일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도 자신의 입학을 취소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을 모두 취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최근 서울대 징계위원회에서 의결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교수직 파면안의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연구실에 붙어있던 조 전 장관의 명패도 떼어졌다. 서울대는 지난달 13일 조 전 장관을 교수직에서 파면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파면안의 효력은 조 전 장관이 관련 의결서를 받은 직후 발생하는데, 이달 초 서울대는 의결서를 조 전 장관 측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관 5층 출입문 앞에 붙어있던 조 전 장관의 명패도 떼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 전 장관이 쓰던 504호실이 빈 칸으로 바뀐 것. 파면 효력이 발생되기 전인 이달 초까지 연구실 앞에는 여전히 조 전 장관의 이름이 걸려있었다고 한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허위 인턴 확인서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 씨(26)가 석사 학위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조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하기로 결심했다. 이 뜻을 연세대 대학원에 내용증명으로 통지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2017학년도 2학기 연세대 정치외교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뒤 2018년 다시 응시해 합격했고, 2021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입학 전형 당시 조 씨는 법무법인 청맥에서 16시간 동안 인턴을 했다는 확인서를 제출했는데, 해당 확인서가 허위로 발급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확인서를 발급해 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최 의원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부탁으로 “2017년 1~10월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인턴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심 재판부는 최 의원에게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지난해 5월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이 나왔다. 연세대 측은 “지난해 조 씨의 석사 학위 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조 씨의 의사를 감안해 조만간 위원회를 열고 조 씨 학위를 유지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7일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도 자신의 입학을 취소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을 모두 취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사극 촬영 과정에서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던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 3명과 KBS가 재판에 넘겨졌다. 6일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방문)는 ‘태종 이방원’을 연출한 KBS PD 김모 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드라마 주인공이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의 발에 줄을 묶어 고의로 넘어뜨리는 등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법인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양벌 규정에 따라 방송사인 KBS도 함께 기소됐다. 2021년 11월 촬영 당시 말은 제작진에 의해 넘어졌을 때 부상을 당했는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촬영 닷새 후 죽었다. 검찰은 제작진이 사육 또는 훈련 과정이 아니었음에도 도구를 사용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말에게 고통을 줬다고 판단했다. 동물보호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학대로 규정된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내에서 총알이 발견돼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6일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헌옷 수거함에 “총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이 도착해 보니 헌옷 수거함 내부에 총알 여러 개가 있었다고 한다.경찰 조사 결과 해당 총알은 1945년경 미국에서 제작된 총알로 추정된다고 한다. 다만 오래된 총알이고, 발견 당시 이미 심하게 부식돼 폭발 위험 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은 군과 함께 총알이 유입된 경로와 원래 누구 소유였는지 등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경찰이 결제대행사(VAN사)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카카오페이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3일 오후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경기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VAN사 나이스정보통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VAN사로부터 수십억 원의 불법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이스정보통신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카카오페이가 지불해야 할 가맹점 모집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밝힐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산하 기관에 측근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지원 전 원장(사진)이 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2일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전날(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2일 서훈 전 원장이 같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약 3주 만이다. 박 전 원장은 조사를 마친 뒤 ‘적합한 절차 없이 채용한 게 맞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인 측근 강모 씨와 박모 씨를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정원 유관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수석연구위원, 책임연구위원으로 각각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직군은 박사급 학위자들이 최소 10∼15년의 연구 경력을 갖춰야 채용되는데, 두 사람 모두 박사 학위가 없고 외교안보 연구 경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올해 초 자체 감사 과정에서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측근 부정 채용 정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5월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자택과 국정원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국정원장 비서실장실에서 채용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9일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150mm 이상의 장대비가 종일 내린 데 이어 30일 전라권과 제주 등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29일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청 태안 99.5mm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날 수도권에선 주택 옹벽이 무너지거나 도로와 반지하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이천시에선 하천에서 수영 중이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중부 지방에 비를 뿌리던 정체전선은 빠르게 남하해 이날 저녁부터 30일까지 남부 지방에 최대 250mm의 물 폭탄을 뿌릴 예정이다. 