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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장갑차 홍콩진입 사진 이례적 공개...무력개입 경고

中, 장갑차 홍콩진입 사진 이례적 공개...무력개입 경고

Posted August. 30, 2019 07:41   

Updated August. 30, 20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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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정부가 계속되는 시위에 계엄령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장갑차 등 중국군 육해공군 병력이 29일 새벽 홍콩에 진입했다. 중국은 홍콩 주둔 중국군 병력의 연례적 교체라고 밝혔지만 31일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중국의 무력 개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오전 ‘권위 있는 발표’ 형식을 통해 “22번째 주 홍콩 중국군 교체 작전을 시작했다”며 “이번 교체는 주 홍콩 중국군 법의 교체 규정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고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은 정상적인 연례 작전”이라고 밝혔다. ‘중앙군사위 승인’은 군사위 주석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시했다는 얘기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신화통신을 인용해 대서특필했다.

 이어 신화통신은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새벽에 장갑차가 줄지어 홍콩과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 접경 지역인 황강(皇崗)검문소를 통해 홍콩 도로로 진입하는 장면이었다. 사진에서만 최소 5대의 장갑차가 포착됐다. 병력을 태운 군용 트럭이 차례로 황강검문소를 통과하는 모습과 홍콩 항구를 통해 병력을 태운 중국 군함이 도착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교체 작전이 완료됐다”며 “육로의 여러 검문소를 통과해 여러 도로에서 (병력과 장비가) 기동했고 해상과 공중에서도 기동해 홍콩 주둔지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 지휘를 결연히 따르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관철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군부대 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은 마카오에서도 20번째 병력 교체가 이뤄졌다고 밝혀 이번 병력 이동이 정례적인 순환 배치임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와 2016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주홍콩 중국군의 병력 교체가 있었고 당시 중국 매체들이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홍콩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는 시점에 장갑차가 심야를 틈타 홍콩 도로에 진입한 장면을 공개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언제든 무력 개입이 가능하다고 경고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7일 자신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사실상 계엄령인 ‘긴급법’을 52년 만에 발동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홍콩 경찰은 이달 31일 예고된 대규모 시위를 폭력시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금지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인권진선(陣線) 측은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국회) 의원 직접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의 주홍콩연락판공실(사무소)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밝혀 경찰과 충돌할 가능성도 나온다. 민간인권진선은 6월 200만 명 시위와 이달 18일 170만 명 시위를 주도한 단체다. 시위대는 다음 달 1일에는 홍콩국제공항에서 다시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특히 다음 달 2일에는 총파업과 대학생, 중고교생들이 참여하는 수업 거부가 예정돼 홍콩 사태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