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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판티노FIFA회장,2023女월드컵남북공동유치제안

인판티노FIFA회장,2023女월드컵남북공동유치제안

Posted March. 05, 2019 07:31   

Updated March. 05, 2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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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 함께라면 여자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을까.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2023년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 개최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열린 국제축구평의회 회의 이후 “남북한의 2023년 여자월드컵 공동 유치는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FIFA가 공동 개최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은 아시안컵 결승이 열린 2월 1일 정몽규 회장에게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었다. 협회가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대변인은 “축구협회를 통해 내용을 전달받았고, 장관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정부 내에서 공식 논의는 없었다. 북측과도 이와 관련해 얘기한 것은 없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의 이번 제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청와대 만남에서 희망한 ‘남북 월드컵 공동 개최’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당시 문 대통령은 “남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이웃 나라가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면 평화 조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때 문 대통령을 만나 “남북 공동 개최를 말씀하신 게 불과 1년 전이었다. 당시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는 한국은 이미 지난달에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올림픽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먼저 남북에 의향을 물어보면서 공동 개최 논의가 본격화됐다. 북-미 회담 실패 후 혼란에 빠져 있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변수는 있지만 FIFA 회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상 남과 북이 함께 나선다면 유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축구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FIFA는 지난달 각 회원국에 2023년 여자월드컵 유치 희망 의향서를 15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3년 대회는 호주, 콜롬비아,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치 의사를 표명했다. 최종 마감은 다음 달 16일이며 개최지는 내년 3월에 결정된다.

 한국은 2014년 4월 ‘2019 여자월드컵’ 유치 의향서를 FIFA에 제출했는데 프랑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그동안 2002년 한일 월드컵, 2007년 17세 이하 월드컵,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등 FIFA 주관 남자 연령대별 월드컵은 유치했지만 여자대회를 개최한 적은 없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