중부 지방은 흐리고 가끔 비가 오는 대신,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이 중 많은 곳은 25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시간당 강수량 역시 30∼60mm로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남하한 정체전선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제주 부근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에 2일까지 전국의 장맛비는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지만 제주는 비가 온다. 3일 남부 지방, 4∼5일은 다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의 최대 180배로 팔며 200억 원가량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투자자문 업체를 차린 후 비상장 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을 운영하며 700여 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리딩방 관계자 23명을 붙잡고 이 중 간부급 4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붙잡은 이들을 검찰에 넘기고 총책 역할을 한 장모 씨(46)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14곳의 비상장 주식에 대해 “3∼6배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속여 주당 액면가가 100원에 불과한 주식을 피해자들에게 최대 1만8000원에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다. 비상장 주식이라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이 주식 거래를 유도한 회사들은 애초에 상장 계획조차 없었고, 일부 업체는 거래 후 폐업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756명 중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70대 여성은 6억5000만 원을 뜯겼다고 한다. 전세 보증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가 돈을 날린 피해자도 있었다. 한 피해자는 파산 신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장 씨는 2018년 7월부터 4년 동안 리딩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일당은 리딩방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가입한 리딩방 회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중 비상장 주식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을 주로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비상장 주식에 대해 허위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경찰은 일당들이 본사를 차린 뒤 점조직 형태로 서울 도봉구, 경기 부천시 등에 지사를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추가로 범행에 연루된 이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지사는 본사로부터 받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거래를 유도하는 대가로 범죄 수익의 25%를 챙겨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유령 업체를 만들어 업체명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하며 수사를 피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장 씨의 집과 본사 및 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대포폰 65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24개, 현금 1억여 원을 확보했다. 범죄수익 약 7억 원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장 씨가 아직 국내에 머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 집에 30년 동안 살았는데 반지하에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건 처음이에요.” 수도권 일대 집중호우가 쏟아진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집주인 한모 씨(86)는 “바가지로 아무리 퍼내도 물이 계속 차올라 이러다 큰일 나는 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12시 49분경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주택 반지하 창고에는 배수관에서 흘러넘친 빗물이 유입되며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펌프차 1대를 동원해 간신히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이 주택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로 50대 여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 이 주택과 인근 주택에는 물막이판(차수판) 등 침수 대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주택 인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박모 씨(52)는 “지난해 폭우 때 피해가 없어 굳이 차수판까지 설치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옆집에서 물이 차오르는 걸 보니 미리 대비를 안 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잇따른 침수 피해… 2명 숨져이날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서는 피해가 잇달았다.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청소년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55분경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 수영을 하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것. 경찰은 A 군이 불어난 하천 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남 함평군에서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수문을 살펴보다가 27일 실종됐던 수리시설 관리원 오모 씨(67·여)도 이틀 만인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에 있는 서대문경찰서 교통센터가 침수돼 센터 내부에서 사용하는 무전기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센터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 인근에서 치솟아 오른 물이 교통센터 내부로 들이닥친 것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도 빗물받이가 쓰레기에 막혀 도로 일부가 침수됐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고, 남산1호터널 한남대교 방향 도로가 침수됐다. 서울시와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빗물받이 배수 등 모두 198건의 안전 관련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주택 옹벽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광주시 반지하 주택 6가구는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벌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자유로 장항나들목 인근에선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가로수를 들이받은 뒤 화재가 발생했지만 운전자가 바로 탈출해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남동구 간석동에서 빌라 옆 약 1m 높이의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도 화물차 2대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충남소방본부에는 도로 침수와 가로수 쓰러짐 등 4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30일 남부지방 폭우… 다음 달 3일부터 또 장마 29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150mm 이상의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30일 남쪽으로 이동한다. 29일 저녁부터 30일까지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많은 곳은 최대 250mm의 물 폭탄이 예보됐다. 시간당 30∼60mm 수준의 강한 비인데 천둥과 번개, 돌풍까지 동반해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미 27일까지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 폭우가 쏟아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남 태안 99.5mm 등이다. 29일 호우가 집중됐던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30일은 비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음 달 3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4, 5일엔 다시 전국에 장마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 집에 30년 동안 살았는데 반지하에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건 처음이에요.”