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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1%대...유럽발•기강해이 작은 구멍에 둑 무너질라

치명률 1%대...유럽발•기강해이 작은 구멍에 둑 무너질라

Posted March. 20, 2020 07:37   

Updated March. 20, 2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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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요양시설 집단감염을 포함해 어제 152명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확인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진지 나흘 만에 다시 100명대가 됐다. 치사율은 1.09%로 환자 발생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환자 및 사망자 수가 발원지인 중국을 추월해 유럽 발 바이러스 유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서울의 경우 유학생과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유럽 등 해외 유입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1주일간 발생한 환자들 가운데 24%가 해외 입국자들이다. 공항 검역에선 증상이 없다가 귀가 후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어제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는 발열검사와 연락처 확인 등 특별검역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세를 감안하면 이제라도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한국발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나라는 170개국이다. 사태 초기 중국 발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 전례 때문에 다른 나라를 상대로 빗장을 걸어 잠그기가 어렵다면 우선 입국 후 14일간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라도 시행해야 한다.

 어제는 헝가리 국제대회를 다녀온 펜싱 국가대표 선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중 한 선수는 자가 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확진 전 국내 여행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 당국은 모든 입국자 명단을 해당 자치단체에 통보해 지역사회에서 자가 격리가 철저히 지켜지도록 감시해야 한다.

 확산세가 주춤하는 사이 기강해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는 의심환자를 그대로 귀가시켰다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왔다. 검역소 측은 격리시설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한지 두 달이 넘은 시점이라 궁색한 변명에 가깝다. 격리 관찰 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한편 전국의 지자체와 핫라인을 구축해 의심 환자 수송 방안 등을 협의해야 한다.

 30명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기 분당제생병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명단을 방역 당국에 제출하면서 병원장을 포함해 144명을 누락한 사실이 확인돼 어제 사과문을 발표했다. 70여명이 집단 발병한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은 일부 직원이 10일경 의심증세를 보였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관은 다중이용시설과 함께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취약 시설이다. 방심하는 새 뚫린 작은 구멍들 때문에 방역의 둑이 무너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