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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브레이크 없는 옛 자전거…NG나도 한바퀴 다 돌아야”

‘자전차왕 엄복동’ 정지훈 “브레이크 없는 옛 자전거…NG나도 한바퀴 다 돌아야”

Posted February. 25, 2019 07:51   

Updated February. 25, 20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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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지훈(37)에게 27일 개봉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은 성실한 액션 영화였다. ‘스피드 레이서’(2008년), ‘닌자 어쌔신’(2009년) 등 액션 경험이 적지 않은 그도 더운 여름 하루에 9시간씩 울퉁불퉁한 흙바닥을 자전거로 누비는 일은 쉽지 않았다. 허벅지가 터지도록 500m 트랙을 1만 번 넘게 돌았다. 그는 “싸우는 액션은 합을 맞추는 재미라도 있지만, 옛날 자전거는 브레이크도 없어 NG가 나도 운동장 한 바퀴를 다 돌아야 했다. 지금은 자전거가 보기도 싫다”며 웃었다.

  ‘자전차왕…’은 일제강점기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조선인 최초로 1위를 한 실존 인물 엄복동을 다룬다. 사료가 부족해 디테일을 고민했다. 시골 물장수였던 엄복동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지게를 메고 다닌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뒤뚱뒤뚱 걸었다. 땀이 많이 차 고무신을 벗고 발에 물을 뿌리는 것도 아버지의 노하우였다.

 무엇보다 무대에서의 ‘비’ 이미지를 지우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는 “오히려 (엄복동이) 촌스러워 좋았다. 최대한 꾸질꾸질한(?) 모습을 위해 양치를 안 할까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이범수가 대본을 주며 출연을 권했는데, 그는 엄복동을 보며 2002년 월드컵 당시 안정환, 박지성을 떠올렸단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조선인들의 영웅이었지만 역사에서는 조명되지 않은 인물을 다루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습니다.”

 2017년 촬영에 들어간 ‘자전차왕…’은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감독이 중도 이탈했다가 다시 합류했고, 엄복동이 자전거 절도 혐의로 옥살이를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그는 “잡음이 많았지만 배우, 스태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개의치 않았다.

 그는 2017년 배우 김태희와 결혼해 딸을 둔 아빠가 됐다. 20대에 췄던 춤을 계속하긴 쉽지 않지만, 가요계에 남고 싶다고 했다. 올해 말 새 앨범과 콘서트 활동도 예정돼 있다. 굵직한 주연만 맡아온 그도 조연, 카메오 등 다양한 역할에 욕심을 낸다.

 “코미디, 악역 등 지금까지 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역할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