수도권 일대 집중호우가 쏟아진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집주인 한모 씨(86)는 “바가지로 아무리 퍼내도 물이 계속 차올라 이러다 큰일 나는 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12시 49분경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주택 반지하 창고에는 배수관에서 흘러넘친 빗물이 유입되며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펌프차 1대를 동원해 간신히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이 주택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로 50대 여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 이 주택과 인근 주택에는 물막이판(차수판) 등 침수 대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주택 인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박모 씨(52)는 “지난해 폭우 때 피해가 없어 굳이 차수판까지 설치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옆집에서 물이 차오르는 걸 보니 미리 대비를 안 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잇따른 침수 피해…2명 숨져 이날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서는 피해가 잇달았다.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청소년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55분경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 수영을 하던 A 군(17)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것. 경찰은 A 군이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남 함평군에서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수문을 살펴보다가 27일 실종됐던 수리시설 관리원 오모 씨(67·여)도 이틀 만인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에 있는 서대문경찰서 교통센터가 침수돼 센터 내부에서 사용하는 무전기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센터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 인근에서 치솟아 오른 물이 교통센터 내부로 들이닥친 것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도 빗물받이가 쓰레기에 막혀 도로 일부가 침수됐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고, 남산1호터널 한남대교 방향 도로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에서 출동하기도 했다. 서울시와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빗물받이 배수 등 모두 198건의 안전 관련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주택 옹벽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광주시 반지하 주택 6가구는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벌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자유로 장항나들목 인근에선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가로수를 들이받은 뒤 화재가 발생했지만 운전자가 바로 탈출해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남동구 간석동에서 빌라 옆 약 1m 높이의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도 화물차 2대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충남소방본부에는 도로 침수와 가로수 쓰러짐 등 4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30일 남부지방 피해 예상…다음 달 3일부터 또 장마 29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150mm 이상의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30일 남쪽으로 이동한다. 29일 저녁부터 30일까지 전라권과 제주에는 100~200mm, 많은 곳은 최대 250mm의 물 폭탄이 예보됐다. 시간당 30~60mm 수준의 강한 비인데 천둥과 번개, 돌풍까지 동반해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미 27일까지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 폭우가 쏟아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중랑) 67.0mm, 경기 화성 79.0mm, 강원 춘천 104.0mm, 충남 태안 99.5mm 등이다. 29일 호우가 집중됐던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30일은 비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음 달 3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4, 5일엔 다시 전국에 장마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명 이상 작업하도록 한 안전 권고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25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던 승강기 업체 직원 박모 씨(28)가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박 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안 열린다”는 고장 신고가 접수되자 점검을 위해 이 아파트를 찾았다고 한다. 경찰은 박 씨가 승강기 통로에서 수리 작업을 하다 발을 헛디뎌 7층 높이(약 20m)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혼자 작업하던 박 씨는 사고 직전 동료 A 씨에게 “혼자 작업하기 힘들다. 도와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연락을 받은 A 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사고가 난 후였다. A 씨는 도착 7분 만에 지하 2층에서 박 씨를 발견한 뒤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박 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박 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승강기 안전운행 및 관리에 관한 운영규정’에서 “점검반을 소속 직원 2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 고시는 일반 국민에 대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규정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의무 규정이 아니다 보니 업체들이 잘 안 지킨다는 것이다. 이달 16일에도 경기 오산시의 한 상가 건물에서 혼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던 30대 남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박 씨는 발견 당시 안전모 등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추락 위험이 있는 현장에선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둘이 작업했다면 이번처럼 신고가 늦어지는 일 없이 병원 이송 및 치료가 빠르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20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성범죄 사건의 진범이 검찰과 경찰의 유전자(DNA) 과학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25일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범죄 현장에 남아있던 DNA를 전수분석해 미제 성폭력 사건 피의자 13명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경남 진주시에서 30대 주부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연쇄살인범 신모 씨(56)가 벌인 추가 범행도 있었다. 신 씨는 2000년 5월 경기 오산시에서 발생한 특수강도강간 사건의 진범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2003년 5월 성폭행 사건도 공소시효가 임박했지만 DNA 수사로 진범을 붙잡았다. 이 사건의 진범은 별건으로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고 올해 9월 출소 예정이었지만 추가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더 나은 처우를 찾아 국내 간호사들이 해외로 ‘취업 이민’ 가는 사례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진국의 간호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데, 안 그래도 부족한 국내 간호 인력이 대거 유출되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미국간호사국가시험원(NCSBN)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인 ‘엔클렉스(NCLEX)’에 응시한 한국인 수는 1816명에 달했다. 2018년 783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 1∼3월 응시자 수만 1758명에 달해 연간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이 통계는 처음 응시한 이들을 기준으로 집계돼 2차례 이상 시험을 본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응시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들이 미국 등 해외로 취업을 나서는 것은 국내의 경우 보수 대비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에 성공한 A 씨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 강도는 절반가량인데 연봉은 4배나 된다”고 했다. 