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차 없는 반포대로서 음악 퍼레이드”

Posted September. 18, 2019 09:55   

Updated September. 18, 2019 09:55

中文

 한국형 에든버러 축제 ‘서리풀 페스티벌’이 21일 서울 서초구에서 개막한다. ‘눈으로 듣는 음악 축제’를 테마로 23개 프로그램에서 3800여 명의 예술가가 공연한다. 서초구는 21∼28일 제5회 서리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상서로운 풀’이라는 뜻의 서리풀은 서초의 옛 이름이다. 2015년 처음 행사를 개최한 뒤 5년간 누적 참가자는 59만 명으로 637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서초구는 예술의 전당과 악기거리 일대 41만 m²를 전국 유일의 음악문화지구로 관리하고 있다.

 축제는 ‘차 없는 거리’가 스케치북으로 변하는 반포대로에서 시작한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서초3동 사거리까지 왕복 10차선 구간 차도 바닥(약 2만8500m²)에 분필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상 최대 스케치북’이 21일 오후 5시 40분부터 진행된다. 서초구는 10만 개의 분필을 준비해 현장에서 나눠 준다. 일대에서는 마임, 서커스, 버스킹 등 공연이 열린다.

 색칠이 끝난 반포대로는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야간 음악 퍼레이드’ 무대로 바뀐다. 21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반포대로 1km 구간(서초역∼서초3동 사거리)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은 1000여 명이 퍼레이드를 한다. 어린이 18명과 피아니스트가 탄 차량이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면 ‘전통’ ‘열정’ ‘새로움’을 주제로 한 세 섹션 참가자들이 전통 풍물과 탱고,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등을 공연하며 따라간다. 서초구는 퍼레이드가 지나는 거리 옆에 약 900석의 관람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개막 공연 ‘서초골음악회’는 이날 오후 8시부터 반포대로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YB(윤도현밴드)와 배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초교향악단, ‘100인의 아버지합창단’ 등이 무대에 오른다.

 거장의 공연들도 잇따라 열린다. 북미를 대표하는 트럼펫의 거장 옌스 린더만은 24일(심산야외공연장)과 25일(서초문화예술회관) 이틀간 진행되는 ‘재즈 콘서트’에서 만날 수 있다. 400여 편의 뮤지컬 음악을 연주한 피터 자혼과 버나드그린하우스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고봉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등 12명의 국내외 첼리스트 협연은 26일 오후 7시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첼로 콘서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축제 기간 서초구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도 볼거리다. 서초구는 공연을 희망한 238개 청년버스킹 팀 가운데 120개 팀을 선발해 거리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 7시부터 반포대로 특설무대에서 올해 11회째인 ‘한불음악축제’가 열린다. ‘한국의 작은 프랑스’로 불리는 서래마을과의 인연으로 시작된 한불음악축제에는 샹송, 재즈 공연 등이 열린다. 마지막 무대는 DJ로 나선 박명수가 EDM 파티를 진행한다.

 서초구는 이번 축제를 플라스틱이 없는 ‘친환경 축제’로 진행한다. 개막과 폐막 행사가 열리는 반포대로 곳곳에서 ‘플라스틱 안 쓰는 서리풀 페스티벌 만들기’ 캠페인을 펼치고 식수대 10개를 설치해 일회용 생수병 사용을 지양한다.

 국립국악원과 정효아트센터 등에서 열리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연은 무료다. 일부 실내 공연은 한정된 좌석으로 선착순 입장한다. 서초구는 페스티벌 기념 티셔츠, 등받이 종이의자, 야광머리띠 등 기념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은 저소득층 음악 영재를 지원하는 데 기부할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합리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음악문화지구 서초구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모든 세대가 함께 감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