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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앞둔 中, ‘사스 공포’ 재현되나

Posted January. 21, 2020 07:24   

Updated January. 21, 202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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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의 방역체계가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은폐, 늑장 대응 의혹까지 제기했다.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초기 중국 당국이 전염 사실을 은폐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에 실패해 중국과 홍콩에서만 648명이 목숨을 잃은 전례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한 폐렴은 전염 규모와 범위 모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이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18, 19일 이틀 동안 확진 환자가 136명 늘면서 기존 환자의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 베이징(北京) 남부 다싱(大興)구와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에서 각각 확진 환자 2명, 1명이 발생했고 선전시에서 8명, 저장(浙江)성에서 5명의 의심 환자가 나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염력이 약하고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해온 중국 당국의 발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다싱구에는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베이징신공항이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확진 환자가 우한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혔지만 언제 어떤 경로로 전염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상하이(上海)시 당국은 “일부 의심 환자에 대해 전염 방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의심 환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선전시 당국은 확진 환자 1명이 우한에 친척을 만나러 다녀온 66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 통신사인 PTI는 선전시 국제학교 교사인 인도인 프리티 마헤슈와리 씨(45·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선전시 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 당국이 인도인 환자 발생 사실을 숨긴 셈이 된다. 더욱이 이 여성은 우한에 간 적이 없다고 PTI는 전했다.

 그동안 지방 당국 차원에서만 대응해오던 중국은 19일에야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예방 대책을 발표하고 중국 전역에 실무대응팀을 파견했다.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전염의 원천을 찾지 못했고 전파 경로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 당국이 새로운 조사 방법을 적용했더니 우한에서 확진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해 연인원 30억 명이 대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걷잡을 수 없는 대유행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누리꾼들의 불신도 확산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전염력이 약하다더니 이렇게 급증했나. 또 속이고 숨기는가”라고 썼다. “애국 바이러스라는 말은 더 이상 안 나오겠네”라고 비꼬는 글도 보였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