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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현금-감세… 코로나發 소비냉각에 20조 쏟아붓는다

쿠폰-현금-감세… 코로나發 소비냉각에 20조 쏟아붓는다

Posted February. 29, 2020 07:46   

Updated February. 29, 20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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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기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2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 대책을 내놨다. 소비 쿠폰과 현금 지원, 세금 감면 등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각종 대책이 총망라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사회 감염 확산 등 민생 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이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 비상시국’인 만큼 특단의 대책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대책들은 대부분 소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3월부터 6월까지 체크·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 근로자가 총급여의 25%가 넘는 액수를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등으로 소비하면 일정 비율을 소득에서 공제해 주는데 이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돌봄휴가를 꺼리는 부모를 위해 최대 50만 원의 돌봄비용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이 문을 닫아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는 회사에 가족돌봄휴가를 낸 뒤 고용센터에 돌봄비용을 신청하면 된다. 만 8세 이하 아동을 가진 근로자가 대상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혜택이 이어진다.

 지난해 말 종료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되살린다. 인하율은 기존 30%에서 70%로 확대되며 감면 한도는 100만 원(교육세 부가세 포함 시 143만 원)이다. 이에 따라 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내는 세금은 기존 215만 원에서 72만 원으로 143만 원 낮아진다.

 소비 쿠폰도 신설·확대된다.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전체 급여의 3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4월까지 전체 급여의 20%가량을 상품권으로 추가 지급한다. 가령 월 27만 원을 받는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현금으로 18만9000원을 받으면 상품권으로는 8만 원 대신 14만 원을 주는 식이다. 휴가 때 국내를 관광하는 근로자에게 정부가 휴가비를 지원하는 ‘체크바캉스’ 대상자를 기존 8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늘리고 주요 관광명소를 방문해 소셜미디어로 ‘인증샷’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10만 원 상당의 관광상품권을 준다.

 이 외에도 연 매출액이 6000만 원 이하인 영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액을 내년까지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약 90만 명의 사업자가 1인당 최대 80만 원까지 세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업체는 지방의회 의결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3조2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지원된다.

 이번 대책에 필요한 추가 재원과 약 1조7000억 원의 세수 결손은 다음 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충당하기로 했다. 정부는 추경 규모가 약 1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 상황이 엄중해 추경 규모를 크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경기가 회복해 세입이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따라 추가 소비·투자·수출 대책 발표를 검토할 계획이다.


송충현 balgun@donga.com · 김동혁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