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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수장들 ‘비핵화 낙관론’에 찬물

美정보수장들 ‘비핵화 낙관론’에 찬물

Posted January. 31, 2019 07:38   

Updated January. 31, 20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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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을 위협하는 ‘빅4(BIG4)’로 규정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음 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핵무기와 생산역량을 완전한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들은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츠 국장은 ‘전 세계의 위협 평가’라는 보고서를 공개한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을 ‘빅4 위협’의 하나로 규정하며 “이런 판단은 ‘완전한 비핵화’와 합치되지 않는 활동들에 대한 우리의 관찰이 뒷받침해준다”고 말했다. 북한 핵개발 움직임을 정보기관들이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코츠 국장은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 압박을 외교적 관여를 통해 약화시키거나 역으로 압박하고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원 청문회에는 코츠 국장 외에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폴 나카소네 국가안보국(NSA) 국장,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 등이 모두 출석했다. 북한 핵개발에 대한 미국 핵심 정보기관 수장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점을 상징하는 모습이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의원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은 물론이고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깐깐하게 질의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개된 DNI 보고서는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전 세계 금융기관에서 11억 달러(약 1조2290억 원)의 돈을 훔친 사실을 언급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북한이 뉴욕연방은행에 예치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돈 8100만 달러를 편취한 사례도 포함됐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은 “코츠 국장이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생각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정보수장들이 북한 및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정보수장들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