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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극우들의 성지化막아야” 히틀러 생가 경찰서로 리모델링

“전세계 극우들의 성지化막아야” 히틀러 생가 경찰서로 리모델링

Posted November. 21, 2019 07:30   

Updated November. 21, 20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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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의 오스트리아 생가가 130년 만에 경찰서로 개조된다. 극우주의자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정부는 북부 지방 브라우나우암인에 위치한 히틀러 생가를 개조해 경찰 건물로 쓰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달 중에 전 유럽연합(EU) 건축가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를 받아 리모델링을 시작할 계획이다.

 히틀러가 태어난 집은 유럽 내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히틀러는 1889년 4월 20일 17세기에 지어진 아파트 형태의 건물에서 태어났다. 히틀러 가족은 3년간 이곳에서 살다 이사를 갔다. 히틀러는 1938년 오스트리아를 나치 독일에 병합시킨 후 빈으로 가는 길에 자신의 생가를 찾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네오나치주의 추종자 등 극우주의자가 대거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극우세력의 성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가에 대한 소유권 확보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1970년대부터 건물을 임차해 복지시설로 활용해 왔다. 2011년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했지만 100년 가까이 히틀러 생가를 소유해 온 게를린데 포머 씨의 매각 거부로 임차 관계가 종료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6년 이 건물을 강제 매입하는 내용의 법을 만들어 소유권을 확보했다. 포머 씨에게 보상금으로 81만 유로(약 10억5000만 원)를 제시했다.

 소유권을 확보했지만 건물의 용도에 대한 치열한 대립이 이어졌다. 나치의 만행을 비판하기 위해 폭파하자는 의견과 가정폭력 화해의 공간이나 자선단체 사무실 등 공익적 장소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긴 논의 끝에 경찰서로 개조하는 방안이 결정된 것이다. 볼프강 페쇼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경찰서로 리모델링하기로 한 것은 이 건물이 나치주의를 기념하는 장소가 절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리는 신호”라고 밝혔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