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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묵인’ 교황 비밀문서 다음주 공개

‘홀로코스트 묵인’ 교황 비밀문서 다음주 공개

Posted February. 25, 2020 07:37   

Updated February. 25, 2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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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의 교황인가 전쟁 통의 성자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1876∼1958·사진) 시절 비밀문서 공개를 1주일 앞두고 나치 홀로코스트에 침묵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의 행적이 제대로 평가될지 주목받고 있다. 해당 문서는 비오 12세가 즉위한 지 81주년이 되는 다음 달 2일 공개된다고 23일(현지 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비오 12세의 재임 기간(1939∼1958)은 제2차 세계대전과 겹친다. 이에 일부 유대인 단체와 역사가들은 비오 12세가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만행에 침묵했으며,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일각에서는 비오 12세가 유대인 몰살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평소 유럽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을 공산주의라 생각한 비오 12세가 나치 독일을 공산주의 확산을 막을 보루로 여겨 침묵했다는 것이다.

 통상 교황청은 특정 교황의 재위 마지막 해로부터 70년이 지난 뒤 해당 교황 재위 시절 작성된 문서를 해제한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비오 12세 재임 시절 문서 공개는 2028년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사도문서고 직원들을 만나 “교회는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조기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번 공개로 비오 12세의 행적이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황청은 비오 12세가 유대인이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을 우려해 조용히 조력했으며 유대인을 성당과 수녀원 등에 숨겨줄 것을 독려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세르지오 파가노 교황청 사도문서고 책임 주교는 바티칸뉴스에 “나치로부터 유대인을 구하기 위한 비오 12세의 업적을 입증할 문서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개 대상에는 비오 12세를 향한 유대인의 고마움이 담긴 문서들과 그의 침묵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문서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열람 신청에는 150명이 넘는 역사학자들과 성직자들이 몰렸다. 다만 이번에 공개되는 문서의 양이 6개의 기록 보관소의 수백만 쪽에 달하는 만큼 단기간 안에 특종을 찾거나 1년 안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