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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질 “인종차별 독일대표팀 떠난다”

Posted July. 24, 2018 07:34   

Updated July. 24, 201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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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 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져 더는 독일 축구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판단했다.”

 터키계인 독일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메주트 외질(30·독일·사진)이 23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외질은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표팀 은퇴를 밝히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독일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은 나의 터키 혈통을 무시했고 정치적으로 몰아세웠다. 더는 인종 차별을 감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터키계 이민 2세인 외질은 5월 인권 탄압 등의 문제로 독일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 오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찍어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독일 축구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어느 나라 대표 선수냐”라며 그를 비난했다. 독일축구협회(DFB) 또한 “입장을 밝히라”며 당시 코너에 몰렸던 외질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월드컵에서 외질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DFB는 외질에 대한 비난의 공세를 높이는 분위기였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DFB 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 외질을 뽑은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올리버 비어호프 단장 또한 “(향후) 월드컵에서 외질이 없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질은 “그린델 회장과 그 지지자들에게 나는 이겼을 때는 독일인이지만, 지면 터키 이민자일 뿐”이라며 “내가 축구를 하는 이유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외질은 2009년 2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독일 대표팀 A매치(국가 간 경기) 데뷔전을 치른 뒤 이번 대회까지 93경기(A매치)에 출장해 23골을 넣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 독일 축구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선수.

 하지만 ‘사진 논란’에 이어 월드컵에서의 부진이 겹치면서 외질은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는 증오 섞인 이메일 등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질은 “나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내 가족의 뿌리는 터키다”라며 “더 이상 독일축구협회의 무능력과 무기력을 위한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