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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한달뒤 北 선제타격 방안 지시”

“트럼프, 취임 한달뒤 北 선제타격 방안 지시”

Posted September. 06, 2018 08:11   

Updated September. 06, 20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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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판용) “대통령의 (국제사안에 대한) 이해도는 5∼6학년 수준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올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마치고 난 뒤 자신의 측근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에서 미군의 막대한 존재감이 갖는 의미’를 평가절하하며 왜 미국이 한반도에 비용을 들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는 식으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매티스 장관은 회의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 일(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하고 있다”라고 답변했지만, 사석에서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평소에 “국방장관이 자신이 일하고 싶은 대통령을 고를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모두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 기자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가 11일 발표할 예정인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에 담긴 내용이다.

○ “백악관 외교안보팀, 트럼프의 무지(無知)에 충격”

 신간을 미리 들여다본 WP는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의 외교안보팀은 그의 국제 이슈에 대한 호기심 및 지식 부족, 그리고 주류 지식인들에 대한 경멸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사안을 충동적으로 다루는 모습에 매우 놀랐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후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북한 ‘선제타격’ 방안을 고안할 것을 요청한 장면이다. 던퍼드는 ‘당혹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티스 장관이 분노했다는 1월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뿐 아니라 알래스카주에 위치한 북한 미사일을 발사 뒤 7초 만에 포착하도록 돕는 특수정보업무에 대해서도 비용문제를 거론하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탈퇴하기 위해 관련 문서를 책상 위에 다 준비해놓고도, 게리 콘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 문서를 책상에서 치우자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주변사람들에게 밝힌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도 “내가 그냥 관련 문서를 책상에서 치우면 된다”라고 측근에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감정 문제로 단순 치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책에 따르면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칭한 것에 대해 참모들이 우려를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는) 지도자와 지도자 간의 (의지의 대결)이다. 남자 대 남자, 나 대 김정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 신간, 이전 보도 ‘보완재’ 역할 하는 모양새

 CNN은 “신간은 대통령의 충동적인 모습을 전했던 이전 보도를 확인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간을 통해 전해진 한반도와 관련된 ‘공포의 정책’은 비슷한 내용을 전했던 이전 보도를 보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신간은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의미에 회의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는데, NBC는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기 전 ‘주한미군 전면 철수’를 지시하려 했으나 존 켈리 비서실장의 만류로 무마됐다고 전한 바 있다. 올 초 불거진 ‘코피 작전’ 논란으로 비춰봤을 때 선제타격 논의도 트럼프 취임 이후로 꾸준히 진행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에만 7개의 관련 트윗글을 올리며 책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미 신뢰를 잃은 우드워드의 책은 거짓과 가짜 취재원으로 가득하다”며 “조작된 사기다”라고 주장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직접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수백 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책을 써냈다는 입장이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