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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이동경로 우리 위성으로 추적

Posted February. 20, 2020 08:12   

Updated February. 20, 202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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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7시 18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19일 오전 7시 18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 통제실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해양 및 환경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유럽의 우주발사체 ‘아리안5’에 실린 채 발사됐기 때문이다. 천리안2B호는 발사 31분 뒤인 7시 49분 발사체로부터 분리됐고, 다시 6분 뒤인 7시 55분 호주 야사라가 관제소와의 교신에 성공했다. 발사가 성공했다는 신호였다. 통제실에서는 성공을 자축하는 환호가 나지막하게 터져 나왔다.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 약 3만6000km 상공에서 한반도 주변 지역의 대기 환경을 마치 동영상을 찍듯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이다. 탑재된 환경센서가 이산화질소와 이산화황, 오존 등 미세먼지를 형성하거나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기오염물을 10년간 정밀하게 측정한다. 미세먼지가 동북아시아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경로로 국경을 넘어오는지 밝힐 수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위성들은 하루에 1, 2번 환경을 관측할 수 있었지만, 천리안2B호는 낮 12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어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 환경을 정밀하게 감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탑재된 해양센서가 적조나 갈조, 녹조, 괭생이모자반 등의 발생을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양쓰레기 투기 현황이나 오염물 이동 현황까지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해무나 해빙 발생 현황을 탐지해 사전에 경고하고, 어장을 모니터링해 어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주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장은 “대양의 수온이 여러 해에 걸쳐 오르내리는 엘니뇨나 라니냐 등 국제적 해양환경 변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수개월의 시험운용 기간을 거친 뒤 해양센서는 올해 10월부터, 환경센서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리안2B호는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A호’의 쌍둥이 위성이다. 두 기의 정지궤도위성을 독자 개발하면서 한국은 정지궤도위성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확보했다. 정부는 확보된 기술을 향후 연구기관 및 민간 기업에서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할 때 활용할 예정이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공공연구 결과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민간기업의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위성 수요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는 과기정통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의 다부처 협력사업으로 2011년부터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총괄 주관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볼에어스페이스사, 프랑스 에어버스사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쿠루=기아나 공동취재단 /


윤신영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