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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A대표와 U-23팀 중 한팀만 지휘 고려”

박항서 “A대표와 U-23팀 중 한팀만 지휘 고려”

Posted January. 30, 2019 08:08   

Updated January. 30, 20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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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딩크’ 박항서(60)가 자신의 지위 변화를 암시했다.

 일이 너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현재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겸임하고 있다. 박 감독은 29일 “(2개 팀을 맡다 보니) 일이 너무 가중되고 끝나면 바로 다음 경기를 해야 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나. 베트남 내에서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개의 대표팀을 이끌고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써왔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마치고 “정말 힘들고 지쳤다”는 그는 휴가를 맞아 고국에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날 한국을 찾았다. 베트남의 설 연휴는 9일이다. 박 감독은 “가족들을 못 뵌 지 오래됐다”며 어머니 박순정 여사(97)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동남아시아선수권·우승)을 거치며 베트남 축구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그에게도 아시안컵은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즈키컵을 마친 뒤 아시안컵을 준비할 시간이 짧아 새해부터 걱정이 많았다. 베트남에서 (아시안컵에) 기대를 안 하는 것 같더니 조별리그 2패를 당하니까 비판 여론도 나오고 이기니까 조용해지고 원래 다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예멘을 꺾고 조 3위로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뒤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박 감독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 스즈키컵에 ‘올인’한 선수들이 아시안컵에 대한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곤했고 메시지를 던져도 굉장히 반응이 느렸는데 목표 달성을 해서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이 8강에서 일본에 패해 아시안컵 여정을 마친 뒤 박 감독은 아부다비에서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0-1 한국 패)을 지켜봤다. 박 감독은 “한국이 상대의 중거리 슈팅 한 방 때문에 졌다. 주도권을 쥐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자국 대표팀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축구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해 박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베트남이 아시아 톱 레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은 힘들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3월에 한국과의 친선경기(A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23세 이하 대표팀) 등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과의 친선경기에 대해 “손흥민이 베트남과의 친선경기에 오겠나. 안 온다”라면서 베트남 대표팀의 많은 선수도 이때 올림픽 예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베스트 전력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한국 일본 이란과 경기할 기회가 얼마 없다. 아시아 강팀과 경기하는 것이 많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