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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서 완패한 맨유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서 완패한 맨유

Posted February. 14, 2019 07:57   

Updated February. 14, 20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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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유럽 톱 레벨이 아니다. 현 맨유 선수 중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에서 뛸 수준이 되는 선수는 2명 정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유의 수비수 출신인 필 네빌은 13일 친정팀이 안방에서 PSG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뒤 영국 BBC라디오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맨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다. 상대와의 격차가 컸다”고 말했다.

 전직 맨유 선수들이 입을 모아 비판을 쏟아낼 정도로 맨유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날 맨유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PSG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게다가 PSG는 에이스 네이마르와 에딘손 카바니가 부상으로 빠져 정상 전력도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후 자국 리그와 축구협회(FA)컵 등에서 11경기 연속 무패(10승 1무)를 이어오던 맨유지만 유럽 강자들이 맞붙는 유럽대항전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날 맨유는 1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1개에 불과할 정도로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BBC는 “에드 우드워드 부사장 등 맨유 경영진의 안목 없는 선수 영입 정책 등이 팀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 제몫을 못 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 선수가 지난해 초 영입한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사진)다. 7억 원에 가까운 주급을 받는 산체스지만 그는 맨유에서 37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는 데 그쳤다. 아스널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166경기에서 80골을 터뜨렸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PSG전에서 전반 추가시간에 투입된 산체스는 유효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BBC는 “7500만 파운드(약 1087억 원)로 영입한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는 솔셰르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뛰지도 못하고 있다. 맨유가 변화를 시도 중인 만큼 경영진의 영입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맨유는 무패 행진을 벌인 11경기에서 7골을 내주며 수비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차세대 축구 황제’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PSG의 공격진에 수비가 붕괴됐다. BBC는 “솔셰르 체제에서 맨유가 가진 힘은 수비에 있었다. 전반은 잘 견뎌냈지만 후반 초반 실점하면서 경기력이 급속히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맨유는 후반 8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하는 상대 수비수 프레스넬 킴펨베를 놓쳐 첫 실점을 했다. 후반 15분에도 중앙으로 쇄도하는 음바페를 수비수들이 마크하지 못해 쐐기골을 허용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와 카바니가 없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맨유는 안방 1차전 패배로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2차전은 다음 달 7일 PSG의 안방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솔셰르 감독대행은 “우리는 한동안 이런 (높은) 수준의 팀과 경기를 하지 못했다. 우리의 현실을 알게 된 만큼 다시 도전할 것이다. 산 앞에서 드러눕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여정은 산을 정복했을 때 끝날 것이다”며 2차전에서의 반격을 다짐했다.

 하지만 맨유는 핵심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1차전에서 후반 43분 거친 경기로 인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2차전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전임 조제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로 팀을 분란에 빠뜨렸던 포그바는 결정적 순간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 다시 팀에 위기를 불러왔다.

 한편 맨유 팬들은 이날 맹활약한 PSG의 앙헬 디 마리아에게 맥주병을 던지는 등 추태를 부렸다. 맨유 소속이었다가 2015년 이적한 디 마리아는 이날 맨유의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