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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견’ 불명예서 국민영웅 된 달관이

‘탈영견’ 불명예서 국민영웅 된 달관이

Posted August. 05, 2019 07:42   

Updated August. 05, 20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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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견줄을 매고 앞서가던 ‘달관’이가 갑자기 제자리에 앉아 ‘보고동작’을 취하는 순간 ‘아, 조은누리 양이 근처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됐다가 10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여중생 조은누리 양(14)을 발견해 업고 내려온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원사(44·진급 예정). 박 원사는 4일 “보통 군견은 임수를 완수하면 그 보상으로 공놀이를 시켜 주거나 간식을 주는데 그날은 상황이 급박해 그냥 내려왔다”며 “조 양을 119구급대에 인계한 뒤 그제야 달관이 머리를 쓰다듬고 근육 마시지를 시켜 주면서 칭찬했다”고 말했다.

 조 양의 흔적을 가장 처음 찾아낸 군견 달관이가 ‘영웅견’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7년생 수컷 셰퍼드인 달관이는 견번(13-****)을 부여받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람을 찾아내는 게 주 임무인 ‘정찰견’이다. 달관이는 2013년 11월 자대배치를 받고 박 원사와 인연을 맺었다.

 박 원사는 “달관이는 토,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4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해 왔다”며 “이번 임무 전에도 2016년 5월 27, 28일 충남 천안과 아산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정찰 임무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평균 몸무게 38kg 안팎인 달관이는 하루 700g의 사료를 먹고, 군인들과 함께 걷기 훈련과 자율·구역수색, 대항군 탐색 산악 훈련 등을 하고 있다.

 조 양을 찾아내 국민적 ‘영웅견’에 오른 달관이도 한때는 ‘탈영견’이었다. 2014년 2월 28일 강원 춘천에 있는 제1군견교육대로 보충교육을 받으러 가던 달관이는 중부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의 철망을 뜯고 달아났다가 이튿날 증평나들목 인근 야산에서 생포된 적이 있다.

 달관이의 영웅담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 ‘일계급 특진을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사안이다. 32사단 이승진 공보정훈참모(중령)는 “달관이는 계급이 없기 때문에 특진이 불가능하다”며 “그 대신 이번 임무 완수를 칭찬하기 위해 표창장 수여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에 입원 중인 조 양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탈수로 인해 약화됐던 신장 기능 등이 모두 정상으로 회복했고, 현재 미음과 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 주 중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양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상당경찰서는 조 양이 회복되는 대로 길을 잃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장기우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