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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와 협상” 다음날 美때릴 SLBM 도발

北 “美와 협상” 다음날 美때릴 SLBM 도발

Posted October. 03, 2019 07:17   

Updated October. 03, 20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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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실무협상 개시를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유력한 발사체를 전격 발사했다. 북한의 SLBM 도발은 2016년 8월 함남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의 발사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북-미 실무협상(5일)을 앞두고 기존 단거리미사일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기습 핵타격 위협을 과시해 미국을 압박해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국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한국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대북 킬체인 전력을 대거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발로도 풀이된다.

 군은 2일 오전 7시 11분경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고각(高角) 발사된 뒤 정점고도 910여 km를 비행해 460여 km를 날아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0일 이후 22일 만이고, 올 들어 11번째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2000k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발사 이후 가장 긴 사거리의 미사일 도발이다.

 청와대는 2일 오전 7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5일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이러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북한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미사일이) 해상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SLBM일 수 있다”며 “2016년과 2017년에 쏜 북극성-1, 2형과 유사한 계열이고, 제원 특성도 비슷한 걸로 판단한다. (고각 발사로) 사거리를 줄여 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현지 시찰을 통해 직접 공개한 신형 잠수함(3000t급 추정)에 탑재할 북극성-3형 신형 SLBM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 SLBM을 해상 바지선이나 신형 잠수함에 실어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은 “해상 바지선의 수중 발사장치에서 쏴 SLBM의 ‘콜드 론치 기술’(잠수함의 발사관을 빠져나온 뒤 수면 위에서 엔진을 점화해 발사하는 기술)을 점검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8월 발사한 북극성-1형 SLBM은 신포급 잠수함에서 콜드 론치 방식으로 발사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상에서 발사를 참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