또 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 문화인 이른바 ‘태움’ 때문에 못 견디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의료 현장에선 “간호사 구인난이 응급의료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한 중소병원은 2년 전 간호사 인력난으로 중환자실을 폐쇄했다. 병원 관계자는 “추가 간호사 채용이 어려워 여전히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간호사들 “美업무량 韓의 절반, 연봉은 4배”… 이탈 늘어 의료공백 뉴욕 병원에 취업한 한국 간호사…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 없어”주60시간 넘는 근무에 처우는 열악간호인력 유출로 중소병원들 타격응급구조사가 간호사 대신하기도“한국에서 일할 때는 앉아서 점심을 먹은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였어요.” 지난해 말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 취업한 이모 씨(29)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국내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3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간호사가 됐지만 과중한 업무와 선배 간호사들의 폭언 등으로 미국 이민을 결심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 강도는 절반에 불과한데 연봉은 4배 가까이 높다”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열악한 처우’에 해외로 떠나는 간호사들 국내 간호사들이 해외 취업을 택하는 것은 국내 병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과중한 반면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2년간 신경외과 병동 간호사를 하다 지난해부터 호주 멜버른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이모 씨(33)는 “한국 병동에선 간호사 한 명당 한 번에 환자를 20명씩 담당할 때도 있었는데 호주에선 4명만 돌본다”며 “그만큼 환자 한 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업무 피로감도 적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직 간호사의 42.5%가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는 주 60시간 근무를 넘기는 것도 예사라고 한다. 이 때문에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한 간호사 비율이 74.1%나 됐다. 반면 업무량 대비 보상은 적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한국 간호사 평균 연봉은 4675만 원으로 연봉이 9000만∼1억 원 안팎인 미국의 절반 남짓이다. 또 한국에선 3교대 근무가 대부분인 반면 미국 간호사들은 주 3일을 2교대로 일하고, 4일은 휴식하는 방식이 보통이다. 또 미국의 경우 정년이 따로 없고 ‘전담 간호사 제도’가 정착돼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인 간호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올 3월 미국 간호사 시험에 합격해 이민을 준비 중인 오모 씨(26)는 “한국에선 3교대인데도 연장근로가 당연하게 여겨져 하루 12시간씩 점심도 못 먹고 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진료 차트로 머리 맞는 일 비일비재” 병원 내 엄격한 조직 문화도 간호사들이 국내 병원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간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2년 차 간호사 신모 씨(27)는 “실수를 하면 선배들에게 진료 차트로 머리나 등짝을 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중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30.1%나 됐다. 괴롭힘의 유형은 폭언(77.8%)이 제일 많았고, 업무 몰아주기(36%), 따돌림(34.5%) 순이었다. 간호 인력의 사직과 해외 유출이 이어지면서 중소 병원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 병원이 퇴사자 대체를 위해 신규 간호사를 대거 채용하다 보니 중소 병원에서 간호 인력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수간호사 박모 씨(57)는 “젊은 간호사가 자꾸 빠져나가 정년퇴직한 60대 간호사를 다시 채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남은 간호사들의 업무량이 늘면서 연차를 하루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부족으로 응급구조사 등이 간호사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간호사 유출을 막으려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신수진 이화여대 간호대 교수는 “처우 개선을 위해선 간호사 한 명당 환자 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의료법에 관련 규제는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다 보니 유명무실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금선 고려대 간호학과 교수는 “지방 중소병원 간호사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으며 일하는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며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처우를 개선해야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검찰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병원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핵심 피의자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수감 중)를 도와 투자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장 주모 씨(50)와 김모 씨(40), 현직 은행원 김모 씨(50)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재활의학과 병원장인 주 씨는 주변 의사들에게 라 대표를 소개하는 ‘의사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주가 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증권 계좌에서 주 씨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가 대표로 있는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김 씨도 라 대표 일당이 운영하는 계열사에서 감사를 맡아 투자자를 모집하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 씨와 김 씨에게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직 은행 직원 김 씨에게는 자본시장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김 씨는 시중은행 지점의 기업금융팀장으로 일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그 대가로 라 대표 일당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현직 은행원이 범행에 연루된 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주가 조작 일당 6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라 대표와 최측근 변모 씨, 프로 골퍼 출신 안모 씨 등 3명은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돼 15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을 관리한 ‘금고지기’ 장모 씨 등 3명은 1일 구속됐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부정적인 기사를 쓰겠다며 건설업체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구속됐다. 12일 서울남부지법은 건설업체를 압박해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인터넷 언론사 대표 김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 기자 2명과 함께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업체의 위법 행위를 지적하는 기사를 쓰겠다고 업체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기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120곳에 이르는 건설업체로부터 약 7600만 원을 갈취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김 씨가 기사를 쓰지 않겠다며 건설업체를 압박한 뒤 후원금과 도서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 업체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김 씨를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