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낙연계 수면위로…박원순계도 국회 대거 입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9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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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왼쪽)와 박원순 서울시장. 동아일보 DB
이낙연 전 총리(왼쪽)와 박원순 서울시장. 동아일보 DB
180석의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포스트 총선’ 정치 지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경쟁이 불가피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출신 ‘문돌이’들이 ‘신(新) 친문’으로 불리며 기존 ‘친문’(친문재인)의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계 당선자들도 눈에 띈다. 당선자 전체의 40%가 넘는 68명의 초선들이 어떻게 뭉칠 지도 관심사다.

총선을 이끌며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힌 이낙연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NY(낙연)계’도 수면 위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그간 당 내 계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이 전 총리는 총선을 거치면서 이전보다 우군을 더 확보했다는 평이다.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3선)·오영훈(제주 제주을·재선) 등 ‘원조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외에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은 38명 후보 중 22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호남에서 승리한 27명도 잠재적 ‘NY계’로 분류된다. 민주당이 이 전 총리가 이끌던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회를 해체하지 않고 당분간 운영하기로 해서 당내 기반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1대 국회에는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도 대거 합류하면서 박 시장의 향후 대선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인순(서울 송파병) 박홍근(서울 중랑을) 기동민(서울 성북을) 등 현역에 더해 김원이(전남 목포·전 정무부시장)와 천준호(서울 강북갑·전 비서실장), 윤준병(전북 정읍-고창·전 행정1부시장),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전 정무수석) 등 7명이 추가되면서 ‘박원순계’는 10여 명으로 분류된다… 박 시장은 총선 직후 재선에 성공한 의원들을 축하하는 모임을 가진 데에 이어 새로 입성한 서울시 출신들도 한 자리에 모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선자는 “박 시장이 총선을 앞두고 주말마다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 등에 참석했다”며 “박 시장의 원내 영향력이 이전보다 강해지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뭉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장경태 당선자(서울 동대문을·37) 등 2030세대 당선자 6명은 17일 국립현충원 참배 후 따로 회동을 갖고, 청년 중심 의제들을 적극 발굴해 공론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조만간 당 기준 청년(만 45세 이하) 당선자 20명에 공문을 보내 모임을 공식화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20대 국회에서 당내 청년 관련 활동을 주도했던 김병관, 김해영 의원이 모두 낙선하면서 원내 구심점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2030 모임을 중심으로 원내 활동을 새로 계획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출신 초선들도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벌써부터 ‘신 친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민정(서울 광진을·전 대변인)·윤건영(서울 구로을·전 국정기획상황실장)·윤영찬(경기 성남 중원·전 국민소통수석)·정태호(서울 관악을·전 일자리수석)·진성준(서울 강서을·전 정무비서관)·한병도(전북 익산을·전 대통령정무수석) 등 18명 중 진성준 한병도 신정훈 당선자를 뺀 15명이 초선이다. 교섭단체에 가까운 규모인데다 면면이 그 동안 당청 관계에서 주요 메신저 역할을 해왔던 인물들이다. 비문 계열 한 의원은 “당내 친문 파워는 더 커지는 반면 비주류의 목소리는 그만큼 더 작아지지 않겠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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