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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화상정상회의, 팬데믹에 실종된 글로벌 공조체제 구축해야

G20 화상정상회의, 팬데믹에 실종된 글로벌 공조체제 구축해야

Posted March. 26, 2020 07:44   

Updated March. 26, 20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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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주요 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가 오늘 저녁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찍이 방역대책 공유와 경제회생·위기관리를 위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화상정상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앞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23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행동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코로나19는 이미 그 확산 속도와 범위에서 각국의 자구책만으론 극복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다만 글로벌 공조의 필요성을 자각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손실도 컸다. 코로나19 발발 직후부터 각국은 앞 다퉈 국경을 막기 시작했고, 인적·물적 교류의 중단은 경제위기를 악화시켰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포가 지구촌에 ‘만인에 대한 만인의 불신’을 조장하면서 국가 차원에서도 장벽을 높이며 고립과 단절로 이끈 것이다.

 방역을 위한 입국 차단의 불가피성과 별개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간 교류 차단의 부작용을 보완할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지금껏 국제 금융위기든, 전염병 위기든 리더 국가로서 국제적 공동 대응을 이끌던 슈퍼파워 미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리더십의 붕괴, 나아가 국제기구에 대한 불신까지 가중되면서 그 어떤 리더도 없는 ‘G제로(0) 시대’의 각자도생으로 치달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어디든 교류가 가능한 초연결 국제사회가 그만큼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그 극복도 연결을 통한 국제적 연대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밤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그 어떤 나라도 국제적 협력 없이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을 재삼 확인시켜 준다.

 그런 뒤늦은 각성들이 그간 세계를 지탱해온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힘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G20 화상회의에선 감염병 대응정보 공유와 의료장비 지원, 백신개발 협력은 물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의 전략이 마련되고, 나아가 방역 통제 속에서도 일정 조건을 갖춘 기업인 교류는 허용하는 등 구체적 행동지침도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